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가권력에 의하여 피해를 당한 국민들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거의 한 해도 빠짐없이 지뢰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팔다리가 잘리는 등 치명상을 입은 민간인 피해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은 새 정부의 시급한 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지뢰금지 운동이 국제적으로 확대되고 유엔에서 지뢰사용을 금지하는 국제법을 만들 때, 한국 정부는 지뢰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인 지뢰피해자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지뢰 및 불발탄 등 전쟁 무기 피해자는 적어도 2000명 이상이며 이들은 수십년 동안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한숨만 쉬고 있었다. 그런데 정부는 국내 민간인 피해자들의 존재조차 부인하면서 유엔을 통해 외국의 지뢰피해자들에게는 80억원 이상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피해자와 시민단체의 끊임없는 요청으로 2014년 9월 ‘지뢰피해자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제정됐다. 국방부는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피해자들에게 ‘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국가배상법을 원용해 사고 당시의 월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지원금을 계산했다. 피해자들은 실질임금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방부는 이상한 계산법을 들고나와 1950~1960년대 피해자들에게 월평균 100만원도 안되는 지원금을 고집했다. 결국 국회는 국방부 주장을 받아들여 76%에 달하는 지뢰 피해자들에게 최대 2000만원까지만 지급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문제는 1990년대 이후 피해자 가운데는 1억원 이상이 지급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특별법과의 형평성, 같은 지뢰피해자 간의 형평성에도 큰 문제가 있다. 이런데도 국방부는 군 출신 및 공무원들을 심의위원회에 포진시켜 가능한 한 빨리 피해자 문제를 정리하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의 민간인 지뢰피해자들은 민통선 지역에서 거주하거나 농사를 짓는 이주민들인데, 대부분이 지뢰사고에 대해 관할 부대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기 때문에 국가배상법에 의한 보상을 요구할 수 없었다고 한다. 지뢰사고는 안보재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피해 당시에 적극적인 보상에 임하여야 했지만, 국가의 경제상황으로 인하여 보상을 못하였다면 이제라도 실질임금 기준으로 보상하여야 할 것이다. 국방부는 이제라도 민간인 지뢰피해자들의 당연한 권리를 보장하고, 민간인 지뢰 피해자 보상 심사를 민간인 전문가들에게 넘겨야 한다.

조재국 | 사단법인 평화나눔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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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제출을 두고 그 편성 요건의 적법 여부에 관한 일단의 논쟁이 일고 있다. 이는 새로운 정부가 추경 사유로 표방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이 현행법이 규정하고 있는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헌법 제56조, 국가재정법 제89조 제2호)에 해당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현행 헌법과 공직선거법 등에 따르면 새 대통령의 선출일은 12월19일이며 다음연도 예산안 통과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2일, 새 대통령의 임기 개시일은 다음해 2월28일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이미 회계연도가 개시되어 1분기가 지난 5월9일이었지만 논거는 같다. 이에 따르면 전 정부와 국정철학이 전혀 다른 새 정부가 전 정부가 편성한 예산을 그대로 집행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러한 모순된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하여 정권 교체 때마다 발생할 것이다. 대단한 입법 불합리로서 개선되어야 마땅하다. 이를 위해선 헌법이나 국가재정법 등을 개정해 추경편성 사유에 ‘새 정부 수립의 경우’를 추가해야 한다.

참고로 미국의 예산과정을 보면, 대통령예산서 제출기한이 매년 2월 첫째주 월요일이지만 1월20일 취임하는 새 대통령이 1주일여의 시간 안에 예산서를 제출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법정기한을 넘기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93년 1월20일 취임해 2월17일 간단한 보고서를 제출했고, 4월8일 정식 예산서를 제출하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1년 2월28일 간단한 기초서류를 제출하고 역시 4월에야 정식 예산서를 제출했다. 이처럼 새 정부가 그들의 예산을 새로 편성하여 제출할 수 있도록 법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미국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김인철 | 국회의정연수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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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새끼손가락을 구부리지 못하는 사람과 대소변 처리를 혼자 할 수 없는 사람 모두 지체장애인이다. 겉으로 표가 나지 않은 사람, 앉지 못하는 사람, 음식 삼키기 어려운 사람이 같이 뇌병변장애로 진단받는다. 발달장애인 중에는 스스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전적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도 있고,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자해 행동이 심해 약물치료와 보호 장구가 필요한 사람도 있다. 시·청각 장애인도 있고 정신장애인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모든 사람을 장애인이라는 한 단어에 넣고 그들의 복지를 이야기하고, 대학에서 장애인복지론 한 과목을 공부한 사람들이 그들의 복지를 담당한다.

