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20여명이 단체로 일본을 여행한 적이 있다. 일본의 유명 온천을 갔는데, 놀라운 모습을 봤다. 한 장의 작은 수건을 여러 번 빨아 쓰는 것이 아닌가. 사용 후에는 정리함에 말끔히 두었다. 한국인 일행은 여러 장의 수건을 쓰고 바닥에 던져놓던 모습과 비교돼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그날 저녁 한국인 일행에게 물었다. 자신이 이용하고 난 후 목욕탕의 모습을 본 적이 있느냐고. 그리고 일본인의 행동에 관해 얘기했다.

아름다운 사람은 떠난 자리도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는데 일본인과 비교돼 부끄러웠다고. 손님의 품격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 후 한국인 일행에게 변화가 생겼다. 목욕탕에서 사용한 수건을 정리했고, 물건을 제자리에 놓기 시작했다.

갑질 논란으로 시끄럽다. 권력을 이용한 안하무인 우기기와 횡포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안하무인 횡포만이 갑질은 아닐 것이다.

손님이라는 권력, 고객이라는 권력으로 최소한의 예의는 물 건너간 지 오래다. 돈을 지불했으니 막 해도 된다는 생각이 뿌리 깊다. 물건만이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듯하다.

식당을 가도, 골프장을 가도, 호텔을 가도 직원에게 반말이 다반사다. ‘야’ ‘어이’가 호칭이고, ‘이리와 봐’ ‘갖고 와’ 등 명령조다. 못마땅한 것이 있으면 욱하고 목청 세워 소리부터 지른다. 무례한 행동을 하고도 미안해하는 기색이 없다. 손님은 왕이라는 생각에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식이다. 일상에서의 배려 부족이 참으로 안타깝다.

외국만 나가면 매너가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 식당 직원이 음식을 갖다 주면 ‘생큐’(Thank you)가 자동으로 나오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헬로’(Hellow), ‘익스큐즈미’(Excuse me)가 기본이다. 표정과 말투부터가 따뜻하다. 이 사람이 한국에 오면 다시 명령조의 반말이다. 외국에서만 예의를 찾는 듯싶어 씁쓸하다.

계약서상 갑은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다. 돈을 지불하고 그에 상당하는 서비스를 받게 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더불어 갑과 을 상호의무 조항도 항상 함께 명시되어 있다. 을이 서비스를 잘 수행하도록 업무 협조하는 것이 갑의 의무이다. 그러므로 지켜지는 것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이다.

나들이하기 좋은 달이다. 가족과 함께, 아이와 함께, 부모님과 함께했을 것이다. 여러 차례 손님이 되고 고객이 되었을 것이다. 내 부모가 보는 앞에서, 내 아이가 보는 앞에서 나는 어떤 손님이었을까. 의도치 않게 갑질을 하진 않았는지. 다시한번 되돌아볼 일이다.


김영식 | 천호식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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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으로 성희롱·성폭력 피해에 관해 글을 올릴 수 있는 ‘페이스북 대나무숲’이 대학마다 ‘성황’을 이루고 있다. 피해자와 피해를 알고 있는 주변인들이 더는 이를 쉬쉬하거나 묵과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사표시이니만큼, 성희롱·성폭력 없는 대학 캠퍼스 구현에 중요한 첫걸음이 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에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가해자에 대한 제재 등 적절한 후속조치가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는 점이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법에는 열 명의 진범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중요한 원칙이 있다. 피해자가 실재하는지, 피해 내용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면밀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조사권을 부여받은 기관에서만큼은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현행법상 일선 수사기관에서도 성범죄 수사에 있어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한 수사와 재판 진행을 허용하면서도 담당 검사의 피해자 실명확인 등 절차는 생략할 수 없게 돼 있다.

서울대학교 우조교 성희롱 사건이 무죄판결을 받자 항의시위를 벌이는 여성 단체들_경향DB

조사 실무상, 가해 사실에 대한 심증이 있는 경우에도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아 조사와 징계 관련 심의에 난항을 겪게 되는 때가 있다. 더구나 대학의 징계처분은 그 처분을 한 번 내림으로써 종결되는 것이 아니다. 소송 등 불복 절차에서 처분이 취소되는 것, 그래서 가해자가 대학으로 복귀하게 되는 경우 등은 있어서는 안될 것이기에 조사와 사실확인 절차는 아무런 하자가 없도록 꼼꼼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익명의 제보만으로 가해자 제재가 쉽지 않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일회적인 ‘익명제보’ 또는 ‘익명투서’와 ‘대외적으로 익명성이 철저하게 보호되는 신고 접수’라는 것은 비슷해 보일 수는 있어도 결코 동일하지 않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은 제도적으로 후자의 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접수된 피해 사실에 대한 확고한 비밀 보장과 피해자 익명성을 유지한 조사 진행이 중요하다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한 각 대학 당국의 책임이 크다.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용기를 내어줄 것을 요청하기에 앞서, 대학 당국의 자성과 근본적 쇄신이 있어야 한다. 대학이 성희롱·성폭력 문제를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어떤 경우에도 이를 좌시하지 않는다는 무관용 원칙, 피해자 보호 및 배려의 최우선 원칙을 실천해 나갈 때 학생들도 학교를 신뢰하기 시작할 것이다.


