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앉아 웃음꽃을 피우는 가족의 모습. 으레 떠올리게 되는 명절의 풍경이다.

올해 새해의 풍경은 조금 각별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함께한 새해였기 때문이다.

(출처: 연합뉴스)

‘스포츠는 스토리’라는 말도 있지만, 올해 평창 올림픽에선 많은 스토리들이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먼저 지난 15일 열린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의 캐나다와의 경기(사진)가 그러했다. 전통적인 강호인 캐나다팀을 한국팀이 8 대 6이라는 스코어로 이겼다. 의외의 결과와 함께 한국 대표 선수들이 컬링을 하게 된 계기도 더불어 이슈가 됐다. 김영미 선수 등이 학교 방과 후 활동으로 처음 컬링을 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실제이지만 비현실에 가깝게 느껴졌다.

한 트위터리안은 “이런 이야기가 만약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할지라도 비현실적이라며 욕을 들었을지 모른다”며 “이처럼 굉장한 이야기가 실제로 벌어졌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일본팀엔 졌지만 전통적인 강호인 캐나다와 스위스, 영국팀 등을 이긴 한국팀이 우리 국민들에게 준 감동은 굉장했다. 비단 강호에의 승리뿐 아니라 어린 나이부터 선수로 키워지는 소위 ‘엘리트 체육’만이 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우리나라 체육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까지 이끌어냈다.

‘썰매 불모지’로 여겨졌던 한국에서 최초로 스켈레톤 금메달을 따낸 윤성빈 선수도 올해 명절에 큰 감동을 준 주인공 중 하나다. 윤성빈 선수 역시 어려서부터 엘리트 체육의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한국체대 입시를 꿈꾸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윤성빈은 당시 신림고 체육교사였던 김영태씨의 추천으로 강광배 교수의 밑에서 훈련을 받게 됐다. 강 교수의 썰매 종목에 매진해 온 일생과 십수명에 달하는 코치진의 헌신은 한 선수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다. 

한 트위터리안은 윤성빈 선수의 금메달 확정 후 “조인호 감독과 이용 감독, 그리고 김영태 체육교사 및 강광배 교수에게 모두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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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열리는 두번째 올림픽인 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지난 9일 시작됐다. 그리고 그 시작을 화려하게 알린 평창 올림픽 개회식은 이어지는 주말 내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활발하게 회자되었다.

개회식 공연의 만듦새는 누리꾼들로부터 대체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공연에선 고구려 벽화부터 시작해 거북선, 천상열차분야지도, 달항아리 백자까지 다양한 문화재들이 소개됐다. 녹화 영상으로 선보인 사상 최대 오륜기 드론쇼도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개막식이 그저 그런 영상들로 채워졌을 줄 알았는데 ‘사이버펑크’ 등 세련된 이미지들에 놀랐다” “올림픽에 관심 없는 척하다가 다들 개막식을 보고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예산과 준비 시간이 부족한 가운데 개회식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송승환 총감독에게도 관심이 모였다. 이낙연 총리는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적은 예산으로, 짧은 기간에, 최고의 올림픽 개막식을 만드셨다”며 치하하는 글을 올렸다. 다만 “적은 예산과 촉박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다면 사람을 갈아넣었다(혹사시켰다)는 의미”라거나 “적은 예산이라곤 하지만 극찬받았던 지난 런던 올림픽 개막 예산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등의 반응들도 있었다. 개막 공연 중에서도 단연 시선을 끌었던 것 중 하나는 ‘인면조’ 모형이었다. 인면조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 등장하는 사람 얼굴을 한 전설 속의 새로, 한동안 ‘인면조’가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이슈가 됐다. SNS에선 낯선 인면조의 모습이 컬트적인 인기를 끌면서 팬아트(팬이 그린 창작물) 등이 쏟아져나오기도 했다.

개회식 선수 입장 순서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이었다. 외신들은 “극적인 개회식”이었다며 남북 공동 입장을 다루었고, 김영남 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공동 입장 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한 트위터리안은 “11년 만의 남북한 선수 공동 입장”이라며 “TV(개회식)를 보며 공동 입장할 때 울컥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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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배우 알리사 밀라노는 지난해 10월16일 트위터에 “당신이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면 이 트윗에 ‘나도(me, too)’라고 답해주세요”라고 올렸다. 이 트윗은 2만4000회 넘게 리트윗되고, 답글이 6만800개 넘게 달렸다.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폭로가 촉발시킨 고발 캠페인의 시작이었다. ‘그는 내 의붓아버지였다’ ‘15살 때 3명의 남성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등 수많은 미투가 줄을 이었다.

사실 미투의 역사는 10년도 더 됐다. 2006년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흑인 사회 내의 성폭행을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 오래도록 수많은 미투가 쌓여 이제 역사를 바꾸고 있다.

한국에서도 2016년 가을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계_내_성폭력’ 운동이 시작됐다. 그렇게 용기를 낸 목소리들이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폭발력을 얻었다. 

하지만 서 검사의 대리를 맡은 김재련 변호사의 과거 경력과 발언으로 사태는 새 논쟁을 낳았다. 김 변호사가 박근혜 정부가 만든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이사로 활동하며 할머니들에게 양보를 종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것과 방송 인터뷰에서 “박상기 법무장관에게 서 검사의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이뤄진 게 없었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를 두고 ‘현 정부 흔들기’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mo***은 트위터에서 “김 변호사는 서 검사의 증언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들고 ‘me too 운동’을 현 정부에 대한 정치적 공세로 전환시켰다”고 비판했다. @yo***도 “가해자와 덮은 자는 사라지고 박 장관만 나오는 것이 솔직히 기분이 나쁘다”고 썼다. 하지만 “성추행 문제는 그대로 있고 피해자와 약자를 공격하지는 말자”고도 했다. @pa***은 “박 장관이 질책받아야 할 일과 무리한 정치공세에 대한 대응은 분리해야 한다”고 적었다. 

