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낮에는 차량 탁송 일을 하고, 저녁에는 대리기사로 일한다. 평균적으로 하루 12시간을 일하고 한 달에 벌어들이는 수입은 평균 270만~280만원 남짓이다. 이 중 ‘오더’마다 회사 수수료 20%, 운전자 보험료 15만5000원, 프로그램 사용료 3만원과 대중교통 이용료를 빼고 나면 평균 순수입은 170만원 정도다. 최저임금보다는 조금 더 많지만, 네 가족이 살기에는 아주 빠듯하다.

특히 대중교통 이용료 부담이 너무 크다. 나는 대중교통 이용료로 지난 1월 23만5000원, 2월 21만7000원을 지출했다. 물론 택시요금은 제외한 것이다. 대리탁송 일을 하는 기사들은 대부분 이 정도의 대중교통 이용료를 지출하는 것으로 안다. 대리탁송기사에게 대중교통은 필수적이다. 출퇴근을 위해 하루 두세 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반인들에게는 대중교통요금이 부담이 안될지 모르지만, 나처럼 하루 평균 7~8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리탁송기사들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빠른 이동을 위해 광역버스나 신분당선 혹은 택시를 이용하게 되면 하루에 2만원 이상의 교통비가 들기도 한다.

대중교통 이용료는 지난 10년간 평균 물가상승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올랐다. 그사이 대리탁송 운임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하락해 온 것이 사실이다. 대리탁송기사 입장에서 합리적이고 면밀한 정책이 수립됐으면 한다.

현재 이른 시간 대중교통 이용자에겐 요금의 20%를 할인해주는 제도가 시행 중이다. 이처럼 조금만 생각하면 강구할 수 있는 방안은 많다고 본다. 현재 오전 7시~오후 9시에 적용되는 환승 가능시간은 30분이다. 이를 오후 9시~오전 7시에 적용되는 1시간으로 늘려주면 좋을 것 같다. 대리탁송기사들은 한 시간 이내에 두세 번 환승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월 대중교통 이용료 총액에 대한 상한제도 검토할 만하다. 정해진 금액 이상 대중교통요금이 발생하면 추가 요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해주는 방안이다. 가장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은 정해진 요금을 사전에 지불하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 제도다. 정기권 제도는 많은 유럽 국가에서 오래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정기권 제도는 나와 같은 대리탁송기사들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동차 사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도 엠패스라고 해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대중교통 자유이용권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를 보완해 국내인에게도 적용했으면 한다.

박사노 | 대리탁송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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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와 취업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갈수록 만혼 추세가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출생 통계’를 보면 아기를 낳은 전체 산모 가운데 35세 이상 산모 비율이 23.9%를 차지했다. 이는 2014년(21.6%)에 비하면 2.3%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35세 이상 산모 비율은 1995년 4.7%에서 2005년 10.6%로 늘어난 데 이어 또다시 10년 만에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 산모 4명 중 약 1명은 35세 이상 고령 해산(解産)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평균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20대 여성의 해산율은 감소하고, 30~40대 여성의 해산율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해산 연령은 32.2세로 나타났다. 이를 1995년의 27.9세와 비교하면 20년 만에 4.3세나 높아졌다. 특히 35~39세의 해산율(35~39세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이 48.3명이었다.

초산 연령이 35세를 넘으면 해산 시 더 긴 진통이 따르고, 신생아나 산모 중 어느 한쪽의 사망을 초래할 위험도 커진다. 이뿐만 아니라 35세 이상의 고령 해산은 난산은 물론 미숙아나 기형아의 해산, 자연유산, 불임, 임신중독증의 가능성이 커진다. 게다가 선천성 질병이 있는 아기를 낳을 확률 또한 30세가 넘어 해산하면 200 대 1이지만 35세가 넘어 해산하게 되면 50 대 1로 가파르게 상승한다. 특히 40세 이상의 산모는 다운증후군 해산 확률이 매우 커지므로 더욱 유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결혼할 것인지 말 것인지, 또 한다면 언제 할 것인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고령 해산이 이토록 위험하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또한 관계당국은 고령 해산 증가 추세에 대비하기 위해 산모들을 대상으로 고령 해산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검진 체계를 정비하는 등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다.

배연일 | 경안신학대학원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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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에 도로 주행을 하다 보면 중앙선 반대편에서 마주 오는 자동차의 전조등과 앞선 자동차의 후미등이 지나치게 밝아 순간 시야 확보가 안되거나 눈이 피로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런 자동차 대부분은 일반 자동차보다 불빛이 몇 배 이상 강력한 고전압 방출(HID) 또는 LED 등화장치를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자동차 부품의 튜닝은 자동차관리법 제34조에 따라 관계당국의 승인을 받은 경우 가능하다.

