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예정인 영국의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이 결혼 선물을 일절 사절하고 대신 기부를 해달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사회 변화, 여성 인권, 환경, 노숙인 인권, 에이즈 문제, 군대 문제를 비롯해 자신들이 열정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를 상징하는 7개의 자선단체를 선정해 이 단체들에 기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는 ‘기부 가뭄’인 상황이다.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의 기부금 신고 현황에 따르면 2016년 기부금 신고자 수는 71만5260명이다. 연말정산을 위해 기부금 신고를 한 사람의 수가 1년 만에 6만8722명(―8.8%) 줄어든 것이다. 이는 2006년 관련 현황을 처음 집계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한다.

기부 감소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에서 2년에 한 번씩 기부 경험 등을 묻는 사회조사를 실시하는데 ‘기부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난해 26.7%만이 ‘있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2011년 36.4%가 ‘기부 경험이 있다’고 했으나 2013년 34.6%, 2015년 29.9%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약 6명꼴로 향후 기부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기부 감소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 추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정치인들에 대한 후원기부금은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출판기념회를 통해서다. 일부 출판기념행사에서는 현금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카드 단말기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최근 정치 관련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이 아닌 ‘기부의 왕-도네이션 킹’이 우리 사회에 많이 생기길 간절히 기원한다.

<정석윤 |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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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