김 변호사는 2일 “염치없는 사람은 부당함에 맞서면 안되나”라고 반박한 뒤 이튿날 변호인단에서 사퇴했다. 서 검사 측은 “범죄 피해 사실을 얘기하는데 의도를 묻고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는 것이 마음 아프다”며 “본질에 주목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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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대통령의 생일이었다.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사진과 영상이 서울 광화문 등지에 설치된 역내·옥외 광고 전광판에 붙었다(사진). 아이돌 팬덤 문화에서 흔한 ‘생일 광고’가 처음으로 대통령을 대상으로 이뤄지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사생팬’(사생활을 쫓는 팬)이라며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신기하고 새롭다’는 반응도 나와 설왕설래했다.

전광판 생일 광고는 미국 뉴욕에서 또 다른 논란의 불씨로 튀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거리의 한 전광판에도 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상영됐다. 그런데 사흘 뒤 같은 장소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상이 걸렸다.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코알라 사진과 합성하고, 조롱하는 문구를 단 비하 광고였다. 이 광고를 제작해 게재한 사람은 극우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이었다. 그는 “문 대통령 생일축하를 보고 감명을 받아 사비로 광고를 했다”고 글을 남겼지만 조롱의 수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rf***는 “대통령 생일축하 광고와 노 전 대통령 혐오 광고가 비교할 대상이 되는가”라고 반문하며 “전광판 말고는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 혐오를 광고하는 것은 범죄 아닌가”라고 말했다. @st***는 “대통령의 생일축하 광고는 아이돌 팬심과 비슷한 것일 테지만 일베의 노 전 대통령 비하 광고는 ‘이건 좀 아니다’를 넘어서 상당히 뒤틀리고 어딘가 고장났단 생각이 든다”고 남겼다. @re***는 “타인을 혐오할 표현의 자유 따윈 없다. 자유 아니고 폭력이다. (전광판이) 나치 선전장인가. 창피하다”고 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해당 비하 광고를 낸 사람을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에 3만명 가까이가 서명했으며, 사태의 발단이 된 일베 사이트를 폐쇄해달라는 요청에도 2만8000여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타임스스퀘어의 전광판 관리업체에 대해서도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광고를 올릴 수가 있느냐”는 비난이 일었다. 광고대행사인 ‘빅사인 메시지’는 노 전 대통령 비하 영상이 걸린 점에 대해 “한국의 많은 사람들을 불쾌하게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해당 전광판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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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의 남북 단일팀 구성이 확정됐다. 경기당 최소 3명의 북한 선수가 투입돼 한국 선수들과 함께 뛰게 된다. 국제 경기에서 남북이 단일팀을 이룬 것은 1991년 탁구와 남자 청소년 축구에 이어 3번째이지만 올림픽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정부가 남북한 단일팀이 출전하는 종목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직후부터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국가가 개인이 노력으로 따낸 출전 기회를 뺏고 단일팀을 추진하는 게 대의(大義)냐”고 반문하거나 “국가의 국민에 대한 폭력 #단일팀”(@lu***)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정치개입으로 오랜 시간 준비해온 선수들이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대한 반발이었다.

@di***는 “단일팀 구성은 어쩔 수 없지만 선수들의 노력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한 것을 지적하는 것이 과한가”라고 했다. @wa***는 “일회성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공정성과 진정성을 의심하기 시작한 것일 듯”이라고 전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 같은 시각을 감안해 21일 단일팀 최종안을 발표하며 “훈련에 매진해왔던 우리 선수들 일부라도 출전 기회가 줄어들까 우려하는 것도 당연하다”며 “정부는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팀 엔트리를 기존 한국 대표팀 23명에 북한 대표선수 12명을 더해 35명으로 확정하면서 한국 선수 중 국가대표 자격을 잃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게 됐다.

‘주로 젊은층이 스포츠 경기가 국가적 정책, 북한과의 관계 등과 얽히게 된 상황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언론들의 보도는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이번 일로 “문재인 대통령의 압도적 지지층이었던 20~30대에서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보도에 @Hi***는 “남북 단일팀이란 말에도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세대의 경향성도 참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ma***는 “세대 간 ‘이간질’ 프레임이 비트코인에서 아이스하키 단일팀으로…”라고 남겼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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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열린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은 ‘각본’ 없이 진행됐다. 질문하는 매체부터 순서, 내용까지 마치 방송 시나리오처럼 철저히 마련해놓았던 지난 정부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에 많은 이들은 환호했다.

질문자도 ‘미국식’으로 대통령이 직접 지명했다. 이날 회견장에 모인 기자들은 제각기 ‘대통령의 눈에 띄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한 지역언론 기자는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인형을 손에 번쩍 들고 질문권을 얻기도 했고, 튀는 색깔 옷을 입거나, 자신을 지목하지 않았는데도 일어나 질문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 이토록 질문이 넘치는 장면은 다소 낯설다.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 폐막식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자들을 콕 찝어 질문할 기회를 줬지만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질문도 나오지 않았던 일로 한때 “질문 없는 한국 교실”에 대한 성찰까지 이끌어냈던 기자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질문은 많았지만 ‘좋은’ 질문은 적었다는 평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 본인에게 “대통령 지지자들의 악플 공세로 기사를 쓸 수가 없다. 말려 달라”고 한 기자는 SNS에서 소속 회사와 이름, 기존에 썼던 기사들이 ‘신상 털이’하듯 털리기도 했다. 한 트위터리안은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의 의도는 출입 기자들에게 제대로 질문할 기회를 주는 것이었을 텐데…(국민이) 욕하기 좋게 실명을 공개하는 효과만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언론인은 트위터에 “오늘 기자들은 신년 기자회견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도 않았고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 보인다”고 올려 큰 호응을 얻었다.

