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학교와 싸워 이겼다. 지난주 이화여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단연 화제다. 그러나 고졸 직장인을 위한 평생교육은 적잖이 상처를 입었다. 교육학을 전공한 한 누리꾼은 성인들의 계속교육을 지원하고,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며, 대학의 담장을 허물어 지식을 개방하고자 하는 이 개념이 정부의 정책논리, 대학의 돈의 논리와 맞물려 이렇게 더렵혀진 모양새를 보고 있자니 얼떨떨하다고 표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8일 대학 측의 평생교육 단과대학(평단)’ 추진에 반발하는 이대생들이 본부 점거 농성을 하면서 시작됐다. 학생들의 농성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특히 캠퍼스에 1600여명의 경찰이 투입돼 학생들을 강제로 끌어내는 장면이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누리꾼은 대부분 학생들 편이었다. 그동안 대학 내 중요한 의사결정과정에서 학생들은 늘 소외됐고 농성이나 삭발, 단식으로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일부는 학벌주의가 바탕에 깔려 있다며 이대생들의 농성을 폄훼하기도 했다. 성적 낮은 학생들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고 전문대 수준인 평단에 이화여대 마크가 찍힌 학사 학위를 주는 것은 학교 이미지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비난의 화살은 정부와 대학당국을 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에 성과를 내기 위해 교육부가 당초 설립 목표로 설정했던 대학 수가 부족하자 무리하게 추가 선정에 나섰고, 이대가 정부 지원금을 받을 욕심에 학위 장사를 하려다 망신을 당한 것으로 사건이 정리되고 있다. 칼럼니스트 박권일씨는 온라인에 이렇게 적었다. “모두가 학벌을 갈망하니까 시혜적으로 학벌을 부여해주겠다는 발상은 대책도 대안도 아니다. 요컨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교육의 루트가 극도로 획일적인 것, 이게 진짜 문제다. 선망받는 직업 몇 개만 사회적 존경, 부와 명예를 철저히 독점하고 나머지 직업들은 전부 그들의 시다바리로 전락하는 사회가 바로 대한민국 아닌가. 이 문제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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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김영란(사진)’(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합헌 결정에 언론사들이 기사와 칼럼으로 광광 울음을 하자 누리꾼들은 힘 있는 자들이 부리는 엄살을 한껏 조롱했다. 부쩍 서민살이에 관심이 높아진 언론들이 3만원 미만짜리밖에 못 먹으면 식당이 죽소”, “5만원짜리 미만 선물밖에 못 받으면 한우 농가와 수산은 어찌하오”, “내수손실이 11조원이 되면 그 경제피해는 감당할 수 있소?”라고 외쳐대는 소리가 실은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 위한 위장이라고 본 것이다.

몇몇 기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엄혹한 조리돌림의 운명을 맞이했다. 그중 으뜸은 호텔 중식당에서도 자장면밖에 못 먹는다는 글이었다. 누리꾼들은 그럼 기자들은 취재원들에게 최고급 호텔 코스 요리를 대접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냐며 혀를 쯧쯧 찼다. “김영란법을 걱정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비싼 식당에서 더치페이할 정도의 재력은 가지신 분들 아닙니까? 자기 돈으로 드세요. 세상 무너진 것처럼 한탄 마시고.” “거지입니까? 3만원 넘는 거 못 얻어먹게 되니까 눈물이 앞을 가립니까?” 과거 대통령들의 단골집인 모 한정식집이 폐점하고 쌀국수집으로 개조 중이라는 뉴스에는 김영란법 탓에 전통 식문화가 사라질 것처럼 써놨는데 부패 없인 유지 안되는 업계라면 존재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댓글이 붙었다

1인미디어 블로거인 아이엠피터는 이렇게 분석했다. “언론인이 정치인으로 나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지도와 신뢰성도 있었겠지만, 그만큼 정치권 인사들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친분은 대부분 골프와 술자리, 식사, 선물 등을 통해 쌓아졌습니다. 한 끼에 몇만 원짜리 한정식집이나 룸살롱, 고급 와인바 등이 무너진다고 아우성을 치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어찌하겠는가. 이 불신은 지난 수십년간 언론이 기업이나 단체의 홍보 담당자들에게 빵셔틀시키면서도 스스로 부끄러운 줄 몰랐기에 외부에서 강제된 규칙인 것을. 기자들의 자업자득이며 업보로다. 현세에 덕업을 쌓아 신뢰를 회복하세. 무엇보다 10월은 많은 관계자들이 회식 없이 정시퇴근하는 가정의이 되겠구나.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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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소셜미디어(SNS)는 넥슨이 메갈리아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성우 김자연씨를 교체한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사건의 배후에는 여성 혐오를 둘러싼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에서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성우가 일자리를 잃었다면 미국에서는 흑인 여배우가 영화에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혐오의 표적이 됐다.

사건의 주인공은 미국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에 출연한 레슬리 존스(사진).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원작을 리부트한 <고스트버스터즈>4명의 남자 주인공을 모두 여성으로 바꿨다. 미국 누리꾼들은 과거의 영웅이 여성으로 바뀐 것이 탐탁지 않은 모양이다. 4명의 여배우들이 성차별, 외모 비하 발언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유일한 흑인인 존스는 표적이 돼 인종차별적 욕설에까지 시달렸다.

