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칼럼/알고 쓰는 말글'에 해당되는 글 202건

  1. 2016.07.29 대노일까 대로일까
  2. 2016.07.22 닥달? 닦달!
  3. 2016.07.15 헹가래
  4. 2016.07.08 외곬과 외골수
  5. 2016.07.01 배꼽과 눈곱
  6. 2016.06.17 아재와 아줌마
  7. 2016.06.03 으르고 어른다
  8. 2016.05.27 귀 잡수시다
  9. 2016.05.19 십상과 숙맥
  10. 2016.05.12 푸닥거리
  11. 2016.05.05 볼 장 보다
  12. 2016.04.28 왕호감에서 급호감
  13. 2016.04.21 님과 함께?
  14. 2016.04.14 깜깜이
  15. 2016.03.31 ‘초접전’과 ‘접전’
  16. 2016.03.24 [알고 쓰는 말글]‘막장’ 공천
  17. 2016.03.10 ‘맞다’와 ‘맞는다’
  18. 2016.03.03 [알고 쓰는 말글]쌔고 쌨다
  19. 2016.02.25 우려먹다
  20. 2016.02.18 성과금?

어떤 한자말은 환경에 따라 표기가 달라진다. 한자말이 두 가지 이상의 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두음법칙이 적용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 때문에 글로 쓸 때 자주 헷갈린다.

()’가 그런 한자말이다. ‘격노’ ‘분노로 적는다. 그런데 크게 화를 내다를 뜻하는 말은 대노가 아니라 대로. ‘희로애락희노애락으로 쓰면 틀린다. 똑같이 성낼 노()자를 쓴다. ‘는 한자의 본음이고 는 속음이다.

출처: 경향싱문DB

()’도 마찬가지다. ‘허락’ ‘수락을 보면 승락’ ‘응락으로 써야 할 것 같지만 승낙’ ‘응낙이 바른말이다. ‘이 본음이고 은 속음이다. ‘속음은 어법에는 어긋나지만 본음보다 발음하기 편해 널리 쓰이는 습관음을 말한다. 말하기 쉽고 듣기에 좋다는 이유 때문에 속음으로 적는 것이다. 한글맞춤법은 한자말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본음을 써야 할지 속음을 써야 할지 발음으로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무턱대고 외울 수도 없는 노릇. 해서 본음과 속음을 어떻게 구분해야 하나 싶겠지만 방법이 있다. ‘모음으로 끝나면 속음을 쓰면 된다. ‘대로’ ‘허락으로 적는 이유다. ‘받침으로 끝날 땐 분노’ ‘승낙처럼 본음을 쓴다. 따라서 모음으로 끝나는 희로애락로 써야 한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염과 선잠  (0) 2016.08.12
치맥과 치느님  (0) 2016.08.05
대노일까 대로일까  (0) 2016.07.29
닥달? 닦달!  (0) 2016.07.22
헹가래  (0) 2016.07.15
외곬과 외골수  (0) 2016.07.08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닦달좀 그만해! 내가 알아서 할게.”

말로 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안되지만 글로 적을 때는 어떤 것이 맞는지 헷갈리는 말이 있다. ‘닦달이 딱 그런 말이다. ‘닦달에서 의 받침이 인지 인지 헷갈려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까딱하다가는 닥달로 쓰기 십상이다.

ⓒ 경향신문

닦달남을 단단히 윽박질러서 혼을 내다란 뜻이다. 따라서 닦달에서 나온 말인 몸닦달은 몸을 튼튼하게 단련하기 위해 견디기 어려운 것을 참아가며 받는 훈련을 일컫는다. ‘몸닦달은 곧 극기 훈련을 의미한다.

요즘엔 잘 쓰이지 않지만 닦달물건을 손질하고 매만진다는 뜻과 닭의 닦달은 아저씨에게 맡기고에서 보듯 음식물로 쓸 것을 요리하기 좋게 닦고 다듬는다는 의미도 있다. 해서 물건을 손질하고 다듬는 것을 닦달질또는 닦달질한다고 한다. ‘집안닦달이란 말도 재미있다. 집 안을 깨끗이 닦고 치우는 일을 말한다. 좀 낯설지만 집안닦달은 사전에 한 단어로 올라 있는 우리말이다.

이처럼 닦달에는 윽박지르다라는 뜻뿐만 아니라 무엇인가를 닦고 다듬는다란 의미도 있다. 닦달닦다의 의미가 여전히 살아 있다. 이런 경우 우리말법에선 소리 나는 대로 적지 말고 단어의 원래 형태(-)를 밝혀 적도록 하고 있다. ‘닦달로 적는 이유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맥과 치느님  (0) 2016.08.05
대노일까 대로일까  (0) 2016.07.29
닥달? 닦달!  (0) 2016.07.22
헹가래  (0) 2016.07.15
외곬과 외골수  (0) 2016.07.08
배꼽과 눈곱  (0) 2016.07.01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경기에서 이겼을 때 선수들이 감독을 번쩍 던져 올렸다 받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람의 몸을 번쩍 들어 던져 올렸다 받았다 하는 일을 뜻하는 말은 헹가래이다. ‘행가래’ ‘행가레’ ‘헹가레는 모두 틀린 말이다. ‘헹가래는 기쁘거나 좋은 일이 있는 사람에게 한다.