외신 기자들의 눈으로 바라본 기자회견의 풍경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BBC의 한 기자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문 대통령은 자유롭게 열린 질문에 답하는 것에 한 시간을 사용했고, 언론에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다”고 올렸다. 트럼프의 백악관에 비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워싱턴포스트의 파이필드 기자는 “주요 언론뿐 아니라 소규모 지역 미디어도 참여하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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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을 놓고 무성한 뒷얘기들이 오간다.

영화가 그린 6·10 민주항쟁이라는 실화는 묵직하고 컸다. 당시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보탠 수많은 이들이 현재를 살고 있기에 ‘그때 그 사람들’이 계속 소환되고 회자되고 있다. 박종철·이한열 열사를 비롯해 박종철 고문 치사사건에서 부검 영장을 받아낸 검사, 사건을 처음 알리고 추적한 기자, 사건을 조작·은폐한 정황을 밝히는 ‘비둘기(비밀서신)’를 바깥세상에 전한 교도관 등 모두 실존하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배우 김태리가 연기한 연희는 유일한 주요 여성 캐릭터이자, 허구의 인물이다. 박종철·이한열 두 사람을 잇는 장치이면서 고민을 거듭하는 대학생으로 그려진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영화 내 여성 캐릭터의 비중과 연희의 역할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았다.

@si***는 트위터에 “정의로운 남자, 나쁘지만 이유 있는 남자 등 온갖 남자들 (배역에) 연기파 배우들이 캐스팅된 와중에 주요한 여자 캐릭터는 김태리 달랑 하나”라며 “시대의 비극이자, 연출의 비극”이라고 적었다. 당시 항쟁을 이끌고 참여한 여성들이 많았음에도 제대로 그리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ha***는 “극에 여성이 없어도 너무 없다. 있어도 힘없이 당하는 피해자 가족”이라고 했다. @ch***는 “다른 남성 인물은 ‘옳은 일이어서 한다’고 묘사한 반면, 연희는 삼촌이나 데모하던 오빠에 의해 계몽되는 것처럼 그려져 별로였다”고 지적했다.

칼럼니스트 황진미는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1987, 김태리 캐릭터를 둘러싼 심각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칼럼에서 “영화는 여성을 지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천 성고문 사건’,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어머니들, 종로 기습시위를 주도한 여학생 등 영화의 곳곳에 등장하는 여성의 존재를 짚었다. 또 “연희의 캐릭터는 강렬하지 않지만 이미 완성된 다른 인물에 비해 유일하게 성장하는 캐릭터다. 관객의 감정을 끌고 당대 정서 안으로 들어가는 실질적 주인공”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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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일자 지면기사-

소상공인 다수를 ‘범법자’로 만든다며 비판받았던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이 지난달 29일 시행 사흘 전 가까스로 개정됐다. 영세 상인들과 중소기업들의 공분을 산 이 법안은 전기용품과 공산품에 따로 적용됐던 규정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생활용품, 의류, 가방 등의 품목까지 ‘공급자 적합성 확인서류’(KC인증서)가 의무화된 것이 문제가 됐다. 유행에 따라 디자인과 색깔이 바뀌는 제품들도 매번 최대 3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귀걸이와 목걸이, 반지 등 액세서리를 많이 구매하는 여성층과 만화, 아이돌 등의 캐릭터 상품을 만들고 소비하는 팬덤에서 전안법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섰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Yo***’는 “전안법이 통과되면 ‘천원샵’은 ‘만원샵’이 되는 것이냐”고 했다. ‘@ye***’는 “애니메이션의 2차 창작물을 법으로 막는 것도 모자라 해외 직구(직접구매)도 불법이 돼 여러 (애니메이션) 행사들이 폐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r***’는 “전안법이 시행되면 위안 받았던 작품들은 점점 나올 수 없어질 것”이라며 “그런 삶이 싫은 분들이 계시면 법안 폐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배지를 제작해 판매하는 ‘@Pa***’는 시제품을 올리며 “제작은 전안법 시행에 따라 취소될 수 있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전안법에 독소조항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는 누리꾼들이 많아지면서 청와대에 올라온 전안법 폐지 국민청원에는 20만명(청와대가 공식 답변하는 기준)을 넘어 25만명 이상의 동의가 이어졌다.

결국 국회가 ‘안전기준 준수 대상’으로 분류된 생활용품과 구매대행 제품업은 인증 의무를 면제하는 등의 전안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액세서리, 굿즈 등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선착순이나 랜덤으로 자신의 제품을 무료 증정하는 축하 이벤트를 열었다. 그러나 개정안이 아닌 기존 ‘전안법’이 통과를 앞두고 있다고 잘못 전달되면서 혼선이 일기도 했고, ‘@Da***’처럼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마음을 놓으면 안 된다. 더 관심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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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노블휘트니스앤스파 화재 참사로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화재경보기가 울리지 않았고, 스프링클러는 잠겨 있었으며 불법주차로 소방차의 진입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나, ‘또 인재(人災)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책임자 처벌 요구도 높다.

특히 초기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분석이 시작되면서 출동한 소방관들의 책임 소재를 두고 공방이 붙었다. “2층 유리창을 깨지 않아 화를 키웠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이에 “유리창을 무리하게 깨면 산소가 갑자기 유입되는 ‘백드래프트(Backdraft)’ 현상으로 불길이 더 커졌을 것”이라며 “건물 옆 대형 LPG통의 폭발 가능성을 없애기 위한 진화가 우선이었다”는 반박이 붙었다.

