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으로 물든 한강을 보고 걱정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한강물을 투명한 컵으로 뜨니 딱 ‘녹조 라떼’다. 지난 6월27일에 발생한 한강 녹조의 발원지는 ‘방화대교~신곡수중보’ 구간.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가뭄으로 인해 상류 팔당댐의 방류량이 줄었고, 6월26일 내린 20㎜의 비가 오히려 한강의 오염을 가중시켰고, 신곡수중보에 막혀 물 흐름이 정체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류 방향으로 녹조가 확산되고, 조류경보 구간이 동작대교까지 확장되더니, 지난 7일 서울시는 상수원인 잠실수중보 상류까지 조류주의보를 발령했다. 한강 하류에서 발생한 녹조가 잠실수중보를 뛰어넘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장 깨끗해야 할 상수원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물 관리 정책에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한강 하류에서 시작한 녹조가 상류로 확산되는 상황도 이례적이지만, 조류 농도 또한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독소를 배출하는 남조류는 물고기 폐사의 원인이 되고, 간질환, 피부질환을 일으켜 인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강에서 여전히 수상레저, 낚시를 즐기고 있다. 도심 속에 한강만 한 휴식처가 없기 때문이다. 한강에 기대어 쉬고 싶은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녹조 사태에 대한 근원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초록색 녹조로 뒤덮인 행주대교 아래 한강_경향DB


한강에는 두 개의 수중보가 있다. 김포대교 아래의 신곡수중보와 잠실대교 아래의 잠실수중보이다. 두 개의 보는 한강개발의 상징이자 토대다. 사계절의 변화에도 수심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항상 유람선이 다니게 하고, 시민들에게 언제나 강물이 가득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지속되고 수질 오염이 가중되니 끈벌레의 출현, 녹조 발생 등 각종 환경재앙이 일어난다. 신곡수중보와 같은 인공구조물들이 물 흐름을 막으니 수질 오염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불행히도, 오늘 한강의 모습은 4대강 사업의 모델이 됐다. 전국의 강에서 모래톱을 걷어내고, 강바닥을 준설해 깊이 파내고 보를 건설해 수심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콘크리트를 쌓아올리고, 자전거 길을 놓았다. 주차장도 있고, 조경으로 멋을 부렸지만 그것은 이미 자연이 아니었다.

신곡수중보 아래서 켜켜이 쌓여가던 오염물질들이 부메랑이 되어 한강을 녹색 물결로 칠해 버렸다. 서울시가 녹조 사태에 대한 해결책으로 조류의 영양물질인 질소·인 등을 줄이기 위한 물재생센터 총인처리시설을 2019년까지 갖추고, 2024년까지 초기 빗물 처리시설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될지 의문이다. 물을 가둬놓은 채 인공시설을 더 갖춘들 얼마나 깨끗해질 수 있을까?

강 의 자연성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법이다. 강에 모래톱과 여울이 살아난다면 그만 한 정화시설이 또 있겠는가. 녹조가 한번 자리 잡으면 해마다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 예산을 들여 인공시설물을 더 갖추려 하기 전에 물이 흐르게 해야 한다. 30년 가까이 한강 물길을 막아온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는 것이 녹조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김동언 |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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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츄럴엔도텍은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백수오 원료의 기능성을 인정받은 이후 30곳 넘는 대기업과 홈쇼핑업체에 독점 공급해온 ‘가짜 백수오’ 사태의 핵심으로 지목받아온 업체다. 수원지검 전담수사팀이 지난 6월26일 “식품 원료로 사용이 금지된 이엽우피소를 고의로 혼입했거나 혼입을 묵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내츄럴엔도텍에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사실상 ‘내츄럴엔도텍이 잘못했지만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니 처벌할 수 없다’는 검찰의 의견은 불량식품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임기 내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의지와도 거리가 멀어 보인다. 검찰의 결론은 국민감정을 떠나 법리적으로도 쉽게 수긍하기 힘들다.

내츄럴엔도텍은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결과 발표 후 자사 홈페이지, 보도자료뿐만 아니라 주요 일간지를 통해 “100%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받은 백수오만 사용하고 있고 업계 최고 수준의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독성이 있는 이엽우피소가 혼입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국민들을 호도해왔다.

그러나 이번 검찰 수사 결과 백수오 납품 및 검수 과정에서 원료관리·검증 시스템이 미비해 장기간에 걸쳐 이엽우피소가 백수오 원료에 혼입되었다는 내츄럴엔도텍의 과실 책임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또한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을 들여다보면 100% 백수오를 사용한다고 표시·광고한 제품에 사용금지된 이엽우피소가 혼입되었다는 사실은 고의성 유무와 상관없이 해당 법률의 여러 조항에 저촉된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검찰 발표로 수많은 갱년기 여성 피해자를 양산한 내츄럴엔도텍에 형사적인 책임을 묻기는 더 이상 힘들어 보인다.


시중32개 백수오 제품의 진위 시험검사 결과_경향DB

식품위해사범에 대한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로는 불량식품 근절은 요원해 보인다. 실제로 최근 3년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식품위해사범 403명 중 구류·금고·징역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16명에 불과하다. 물론 형사책임과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제품을 제조·판매한 데 따른 손해배상의 책임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그러나 내츄럴엔도텍은 수사 결과 발표 이후 “경영 전반을 쇄신해 새로운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했지만 제품 환불이나 소비자 보상에 대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일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백수오의 기능성에 대한 허위·과장광고를 통해 판매에만 열을 올리던 홈쇼핑사가 내놓은 교환·환불 방안도 국민들의 울화통을 터뜨리게 하고 있다.

한동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은 결과적으로 수많은 피해자만 남았을 뿐 가해자는 찾을 수 없게 됐다. 이제는 국민 스스로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 듯하다. 이번 가짜 백수오 사태가 기업윤리를 저버리고 소비자의 신뢰를 잃은 기업은 한국 사회에 결코 발붙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되길 기대해본다.


