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989년 대통령령 제12817호로 제정된 기능장려법 시행령에 따라 매년 대한민국 명장, 우수숙련기술자, 숙련기술전수자, 숙련기술장려 모범사업체 등을 선정하여 지원, 관리하고 있다. 이는 국민에게 기능습득을 장려하고 기능의 향상을 촉진하는 동시에 기능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많은 분야에서 정진하도록 하며 기능인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법률적 근거에 의해 올해 대한민국 명장은 기계, 재료, 화공, 토목, 산업디자인, 공예, 서비스 등 22개 분야에서 96개 종목으로 세분화하여 신청자 공고를 했다. 숙련기술전수자 분야의 세대 간 단절 우려가 있어 전수가 필요한 분야는 백골 제작, 전통목기, 감물 염색 등 6개 종목으로 분류, 공고했다. 그런데 선정된 결과를 보면 명장 분야에 11명(공예는 2명), 숙련기술전수자 분야엔 백골 제작 단 한 명 등 모두 12명만을 선정했으니 이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분야에 신청을 하려면 우선 서류가 엄청 방대하다. 자그마치 40여 가지나 되며 경력을 입증하는 게 있어 보증인을 세워야 하고 보증인의 인감증명을 떼어야 하고 또다시 공증까지 해야 하는 등 구비서류가 어마어마(보통 150~200쪽)하다.

그런데 이렇게 적게 뽑으려면 왜 수백, 수천 명들의 장인, 기능인들로 하여금 신청케 했느냐는 것이다.

또 2017년 대한민국 산업현장 교수 모집공고를 보면 기계, 재료 등 선정분야에 아예 공예분야는 제외되어 있다. 관련 부서인 고용노동부에서 공예 기능인 육성에 대한 기본적인 정책은 있는 것인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공예는 과거 산업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기업청 등에서 다뤘는데, 노동부에서까지 공예를 다루겠다며 정책적으로 채택했다. 공예종목을 가져가 적당히 곁방살이를 시키려면 이번 정부에서는 아예 분가(?)시켜 본연의 공산품 위주의 정책으로 돌아갔으면 싶다.

<이칠용 | 한국공예예술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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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의도 불꽃축제의 뒷모습’이라는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쓰레기가 쌓인 자리, 앞다퉈 행사장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인해 꽉 막힌 주변 도로와 인도, 행사 관계자들의 통제와 안내를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 등 매우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부끄럽다” “시민의식이라고는 없는가?” 등 비판 일색이다. 이러한 씁쓸한 뒷얘기가 나온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공연이나 축제에서 지켜야 할 예의나 매너가, 무슨 큰 결심과 희생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서글퍼진다. 그나마 불꽃축제는 불꽃놀이가 끝난 후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편이라, 행사 중간에 사람들이 뒤엉키면서 겪는 불편이나 불쾌감은 그리 크지 않다. 최근 방문했던 지역축제에서는 행사 도중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일이 있다. 지역축제에 초청되는 특정 가수의 팬들이 해당 가수의 공연이 끝나자 한꺼번에 빠져나갔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본 것이다.

공연 도중 행사장을 나가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나가면서 다른 관객들을 발로 ‘툭’ 치거나, 또 그러한 과정에서 사과도 하지 않는 경우가 눈에 띄었다. 게다가 어르신들이나 아이들과 부딪치는 경우는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질서를 지키고, 자신의 실수에 대해 상대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리고 가능하다면 다른 가수들의 공연도 분위기에 맞게 관람하는 매너를 지키는 게 큰 희생을 요구하는 일일까.

행사 관계자의 통제에 따르는 것, 갖고 온 쓰레기를 갖고 가는 것,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 이것들만 지켜도 모두가 웃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내년 축제에는 조금 더 나아진 시민의식을 보이기를 기대해본다.

<문찬우 | 경기 하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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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둔 농촌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때문이다. 들판에 벼가 노랗게 익어갈 때 농민들 속은 누렇게 타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힘들 때 도시의 기업들이 농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면 어떨까.