누리꾼들은 이 같은 공방에서 화살이 소방관들에게만 집중되는 것을 경계했다. ‘@fl****’는 “지금 정원으로 그 (큰)불을 끄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소방관이 네 명”이라며 열악한 환경을 언급했다. 이어 “안전이나 복지는 비용이다. 비용을 줄이고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해지겠다는 건 마술”이라고 덧붙였다. ‘@am****’도 “13만6300명 인구의 제천시에 소방관이 팀장을 포함 13명이며 1일3교대로 상시근무자가 4명(이) 1조”라고 썼다. 소방관 한 명이 시민 3만4000명을 담당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vi****’는 “구조대원 4명이었다는 기사 읽고 진짜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말한 뒤 “(야당이) 소방관 증원에 반대하며 ‘화재 많이 나지 않는다’고 운운한 게 올해 7월”이라고 했다. 지난 추경 때 소방관 등 공무원 증원 예산을 반대했던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화재 직후 현장을 방문하자 정치권의 당시 행보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se****’는 “증원이 화재를 막을 수 있었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며 “소방관 증원도 재난관리 시스템을 현실화하는 중요한 요소다. 충원 막고 자랑스러워했던 국민의당의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소방차가 출동 중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손상시키거나 밀어버려도 소방관들이 책임지지 않도록 해달라’는 청원도 시작됐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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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봉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공짜 밥을 먹기 위해서 국가에 자신의 불행을 증명해내야 하는’ 영국 복지 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후원도 마찬가지다. 대상이 국가에서 후원자 개인으로 옮겨갈 뿐이다.

지난 한 주간 국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후원’과 관련한 이슈로 설전이 오갔다. 우선 국내에선 한 아동재단 정기 후원자가 자신에게 브랜드 롱패딩을 사달라고 한 자신의 후원 아동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일이 있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한 달에 월급을 쪼개 후원하는 직장인”이라며 “후원 아동이 피아노 학원을 다니며 20만원짜리 브랜드 롱패딩을 요구해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원 아동이 자신을 만나는 것을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신을 ‘물주’ 취급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우려’를 덧붙였다.

그의 글이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이해가 된다”는 입장과 “어려운 아동이면 롱패딩도 입고 싶어 하면 안되냐”는 입장으로 나뉘어 설전을 벌였다. 트위터리안들은 “‘후원받는 주제에 20만원짜리 롱패딩을 골라?’라는 의견은 말도 안된다”며 “단지 그는 저렴한 가격에 ‘후원하는 따뜻한 나’를 구매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후원 남성을 비판했다. 한 트위터리안은 “한 달에 5만원씩 후원을 지속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 쉽지 않은 일을 한다고 후원 대상에 통제력을 가져선 안된다”(@fu**)고 말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재단은 해명문을 내놓기까지 했다. 그 논란 속에서 11살짜리 후원 아동의 존엄은 지켜지지 못했다.

영국의 팝 가수 에드 시런은 지난 7일 라이베리아의 어려운 이들을 돕는 캠페인 영상에서 난민을 대상화해 한 노르웨이 단체로부터 ‘녹슨 라디에이터 상’을 받았다. 현재 라이베리아의 상황이나 그들의 처지를 진심으로 이해하려 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불쌍한 사람’으로 그려내며 타인의 불행을 ‘가난 포르노’로 소비했다는 것이다. 한 트위터리안은 “연민의 힘은 강하지만 위험하기도 하다”며 “라이베리아는 라이베리아인들 스스로의 힘에 의해 구원돼야 한다. 필요한 것은 ‘하얀 구원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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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열기’가 뭐지?”

지난 7일부터 의미를 알 수 없는 한 단어가 각종 포털과 SNS를 뜨겁게 달궜다. ‘옵션 열기’란 포털 네이버의 기사 댓글 작성창에서 자신이 쓴 댓글을 복사하는 과정에서 닉네임 옆 부분까지 마우스로 잘못 복사할 경우 자동으로 붙는 문구다. 이를 두고 김어준씨가 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옵션 열기’란 문구가 붙은 댓글들은 여전히 잔존하는 댓글부대가 작성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면서 이슈로 떠올랐다. ‘옵션 열기’는 누군가 조직적으로 댓글을 생산하기 위해 글을 복사하고 붙여넣기를 하다 나온 정황이라는 얘기다.

그의 주장은 실제 누리꾼들이 ‘옵션 열기’란 키워드로 트위터, 포털 댓글 등을 검색해 해당되는 글들을 다수 찾아내며 신빙성을 얻었다. 누리꾼들이 찾아낸 ‘옵션 열기’ 글은 최근부터 2015년까지 광범위했다. 대부분은 특정 정치인을 감싸고 경쟁자를 폄훼하는 내용이었다. ‘아동수당’ 등 특정 정치인이 내건 공약이나 정책을 비난하는 글도 많았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불과 몇 시간 전까지도 ‘옵션 열기’ 글을 꾸준히 올리는 계정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옵션 열기’ 댓글이 김씨의 주장대로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한 조직적인 댓글부대의 소행이란 증거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ea**)는 “단순히 (텍스트를) 복사하고 붙여넣기하는 과정에서 따라붙을 수 있는 문구인데 이를 갖고 댓글부대가 있다고 속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뻔한’ 실수에 대해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이용자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고 무조건 댓글부대로 몰긴 어렵다”고 말했다.