윤철한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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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자문회사인 ISS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왜 그랬을까?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엘리엇의 논리가 더 타당했기 때문이라는 듯이 해석하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의결자문사와 행동주의 헤지펀드 간의 실제 관계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법무법인 모리슨&포스터가 지난해 내놓은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인수·합병(M&A)에서 이득을 취하는 수많은 방법’ 보고서를 살펴보자. 이 보고서는 그 방법으로 크게 3가지 전략을 설명한다. 첫째는 발표된 인수·합병 딜에 반대하는 것이다. 둘째는 법원에 합병 비율이 잘못됐다고 자산평가 소송을 내는 것이다. 셋째, 적대적 인수이다. 흔히 행동주의 펀드는 1980년대 기업사냥꾼과 달리 소수지분을 확보해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보고서는 주식을 전격적으로 취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삼성물산 주요 지분 구조_경향DB


이번 엘리엇과 삼성 분규와 관련해서는 첫번째와 세번째 전략을 관심 있게 봐야 할 것 같다. 국내에서는 합병비율을 결정할 때 시장가격만 사용하므로 두번째 전략을 사용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첫번째 전략과 관련해 이 보고서는 헤지펀드들이 합병계획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과 의결자문사 로비를 병행한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헤지펀드와 의결자문사의 보이지 않는 공생관계가 작용할 여지가 있다. 미국, 유럽, 캐나다 등지에서 의결자문사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캐나다 증권위원회(CSA)는 두 가지 점에서 이해관계 상충을 지적한다. 첫째는 헤지펀드들이 의결자문사에 미리 컨설팅 용역 등을 주는 방법으로 우호관계를 형성한 뒤, 자문사의 의견이 나오도록 하는 가능성이다. 의결자문사가 겉으로는 독립적인 의견을 내는 듯하지만, 실제는 사기업인데 수입을 많이 올려주는 고객들의 의견을 대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둘째는, 소유구조에서 오는 이해관계 상충이다. CSA는 이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하지 않는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ISS가 대표적 사례이다. ISS는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고객들에게 정보도 제공하고 영향력도 행사할 목적으로 만든 기관이었는데, 지난해 사모펀드 베스타가 인수했다. 베스타는 투자은행 퍼스트보스턴의 차입매수팀 멤버들이 나와 만들었다. 엘리엇이나 폴슨과 같은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은 이들의 후예라고 할 수 있다.

기업과 행동주의 헤지펀드 간에 분쟁이 벌어지면 ISS가 헤지펀드 편을 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ISS 보고서 내용이 엘리엇 주장과 흡사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모리슨&포스터 보고서는 최근 헤지펀드들이 세번째 전략, 즉 대주주로 올라서는 전략을 취하는 것은 이들이 증권매매도 함께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3대 주주로 떠오르는 과정도 비슷하다. 올 3월부터 본격적으로 매집했다고 하는데, 그 짧은 시간에 그 많은 지분을 일반 매매를 통해 확보하려면 주가가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만 5월26일 합병 발표 전까지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엘리엇이 어떤 방식으로 지분을 늘렸는지, 그 과정이 적법했는지 등을 금융당국이 살펴봐야 하는 이유이다.

신장섭 |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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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숫자로 기념할 일이 매우 많은 해다. 광복 70주년, 한국전쟁 65주년, 그리고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20년, 세월호 참사 1년, 메르스 국제 민폐국 원년 등. 더 많은 의미가 있는 사건·사고들이 있겠지만, 6·29 삼풍백화점 붕괴 20년은 꼭 기억해야 할 날이다 .

삼풍백화점 붕괴 20년, 우리 사회는 무엇을 남겼을까?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엇이든 빨리빨리 하려는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을 이뤘다. 얻은 만큼 톡톡히 대가를 치러야 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20년을 맞아 서울 시민청에서 기획전시 '기억 속의 우리, 우리 안의 기억. 삼풍'이 열리고 있다. _경향DB


가족간, 마을간 공동체가 무너지고 경쟁에 내몰린 10대 청소년들이 학교폭력에 노출되고 자살률이 증가하는 등 미래사회를 걱정하게 만든 현상들뿐이다. 20∼30대는 취업과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하는 세대가 되었고, 은퇴를 앞둔 장년들은 노후 걱정을, 은퇴한 노년은 고독과 빈곤에 내몰리고 있다.

또 다른 대가는 바로, 어처구니없는 ‘재해·재난’이 반복되는 것이다. 1995년 6월29일에 있었던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를 계기로 재난 관련 기본법이 제정됐고, 사회적으로는 자원봉사가 활성화됐다. 2003년 2월18일에 일어난 대구지하철방화 참사를 계기로 소방방재청이 신설됐고, ‘통곡의 벽’ 등 슬픔을 기억하려는 문화가 형성돼 갔다. 2014년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국가안전처가 신설됐고, 전 국민 추모 열풍을 가져왔다.

반면, 삼풍 참사나 세월호 참사는 사회적으로 큰 충격이었지만, 책임지는 정부관료 하나 없이 솜방망이 처벌로 끝났다. 삼풍 희생자들의 위령탑은 참사 현장이 아닌 양재동 한구석에 세워졌다. 대구지하철 참사 사고 현장에 당시 대통령 당선자가 방문한다며 조사가 끝나지도 않은 현장을 깨끗이 씻어버린 일도 있었다. 위 3가지 대형 참사의 주원인은 모두 부실을 조장한 제도와 사람에게 있었다. 삼풍백화점과 세월호는 다중이용시설인데도, 얄팍한 경제논리로 무리하게 설계를 변경했고, 결국 수백명의 인명피해를 초래했다. 대구지하철 참사 역시, 직접 원인은 방화였지만, 사고 당시 열차의 마스터키를 뽑아 가버린 운전자 때문에 승객이 탈출하지 못해 희생자를 증폭시켰다.

20 년 전 삼풍백화점 붕괴와 세월호 참사는 닮은꼴이다. 우리 사회의 부패와 부실한 현상을 그대로 드러냄과 동시에 미흡한 사후처리까지…. 분명 ‘인재’라고 할 수밖에 없는 비윤리적인 원인이 존재했다. 희생자는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겼는데 사고 관계자나 책임자의 처벌은 미약했다. 무엇보다 소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준비된 매뉴얼이나 훈련받은 인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정부의 미흡한 늑장 대처 역시, 국민 신뢰를 얻지 못했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국제적 망신을 당할 때, 신종플루 때 작성한 매뉴얼이 있었는데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갈수록 재난 상황도 많아질 텐데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에 전 국민이 체화될 시스템이 절실해졌다.

고진광 |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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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로 곳곳이 타격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곳은 관광 분야가 아닐까 싶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유커)은 종적을 감추었다 할 정도이다. 유커들이 오지 않아 곳곳에서 걱정이라 한다. 한편 자신과 유커는 관련이 없었다던 분들 가운데 그간 말 못하고 끙끙 앓던 속내와 사정을 이참에 털어놓는 분도 있다. 그 중 자신의 생활공간에 어느 날 갑자기 밀어닥친 유커들의 끊이지 않는 차벽과 발길이 사생활 침해 수준에 달하는데도, 사회적 분위기에 위배될까봐 차마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가, 유커들이 오지 않으니 비로소 예전의 생활을 되찾았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귀 기울여 볼 만하다.

2013년 중국인 관광객 서울시내 방문지 _경향DB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들은 주민의 불편을 감수해가면서까지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경우가 없다. 서울의 경우, 지금까지는 이 점을 크게 고민해 볼 여유가 없었다.