존스는 트위터에서 악성 댓글을 보내는 사람들을 차단하다 정도가 너무 심해지자, 자신을 향한 인신공격들을 리트윗하고 공개하며 맞섰다. 존스가 공개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성폭력, 여성혐오, 인종차별적 발언과 이미지로 가득했다. 그녀를 유인원이나 오랑우탄으로 부르고, 우리에 빠진 세 살 아이를 구하기 위해 사살된 고릴라 하람베에 비유했다.

보통 멘털로는 감당하기 힘든 악성 글에 존스는 일일이 리트윗하고 반박했지만 결국 나는 단지 영화에 출연했을 뿐이다. 당신들은 영화를 싫어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 내가 겪은 것은 정말이지 잘못된 것이다라는 글을 남기고 트위터를 떠나겠다고 했다.

트위터의 안일한 대응도 구설에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가 뒤늦게 존스에게 연락을 취했고, 혐오공격을 선동한 유명 블로거 밀로 이아노풀로스의 계정이 영구 차단됐다. 다행히 트위터 계정을 닫겠다던 존스는 다시 돌아왔다. 혐오와 폭력에 물러나야 할 것은 존스가 아니라 그 언동을 한 가해자였다.

다시, 한국이다. 넥슨의 성우는 교체됐고 이에 항의하는 웹툰 작가들의 명단이 온라인에 나돌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렇게 적었다. “넥슨, 김자연 성우, 레슬리 존스, 페미니즘 티셔츠. 이건 진짜 슬픈 현실인데 한국에서는 모든 디스토피아 SF가 다큐멘터리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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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增强現實·Augmented Reality)은 실제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덕분에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증강현실이 최근 갑자기 우리 삶에 파고들었다.

당초 한국은 포켓몬 고 게임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포켓몬 고는 구글맵을 기반으로 구동되는데 정부가 안보 문제로 구글에 지리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포켓몬 고를 개발한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도 한국판 서비스를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실수인지 고도의 전략인지 사각지대가 있었다. 강한 호기심과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누군가 게임에 접속해 강원도 속초에서 포켓몬을 낚는 데 성공했다. 그의 무용담은 지난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고, 선구자의 뒤를 이어 더 많은 사람들이 시도한 결과 속초 외 강원 동북부 지역과 울릉도, 서해 백령도 등지에서도 포켓몬 사냥이 가능하다는 게 경험적으로 확인됐다.

포켓몬의 성지로 불리는 속초는 포켓몬 헌터들이 모여들면서 갖가지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속초가 좀비의 도시가 됐다.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거리와 항구를 배회하는 사람들을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고 표현했다. 심지어 가상 캐릭터인 포켓몬을 길러주는 신종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했다. 포켓몬 알을 부화하기 위해서는 일정 거리를 빠른 속도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를 대신해주고 수고비를 받는 것이다. 포켓몬 출현 지역을 찾아가는 당일치기 관광 상품이 나오고, 식당과 편의점 주인들은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매장에 나타난 포켓몬 모습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나르고 있다.

페이스북과 블로그에는 게임 이용 후기가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외국 사이트를 거쳐 우회적으로 게임 앱을 내려받은 사람이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학자들은 20·30대들이 왜 포켓몬 고에 열광하는지, 포켓몬 고의 경제적 효과가 얼마인지 분석하느라 바쁘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공무원들도 포켓몬 고 학습에 정신이 없다. 확실한 것은 게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증강현실이라는 미지의 세계가 성큼 다가왔다는 점일 것이다.

오창민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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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어택2’(사진)는 게임개발업체 넥슨의 자회사 넥슨지티가 이달 출시한 1인칭 슈팅게임(FPS)이다. ‘서든어택’ 12년 만의 후속작이다. 요즘 PC방을 휩쓸고 있는 블리자드사의 오버워치의 대항마가 될지 관심을 모았다. 막상 뚜껑을 열자 논란이 쏟아졌다. “사람들이 총질은 안 하고 여자 시체 구경하러 다닌다는 말이 나왔다.

먼저 서든어택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은 전투상황에 걸맞은 의상을 지급받지 못했다’. 핫팬츠에 깊게 파인 브라톱으로 주요 부위만 간신히 가린 정도다. 남성들과 같은 수준의 전투복으로 중무장한 외국의 FPS게임인 레인보우식스오버워치와 비교해보면 차이는 극명하다. 시간과 돈을 많이 들인 시네마틱 영상에서 이 헐벗은여성 캐릭터는 S라인 허리와 풍만한 가슴을 좌우로 흔들며 걸어가다 하필이면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남성들에게 습격을 받는다. 이들을 모두 물리치는 게 홍보용 영상의 줄거리지만 실제 게임에서의 상황은 다른 듯하다.