ⓒ 경향신문

헹가래가 외래어인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헹가래는 순우리말이다. ‘헹가래는 여러 명이 힘을 합해 가래란 농기구를 사용하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흙을 파헤치거나 떠서 던지는 기구인 가래는 혼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힘을 보태야 한다. 이 때문에 작업 전 가래질을 하는 사람들끼리 손이 맞나 맞춰보곤 했는데, 이를 헹가래라고 했다.

헹가래가 축하하는 동작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벌줄 때도 헹가래를 했다. 고전소설 <흥부전>에 박에서 나온 사람들이 놀부를 허영가래(헹가래) 치며 벌주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은 벌준다는 의미로는 쓰이지 않는다. 이같이 헹가래는 예전엔 기쁜 일을 축하하거나 잘못이 있는 사람을 벌줄때 모두 쓸 수 있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기쁘고 좋은 일이 있을 때만 하는 동작으로 의미가 변했다.

헹가래의 어원은 분명치 않다. ‘허영가래가 줄어 헹가래가 되었다는 설, ‘헛가래에서 헌가래’ ‘헝가래의 변천 과정을 거쳐 헹가래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노일까 대로일까  (0) 2016.07.29
닥달? 닦달!  (0) 2016.07.22
헹가래  (0) 2016.07.15
외곬과 외골수  (0) 2016.07.08
배꼽과 눈곱  (0) 2016.07.01
아재와 아줌마  (0) 2016.06.17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은 한쪽으로 트여 나가는 방향이나 길을 일컫는다. 일상생활에서 이 이 단독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주로 접두사 와 결합해 외곬형태로 쓰인다. ‘혼자인’ ‘하나인또는 한쪽에 치우친의 뜻을 더하는 말이다. 외곬, 외골수, 외고집, 외길 등이 가 붙어 만들어진 말이다.

ⓒ 경향신문DB

외곬은 단 한 곳으로만 트인 길을 말한다. ‘외통과 같은 뜻이다. ‘외곬은 단 하나의 방법이나 방향이란 뜻도 가지고 있다. 이때는 그는 너무 외곬으로 고지식하기만 하다에서 보듯 주로 외곬으로의 형태로 쓰인다.

외곬에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는 없다. 해서 외곬을 사람이란 뜻으로 쓰면 틀린 표현이 된다. 방법이나 방향이 아니라 사람을 뜻하는 말은 외골수. 단 한 곳으로만 파고드는 사람을 일컬어 외골수라 한다. ‘외골수외곬수로 적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틀린 말이다.

외골수+골수어떤 사상이나 종교, 또는 어떤 일에 철저하거나 골몰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골수(骨髓)’가 붙어 만들어진 합성어다. 우리가 골수분자’ ‘골수 보수파로 쓰는 골수도 이 골수에 해당된다. ‘외곬외골수는 형태가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골수가 사람을 뜻한다는 것을 기억하면 덜 헷갈릴 듯싶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닥달? 닦달!  (0) 2016.07.22
헹가래  (0) 2016.07.15
외곬과 외골수  (0) 2016.07.08
배꼽과 눈곱  (0) 2016.07.01
아재와 아줌마  (0) 2016.06.17
으르고 어른다  (0) 2016.06.03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배에 있는 배꼽은 배꼽으로 읽고 배꼽으로 쓴다. 눈에 끼는 눈곱은 눈꼽으로 발음하고 눈곱으로 적는다. 둘 다 뒷말이 으로 소리 난다. 소리는 같은데 하나는 배꼽’, 다른 하나는 눈곱으로 달리 적는다. 왜 그런 걸까? 이는 우리말 된소리 적기 규정 때문이다.

경향신문DB

탯줄이 떨어지면서 배의 한가운데에 생긴 자리인 배꼽은 둘로 나눌 수 없는 한 단어이다. 한글맞춤법은 이처럼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나는 된소리는 어원을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소리 나는 대로 배꼽으로 적는다.

한데 눈곱은 눈에 낀 곱을 말한다. 손톱 밑에 끼어 있는 곱은 손곱이고, 발톱 밑에 있는 곱은 발곱이다. ‘은 진득진득한 액이나 그것이 말라붙은 물질을 가리킨다. ‘눈곱+으로 이루어진 합성어이다. 우리말에서 합성어는 소리 나는 대로 적지 않고 단어의 원래 형태를 밝혀 적어야 한다. ‘눈꼽이 아니라 눈곱이 맞는 이유다.

지방 또는 그것이 엉겨 굳어진 것이라는 의미도 있다. 많은 이들이 즐겨 먹는 곱창이 바로 그런 뜻이다. 곱창은 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로, 곱이 낀 창자란 의미다. 소 곱창과 돼지 곱창처럼 실생활에선 곱창이라고 하면 소나 돼지를 구분하지 않고 쓰지만 사실 곱창은 소의 작은창자를 가리킨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헹가래  (0) 2016.07.15
외곬과 외골수  (0) 2016.07.08
배꼽과 눈곱  (0) 2016.07.01
아재와 아줌마  (0) 2016.06.17
으르고 어른다  (0) 2016.06.03
귀 잡수시다  (0) 2016.05.27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아재 개그’가 유행이다. 직장인 사이에서 유행하던 썰렁 개그, ‘부장님 개그’가 ‘아재 개그’란 이름으로 돌아왔다. 인터넷상에선 ‘아재 개그’뿐만 아니라 ‘아재’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아재 구별법’도 쉽게 볼 수 있다. ‘아재 개그’와 함께 우리말 ‘아재’가 새삼 관심을 받고 있다.