박찬성 | 변호사·서울대 인권센터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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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부터 규제완화에 따라 항공업계에도 저가항공사(LCC)의 참가로 승객 쟁탈전이 격렬해졌다. 일반적으로 저가항공사는 대형항공사보다 싼 요금을 제시하는 대신, 기내 서비스를 축소·폐지하거나 수화물량을 제한하고 있다. 한편 대형항공사는 시각 엄수, 노선 확충 등으로 대항하고 있다. 이처럼 항공사 간의 질적·양적인 차별화는 소비자 이익의 확대 또는 충실화를 위해 바람직한 정책이다.

그런데 올 4월부터 대형항공사들이 ‘싫으면 안 타면 된다’는 안하무인의 자세로 경쟁에 따른 비용 부담을 승객에게 전가하고 있다. 경쟁 촉진으로 ‘소비자 이익 향상’이라는 규제완화의 목적과 동떨어진 구태의연한 작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형항공사들은 종래의 음료수 서비스를 폐지하고, 4월부터 탁송 수하물도 1개로 제한하고 있다. 그동안 이코노미석의 경우 1인당 20㎏을 상한으로 ‘수하물 수’의 제한은 없었다. 하지만 4월부터는 무게 상한을 23㎏으로 조금 늘리는 한편, 일본 노선의 경우 수하물 수가 1개를 넘으면 개당 6만원의 추가요금을 징수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는 대형항공사의 편의적·단락적인 이익 확대를 노린 꼼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부피는 크나 가벼운 김 또는 분리해야 하는 선물(박스) 등의 수하물이 있는 일부 승객에 한정된 징수 방식은, 항공사의 단기적 이익 보전이 될지는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승객 감소에 따른 손실이 더 커지는 우책(愚策)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특정 노선을 자주 이용하는 승객들로, 특히 독점노선의 경우에는 실질적인 요금 인상으로서 이용횟수의 감소를 가져와 장기적으로는 항공사의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항공사 위탁수하물 초과 요금_경향DB

수하물 수 기준의 도입은, 비용 부담을 내부의 비용 절감 노력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우선적으로 전가하는 행위로써 ‘독점기업의 갑질’에 다를 바 없다. 게다가 수하물 취급에 따른 인건비 증가도 일부 서비스의 폐지에 따라 크지도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국민의 혈세와 과보호 아래 성장한 대형항공사의 어리석은 경영전략을 묵인하는 것이 규제완화의 본질은 아니지 않은가? 정부 관계부처도 소비자 이익을 우선한다면 적극적인 대책을 보여야 할 것이다.


장정욱 | 일본 마쓰야마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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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6일 서울 방화동 국제청소년센터에서 제12회 청소년특별회의 출범식이 개최됐다. 특별회의는 전국 17개 시·도 대표 청소년으로 구성된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 참여 기구다. 이날 출범식에는 전국 240여명의 위원을 대표할 의장단 선출이 있었다. 선출방법은 남녀구분 없이 다득표순으로 의장 1명, 부의장 2명을 선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투표 결과 다득표순에 따라 총 3명의 남학생이 선정됐다. 그리고 이 결과는 특별회의 운영기관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측에 전달됐는데, 진흥원은 부의장 1명을 세 번째 순위 안에 들지 못한 여학생으로 바꾸어 발표했다. 선거 결과를 조작한 것이다.

진흥원이 투표 결과를 청소년들에게 말 한마디 없이 바꿔 발표한 배경에는 여가부가 성별영향평가에 따라 특별회의 의장단 구성에 성별을 고려하라는 지침이 있었다는 것. 하지만 선거 직전까지도 이런 내용이 특별회의에 전달된 적도 없고 부의장 중 1인은 여학생으로 한다는 선거 규정을 만든 적도 없었다.

진흥원은 민주적 원칙에 따라 나온 투표 결과에 손을 댔다. 청소년들이 항의·반발이 확산되자 진흥원은 남녀 성별 고려 지침을 사전에 미리 공지하지 못했다며 일의 심각성을 사전 미공지 차원으로 축소했다. 진흥원 감독부처인 여가부는 이런 일을 바로잡으려는 노력 대신 남일 대하듯 조용한 입장을 견지했다.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센터에서 27일 열린 청소년 특별회의에서 한 청소년 대표가 이해찬 총리에게 질문하고 있다._경향DB

청소년들이 지속적으로 항의하고 일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자 그제서야 지난 4월26일 여가부와 진흥원이 책임자의 직인도 없는 편지 같은 글을 사과문이라며 보내고 의장단 구성은 원래 투표 결과대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과문 내용은 여가부와 진흥원 홈페이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선거 조작도 어쩌다가 발생한 실수이고 오류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기만적 행태를 보였다. 결과는 처음 투표 결과대로 방향을 잡는 형국이지만 그사이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청소년과 많은 청소년지도자들의 허탈감은 어떻게 할 것인지 여가부와 진흥원 측에 묻는다. 사과는 공개적으로 국민들에게도 해야 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 아닌가.

청소년의 권익과 민주주의를 가르쳐야 할 정부 부처와 운영기관이 양성평등을 하겠다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처사 앞에서 대체 여가부가 말하는 양성평등과 성별영향평가는 헌법과 인권보다도 높은 가치라는 것인지, 투표를 통해 선출하도록 돼있는 의장단 선거과정에 남학생 여학생을 골고루 섞는다며 투표 결과는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결과를 바꾸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여가부는 양성평등이 민주주의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진흥원은 정부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지 청소년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지, 그들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참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영일 | 한국청소년정책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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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말레이시아 국제학술회의에 참가했을 때의 일이다. 트래픽이 비교적 심한 쿠알라룸푸르 시내를 통과할 무렵 현지 가이드는 우리들에게 말했다. “여기는 운행하는 차들이 클랙슨을 누르지 않는다”고. 서울과 비교해서 현지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을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과연 그랬다. 운전예절에 관한 한 선진국이었다.