기업 임직원들이 근처 농촌에 가서 일손돕기를 하는 방법이 있다. 가을철 체육행사를 겸해 답답한 도시를 떠나 공기 좋은 농촌을 찾아 농사일을 함께 거들면, 임직원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껴서 좋을 것이고, 농민들은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이미지와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다. 상식 있는 소비자라면 당연히 착한 기업의 제품을 더 선호하게 될 것이고 이는 매출 증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기업체에서 지역 농산물을 구매해주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수확하는 것도 힘이 드는데, 어렵게 수확한 농산물이 팔리지 않는다면 농민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인근 지역 농가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기업 구내식당 급식용이나 임직원 가정식단용으로 활용해보자. 직거래 방식으로 구입하면 임직원들은 신뢰할 수 있는 농산물을 싸게 구입해서 좋고, 농민들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기업이 이윤 추구 활동만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사회적 책임(CSR)에도 주목해야 한다. 자칭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면서 생색내기용 봉사활동을 하고 그것을 미디어를 통해 홍보만 하는 기업, 이른바 착한 기업이 아니라 착한 척하는 기업을 이제는 소비자들도 구별할 수 있다. 농촌 일손돕기나 농산물 구매하기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말고, 마을과 기업체가 자매결연을 맺고 정기적으로 도와준다면 소비자들 마음속에는 자연스럽게 신뢰가 싹틀 것이다.

<안상준 |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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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방학이나 하교 후, 휴일을 맞아 중·고생들이 사회 경험도 쌓고 용돈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하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부모에 의지하지 않고 자립심을 키우면서 용돈이나 학비를 벌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우려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저임금·폭언·노동 착취에 시달려 마음의 상처를 입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년 아르바이트는 편의점이나 음식점 배달업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청소년들은 돈의 유혹에 못 이겨 학생 신분에 맞지 않는 호프집이나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는 경우도 있어 각종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 현행 법규상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일부 청소년들이 부모의 동의 없이 몰래 일하거나 다른 직종보다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현혹되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업주 또한 청소년을 시간제로 고용할 경우 성년에 비해 낮은 비용으로 고용할 수 있어 선호하고 있고, 당초 계약 당시 약속한 임금과 대우가 다르더라도 아르바이트생들이 쉽사리 법에 호소하지 못하는 현실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첫 사회생활을 하며 임금을 받는 학생들의 미숙한 법적 상식을 악용해 부당한 노동을 강요한다면 장차 이들 청소년들은 사회 전반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갖는 계기가 되고 말 것이다.

자립심을 키우는 등 건전한 사회생활 경험에 활용돼야 할 노동력이 이처럼 악용되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된다. 청소년 자신부터 명품 구입, 유흥비 벌이 등을 위해 학업에 전념해야 할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스스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기성세대 또한 세상살이가 다 그런 것이라며 지나치기보다는 청소년 아르바이트에 대한 올바른 직업관과 노동관을 심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노동력을 착취당하지 않고 정당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관계 당국의 철저한 지도와 단속이 요망된다.

<김덕형 | 장성경찰서 정보보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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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영 중인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김군자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귀국한 뒤에도 잊혀지지 않는 고통의 기억으로 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괴로움과 증언이 담겨 있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스틸 이미지

1991년 8월, 과거 일본군 ‘위안부’였던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를 증언한 이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이슈화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화제가 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과거 역사사실에 대해 사죄할 필요성을 전혀 못 느낀다는 일본 혐한론자들의 발언들이 일본의 최대 유력 종합월간지인 ‘문예춘추(文藝春秋)’ 1992년 3월호에 특집대담 기사로 실렸다. 기사는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역사 등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반(反)과 혐(嫌)의 감정을 분출시키는 내용과 비난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기사를 계기로 우리나라와 일본 일간지에 ‘혐한’(한국·한국인에 대한 혐오)이라는 담론이 출현하게 되었고, 혐한은 지금도 한·일관계에 있어 현재 진행형이다.

따라서 한·일관계에 있어 혐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결을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문제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비판해야 할 것이다. 또한 역사왜곡과 아픔을 넘어 양국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일본군 ‘위안부’의 본질을 응시하며 어떠한 이해득실도 따지지 않고 오로지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노윤선 | 고려대 중일어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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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 및 탈석탄 정책에 따라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관심에 비해 한국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낮은 편이다. 한국전력에서 발간한 ‘2016년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2016년 전력 발전량 54만441GWh 중 수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만5570GWh로 약 4.7%다. 세계 전력생산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2015년 기준 23.7%이다.