이미 시민들만으로도 포화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화동, 서촌, 홍대, 부암동 근처 등에서는 유커들의 늘어선 차량과 주거 공간으로 불쑥 진입해 들어오는 유커들을 제어할 도리가 없었다. 중국어로 개인 생활공간을 존중해달라는 안내판을 붙이기는 했으나, 관광객 눈에 이런 것이 들어올 리 만무하다. 여기에 서로에 대한 편견과 오해까지 겹쳐, 유커들이 한국에 와서 너무한 것 아닌가라는 비난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이것은 양국이 갖고 있는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다. 중국은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명승지의 경우, 대부분 입장료를 받으면서 이들 관광객을 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주차장이 우선 마련되어 있고, 관광객을 위한 안내표지판은 물론 내부에 공연이나 오락 등이 구비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현지 주민에 대한 보호이다. 서비스 공간과 비서비스 공간을 분할해 주는 것, 국내 관광을 통해 유커들은 이 점을 명확히 알고 있다.

그런데 한국 관광에서는 어쩐지 그런 점이 명확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은 기왕이면 한국에서 공짜로 갈 만한 좋은 곳을 인터넷으로 검색하기에 바빴고, 한 명만 포스팅해도 우리의 약 30배에 달하는 중국 인구는 그 파급력이 어마어마하기에, 한국의 각 주거지 주민들은 갑작스레 왜 이리 유커들이 밀려들어오느냐며 그 변화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대로 가면 한국에 유커가 밀려와도 일부만 기회를 잡을 뿐, 일반 거주자들의 불편함에 대한 민원은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반드시 현지 가이드만이 활동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때문에 가이드는 관광지 내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의 안전과 보호에 반드시 주의한다.

결국 우리 행정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거주민을 위하는 정책을 생각해낼수록, 주민들의 생활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유커들도 즐겁게 관광할 수 있는 것이다.

유커의 발길이 잠시 끊긴 자리, 그곳이 다시 없을 기회이다. 만약 이 기회에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많은 것을 잃고 난 다음에야 크게 깨닫게 될 것이다.

변지원 | 방송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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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데이트 폭력’을 형상화한 ‘상남자 만화’라는 웹툰이 온라인을 떠돌고 있다. 만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등장하는 여성이 어떤 질문을 하면 남성은 그에 대한 대답을 하기 위해 여성을 폭행하고 한마디 툭 던진다. 예를 들어 여성이 “오빠, 우리 메르스 때문에 마스크 써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하면 남성은 여성의 얼굴을 매우 강하게 가격한다. 그러고 나서 여성이 쓰러지면 남성은 여성의 입에 입을 맞추며 “네가 나의 마스크다”라고 말한다.

모든 회차의 구성이 이처럼 질문-폭력-대답으로 동일하다. 이 만화에 달려 있던 한 여성의 댓글을 그대로 옮겨본다. “내용과 구성 모두 역겹다.”

최근 일베의 여성 혐오부터 ‘상남자 만화’까지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폭력이 문제시되고 있지만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성적 계약’이 ‘사회 계약’에 선행하듯 가부장제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지배체제이다.

가부장제에서 여성은 “지배받고 시중 드는” 유순한 신체로 훈육되는 한편, 남성은 “지배하고 시중 받는” 신체로 훈육된다. 그러나 남성들은 자신이 가진 권력과 헤게모니를 인식하는 순간, ‘훈육됨’을 넘어 여성을 훈육하는 가부장제의 지배자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를 포함한 모든 남성들은 성적 계약의 수혜자이며 ‘착한 남자’란 있을 수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남자’란 있을 수 없다.

최근 두 명의 잘나가는 사회비평가들의 데이트 폭력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진보운동 진영에서 빈번히 이뤄지는 (성)폭력은 이를 충분히 입증하고도 남는다. “지배는 언제나 폭력을 동반한다.”

“남자니까” 혹은 “남자라서”라는 식의 언술은 곳곳에서 재생산되며 이러한 ‘남성 지배(부르디외)’를 정립하고 보존한다. 문득 이런 질문이 스친다. 한국 사회에서 남자로서 할 수 없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

어쩌면 최근 남성들의 극단적 폭력과 그것의 징후들은 ‘남성 지배’의 위기, 즉 남녀 사이의 위계질서에 균열이 생겨서 그로 인해 전처럼 “남성이어도” 하지 못하는 것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과 불안감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성단체 회원들이 광화문에서 ‘세계 여성의 날’ 103주년을 앞두고 노동·복지 등 각 분야의 성차별과 여성에 대한 폭력을 고발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1년 사진) (출처 : 경향DB)


역사상 민주주의와 인권의 반대자가 상당 부분 남성에게 집중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이에 대한 반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남성들은 경기불황과 장기실업 상태에서 느끼는 극심한 불안감보다 ‘남성 지배의 위기’를 더 큰 현실로 여기며 살아가는 듯하다.

계급에 대한 불만을 현실 가능한 젠더 혹은 인종의 문제로 표출하며 혐오와 폭력을 일삼는 남성들의 ‘꿈 작업’은 언제쯤 끝이 날까.

하루속히 나를 포함한 남성들이 그동안의 두려움을 떨쳐 내고 용기있게 자신들의 진정한 적을 직시하고 혐오가 아닌 저항을 하는 날이 오기를 기도해 본다.


박경주 | 성공회대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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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제, 어떤 나라에 수백 수천명의 인명을 앗아가고, 학교와 집들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해 수백만명의 난민을 발생시킨 거대한 자연재해가 덮쳤다면 전 세계는 즉시 이를 알아차리고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 시리아 사태가 이러한 자연재해였다면 언론사 헤드라인엔 아마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혔을지도 모른다.

“재앙적 자연재해로 현재까지 20만명 사망, 1400만 난민 발생.”

이 헤드라인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될 것이고, 안타까워하며 관대한 마음으로 도움을 베풀 것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시리아는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왜냐고? 시리아 사태는 인재이고, 오랫동안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인한 고통은 자연재해로 인한 고통만큼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시리아 난민들이 철조망 너머 터키 땅으로 아기를 들어 옮기고 있다. (출처 : 경향DB)


시리아 내전이 4년째에 접어들었다. 6월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이었다. 현재 전 세계에 얼마나 많은 시리아 난민이 존재하는지 다시 한번 기억해볼 필요가 있다. 그 수는 현재 거의 400만명에 육박하며 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구수와 맞먹는다. 이들은 자신들의 고향과 집으로부터 멀리 떠나 그들이 아는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조차 확신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당신이 지난 2012년 8월, 내전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을 즈음 피란을 떠나온 시리아 아동 중 한 명이라고 상상해 보자. 당신은 지금까지 낯선 침대 위에서 천번 이상의 밤을 보냈고,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들과 천일 이상 함께 놀지 못했으며,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본 지가 벌써 천일이 넘은 것이다.

이번엔 당신이 이런 아이의 부모라고 생각해 보자. 당신은 천번이 넘는 매일 밤마다 당신의 자녀가 어떻게 하면 안전할 수 있을지, 끼니를 거르지 않을 수 있을지, 그리고 언제쯤 온 가족이 다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를 걱정하며 보냈을 것이다.