‘아재’의 쓰임새는 참 다양하다. ‘아재’는 ‘부모와 항렬이 같은 남자’를 이른다. ‘아재비’ ‘아저씨’와 한뜻이다. ‘아재’는 결혼하지 않은, 아버지의 남동생을 말하기도 한다. 결혼한 아버지의 남동생을 가리키는 말은 ‘작은아버지’다. 일상생활에선 잘 모르는 사람을 ‘아재’로 부를 때도 많다. 이때 ‘아재’는 나이 든 남자를 편하게 일컫는 말이다.



부모와 항렬이 같은 여자를 이르는 말은 ‘아주머니’다. 정답게는 ‘아줌마’ ‘아주미’로 부른다. ‘아지매’ ‘아지미’는 방언이다. 일반적으로 ‘아저씨, 아주머니’는 집안 어른이나 남 구분 없이 쓸 수 있지만 경상도에서는 남을 가리키는 경향이 강하다.

국어사전은 ‘아재, 아줌마’를 ‘아저씨, 아주머니’의 낮춤말로 설명한다. 이 때문에 부르는 사람은 편해도 듣는 이는 거북해할 수 있는 말이 ‘아재, 아줌마’인지 모른다. 설명이 영 마뜩잖다. ‘아저씨, 아주머니’를 다정히 부르는 말로 풀이하면 될 텐데. 세상에 어른을 낮춰 부르는 말도 있는가?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곬과 외골수  (0) 2016.07.08
배꼽과 눈곱  (0) 2016.07.01
아재와 아줌마  (0) 2016.06.17
으르고 어른다  (0) 2016.06.03
귀 잡수시다  (0) 2016.05.27
십상과 숙맥  (0) 2016.05.19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으르고 달랜다. 문장이 낯설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듯하다. ‘어르고 달랜다’의 잘못된 표현으로 느낄 법도 하다. 한데 아니다. 둘 다 바른말이다. ‘어르다’와 ‘으르다’는 의미가 완전히 다른 말이다. ‘어르다’와 ‘으르다’는 소리가 비슷하다보니 헷갈리게 쓰는 사람이 많다. ‘얼르다’나 ‘을르다’로 아는 사람도 있다.

‘어르다’는 ‘아이를 달래거나 기쁘게 하여 주다’를 뜻한다. ‘어떤 일을 하도록 사람을 구슬리다’란 의미도 있다. 하여 ‘잠을 재우려고 아기를 어르고 달랬다’ 따위로 쓸 수 있다. 한마디로 ‘어르다’는 상대를 그럴듯한 말로 만족시켜 꼬신다는 의미다. ‘어르다’는 어르고, 어르니, 얼러 등으로 활용한다.




반면 ‘으르다’는 ‘상대가 겁을 먹도록 무서운 말이나 행동으로 위협해 협박하다’란 뜻이다. 말과 행동으로 위협하는 짓을 뜻하는 ‘으름장’이 ‘으르다’에서 나왔다. ‘으름장’을 ‘으름짱’으로 쓰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으름장’이 바른말이다. ‘으르다’는 으르고, 으르니, 을러 등으로 활용한다.

‘어르다’는 상대를 기쁘게 해 주고, ‘으르다’는 상대를 위협해 겁주는 일이다. 그럼 이 글의 제목으로 돌아가 보자. ‘으르고 어른다’는 무슨 뜻일까. 상대를 윽박지르기도 하고 살살 구슬리기도 한다. 강온 양면 전술, 병 주고 약 준다는 말이다. ‘으르고 달랜다’와 한뜻이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꼽과 눈곱  (0) 2016.07.01
아재와 아줌마  (0) 2016.06.17
으르고 어른다  (0) 2016.06.03
귀 잡수시다  (0) 2016.05.27
십상과 숙맥  (0) 2016.05.19
푸닥거리  (0) 2016.05.12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한번 잡솨 봐. 다음날 아침에 반찬이 달라져. 애들은 가라.” 그 옛날 장날이면 찾아오는 ‘떠돌이 뱀장수’가 있었다. 뱀장수의 현란한 말과 차력 쇼에 정신이 팔려 늦도록 장터에서 놀다가 집에서 혼이 나곤 했다. 이젠 다 옛말이 되었지만.

‘잡솨 봐’는 ‘잡숴 봐’가 바른말이다. ‘먹다’의 높임말이 ‘잡수다’이고, ‘잡수다’의 존대어는 ‘잡수시다’이다. 우리말은 높임말이 발달해 있다. 한데 공손이 지나쳐 잘못 쓰는 높임말도 많다. ‘귀먹다’를 높여서 말한답시고 ‘귀 잡수시다’라고 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귀 잡수시다’는 ‘귀를 음식으로 먹는다’란 뜻이다. 이땐 ‘먹다’에 ‘으시’를 넣어 ‘귀먹으시다’라고 해야 한다.