논란의 들이 게임의 사용감에 대한 평가를 압도했다. 핫팬츠를 입은 여성 캐릭터들은 다리를 벌린 자세로 죽거나, 후배위를 연상시키는 엎드린 자세로 죽거나, 유방 한쪽이 상자에 걸쳐진 채로 죽었다. 여성 캐릭터가 엉덩이에 총을 맞아 피를 흘리며 죽은 장면을 생리한다며 비웃는 사용자도 있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관련기사 베스트 댓글은 이렇다. “실사판 영상 봤을 때부터 답이 없다고 생각했지.” “얘네 게임보다 야동 더 잘 만들 듯.” 한 트위터 사용자는 서든어택2의 시네마틱 영상을 보면 몇몇 개발자의 문제라기보다 넥슨 전체의 문제라고 본다. 왜냐하면 시네마틱 홍보 영상은 비용이 제법 들어서 윗선까지 스토리 라인이랑 시안을 체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래픽이나 슈팅감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제기차기가 몰입감이나 타격감, 긴장감이 더 낫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한때 국내 걸그룹들이 성행위를 암시하는 안무를 남발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 섹시코드만 전면 부각했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다. 개연성 없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은 촌스럽다. 게임에서도 다르지 않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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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때 청와대가 KBS 보도를 통제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인 이정현 의원(사진)과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통화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두 사람 육성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빛의 속도로 퍼졌다.

이 의원의 요구는 노골적이고 집요했다. “지금은 뭉쳐가지고 이를 극복해 가야지, 공영방송까지 전부 이렇게”, “KBS가 저렇게 보도하면 해경 저 새끼들이 잘못해 가지고 이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하필이면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 KBS 국장은 읍소하다시피 했다. “솔직히 우리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 있습니까.”

3선의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당선돼 지역주의 타파 돌풍을 일으켰다. 1958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광주살레시오고와 동국대를 나온 그는 5공 세력이 만든 민주정의당에 1980년대 중반 입당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전두환 정권에 저항했던 고향 선후배·동료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였다. 2004년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에 의해 당 수석대변인으로 발탁된 뒤 박근혜의 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친박 중의 친박, 이 의원은 역시 실세였다. 비위가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홍보수석 본연의 임무라고 그를 비호했다. 소셜미디어(SNS)는 다시 한번 뒤집어졌다. “이게 홍보수석 본연의 업무라면 홍보수석직을 없애야 한다”, “본연의 업무라면 지금도 (언론 통제를) 하고 있다는 얘기인가”.

국제 언론 감시단체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6년 한국의 언론자유 순위는 세계 70위이다. 한국은 200631위에서 박근혜 정부 들어 201350, 201457, 201560위로 매년 추락하고 있다. 온라인에는 박 대통령이 20133월에 발표한 담화문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방송 장악을 할 의도가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중략) 야당은 정부가 방송을 장악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중략) 이미 수많은 소셜미디어들과 인터넷 언론이 넘치는 세상에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코미디로 치부하기엔 너무 으스스하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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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법칙’이란 게 있다. 보험회사에서 일하던 하인리히가 7만5000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해 만든 개념이다. 사망이나 중상 같은 큰 산재가 발생했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했고, 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건이 300번은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요즘 이 법칙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받고 있다. 법칙을 재조명하게 한 장본인은 한류스타 박유천씨(30·사진). 지난주 박씨는 강남의 한 유흥업소 화장실에서 여성 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소식을 접한 한 트위터 이용자가 “사건이 하나 터졌으니 평소에 저런 짓 29번 했을 것이고, 성매매는 270번 정도 했을 거라고 누가 그러더라”며 하인리히 법칙을 인용하는 글을 올렸다. 일종의 ‘드립’이었다.

‘드립’이 현실화하는 것일까. 또 다른 여성이 박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하고 나섰다. 이 여성은 지난해 12월 박씨와 술을 마시다 화장실에서 성폭행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112에 신고했다 철회한 이 여성은 “톱스타를 상대로 법적 공방을 펴는 게 두려워 고소를 하지 못했다”며 “언론 보도를 보고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하루가 지나자 세 번째, 네 번째 ‘피해자’가 등장했다. 이들도 모두 “화장실에서 박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피해자 1명이 나오자 40여명의 여성이 성폭행 피해를 공개했다)와 박씨를 비교하기도 한다.



피해자 얘기대로 박씨는 돈과 문화권력을 가진 스타다. ‘동방신기’에서 탈퇴한 뒤 대형 기획사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방송 출연 등에서 제약을 받던 박씨가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팬들의 응원 덕분이었다. 하지만 박씨는 스스로 ‘권력’이 돼 ‘폭력’을 휘둘렀다. JYJ 팬마저도 등을 돌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의 JYJ 갤러리는 “박유천이 성을 상품화하는 곳에 출입한 이상 부당함을 타파하기 위해 싸워온 팬덤이 그를 지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아직까지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박씨는 “혐의가 인정되면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혐의가 인정되면 그는 은퇴가 아니라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참고로 강간죄 형량은 3년 이상 징역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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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이다. 일주일 넘게 신문의 머리를 장식하던 남양유업 갑질기사가 순식간에 묻혔다. 고종이 1882년 미국과 통상 조약을 체결한 이후 최악의 저질 스캔들이 터진 것이다. 장본인은 윤창중. 미국 워싱턴 경찰 사건기록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던 윤창중은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순방 중이던 201357일 오후 10시쯤 백악관 근처 호텔에서 주미대사관 소속 20대 여성 인턴과 술을 마시다 그를 성추행했다. 윤창중은 또 이튿날인 8일 오전 5시쯤 인턴 직원을 호텔 방으로 오라고 한 뒤 옷을 벗은 상태로 있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았고, 대통령 등 순방단의 체면도 말이 아니었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 경질됐고, 짐도 챙기지 못한 채 숨어서 귀국했다. 윤창중이 잠수를 타고 곤혹스러운 정부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사건은 유야무야됐다.