우리 사회엔 지금 자동차 대수와 운전자의 급격한 증가로 일반도로나 고속도로 할 것 없이 정속운전과 과속운전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각종 교통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한밤중에 철없는 운전자들의 고속운전 경쟁이 벌어지는가 하면 음주 및 무면허 운전도 횡행한다. 인명 살상을 초래하는 잘못된 운전으로 아무도 길거리 위에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다.

일반도로이건 고속도로이건 앞지르기, 끼어들기 등은 다반사이고 심지어 클랙슨을 마구 누르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일부 운전자들은 그에 대한 응징(?)으로서 상대차량을 뒤쫓아 생명을 위협하는 무지막지한 보복운전을 감행한다. 인명 살상은 물론이고 교통흐름의 방해 현상을 초래한다. 이렇게 목숨 건 보복운전을 마다하지 않는 풍토는 급격한 차량의 증가에 따른 올바른 운전예절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 차량에 대한 운전자 자신의 분노조절 장애가 극에 다다르고 있다. 엄격한 처벌로 이 같은 잘못된 보복운전 습관을 발본색원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끔찍한 교통사고는 계속 발생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고 있다. 선진사회의 성숙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보복운전 같은 위험한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 보복운전 행위에 대한 처벌을 크게 강화하는 양형제도가 정착됨으로써 이 같은 운전은 근절돼야 할 것이다.


최성용 |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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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핵전쟁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치러진 4·13 총선은 야당의 승리로 끝났다. 국민들은 4·13 총선에서 집권여당과 박근혜 정권의 폭정을 심판하고, 서민의 삶에 희망을 주지 못하는 무능·무책임한 여야 정치권에 무서운 분노를 폭발시키며 투표로 항거했다.

여야는 물론 사회단체들은 총선 민의를 바로 보고 민생을 살리는 새 희망의 정치로 전환해 국난 극복의 길을 열어야 한다. 먼저, 한반도 핵전쟁 참화를 막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살려야 한다. 박근혜 정권이 지난 2월10일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 평화번영의 이정표인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 이행의 최후 보루로 남아 있던 개성공단을 중단시키지 않고 남북관계를 회복하는 길로 돌아섰다면 오늘과 같은 위기를 겪지 않았을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11월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반도 핵문제와 관련해 “잿더미 위에서 오늘의 한국을 이룩한 우리 국민에게 또다시 전쟁 위험을 감수할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며 대북 무력행사와 봉쇄정책에 반대한다는 뜻을 강력하게 밝힌 바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경험한 대로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철저히 이행하면 그 어떤 외세의 한반도 핵전쟁 기도도 막을 수 있고 국민들의 생명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개성공단 근로자 대표가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피해보상 요구 집회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_경향DB

파탄에 직면한 민생을 살리는 첩경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되살리고 6·15, 10·4 선언을 이행해 남북 경제공동체를 발전시키는 데 있다. 1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천문학적 규모의 기업부채와 국가부채, 청년실업 등 막다른 고비를 맞고 있는 한국 경제의 해법이 6·15, 10·4 선언에 담겨 있다. 여야, 보수 진보, 사회단체는 6·15, 10·4 대연정을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파탄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되살리고 6·15, 10·4 선언 완수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총선 민의를 받들어 한반도 핵전쟁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해결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들을 살리고 자신도 사는 길이다. 여야, 보수 진보, 사회단체는 20대 총선 민의를 정파적 이해에 따라 왜곡하지 말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6·15, 10·4 선언을 실천하고 완수하는 데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박해전 | 6·15 10·4 국민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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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만 지하철을 운전하는 기관사 두 분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한 분은 서울에서, 한 분은 부산에서 지하철을 운전하던 기관사이다.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지하철이란 단어에서 보듯이 이들의 업무공간은 지하 깊은 곳이다. 일하는 내내 어두운 터널에서 혼자 있어야 한다. 1분30초 단위로 빛(승강장)과 어둠(터널)이 교차하는 환경은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잊게 하고 뇌의 피로도를 높여 신경계통을 자극한다. 여기에 기관사들은 운전하는 동안 홀로(1인 승무) 내던져 있는 상태로 승객 수백명의 안전을 챙겨야 하는 심리적 부담까지 짊어져야 한다.

2012년 한림대에서 실시한 ‘정신건강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 기관사의 직무 스트레스는 일반 남성 노동자보다 높았다. 2007년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이 지하철 5~8호선 기관사 961명 중 836명을 대상으로 특별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검진결과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비율이 일반인보다 2배나 높게 나타났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4배, 공황장애는 7배나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런 결과는 1인 승무를 2인 승무로 바꾸고 인력을 충원해야 함을 보여준다.