‘귀먹다’의 ‘먹다’는 ‘막히다’의 뜻을 지닌 옛말이다. ‘귀가 막혀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다’란 의미다. 요즘은 ‘막히다’의 뜻을 지닌 ‘먹다’가 홀로 쓰이는 일은 없다. ‘가는귀먹다’ ‘귀먹다’ ‘먹먹하다’ ‘먹통’에서 보듯 몇몇 단어 속에 ‘먹’의 쓰임새가 살아 있을 뿐이다. ‘가는귀먹다’는 사전에 한 단어로 올라 있다. ‘가는 귀 먹다’로 띄어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참, ‘귀가 멍멍하다’도 자주 틀리는 말이다. ‘갑자기 귀가 막힌 듯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를 뜻할 때는 ‘멍멍하다’가 아니라 ‘먹먹하다’를 써야 한다. ‘멍멍하다’는 ‘정신이 빠진 것처럼 어리벙벙하다’란 의미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재와 아줌마  (0) 2016.06.17
으르고 어른다  (0) 2016.06.03
귀 잡수시다  (0) 2016.05.27
십상과 숙맥  (0) 2016.05.19
푸닥거리  (0) 2016.05.12
볼 장 보다  (0) 2016.05.05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보통 그렇게 되기가 쉽다는 뜻으로 ‘쉽상’이 널리 쓰인다. 주로 ‘무엇하기 쉽상이다’ 꼴로 많이 쓴다. 순우리말일 것 같은 ‘쉽상’은 정작 사전에 없다. ‘쉽상’은 한자말 ‘십상’이 바른말이다. 사람들이 한자말인지도 모르고 우리말 ‘쉽다’에서 온 것으로 생각해 ‘쉽상’으로 쓰는 듯하다.

‘십상’은 십상팔구(十常八九)의 준말이다. ‘열에 여덟, 아홉으로 거의 예외가 없음’을 이른다. 요즘은 십중팔구(十中八九)란 말을 더 많이 쓴다. 한데 ‘십중팔구’는 ‘십상팔구’의 일본식 표현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일제강점기 이전 문헌에서는 ‘십중팔구’란 표현을 거의 찾을 수 없다. ‘십상’이란 말은 지금도 자주 쓰지만 ‘십중’의 쓰임새는 없다. 하여 터무니없는 말이 아니다.

‘십상팔구’를 ‘십상’으로 쓰는 것처럼 사자성어를 두 자로 줄여 쓰는 말이 더러 있다. 흔히 ‘쑥맥’으로 잘못 알고 있는 ‘숙맥’도 그중 하나다. ‘숙맥’은 콩과 보리를 아울러 이른다. ‘숙맥’은 숙맥불변(菽麥不辨)에서 나왔다. 처음엔 글자 그대로 ‘콩인지 보리인지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이다가 ‘사리 분별을 못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름’을 이르는 말로 의미 영역이 넓어졌다.

요즘 한자 병기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어휘력 향상을 위해 한자 병기가 필요하단다. 너무 숙맥 같은 생각이 아닌가. 어쩌면 한자 외우느라 날밤 새우기 십상일지도 모르는데.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으르고 어른다  (0) 2016.06.03
귀 잡수시다  (0) 2016.05.27
십상과 숙맥  (0) 2016.05.19
푸닥거리  (0) 2016.05.12
볼 장 보다  (0) 2016.05.05
왕호감에서 급호감  (0) 2016.04.28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옛날 군대에서 선임들이 후임들의 군기를 잡을 때면 으레 “푸닥거리 한번 하자”고 했다. 그러면 후임들은 바로 표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행동이 재빨라졌다. 최근 아들을 군에 보낸 선배 말에 따르면 요즘은 예전과 달라 일부러 군기 잡는다고 푸닥거리하는 일은 거의 없단다.

‘푸닥거리’는 무당이 하는 굿에서 유래된 말이다. 무당이 간단한 음식을 차려놓고 부정이나 살 따위를 푸는 것을 가리켜 ‘푸닥거리’라고 한다. ‘푸닥거리’를 ‘푸다꺼리’ ‘푸닥꺼리’로 잘못 아는 이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푸닥거리’는 한글맞춤법 규정에서 조금 벗어난 표현이다.

‘거리’는 ‘국거리, 반찬거리’에서 보듯 명사 뒤에 붙거나, ‘마실 거리’처럼 어미 ‘을’ 뒤에 쓰여 내용이 될 만한 재료를 뜻한다. 이들 쓰임새를 보면 ‘푸닥거리’가 바른말이 되려면 ‘푸닥’이란 명사가 있어야 한다. 한데 어느 사전에도 명사 ‘푸닥’은 없다. 결국 ‘푸닥거리’는 ‘푸닥+거리’ 구조로 이루어진 말이 아니다.

