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을 제 집처럼 드나드는 죄인을 판사가 꾸짖었단다. “당신은 세상에 좋은 일이라곤 해본 게 하나라도 있소?” 죄인의 대답. “섭섭한 말씀 마십쇼. 제가 그래도 수많은 형사님들과 교도관님까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나름 얼마나 애를 써왔는댑쇼.” 허걱, 변명을 이겨낼 재간은 아무도 없다더니 과연. 매화가 핀 봄날. 갇힌 수인들에게는 쬐끔 미안하지만서도 자유로운 바깥출입과 맛난 봄쑥국이여. 알이 차오르기 시작하는 주꾸미하며 벗들과 보리개떡이라도 나눠먹는 화전놀이. 세상은 살 만하고 별빛은 눈부셔라. 꽃들은 봄이라고 목이 메게 소리를 지르는 표정. 새들도 지금은 봄이라고 소리를 바락바락 질러댄다. 아이고 알았다고. 밖에 나가보마. 미세먼지가 무서워도 발길을 자주 바깥으로 내디디며 살아간다.

이 세월을 용기내어 살아가자고, 힘들어도 웃고 살자면서 친구에게 전화로 속삭이듯 당신에게 뻔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잔소리가 바로 사랑이니깐. 작가는 잔소리꾼. 소리꾼 명창보다 더 센 잔소리꾼. 작가가 말을 아끼면 어떻게 될까. 작가는 글쟁이 말쟁이인데. “그런데 말입니다” 계속 발언을 이어갈 수 있는 재능을 지닌 이. “맞습니다 맞고요.” 내 자신이 나라인 공화국에서는 누구도 주눅들 까닭이 없지.

덮으려고 쉬쉬하다 보면 문제만 더 커질 뿐. 마을에선 온갖 소문들이 무성해. 그중엔 물론 엉터리 소문도 있곤 해. 하지만 말이 없는 쥐죽은 듯한 마을은 활기가 없음은 물론이고 마을 기능을 벌써 상실한 상태. 마을에 한명쯤 ‘떠버리’가 있어야 만남자리도 재미지고 구수하다. 이러구러 사연이 많고, 사연 보따리를 풀어내는 사람은 친근하고 정이 가지. 여기서 아재개그 하나. 가수 노사연씨는 사연이 없어서 노사연일까. 연예계는 자고로 사연, 스캔들이지. 스캔들이 없으면 재미도 뚝. 정치도 연예계나 다를 바 없어 허망하고 구질 맞은 소문들이 피어나기도 하고 그러는 동네인가. 이야기의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진실이여, 너 반갑다. 현란한 ‘혀 작동’ 사기꾼들과 애정 많은 잔소리꾼 정도는 구분할 수 있는 성숙해진 우리 동네.

<임의진 목사·시인>

'일반 칼럼 > 임의진의 시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틀 포레스트  (0) 2018.04.12
나무 목요일  (0) 2018.04.05
잔소리꾼  (0) 2018.03.29
유행가  (0) 2018.03.22
차력사  (0) 2018.03.15
신문지 한 장  (0) 2018.03.08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