 

하지만 사건의 공소시효(3)가 만료되자 윤창중은 기다렸다는 듯 나타났다. 그는 지난 7일 블로그를 개설하고 내 영혼의 상처-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라는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고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해 결백을 호소했다. 언론과 음해세력이 자신을 인격 살인했다고 강조했다. 때마침 비슷한 소재의 기사가 나왔다.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프랑스 현지 행사의 통역자를 모집하면서 대행업체가 용모 중요등의 내용으로 공고를 냈다는 것이다.

 

온라인이 욕설로 들끓었다. 한동안 잊혀졌던 윤창중은 네발 달린 동물의 자식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잖아도 부조리한 세상, 울고 싶은데 뺨을 맞은 격이랄까. 섬마을 23살 새내기 여교사가 학부형·주민들에게 성폭행당하고, 또 다른 23살 여성이 서울 한복판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생면부지의 남성에게 살해당한 게 엊그제 일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전화 한 통화로 수억원을 버는데, 19살 청년은 밥 한 끼 먹을 시간이 없이 컵라면을 가방에 넣고 지하철역을 전전하며 스크린도어(안전문)를 혼자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죽었다.

 

듣는 사람은 매우 기분 나쁘겠지만 욕은 카타르시스와 자기정화의 긍정적인 면을 갖고 있다. 기사에 붙은 댓글 한번 보시라. 하루하루 어려운 삶, 속으로 욕이라도 하면서 힘을 내시라.

 

<오창민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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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고등어가 누명을 쓰는 계절. 한반도의 초미세먼지가 치솟으면서 국내발이냐 중국발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때, 고등어를 센 불에 구우면 주방에서 산둥반도 공업지대 못지않은 미세먼지를 폐 한 가득 들이켤 수 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건으로 서민 밥상에서 밀려나며 절치부심했던 고등어는 다시금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고등어 몸값이 뚝뚝 떨어지고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질 때 주무부처 해양수산부는 입을 꾹 다물었다. 이에 고등어의 서러운 처지를 알게 된 이들이 살풀이굿을 해주듯이 찰진 ‘드립’으로 그 억울함을 풀기 위해 나섰던 것이다.

“세월호는 교통사고고, 미세먼지는 고등어 때문이고, 스크린도어 사고는 안전수칙 안 지켜서 일어난 사고고. 그래 완벽한 정부가 잘못하는 일이 있을 수 있나? 죄다 국민 책임이지.” “산울림 ‘어머니와 고등어’랑 루시드 폴의 ‘고등어’는 이제 수도권에서는 못 듣는 건가? 금지곡이 되나?”

빽빽한 미세먼지 대기가 중국에서 한반도로 이동하는 예보 사진에는 “중국인들의 고등어와 삼겹살 사랑”이라는 제목이 붙었고, 연기를 뿜어내는 공장 굴뚝 사진에는 “고등어와 불고기 파티를 즐기는 듯하다”는 설명이 붙었다.

이재성 한국환경정보연구센터 회장은 트위터에 이렇게 적으며 애먼 고등어 잡는 정부의 무능한 낚시질을 호되게 비판하였다. “고등어는 실내공기의 문제이지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대기 중 초미세먼지와는 사안이 다른 쟁점입니다. 이 간단한 문제마저 제대로 파악 못하고 대책을 만들고 있으니 국민들이 정부 대책에 신뢰를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대기오염 원인으로 지목된 ‘생물성 연소’가 알고 보면 타는 삼겹살이나 고등어가 아니라 ‘산불’ 같은 현상을 가리킨다는 것도 확인되면서 시민들은 또다시 ‘탈문맹’과 ‘독해력’은 다른 문제임을 새삼스럽게 확인하였다. 아, 불운한 고등어여, 네가 다시 밥상의 다정한 친구로 마음 놓고 돌아올 그때는 과연 언제일지, 해방의 그날을 기다리는 시인 이육사와 같은 마음으로 손꼽아 기다린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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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가 뜨거운 키워드가 됐다. 국내 최대 생리대 생산업체인 유한킴벌리가 6월부터 가격을 8%가량 인상할 것이란 소식이 지난 23일 전해지면서다. 원재료 가격은 떨어졌는데 ‘제품 리뉴얼’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다는 것이다. 초경부터 완경까지 개당 220원짜리 생리대를 매일 6개씩 매달 5일쯤 40년간 사용한다고 치면 여성은 평생 1만4400개의 생리대를 구입하는 데 3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쓰게 되는 셈이다.

정부가 2004년 10% 면세 대상으로 지정했는데도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별다른 대체재도 없다. 여성물품이 남성물품에 비해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업계의 ‘핑크세금’ 관행이 도마에 올랐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생각해보니 소주·담뱃값은 그렇게 싸면서 생리대는 그렇게 받아먹었단 말이야? 소주값 건들면 민심이 들썩인다 어쩌고 하면서 여성건강과 직결된 생리대 가격은 그렇게 방치해왔단 말이야?”라고 성토했다.