한국성인의 연령별 우울증상 경험_경향DB

또 다른 하나는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감기에 걸린 이들에게는 사람들이 염려를 하고 조언을 해 주지, “왜 너는 감기에 걸렸느냐”며 이상한 눈길을 주지는 않는다. 감기가 창피한 것이 아니듯이, 우울증과 공황장애도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기관사들은 오랜 시간 신경정신과를 다녔으나 사회적 시선 때문에 몇 년에 걸쳐 병을 키웠다. 자기 휴가를 다 쓰고 나서야 회사에 알리고 병가를 사용했다.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숨기고 창피한 일로 여기는 분위기가 바뀌어야만 기관사들의 소중한 목숨을 지킬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도시철도와 서울시는 여러 개선책에 합의했으나 아직 전면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개선안의 빠른 시행이 필요하다. 기관사가 안전하고 건강해야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안전할 수 있다. 끝으로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조성애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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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막을 내린 ‘제9회 보르도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한국이 또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참가국들의 견제에도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하며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6연패’를 달성해냈다. 귀금속공예, 컴퓨터정보통신, 미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이 세계 최고의 장애인 기능 강국임을 입증했다. 이처럼 한국 장애인의 뛰어난 능력에 주목한 기업들이 있다. 한 기업은 청각장애인의 촉각과 후각이 비장애인보다 탁월한 점에 착안, 바리스타로 채용했다. 이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의 상당수는 업무 성과가 우수해 중간관리직 이상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장애인 고용을 위해 직무를 새로 만든 기업도 있다. 이 기업은 적절한 기회만 주어진다면 장애인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직무를 개발해 장애인을 대거 고용했다. 장애인 고용이 저조한 레저산업분야에서 모범을 보여 더욱 의미 있는 사례였다.

프랑스 보르도 엑스포파크에서 26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6회 연속 우승한 한국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_장애인기능올림픽위원회 제공

예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해도, 우리나라의 장애인 고용률은 법에서 정한 의무고용률에 미치지 못한다. 뉴스를 보면 취업 전망에 관한 우울한 보도가 줄을 잇는다. 그럼에도 희망을 가지게 되는 것은 장애인 고용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해준 기업, 장애인 근로자, 업무 유공자 덕택일 것이다.

지난 4월6일 열린 ‘장애인고용촉진대회’를 계기로 장애인 고용의 가치에 주목하는 이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한국 장애인의 기능 수준이 세계 최고이듯, 장애인 고용도 그에 걸맞은 수준이 되기를 바란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여준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선수들을 보며 우리는 감동한다. 마찬가지로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기업, 그 속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장애인을 보며 우리는 감동을 받는다. 세상이 그러한 ‘감동’으로 가득 차기를 바란다. 4월 장애인고용촉진 강조기간과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품는 소망이다.


박승규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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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일자리이며 안정된 일자리는 미래 희망을 열어갈 수 있는 열쇠다. 모든 혁신은 인간의 창의적인 활동에서 시작된다. 인간은 오랜 역사 속에서 많은 것을 발명하고,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며 사회를 혁신시켰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찾아다니는 ‘창조자’를 자임하고 있다.

창조자가 혁신시키려는 대상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이 창의적 활동의 기본이다. 즉 공간은 사람이나 사물이 점하고 있는 장소 또는 인간의 활동이 행하여지는 장으로 모든 정보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공간상에 존재하는 자연 또는 인공적인 객체에 대한 위치정보 및 이와 관련된 공간적 인지와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통틀어 ‘공간정보’라고 일컫는다.

최근 정보통신기술 발달에 따라 공간정보는 공간의 상황과 의미를 파악하는 공간지능으로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지도 및 내비게이션 기능은 물론, 도로·교통·토지이용·날씨·주소·상권 등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사용하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에는 또 오프라인 산업에서 공간정보를 융합해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창출한 카카오 택시나 도로 상황을 파악해 알려주는 인공지능과 센서가 자율자동차 분야에서도 공간정보를 활용한 정밀도로지도가 핵심요소이다.공간기반 유/무료 주차장 정보_국가공간정보포털

이처럼 창의적 아이디어가 실제 우리 주변의 현실정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공간정보와 결합하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개발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인 창조기업, 청년기업 및 스타트업 기업 등이 쉽고 편리하게 공간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공간정보센터는 국가공간정보포털 (www.nsdi.go.kr)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방 확대되고 있다.

또한 창의적 아이디어에 공간정보를 쉽게 융합할 수 있도록 공간정보 전문가 멘토링 서비스 및 공간정보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과 개발과정을 지원하는 창조적 지식가치 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이다.

공간정보산업은 인류가 당면한 기후변화, 재해 및 재난, 빈곤, 질병 등 글로벌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산업 분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 창업기업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공간정보가 융합해 다양한 신사업 및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기대해 본다.



박선호 | 국토부 주택토지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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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술표준원은 우리나라의 국가대표 표준인 KS를 총괄 관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KS 표준에 적합한 제품을 KS 인증제품으로 인정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인증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7월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KS 인증의 신뢰성과 인증기업에 대한 서비스 제고를 위한 혁신적 개편을 시도했다. 이를 위해 KS 인증기관의 확대, KS 인증제도의 분야별 모듈화 도입,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공장 심사 위주의 사후관리 실시, 품질관리를 위한 현장조사, 기업 자율 행정처분 체계 마련 등 ‘KS 인증 2.0’ 체제를 출범시켰다.

KS 인증기관은 KS 인증기업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동안 KS 인증기관은 1998년부터 한국표준협회 단독으로 지정돼 KS 인증 업무를 수행해 왔으나, KS 인증업체 및 해당 산업계에서 제기된 단독기관 인증에 따른 애로사항 해소 및 인증 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위한 ‘KS 인증기관 복수화’를 추진하고, 관련 법 및 규정들을 갖추게 됐다.

국가기술표준원의 생활용품 리콜 대상 품목_경향DB

법 시행 이후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KS 인증기관 지정 기준을 통과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등 3개 시험연구기관에 대해 지난해 11월 KS 인증기관 지정서를 수여했다. 또 인증심사 분야에 대한 ‘KS 인증 2.0’ 체제의 주요 내용은 KS 인증기업의 부담 완화 요청에 따라 사후관리 시 ‘제품 심사’를 생략해 ‘공장 심사’만 하고, 불량 KS 인증제품의 유통 근절을 위해 KS 인증 공장심사 방식을 ‘점수제’에서 ‘적부제’로 개편한 것이다.