하지만 승인을 받지 않고 불법 개조한 등화장치를 장착하고 주행하는 자동차가 적지 않다는 게 문제다. 이런 운전자에 대한 제재도 미흡하기 때문에 불법 개조된 자동차가 여전히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불법 개조된 등화장치는 도로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불법 개조된 후미등을 켜고 야간에 서행하거나 정지해 있는 자동차를 뒤따르는 자동차의 운전자는 강력한 불빛을 정면 응시하고 있기 때문에 눈부심이나 눈의 피로감이 크다. 후방 안개등까지 점등된 경우 불편함은 배가 된다. 불법 개조된 전조등은 더 큰 문제다. 불법 개조된 전조등을 켜고 주행하면 중앙선 넘어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자동차 운전자의 시야를 순간적으로 가리게 된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불필요하게 상향등을 켜고 주행하는 것도 중앙선 넘어 상대방 운전자의 시야를 가린다.

등화장치 불법 개조로 인한 운전자의 시야 제약을 단순히 개인 운전자의 불편함으로 넘겨볼 게 아니다. 습관적으로 켜고 다니는 상향등도 다른 운전자에게 큰 피해가 될 수 있다. 일일이 법 규정을 따지기 전에 상대방 운전자를 배려하면 될 일이다. 최후의 수단으로 관계당국이 자동차관리법 제81조 및 도로교통법 제156조에 따라 벌칙을 적절히 운용해 선량한 운전자의 피해를 막아줘야 한다.

최시영 | 전 연세국제평론 부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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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구성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 정부형태 및 기본권 등의 개정 논의가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에서 일반적인 의원내각제를, 국회나 정당을 불신하는 일반인은 대통령제를 선호하며, 절충안으로 다양한 분권형 대통령제가 논의 중이다. 그러나 어떠한 정부형태를 택하더라도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 득표-의석 불비례를 헌법재판소가 점진적으로 바로잡게 할 헌법 규정이 필요하다.

현행 지역구 선거에서는 한 표라도 더 많이 받은 후보만이 당선되기 때문에 절반 가까운 표가 휴지조각이 되고, 소수정당은 지지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석만 차지해 민의의 자유로운 표명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소수정당 비율이 높고, 시민단체와 전문가의 목소리가 커서 선거개혁에 유리하다. 2014년 국회 헌법개정자문위원회 개헌안에서는 아예 국회의원 절반을 비례대표로 선출하도록 못 박았다.

그러나 의석수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지역구 의원들이 당장 지역구가 줄어들 개헌안에 찬성하기는 어려우므로 차선책으로 “정당 득표와 의석수 사이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를 점진적으로 도입한다”는 식의 조항을 추가하는 방안이 있다. 헌재는 이를 근거로 정당 득표-의석 불비례를 시정할 수 있다.

그동안 헌재는 선거구 인구편차 조정, 후보 기탁금 인하,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의 공정한 심판 역할을 해왔다. 점진적 비례성 강화 조항이 생기면 적어도 작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비례대표를 300석 중 54석에서 47석으로 줄인 것과 같은 개악을 막을 수 있다. 비례성 강화가 장기간 지지부진하면 헌재가 적극적으로 독일식 비례대표제 같은 개혁을 의무화할 수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 19개국은 헌법에 국회의원 선거의 비례성 보장 규정을 두고 있으며,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은 헌법에 지방의회 선거에서도 비례성을 보장하고 있다. 이번 개헌이 비례대표 개혁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신희석 연세대 법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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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기념하지 않는 나라는 세계에서 거의 없다. 미국 같은 나라는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의 주가, 스승의 날이 들어 있는 일주일 동안 여러 가지 행사를 한다. 국가 발전의 원동력인 인재 양성의 막중한 임무를 맡은 교사의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서 지정된 날이 스승의 날이다.

고대 그리스의 플루타르크는 교사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했다. “부모로부터는 생명을 받았으나, 스승으로부터는 생명을 보람 있게 하기를 배웠다.” 스승의 도움이 없다면 바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국가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피교육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존경하는 선생님과 존경하지 않는 선생님에게 같은 지적인 내용을 똑같은 방법으로 교육받았을 경우 학업성취도를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두말할 것 없이 존경하는 선생님에게 수업받은 그룹이 높게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가 점점 사라지고, 최근에는 스승의 날이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 당국은 촌지로 인해 파생되는 독소를 막기 위해 고육책으로 스승의 날 행사를 축소시켰다. 평등교육을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결과 스승의 날은 있으나 마나 하는 날이 되었고, 교권은 더 추락하게 되었다. 교권이 추락하니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심지어는 잘못을 선도하려는 교사에게 불손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학생이 나타나는 참담한 현실이다.