이후 몇 가지로 논쟁이 확대됐다. ‘저소득층 여자 청소년 10만명이 생리대가 없어서 휴지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국민일보 기사가 발화점이 됐다. “생리대 살 돈이 없어서 보건실에서 얻어쓴 적이 있다” “생리대 하나로 하루를 버텼다” 같은 증언이 이어졌다. 예민한 청소년들이 선뜻 털어놓지 못했던 어려움인 것이다. 이에 누군가 빨아쓰는 천생리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천생리대는 관리, 세탁 및 보관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용자(@Galaksio)는 “저소득층 아이들은 보통 부모와 거주 및 생활 공간을 공유하게 되고 화장실 두 개짜리 집에 살지 않는 이상 누구나 부모와 욕실과 화장실은 공유하잖냐. 근데 예민한 아이들이 핏물 빼려고 담가놓은 면생리대를 부모한테 보여주고 싶겠냐”고 적었다. 청소년들을 도울 구체적 방법이 없는지 안타까워하는 사용자들이 많았다.

때마침 27일 경북 구미시가 28억원을 들여 ‘박정희 뮤지컬’을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복지 정부’의 무기력함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트위터 사용자(@cynigirl)는 “내가 낸 소득세가 생리대 지원비로 쓰인다면 아깝지 않겠다. 박정희 기념관 이딴 데 말고”라고 적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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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에게 평소 무시당했다는 이유로 지난 17일 자정 넘은 시각 서울 강남역 부근 건물의 화장실에서 한 남자가 일면식도 없는 여자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기성 언론들은 정신질환자의 일탈로 인한 ‘묻지마 범죄’ 정도로 간주했다. 심지어 ‘화장실녀’라고 피해 여성을 비하한 매체도 있었다. 사건이 묻히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우리가 사는 ‘헬조선’에서는 이보다 더한 것도 다반사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들끓었다. “5월17일 그녀는 죽었고 나는 우연히 운 좋게 살아남았다” “여성인 우리는 그 시간 그 장소에 없었기에 살아남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언니가 왜 죽어야 했는지 알 수 없어요”…. 피해자 또래 여성들이 들고일어나 ‘#살아남았다’ ‘#강남살인남’ 등의 해시태그로 이번 사건에 충격과 분노를 표출했다. 누군가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 노란색 메모지를 붙여 애도를 표시하면서 추모 열기는 부산으로 광주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뿌리 깊은 여성 차별에 더해 최근에는 ‘여혐(여성혐오)’이라는 말이 일상화할 정도로 왜곡된 성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여혐 의식은 범죄자들이 죄를 짓고도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모방 범죄를 낳는다. 실제로 강력 사건으로 희생된 여성이 남성보다 8배 많다.

한편에서는 이번 사건의 확대해석을 경계한다. 정신질환자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주장이다. 시민들의 추모 열기까지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범죄자가 정신병에 걸린 것에도 분명 사회적 맥락이 있다.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이 SNS에서 이렇게 정리했다. “필요한 것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노력이다. 여성혐오 의식이 정신병의 증상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면 그 심각성을 인정해야 한다. … ‘정신병이 범죄의 원인이냐? 아니면 여혐이 원인이냐?’ 이런 수준 낮은 논쟁은 이젠 멈춰야 한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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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5·18 관련 내용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 우울하고 슬프다. 무엇보다 1980년 광주 상황을 외국에 알린 팔순의 독일 교포가 5·18기념식 참석차 입국했다가 강제 출국당했다는 뉴스가 가슴 아프다. 당사자는 이종현 한민족유럽연대 상임고문(80). 1965년 독일에 광부로 나간 그는 독재정권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지만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그를 공항에 억류한 뒤 출국시켰다. 인천공항출입국관리소는 출입국관리법 11조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은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독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는 생전에 광주를 방문할 수 있을까. SNS에는 비판이 빗발쳤다. “지금이 1950년대냐? 대체 어느 시절에 살고 있는지 헛갈린다.” “북한에서 영국 BBC 기자를 추방한 것과 다를 것 없다.”

5·18 희생자 유골 5기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채 무명열사 묘비에 안장돼 있다는 경향신문 뉴스도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희생자 중 한 명은 목 왼쪽에 총을 맞아 숨진 뒤 쌀 포대에 담겨 묻힌 4살 남자 어린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광주 참배설도 돌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이 ‘광주를 방문해 5·18 묘역을 참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춰야 한다는 걸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는 내용이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이 광주시민에게 발포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여론에 귀를 막고 있다. 한 시민은 “종달새는 가둘 수 있어도 종달새 노래를 가둘 수는 없다”고 SNS에 적었다.

이틀 후면 광주민주화운동 36주기다. 하지만 5·18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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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최대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아이돌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씨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옥시 불매운동을 독려해 화제가 되고 있다. 연예인 중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옥시 불매운동’에 나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불매운동에 임하는 김씨의 자세가 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김씨는 자신이 제공하는 정보의 출처를 정확히 밝혔다. 블로그 ‘행복한 은진씨의 뷰티풀라이프’에서 얻은 정보라는 것을 강조하며 불매 대상인 옥시 제품 리스트, 대체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 리스트를 하나하나 소개했다.