KS 인증심사원은 직접 공장을 방문해 제조설비, 검사설비, 제품의 품질관리 등을 세밀히 점검해 KS 인증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업무를 하는 자이다. 하지만 그동안 인증심사원의 자질과 역량 부족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인증심사원의 자질 향상과 전문성 확보이다. 따라서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인증심사원의 자격을 국제 수준에 맞춰 ‘심사원보, 심사원, 선임심사원’ 3단계로 구분하고, 현장실습을 거치도록 하는 등 심사원의 자질 향상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심사원 자격을 보완했다.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KS 인증기관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지도감독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서 신뢰받는 KS 인증제도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다.


강병구 | 국가기술표준원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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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동계올림픽이 한창 열리던 러시아 소치에서는 낯선 광경이 연출됐다. 10개국 100여명의 선수들이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기온이 16도까지 올라가는 현지의 이상기후 탓에 일부 설상경기 차질은 물론이고, 경기력 저하와 안전 문제까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구온난화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찾기 힘들고, 눈 위에서 펼쳐지는 다이내믹한 스키나 스노보드 같은 경기도 더 이상 볼 수 없을지 모른다.

올림픽, 월드컵 등 국제적인 스포츠 빅이벤트가 개최도시와 국가에 경제적, 사회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대규모 개발로 인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98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환경’을 ‘스포츠’ ‘문화’와 더불어 올림픽 3대 정신의 하나로 선언했다. 1990년대부터는 ‘기후변화’가 전 지구적인 생존 문제로 제기되자 기후변화 대응도 개최국의 환경의무에 포함됐다.

환경운동연합과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주관으로 19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기후변화법 제정 서명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이 여름옷을 입고 스키 장비를 든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인용한 전문가들은 2080년이 되면 기후 변화로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지 19곳 중 6곳에서만 동계올림픽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_강윤중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총 158만t의 온실가스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는 올림픽 유치 당시 “올림픽을 계기로 발생되는 온실가스를 전량 감축 및 상쇄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으며, 조직위원회에서는 이를 이행하기 위해 온실가스 관리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신설 경기장과 선수촌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고, 저탄소 수송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자체 노력 이외에도 탄소배출권 기부, 탄소상쇄기금 조성, 스폰서와의 탄소파트너십 체결 등 상쇄를 위한 국내외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지 구온난화는 분명히 동계올림픽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조직위에서는 최대한 온실가스를 줄이고 있지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 없이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 경기장에 가기 전부터 경기를 관람하고 돌아가기까지 저탄소 친환경 생활 실천이 중요하다.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통해 미래세대도 눈과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세계인의 겨울축제인 동계올림픽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상표 | 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대회시설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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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학대로 숨진 일곱 살 원영군에 이어 또다시 네 살 여아 암매장, 그리고 생후 5개월 된 딸을 떨어뜨려 숨지게 하는 등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는 아동학대 관련 소식에 우리 사회는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관계당국은 아동학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여러 방안을 내놓지만, 유감스럽게도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은 늘 빠져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왜냐하면 이런 땜질식 단기 처방은 아동학대 예방에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장기적인 관점의 아동학대 예방 방안은 무엇인가? 첫째, 초·중·고와 대학에 이르는 모든 교육과정에 예비 부모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지만 부모의 의무와 역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부모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가정은 물론 학교와 사회에서도 부모 교육을 등한히 하는 게 우리의 현실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훌륭한 부모가 된다는 것은 교육과 훈련을 받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며, 아무런 준비 없이 부모가 된다는 건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부모됨의 의미와 부모 역할, 가족의 가치를 마땅히 배우게 해야 한다. 미국의 어떤 주(州)에서는 예비 부모에게 의무교육을 하고 있다. 우리도 혼인신고 때 부모 교육 수료 여부를 넣으면 어떨까 싶다.


계모로부터 버려진 평택 실종아동 신원영군_경향DB


또 이미 부모가 된 이들에게는 여성복지관이나 사회복지관 등을 통해 부모 소양교육을 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와 국가가 그 필요성만 인식한다면 시행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아울러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치료와 상담과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했으면 한다. 현재는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가해자가 또다시 아동학대를 할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동학대 행위자에 대해서는 교육 등을 강제함으로써 아동 재학대의 위험성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사회와 국가는 예비 부모 교육과 부모 소양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아동학대의 81.5%가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위에서 제안한 방안은 장기 대책이기에 그 효과가 다소 더디게 나타나리라 예상한다. 그렇지만 부단히 부모 교육을 시행한다면 어느 시점부터는 아동학대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배연일 | 전 포항대 사회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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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청소년 지도자가 참으로 많은 나라다. 어른이면 다 자기가 청소년 지도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청소년정책은 누구나 다 맡기기만 하면 대충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다분하다. 청소년 수련활동은 취미활동이고 청소년 지도사는 전문가가 아니라 아이들과 놀아주는 사람쯤으로 치부되는 경향도 존재한다.

이런 사회적 인식은 예전부터 존재해왔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정부가 청소년정책에 무신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박근혜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은 조윤선 전 의원이 맡았었는데, 당시 당선자 신분이었던 대통령이 그를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인선한 이유가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며 일해온 경험이 있다’는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샀었다. 이후 장관도 청소년과 상관없는 사람이긴 마찬가지였지만 장관은 그렇다치고, 며칠 전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인선은 생뚱맞기 그지없다.

