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4일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혁신성장을 위해 15조원을 중소·중견기업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공공기관 인턴 등 맞춤형 일자리 4만9000개를 연내에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가로 일자리 대책을 낸 것은 그만큼 고용난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부의 이번 일자리 대책은 허술하고, 급조된 기미가 역력하다. 기존 정책기조와도 맞지 않는다. 우선 이들 일자리의 성격이 문제다. 정부는 ‘청년실업 완화 등 시급한 일자리’나 ‘대국민서비스 제고’라는 명분을 달았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청년일자리의 시급성’과는 거리가 멀다. 체험형 인턴이나 행정업무 지원과 같은 ‘단기 알바형’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또 산불 감시와 라텍스 생활방사능(라돈) 측정도 시급한 청년 일자리라고 했다.

대국민서비스 지원 일자리라는 것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국립대 에너지절약 도우미, 전통시장 환경미화, 소상공인 제로페이 홍보 등 ‘취로사업형’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청년인턴제, 공공기관 잡셰어링, 공공일자리 창출 등의 이름으로 시행되던 단기 일자리의 재탕이다. ‘맞춤형 일자리’로 이름만 바뀐 셈이다. 또한 정부가 강조해온 양질의 일자리와도 거리가 멀다.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것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뜻에서다. 하지만 단기알바를 청년일자리라고 추진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부의 고민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단기간 내 고용지표 개선이 어렵다는 게 엄연한 고용현실이다. 정부가 당초 세운 올해 취업자 수는 32만명이었지만 한국은행이 내놓은 전망은 9만명이다. 여기에 매년 10월에서 2월까지 취업자수가 감소하는 계절적인 요인도 있어 지표가 더욱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일단 지표를 끌어올리는 데 역점을 둔 대책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고용부진을 피력한 후 정부 부처의 단기 일자리 늘리기가 시작됐다고 한다. 이에 “정부가 통계상 일자리 숫자 개선에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단기 어려움 해결에 급급해 본연의 역할에 소홀한 건 아닌지 우려된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다. 정부의 일자리 대책은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임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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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