이어 김씨는 불매운동을 벌이는 ‘올바른 방법’도 소개했다. 김씨는 “갖고 있는 옥시 제품을 버리는 건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며 “가습기 살균제를 쓰지 않는 조건하에 갖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쓰라”고 권했다.

한 가지 더 당부했다. 옥시 제품을 구매하고 반품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서는 “마트 직원을 괴롭히는 것이니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불매운동 이유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을 응원할 수 있는 길은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독려하는 게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5분 분량의 짧은 방송에서 김씨는 불매운동 제품에 대한 정보와 피해자들에 대한 응원, 환경오염, 마트 직원의 노동권까지 두루 짚은 것이다.

김씨의 방송이 나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호평이 이어졌다. ‘멘탈 미남’이라는 칭찬과 함께 김씨에게 ‘덕통사고’(뜻밖의 교통사고처럼 갑자기 어떤 대상에게 빠져드는 것)를 당했다는 고백이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이전에도 민감한 이슈에 소신을 밝히기를 꺼리지 않았다. 뮤지컬 <헤드윅> 출연 당시 인터뷰에선 “게이가 전염병도 아닌데”라며 “제 아이가 게이로 태어날 수도 있으니까 성소수자들의 이야기가 자꾸 언급되길 바란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1주기 때는 페이스북을 통해 “유가족과 국민들은 제도적으로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나라를 바라는 것입니다”라며 정부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의 발언들을 정리하다 보니 기자도 김동완씨에게 ‘덕통사고’를 당한 듯하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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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대 통신사로 매년 수백억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연합뉴스가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계속되는 성차별·여성혐오성 기사 때문이다.

가장 최근 논란을 일으킨 지난달 27일 기사의 제목은 이렇다. “‘비혼이 대세?’… 신붓감 없어 결혼 못하는 농촌 총각엔 ‘비수’, 외국 처녀라야 ‘총각 딱지’ 떼는 현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렇게 짧은 문장 안에 이렇게 많은 여성혐오를 집약하기도 쉽지 않다’고 비꼬았다.

남아선호에 따른 성비불균형과 이농 등으로 농촌에 총각이 많아진 것은 30년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1960년대 이후 정부 지원이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집중되면서 농촌 경제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게다가 누구도 ‘비혼’을 선택한 사람을 비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기사는 농촌 총각이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를 ‘결혼을 꺼리는 이기적인 한국 여자들’ 탓으로 돌렸다.

기사가 게재되자 SNS가 들끓었다. “(기자가) 조선시대에서 타임머신 타고 왔냐”는 조롱이 댓글로 달렸다. 외국 ‘처녀’를 데려다가 총각 ‘딱지’를 뗀다고 표현한 것은 기자가 여성을 성적 도구 정도로 여기고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외국 여성과의 매매혼(賣買婚)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는 외교 문제로 비화했다. 비난이 빗발치자 연합뉴스는 기사 제목을 바꾸고 기자 이름을 삭제 처리했다.

연합뉴스는 앞서 지난달 11일에도 ‘소라넷은 어떻게 17년을 살아남았나’라는 기사로 말썽을 일으켰다. 몰카 촬영·유포 등 각종 성범죄 조장 혐의로 폐쇄된 포르노 사이트를 ‘1인칭 운영자 시점’에서 다뤘는데 ‘우리 같은 사이트는 없앤다고 없어지지 않는다’는 식으로 서술해 소라넷을 옹호하는 인상을 줬다.

누리꾼은 ‘범죄자 감정 이입의 정점’이라고 지적했고, 시민단체는 이 보도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연합뉴스는 지난 3월에도 오피스텔 성매매를 관음적 시선으로 다뤄 성매매를 조장하는 광고 같다는 비판을 들었다.

“연합뉴스는 왜 이런 기사를 걸러내질 못하나?” “내 세금이 이런 기사를 쓰는 기자들 월급으로 나가는 건가.” SNS에 올라오는 이런 지적과 비판에 연합뉴스는 뭐라고 답할 것인가.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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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류 중 유일하게 병역의 의무를 마친 물고기는? 동원참치.” “안네 프랑크가 일기를 쓸 때 앉았던 책상은? 안내데스크.” “딸기가 직장을 잃으면? 딸기시럽.” “아몬드가 죽으면? 다이아몬드.”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왕은? 최저임금.” “지방흡입의 반대말은? 수도권 배출.” “입이 S자로 돼 있으면? EBS.”

직장 상사들이 ‘아재개그’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시시때때로후배들에게 던졌을 때, 이런 썰렁한 유머가 2016년 대세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을 법하다. 1980년대에도 그리 호평받지 못했던 말장난 개그가 어쩌다가 tvN의 쇼프로 <SNL>에서 코너까지 생겨서 “피해자가 싱글이니 범인은 벙글이겠군”(신동엽, ‘아재셜록’) 식으로 돌아왔단 말인가.