교육을 정상궤도로 복원시키기 위해서는 교권을 확립해 주어야 한다. 교권도 세우고, 촌지의 부작용도 없으며, 참교육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스승의 날을 학년 말인 2월 중순경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스승의 날을 학년 말로 옮기면 촌지의 부작용이 사라지고, 긴 기간 가르침을 받았으므로 학생들 사이에서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이 자발적으로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박 전직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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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군은 지방부채가 없는 흑자 자치군임을 자랑하고 있다. 완도군은 도서벽지의 어려운 지역 환경이었지만, 군수와 군의회가 앞장서 바다를 이용하고 새롭게 개척해 소득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군민들의 개인 소득을 높였고 경제가 자립하는 군으로 성장 발전한 것이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전임자가 남긴 엄청난 부채를 모두 갚음으로써 지방부채 없는 성남시를 자랑한다.

밖에서 벌어들이는 것은 적은데 안에서 씀씀이가 크면 빚을 지게 되며 이를 갚지 못하고 해를 넘기면 부채로 남아 문제가 된다. 빚을 지면서 살림을 꾸려간다는 것은 기본적인 능력이 모자라는 통치자라 할 수 있다. 광주·전남에서 지방부채가 많은 시·군은 목포시와 나주시다. 나주시의 경우 시장 당선자가 사무인계를 받지 않으려 할 정도로 빚이 많은 경우다.

풀뿌리 민주정치라 불리는 지방자치의 역기능 가운데 하나는 재정자립도는 낮은데 축제나 청사 신축 등으로 막대한 빚을 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자체장들은 임기 중에 진 빚을 책임지지 않고 후임자에게 물려주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선출직 지자체장은 선거를 염두에 두고 인기를 끌기 위해 선심성으로 시설을 건립하고 사업을 해서 빚을 지게 된다. 해마다 지자체들이 지역 축제에 수백억원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빚을 져도 책임이 없으니 긴축예산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지방의회 역시 필요없는 지방사업을 빚내서 하게 함으로써 지자체가 빚에 허덕이게 한다.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개인에 대해 신용불량과 파산선고를 하듯이 빚을 갚지 못하는 지자체는 합병하거나 폐쇄해야 한다. 지방 살림은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리는 경제원칙에 따라 꾸려 나가야 한다. 지자체장 후보자들은 지방부채를 어떻게 갚겠다는 대안을 제1의 공약으로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빚을 갚으며 지방행정을 펼쳐온 성남시와 완도군의 지방자치 철학을 빚쟁이 단체장들은 배우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정기연 | 전 영암 신북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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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었다. 한참을 길 잃은 자리에서 서성거린다.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방향감각을 상실했다. 그러다 올림픽공원 동문으로 가는 곳, ‘올림픽공원역’을 알려주는 이정표 앞에 선다. 이정표는 ‘주로 도로상에서 어느 곳까지의 거리 및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 또는 ‘어떤 일이나 목적의 기준’이라고 정의된다.

나는 이름보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평생을 살았다. 선생님 자리에서 내려온, 선생님 직업에서 떠난 사람은 이제 어떤 호칭으로 불릴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 어떤 호칭으로 불릴 자리, 직업을 떠났다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길에 서 있는지,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를 그 자신도 모르게 한다. 그러다 문득 이정표를 본다. 이정표에 대한 다양한 사전적 의미가 다가온다. 이제 평생을 들어온 선생님 소리를 접고 한 개인으로 사회에 서야 할 시점이다. 60이란 나이가 주는 버거움이 현실이 된다. 평생 나를 규정했던 어떤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잃고 새로이 어떤 한 사람으로서 100세 시대에 서기 위한 서툴고 미숙한 발버둥을 시작한다. ‘여행이 끝났을 때 길은 시작된다(As the voyage is completed, the road begins).’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많은 제자들에게 수없이 했던 말이다. 새삼 이 말을 60대에 선 나 자신에게 각인시킨다. 새로운 길이 시작될 것이고 길이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며 믿으려 세뇌시킨다.

청년들도 어디건 사회에 발을 내딛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갈 길 몰라 방황하는 ‘잃어버린 세대’는 1920년대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2017년 한국 청년들의 모습이다. 길을 잃은 60대 부모와 30대 자녀들이 ‘길 찾기’에 온 마음과 정신을 다 쏟고 있다. 어떻게 길을 찾아야 하는가? 올곧고 바르고 정직한 이정표는 진정 어디에 있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길 찾기는 계속된다.

유명숙 | 시민·서울 송파구 위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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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월 초·중순이 되면 전국 학교의 졸업식이 열린다. 학생들은 친구들, 선생님과 헤어지고 정들었던 학교를 다시 오지 못할 생각에 시원섭섭한 마음을 가지고 울다가 웃는다.

