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왜 존재하는가.’ 오래된 질문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반복될 수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일에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지난 9월 강원 강릉시 경포호 인근에 있는 석란정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2명의 소방관이 무너지는 건물에 깔려 순직했다. 이들은 퇴직을 1년 앞둔 베테랑 소방관과 임용 8개월차의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화재 현장에 누구보다 가장 먼저 진입하고, 또 가장 마지막에 나올 수밖에 없는 소방관들이 피하기 어려운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안타깝다. 

최근 10년간 전국에서 순직한 소방관은 51명에 이른다. 소방관의 공무상 사망률은 전체 공무원 사망률의 3배나 된다. 가장 위험할 수밖에 없는 화재 현장에서 활동하는 현장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다.

경찰 인력 역시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경찰의 업무는 전통적인 치안의 영역에서 생활안전의 영역으로 급격히 확장되었다.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학교전담경찰관(SPO), 아동과 노인 학대를 방지하는 학대전담경찰관(APO)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여전히 경찰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은 넘쳐난다. 대표적으로 아동실종 사건 분야를 들 수 있다. 매년 2만여건의 아동 실종사건이 접수된다. 해결의 골든타임은 실종 뒤 2∼3시간 이내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동을 찾지 못할 확률이 급격히 올라간다. 12시간이 지나면 못 찾을 확률이 58%, 24시간이 지나면 68%, 1주일이 지나면 89%로 사실상 실종 아동을 찾을 수 없게 된다. 아동 실종 이후 최단시간 내에 경찰 인력을 집중 투입해야 하는 이유이다.

지난 9월부터 지역 주민들이 요청하는 시간에 해당 장소를 순찰하는 ‘주민밀착형 탄력순찰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주민의 신청과 112 신고량을 기준으로 순찰장소를 정해서 집중 순찰하는 주민 밀착성 서비스다. 이러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해야 한다. 서비스의 질과 양은 증가된 인력의 숫자와 절대적으로 비례한다.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증원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불필요한 공무원 증원이라면 막을 일이다. 그러나 공무원 증원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서둘러야 할 일이다. 증원된 공무원은 바로 당신과 당신 가족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이기 때문이다. 공무원 증원은 안전을 충전하는 것이다.

<윤태범 | 한국방송통신대 교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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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