이제 전 세계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시리아 사태로 인한 어마어마한 고통과 슬픔에 피로를 느끼고 있다. 이 사태가 미치는 엄청난 파괴력을 다시 한번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조차 나에게는 엄청난 과제이다. 우리는 비슷한 이야기들을 듣고 또 들어왔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린 이들, 목숨의 위협을 느끼며 전쟁터에서 도망쳐 나온 이들, 임시천막에서 지내는 난민들, 몇 년 동안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 가족의 생존을 위해 강제노동이나 결혼을 해야 했던 아이들의 이야기들을 말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자연재해가 아닌 전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그 무게가 덜하다고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덜 춥고, 덜 배고프고, 덜 무섭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시리아의 한 13세 소년이 했던 말이 가슴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저희가 TV에 나오게 해주시면 안 되나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우리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없으세요? 그렇게만 되면 사람들이 분명 우리를 도와줄 거예요.”


수지 사이노브스키 | 월드비전 시리아 구호담당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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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사당종합체육관 붕괴, 용인 도로공사 현장 교량 상판 붕괴, 인천지방조달청 신축 창고 철골구조물 붕괴 등으로 많은 시민이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사고는 언론을 통해 보도된 사례이고 보도되지 않은 사고를 포함하면 이보다 더할 것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허술한 구조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안전처가 탄생했다. 그럼에도 건설현장의 사고가 왜 계속 일어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이렇다. 국민안전처는 정책을 다루는 행정기관으로 공학적 지식을 갖춘 안전전문가 집단이 아니며, 그 기능 또한 재해예방 기관이라기보다는 응급구조기관에 가깝다. 위급 상황에서 효과적인 구조활동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재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대한민국의 건설분야 안전에 대해 과학기술과 공학적 경험을 바탕으로 예방활동을 전담하는 정부산하기관은 어디인가? 답은 ‘없다’이다. 안전보건공단은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으로 근로자의 안전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며, ‘한국시설안전공단’은 완공된 시설물 중 1종 시설물과 2종 시설물의 관리가 주업무이며 공사 중에 발생하는 사고와는 관련이 많지 않다.

서울시 공무원, 교량 전담 주치의, 외부전문가 등이 건설된 지 31년 된 서울 동작대교의 하부에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이렇다 보니 건설안전 사각지대가 생기고 사고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다음과 같은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첫째, 지자체 직접 감독 대상 중소규모 건설공사에 대해 전문기술력을 보유한 기관에서 실효성 있는 건설안전 지도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공사 시작 전 설계단계에서부터 안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는 설계과정 중에 도출 가능한 건설안전 위험요소 및 위험성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HRA(위험요소·위험성·저감대책) 형태로 작성된 설계안전성 검토를 실시해 건설안전분야의 설계 부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셋째, 중소규모 건설 현장의 감독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지자체 기술직 공무원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교육과 안전관리 개선방안 도출을 위한 연구도 필요하다.

이러한 기능들은 건설분야 안전관리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것이며, 이를 담당할 전문기관을 설립해 건설분야의 공학적 지식 및 경험이 축적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안전분야 두 개의 기둥(한국시설안전공단과 안전보건공단)에 하나의 기둥을 더해, 안전을 지지하는 세 개의 기둥이 확보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건설공사 안전관리가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규진 | 한경대 토목안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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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연구에서 유독 자주 접하는 법칙이 있다. 리비히의 ‘최소량의 법칙’이다. 독일 화학자 리비히가 1840년 발표한 것으로 질소, 인산, 칼륨 등 식물 성장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 중 가장 부족한 요소에 의해 성장이 결정된다는 법칙을 말한다. 쉽게 ‘나무물통 법칙’이라고 하는데 여러 개 판자를 세워 잇댄 나무물통이 있다고 했을 때, 물통에 채워지는 물의 양은 가장 낮은 판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어느 한 판자가 다른 판자보다 낮으면 아무리 물을 부어도 가장 낮은 판자 높이까지만 담을 수 있다. 이 법칙은 ‘어디 하나 부족함 없이 준비하자’는 의미로 회자된다.

충남 서산시 운산면 와우리의 농부가 가뭄으로 바닥이 타 들어간 자신의 논을 돌아보고 있다. (출처 : 경향DB)


농업 전반에 ‘기후변화’가 화두이다. 농민신문이 최근 실시한 ‘한국 농업 미래 50년 전망조사’에서 향후 50년간 한국 농업을 변화시킬 화두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첫 번째로 꼽았다.

그럼 농업은 어디까지 기후변화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는 걸까?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 정도는 이상기상의 피해 사례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최근 이상기상에 따른 농업재해 복구비용은 10년 평균 6705억원으로 추산된다. 관계부처 합동 ‘2012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33도 이상 폭염이 20일 이상 지속돼 전국적으로 185만여마리의 가축이 폐사했고, 젖소 산유량 및 닭 산란율도 10~20% 감소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온도 및 강수량 등 농작물(가축) 생육과 밀접한 기상요소 9종에 대한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농가 단위의 상세날씨 및 재해위험정보, 영농대책을 휴대전화로 제공하는 조기경보서비스 체계도 구축했다.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다양한 연구들도 추진 중이다. 농업용 전자기후도 개발, 기후적응형 신품종 개발 및 재해위험지도 작성, 돌발 병해충 방제대책 등 전반적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농업부문 기후변화 관련 대응은 ‘리비히의 법칙’과 유사하다. 어느 한 곳이라도 취약한 곳이 없도록, 그래서 우리 농업의 미래가 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상범 | 농촌진흥청 농업환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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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서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의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보건당국의 협조요청이나 112신고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경찰은 음주운전 단속의 경우 호흡측정기로 인한 메르스 전파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종전 시행했던 도로차단 단속방식은 중단했다. 그러나 순찰 활동 중 음주운전 의심차량에 대해서는 종전과 같이 단속하기 때문에 단속이 중단된 것으로 오해하지 않아야 한다.

16일 오전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공연장 위생 관리를 위해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 살균 소독을 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또한 경찰관 안전을 위해 체온계를 사용, 발열과 기침을 체크하는 등 메르스 예방 및 단계별 대응 지침을 시행 중에 있다. 대민 접촉이 잦은 경찰관들의 감염 및 전파 우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근부서 경찰관들은 출근과 함께 각자 체온계로 점검하고 있으며 모든 검거 사건의 경우에도 시민의 불안감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경찰은 보건당국과 함께 메르스 격리 대상자의 위치와 신병안전을 체크하고 있다. 이는 질병의 확산방지를 위한 정당한 법집행이므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


류재광 | 서울 강북경찰서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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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에게는 공부를 잘 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주어진다. 그런데 공부를 반드시 잘해야 성공할 수 있는가? 다른 길은 없는가? 이를 해소할 뾰족한 방법이 없는 현실에서 공부 스트레스에 빠진 당사자들로선 여간 고통이 아니다.