그런데 이렇게 기쁨과 슬픔 등 만감이 교차하는 때에 갑자기 밀가루가 날아든다. 학생들은 다른 학생에게 달려들어 교복을 찢는다. 당황한 학생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뒤풀이라는 미명하에 벌어지는 참극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경험은 악몽으로, 범죄의 추억으로 뇌리에 잦아들고 오래 기억된다.

졸업식 뒤풀이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못된 장난 정도로 치부되곤 했다. 그러나 점점 장난을 넘어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는 뒤풀이 영상을 보면 도저히 장난으로 볼 수 없는 심한 폭력만이 있을 뿐이다. 이러한 신체적·정신적 폭력이 수반된 뒤풀이 문화를 ‘강압적 졸업식 뒤풀이’라고 부른다. 뒤풀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밀가루, 계란 등을 뿌리고 던지는 행동은 폭행죄로 형법상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옷을 찢어 알몸이 되게 하는 것은 강제추행죄로 10년 이하 징역, 1500만원 이하의 벌금, 뒤풀이 회식비 명목으로 폭행·협박해 돈을 뺏으면 공갈죄로 10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뒤풀이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인식 전환이 우선되어야 한다. 졸업식 전 잘못된 뒤풀이 문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인지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뒤풀이 문화가 빚어내는 피해에 대한 공감교육도 실시돼야 한다. 또한 선생님, 학부모들이 강압적 졸업식 뒤풀이는 범죄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명확히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

졸업식은 끝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다. 졸업을 하는 학생들이 유종의 미를 거둬 오랫동안 좋은 기억에 남는,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건강한 졸업식이 되길 기원한다.

박정길 | 시흥경찰서 신천파출소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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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9일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 이후 두 달 넘도록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사이에 관제데모로 의심받는 탄핵 반대 시위가 대대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은 탄핵심판의 진행을 늦추는 지연전술을 쓰고 있다.

헌재의 심판을 통해 탄핵을 결정하는 현행 헌법의 규정은 장점이 있다. 탄핵심판 과정을 통해 새로운 진실이 드러날 수 있으며, 탄핵이 필요한지에 대해 국민이 숙고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대통령이 임명한 권력자들이 잔존하고 있기 때문에 심판 과정에서 새로운 진실이 밝혀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게다가 국민은 탄핵을 결정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헌재에서 진행되는 탄핵심판에서 국민은 숙의하는 민주주의의 주권자가 아니라, 구경꾼이 되고 있을 뿐이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14차 촛불집회의 참석자들이 연사들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렇듯 헌재에 의한 탄핵심판은 결정적 단점을 가지고 있다. 몇 달씩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재판을 지연하려는 시간끌기 전술에도 취약하다. 탄핵심판 기간은 곧 국가권력의 공백상태를 의미하기에 이는 심각한 결점이다. 또한 국가권력의 진퇴 여부가 국민 다수의 의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권재민이라는 헌법가치와도 충돌한다. 헌재가 다수의 횡포로부터 소수를 보호하기 위해 어느 정도 독립된 권한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가의 통치권력은 다수 국민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다. 다시 말해 헌재에 의해 탄핵이 결정되는 것은 권력 공백의 장기화와 취약한 민주적 정당성으로 인해 사회적 혼란을 불러온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면 국민투표를 통해 탄핵 여부를 결정하도록 헌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권력 공백의 기간이 지금보다 훨씬 단축되고, 민주적 정당성도 있어서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종원 | 한양대 사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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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동장군의 위세는 여전하다. 매서운 한파로 병원을 찾는 감기 환자들이 늘어나고, 체온 유지를 위한 핫팩, 방한내복, 난방기, 온열매트 등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자파 없는 온수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온수매트 광고뿐만 아니라, 찾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겨울철 난방과 난방비 절약을 동시에 실천할 수 있는 이 온열매트가 사소한 실수로 우리에게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이동이 간편하고 콘센트에 연결하여 전원 버튼만 누르면 언제든지 사용 가능한 이 편리함이 말 그대로 화를 불러오는 것은 한순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안전처가 집계한 결과를 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주거용 건물에서 계절용기 사용으로 인한 화재 발생이 총 2495건으로, 이중 난방기구로 인한 화재가 68%인 1688건을 차지했다.