‘옵션 열기’를 쳐다보는 눈이 많아지자 해당 문구가 붙은 글들이 갑자기 다수 삭제되기도 했다. 이제는 포털에서 전혀 정치적인 사안과 관련 없는 글 앞머리에 고의로 ‘옵션 열기’란 단어를 붙여넣은 댓글들이 등장하며 하나의 ‘인터넷 놀이’가 되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a7**)는 “‘옵션 열기’로 엮인 이 조직의 존재 여부와 (…) 허술함은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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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섭씨를 찾습니다, 후쿠오카 왕복 항공권을 드립니다.” 작가 김민섭씨(35)가 경향신문과 페이스북에 올린 이 글이 놀라운 일을 만들어냈다. 누리꾼들은 1000개 이상의 댓글로 답했고, “SNS에서 볼 수 없던 감동과 연대, 희망을 느꼈다”고 극찬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달 27일 김씨는 저가항공사의 일본 후쿠오카행 10만원짜리 ‘땡처리’ 표를 구했으나 갈 수 없게 되자, 환불을 하려 했다. 하지만 취소 환급금이 2만원 정도뿐이라는 걸 알게 되자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싶어졌다고 했다. 항공사는 “(여권 영문) 이름만 같으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김민섭 찾기’가 시작됐다.

누리꾼들은 즉각 반응했다. 자신이 ‘김민섭’이 아님에도 즐거워했다. 박모씨는 페이스북 댓글에서 “추워지는 겨울, 훈훈한 이벤트다. 김민섭씨가 꼭 나타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민섭씨’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어떤 김민섭’씨는 “여권도, 시간도, 돈도 없다”며 안타까워했고, ‘다른 김민섭씨’는 “여권 이름 알파벳이 ‘seob’이라 다르다”며 좌절했다.

한 누리꾼은 “아무리 땡처리 표라지만 취소한다고 2만원만 환불해주는 것은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항공사를 탓하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3일 만에 드디어 ‘김민섭씨’가 나타났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는 그는 졸업전시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느라 가고 싶은 여행을 모두 포기하고 있던 휴학생 김민섭씨(25)였다.

누리꾼들은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숙박비를 내주고 싶다’ ‘후쿠오카 교통 패스를 주고 싶다’는 사람들도 나왔다. 백모씨는 “조롱·말꼬리잡기가 가득해 소모적인 SNS의 세계에서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을 훈훈하게 바라본다”고 평가했다. 신모씨는 “(자기 것을) 기꺼이 내어놓은 마음이 불러일으킨 소소한 연대에 마음이 포근해짐을 느꼈다. 티켓 너머의 울림을 기억하려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을 흐뭇하게 한 이 ‘연대’는 이제 김씨의 ‘디자인 재능’을 사는 ‘스토리펀딩’ 형태로 다시 시작되고 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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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한마디 건넸다가 ‘여혐한남’(여성을 혐오하는 한국 남성)-잠재적 범죄자가 되었다.”

지난 24일 트위터는 배우 유아인으로 인해 뜨겁게 달궈졌다. 이는 일주일 전, 트위터에서 자신을 “냉장고 속 애호박”으로 비유한 한 사람을 유아인이 ‘저격’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에 문제제기를 하는 이들에게 유아인이 ‘메갈짓’ 등의 단어로 일일이 대응하면서 사안은 일파만파 커져갔다. 그는 이것이 “내가 너희를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많은 이들이 유아인 발언의 ‘폭력성’을 지적했다. 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수만명의 팔로어를 지닌 ‘공인’이 특정인을 인신공격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한 트위터리안(@ot****)은 “처음 본 타인에게 반말, 폭력을 언급한 것은 분명히 잘못이었고 이에 사과 한마디면 됐을 텐데 논란을 일으킨 것은 본인”이라고 말했다.

‘유아인이 무슨 말을 했는가’보다도, 공인의 성별에 따라 그의 행동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는 방식에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었다. 영화평론가 박우성은 트위터 글에서 “하연수는 사과할 필요 없는 일에 사과했지만 비난받았고, 김윤석은 사과해야 할 일에 사과했음에도 극찬받는다. 유아인은 이런 기울기를 잘 안다(…) 그는 지극히 평범하며, 그래서 폭력적”이라고 말했다. 배우 하연수는 지난해 자신의 SNS에 올린 미술 작품의 이름을 묻는 한 이용자에게 ‘까칠한’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자필 사과문까지 올렸다. 김윤석은 영화 시사회에서 여성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유아인 논란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도 반나절 이상 올랐다. 이후 나온 관련 기사들의 논조도 문제라는 비판이 나왔다. 여성 연예인들이 문제적 행동, 발언을 했을 때와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기사엔 유아인을 옹호하는 댓글들이 잇따랐다. “기사들이 ‘악플러와 설전을 벌이며 일침을 가한 당당한 청년’으로 미화하는데, (여성 연예인 때와) 온도차가 끔찍하다”(@an****)는 트윗은 7000건 이상 ‘리트윗’되며 호응을 얻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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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발표한 새 온라인 캐릭터 시리즈 ‘니니즈(NINIZ)’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호된 비판에 직면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전작인 ‘라이언’과 달리 폭력적인 언행을 하는 캐릭터로 묘사되면서다. 특히 일부는 스토킹 등 범죄 행위를 묘사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니니즈 캐릭터는 모두 7개다. 복수를 꿈꾸는 외계인 렛서팬더 ‘팬다’, 원래는 북극곰이었지만 토끼가 돼버린 ‘스카피’ 등이다. 문제는 이들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는 점에서 시작됐다. 탐정 콤비인 ‘콥&빠냐’의 경우 “스토커 기질이 있으며 미행하기를 좋아한다”고 소개했고, 성이 ‘한놈만’이라는 ‘팬다’는 “북금곰 씨를 다 말려버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스카피’는 애완펭귄을 잡아먹는 캐릭터로 묘사됐다.