학교를 졸업하면 장애인이 갈 곳은 개인의 능력과 상태와 상관없이 주간 또는 단기보호소, 장애인복지관뿐이다. 그나마 장소와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여 몇 년을 대기해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그곳은 대부분 넓지 않은 실내 공간에 공격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하는 장애인과 몸을 가누지 못하는 장애인이 같이 있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몸이 커지고 행동을 예상할 수 없고, 제어하기 어려운 발달장애 성인은 대부분 여성인 돌보미들이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주간·단기 보호소에 들어가지 못하는 거의 대부분의 성인장애인들은 집에서 가족이 돌봐야 한다.

성인 또는 사춘기가 지난 장애인들을 집에서 돌봐야 하는 엄마들은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기 때문에 마음 편히 음식을 만들거나 몸을 씻을 수도 없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생활이라는 게 없다. 단 몇 분의 휴식을 아쉬워하며 늙어가는 자신을 한탄한다.

얼마 전 12층 난간에 매달린 딸을 붙들고 견딘 엄마의 일상이 어떠했겠는가? 우리는 언제까지 장애인 부모들에게 12층 난간 밖으로 나간 자식을 붙들고 있으라고 할 것인가?

이정미 | 장애아동교육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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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5년 전 필자가 항공회사에 근무할 때 있었던 일이다. 입사 동기생 부인이 내게 부탁을 했다. 친척 오빠 자녀를 우리 집 주소로 옮겨 주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그분은 군 선배로서 참 좋은 분이었다.

부탁을 하는 분과 주소 옮기기를 원하는 분 모두 나와 절친한 사이였다. 하지만 나는 거절했다. 법을 위반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법을 위반하는 것이지만 애들 학교 문제로 그러니 전입을 허락해 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차마 거절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냉정을 찾고 거절했다. 부탁하는 분의 안면을 봐서라도 해주어야 했지만, 나는 원칙을 존중하는 터라 과감하게 거절했다. 하지만 내심 마음은 심히 무겁고 괴로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 부탁을 들어 줄걸’ 하며 후회가 되기도 한다. 정직하게 한 일이지만 그분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편치 못하다. 대통령 다음으로 막중한 사명을 감당해야 할 국무총리가 위장전입을 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국회의원들이 무난히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물며 일개 회사원도 법을 지키려고 노력을 하는데,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말을 수시로 하는 국회의원들은 정말로 그 말을 무겁게 여기고 있는지 묻고 싶다.

공직자는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청문회 때마다 오르내리는 위장전입, 논문 표절, 병역 문제, 학력 위조,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와 성추행을 저지른 사람은 공직의 꿈을 접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은 실수로 저지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계획적으로 저지른 것이므로 이런 일을 저지른 사람은 마땅히 처음부터 공직에 대한 생각을 접어야 한다. 청문회 때마다 늘 이런 식으로 통과할 바에는 차라리 위장전입이라는 법 위반 조항을 없애는 것이 오히려 낫지 않을까 싶다.

이효준 | 부산 북구 시랑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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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환경과 관련된 많은 뉴스를 접한다. 북극 얼음이 녹고 있고 기후가 점점 예측하기 어려워진다는 오래된 이야기부터 미세먼지, 기름 유출, 폐수 방류, 바다 오염, 쓰레기 매립, 핵 폐기물에 관한 뉴스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우리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같은 생활 주변의 수많은 환경위험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이런 환경문제와 환경범죄들은 당장 나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라는 이유로 대부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당장 내집 주변에 쓰레기매립장이나 폐기물 방치장이 없고, 당장 우리 아파트 안에 물고기 떼죽음이 없는 상황이므로 ‘이건 내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이고 누군가는 대처하겠지’라고 생각한다. 이런 무관심과 방치 속에 많은 환경문제들은 잠깐 관심을 끌다 이내 잊히고 만다. 하지만 나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방치했던 이런 문제들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 가운데 하나는 환경범죄에 대한 감시와 단속을 강화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생태하천인지, 오수인지, 공장 폐수인지, 축사 폐수인지, 폐기물인지에 따라 담당하는 부서들이 다르고 이에 따라 서로 책임을 미루어왔다. 집 앞 하천에서 물고기 수천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더라도 이 사건을 책임지고 대처할 부서를 찾기가 어려웠다.

