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 자체가 생소한 우리나라 사람들 중 ‘말라위’라는 나라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말라위는 탄자니아, 잠비아, 모잠비크 등 큼직한 나라들에 둘러싸여 지도상으로 잘 보이지 않는 작은 나라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및 서구 국가의 원조 의존도가 높아 정부 예산의 40%가 해외 원조로 이루어진 나라이기도 하다. 또한 잦은 홍수와 가뭄, 기아, 질병에 노출되어 있으며 낙후되고 부족한 의료 서비스로 출산을 앞둔 여성의 건강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말라위는 특히 조혼이 심각한 나라 중 하나이다. 이곳 국가통계청의 조사 결과(2012)를 보면 전체 여성 가운데 19세 이전에 결혼한 여성의 비율이 49.6%에 달한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한창 공부하고 미래를 설계해야 할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아 키워야 한다는 현실이…. 그렇지만 이곳에서는 이러한 사실들이 그다지 놀랍지도 않은 일반적인 이야기여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굿네이버스 말라위지부에서는 이러한 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굿시스터즈(Good sisters)’라는 아동 동아리 프로그램을 2012년부터 현재까지 5년 넘게 진행하고 있다. 초기에는 1개 마을 1개 학교에서 50여명의 여아들을 중심으로 조혼율을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다양한 교육과 캠페인을 전개했다. 현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권리의 주체인 여아들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굿시스터즈에 참여하는 여아들이 직접 권리 옹호의 일환으로 인형극 공연을 통해 조혼의 위험성을 알리고,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현재까지 총 7개 마을 8개 학교에서 400여명이 굿시스터즈에 참여하고 있으며 4개의 마을에서 작게는 7%, 크게는 21%까지 조혼으로 인한 학업 중단 사유가 감소했다. 분명 외적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이곳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동안 말라위에서 여아들은 이른 나이에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고 온전하지 않은 결혼 생활로 인해 이혼·조기 임신·가정폭력·교육 기회 단절을 겪었을 것이다. 결국 여아들은 자신의 꿈과 희망을 잃고 권리를 유린당한 채 소리 없는 눈물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 했을지 모른다.11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여아의날’이다.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이룬 여아들의 권리와 관련한 다양한 변화가 전 세계 곳곳에 나비효과를 만들어 내길 바라며, 여아들이 권리를 존중받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그날이 오길 기대한다.

<이윤화 | 굿네이버스 말라위 장기 해외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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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