우리말 조어법에 어긋난다는 얘기다. 맞춤법 규정에 따르면 어떤 말의 형태를 살려 적을 근거가 없을 때는 어원을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어야 한다. ‘뒤에서 일을 보살펴서 도와주는 일’을 일컫는 말이 ‘뒤치닥거리’가 아니라 ‘뒤치다꺼리’가 맞는 이유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푸닥거리’는 ‘푸다꺼리’로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 잡수시다  (0) 2016.05.27
십상과 숙맥  (0) 2016.05.19
푸닥거리  (0) 2016.05.12
볼 장 보다  (0) 2016.05.05
왕호감에서 급호감  (0) 2016.04.28
님과 함께?  (0) 2016.04.21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볼 장 보다’는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다’란 의미다. 일상생활에선 부사 ‘다’가 붙은 ‘볼 장 다 보다’꼴이 더 많이 쓰인다. ‘일 때문에 잠은 다 잤네’에서 보듯 ‘다’는 실현할 수 없게 된 앞일을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반어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볼 장 다 보다’는 ‘일이 더 손댈 것도 없이 틀어지다’란 뜻을 담고 있다. 주로 부정적인 상황일 때 쓴다. 그런데 ‘볼 장’을 ‘볼 짱’ 또는 ‘볼짱’으로 쓰는 사람이 많다. ‘볼 장’의 발음이 ‘볼 짱’이기 때문일 터다. 우리말에 ‘볼짱’이나 ‘짱’이란 명사는 없다.

어떤 말의 형태를 살려 적을 특별한 근거가 없을 때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 ‘혼’을 강조해 이르는 말인 ‘혼쭐’을 ‘혼줄’이 아니라 ‘혼쭐’로 적는 이유는 ‘쭐’이 어디에서 온 말인지 유래를 알 수 없어서다. 한데 ‘볼 장’의 ‘장’은 한자 ‘場(시장)’의 뜻으로 쓰인 말이다. 해서 ‘짱’으로 소리 나지만 원래 형태를 밝혀 ‘장’으로 적는 것이다. ‘볼 장’은 한 단어가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한다.

‘볼 장’이 본뜻과 최근에 사용되는 의미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어원을 밝혀 적지 말고, 소리 나는 대로 ‘볼짱’으로 적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사전은 ‘볼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볼 장’의 ‘장’을 여전히 본뜻이 살아 있는 말로 보기 때문이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십상과 숙맥  (0) 2016.05.19
푸닥거리  (0) 2016.05.12
볼 장 보다  (0) 2016.05.05
왕호감에서 급호감  (0) 2016.04.28
님과 함께?  (0) 2016.04.21
깜깜이  (0) 2016.04.14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가희에게 급호감.’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 있는 글의 제목이다. ‘급호감’은 젊은이 사이에서 ‘갑작스럽게 호감이 간다’란 뜻으로 통하는 말이다. 10대들의 통신언어로 쓰이던 ‘급호감’ ‘급실망’ ‘급당황’ ‘급피곤’과 같이 접두사 ‘급’을 붙여 만든 말이 최근 신문·방송에 자주 나온다. ‘급짜증’ ‘급궁금’처럼 순우리말과 결합한 말도 눈에 띈다.

‘급짜증’처럼 ‘급’이 포함된 신어는 대체로 기분이나 감정을 표현할 때 즐겨 쓴다. 한때 ‘왕호감’ ‘왕짜증’ ‘왕궁금’ ‘왕실망’ ‘왕피곤’ 등으로 많이 쓰이던 ‘왕’의 자리를 이젠 ‘급’이 꿰찬 듯하다.

‘급’은 ‘급상승’ ‘급회전’에서와 같이 ‘갑작스러운’이란 의미로 쓰이거나, ‘급경사’ ‘급환자’에서처럼 ‘매우 심한’이나 ‘매우 급한’의 뜻을 더해주는 말이다. ‘호감’ ‘짜증’ 등에 붙은 ‘급’은 ‘갑작스러운’의 의미로 쓰인 것이다. 따라서 ‘급호감’ ‘급실망’ ‘급짜증’과 같은 말은 우리말법에 어긋나는 표현은 아니다.

문제는 ‘급친해지다’ ‘급예뻐지다’ ‘급실망하다’ ‘급피곤하다’와 같이 동사나 형용사에 ‘급’을 붙여 쓰는 경우다. ‘급친해지다’와 같은 표현은 가능할까? 아니다. ‘급’은 명사와 결합해 새말을 만드는 접두사다. 해서 ‘급실망하다’나 ‘급피곤하다’처럼 동사나 형용사에 붙여 쓸 순 없다. 동사나 형용사를 수식하는 말은 부사이기 때문이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닥거리  (0) 2016.05.12
볼 장 보다  (0) 2016.05.05
왕호감에서 급호감  (0) 2016.04.28
님과 함께?  (0) 2016.04.21
깜깜이  (0) 2016.04.14
‘초접전’과 ‘접전’  (0) 2016.03.31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사랑하는 님과 함께 한 백년 살고 싶어~.” ‘임’이나 ‘님’은 귀하거나 높은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임금’의 ‘임’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뜻하는 ‘임’이 그렇다. ‘회장님, 해님, 공자님’처럼 명사 뒤에 붙여 쓰는 ‘님’도, ‘홍길동 님’과 같이 이름 뒤에 띄어 쓰는 ‘님’도 그러하다. ‘님’은 ‘씨’보다 높임의 뜻을 더하는 말이다.

첫 문장 ‘사랑하는 님’은 ‘사랑하는 임’이 맞는 표현이다. ‘니’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이’로 적는다는 두음법칙 규정 때문이다.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의 경우 시적 자유가 적용되어 예외로 해야 하지만, 5월의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맞는 표기다. ‘님’은 항상 명사 뒤에서만 ‘님’으로 쓰인다.