이제 누군가는 주기적으로 지역의 공기질을 측정하고, 수질을 확인하고, 토양의 오염도를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특정한 변화나 문제가 있다면 원인을 찾고 대책을 수립하고 필요하다면 단속과 처벌 역시 해야 한다. 이건 우리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생존권을 지키는 것임과 동시에 우리 아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이다. 나와 상관없다는 이유로 방치해온 환경문제를 이제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생각으로 대해야 한다. 환경문제는 공기청정기와 마스크, 생수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기본권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좀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동규 | 경찰수사연수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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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피해가 발생하면 소속 회사나 기관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런데 대학 교원의 성희롱 사안에서 법원은 대학의 책임을 거의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 가지 이유는, 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피해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하는데 대학 당국은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양성평등기본법은 대학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장에게 성희롱 방지 의무를 부과한다. 예방교육 실시만으로 의무를 다하는 것은 아니다. 성희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는 것도 의무 범위에 포함된다. 피해 발생 및 발생 우려 여부에 대해 대학은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대학 당국이 피해 발생 우려를 ‘알았어야’ 하거나 또는 적어도 ‘알 수 있어야’ 마땅하다면, 피해를 인지하기가 ‘사실상’ 어려웠다는 점을 들어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는 어딘가 어색한 점이 있다.

어느 판례는 성희롱이 학교 교육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진 은밀한 행위로 교원의 직무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도 든 바 있다. 하지만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까지도 업무 관련성 있는 성희롱이라고 전향적으로 인정한 다른 판례(대법원 2005두13414)를 생각해 보면, 이 역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배상책임 확대가 사안 은폐나 피해자 회유로 이어지는 유인이 되지 않을까 걱정할지 모른다. 그러나 은폐나 회유, 압박 등은 그 자체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사유, 법에 따른 관련자 징계 사유에 해당하며 별도의 불법행위가 된다. 은폐와 회유 등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때 법은 관련자를 징계할 수 있도록 정하는 것 외에도, 그 조치 결과를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하는 관리·감독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대학에 과도한 책임이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는 대학이 사후해결 과정에서 얼마나 기민하고 온당한 조치를 취하였는가를 따져보아 이를 감면 사유로 삼으면 해소될 것이다. 배상 인정은 폭넓게 하되 그 액수를 합리적 범위에서 조정하면 제소 남발 우려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피해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성희롱이 본래는 교원의 직무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대학의 배상책임을 폭넓게 인정하는 것은 성희롱 방지 및 사후적 문제 해결의 적절성을 담보하게끔 하는 한 가지 유인이 되리라 본다.

박찬성 | 서울대 인권센터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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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지난해 12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과 가구원 수 등에 따라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는 가구의 전기요금 부담 경감을 통한 에너지 복지 제도를 강화하고, 출산 장려 및 영아 보육에 따른 전기 사용 증가 등을 고려해 출산가구의 전기요금 30% 할인 제도를 신설하여 저출산 문제점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이 수급자나 장애우, 출산 예정자의 각종 복지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수익자 개인이 직접 신청해야 하고 대상자의 생업에 따른 정보 부족 등으로 안타깝지만 복지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전 강원본부에서는 올 초부터 ‘고객 에너지 권리 찾아주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현장 검침원을 통해 누락된 대상자 등을 발굴해 즉시 할인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미수혜자를 꼼꼼하게 발굴해 복지혜택이 대상자 모두에게 돌아가도록 노력하는 시스템이 새로운 복지 제도를 도입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

각종 매스컴 등을 통해 홍보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일선 현장의 유관기관 간에 꾸준히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면서 소외계층을 발굴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자체 주민복지센터, 어린이집 관계자 등 최일선 종사자 등이 ‘발굴은 내가 먼저, 수혜는 내 가족처럼’ 하여 우리 모두가 사랑과 관심의 온도를 높여보면 어떨까?

노상학 | 한전 인제지사 고객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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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문과 방송에 경찰관의 사설 응급차량 교통단속이 과잉단속 아니냐는 기사가 보도돼 세간이 떠들썩했다. 일선에서 교통단속을 하는 경찰관으로서 이번 민간구급차에 대한 교통단속은 논란의 여지없이 적법한 절차에 의한 정당한 행위라고 판단한다.