누리꾼들은 “보기만 해도 섬뜩하다” “범죄행위를 미화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do****’은 “귀여운 외형에 반전 요소를 넣으려는 시도는 알겠는데 (정도가) 과했다”며 “캐릭터 설정에 한 종의 괴멸이 목표인 것이 말이 되는가. 전 국민이 다 볼 수 있다는 걸 생각 좀 하라”고 지적했다. ‘@ba****’은 “아예 범죄자라고 하라”고 반문하면서 “인신매매를 연상시키는 캐릭터에, 비윤리적인 설정 등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런 캐릭터들을 어린 초등학생 등 미성년자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누리꾼들의 비판은 더욱 거셌다. ‘@gi****’은 “국민 캐릭터 (업체)로 자리매김한 카카오에서 미취학 아동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스토킹’ ‘죽인다’ ‘팬다’ 등의 단어 코드가 쉽게 소비되는 게 염려스럽다”며 “보통 영상이나 만화, 글 등 내가 찾아봐야만 볼 수 있는 선택적인 콘텐츠와 달리 누구나 쓰고 볼 수밖에 없는 이모티콘은 풀리고 나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일부 문구를 수정하면서 “폭력적인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시선은 계속 싸늘한 분위기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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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 ‘백의의 천사’로 불리며 환자의 생명을 돌보는 간호사가 언제부터 ‘섹시’ ‘저임금’의 아이콘이 됐을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지난달 31일 핼러윈데이 파티를 홍보하는 게시물에서 ‘간호사 복장을 하면 할인’ ‘섹시한 간호사 환영’ 등의 홍보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게시글에는 노출이 심하게 변형된 간호사 복장의 여성들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누리꾼 ‘@dw****’는 “간호사나 선생님, 승무원 등 실제 있는 직업군을 대상화하는 옷차림은 자제해 달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자신을 간호사라고 밝힌 ‘@ti****’는 “가슴골이나 엉덩이가 다 보이는 옷을 입고 일하는 간호사가 세상에 어디 있냐”며 “일반 직장에서도 그런 옷 입고 출근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간호사에 대한 비뚤어진 인식과 차별은 병원 내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난 10일 한 종합병원의 재단 체육대회에 간호사들이 동원돼 짧은 옷을 입고 선정적 춤을 추도록 요구받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SNS는 비판여론으로 들끓었다. ‘@qw****’는 “간호사를 성적 대상으로만 희화화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병원에서 치열하게 환자를 치료하는 간호사들은 일할 의욕마저 사라진다”고 토로했다.

턱없이 적은 임금 문제도 제기됐다. 서울대병원 간호사 최원영씨는 지난달 2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벽부터 밤까지 종일 일하고 받은 ‘첫 월급’이 31만원이었다고 고백했다. 수많은 간호사들이 3~4시간씩 초과근로를 해도 수당이라는 걸 받아 본 적이 없었다고도 말했다.

‘@ru****’는 “간호사도 의사만큼 힘들다”며 “그에 맞는 대우를 해줘야지 병원과 의사만 배불려서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dw****’는 “최근에는 간호사가 민폐 캐릭터로 나오는 드라마도 있었는데 간호사에 대해 갖는 사회적 편견이 씁쓸했다”고 밝혔다. 아내가 종합병원 간호사라고 밝힌 ‘@sw****’는 “남성 간호사도 늘고 있는 시대에 간호사를 여성이 아닌 의료인으로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글을 남겼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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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신입사원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가구업체 ‘한샘’과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반응이 뜨겁다. 한샘 측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누리꾼들의 분노는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주말인 5일 SNS상에서 이 사건은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회자됐다. 채용한 지 사흘 밖에 안된 신입사원을 성적 대상으로 본 점, 가해자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었다는 점에서 누리꾼들은 공분했다.

자신을 취업준비생이라고 소개한 트위터리안 ‘@bo****’은 “친구들과 ‘취업이 돼도 직장 동료나 상사의 성추행을 걱정해야 하느냐’는 얘기를 하며 씁쓸해했다”고 말했다. 회사원인 ‘@on****’은 “회사에서 성희롱이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경력에 문제가 생길까 봐 당당하게 거절하지 못했다”며 “피해자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감이 되고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lu****’은 “피해자의 경력과 일상생활에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길 바란다”며 “가해자들에게는 회사 내 징계 이외의 확실한 법적 처벌이 있기를 바란다”고 글을 남겼다. ‘@re****’은 “많은 누리꾼들이 화를 내는 건 드물게 벌어진 놀라운 범죄라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과 주변에서 너무나 흔히 겪는 폭력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성폭행에 대한 처벌 조항이 강화되고 조직 내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게 나왔다.

‘@ad****’은 “가해자들을 징계·해고한 것으로 사건을 덮으려 하지 말고 성범죄자가 ‘삼연타’로 나타난 조직문화를 회사 스스로가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을 성추행 피해자라고 밝힌 ‘@gc****’은 “나는 가해자를 고소했지만 무서워서 공론화는 하지 못했다”며 “친밀함을 핑계로 벌이는 행동들이 범죄임을 이번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le****’도 “성추행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해당되는 만큼 성추행 등 성폭력이 만연한 기업 내 문화를 바꿀 수 있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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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를 폐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동의’가 29일 20만명을 돌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중 20만명을 넘긴 것은 ‘소년법 폐지’ 청원 이후 두번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찬반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 청원의 제안자는 지난달 30일 “원치 않는 출산은 당사자와 태어나는 아이 등 모두에게 비극적인 일”이라며 법 폐지를 요청했다. 자연유산 유도약에 대해서도 “119개국에서 인정되고 있다”며 합법화를 주장했다. 현행 형법상 낙태는 불법이다. 불법 낙태를 한 여성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고, 불법으로 임신 중절 수술을 한 의료인은 2년 이하의 징역을 받게 돼 있다.