최근 이 활동진흥원 이사장으로 KBS 앵커 출신인 신은경씨가 선임돼 22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신 이사장은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언론계에서 일해온 인물이지 청소년 분야의 전문가가 전혀 아니다. 한 청소년단체의 이사 직책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거기서 무슨 활동을 했는지 알려진 바도 없다.

신은경 전 아나운서_경향DB

그가 인선된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은 우리나라 청소년 활동을 현장 최전선에서 지원하는 여성가족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역할은 물론이거니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비롯, 수련활동, 국제교류, 인권 등 권리 증진 등을 다각도로 지원하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

조그마한 청소년시설의 기관장도 1~3급 청소년 지도사 자격 소지자 또는 청소년 육성 분야에 최소 3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만 자격이 되는데, 하물며 전국을 대상으로 연간 4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고 전국 수백명의 직원들을 지휘통솔해야 할 자리에 청소년정책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아온 자를 엉뚱하게 이사장으로 인선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니 청소년정책은 맨날 거기서 거기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존재감도 별로 없는 변두리 정책으로 치부되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영일 | 한국청소년정책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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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정치 소비자인 선거권자가 정치 공급자인 후보자를 선택하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자본주의가 1원1표라면,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1인1표이니 그 꽃은 의미가 크다. 4·13 총선으로 가는 길에 노이즈 전략이나 네거티브 전략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유권자의 관심이 뜨겁지는 않다.

선거에 무관심한 이유는 대개 생업이나 취업준비에 여념이 없거나 정치에 식상해서일 것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선택을 위한 판단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있다. 공급자가 내놓은 음식이 영양가가 없거나, 또 후보자의 정책과 주장이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여도 논리나 근거가 빈약한 경우가 많다. 잘못된 음식은 위장을 해치듯 잘못된 선택은 우리의 일상과 정신을 해칠 수 있다. 그래서 소비자의 변별력이 중요하다.

또한 가치 있는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선거과정부터 공정하고 엄정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공정선거를 위한 계도와 지도단속, 공정한 선거 방송토론은 매우 중요하다.


20대 총선 주요 격전지_경향DB


20대 총선에서 공정선거가 왜 중요한가를 알기 위해서는 국회의 본질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국회는 권력분립의 원리 아래 입법권을 행사하는 기관이다. 잘못된 선택이나 투표권 포기가 가져올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과거를 상기하면 될 것이다. 정책이나 비전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기준이 작동한다. 후보자에 대한 호감도, 흑색선전, 경력의 화려함, 연줄과 같이 간단하고도 편리한 기준을 따르고 싶어 한다. 심지어 타인의 선택에 맡기기도 한다.

소비자는 왕이라는 말이 자주 통용된다. 정치의 계절, 진정한 정치 소비자인 시민이 ‘왕’이 되려면 투표에 있어서도 왕답게 행동해야 한다. 그렇다면 왕인 유권자는 어떤 태도로 국회의원 선거에 임해야 할까? 그 중 하나는 정보의 제공 창구이면서 후보자와의 접촉 창구이기도 한 인터넷을 활용해 자신의 지역구에 입후보한 후보들의 면면과 정책들을 검토해봐야 한다. 다른 소비자들의 의견에 관심을 갖되, 판단의 주체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공약이나 객관적 명제에 대해 좋고 싫고의 기준이 아닌 합리적 사고를 앞세워야 한다. 후보자의 단순한 권위나 경력·외관에 기만당하지 않고, 현명한 시민으로서의 판단과 행동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봉한 |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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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신학기는 어느 때보다 학교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 2014년 한 해에도 11만6000여건의 학교 안전사고 중 상당수(19.9%, 2만3207건)가 학기 초에 발생했다. 신학기에 학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세심한 관심과 지도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교육부에서는 잇따른 대형 참사를 사전에 예방하고 교육현장의 안전 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지난해 12월 학교 안전사고 예방 기본계획(2016~2018년)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학교 안전사고 예방 기본계획은 학생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체계적인 예방활동을 강화해 학교를 가장 안전한 교육 공간으로 제시하고 있다. 교육부, 시·도교육청, 단위 학교에서 안전과 관련된 예방계획을 3월 이전에 수립해 학교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데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각급학교 안전사고 현황_경향DB

주요 내용으로는 안전 교과를 신설해 안전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학교 안전관리사의 국가자격제도 신설을 추진해 모든 교원을 준 안전전문가로 육성할 방안을 마련했으며, 안전체험처 건립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학교 안전망 강화의 초석을 다지는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흔히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한다. 이번 기본계획을 학교 안전망 구축의 백년대계로 삼아 학교현장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학생, 학부모, 교원뿐만 아니라 국민, 시민단체, 기업 등 사회 각계각층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안전을 위해서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속담처럼 매사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확인하는 의식함양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화재, 지진 등 비상시 대피요령, 심폐소생술 실습 등 체험 위주의 교육도 꼭 필요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학생’이다. 학생 안전은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큰 가치’다. 학교에서 시작되는 안전교육을 통해 생명존중·안전사회 구현으로 밝은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한창의 | 학교안전공제중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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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에서 평생 장발장을 쫓는 자베르 형사의 피도 눈물도 없는 ‘정의론’에 한 표를 던질 분들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죄는 증오할 줄 알지만, 한 인간에 대한 배려에 대해서는 아직도 자베르의 ‘정의론’이 득세하는 분야가 있는 것 같고, 유독 운동선수에 관해서는 심한 것 같다.