여기서 질문 하나. 인터넷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님이 보내준 메일 잘 받았습니다’의 ‘님’도 ‘임’으로 써야 하나? 이때 ‘님’은 이름을 생략한 ‘님’이다. 문어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인 ‘당신’이란 의미로 쓰인 ‘님’인 것이다.

이 역시 문법을 적용해 ‘임’으로 바꾸어야 할까? 아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국어대사전인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는 ‘님’이 표제어로 올라 있다. 인터넷이나 온라인 대화에서, 상대편을 가리키는 이인칭 대명사라는 설명과 함께. 누리꾼들이 즐겨 쓰는 언어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볼 장 보다  (0) 2016.05.05
왕호감에서 급호감  (0) 2016.04.28
님과 함께?  (0) 2016.04.21
깜깜이  (0) 2016.04.14
‘초접전’과 ‘접전’  (0) 2016.03.31
[알고 쓰는 말글]‘막장’ 공천  (0) 2016.03.24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포커 게임에서 자기 패를 보지 않고 아무 패나 손 가는 대로 뒤집는 것을 흔히 ‘깜깜이’라고 한다. 도박판의 은어처럼 쓰일 법한 이 ‘깜깜이’가 신문·방송에 자주 등장한다. ‘깜깜이 선거’ ‘깜깜이 인사’ 등에서 보듯 명사 앞에 수식어처럼 붙는다.

의미도 ‘마구잡이’ ‘예측하지 못하는’ ‘꼭꼭 숨기는’ 등 한두 가지로 정의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 쓰임새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깜깜이’는 포커판에서 쓰는 용어여서인지, ‘깜깜하다’가 연상되어서인지 부정적인 상황에서 쓰이는 경향이 있다.

‘깜깜이’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이지만 국어사전엔 없다. 하지만 ‘깜깜이’가 우리말법에 어긋나는 말도 아니다. 까맣게 어둡다거나 희망이 없는 상태에 있다를 일컫는 ‘깜깜하다’의 어근 ‘깜깜’에 명사화 접미사 ‘이’가 붙은 꼴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방향 지시등을 이르는 ‘깜빡이’도 ‘깜빡하다’의 어근 ‘깜빡’에 ‘이’가 붙어서 된 말이다.

‘답답하다’나 ‘깔끔하다’에서 나온 ‘답답이’나 ‘깔끔이’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이’는 동사나 형용사 어근에 붙어 사람이나 사물, 일을 뜻하는 명사를 만든다. 다만 ‘깜깜이’의 ‘이’는 통상적인 ‘이’의 의미(사람이나 사물)와 문법적 기능(명사)에서 좀 더 확장된 듯하다. ‘이’가 붙는 말은 대부분 명사 역할에 그치는 데 반해 ‘깜깜이’는 명사를 꾸미는 형용사적 기능도 하기 때문이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호감에서 급호감  (0) 2016.04.28
님과 함께?  (0) 2016.04.21
깜깜이  (0) 2016.04.14
‘초접전’과 ‘접전’  (0) 2016.03.31
[알고 쓰는 말글]‘막장’ 공천  (0) 2016.03.24
‘맞다’와 ‘맞는다’  (0) 2016.03.10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총선 판세를 전하는 기사가 부쩍 눈에 띈다. 이번 선거는 ‘초접전’ 지역이 승부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접전’은 ‘서로 힘이 비슷해 승부가 쉽게 나지 아니하는 경기나 전투’를 일컫는 말이다. 여기에 접두사 ‘초’가 붙어 ‘초접전’이 되었다.

‘초접전’은 무슨 뜻일까? ‘초’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어떤 범위를 넘어선’ 또는 ‘정도가 심한’의 뜻을 더하는 말이다. 접두사 ‘초’는 생산성이 높다. 하여 ‘초대형, 초만원, 초고가, 초당파, 초고속, 초음속, 초호화’처럼 명사와 결합하여 수많은 단어를 만들어낸다.


일반적으로 범위나 정도와 관련 있는 말에는 모두 ‘초’를 붙여 쓸 수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초’가 들어가는 말을 즐겨 쓰는 듯하다. 다소 막연하거나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습관적으로 ‘초’를 붙여 말하는 이도 있다. 실제보다 부풀리고 싶거나 상대의 주의를 끌 필요가 있을 때 ‘초’를 이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초’를 남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너무 자의적으로 과장하는 느낌이 들 수 있어서다. 또한 ‘초접전’ ‘초박빙’의 경우 ‘초’는 불필요한 말일 수도 있다. ‘접전’이나 ‘박빙’ 그 자체가 근소한 차이로 우열을 가리기가 곤란하거나 아주 적은 차이를 이를 때 쓰는 말이기 때문이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님과 함께?  (0) 2016.04.21
깜깜이  (0) 2016.04.14
‘초접전’과 ‘접전’  (0) 2016.03.31
[알고 쓰는 말글]‘막장’ 공천  (0) 2016.03.24
‘맞다’와 ‘맞는다’  (0) 2016.03.10
[알고 쓰는 말글]쌔고 쌨다  (0) 2016.03.03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막장 드라마, 막장 국회, 막장 정치, 막장 공천….’ 요즘 신문·방송에 ‘막장’이란 단어가 자주 오르내린다. ‘막장’은 어디에서 온 말이며 무슨 뜻일까? 문맥상으로 그 뜻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이때의 ‘막장’은 ‘갈 데까지 간’이란 의미다. 부정적인 뜻이 강하다.