낙태죄 폐지에 찬성하는 누리꾼들은 “여성에게만 죄를 묻는 법은 불공평하고 불합리하다”는 논리로 비판에 나섰다. 트위터리안 @he*****은 “여성은 애 낳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여성에게만 낙인을 찍어 처벌하는 낙태죄가 정상인가”라고 밝혔다. 50대 남성이라고 밝힌 @jm****은 “임신은 여성보다 남성의 잘못이 더 크다”며 “그런데 왜 여성만 대부분 책임을 져야 하나. 불법 낙태로 인해 여성 건강은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r****은 “내 몸은 내 것인데 나라가 임신 통제권을 갖고 있다는 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반대하는 측은 “낙태는 엄연히 생명을 살해하는 행위”라는 입장이다. “낙태는 살인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되어선 안된다. 모든 생명은 고귀하다”(@ca****)는 식이다. 일부에선 “낙태를 종용받는 여성을 오히려 이 법안이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pa****)고 설명했다.

낙태죄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pl****은 “유전자 검사를 포함해 수사를 통해 여성뿐 아니라 낙태를 부추긴 사람들, 여성이 협박에 의해 낙태했다면 이는 감안을 하는 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한 달간 20만명 이상의 동의’가 있을 경우 답변을 내놔야 하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 특성상 청와대가 이 오랜 논쟁에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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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을 여럿이서 나눠서 쓰는 ‘쉐어하우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서울에서도 가장 비싼 땅이라는 강남역 인근에 지은 면적 560여㎡(170여평)짜리 집에서 40명 가량이 살고 있다는 쉐어하우스에 대해 한 언론이 보도하자 비판 여론이 들끓으면서다.

23일 트위터 등 SNS에서 보여지는 대다수 누리꾼들의 반응은 “어떻게 그런 집에서 살 수 있느냐”가 많았다. 해당 강남 쉐어하우스 평면도상에 나타난 집의 구조는 방 한 곳에 8명이 함께 쓰는 구조가 포함돼 있었고, 공유하는 공간도 좁은 편이어서 상당 부분 자신의 생활을 동거인들에게 노출해야 하는 구조로 소개됐다. 월 임대료는 50~60만원이라고 했다.

먼저 트위터리안 ‘jga****’은 “거주와 동시에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걸 장점으로 꼽는다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집은 집이어야지 왜 거기서조차 사회생활을 해야하나”라고 밝혔다. ‘geo****’은 “쉐어하우스에서 자꾸 장점이라 내세우는 ‘외롭지 않은 공동생활’에 대해서도 난 이상한 느낌이다”라며 “내게 있어 집이란 온전히 혼자가 될 수 있고, 그 안전한 시간 동안 내게 집중하거나, 쉬거나,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곳인데...”라고 밝혔다. ‘tun****’은 “서로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쉐어’를 하는 게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과 부딪혀야 하는 쉐어하우스라는 게 가장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 쉐어하우스가 배경이 된 JTBC 드라마 <청춘시대2>

‘aci****’은 “기본적인 프라이버시 확보도 안되는 건 물론이거니와 기본 활동공간이랑 수납공간도 확보가 안되는데 56만원에서 74만원을 내고 산다니…”라고 밝혔다. ‘iro****’은 “고시원을 뛰어넘어 닭장·내무반을 연상케한다”며 “프라이버시라곤 일절 없는 환경이지만 의외로 저런 환경에서 잘 지낼 것 같은 사람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가격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왔다. ‘nam****’은 “(해당) 쉐어하우스를 보니 공실이 나오는 집을 사서 공간을 쪼개서 월 임대료 100~200만원 나올 공간을 500~800만원 댕기는 구조”라며 “청년을 뜯어먹는 창조경제·공유경제”라고 비판했다. ‘rum*****’은 “일회적인 시도가 아니라 수많은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부동산 사업이란 점을 보더라도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주거환경이 될 것”이라며 “도시 중저소득자에겐 주거 환경은 갈수록 질이 떨어지리란 확신만 든다”고 우려했다. ‘zin****’도 “주택 신규 물량이 쉐어하우스 형태로 변형되고, 원룸형 물건들은 물량이 적어져서 돈이 더 오를테니 결국 전체적으로 주거 환경이 더 악화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자신의 주거 경험을 들어 쉐어하우스를 비판하기도 했다. 고시텔, 쪽방, 하숙 등 넉넉지 않은 경제사정 때문에 내몰리는 주거환경의 경험을 쉐어하우스에 투사하는 식이다.

‘eno****’은 “6인실 기숙사 생활을 2번, 고시원 생활을 1번 해본 저로선 저런 쉐어하우스 생활은 감옥이자 지옥 같다”고 평했다. 고시텔에서 2년 넘게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sro****’은 “고시텔보다도 비싼 월세를 내는 저런 쉐어하우스에서 살 수 있는 정도가 오히려 부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고시원에서 살고 있는 ‘pee****’도 “집이란 게 결국 살고 싶어서 사는 곳 보다는 ‘살 수밖에 없는’ 현실 아니냐”고 씁쓸해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한 반론과 함께 주거정책의 대안을 바라는 목소리도 빠지지 않았다.

‘bei****’은 “쉐어하우스? 그거라도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이해한다. 이해 못해도 깔(비판할)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fro****’은 “쉐어하우스에 누군들 들어가고 싶어서 들어가겠나”라며 “고시원도 마찬가지이고, 살다보니 거기 밖에 수가 안 나서 떠밀리는 것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jul****’은 “진짜 대도시 청년들 주거 해결책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며 “정말 우리나라 부동산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만 더 심화시키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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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유명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자신의 트위터에 “만약 성희롱이나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면 ‘나도 그렇다(Me Too)’고 써 주세요. 이 행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될지 모릅니다”라는 글을 썼다. 이 글은 2만4921건 이상 리트윗됐다. ‘#MeToo’ 해시태그를 단 성범죄 피해 고백 여성들의 댓글도 6만7987건 이상 달렸다.