민간구급차 교통법규 위반 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2418건, 2014년 3153건, 2015년 3397건 등 매해 교통법규 위반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48조에 따르면 구급차 등의 운용자는 구급차 등이 출동할 때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응급구조사를 탑승시켜야 한다. 다만, 의사나 간호사가 탑승한 경우는 제외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 1호가 정의한 ‘응급환자’는 질병, 분만, 각종 사고 및 재해로 인한 부상이나 그 밖의 위급한 상태로 인하여 즉시 필요한 응급처치를 받지 아니하면 생명을 보존할 수 없거나 심신에 중대한 위해(危害)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 또는 이에 준하는 사람으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번에 불거진 사건의 경우 운전자와 환자, 환자 가족 외에는 그 누구도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할 의료진이 없었다. 이는 명백한 위반 행위이며, 응급환자·응급상황도 아니라는 얘기다. 그리고 정말 응급환자였다면 단속 경찰관이 먼저 구급차량을 에스코트해 주었을 것이다. 사이렌을 울려 시민들에게 양보를 구하고, 민간구급차량을 가장 가까운 병원 응급실까지 신속하게 움직이게 했을 것이다. 경찰은 예나 지금이나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는 응급환자가 아님에도 모든 운전자나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고, 사이렌을 울리며 중앙선을 넘고 신호를 위반하는 난폭운전과 얌체운전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이종성 | 횡성경찰서 서원파출소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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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3년의 육아휴직 중 1년만 인정되는 호봉상의 경력을 확대해줄 것을 교육부에 요청해 승인이 내려지고 최종 권한이 있는 인사혁신처의 검토를 기다리고 있다. 교총은 호봉상의 경력 확대가 저출산을 해소하고 육아 제도를 활성화한다고 한다. 공공부문으로 대표되는 교원의 육아 복지가 확대되면 민간의 그것도 같이 좋아져 공공부문과 민간 모두가 저출산 해소와 육아 제도 활성화 등의 혜택을 누린다는 논리이다.

교총의 주장과 달리 교원의 복지 확대가 민간의 복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증거는 별로 없다. 교사는 1987년부터 3년의 육아휴직을 보장받고 있지만 민간은 여전히 최대 1년의 육아휴직을 받고 있고 이마저도 제대로 인정 못 받는 경우도 있다. 전체 근로자의 일부인 교사는 민간의 복지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공공부문이 민간의 변화를 견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은 것이다. 육아휴직 기간 동안 호봉상의 경력이 확대돼도 혜택은 교원에게만 수렴하고 민간으로 발산되기 어렵다.

장기간을 놓고 보면 공공부문이 민간의 변화를 유도한다고 해도 당장 공공부문 복지 확대가 야기하는 막대한 세금 지출은 형평성 논란을 야기한다. 지금도 교사의 육아 복지는 다른 근로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낫다. 반면 적지 않은 민간 근로자는 이러한 보장도 없다. 양측의 복지 수준이 균형을 못 이룬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쪽을 더 높이는 것보다 나은 쪽에 맞추어 부족한 쪽을 끌어올리는 데 세금을 투입해 형평을 맞춰야 한다.

결국, 교총의 호봉상 경력 인정이 확대되어도 민간의 복지 수준이 공공부문과 발맞춰 움직일 가능성은 낮다. 설령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더라도 당장 요구되는 엄청난 세금을 상대적으로 높은 복지의 수준을 더 끌어올리는 데 쓰는 게 최선인지 숙고해봐야 한다.

최시영 | 서울 강남구 언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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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와 강원도의 공통점 중 하나는 지역을 대표하는 지방은행이 없다는 것이다. 영남과 호남에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은행들이 활발하게 영업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이 없다는 것은 예상외로 큰 문제점이 될 수 있다. 우선 4대 시중은행들의 신규 진출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지역주민들이 겪고 있는 금융소외는 물론이고 지역사회 자체 개발과 지역산업 육성에도 어려움이 있다. 지방분권이 성공하려면 지방경제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시작부터 어려운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지방분권 강화에 목소리를 냈다. 지방분권 강화의 물꼬는 지방은행의 설립이 될 수 있다. 지방분권이 성공하려면 지방경제 활성화로 인구유입이 되고, 이렇게 늘어난 인구에 맞는 인프라가 구축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출처: 경향신문DB