코스타리카는 자국 내 전기 수요를 재생에너지만으로 100% 충당했던 기간이 있을 정도로 재생에너지가 발달된 나라이다. 일관된 정책 기조가 한몫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코스타리카는 수자원이 풍부해 수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훌쩍 넘는데도 불구하고 1996년 이래 풍력 에너지 개발을 꾸준히 진행, 2015년에는 풍력 에너지가 자국 내 전력 발전량의 9%를 넘기기도 하였다. 에너지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을 20년 이상 해온 것이다.

한국은 2001년 2월에 수립된 ‘대체에너지 기술개발·보급 기본계획’ 이래 5년 주기로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수립할 제8차 전력 수급 계획에서는 신재생에너지를 전력 계통 발전원에 처음 포함키로 결정하는 등 재생에너지 보급과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일관된 정책 기조이다. 전력 발전소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국가 기반 시설로 한번 구축된 이후에는 돌이키기 어렵고, 잦은 정책 변화는 국가적 자원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일관된 정책하에 재생에너지가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

<배진우 |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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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다. 10월2일이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기쁨의 함성도 들리지만 쉬지 못함으로 인한 탄식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슬픔에 빠지는 사람은 결식의 위험 가운데서도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요즘도 굶고 다니는 사람이 있어?’하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보건복지부의 아동급식현황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약 3.4%, 35만명이 결식을 경험하고 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집밥’의 따뜻한 추억을 경험하기 힘든 아이들이 이렇게도 많은 것이다. 이 아이들에게는 학교나 지역아동센터의 급식이 전부다.

그래서 월드비전과 후원자들이 뭉쳤다. 긴 연휴 동안에도 아이들이 결식하지 않도록 추석 키트를 만들기로 했다. 키트에는 조금이나마 추석을 추석답게 보낼 수 있도록 온갖 정성들이 채워졌다. 음식은 물론이고 마음을 담은 메시지도 함께 전달된다.

월드비전은 2000년부터 영양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아침에는 수업 전 학교에서 ‘아침머꼬’로 조식을 지원하고, 저녁에는 가정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봉사자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도시락을 지원하고 있다. 오랜 영양지원 사업으로 배운 사실이 있다. 아이들에게 지원하는 식사는 단순한 ‘밥 한 끼’가 아니라는 것이다. 후원자와 봉사자의 도움으로 지원되는 식사는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이다. 아이들은 식사뿐만 아니라 그 관심과 사랑을 함께 먹고 있는 것이다. 이번 추석도 후원자들의 마음이 잘 전달되어 아이들의 몸은 물론이고 마음도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풍성한 연휴가 되길 기대한다.

<전영순 | 월드비전 국내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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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말에 한강공원에 나가 보면 자전거를 세워놓고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자료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자전거 음주운전 경험률이 12.1%로 밝혀졌는데, 이는 자전거를 타는 성인 8명 중 1명꼴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경험이 있다는 말이다.

자전거 음주운전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져 부상의 위험이 큰데도 그 위험성이 지나치게 과소평가되어 온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자전거 음주운전에 대해 단속이나 처벌 조항이 없다는 것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의 금지규정은 처벌규정이 아니라 단지 권고사항이나 훈시규정으로, 이런 유명무실한 규정으로는 결코 자전거 음주운전을 근절할 수 없다.

일본의 경우는 음주운전 등 운전자로서 지켜야 할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자전거 이용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엔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등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고 한다.