한데 ‘막장’의 사전적 의미는 이와 다르다. ‘막장’은 갱도의 막다른 곳을 뜻한다. ‘갈 데까지 간’이란 뜻과는 관련이 없다. 사람들이 캄캄한 ‘막장’의 이미지만 떠올려 부정적인 상황에 쓰는 듯하다. 하나 ‘막장’은 폭력이나 불륜, 부정이 난무하는 곳이 아니다. ‘막장’은 누군가의 아버지 혹은 자식이 일하는 삶의 터전이다.

해서 누구는 ‘막장’ 대신 접두사 ‘막’을 붙여 말하는 게 옳다고 한다. ‘막국회’ ‘막정치’ ‘막공천’ ‘막드라마’처럼 써야 한다는 것이다. ‘막’은 일부 명사나 동사 앞에 붙어 ‘품질이 낮은’ ‘닥치는 대로 하는’ ‘함부로’의 뜻을 더하는 말이다.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저급한 표현을 가리키는 ‘막말’이나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죠’의 ‘막’이 다 그런 의미다.

아무튼 일상생활에서 ‘막장’이 본뜻과 다르게 쓰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부정적인 뜻의 ‘막장’이 한때의 유행으로 지나갈지, 세력을 넓혀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될지 그 쓰임새를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깜깜이  (0) 2016.04.14
‘초접전’과 ‘접전’  (0) 2016.03.31
[알고 쓰는 말글]‘막장’ 공천  (0) 2016.03.24
‘맞다’와 ‘맞는다’  (0) 2016.03.10
[알고 쓰는 말글]쌔고 쌨다  (0) 2016.03.03
우려먹다  (0) 2016.02.25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그는 내 생각이 ‘맞다’는 것을 인정했다.” 흔히 쓰는 표현이다. 그런데 국어사전에 근거하면 이 문장의 ‘맞다’는 말법에 어긋난, 잘못된 말이다. 이 문장에서 ‘맞다’는 ‘맞는다’로 써야 적절한 표현이 된다. ‘맞다’는 형용사가 아니라 동사이기 때문이다.

동사와 형용사는 같은 용언이지만 그 쓰임의 정도에 차이가 있다. 그중 하나가 형용사는 기본형(으뜸꼴)을 쓸 수 있지만 동사는 기본형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꽃 중에서도 역시 봄꽃이 최고로 아름답다’는 자연스럽지만 ‘그는 정말 우리말을 열심히 공부하다’는 어색한 것이다.

‘맞다’에서 나온 말인 ‘걸맞다’ ‘알맞다’가 형용사여서 ‘맞다’ 역시 형용사로 여기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일상생활에서는 입말뿐만 아니라 글말로도 활용형 ‘맞는다’를 써야 할 자리에 기본형인 ‘맞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그렇게 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 해서 언중의 언어 습관을 무조건 무시하기도 어렵다.

많은 이들이 언어생활에서 ‘맞다’를 형용사처럼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맞다’에 형용사 기능을 부여하면 어떨까 한다. 형용사로서의 쓰임새도 인정하자는 뜻이다. ‘감사하다’ ‘자라다’ ‘크다’에서 보듯 우리말에 동사와 형용사 역할을 동시에 하는 단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사전이나 문법에 얽매여 ‘맞다’를 동사로 한정해 쓰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접전’과 ‘접전’  (0) 2016.03.31
[알고 쓰는 말글]‘막장’ 공천  (0) 2016.03.24
‘맞다’와 ‘맞는다’  (0) 2016.03.10
[알고 쓰는 말글]쌔고 쌨다  (0) 2016.03.03
우려먹다  (0) 2016.02.25
성과금?  (0) 2016.02.18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집에 장난감이 쌔고 쌔비렸는데, 또….” 글쓴이가 어릴 적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면 어머니가 자주 하던 말이다. ‘쌔고 쌔비렸다’는 경상도 지역에서 쓰는 방언이다. 주로 무엇이 ‘흔하고 많이 있다’란 의미로 쓰인다. ‘쌔고 쌔비렸다’의 표준어는 ‘쌔고 쌨다’이다.

‘쌔고 쌨다’는 동사 ‘쌔다’에서 나온 표현이다. ‘쌔다’는 ‘쌓이다’의 준말이다. ‘쌓이다’에서 ‘ㅎ’이 탈락하여 ‘싸이다’가 된 뒤 다시 ‘쌔다’로 줄어든 것이다. ‘쌔고 쌨다’는 ‘쌓이고 쌓였다’의 준말인 셈이다. 해서 ‘아직 눈이 쌓여 있다’나 ‘아직 눈이 쌔어 있다’는 같은 뜻이다.

요즘은 ‘쌔다’의 쓰임새나 사용 범위가 많이 좁아졌다. 하여 ‘쌔다’가 단독으로 ‘쌓이다’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는 입말이나 글말에서 거의 볼 수 없다. 다만 ‘쌔고 쌘 것이 남자’ ‘빈방이 쌔고 쌨다’에서 보듯 ‘쌔다’는 어간을 반복해 단어의 뜻을 강조하는 표현인 ‘쌔고 쌔다’와 같은 관용구 형태로 주로 쓰인다.