적자생존의 사회구조에서 한정된 인적자원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경쟁은 불가피하다. 우리나라는 사람을 채용할 때 대체로 학력 위주로 선발하고 있는데, 구미 선진국은 특별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직업의 귀천이 없으며, 임금차별이 그리 심하지 않다. 머잖아 우리도 선진국처럼 능력 위주의 ‘학벌 파괴’ 채용이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이제는 좋은 직업, 나쁜 직업에 대해 선입관을 가질 필요가 없고, 내가 원하는, 그리고 잘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청소년 대다수가 입시준비에 매달려 자의반 타의반 주입식 교육을 받고 있다. 이러한 교육 실태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부작용을 보여주고 있는가? 대학을 나와도 고학력 비정규직 내지는 취업난으로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으며, 청년 다수가 대학을 나와도 취직시험에 매달리는 실정이니 국가적으로도 여간 비효율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할 방법은 무엇인가? 필자는 청소년에게 공부 일변도에서 탈피해 무예수련을 병행하면 좋다고 제안한다. 무예수련을 통해 특정무예의 공인단증을 취득하면 경찰공무원, 직업군인, 학교 및 지하철 등의 보안관, 경호원, 무예지도자, 사설탐정 등의 취업에 유리하다. 앞으로 이러한 일자리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갈 것으로 전망되기에 미래 투자로도 가치가 높다고 본다.

학업에 전념하면서 여가를 선용하여 무예를 수련하면 심신단련뿐 아니라 향후 진로에도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금상첨화이다. 그리고 학업에 흥미와 열의가 없다면 소중한 시간을 무의미하게 낭비하지 말고 무예수련에 집중하면 해당분야의 대학 진학과 직업 선택에도 유리하다.

한 검도대회에서 두 선수가 승부를 벌이고 있다. (출처 : 경향DB)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오랫동안 우리 고유의 무예가 변질되고 경시되었다. 그러나 우리 고유 무예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으며, 조선 정조시대에 편찬된 조선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고유 무예가 복원, 보급되고 있는 것은 무척 다행이다. 이에 발맞춰 무예를 새롭게 바라봐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무예수련은 심신단련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자기계발과 인성교육, 진로선택에도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이재찬 | 한국무인연합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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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무예

최근 글로벌 경제의 가속화와 인터넷 보급의 보편화에 따라 전자상거래를 통한 소비자들의 구매는 국내라는 지역적 범위에 한정되지 않고 국경을 넘나드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우리나라에서는 ‘해외직구’라 부르고 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로 온 나라가 들썩거린 바 있다. 뉴스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와 해외직구에 관한 보도가 이어졌고 여기에 누리꾼들이 가세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반값에 살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평소 해외직구에 무관심했던 소비자들까지 해외직구 열풍에 가세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대변하듯 우리나라 해외직구 시장의 규모는 2011년 5200억원에서 2014년 1조6200억원으로 최근 3년 사이에 3배 이상 급성장했다.

해외직구의 가장 큰 이점은 저렴한 가격이라 할 수 있다. 가전, 의류, 화장품, 유아용품 등 소비재에 대한 국내와 해외의 가격 차이가 크다 보니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해외직구를 이용하게 된다. 가령 국내에서 수십만원에 판매되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점퍼를 해외직구를 통해 반값에 구매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이 어떠할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외국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져 소비자 후생이 높아지는 점도 큰 이점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한편, 해외직구는 국내 상품과 외국 상품 간 경쟁을 촉진해 사업자들이 국내 상품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힘쓰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혼수용품 해외직구 .국내구입 가격 비교 (출처 : 경향DB)


이러한 해외직구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해외직구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음과 같은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우선 구매대행이나 배송대행 사업자들이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을 준수하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과다한 반품비 또는 위약금 청구, 청약철회 기간의 축소, 부당한 배송 지연 등과 같은 법 위반행위를 적발해 엄중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 공조를 통한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유엔 산하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에서 60여 회원국들과 함께 해외직구에서 발생한 소비자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분쟁 해결 절차 규칙’의 제정을 논의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소비자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해외직구에 필요한 정보 제공에도 힘쓰고 있다. 작년에는 ‘해외직구 이용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해외직구 이용 시 유의해야 할 사항을 안내했다. 그리고 설, 추석,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이 해외직구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소비자피해 사례를 담은 ‘소비자피해주의보’를 발령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소비자 민원이 빈번하게 발생한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주기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며 그에 따라 지난 4월 처음으로 그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올 초 ‘국제거래지원팀’을 신설하여 해외직구와 관련된 각종 정보와 해외직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피해에 대한 예방 및 구제 업무를 하고 있다.

해외직구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해외직구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먼저 사업자들이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해외직구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결정짓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아울러 소비자들도 해외직구를 함에 있어 관련 유의사항 등을 숙지해 현명한 소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재찬 |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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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맞서 박근혜 후보는 한·중 열차페리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운송물류를 전공한 필자의 눈에는 둘 다 어불성설의 공약이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4대강 살리기’라는 기만적인 타이틀로 강행되어 현재 이 나라에 큰 골칫덩어리가 되어 있다.

한·중 열차페리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제창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라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에 편승하여 간간이 거론되다가 집권여당의 정책위의장이 중국을 방문하여 서해 열차페리 사업을 본격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열차페리는 철도, 해운, 트럭의 특성을 모르고 상상하는 비현실적 아이디어이다. 열차페리는 페리선에 열차를 직접 진입시키기 때문에 하역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인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이다.

중국 옌타이 열차 페리 (출처 : 경향DB)


열차페리는 약점이 많다. 우선 철도는 완결력이 없어 트럭의 도움이 필요하다. 예컨대 평택~롄윈강 구간을 열차페리가 운항한다면, 수출의 경우 파주, 춘천, 이천 등에서 화물을 트럭에 싣고 와 의왕 철도터미널에 반입하여 열차에 싣고 평택항으로 가서 페리선에 싣고 롄윈강을 거쳐 중앙아시아로 간다는 것이다. 수입의 경우는 그 역순이다. 의왕~평택항 구간을 철도로 운송한다? 말이 되지 않는다. 평택항의 하역 작업이 의왕 철도터미널에서 이뤄지는 것에 지나지 않아 비용과 시간이 줄지 않는다.

게다가 열차페리는 적재율이 매우 낮다. 지금 서해바다를 오고 가는 1700TEU급 컨테이너선은 선창(6단)에서 갑판 위(5단)까지 11단을 적재할 수 있다. 그런데 열차페리는 철도대차(臺車)가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데다 단적(段積)을 할 수 없어 컨테이너선의 몇 분의 1도 싣지 못한다. 또한 표준궤(1435㎜)인 한국의 철도대차가 중국횡단철도(TCR)로 중앙아시아를 곧바로 가려면 철로 폭이 광궤(1522㎜)로 달라져 우루무치에서 환적을 하거나 철도대차에 보기(bogie)를 달아야 하는 등 또 다른 비용이 든다.