자전거 음주운전의 기준과 금지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 근거 마련 등 실효성 있는 조치가 조속히 뒤따라야 할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자전거 사고는 2배로 늘었고, 지난해에만 100명 넘게 사망했다고 한다. 자전거 인구 1200만명 시대의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음주주행 등 자전거 사고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될 것이다. 그럼에도 처벌규정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현실에서 시민들의 불안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제도적인 보완 못지않게 중요한 사실은 운전자의 의식 전환이다. 자전거 역시 일종의 자동차로서 음주운전하면 인명사고 등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식 전환과 성숙한 자전거 운행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김은경 | 주부·서울 동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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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우리집은 전쟁터였다. 총칼이 있는 전장은 아니었지만, 부모님의 다툼이 시작되면 집 안엔 냉기가 돌았다. 서로를 향한 날카로운 말, 그릇 깨지는 소리. 분쟁의 환경에 어린 나는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지난달,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과 아프리카 우간다를 찾았다. 그곳에서 나의 유년 시절을 닮은 소년병 출신 청년을 만났다. 우간다 반란군에 의해 군인과 성노예로 납치되었던 아동 7만명 중 한 명이었다. 총격, 폭탄, 학살. 스무 살 청년이 나열하기엔 너무도 참혹한 분쟁의 순간들이 그의 어린 시절 기억 대부분을 차지했다. 내가 그를 만난 건 전쟁이 끝난 후였지만, 그는 여전히 ‘생활형 전쟁’ 속에 살고 있었다. 10년 넘는 징집 생활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소년병 출신 청년들은 경제적으로 자립할 만한 뿌리가 없다. 월드비전은 20년 넘게 심리치료, 재활, 직업훈련 등으로 소년병과 함께하고 있었다. 한 번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평화를 되찾아 주는 데는 긴 시간 세심한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아동 22억명 중 10억명이 정치, 종교, 민족 간 분쟁으로 인한 각종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이 아이들은 폭력에 노출되기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오는21일은 ‘세계 평화의날’이다. 이 날을 맞아, 한 명의 아이라도 더, 폭력이 아닌 평화에 노출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는 선택할 수 없지만, 어른인 우리가 그리고 국제사회가 힘을 모은다면 더 많은 아이들에게 평화를 선물할 수 있다고 믿는다.

<김창옥 | 김창옥 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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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흉포하고 잔인한 10대들의 범죄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처벌 위주의 형사정책이 범죄 예방에 미치는 실질적 효과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소년법 폐지 같은 다소 감정적인 대응은 현실 직시를 통한 구체적 대안이라고 볼 수 없다. 청소년기의 비행은 본인에게서만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찾아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비행을 하는 범죄소년들은 쉽게 흥분하고 공격적이며, 거짓말을 반복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속이는 사기성이 있다. 대체로 무책임하고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는 것에 대해 합리화하며 반사회적인 행동을 반복한다. 이러한 성격장애는 충동성이나 공격성 같은 선천적 기질의 영향도 있지만, 유년 시절의 트라우마나 학대, 가정폭력 등 환경 결핍요인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범죄소년의 가정은 한부모 가정이나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교육 주체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입시경쟁에 바쁜 학교는 문제 학생 폭탄 돌리기를 통해 책임을 회피하고, 배금주의를 숭배하는 일부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유흥업소 출입, 모텔 혼숙, 장물 취득 등의 비행하위문화를 제공한다. 아이들이 공감 능력과 죄의식을 상실하고 범죄를 반복하는 데는 사회공동체의 기능 상실과 해체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미래의 성인범죄로 인해 발생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의 일부로 범죄소년들을 교정·교화하여 학교와 사회로 돌려보내는 일은 국가의 책임이다. 이러한 보호처분의 내실화를 위해 보다 많은 시설과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한 국민적 공감대가 더욱 절실하다.

<최원훈 |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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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과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 같다. 필자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법조인으로서 새 정부의 개혁과제 중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는 분야이기도 하다. 과거에도 지금과 같이 사법개혁에 대한 요구와 시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초부터 수차례에 걸쳐 그 필요성이 역설되면서 사법개혁이 추진되었지만, 그때마다 각 권력기관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좌초되었고 제도 자체의 근본적인 개혁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기존의 사법개혁은 검경의 수사권 조정,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전관예우 근절 등에 많은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사법개혁에 가장 중대한 줄기가 되어야 하는 것은 배심제의 확대 도입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에도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이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대상 사건을 형사 합의부 관할 사건(재판관 3인이 재판부를 구성하는 사건으로 주로 중대사건들이 이에 해당한다)으로 제한하고 있고, 피고인이 이를 원하지 않거나 재판부의 배제 결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나마도 시행하지 않는다.