겨울은 화재의 위험이 높은 계절이다. 특히 화재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는 것이 온열매트의 사용이다. 전원을 켜놓고 외출한 탓에 과열되거나, 가연성 물질을 가까운 곳에 두는 바람에 화재가 자주 일어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시 플러그를 반드시 뽑아서 전원을 끄고, 매트에 손상을 가할 수 있는 접힌 상태로 보관하지 않도록 하며, 라텍스나 메모리폼, 매트리스 등과 겹겹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가연성 물질을 멀리하고 전열기기는 전원 차단 안전장치가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소하지만 그만큼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부분들에 한번 더 관심을 기울여 살펴봄으로써 자칫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정부도 겨울철에는 각종 매체들을 통해 공익광고를 방영하고, 각 지역의 시민단체들과 함께 경고성 안전 문구를 담은 포스터를 부착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해야 한다. 이는 각종 화재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고 감소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나와 우리 가족의 안전을 위한 약속. 사소한 습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장하진 | 시민·부산시 수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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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은 1년 중 달이 가장 밝고 크게 빛나는 날이라는 정월 대보름이다. 대보름은 농경문화와 밀접한 날이다. 우리네 조상들은 정월 대보름에 뜨는 보름달을 보며 풍년이 들기를 빌었다. 이날은 우리네 음식을 먹으며 액운을 떨쳐내는 날이기도 했다. 대보름 음식인 오곡밥은 우리네 찹쌀, 찰수수, 팥, 차조, 콩을 섞어 만든 밥이었고 반찬으로는 묵은 나물을 삶아 먹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 전통 명절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 절반 이상이 수입 농축산물로 채워지고 있다.

농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사료용을 제외한 곡물의 자급률(국내 소비량 대비 국내 생산량)은 지난해 48.4%에 그쳤다. 사료용 곡물은 97%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둘을 합하면 우리나라 전체 곡물 자급률은 24%(2015년 말 기준)에 불과하다. 축산 분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쇠고기 자급률을 37.7%로 추정했다. 쇠고기 자급률이 4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3년(36.3%) 이후 13년 만이다. 지난해 호주·미국산 등 해외 쇠고기 수입량은 2015년보다 21%나 증가했다. 돼지고기는 국산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외국산 매출이 빠르게 늘어 2014년 1.8%에서 2015년에는 4.6%로 뛰었다.

이처럼 수입품이 국내 식탁을 대거 점령하고 있는 것은 가격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국산 제품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가격이 비싸다 보니 상대적으로 공급이 원활하고 저렴한 외국산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국산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약해지고, 수입 농산물에 대한 거부감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 심각한 것은 미각 자체가 수입 농산물에 길들여지는 것이다. 일례로 수입밀이 아니라 우리밀로 만든 빵을 처음 먹으면 텁텁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다가오는 정월 대보름에는 가급적 우리 농수산물을 소비함으로써 우리 농촌에 힘을 실어주고 식량주권을 지키는 출발점으로 삼았으면 한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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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좋다’라고 하면 되는 경우에도 굳이 제3자에게 전달하는 듯한 애매한 표현인 ‘맛있는 것 같다’ ‘좋은 것 같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남의 아내를 높여 이르는 말’인 ‘부인’을 자기의 아내에게 보란 듯이 사용하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다. ‘멀리 있을 때는 미인이고, 가까이 있을 때는 추녀’라는 뜻의 ‘장미단추’, ‘낄 데 끼고 빠질 데 빠져라’는 뜻의 ‘낄끼빠빠’ 등은 국적 없는 신조어들이다. 청소년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어른들은 도무지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서로 주고받는다. 욕설·비속어·반말·은어 등 거의 막말 수준의 언어폭력이 습관화·일상화돼 버렸고, 국적조차 애매하고 어법에도 맞지 않는 말들이 남발되고 있다.

이처럼 잘못된 언어 사용으로 인해 우리가 후손에게 고이 물려주어야 할 아름다운 말이 도처에서 수난당하며 신음하고 있다. 외래어 공해는 또 어떤가. 인터넷을 비롯한 매체의 무분별한 외래어 범람은 이미 도를 넘어섰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적 불명의 언어들 때문에 우리말이 설 자리를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걱정은 비단 나만의 기우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장치가 아니라, 인간의 의식을 지배한다고 한다. 또 작금의 상황은 단순히 언어의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의사 전달 체계 자체를 훼손하고 왜곡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분석한다. 언어는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아서 우리가 잘 가꾸고 돌보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퇴보하고 오염되게 마련이다. 누가 뭐래도 우리말과 글은 자랑스러운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위대한 문화 자산이다. 이를 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의 당연한 책무임을 명심해야 한다. 아름다운 한글의 그릇된 사용을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언어 순화를 위한 총체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더 늦기 전에.

김은경 | 주부·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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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이다. 새벽시간에 음주단속을 하는 중에 급한 무전이 떨어졌다. 포켓몬고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과 차량들로 인해 교통이 매우 불편하다는 신고였다. 음주단속을 신속히 마치고 현장에 도착해 보니, 운전자들이 편도 1차로의 양쪽에 차량을 불법주차해놓고 포켓몬을 잡으러 가서 다른 차량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었다.