지방은행이 설립되면 지역에서 조성된 자금이 지역산업발전을 위해 투자되고, 지역의 실물부문 발전으로 금융수요가 증대돼 금융산업이 호전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수 있다. 금융의 발전에서 실물로의 전파 또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또한 지역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인들의 원활한 운영자금 지원으로 해당 지역의 자체적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철수하는 지점을 메우기만 하는 움직임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판을 바꾸고,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시발점이 지방은행 설립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트렌드가 모바일을 이용한 금융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는다. 지점 중심 그리고 지역 중심의 은행 설립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 특색을 잘 아는 지방은행들이 그 특색에 맞게 영업을 한다면 지역 주민들에게는 금융 혜택을, 해당 지역에는 경제활성화를, 국가적으로는 지방균형발전을 가져다주는 정책적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문찬우 | 숭실대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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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문제로 촉발된 중국의 한한령으로 한류가 큰 위기에 처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한류의 위기는 새로운 게 아니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과거사에 대한 일왕 사과 요구 이후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일본 내 한류 열풍은 급격히 식었다. 일본의 심각한 반한·혐한 분위기로 인해 한류 콘텐츠 업체가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오히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한류는 특성상 다른 나라의 정치·외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예측할 수 없는 정치·외교적 변수로 언제 위기나 기회가 찾아올지 모를 일이다. 따라서 정부 당국은 이 시점에서 한류 산업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 일본과 중국이 주는 교훈처럼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한류 시장 다변화를 위해 한 나라에 지나치게 높은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나 유럽 등을 대상으로 투자와 지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단순히 한류 콘텐츠를 수출하고 유통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현지 자회사 설립, 현지 프로모션과의 상호 합작 콘텐츠 제작 확대 등 한류 현지화 전략으로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 또한 국경 개념이 없는 새로운 유형의 문화 콘텐츠 유통 경로 개발로 당사국의 규제를 뚫거나 우회하는 전략적 노력이 필요하다.

냉혹한 국제 질서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우리 스스로 힘을 키우는 길밖에는 없음을 이번 사태로 뼈저리게 절감했다. 한류로 인해 경제적 이익도 컸지만 우리나라의 국격과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사드로 촉발된 중국의 대국답지 않은 제재를 한류 산업 전반을 재정비하고, 한류 콘텐츠의 생산·유통·소비 경로를 질적으로 개선하는 기회로 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김은경 | 주부·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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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자 경향신문 독자투고란에 실린 ‘고시제도 폐지해 4차 산업시대 대비를’에 반론을 제기한다.

첫째, 글쓴이가 지적한 매년 30만여명에 이르는 고시 낭인의 문제로부터 고시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당위가 어떻게 나오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고시제도가 없어져도 공무원을 희망하는 수험생 수가 크게 줄 가능성은 낮다. 수많은 지원자가 고시제도에 목매는 이유는 민간 직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고용의 안정성에 있다. 채용시장을 주도하는 민간 직렬이 고용 안정성을 높이면 고시 낭인이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 둘째, 글쓴이는 고시가 암기식 시험문제로 구성돼 지원자의 실용적 능력 평가가 어렵다고 하나 이는 부분만 사실이다. 단순 관리직인 7·9급 공채는 암기 시험이라고도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반면 고시제도의 핵심인 5급 공채는 사고 능력 시험에 가깝다. 1차 필기는 객관식이지만 암기로 풀리는 문제가 절대 아니다. 2차 필기는 논문형 주관식이고 이론들에 대한 지엽적이고 불필요한 암기가 아닌 오히려 이들을 선별·융합하는 지적 능력이 더 요구된다. 셋째, 글쓴이는 고시제도가 대학 교육과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고 하나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7·9급 공채의 경우 대학 교육과 연계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어도 5급 공채는 연계성이 부족하지 않다. 각 학과에 설치된 전공 강의가 시험과목과 겹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글쓴이가 제안한 탄력적 공무원 채용 방식은 크게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공무원 민간경력 특별채용이 이미 시행 중이다. 글쓴이가 추가적으로 주문한 부처별 채용 방안도 몇 년 전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의 딸 특별채용 논란을 상기할 때 시기상조로 보인다. 인사혁신처가 채용을 관리·감독해야 채용 비리의 가능성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최시영 | 서울 강남구 언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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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개교를 앞둔 서울대 시흥캠퍼스로 촉발된 서울대 행정관 점거와 물리력을 동원한 해산, 재점거와 폭력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서울대에 이러한 극한 대립과 갈등은 근래에 없었다. 필자는 현 상황의 근본 원인으로 성낙인 총장의 리더십 부족을 지적하려 한다.

