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서당에 혀 짧은 훈장님이 계셨습니다. “따다해바다, 바담 풍.” “바담 풍!” “내가 언데 바담 풍이대떠! 똑바도 따다해, 바담 풍.” “바담 풍!” “(땅땅) 아니, 이놈드디! 바담 풍이 아니고 바담 풍!” “바담…풍.” 훈장님이 발음을 똑바로 하지 않는 한 학동들은 억울한 호통만 계속 들어야겠지요. 윗사람이 똑바로 하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제대로 본받기 어렵다는 속담이 ‘나는 바담 풍 할 테니 너는 바람 풍 해라’입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고 형 보니 아우인 것처럼, 본이 엉터리면 본뜬 것 역시 엉망이란 것이지요.

또한 늘 그렇지만 부모에게 있어 자식 자랑만 한 즐거움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식은 ‘난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며 부모를 부끄러운 반면교사로 삼고 있을지 모릅니다. 부모가 받는 최고의 영예는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부모님이라는 말이라 합니다. 존경하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본받아 같은 직업을 갖거나 교사가 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윗사람이 형편없이 살면 그 지도나 가르침이 귀 아픈 길거리 전도쯤으로 여겨지겠지요.

본받으라 위인전을 사주지만 정작 그 위인과 같은 길을 가겠다 하면 극구 말립니다. 많은 부모와 교사가 미는 방향은 자신들이 살아왔던 무난하고 뻔한 길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데 말입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위인전의 시작은 늘 그 부모나 스승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위인 뒤에는 항상 ‘걱정 말고 나아가라, 너는 꼭 해낼 수 있다’ 든든하게 응원해준 이가 있었지요. 그러니 위인을 키우기 위한 위인전은 과연 누가 먼저 읽어야 할까요?

자신들은 텔레비전 보면서 가서 공부해, 책 좀 읽어라 등 떠미는 바람[望] 역시 ‘바담 풍’으로 들릴 것입니다. 바람은 따를 만한 것을 보고 스스로 품는 것입니다. 부모도 자식의 거울입니다. ‘자식 자랑 말고 자식 자랑 돼라’는 요즘 속담이 괜하지 않다 하겠습니다.

<김승용 | <우리말 절대지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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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