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역사를 보면 우리끼리 싸우다 나라가 망했다. 임진왜란 전에도 동인, 서인이 엄청 싸웠다. 1000여명이 옥사를 했다. 기축옥사라고 있었는데, 3년 동안 싸우고 나니까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이 정부(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과거캐기만 해서 보복만 하고 있다. 나라가 백척간두에 서 있다. 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훈련을 하는데, 우리는 앉아서 과거만 캐고, 특히 보수세력 궤멸작전만 하고 있다.”

지난해 9월20일 자유한국당 대표·최고위원·3선의원 연석회의에서 당시 최고위원이던 이철우 의원이 한 말이다. 옥사(獄事)란 반역·살인 같은 중대 범죄를 다스리는 일을 뜻한다. 이 의원이 언급한 기축옥사(己丑獄事)는 조선 선조 때인 1589년(기축년) 정여립이 역모를 꾀했다는 고변에서 비롯해 3년여에 걸쳐 동인(東人) 1000여명이 화를 입은 사건을 가리킨다. 동인에 반감이 큰 서인(西人)이 사건을 날조했다는 설, 일부 조작된 부분은 있으나 정여립의 급진적 정치사상이 옥사를 불러일으켰다는 설 등이 아직까지도 맞서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9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전용, 다스 소유권 문제, 다스 소송비 삼성 대납 등 관련 의혹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전 미리 작성한 입장문을 측근들에게 맡긴 뒤 기소 시점에 발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기소 직후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옥사’에 비유했다. 이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저를 겨냥한 수사가 10개월 이상 계속됐고, 댓글 관련 수사로 조사받은 군인과 국정원 직원 200여명을 제외하고도 이명박 정부 청와대 수석, 비서관, 행정관 등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가히 무술옥사(戊戌獄事)라 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2018년 무술년에 수사가 진행됐다는 의미에서 무술옥사란 표현을 쓴 모양이다. 이철우 의원이 그랬듯 ‘정치보복’ ‘보수궤멸’ 프레임으로 선전전을 펼치려는 시도인데, 여론은 싸늘하다. 그토록 억울하면 왜 구치소 방문조사를 거부했느냐는 비판이 더 크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MB가 매를 벌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성명서는 치명적이다. 판사가 MB 팬이었다 해도 정상을 참작하기 어렵다. 자기를 수사해 기소했다고 무술옥사 운운하니, 어느 간 큰 판사가 작량감경(정상참작 사유가 있을 때 법관 재량으로 형을 깎아주는 일)의 은전을 베풀겠느냐”고 했다.

<김민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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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