모든 정책은 정책 대상자의 이해관계를 변화시키기에 갈등이 필연적이다. 이러한 정책 갈등은 초기에 관리되지 않으면 확대되는 특징을 가지므로, 자칫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놓칠 수 있다. 거시적 이념과 시장 논리는 차치하고서라도 집단 의무 기숙, 학생 자치 붕괴, 학문 서열화, 등록금 폭등과 같은 학생들의 근본적 문제제기는 정책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성 총장은 권위주의 행정으로 반응했다. 국정감사에서 구성원과 끊임없이 소통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시협약 기습 체결을 일방으로 통보하여 상의하달의 시대착오적 소통 방식을 드러냈다. 시흥캠퍼스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신설되었던 학내 기구는 성 총장 임기 내내 사실상 마비되고 관련 보직 교수들은 사임한 지 오래다. 점거 학생들을 강제 퇴거시킨 시점도 대통령 탄핵이라는 절묘한 시점에 맞물려 정치적 오해를 받기도 했다. 결국 시흥캠퍼스의 미래 가치와 본질의 구현은 소멸되고, 자본과 땅, 물질적 가치를 배분하는 논의로 대체되었다. 성 총장의 불통 행정이 사태 악화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일전에 성 총장이 학생들에게 사과를 했다. 담화문 발표로 불통이 면죄되는 것은 아니다. 그가 학내 반발을 품에 안을 품격 있는 지도자로서 권한 행사를 최대한 자제하고 끊임없는 소통의 미학과 진심 어린 대화의 자세를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아마 성 총장 퇴진이라는 구호가 울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엄단의 원칙만 강조한다면 해결은 요원하다. 차라리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해결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더 큰 파국 전에 성 총장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김두현 |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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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3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국가고시제도의 장점은 공무원 선발의 공정성과 객관성, 사회유동성, 유능한 엘리트 관료의 양성, 기회 균등 보장 등이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단점이 존재한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고시 낭인 양산이다. 20~30대 고시 낭인, 공시 낭인이 매년 30만여명에 이르며,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둘째, 암기식 시험 문제가 직무수행 과정에 필요한 실용적 능력 평가를 어렵게 한다. 공직 내부의 상위직급이 고시 출신 위주로 구성돼 경쟁이 부족하고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배경으로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미흡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근래 제4차 산업혁명 도래에 따른 정부기능의 변화와 재조정 등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력구조 개편 필요성이 제기된다. 셋째, 대학에 설치된 학과와 국가고시 간에 상호 연계성이 미약해 대학교육과 사회교육 시스템을 왜곡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공무원 채용의 폐쇄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고시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고시제도를 폐지하면 공무원 조직 내의 계파, 학파, 지역, 고시 기수 등을 혁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퇴직 후 공무원 낙하산 문제 해소, 관피아 문제 해소, 고시 낭인 방지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공무원 채용에서 탄력성을 보이고 있는 외국 사례들은 독일의 민간인 신분의 공근무자 제도 및 영국의 파트타임 공무원 제도를 들 수 있다. 스웨덴은 공직이 민간에 완전히 개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공무원 채용시험도 없고, 공무원법도 없으며 공직에 결원이 생길 경우 채용공고를 통해 자유경쟁을 거쳐 임용한다. 미국 인사관리처(OPM)는 각 부처가 시행할 채용 시험 및 기준만 제시하고, 부처별로 재량권을 갖고 채용하며 입직 후 승진이나 승급 등도 독립적이다. 영국은 부처별로 공개, 임시, 기간 외, 한시 채용 등 필요에 따라 신축적으로 채용하며, 시험 또한 대행사가 대행한다. 각 정부기관이 스스로 공무원을 채용, 선발하는 개방형 임용구조인 것이다. 따라서 인사혁신처는 채용기준만 제시하고, 채용은 각 부처가 적절하게 상황에 맞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방안이 요구된다.

이종수 | 중앙대 행정대학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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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3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군병원 외래·입원환자 현황’을 보면 2015년 군병원에서 약 157만건의 외래진료가 이루어졌고, 장병 4만5574명이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 장병들을 위해 단위별로 군병원 등 군의료기관이 있다. 하지만 수술이 필요한 장병들이 민간병원 진료를 선호하고, 때로는 담당 군의관으로부터 민간병원 진료를 권유받아 수술을 받고 있다.

군인연금법상 훈련·작전 중 부상을 당한 하사 이상 현역 군인의 민간병원 진료는 반드시 소속 부대의 전공상 승인 및 국방부의 공무상요양비 승인 등 소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병들은 이러한 내용을 부대나 군병원에서 안내받지 못하고 임의로 민간병원 진료를 통해 건강보험을 적용받고 있다. 물론 민간병원 진료 이후에라도 국방부 승인이 있으면 관계없지만 국방부의 공상장병 민간병원 진료는 ‘군병원의 진료능력 초과, 응급성 고려’에 따라 결정되므로 현실적으로 사후승인을 받기가 쉽지 않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장병이 민간병원 진료 후 공상승인을 받지 못하면 국민건강보험법상 ‘타 법령에 의한 보험급여를 받게 되는 때’에 해당돼 보험급여 제한 사유에 속한다. 민간병원에 지급된 진료비(건강보험 부담금)를 해당 장병에게서 환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픈 사람이면 누구나 더 나은 진료를 받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완벽하게 회복해서 부대로 복귀하고픈 마음으로 민간병원 진료를 받았는데, 공상승인을 받지 못해 치료비용을 본인이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장병들에게 ‘충성’을 말하기가 낯뜨겁다.