또한 배심원들이 고심해서 평결을 내리더라도 그 평결과 양형에 관한 의견은 권고적 효력을 가질 뿐 법적 구속력이 없어 재판부는 그 평결에 따라 판결해야 할 의무가 없다. 뿐만 아니라, 검찰이 그 판결에 항소라도 하게 되면 항소심 재판부가 그 결과를 달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꿔야 할까?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회복하는 일은 그 권력을 내려놓고 이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배심제를 형사 단독재판에도 확대하고 배심제의 평결과 양형 의견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도록 해야 한다. 법관은 단지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게 하는 심판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세부적으로 작성된 양형기준표에 따라 광범위한 재량의 여지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배심원의 평결에 의한 무죄판결의 경우, 검찰의 항소를 제한하여 이중위험의 금지(같은 죄로 두 번 기소당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리)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신진욱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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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부의 수능 개편 논의와 더불어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생활기록부 문제이다. 수능의 절대평가 방침과 변별력 하락을 논외로 하더라도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데 생활기록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학생부 종합전형과 관련하여 나날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선 학교현장에서 생활기록부는 학교 및 담당교사 그리고 담임교사의 성향 등에 따라 들쭉날쭉한 실정이다. 같은 학교에서조차 생활기록부 담당자에 따라 기재 방법이 달라 담임교사 사이에서 혼선이 빚어지며, 같은 학생이라도 교사가 어떤 관점이냐에 따라 기재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대학입시의 공정한 경쟁과 학교현장에 빚어지는 혼선을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이 생활기록부 관리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교원임용시험에 생활기록부 기재요령 과목을 신설하자. 현행 임용시험은 교육학과 전공 이론으로 크게 둘로 나누어져 있다. 이에 따라 교사는 교육학과 담당교과에는 전문가지만 학교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업무에는 문외한이며 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은 동료 교사에 의해 주먹구구식으로 학습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신규 및 저경력 교사에서부터 체계적인 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을 학습하여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생활기록부 기재요령 연수를 활성화하자. 학교별로 평가 담당교원에 의해 생활기록부 연수가 자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되어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각 시·도교육청이 관련 분야 전문가를 초청하여 전 교원을 대상으로 직무연수를 의무적으로 이수하게 한다면 학교현장에서 발생하는 혼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사의 뜨거운 열정을 제안한다. 담임교사가 작성하는 생활기록부 한 줄은 학생의 미래를 일깨우는 등불임을 자각하여 생활기록부 작성에 책임의식과 사명감을 갖길 바란다.

<이정현 | 부여전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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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의 막걸리 회동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총리는 총리 후보로 지명된 뒤 막걸리를 마시며 야당 정치인과 틈나는 대로 소통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막걸리가 소통의 매개체로서 역할을 한다고 하니 막걸리 산업 관계자로서 흐뭇한 일이다.

흔히 곡주, 탁주, 대포 등으로 불리는 막걸리는 서민들의 배를 따듯하게 해주었고 월급봉투를 받았던 아버지들에게는 비가 오면 빈대떡과 함께 찾았던 친구와 같은 술이었다.

21일 오전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1회 을지국무회의 및 37회 국무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영양 면에서도 뛰어나 탄수화물, 단백질, 무기질 등 영양소뿐 아니라 인체에 유익한 효모까지 함유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막걸리의 맛과 우수성이 입증되었음에도 몇 년 전 반짝 호황을 제외하고 국내 시장과 세계 시장에서 고전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단법인 막걸리협회는 100여개의 중소 막걸리 회사 종사자들이 모여 업계 발전을 위해 3년 전에 설립되었다. 일본 현지에 막걸리 홍보를 위한 막걸리 갤러리를 마련하고, 업계의 인재를 양성하고자 경기대 대학원에 양조경영과를 설치하는 등 막걸리 세계화와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막걸리의 가치와 경험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제안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대한민국의 옥토버페스트를 목표로 시작한 자라섬 막걸리 페스티벌이다. 올해가 3회째로, 자라섬 일대에서 9월1~3일 열리는 이번 축제는 막걸리와 가족 캠핑을 연계했다.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는 약 2주 동안 개최되며 600만여명이 몰리고 선보이는 맥주만 무려 6000종이 넘는다고 한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자라섬 막걸리 페스티벌’이지만 그 길이 결코 어렵다고 생각지 않는 것은 지역의 막걸리와 축제 그리고 문화가 합쳐진다면 한국의 막걸리페스트를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덕을 갖춘 소통의 술 막걸리와 함께 개인의 경험이 확산되어 지속가능한 축제의 콘텐츠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배혜정 | (사)한국막걸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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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복학생 ㄱ군이 면담을 요청해 만났다. 타 대학 통계학과를 다니다 영어교사가 되고자 사범대 영어교육과에 1학년으로 입학한 학생으로 영어교사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며 교사가 되고자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학생이었다. 연구실에 온 ㄱ군은 의자에 앉자마자 얼마 전 중등임용고시 선발인원 발표 후 받은 충격을 이야기했다. 사실 이번에 발표된 2018년도 영어교사 선발인원은 전국에서 174명으로 2017년도의 281명에 비해 38%나 줄어들었다. 2017년도의 선발인원도 2016년도(420명)보다 33%가량 줄어든 터였다.