이 운동은 ‘와인스타인 성추행 스캔들’로 시작됐다. 미국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이 뒤늦게 밝혀지고 그에게서 피해를 당한 여성 배우들의 용기 있는 고백·폭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비단 영화계에서만 멈추지 않았다. 일반인들도 실생활에서 겪은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고 나선 것이다. ‘suz****’은 “어릴 적 성추행을 당했지만 누구에게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며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여성들이 많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고 알리사의 글에 댓글을 달았다. ‘eiu****’은 “직장 상사에게 수시로 성희롱을 당했지만 직장을 잃을까 두려워 참아야 했다. 이제는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밝혔다. ‘dif****’은 “이런 고백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모두가 기꺼이 ‘Me Too’라고 외치자”고 독려 글을 남겼다.

국내에도 동참 여론이 이어졌다. ‘dui****’은 “등·하굣길 버스에서 기분 나쁜 경험을 한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배운 적이 없었다. 돌이켜 생각하니 우리는 무법지대에 살고 있었다”고 한탄했다.

‘fsa****’은 “어린 시절 성추행을 당한 것이 내 책임인가 자책했고 나한테만 일어난 일인 줄 알았다”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cho****’은 “내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힘과 권력으로 깔아뭉개려는 사람에게 조금은 저항할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fji****’은 “이런 트윗이 남성들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다는 걸 안다”며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일상에서 겪는 일에 공감하고 함께 고쳐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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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호 손님께서 방이 불편하다고 컴플레인 하셨어요?”.

18일 실시간 뉴스 검색은 물론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인권침해’라는 한 단어가 하루종일 ‘핫’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되어 있는 서울 구치소 감방이 화두에 오르면서다.

문제의 발단은 전날 미국 CNN 보도부터였다. CNN은 17일(현지시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 측의 국제법률팀을 맡고 있는 MH그룹이 ‘박 전 대통령이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만들어 유엔 인권위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6일 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한다”며 사실상 재판을 보이콧 했고 유영하 변호사를 포함한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도 전원 사임한 뒤였다.

보도가 전해지자 국내 여론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먼저 구치소 관리를 총괄하는 법무부 교정본부는 ‘박 전 대통령 인권침해 주장 관련 설명 자료’를 내고 적극 반박에 나섰다.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 갇혀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 측 주장이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SNS 상에서는 사실관계에 대한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누리꾼들이 먼저 나섰다. 트위터리안 ‘cro****’은 “과거 역대 대통령은 별채에 2배가 넘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조차 독방에 책상 의자까지 있었다”고 반박했다. ‘ruc****’은 “흉악범도 아니고 도망가지도 못할 67세의 전직 여성 대통령을 구속기간을 연장해 강제로 가두고 하루가 멀다하고 불러내 재판한는 것 자체가 무자비한 인권침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 여론은 싸늘했다. 날선 비판이 잇따라 쏟아졌다.

‘khs****’은 “인권침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이 정도의 예우라면 오히려 황제수감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clx2****’은 “재판을 받는 수감자가 다른 재소자들과 다른 대접 받기를 바라나, 이거야 말로 재소자들 입장에서는 인권침해다”라고 비난했다.

자신들의 주거 환경과 비교한 ‘웃픈’(웃기지만 슬픈) 댓글도 눈길을 끌었다. ‘yuku****’은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고시원을 벗어나본 적이 없다”며 “서울에서 저 정도 규모의 방에 살려면 월세 40~50만원은 줘야 한다”며 한탄했다. ‘hyu****’은 “어쩌면 내가 생활하는 집보다 나은 것 같기도 하다”며 “난 스스로 인권침해인가 자괴감이 든다”고 비꼬기도 했다.

무엇보다 다른 수감자들에 비해 넓은 공간을 개조해 사용하는 박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심모씨는 페이스북에 “7인실을 1인용으로 개조해서 혼자 쓰는 것은 죄수로써 가질 수 있는 수감권의 침해”라며 “죄인답게 살 수 있도록 유엔은 허락하라”고 글을 남겼다. ‘ids****’은 “국정원 여직원 농성 때도 감금이라거나 인권침해라고 난리치더니, 독방 수감 생활하면서도 인권 침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남의 인권은 신경도 안 쓰더니 제 인권은 말도 못하게 챙기고 있다. 자신이 당연히 누려야 할 특권을 인권이라 생각하고 있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반 수용자로선 감히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며 “편한 데서 지내고 싶었으면 죄를 짓지 말던가”라고 직격했다.

MH그룹 홈페이지

박 전 대통령 구치소 인권침해 의혹을 제기한 국제 법무법인 ‘MH그룹’에 대한 관심도 쏟아졌다.

MH그룹은 홈페이지(http://www.mhgrpllc.com)에서 자신들을 국제 인권법 변호사들이 포함된 국제 법무팀이라고 소개했다. 대표 변호사로는 영국의 국제인권 변호사인 로드니 딕슨과 인권운동가인 이란계 미국인 미샤나 호세이운 박사가 속해있다고 나와있다. 홈페이지엔 지난 13일과 지난달 20일, 8월15일 등 3차례에 걸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성명서 형식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대부분 박 전 대통령 구속의 부당성과 함께 구치소 처우 문제 등을 제기했다.

앞서 MH그룹은 과거 변호 활동이 잘 알려지지 않은 조직이지만 독재자로 유명했던 리비아 카다피의 둘째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을 변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이 그룹의 정체가 모호하다”면서 의심의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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