황정익 | 건강보험공단 인천남부지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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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6년 수입식품 검사연보’에 따르면 2015년 농식품 수입건수는 2014년보다 7.9% 증가한 59만8082건을 기록했다. 수입국과 수입품목도 2014년에는 157개국으로부터 2652개 품목의 농식품을 수입했는데 2015년에는 171개국 2724개 품목으로 각각 7.5%와 2.7% 증가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브라질산 닭고기 유통 파문에 이어 중국산 수입쌀에서 악취가 나고 곰팡이처럼 보이는 검은색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수입 농식품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수입식품 안전관리특별법’을 통해 현지 실사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지만 실제로 식약처가 지난해 현지 실사를 실시한 수출업체는 78곳에 불과했다. 우리나라로 농식품을 수출하는 업체가 3만3000여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 수준이다. 이제부터라도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수입 농식품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농식품에 대해서도 보다 체계적인 분석과 생산, 유통, 판매 과정의 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우리 농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농업·농촌은 이상기온·고령화·개방화 등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수입 농식품의 안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지금 우리 농식품의 안전성을 믿고 구매하여 어려운 농업·농촌 위기 극복과 농가소득 증대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김응식 |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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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주주의 역사가 길지 않지만 나름 성공한 정부가 있고 실패한 정부가 있다. 실패한 정부를 들여다보면 대형사고가 꼭 끼어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 괌 비행 추락사고 등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김영삼 정부는 결국 금융위기와 함께 막을 내렸다. 박근혜 정부도 세월호 침몰,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다가 결국 이리 되었다. 대형재난은 모든 정치·사회적 이슈를 빨아들인다. 원인규명, 관련자 처벌, 예방책 마련 등을 하느라 우왕좌왕하다 보면 국정동력을 잃고 정권의 실패로 귀결되는 것이다.

안전에 실패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안전시스템을 만들지 못하고, 이론과 실행력을 갖춘 인재들을 발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은 안전시스템이 생활 그 자체에 녹아들어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수업이나 근무시간 가릴 것 없이 비상 사이렌이 울린다. 일단 사이렌이 울리면 이후의 과정은 물 흐르듯 진행된다. 방송 담당자는 방송을 하고, 대피 인솔자는 뛰어다니며 문을 두드리고, 사람들은 질서정연하게 밖으로 대피한다. 어느 경우에도 예외는 없다. 학업과 직장으로 미국에서 7년 남짓 머무는 동안 사이렌 소리에 밖으로 대피한 게 족히 30번도 넘는다. 허겁지겁 대피했지만 대부분 아무 일 없이 종결됐다. 언뜻 보면 비효율적이고 한심한 짓 같지만 만에 한 번 일어날지 모르는 사건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 이들의 안전시스템의 본질이다. 현장에 정통한 실행력을 갖춘 인재들을 발굴해 책임있는 자리에 앉히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경기에 뛴 적이 없는 사람을 코치나 감독으로 발탁하는 경우가 거의 없듯 현장을 모르는 사람을 안전부문의 주요직에 앉혀서는 안된다. 고위공무원이 교각의 안전성을 점검한다고 수십미터 교량에 매달려 있는 광경은 우리에게는 드물지만 이들 국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현장의 격렬함이 뼛속에 각인되어 있는 진짜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워야 재난의 예방과 대처가 가능하다.

곧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대형재난 한번이면 그 정부는 곧바로 추진력을 잃고 실패한다. 현장에 정통한 유능한 인재들을 발굴하여 안전 관련 주요자리에 포진시키고 물 흐르듯 매끄러운 안전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이것이 정부가 실패하지 않는 열쇠이다.

성낙문 |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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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을 자주 이용하는데 며칠 전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 내가 부친 편지가 4~5일 만에 되돌아온 것이다. ‘본 우편물은 요금 부족(미납)으로 인하여 우편법시행령 제33조 1항에 의거 반송 조치하오니 보완하여 재발송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편지봉투에 호치키스로 꽉 박혀 있었다. 이런 황당한 경험을 한 이가 적지 않으리라고 본다.

필자는 우체국을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도 지난 1일부터 우편요금이 인상된다는 사실을 몰랐다. 어디에서도 우편요금 인상 안내문을 본 적이 없었다.

