알바노조가 29일 서울 광화문 맥도널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체교섭 10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요구안에는 ‘45초 햄버거’ ‘17분30초 배달제’ ‘고무줄 스케줄제’ 등 산업안전과 관련한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다. 알바노조는 특히 ‘45초 햄버거’ 폐지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적했다. 본사 정책과 매니저 압박에 따라 1분20초 안에 모든 서비스를 끝내려면 버거를 45초 안에 만들어야 하는데 시간이 초과되면 화면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마음이 조급해지면 뜨거운 기름에 손이 데이는 등 사고위험에 자주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맥도널드에서 일하다 해고당한 한 20대 여성 노동자는 치킨을 튀기다 생긴 그물 모양 형태의 팔뚝 흉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로 일하다 화상을 입어 치킨을 튀기는 그물 모양이 그대로 남은 이가현씨의 팔뚝/알바노조 제공

과도한 속도경쟁 때문에 산재 위험에 노출된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0~2014년 음식점 배달알바 중 2607명이 교통사고로 산재피해를 입고 이중 53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1년에는 대학입학을 앞둔 10대 알바가 ‘30분 내 배달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신호위반과 과속을 반복하다 시내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속도경쟁을 부추기는 외식문화에 대한 자성론이 일어 ‘30분 피자 배달제’가 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맥도널드 노동자들의 증언은 그동안 패스트푸트점의 작업환경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열악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배달알바뿐 아니라 뜨거운 기름이나 그릴을 다루고 다양한 화학약품으로 청소를 하는 매장 내 알바노동자들도 속도경쟁에 밀려 산업안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5초 이하로 작업을 완료하라고 독려하는 맥도날드 매장 주방안의 팻말 /알바노조 제공

▶"화상을 부르는 맥도날드 '45초 햄버거' 폐지해야"

문제는 알바 작업환경의 개선을 개별 가맹점주에게만 맡겨서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본사가 작업속도를 정해서 내려보내고 서비스 속도나 매출 실적을 매장평가의 주요 고과기준으로 삼는 한 가맹점주는 알바에 대한 작업환경을 고민할 여력이 없다. 이 점에서 노동법상 직접 고용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최소한의 안전보호 의무라도 이행하라는 알바노조의 정당한 단체협약 요구를 거부한 맥도널드한국본사의 처사는 유감이다. 알바 노동자의 위태로운 작업환경은 속도경쟁을 부추기는 고객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빠른 서비스 재촉을 당연한 고객의 권리로 생각하는 관념을 이제 버려야 한다. ‘45초 햄버거’, 팔지도 먹지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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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