‘아재개그’의 웃음 포인트는 그 개그가 약간의 기발함은 갖고 있지만 사실은 그리 재미가 없다는 것을 발화자 본인이 아는 데에 있다. 비유하자면 ‘말로 하는 슬랩스틱 코미디’이다. 말하는 사람이 ‘영구’나 ‘맹구’처럼 한껏 우스꽝스럽고 바보스러워짐으로써 상대방을 웃기는 것이다. 회사에서 40~50대 부장급들은 아재개그를 구사함으로써 사회적 권위를 내려놓고 직원들과 어울리고, 직원들은 “아, 부장님 안 웃기단 말예요!”라고 타박하면서 심리적 거리감을 좁힌다. 아재개그를 구사해놓고는 직원들에게 “너무 재밌어요!”라는 반응을 기대한다면 그는 ‘꼰대’로 불릴 것이다.

‘아재’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세련되게 적응하지 못하는 중년들이 스스로를 자조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자나깨나 한식만 고집하는 ‘아재 입맛’이라며 후배들이 같이 밥먹기를 꺼리고, 어떤 옷을 입어도 요즘 유행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지만 따라잡기에는 숨이 찬 중년 세대가 자신의 ‘나이듦’을 담백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10년 이상 틴팝컬처가 지배해온 한국의 주류 대중문화가 찾아낸 ‘B급 감성’일 수도 있겠다.

1980~1990년대에 청춘기를 보낸 사람들이 자신의 젊은 시절을 매력적인 추억으로 호출하면서 이미 <토토가> <응답하라 1988> 같은 상품들이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아재’는 그 히트상품의 좀 더 디테일한 파생상품인 셈이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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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방영된 tvN 코미디빅리그의 ‘충청도의 힘’ 코너(사진)는 ‘막장 종합선물세트’ 같았다. 과거 막말로 구설에 올랐던 개그맨 장동민씨가 또 문제가 됐다. 주요 개그 코드는 한부모가정 아동 조롱이다. 장씨는 친구가 장난감을 자랑하자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 보냈나 보네” “선물을 양쪽에서 받잖여 재테크여”라고 말한다. 다른 출연자들이 덩달아 아이를 조롱한 후 노인 비하 발언이 이어지고, 할머니가 손자의 성기를 만지는 ‘아동 성추행’으로 코너는 마무리된다.

해당 프로그램이 나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부글부글 끓었다. “3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을 상대방의 약점(이혼가정)을 조롱하는 것으로 해소하고 노인까지 혐오하더니 아동 성추행까지” “이혼가정 아이들은 저렇게 놀리면 되는구나. 흡수해서 써먹을 아이들 생각하면 현기증이 난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파장이 한부모가정 단체가 장씨와 제작진을 고소하는 데까지 커지자 코미디빅리그는 급한 불을 끄듯 “시청자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드린 점을 사죄한다”는 글을 올리고 해당 코너를 폐지했다. 그러나 짧은 사과문에 ‘어떤 시청자들에게 어떤 불편함’을 줬는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성의 없기로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사태는 한국 개그의 저열함과 몰상식성을 날것으로 보여준다. 장씨는 불과 1년 전에도 여성 혐오 발언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의 생존자를 조롱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자숙 없이 여전히 ‘잘나가는 개그맨’으로 방송 출연을 이어갔다. 사실 여성과 장애인, 노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는 개그의 단골 소재라 더 이상 새롭지도 않다. 이런 무감각함 속에서 더 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존재들까지 조롱의 대상으로 삼고 나선 것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장씨의 개그 스타일은 사람 상처를 지긋하게 누르고는 고통 때문에 내는 소리가 우스꽝스럽다고 조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것이 비단 장씨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한국 개그계의 문제이자 나아가 한국 사회의 문제다. 웃자고 보는 코미디 프로에서까지 아픈 곳을 짓누르면 우리가 숨 돌릴 공간은 어디란 말인가.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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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정치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누구나 관심만 있으면 SNS로 후보를 만나고, 그들의 출사표를 읽고, 선거 운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국회의원 후보들의 페이스북에 접속해봤다. 먼저 여당 후보. 출신 지역과 대학 등 기본 프로필이 친절하게 나와 있었다. 팔로워는 1400여명. 고위 공무원을 지내고 재선에 도전하는 인사치고는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지에는 총선 출정식 사진이 맨 위에 걸려 있었다. 페이지를 더 내려가자 시민단체가 뽑은 좋은 후보 명단에 선정됐고, 모 신문사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야당의 경쟁 후보를 앞질렀다는 내용 등이 보였다. 복지관 급식 봉사, 대보름 때 주민들과의 윷놀이 등 지역행사 사진도 있었다. 게시된 사진과 글마다 ‘좋아요’가 70~100건, 응원글이 10건가량 달려 있었다.


야당 후보의 페이스북에서는 폭로성 기자회견 동영상이 눈길을 끌었다. 선거 현수막을 설치하려는데 경찰이 못 하게 막았다는 주장이었다.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공약 중에서는 지역의 교통정체를 해소하겠다는 내용에 관심이 갔다. 그에게 ‘좋아요’를 누르고 그의 글을 ‘공유하기’한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엄지를 움직여 몇 명 추적해봤다. 오프라인의 친구와 마찬가지로 ‘페친’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 이어 또다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도 열심히 페이스북 활동을 하고 있었다. 정당 공천을 받은 후보들에 비해 조직력은 열세일지 모르지만 SNS 공간에서는 조금도 뒤질 게 없다. 그는 기업 접대비 세금공제 폐지, 육아휴직 3년, 국민연금이 주도하는 그린벨트 개발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지역 주민들을 열심히 만나고 있었다.