우편요금 인상이 우편량 감소로 우정사업본부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 따른 조치라는 것은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다. 우편요금을 인상하려면 미리 매스컴은 물론 현수막이나 안내문 부착 등 여러 경로로 충분한 홍보와 안내를 해야 하거늘 그런 과정이 없었다. 일례로 우편번호가 6자리에서 5자리로 줄어들 때 우정사업본부는 국민에게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2017 우정사업 발전방향 정책토론회'가 지난 4월6일 오전 서울 중앙우체국에서 열려 미래 지속가능한 우정사업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왼쪽부터 이삼열 연세대학교 교수,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부원장, 이준서 동국대 교수, 박용성 단국대 교수, 권상원 우정노조 노사교섭처장. 우정사업본부 제공

우정사업본부 측에 우편요금 인상에 대한 사전 고지의 절대 부족을 지적하니, 요금 인상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승인이 3월 초에 나다 보니 제대로 홍보 및 안내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짧은 기간이라도 요금 인상에 대한 홍보나 안내를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30원짜리 우표를 사기 위해 우체국에 갔다. 전에 사두었던 300원짜리 우표에 더해 인상된 요금의 우표를 붙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30원짜리 우표는 2~3일 후에 나온다고 한다. 이렇듯 기본적인 준비도 하지 않고 요금 인상을 강행하다니 어이가 없다. 우편요금이 인상된 줄도 모르고 보낸 우편물에 반송 사유 안내문을 붙여, 그 우편물을 다시 반송하는 등의 수고를 차라리 우편요금 인상을 고지하는 데 쏟았더라면 다수의 국민과 집배원이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앞으로 두 번 다시는 이처럼 국민을 짜증 나게 하는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말았으면 한다.

배연일 | 창원대 특수교육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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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과학기술적 발전을 위해선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의 과학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해야 한다. 이렇게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선 과학교육제도를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첫째, 과학교육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선 과학 교과에 지역사회의 도움을 연계시키는 것이다. 일례로 특허와 노벨상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에선 과학교육을 지역사회와 함께 진행한다. 학생들이 직접 과학 관련 연구소에서 과학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준다. 따라서 이스라엘에선 학생들이 학교에서 단순히 이론적 과학지식만을 학습하는 것이 아닌 학습한 내용을 연구소 연구원들과 함께 실험해보고 탐구해보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보다 많은 학생이 과학에 대한 흥미를 발견하게 되고, 미래 과학기술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둘째, 과학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과학과 대중의 소통이 비교적 잘되어 있는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과학관을 살펴보면, 과학관이 학교 과학교육과정과 연계돼 구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학생들이 학교 수업의 연장선으로 과학관에서 자유롭게 과학을 탐구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의 과학관을 살펴보면 과학 전시물들과 과학교육과정의 연계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학생들이 학교라는 울타리 밖에서도 끊임없이 과학과 소통하며 과학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함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선 교육과정에 맞게 과학관의 과학 전시물들을 배치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개발해 보급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방법들 외에도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심어줄 수 있도록 교육제도를 개선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과학교육제도의 변화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많은 사람이 우리 과학교육의 문제점을 깨닫고, 과학과 학생 간의 끊어진 소통을 다시 잇기 위해 노력한다면 어린 과학영재들로 가득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이 나날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윤민지 | 단국대 과학교육과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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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에 약 340만명이 병·의원을 찾는다. 또 이 가운데 53만명가량은 병·의원에 입원한다. 반면 병·의원을 찾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진료하거나 치료하는 의료행위를 어떤 면허 또는 자격을 가진 사람이 하는지 알지 못한다.

실제로 집 근처 동네의원만 가보더라도 그렇다. 동네의원 근무자들이 모두 명찰을 착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료행위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것은 병·의원을 찾은 환자가 당연히 누려야 할 알권리를 제한당하는 것이며 환자 안전마저 중대하게 위협하는 일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병원 근무자의 명찰 착용을 의무화한 의료법 시행령을 지난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의료 관련 단체의 반대와 준비 부족 등으로 시행되지 못하자 당국은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의료인 등의 명찰 표시 내용 등에 관한 기준’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이 또한 반대에 부딪혀 실시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환자가 안전을 직접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이 법안이 시행되지 못하면서 병·의원에서 여전히 무면허자와 무자격자를 통한 불법 대리수술이 이뤄지는 등 사회적 문제가 근절되지 못하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언제쯤 병·의원을 찾은 환자가 적법한 면허와 자격을 갖춘 의료종사자로부터 최선의 의료를 제공받는 날이 올까? 이를 지켜보는 시민의 입장에서 참으로 안타깝다. 더구나 의료계 스스로 ‘의료 현장을 무시한 조치라 반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환자의 안전과 알권리를 무시해온 것을 병·의원 운영자들이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닌가 싶어 더욱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박신유 | 이화여대 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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