순찰차에서 내려 확인해 보니 인근 공원에서 포켓몬을 잡으려는 젊은 학생과 시민 여러명이 휴대폰만 쳐다보고 왔다 갔다 하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기가 막힐 정도였다. 그들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 좁은 공간에 즐비하게 불법주차를 해놓는 바람에 다른 차량의 교행이 불가능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게임 '포켓몬고'를 이용해 포켓몬을 잡는 모습. 연합뉴스

불법주차된 차량을 이동시키기 위해 안내 방송을 하고 차량에 남겨놓은 전화번호로 일일이 전화를 했다. 하지만 게임에 빠진 젊은이들은 쉽게 차량을 이동주차하려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차량을 이동주차시키고 그 주변을 정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 무렵 다른 경찰서에서 강력사건이 발생하여 교통경찰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지만 교통정리 때문에 강력사건에 관한 무전을 제대로 청취하기가 어려웠다. 교통경찰의 본연의 업무가 교통소통과 안전확보라지만, 강력사건도 초기에 해결해야 하는 것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경찰의 임무이므로 안타까웠다.

포켓몬고 게임을 하느라 어느 한 지역에 사람들이 몰리면 본인은 물론 타인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앞으로 경찰은 포켓몬고 게임을 하기 위해 불법주차를 하거나 휴대폰만 쳐다보며 무단횡단을 하는 행위, 운전 중 포켓몬을 잡으려고 휴대폰을 조작하는 행위 등을 강력하게 단속할 계획이다. 제발 부탁하고 싶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일지라도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이승용 | 대전 유성경찰서 교통안전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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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운전면허증. 누구나 있는 운전면허증이지만 우리나라 언어와 교통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에게는 취득하기 어려운 자격증이기도 하다. 어렵게 면허를 취득한다 하더라도 우리의 도로여건과 교통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에 의한 교통사고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운전에 관심 있는 외국인에 대한 주의와 제도적인 배려가 필요한 이유이다.

외국인에 의한 교통사고는 최근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범죄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교통사고는 지난 2012년 4673건이 발생했으며 이후 2013년에 5769건, 2014년에 6942건이 발생하는 등 해마다 약 1000건씩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외국인 교통사고 발생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특히 결혼이주여성이나 국내 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은 생계가 바쁘다는 이유로, 또는 따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면허증을 취득하지 않고 운전하다 무면허 운전으로 적발되거나 교통사고를 야기하기도 한다. 면허가 없다보니 사고를 야기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 경우도 있다. 무면허로 인한 교통사고는 운전자 본인은 물론 피해자 가족 모두에게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면허가 없다보니 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아 피해자 입장에서는 피해보상이 막막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운전면허 미취득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교통문화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사고 발생 시 대처능력이나 차량흐름에 따른 주행 등 다양한 판단 능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찰에서도 이주여성 등 국내 체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운전면허 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외국인 운전자 본인부터 안전운전을 생활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 면허시험장에서 다국어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외국인 운전면허 응시자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고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교통 관련 법률과 운전상식 등을 습득하여 면허시험을 보기가 여전히 쉽지 않은 만큼 외국인만을 위한 전용 자동차운전면허 학원 설립이 논의됐으면 한다.

김덕형 | 장성경찰서 정보보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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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1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쉬운 우리말이 버젓이 있는데도 왜 어려운 한자어나 영어를 쓰는지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를테면 ‘홀몸 노인’(홀로 사는 노인)이라 하면 될 것을 ‘독거노인’, ‘천천히 가다’를 ‘서행’, ‘쓰레기 등을 내놓는 것’을 ‘배출’, ‘물건을 들여옴’을 ‘입하’, ‘상품 따위를 시장에 내놓음’을 ‘출시’, ‘처음으로 시작하다’를 ‘개시’로 쓰고 있다. 그리고 ‘차 준비실’이라 하면 될 것을 ‘탕비실’로, ‘음식물을 갖고 들어오지 말라’ 하면 될 것을 ‘음식물 반입 금지’로, ‘만남’이라고 하면 될 것을 유독 정치인들의 만남에 대해서는 언론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회동’이라고 하고 있다. 또한 ‘둔치’(강턱)를 ‘고수부지’, ‘먹는 물’(마실 물)을 ‘음용수’, ‘물 절약’(아낌)을 ‘절수’, ‘아름다운 이름으로’(허울 좋은 이름으로 또는 핑계로)를 ‘미명하에’, ‘여러 사건’을 ‘제 사건’, ‘물에 들어가는 동작’을 ‘입수 동작’, ‘거침없이 적을 물리치며 진군하는 기세’를 ‘파죽지세’, ‘납치를 당함’을 ‘피랍’, ‘그만두고라도’(내버려 두고)를 ‘차치하고’로 쓰는 나쁜 습관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치유’를 ‘힐링’, ‘시중’(접대)을 ‘서빙’, ‘태우다’를 ‘픽업’, ‘참살이’를 ‘웰빙’, ‘편안한 죽음’(존엄사)을 ‘웰다잉’이라는 영어로 쓰는 습관 역시 바뀌지 않고 있다.