그리고 각 항구마다 열차페리 부두를 건설하려면 방대한 철도부지와 장치장이 필요하고 페리에 싣고 내리는 데도 적잖은 시간을 요한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국토가 좁아 철도운송이 도로운송에 비해 열세이다. 철도는 최소한 500㎞ 이상의 장거리 운송에 적합하다. 부산~서울 구간도 트럭이 철도보다 우세이다. 열차페리는 전혀 타당성이 없는 프로젝트로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임석민 | 전 한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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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는 신생 방송사의 안정과 성장을 이유로 종합편성채널에는 의무재송신을 통한 전국방송, 황금채널 배정, 중간광고 허용, 방송발전기금 면제 등 많은 특혜를 주고 있다.

반면 경인지역의 유일한 지상파 OBS에는 97%의 자본금이 소모되는 동안 합리적인 지원을 외면해 1500만 경인지역 시청자들의 시청권익이 침해당하는 것을 방관해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

심각한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을 하려 했던 OBS는 노조원들이 지상파 방송의 50%, 지역민방의 60%에 불과한 최저임금에도 불구하고 다시 임금을 12% 삭감하기로 결의해 해고없이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생각해보면 OBS에 대한 방통위의 정책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2006년 지상파 사업자 선정 이후 1년이 지나 방송허가가 났고 서울에서도 방송을 볼 수 있는 역외재송신은 몇 년 동안 허가하지 않다가 종편 출범과 함께 허가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독점 광고가 위헌이라는 헌재의 결정 이후 1공영 1민영으로 미디어렙법이 변경됐고, OBS와 지역 시민단체는 1공영인 코바코 산하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방송권역이 중복되는 SBS가 대주주로 있는 미디어크리에이트로 보내졌다.

방통위는 자체 제작비율, 가시청권의 시청자 수, 신생사 가중치 등을 통합해 광고비를 책정해야 하는데, 신생 방송사의 평균 수치를 대비해 OBS가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정책으로 일관했다. 방통위가 미디어렙 고시를 제정하면서 OBS를 SBS가 40% 지분을 갖고 있는 미디어크리에이트에 지정, 광고결합판매비율을 3.4870%로 고정시킨 것이 경영에 큰 타격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결합판매 제도는 지역성·다양성 증진을 위해 코바코가 관행적으로 수행해온 중앙 지상파 방송사와 지역·중소 방송사 광고의 연계판매를 법제화한 것으로 지역 시청자의 권익 보호와 민주적 여론 형성, 방송의 공공·공익·다양성 구현을 위해 지역·중소 방송사의 발전 기반 조성과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지역민의 ‘알 권리’와 ‘행복추구권’ 보장을 위한 것이다.

현행 결합판매 제도는 자체 제작 투자 및 제작 비율 등 중소 방송사의 실제적인 방송 제작 실적은 전혀 감안하지 않고 있다. 100% 자체 편성과 40%의 자체 제작을 하고 있는 OBS의 지난해 광고매출액은 251억원으로, OBS의 전신인 iTV의 10년 전 광고매출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의사봉 두드리는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출처 : 경향DB)


이렇게까지 된 원인의 제공자는 바로 방통위다. 방통위는 6월 방송광고 결합판매고시 개정을 위해 지금 한창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방통위는 이번 고시 개정을 위해 ‘지역·중소 방송사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송광고 지원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지난 1월 결과가 나왔다. 이 용역은 결합판매 비율 개선방안으로 자체 제작에 따른 인센티브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 경우 OBS의 결합판매 비율은 2% 이상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12%의 임금을 자진 삭감한 OBS 노조원들의 방송에 대한 열정과 1500만 경인지역 시청자들의 시청권 보호를 위해 이번 결합판매고시 개정에서 OBS에 대한 합리적 지원방안을 논의해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증명해야 할 것이다.


민진영 |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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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3일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위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실로 25년 만에 대한민국 체육계를 대표하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간의 통합이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체육계는 이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는 2016년 3월28일까지 양 단체의 구조와 기능을 통합한 통합체육단체를 구성·발족시켜야 하는 녹록지 않은 과제에 직면했다.

체육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된 지 두 달여가 지난 현시점에서 “통합준비위원회 위원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를 놓고, 일각에서 불협화음이 들려오고 있다. 이러한 마찰이 자칫 체육단체 통합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에서는 그들만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지 않을까, 속내는 통합을 원치 않는 게 아닌지 하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25년간 독립 운영되어 오던 두 단체를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통합·운영해야 하는 과정 중에 생겨나는 불협화음이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하겠다.

전병관 대한체육학회장(왼쪽) (출처 : 경향DB)


문화체육관광부는 기간 내 통합을 이끌어야 할 책임과 의무를 국회로부터 부여받았다. 문화부가 통합 과정에서 체육단체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치인과 공무원을 위원에서 배제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잘한 일이다. 더불어 두 단체를 비롯한 체육인들 모두 역시 주인의식을 갖고 발전적 의견을 개진하여 미래지향적인 대한민국 체육발전을 위한 큰 틀에서 서로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두 단체는 통합에 대한 체육계의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양 단체의 힘겨루기로 통합이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던 과거를 기억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자율이 독단이 되지 않도록 명심해야 하며, 건설적이고 대승적 차원에서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번 통합은 한국의 체육발전을 위한 선진국형 체육시스템 구축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랫동안 이원적으로 운영됐던 두 단체의 역량을 한 곳으로 집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학교체육, 생활체육 그리고 전문체육의 육성을 위한 보다 효율적인 물적·인적 자원의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는 모든 국민이 스포츠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통합은 그동안 비효율적 조직들의 축소나 폐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능확장에 따른 조직의 재구성과 확대라는 보다 목표지향적 방향에서 설계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이번 통합을 통해 후손들에게 좋은 체육환경을 물려주어야 하는 역사적 사명을 갖게 됐다. 이번 통합체육단체가 개인 및 단체의 이기주의적 사고 혹은 몇몇 단체 간 협상의 산물로 탄생되는 오류를 범해서는 결코 안된다. 모든 국민이 체육을 통해 행복한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통합체육단체의 탄생에 깊은 관심과 격려, 그리고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남상남 | 한국체육학회장·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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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2일 ‘2015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 시안’이 발표됐다. 이후 언론은 주로 ‘근현대사 비중 축소’를 중심으로 보도했다. 발표된 시안 중 필자가 보기에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세계사 교육과정 시안이었다. 세계사 교육과정은 ‘2007 개정 교육과정’ 이후 역사학 연구의 발전에 따라 글로벌 히스토리 관점이 반영됐다. 글로벌 히스토리 관점이란 이전까지의 세계사가 유럽과 근대를 강조했던 것에서 지구 각 지역 세계의 교류와 협력 속에서 문명이 발전한다는 시각을 갖고, 현재 지구상에 전개되는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시안 개발자들은 이러한 교육과정 때문에 ‘세계사가 학생들이 기피하는 과목’이 됐다며, 한국의 역사학과 역사교육 수준에서는 ‘미션 임파서블’임이 판명났다고 했다. 글로벌 히스토리 관점에서 쓰인 교과서가 어렵기 때문에 학생들이 기피했고, 교사들은 그것을 가르칠 수준이 안되기 때문에 예전의 형태로 돌아간다고 하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교육과정 개정에 자문을 담당했던 토론자는 시안이 잘 만들어진 것이라 하면서 이제까지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의 수를 자료로 제시했다. 그는 수능에서 사회 2과목 선택, 동아시아사의 등장, 교과서의 어려움으로 세계사 선택자가 줄었다고 했다. 그러나 자료를 보면 2012, 2013 수능의 선택률이 4.8%였고,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시행된 2014 수능의 선택률은 4.7%였다. 그렇다면 글로벌 히스토리 관점의 교과서가 어려워서 학생들이 세계사를 기피하였다는 이야기는 참이 아니다.