ㄱ군은 이 소식에 크게 낙담했다. 특별히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얘기했기에 어느 때보다도 임용고시 선발인원이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고 했다. 

필자의 조사에 따르면 사범대 영어교육과 조사 대상자 71명 가운데 63%인 45명은 영어교사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입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대다수인 70%가 중학교 시절 혹은 그 이전부터 그 꿈을 꾼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고자 하는 젊은이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은 고통이다. 예상되는 영어과목 응시자 7000명을 감안할 때 선발인원 174명은 2%에 불과하다.

교육부가 지난 수년간 교원 선발인원을 줄이고 기간제교사나 영어전문강사 등을 불합리하게 확대한 것이 이렇게 불안정한 교직 수급상황을 초래하고 말았다. 특별히 공교육에서 영어교육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는 정부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 교사 선발 억제가 아니라 이제 오히려 교사 대비 학생 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교육정책의 기본은 경제적인 접근이 아니라 효율적인 교육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이길영 | 한국외국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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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출시일에도 줄 서 본 적 없었는데, ‘전자담배계의 아이폰’ 출시 소식을 듣고 아침부터 5시간 넘게 줄 서서 어렵게 ‘득템’을 했다. 요즘 흡연자들 사이에서 핫 아이템인 궐련형 전자담배가 연일 화제다.

구입 후 한달 여 지난 지금, 나는 23년여간 피우던 담배를 끊고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기존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고, 입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아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기존에 피우던 담배는 역해서 피우지도 못하겠고, 흡연구역에 들어가는 게 괴로울 정도였다. ‘그동안 나한테 저런 냄새가 났구나’ 싶어 후회도 많이 했다. 애들을 생각해서 담배 끊으라고 잔소리하던 아내도 담배 끊은 줄 알고 있을 정도다.

한국필립모리스에서 출시예정인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네이비·화이트. 연합뉴스

왜 금연 안 하고 대안을 찾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도 당연히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금연이 정답인 거 난들 모르겠어? 그래서 수십 번의 금연 결심, 금연 클리닉 방문, 금연 보조제 처방까지, 안 해본 거 없었지’라고 할 것이다. 정말 끊기 어려운데 끊는 것만이 최선이다? 흡연자에게는 너무 가혹한 주문이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이야기는 무척 많이 들었다. 그래도 몸에 덜 나쁜 대안이 필요했던 나에게 궐련형 전자담배는 정말 좋은 대안이 되었다.

그런데 최근 뉴스를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의 담뱃세가 오를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금연을 유도하겠다며 담뱃세를 대폭 인상한 결과는 어떤가? 금연 효과는 미미했고 나라가 세금만 많이 걷어가는 꼴이 됐다. 그렇다고 흡연자들의 호주머니를 탈탈 털어 만든 세금을 금연 캠페인에 쓰지도 않았다고 한다. 과세 형평성을 근거로 궐련형 전자담배의 담뱃세도 인상? 모양만 담배면 똑같은 담배? 이는 단지 세금을 늘리기 위한 꼼수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금연이 중요하다는 것에 100% 공감한다. 하지만, 흡연자들에게 금연은 쉬운 것이 아니다. 금연하기 힘든 흡연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 궐련형 전자담배 담뱃세에 대한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이상우 |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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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우리 주변에서 들리는 매미 소리는 소음이 돼버렸다. 최근에는 도심에서 매미 우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자기 힘들다는 민원도 발생하고 있다. 도심의 공원이나 아파트, 가로수 등에는 매미 소리로 귀가 먹먹할 정도다.

매미는 농촌에 비해 도심 지역에서 점점 더 많이 출현하고 있다.