수년 전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국축구 승부조작 파문으로 40명이 넘는 선수들의 선수자격 영구박탈을 전 세계로 확대하는 것을 확정했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을 바쳐왔던 축구에 대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FIFA의 깃발이 날리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선수는 물론 지도자도 할 수 없는 극형을 선고받았다. 그들 중 상당수는 자살을 했고, 어떤 이는 강도짓을 해 감옥에 갇혀 있다. 도대체 어떤 일을 저질러야 의사에게 의사자격을 영구박탈하고, 법관에게 법관자격을 영구박탈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포츠협회 차원에서 내려진 이런 운동선수에 대한 주홍글씨는 너무 가혹한 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수영 스타' 박태환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 눈물을 닦고 있다._연합뉴스


초등학교 때부터 실질적인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스포츠에 올인해 성인선수가 된 그들에게 스포츠계를 영구히 떠나게 한다면 그들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이 있단 말인가? 죗값은 치르게 하되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줘야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해 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어릴 때부터 상명하복의 시스템에서 복종만 강요받아온 선수들이 협회에서 내린 벌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박태환 선수가 국제수영연맹의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징계가 풀렸지만 대한체육회의 ‘징계 만료 후 3년간 국가대표로 뽑힐 수 없다’는 규정에 리우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이건 이중징계가 분명하다. 박태환 선수 때문에 생긴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규정을 바꿀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박태환 선수가 아니었으면 이 규정 때문에 얼마나 더 많은 선수들이 이중징계의 부당함을 당해야 했을까’로 고쳐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 우리나라는 학습권을 박탈해가며 엘리트 스포츠를 육성해 국위선양을 해야 하는 나라가 아니라고 본다.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우리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운동선수들에게도 학습권 등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 부상이나 징계 등으로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될 때에도 사회 복귀를 할 수 있게 해야 하고, 그들이 받는 벌도 다른 직역과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엘리트 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을 아우르는 통합체육회의 출범을 앞둔 이 시점에서 운동선수들의 인권과 징계는 반드시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종훈 | 세종시 성모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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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산을 올라간 적이 있다. 추운 날씨에도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4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420만명이고, 이 중 서울 방문 외국인이 80.4%인 1148만명으로 추정된다. 해마다 12.9%의 성장세이다. 국적별로는 중국인 관광객(43.1%)이 가장 많았고, 서울에서 외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장소는 명동(62.4%), 동대문(49.8%), 고궁(36.5%), 남산(34.2%) 순이었다. 남산은 훌륭한 관광요소이다. 무엇보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산이라는 자연적 요소가 이목을 끈다. 그러나 현재 남산 관광 패턴은 관광버스를 타고 남산 정상부로 올라가 서울을 조망하는 데 그치고 있다. 남산 본연의 모습을 방문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한 셈이다.

‘여행경력 패턴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여행 경험이 많아질수록 관광지의 문화와 자연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해지며, 문화적 고유성 체험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주도하는 단체관광이 몇 년 더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잠재된 관광수요를 위해 남산의 고유성을 강화하고,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방문객에게 열어주어야 한다.

서울 남산 예장자락의 건물 현황(왼쪽)과 새로 조성되는 건물과 보행로의 배치도. 서울시는 22일 예장자락 재생사업 당선작을 발표하면서 사업 내용을 공개했다._서울시 제공

최근 서울시가 성곽길을 복원해 한양도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은 남산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입증한다는 면에서 바람직하다. 또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으로 남산과 명동을 연결하는 공원을 조성하고, 관광버스 대신 친환경 교통수단인 곤돌라를 도입하는 방안도 좋다고 생각한다.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에서 관광버스 주차 공간 확충 방안은 남산을 서울시 관광 허브로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명동·남대문·서울역 고가와의 도보 연결은 남산 주변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남산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스토리텔링 형식의 관광안내 표지판 작성도 필요하다. 앞으로는 한남동·이태원동을 통해 한강으로 뻗는 길이 열려 서울시의 관광 스펙트럼이 훨씬 다양해지기를 기대한다.


추신강 | 중화동남아여행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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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추진하는 규제개혁이 이제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 규제로 패러다임을 대폭 수정, 시행된다고 한다. 그러나 앞으론 규제개혁을 말하면서 뒤로는 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우려의 단적 사례인 국가기술표준원 공무원들의 이탈된 새로운 권력 만들기 행태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KS인증심사 업무를 표준협회에서 독점적으로 운영하던 것을 산업표준화법령을 개정해 단체표준인증을 시행한다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가 있어 기대를 했다. 그러나 기대는 곧 실망으로 변했다. 이런 실망을 안겨준 것은 기술표준원공고 제2015-제246호(2015·7·27). 이 고시는 합법을 가장한 탈법에 의해 단체표준 업무를 담당할 단체와 심사원의 권리를 엄격하게 제한·규제·통제하려는 발상에서 입안된 국가기술표준원장의 권리남용이고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폭력 그 자체다.

산업표준화법 제18조에서 심사원 자격 부여 절차 및 심사원 벌칙을 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했고, 동 시행규칙에서 명확하게 규정했으나, 별도로 국가기술표준원 고시로 자격 취소 및 정지를 정하고 또한 동 시행규칙에선 심사원만을 정하고 있으나 국가기술표준원장의 임의로 심사원 자격을 신설 운영하고 있다.