현장 교사들이 불만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 수준에서는 힘들다는 주장은 또 어떨까? 이전까지 가르치던 내용과 달리 새로운 시각과 요소들이 들어가게 되면 교사들은 당연히 어렵다고 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이론과 시각이 어렵다고 1980년대식으로 교육과정을 돌리면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 부응하는 교육과정이 만들어질 수 없다. 이것은 글로벌 히스토리 관점이 역사학의 진전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 아래 열심히 교육해 온 현장 교사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이 정말 문제라면 교육과정의 방향을 구시대로 돌릴 것이 아니라 교사에 대한 연수를 강화하고, 교과서의 분량을 줄이고, 교육과정의 내용 요소를 핵심적으로 하는 등 발전적 시도를 모색하는 것이 교육과정 개편의 방향이라 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현행 교육과정이 어렵다고 하면서 19세기까지의 세계사를 동아시아 지역의 역사, 서아시아·인도의 역사, 유럽·아메리카 지역의 역사로 분절했다는 것이다. 대단원의 틀로만 보면 20세기에 들어서야 세계는 만나게 되는 것이다. 금번 교육과정 개정은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 개발’이라는 원칙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서적 <세계사의 구조를 읽는다> (출처 : 경향DB)


학생들이 역사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수많은 개념, 두꺼운 교과서, 현재의 나와 거리가 먼 과거의 이야기라는 생각 때문이다. 세계사를 배우는 목적은 무엇인가. 과거 역사 지식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가 현재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능력을 함양하도록 하는 것임은 사회과 교육과정에 이미 제시돼 있다. 이번 시안은 폐기하고 새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박중현 | 잠일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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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시흥 배곧신도시에 서울대 캠퍼스가 들어선다. 시흥시가 제공한 땅(27만5000평)의 일부에 아파트를 지어 창출된 개발 이익으로 캠퍼스를 짓는다는 것이 건설 계획의 요체다. 공간과 기숙시설이 부족한 대학, 개교 공약을 실천하는 지자체, 분양 이익을 만들어내는 건설사, 이들 3자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새로운 형태의 캠퍼스 건설 모델이 급부상하고 있다.

건설사의 ‘서울대로 유학가자’는 광고 카피는 첫 분양 계약(총 2701가구)의 성공을 이끌었다. 또한 지난달 성낙인 서울대 총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회동해 배곧신도시를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유치하겠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캠퍼스 설립 세 주체에 이어, 경기도와 지역 주민, 수천명의 아파트 분양자까지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관련된 이해당사자의 외연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정 공공정책에 여러 단위들이 이해관계로 얽히면 예상치 못한 정책 실패의 요소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를 예방하려면 관련 집단들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일관된 태도를 견지함으로써 상호의 신뢰를 최대한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예정되었던 실시협약을 돌연 연기해 합의를 파기하고, 학내 구성원에게 제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등 서울대가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향후 혼란의 수순을 밟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먼저 학내에서 캠퍼스 확장에 대한 정책 토론 및 공론화는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학교 당국, 교수, 직원, 학생으로 구성된 정기회의(시흥캠퍼스 대화협의회)는 8개월 동안 멈췄다. 사업 진행이 허술하고, 소통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서울대 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에서 터져나온다. 시흥캠퍼스 설문조사 결과의 원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학생들의 반발도 사고 있다. 당국이 설명회를 개최해 학내 의견을 수렴한다고 하지만 일회성으로 이뤄지는 사후 설명회가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서울대~여의도 신림선 경전철 (출처 : 경향DB)


특정 학과나 학부를 이전하는 문제와 의무 기숙(RC)도 학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당국은 학내 반발을 이유로 특정 학과 이전과 RC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총장의 명의로 확약하지 않는다면 재추진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게다가 시흥시는 다양한 형태의 RC가 가능하기에 현실에 맞게 추진하면 된다는 의지를 보였다. 도무지 신뢰할 만한 정보는 없고, 어떤 건물이 들어선다는 ‘카더라 소문’만 난무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시흥캠퍼스 설립 후 분별없는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지는 않을지 교수와 학생의 불안 심리만 증폭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캠퍼스 확장 정책이 과연 서울대 미래 비전을 담아낼 수 있는지, 부동산 개발 이익으로 캠퍼스를 짓는 것이 올바른지를 지적한다. 그러나 그간 보여준 서울대의 미숙한 행보는 이에 대한 성찰의 기회조차 가로막았으며, 언제 터질지 모를 갈등의 불씨만 남겨놓았다. 만에 하나라도 서울대의 변심으로 실시협약이 무산된다면, 지역 사회와 분양자들이 입는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반대로 서울대가 학내 구성원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채 무리해서 실시협약을 체결한다면 학내 갈등은 불가피하다. 현재 서울대는 대학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지 모를 기로에 서 있다.


김두현 |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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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암의 과잉 수술에 대한 문제점이 또 제기되었다. 2년 전 MBC <PD수첩>과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하루 간격으로 갑상샘암의 절제 수술 필요성에 대해 정반대되는 내용이 방송된 바 있다. <PD수첩>에서는 과잉임을 부각했고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초기 수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혼란은 계속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타깝게도 이 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이런 사태의 이면에는 항상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예전에 엄청난 사태를 몰고 왔던 황우석 사건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왕좌왕 도무지 결론이 나질 않았었다. 첨단 생명공학이라는 전문분야의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었다.

작게는 자동차 수리점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난다. 내가 받은 서비스가 정말 최선의 서비스였는지 알 수 없긴 마찬가지다. 변호사 업무도 그렇다. 자신이 받은 변호 서비스가 최선이었는지 아닌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방법은 없다. 이런 식으로 전문분야에서 사회적 이해관계가 엮인 사건이 터지면 언제나 끊임없는 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게다가 만일, 일반인들도 자신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순간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더 혼란스러워진다. 황우석 사태 때 쏟아졌던 수많은 언론사들의 감성적 기사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이처럼 ‘정보의 비대칭성’은 쉽게 악용되어 ‘악’의 무기로 둔갑되기가 쉽다. 그리고 모든 전문직종에는 이런 ‘정보의 비대칭성’이 항상 존재한다. 문제는 목숨을 다루는 의료업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의 차이가 극단적이며 그 심각성이 더 크다는 사실이다. 이런 문제는 반드시 구조를 통한 예방적 접근으로 해결해야만 한다. 즉, 올바른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올바른 구조란 거짓은 반드시 손해를 보고 진실은 보상을 받게 되는 구조를 말한다. 나쁜 짓을 해야만 살아남는 구조가 계속되는 한 문제점은 계속 터질 수밖에 없다.