도심에 매미가 많아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예상할 수 있다. 먼저, 도심에 형성된 녹지에 매미가 좋아하는 수종이 많다. 도심 속 공원이나 아파트에 조성된 정원에는 주로 매미가 좋아하는 플라타너스, 벚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이다. 그리고 열섬현상을 들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점차 상승하는 가운데, 도심지역은 여름에 온도, 습도, 빛과 같은 환경요인이 매미가 살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끝으로 도심지역엔 포식자가 적다. 매미의 포식자는 주로 덩치가 비교적 큰 새나 말벌, 다람쥐 등인데 도심에는 천적의 종류가 한정적이고 그 개체수도 농촌지역보다 적다.

이렇게 점점 시끄러워지는 매미의 개체수 조절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방법은 쉽지 않다.

매미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도 한다. 매미가 땅 밖으로 나올 때 생긴 구멍은 토양의 통기성을 좋게 하여 식물 뿌리의 성장을 도와준다. 죽은 매미는 다시 토양의 훌륭한 유기물 역할을 하고 개미나 말벌, 조류 등 다양한 포식자의 먹이가 된다.

인위적인 살충제 살포 등은 다른 환경 피해도 심해진다. 야간에 가로등을 끄는 것도 보안상 쉽지 않다. 이렇게 매미가 도심에 많이 출현하는 것은 지구온난화와 도심과밀화 등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매미가 사람에게 주는 경고인 셈이다.

김춘래 | 농협청주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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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갈릴리 지방의 한 시의원을 만났다.지방의원의 해외시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는데, 그는 자신의 15년 의정 생활 중 수십 차례 해외에 다녀왔지만 단 한 번도 시에서 출장비를 지원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해외 자매도시를 맺기 위해서 출국했을 때에도 자비로 다녀왔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경우는 어떤지 이 지역 의원과도 면담을 했다. 인터뷰에 응한 사람은 집권당의 초선 의원이었는데 보좌인력이 여비서와 기사 단 2명이었다.

이 국회의원에게도 해외시찰에 대해서 물었다. 이 나라 국회의원은 비행기를 타면 이코노미석을 이용해야 하며 장관만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다. 해외출장 중 관광을 하게 되면 전적으로 사비로 충당해야 한다고 했다. ‘공무를 보는지 관광을 하는지 어떻게 아느냐’ 물었더니 ‘의원들이 제출하는 일정표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답했다. 그래서 ‘일정표에는 공무로 해놓고 실제로는 관광을 하게 되면 이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스라엘 국회의원이 공무로 해외출장을 가게 되면 경호원이 동행하기 때문에 눈속임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만약 의원들이 사적인 목적에 정부 돈을 사용하게 되면 정치생명이 위협받는다고 알려주었다. 참고로 이 초선 의원은 재임 3년간 해외에 몇 차례 다녀왔지만 모두 자신이 경비를 부담했다고 했다.

요즘 충북도의원들의 해외연수가 논란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것에 매우 관대하다. 정부 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예부터 전해오고 있다. 정부 신뢰를 저하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개인 소득세율은 선진사회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지만 조세저항은 세계에서 거의 최고 수준이다. 그 이유는 혈세가 너무 허술하게 사용되고 낭비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때만 되면 해외로 나가기 위해서 줄을 선다. 나가서 제발 좋은 경치보다는 좋은 제도를 배워오기를 간곡히 기대한다.

박세정 | 계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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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60대의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다.

현재 8개월째 매달 약 600만원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신약을 복용하고 있다.

처음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했을 당시 살이 급격히 빠지면서 체중이 40㎏까지 내려간 적이 있었다. 림프종 증상으로 피곤함과 무기력함을 느껴 움직임이 줄고 스트레스도 쌓여 몸이 많이 망가졌다. 우여곡절 끝에 신약을 복용하게 되면서 정상체중을 회복했고 무엇보다 몸이 좋아지니 이제는 동네 산 정도는 가뿐히 오르내릴 수 있다.