어간을 반복해 단어의 뜻을 강조하는 것은 우리말 특성 중 하나다. ‘길고 길다’ ‘높고 높다’ ‘많고 많다’ ‘하고하다’가 다 그런 경우다. ‘하고하다’는 한 단어로 국어사전에 올라 있다. 나머지는 모두 띄어 써야 한다. 이 중 ‘많고 많다’ ‘하고하다’는 ‘쌔고 쌔다’와 같은 뜻이다. ‘하고많다’도 마찬가지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고 쓰는 말글]‘막장’ 공천  (0) 2016.03.24
‘맞다’와 ‘맞는다’  (0) 2016.03.10
[알고 쓰는 말글]쌔고 쌨다  (0) 2016.03.03
우려먹다  (0) 2016.02.25
성과금?  (0) 2016.02.18
때려맞추다?  (0) 2016.02.11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같은 이야기를 한동안 우려먹었기 때문에 이제는 좀 새로운 것으로 바꿔야겠어.” 이처럼 ‘우려먹다’는 ‘이미 썼던 내용을 다시 써먹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사골 등 음식 따위를 푹 고아서 국물을 만들어낼 때’도 ‘우려먹다’란 말을 쓴다. ‘우려먹다’는 동사 ‘우리다’에서 파생된 말이다.

‘우리다’는 주로 ‘어떤 물건을 액체에 담가 맛이나 빛깔 따위의 성질이 액체 속으로 빠져나오게 한다’란 의미로 쓰인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우려내다’도 ‘우리다’에서 나왔다. 한데 ‘우려먹다’와 ‘우려내다’를 ‘울궈먹다’ ‘울궈내다’로 쓰고 말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울궈먹다’와 ‘울궈내다’는 국어사전에 없다. 표준어가 아니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울궈먹다’와 ‘울궈내다’가 비표준어이기 때문에 ‘우려먹다’와 ‘우려내다’의 틀린 말로 안다. 표준어가 아니라고, 국어사전에 없다고 틀린 말인 것은 아니다. ‘울궈먹다’와 ‘울궈내다’는 ‘울구다’에서 나온 말이다. ‘울구다’는 ‘우리다’의 방언이다. 이 ‘울구다’의 활용형 ‘울궈’에 ‘먹다’ ‘내다’가 붙어 입말로 널리 쓰이는 것이다.

표준어라는 개념 때문에 방언은 잘못되거나 틀린 말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나 방언은 서울말 중심의 표준어 정책 탓에 서울말에 자리를 내준 지방말일 뿐 틀린 말이 아니다. 방언도 우리말이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맞다’와 ‘맞는다’  (0) 2016.03.10
[알고 쓰는 말글]쌔고 쌨다  (0) 2016.03.03
우려먹다  (0) 2016.02.25
성과금?  (0) 2016.02.18
때려맞추다?  (0) 2016.02.11
‘땜빵’ 출연자  (0) 2016.02.04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근로자가 노동의 대가로 사용자에게 받는 보수를 ‘임금’이라고 한다. 여기엔 급료, 봉급, 상여금 따위가 있다. 최근 신문·방송에서 ‘공무원 성과급제 폐지’ 논란과 관련해 자주 접하는 ‘성과급’도 임금에 포함된다. ‘성과급’은 작업의 성과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임금을 말한다.

일상생활에서는 ‘성과급’ 못지않게 ‘성과금’이란 말도 많이 쓰인다. 신문·방송도 어떤 곳에서는 ‘성과급’, 어떤 곳에서는 ‘성과금’이라고 한다. 성과급과 성과금은 뜻을 구분하지 않고 섞어 써도 되는 말일까. 국어사전엔 성과급만 올라 있다. 성과금은 사전에 없는 말이다.

사전에 없다고 해서 모두 비표준어이거나 틀린 표현인 것은 아니다. ‘상여금, 계약금, 기부금’ 등에서 보듯 ‘금’은 일부 명사 뒤에 붙어 ‘돈’의 뜻을 더해주는 말이다. 따라서 성과금을 쓰지 못할 이유가 없다. 성과급과 성과금은 표준어와 비표준어의 관계가 아니다. 의미나 쓰임새의 차이로 봐야 한다.

성과급은 ‘성과등급’의 준말로, 성과를 일정한 준거에 따라 나눈 등급을 의미한다. 반면 성과금은 성과급에 따라 달리 지급되는 돈을 말한다. 하여 “성과급을 1등급 받아 성과금으로 100만원 받았다”처럼 써야 한다. 지금 사전에 있는 ‘성과급’의 뜻을 수정·보완하고, 성과금에 새로운 의미를 붙여주면 좋겠다. 성과금도 표준어 대접을 하자는 뜻이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고 쓰는 말글]쌔고 쌨다  (0) 2016.03.03
우려먹다  (0) 2016.02.25
성과금?  (0) 2016.02.18
때려맞추다?  (0) 2016.02.11
‘땜빵’ 출연자  (0) 2016.02.04
[알고 쓰는 말글]완전(?) 좋아  (1) 2016.01.28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