어려운 한자어는 쉬운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하며, 우리말로 써도 뜻이 통하는 것은 영어를 쓰지 말고 우리말로 해야 한다. 그래야 이해하기 쉽고 우리말과 우리글을 살리는 길도 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쉽고 순화된 우리말을 쓰는 운동을 펼쳐 나갔으면 한다. 특히 신문과 방송이 이에 앞장서 주기를 간곡히 바라마지 않는다.

배연일 | 경안신학대학원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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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는 ‘최순실’ 석 자가 육두문자를 대신하고, 색다른 맛의 막장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뉴스를 보라는 말이 오간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소수의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 없는 노후문제, 물가상승, 취업난 등 셀 수 없이 많은 문제가 엉킨 실타래처럼 방치돼 있다.

난 어렸을 때부터 내 미래에 대해 행복한 상상을 해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여러 장애물들이 생겨났다.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들이 자신을 예로 들며 “노력하라”고 거듭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일은 밤샘공부밖에 없을까. 빼어난 특기가 없는 난 갈 길이 공부밖에 없을까. 어린 시절 내가 꿈꿨던 작가, 영화평론가는 불가능한 것일까. 적어도 먹고살 걱정 안 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려면 난 죽어라 공부만 해야 하는구나.

조선 후기 여성 시인 금원은 열네 살의 나이에 남장을 하고 혼자 길을 떠났다. 고향 원주를 떠나 제천 의림지, 금화굴, 남화굴을 거쳐 금강산을 구경하고 내처 관동팔경과 한양까지 둘러보았다. 나중에 남편을 따라 북녘땅까지 모두 둘러보고는 “지나온 일과 보아온 경치가 모두 꿈만 같구나. 아아, 내가 글로써 이를 전하지 않는다면 누가 오늘 금원이라는 사람이 있었음을 알아주리오”라며 ‘호동서락기’라는 기행문을 남겼다.

대한민국 열네 살은 어떤가? 2년 전의 나, 학교와 집, 학원을 맴돌던 나. 그러나 지루하고 갈 길이 정해져 있는 것 같던 나와 내 친구들의 미래가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여자를 좁디 좁은 규방에 가둬두는 세계에서 날아오르고 싶은 소녀, 그와 동시에 그 세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소녀 금원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였다. 자기가 살고 있는 시공간을 벗어나기는 힘들다.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것들이 있다. 누군가 나에게 내 꿈을 물어본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자신의 운명 앞에 고분고분 무릎 꿇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 차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레아 | 화정중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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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 운하 건설을 공약했다가 국민의 반대에 부딪히자 한발 물러서 22조원의 국고를 들여 4대강 보 공사를 추진했다. 이명박 정부는 영산강에 2개, 금강에 3개, 한강에 3개, 낙동강에 8개 등 모두 16개의 보 공사를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는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보 설치로 주변 농지면적이 축소되고 농토가 침수피해를 입었으며 심각한 녹조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또한 보 유지관리를 위해 많은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

보 건설이 필요했다면 필요한 지점에 시범적으로 몇 군데 설치해 보고, 그 경험을 기초로 해서 다른 보 공사를 연차적으로 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4대강에 16개의 보 공사를 한꺼번에 강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어떻게 해서 보 공사가 부실공사가 됐는지 해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칠곡보에 균열이 생긴 것은 보 기초 시공을 암반에 하지 않고 모래 위에 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보도됐다. 다른 보에서도 이러한 공사 후유증이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2016년 8월 경북 고령 낙동강에 발생한 녹조 위로 왜가리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다. 이상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가 남긴 4대강 사업의 후유증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도 못하고 임기 말에 탄핵심판을 받고 있다. 국토개발 사업은 먼 앞날을 내다보며 생태계와 환경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추진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만든 4대강 16개의 보도 더 이상 후유증이 생기지 않게 미리 대비해야 하며 최악의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4대강 보 공사가 처음 의도대로 물 부족을 해소하고 가뭄과 홍수를 막아 물을 다목적으로 편리하게 이용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대선후보들이 4대강 보 후속 조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의 신임을 받아야 할 것이다.

정기연 | 전 영암 신북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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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설 연휴에는 장거리 이동에 차까지 막히면서 자칫 졸음운전을 하기 쉽다. 졸음운전은 음주운전보다 더 큰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고속도로에서는 3초만 졸아도 시속 60㎞에서는 50m, 시속 100㎞에서는 80m 이상을 눈 감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가 나면 무방비 상태로 충격을 받아 더 치명적이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100건당 6.2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보다 2배 이상 높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고속도로 운전자들이 전체 통행구간의 10분의 1을 졸음을 참으며 운전한다고 한다. 예컨대 고속도로로 100㎞를 이동한다면 10㎞는 졸린 상태에서 운전한다는 얘기다. 특히 겨울이라 감기에 걸린 운전자가 약을 복용하고 운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감기약을 먹었을 때는 운전을 자제하는 게 좋다. 운전하기 전 감기약과 같은 의약품을 복용한 운전자 4명 중 3명은 졸음과 집중력 저하를 경험한다고 답했다.