한국의료의 세계화 (출처 : 경향DB)


대한민국의 의료는 저렴함으로 전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의사들의 평균 수익은 선진국 의사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의료는 기본적으로 공공분야이다. 한번도 공공 중심의 운영을 해본 적이 없으니 생소한 주장일 수도 있지만 사실이다. 병원의 호황은 사회 구성원의 질환의 증가를 의미한다는 것만 알아도 의료업과 일반업종의 극단적 성격 차이를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계는 현재 시장경쟁에 내몰려 공공성과는 반대의 구조가 형성되고 강화되어 가는 중이다. 이런 모순적 구조가 ‘정보의 비대칭성’을 통해 얼마나 더 많은 사고들을 만들어낼지 우려스러울 뿐이다. 우리 사회가 의료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이경록 |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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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박타푸르 지진 피해지역 잔해 위에 올라섰다. 마을 전체가 완전히 파괴된 참혹한 모습에 한동안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건물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실종된 가족의 유품을 찾는 이들의 필사적인 몸부림이 지금 네팔의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망자 수가 8000여명에 달하는 네팔 대지진. 유엔 발표에 의하면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아동은 약 90만명에 이른다. 무너진 집과 파괴된 도로처럼 눈에 보이는 피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들 마음의 상처는 더욱 심각하다. 아이들이 자라서 네팔의 잃어버린 세대가 될지, 네팔의 미래를 이끄는 희망의 세대가 될지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달려 있다.

월드비전은 네팔의 미래가 되는 아이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진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10곳에 아동심리치료센터(Child Friendly Space·CFS)를 열었다. 그중 라릿푸르 아동심리치료센터에서는 현재 60여명의 아이들이 다양한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공놀이를 하고, 심리상담치료를 받으며 아이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는다.

네팔이 지금의 상처를 딛고 다시 일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긴급구호를 넘어 재건복구, 재난예방 그리고 지속적인 개발로 연결되는 긴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결코 만만치 않은 시간이다. 특히 지진 전부터 나라의 역량이 부족한 취약국가로 분류된 네팔은 많은 젊은이들이 외국에 노동자로 있는 점, 접근이 어려운 산악에 위치한 피해 마을 등이 많다는 점, 6월부터 시작되는 우기로 인한 2차 피해(수인성 질병, 산사태 등)의 우려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2010년, 21세기 최고의 재난으로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아이티. 나는 아이티 지진 직후부터 2012년까지 1년6개월 동안 현지에 파견되어 긴급구호 및 재건복구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나의 파견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티 대지진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버렸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졌다고 재난지역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월드비전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곳 아이티의 온전한 자립을 위한 재건복구 사업을 진행 중이다.

네팔 지진 발생 지역 (출처 : 경향DB)


아이티의 경우처럼 네팔이 완전히 다시 일어서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 가늠하기 어렵다.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아이티 지진이 그랬듯이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대중의 기억 속에서 네팔은 사라질 테고 네팔의 재건복구는 굉장히 외로운 싸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월드비전은 네팔 지진 피해 아동들이 희망의 세대가 되어 네팔이 다시 한번 히말라야 산맥처럼 우뚝 서는 그 ‘마지막까지’ 함께할 것이다. 나는 ‘삶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다’는 오래된 네팔의 속담을 믿는다. “삶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다.”


강도욱 | 월드비전 국제구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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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네팔

‘졸음운전 종착지는 이 세상이 아닙니다.’ ‘겨우 졸음에 목숨을 거시겠습니까?’ 최근 고속도로를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접해보았을 플래카드라 생각된다. 날씨가 화창해지면서 주말에 가족과 나들이 가는 고속도로에서 장소를 불문하고 달아놓은, 얼핏 봐도 자극적인 문구들을 자동적으로 읽게 되면서 심정이 매우 불쾌해졌다. 계속 반복되는 단어, ‘죽음’ ‘살인’ ‘자살’ ‘고통’ ‘후회’….

처음에는 ‘최근 졸음운전 사고가 급증하고 있나’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그리고 나름 직업정신이 발휘되어 생각이 꼬리를 문다. ‘그래, 정부 기관이 세종시로 옮겨가고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확실히 예전보다는 업무로 인한 지역 간 이동이 많아진 것은 사실일 거야. 나만 해도 세종시를 일주일에 두 번씩은 왔다 갔다 했는데 정말 어떤 날은 졸음을 참느라 애먹었지’ 하며 이해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나치게 자극적인 문구와 너무 자주 보이는 플래카드에 지쳐, 아무리 졸음운전이 심각하다 해도 어린아이 훈육하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위험을 경고할 수 있는 다른 말도 있을 텐데 너무 자극적이고 개수도 많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차에 같이 있던 중학생 딸은 “저렇게 큰 플래카드면 손바닥을 그려놓고 졸리면 여기를 누르세요 하며 졸릴 때 누르는 지압법을 쓴다든지 유머와 해학을 곁들여 충분히 의사전달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물론 고속으로 스쳐지나가는 운전자에게 인식되어야 한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고속도로에서의 졸음운전은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봄철 춘곤증이 몰려오는 시기 정신을 번쩍 차릴 수 있는 자극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는 “졸음운전 하지 맙시다”라는 정도로는 이렇다 할 효과가 없고 오히려 졸음운전 관련 사고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문구를 계속 보며 이동하는 사람 대부분은 ‘졸음운전을 하지 말아야지’하기보다 ‘정말 저 단어 보기 싫다’는 생각이 더 클 것이다. 나들이 후 올라오는 길에 ‘한번 세어보자’라는 심정으로 일정 구간의 사진을 찍었더니 평균 2분 간격이 채 못되어 한 시간 동안 약 40장의 사진을 찍어 또 한번 놀라게 되었다.

대한수면학회와 중외제약 주최로 11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졸음운전 사고예방을 위한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이 졸음운전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출처 : 경향DB)


공공이 설치하는 플래카드는 국민 모두에게 읽히는 것이다. 아무리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사용하는 단어는 품격 있는 순화된 언어를 사용해야 할 것이며, 보는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설치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 수준이 다중이 느끼는 불편감을 넘어 더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면, 플래카드의 개수를 늘려 고속도로에 들어온 이상 어쩔 수 없이 계속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하기보다는 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좀 더 지혜로운 방법으로 국민에게 인지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곽현희 |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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