물론 보험이 되는 기존 치료제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고령 환자는 독성이 강한 기존 항암치료를 선택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여러가지 부작용을 겪느니 차라리 치료를 하지 않고 하루라도 편안하게 보내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문제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가장 좋은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보험 급여가 되지 않아 한달에 600만원이나 되는 약값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하루 이틀에 끝나는 치료가 아니기에 환자로서 느끼는 경제적인 부담이 매우 크다. 20세 이후 성실히 의료보험료를 납부해왔는데, 정작 내 질환 치료에 가장 필수적인 치료제가 아직 급여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답답함을 느낀다.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안전하면서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약제가 있지만 급여가 되지 못해 환자가 비싼 약값을 전액 부담하게 되어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하루빨리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신약의 보험 급여가 이뤄져 희귀 혈액암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과 생명연장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허분자 | 주부·부산 동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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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로 인한 불쾌지수와 더해져 평소에 신경쓰이지 않았던 소음이 우리들 귓속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소음으로 접수되는 민원 신고가 늘고 있고, 이웃 간 시비와 다툼 또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주택이 밀집한 곳에는 반려동물로 인한 불편이 많다. 1인 가구나 노령인구가 늘면서 반려동물 수요 또한 증가했고, 동물의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이에 따른 여러 형태의 소음 민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민원을 접수하는 구청뿐 아니라 경찰 또한 신고를 받더라도 마땅한 규제법이 없어 소음 피해자들의 볼멘소리만 커질 뿐이다. 법원에 직접 소송하여 정신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동물 점유자를 상대로 소음방지 조치를 취하도록 가처분신청 등의 방법이 있긴 하나, 일반적으로 이러한 방법을 모르는 데다 알고 있더라도 소송이라는 일 자체에 부담을 느낀다. 또한 개인적인 소송으로 접근했을 시 보복에 대한 두려움도 함께 따른다.

각종 소음을 규제하는 ‘소음관리규제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소음에 반려동물의 울음소리는 규제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규제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니 달리 조치할 방법도 없고, 이를 참다 못해 이웃 간에 큰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느냐 마느냐는 개인의 자유이자 개인이 누릴 수 있는 행복추구권이다. 하지만 본인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까지 권리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동물보호법, 가축관리법 등의 법적 장치는 만들어놓고, 반려동물로 인한 소음 등 2차 피해는 왜 외면만 하고 있을까. 앞으로 더 많은 사건사고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관련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장하진 | 부산 수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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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엔 그 나라의 역사가 있고, 도서관엔 미래가 담겨 있다. 미국 의회도서관은 소장 자료와 중요도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세계가 멸망하더라도 이 도서관만 건재하다면 복구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할 정도다. 대학의 발전가능성 역시 대학 도서관에 있다고 본다. 대학 탐방 시 꼭 들르는 곳 중 하나가 도서관이다. 대학의 심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대학의 도서관은 그 기능을 상실했다. 대학의 홈페이지에서 도서관으로 바로 클릭해서 들어가지 못하는 곳도 부지기수다. 기껏 클릭해서 들어가도 저널 데이터베이스, 새로 들어온 책, 논문복사, 열람실 현황이 주된 메뉴로 떠오른다. 독서실 정도로 자신의 지위를 격하시키는 격이다.

도서관은 이제 학생과 교원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학습과 정보습득 그리고 정보교류의 장으로 변신해야 한다. 독서실과 같은 칸막이 공간이 아닌 소규모 세미나룸도 만들어 토론의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 온라인 학습을 확장하여 24시간 언제든지 학습의 욕구에 응해야 한다. 데이터의 홍수시대에서 어떻게 필요한 정보를 취득하고, 가공·분석하고 활용하는지에 대한 교육도 뒤따라야 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데이터를 연결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연구성과 홍보만이 아닌 최신 연구동향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여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할 의무도 있다. 외국 유수대학의 도서관은 학교시설의 으뜸이다. 가장 쾌적한 습도와 온도를 지원한다.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책을 읽고, 생각하고, 대화하고, 토론한다. 혼자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가 하면 둘 혹은 넷, 여럿이 공유하기도 하고, 개방적 또는 폐쇄적 공간도 제공한다. 딱딱한 의자가 있는가 하면 다양한 모양의 푹신한 소파도 갖추고 있다. 생각의 유연성을 고려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수시로 열리는 세미나와 워크숍은 내가 필요한 부분을 보충하는 시간이 된다. 미래를 이끌 인재양성을 꿈꾸는 대학이 되고 싶은가? 세계 유수대학의 반열에 들고 싶은 대학이 있는가? 도서관에 투자하라. 그게 답이다.

엄치용 |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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