졸음운전은 조금만 신경 쓴다면 예방할 수 있다. 수시로 창문을 열어 실내공기를 환기시키고 1시간 운전하면 10분 정도 쉬어가는 것이 좋다. 쉴 때는 차에서 내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신체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 차 내부에서 목이나 어깨를 움직이고 자세를 다시 잡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동승자와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운전 중 몸이 보내오는 졸음운전의 신호들을 무시하지 말고 쉬어가면서 안전운전을 했으면 한다.

박왕교 | 강원 삼척경찰서 경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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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대통령 탄핵 정국은 혼란스럽기 그지없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명실공히 소통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 값진 교훈으로 삼아야 마땅하다. 우리 역사상 소통하면 서희 장군과 안중근 의사를 손꼽는 데 주저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서희 장군은 고려 성종 12년, 80만 대군을 앞세운 거란의 장수 소손녕을 상대로 한 적진 내 담판에서 국난의 위기를 영토 확장의 기회로 반전시킨 외교의 달인이자 명장이었다. 당시 거란의 침입 목적이 고려와의 수교에 있음을 간파한 서희 장군은 국교 단절의 원인을 여진족의 교통로 강점 및 차단 탓으로 설파해 마침내 청천강 이북의 여진족을 몰아내고 강동 6주를 획득했다.

일본인 지바 도시치(千葉十七)가 1979년 12월 ‘안중근 의사 탄신 100주년’을 맞아 그의 의거 70년 만에 안 의사의 최후 유묵인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보물 569호)이란 글을 우리나라에 반환하여 한·일 양국 간 우호 증진에 새 지평을 열었다.

이 유묵은 1910년 3월26일 안 의사가 뤼순 형무소에서 처형되기 직전, 옥중의 자신에게 잘 대해준 일본인 간수 지바에게 감사의 뜻으로 써준 것으로 반환자는 그의 유족이었다.

지바는 형무소에서 알게 된 안 의사의 훌륭한 사상과 고매한 인격에 감화를 받아 이 유묵을 제단에 걸어두고 평생 향을 사르며 안 의사의 명복을 기원했고 ‘소중히 잘 모시라’는 유언까지 남겼다. 그리고 이 사실이 일본 사회에 알려지는 과정에 국경과 이념을 초월한 안 의사와 지바의 숭고한 우정이 함께 알려지면서, 일본의 우익들조차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했다는 일화가 있다.

“다리를 놓고 길을 여는 자는 흥할 것이고 담을 높이고 성을 쌓는 자는 멸할 것”이란 선현의 가르침이 절실히 가슴에 와닿는 요즈음이다.

우하영 | 대구 수성구 수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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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선 실세로 행세했던 사람의 딸이 한 명문대 입학 과정에서 면접 특혜와 재학 당시 온갖 특혜를 받은 사실이 확인돼 온 나라가 시끄럽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도 각종 학사 특혜가 주어졌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국정농단’에 빗대어 ‘학사농단’ ‘교육농단’으로 부르고 있다.

지난해 전국 60만명의 수험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다. 이번 사건은 이들 수험생과 그 부모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와 허탈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대한민국 공교육의 신뢰와 공정성을 뿌리째 흔든 치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온갖 부정을 저지르고 특혜를 받을 수 있었던 데는 교육계의 적극적 동조가 있었음이 낱낱이 밝혀지고 있다. 얼마 전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그 학교의 총장, 학장, 입학처장은 참회는커녕 교육부의 감사 결과까지 전면 부인하며 거짓말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130년 전통의 명문 사학의 명예도, 교육자로서의 최소한의 양심과 자존심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을 통해 이 같은 학사 비리는 근절돼야 마땅하다. 교육계의 비리를 뿌리뽑는 계기가 되고, 교육 개혁의 새로운 출발점이 돼야 한다. 수능 성적 없이 서류나 면접만으로 뽑는 예체능 특기자 전형 외에도 대학 입학 정원의 70%를 뽑는 수시모집과 비교과활동을 중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신뢰 확보도 급선무다.

오죽하면 수능시험이 끝나자마자 수험생들이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을까. 우리 모두 그 심정을 깊이 헤아려야 할 것이다. ‘돈도 능력이야.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고 호기롭게 세상을 향해 외치는 이런 건방지고 오만한 말은 모든 이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그녀가 말하는 능력이 내겐 없지만, 이런 엄마를 원망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 대학에 당당히 입학한 두 딸이 오늘따라 더욱 자랑스럽다.

김은경 | 주부·서울 동대문구 답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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