겉으로는 단체표준으로 규제를 개혁한다고 하면서, 내용을 뜯어보면 더욱 새롭게 진화된 규제를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이는 기득권 세력의 집단이기주의이고 꿈을 가지고 새롭게 출발하려는 젊고 유능한 예비전문가들에게 엄청난 고통과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담당 주무관은 동법 시행령에서 원장에게 권한이 위임되었기에 시행규칙과 관계없이 고시를 발할 수 있고, 이미 발한 고시는 어쩔 수 없다며 몽니를 부리고 있으니 경악할 정도다.

이런 국가기술표준원의 행태와 발상은 이해할 수 없고 구태한 갑질이라 여겨진다. 이런 사례가 국가기술표준원만의 특별한 일이기를 바랄 뿐이다. 정부는 규제를 개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혁한 과제가 하부 기관에서 적절하고 합리적으로 시행돼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있는지 철저하고 지속적으로 점검·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며, 이런 시스템이 없다면 규제개혁은 탁상공론에 의한 그냥 보여주기 위한 보고용 ‘Paper work’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식했으면 한다.


이정우 | KS인증심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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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안창호 선생이 창립한 흥사단에서는 아직까지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호칭을 ‘군(君)’으로 부른다. 어떠한 조건과 상관없이 인간을 임금처럼 섬기자는 의미인데 지금으로 따지면 양성평등의 의미와 더불어, 연령이나 직책이 가지는 무게를 떨치고 평등한 관계 속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토론을 지향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왜 도산은 살아생전 이 평등의 가치를 흥사단원, 나아가 국민들에게 전파하려 했던 걸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직책이 높거나 나이가 많으면 회의나 토론의 자리에서 자신의 주장이 진리인 것처럼 주장하며 제압하려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나보다 나이가 적거나 직책이 낮은 자가 아는 척을 하거나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말하면 건방지고 무례한 사람으로 여긴다. 의견이 다르다며 토론하려 하는 것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치부한다.

이는 조직, 나아가 집단이나 사회, 국가의 발전을 필연적으로 저해한다. 의사결정 과정에 충분한 토론이 결여되고 쌍방향 의견 개진이 차단되는 시스템에서 갈등과 대립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물며 우리는 지금 왕정에 살고 있지 않다. 한 사람의 왕이 유일하게 옳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왕의 신하로서 그의 생각에 복종하는 나라가 아니다.

흥사단 민족통일 운동본부창립_경향DB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아픈 피의 교훈을 딛고 일어선 숭고한 가치이기도 하지만 토론의 자양분으로 평등의 꽃을 피운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비단 우리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를 존엄있게 지향하는 국가의 지도자는 내가 주장하는 정책을 끊임없이 토론하고 설득하는 민주주의의 프로세스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의무가 있고, 또 그 모범을 보여야 할 시대적 책임감과 엄중함을 갖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대통령의 모습에서는 상대방과 의견을 나누고 내가 가진 신념과 정책을 설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민주주의의 모습을 찾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냥 내가 하라는 대로 따라오라는 식이다. 청소년들이 반대하는 국정교과서 밀어붙이기, 할머니들을 더 어이없게 한 위안부 문제 타결, 국민을 울리는 개성공단 일방 중단 등이 이를 방증한다.

왜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하면서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을까. 왜 대통령은 야당과 둘러앉아, 국민과 소통하며 대화하지 않을까. 내 주장이 다 옳으므로 그런 대화와 토론을 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은 아닐까?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고 자신에게 표를 준 사람들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어야 한다.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1000만인 서명운동에 사인하며 오죽했으면 국민들이 이렇게 하겠냐고 말하면서, 한겨울 길거리에서 노숙하며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겠다는 대학생들, 왜 우리를 두 번 죽이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걸까


이영일 | 한국청소년정책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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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정부 및 각 지자체가 상시로 하고 있는 각종 공모전이 소문만 무성하고, 실제 공모가 이뤄지고 나면 당선작 발표 등이 감감 무소식인 경우가 많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국가브랜드공모전’은 발표 약속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미루었다.

‘국가브랜드공모전’은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9월7일부터 11월8일까지 영상·사진·디자인·글·음악 등 5개 부문에 걸쳐 작품을 공모했다. 공모전에는 8700여점의 작품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차 전문가 심사를 거친 96편의 작품들은 12월4일까지 국민선호도 조사도 마쳤다. 지난해 12월 중 시상식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올 2월이 되어서도 홈페이지에는 ‘국가브랜드공모전 최종 수상작을 빠른 시일 내 발표한다’고만 안내해 놓고 있다. 그 전엔 ‘1월 중 발표’가 올라와 있었다. 발표는 지난 18일 오후에야 이루어졌다. 주최 측이 내세운 지연 발표 이유는 ‘각 분야별 저작권 조사 등’이다.

2015년 국가브랜드 경쟁력지수_경향DB

그러나 선뜻 납득되지 않는다. 과연 그런 대회를 치를 역량이 있는 정부인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진행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100편도 안되는 1차 심사 통과작 대상의 최종 수상작 선정이기에 그렇다. 홈페이지를 통해 양해를 구했다고는 하지만, 응당 발표일 지연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건 아니다.

국민 세금으로 하는 공모전을 그렇게 개념없이 진행해선 안될 것이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주최(주관) 측 홈페이지를 수없이 방문하는 등 시간낭비가 심했음은 물론이다. 또한 다른 타이틀도 아니고 ‘국가브랜드’를 내세운 공모전인데, ‘코리안 타임’이란 망신살이 뻗쳤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1차 심사 통과 작품에는 외국인 응모작 7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들이 이런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다.

약속을 잘 지키는 신용·신뢰가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장세진 | 전북 한별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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