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은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불교가 수용된 시기는 4세기 고구려 때이다. 이후 삼국의 다른 나라에도 전파되면서 정치, 문화, 군사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불교는 우리 민족에게 단순한 종교 이상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이후 남북국 시대와 후삼국, 고려 시대를 거치면서 불교는 국교로서 역할을 해오면서 백성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오랜 기간을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불교는 처음 도입 시기부터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든 ‘호국불교’의 성격을 가졌다. 고려 시대에는 여러 외세 침략에 나라를 구하고자 했다. 초조·재조·팔만대장경 등을 만들어 불력에 의한 국가 수호를 빌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의병을 조직해 싸우기까지 했다. 승려 김윤후는 처인성 전투에서 몽골군의 사령관 사르탁을 사살하여 몽골군 전체를 후퇴시켰다. 조선시대에는 불교가 탄압받았음에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또다시 외세 침략에 맞서 싸웠다. 일제강점기에 독립을 위한 투쟁에도 불교가 있었다. 2009년 진관사에서 일장기 위에 핏빛 자국이 있는 태극기가 발견되었다. 그 태극기를 숨긴 주인공은 백초월 스님이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군자금을 모집하여 임시정부에 전달하는 등 다방면에서 독립운동을 수행했다. 특히 중일전쟁에 강제로 징용된 사람들과 물자들이 실린 군용열차에 ‘대한독립만세’를 쓰는 대범한 기획을 하기도 했다. 결국 이 사건으로 구속되어 옥중에서 순국했다. 이 밖에도 대한승려협회에서는 불교계 자체적으로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불교는 우리나라와 민족을 위해 위기 때마다 앞장서 왔다. ‘호국불교’는 한국불교가 가지고 있는 아주 독특한 특징일 것이다. 그리고 그 흔적들을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진관사가 있는 은평구에서 초월 스님의 이야기를 웹툰과 태극기 게양 등의 다양한 문화사업으로 만들어냈다. 다른 곳에서도 이런 문화사업이 발굴되기를 기원한다.

<김윤형 | 서울 동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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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