30분 정도 페북질을 하자 ‘느낌’이 왔다. 투표 하루 전쯤 다시 이들의 페이스북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휴대폰을 닫았다. 한국의 페이스북 이용자는 1600만명, 그중에서도 모바일 사용자가 1500만명이다. 휴대폰과 페이스북으로 국회의원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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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영도다리’가 단연 화제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진박’ 5인의 공천장 날인을 거부하는 ‘옥새 투쟁’을 선언하고 부산으로 내려가 영도다리에 위에서 상념이 가득 찬 표정으로 바다를 바라보는 사진이 올라오면서다. 풍채 좋은 김 대표가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숨짓는 사진은 마치 누아르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누리꾼들은 ‘역대급 사진’ ‘인생짤’이라고 평했다.

배경 음악으로는 자이언티의 ‘양화대교’가 어울릴 법했다. “새누리엔 매일 나 홀로 있었지/ 당 대표는 옥새 드라이버/ 어디냐고 물어보면 영도다리 영도다리…” 한 누리꾼이 ‘양화대교’ 가사를 패러디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탈당으로 결론 나는 듯했던 새누리당의 ‘공천 학살’ 드라마는 김 대표가 ‘옥새 투쟁’을 꺼내들면서 시트콤으로 장르를 바꿨다. 집권여당이 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비민주성은 “옥새가 당사에 있느냐 없느냐”는 황당한 논쟁으로 초점이 옮겨지면서 본질이 가려졌다. 정당 대표의 직인이 왕조시대 왕의 인장을 뜻하는 ‘옥새’로 불리는 상황 자체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준다.

막장 드라마는 야당이 먼저 시작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스스로 비례 2번으로 ‘셀프 공천’을 하면서 분란이 일어났다. 김 대표는 공당의 비대위 대표이면서 “그 따위 대접하는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김 대표의 ‘주인의식 결여’를 지적하면서 “내 것이 아니니 더렵혀지고 엉망진창이 되어도 이익만 챙기면 그것으로 끝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과 제1야당이 보여준 ‘막장 드라마’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 될 수밖에 없다. “투표하기 싫다” “대체 어디를 찍어야 하느냐”는 푸념이 SNS에 올라온다. 막장 드라마야 TV 전원을 꺼버리면 그만이지만 ‘막장 정치’는 해결이 쉽지 않다. 관심을 끄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정치권의 혼란과 무능에 국민이야말로 벼랑 끝에 선 심정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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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소셜미디어를 달구는 입소문 아이템은 ‘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다. 전국 최강 음료 조직이라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판매되는 커피 음료인데 최근 며칠 사이에 ‘득템 인증샷’과 시음기가 줄을 잇고 있다.

시류에 동참하며 1500원짜리 앰풀 제품을 구입해 차가운 물에 타서 마셔봤다. 부드럽고 깔끔해서 여름 커피로 괜찮은 맛이었다. 이 제품을 비롯해 그간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바이러스가 전파되듯 누리꾼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퍼지게 하는 홍보나 판촉 기법)’에 성공한 제품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은데 막상 제품을 사려면 까다롭다. 상품과 마트가 넘쳐나는 시대에 유독 내가 사려는 그 제품만 구하기 어렵다는 경험은 일종의 유희가 된다. 수요에 못 미치는 생산량으로 품절되기 일쑤였던 ‘허니버터칩’은 구입 자체가 보물찾기나 다름없었다. 지난해에는 유자맛 소주 ‘처음처럼 순하리’가 “돈 있어도 못 사는 소주”로 유명했다. ‘콜드브루’도 마찬가지다. 살구빛 유니폼을 입고 전동카트를 모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만나야 제품을 살 수 있다. 한 누리꾼은 “콜드브루를 사기 위해 야쿠르트 아줌마 찾기 앱까지 깔았는데 아줌마가 없어 못 샀다”고 적었다. 24시간 편의점이 많은 요즘 이런 일은 흔하지 않다.


둘째,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관심사가 파편화된 현대인들은 동일 상품을 구입해 소비하면서 ‘작은 축제’를 만든다. 공동체적 합일감을 소비 행위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먹고 마시는 것은 그 자체가 즐거운 데다 경험을 공유하는 ‘인증샷’ 소재로도 안성맞춤이다. ‘너 그거 먹어봤냐’는 질문은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오늘 날씨’와도 비슷한 기능을 한다.

그러나 바이럴 마케팅은 거대한 파도와 같다. 호재가 일순간에 악재로 변할 수 있다. 바이럴 마케팅은 빨리 달아오른 만큼 식는 것도 빠르다.

‘허니버터칩’ 열풍이 수그러든 자리는 문어맛 ‘타코야끼볼’이 넘보고 있다. ‘처음처럼 순하리’가 개척한 틈새 소주 시장은 ‘부라더 소다’라는 탄산주가 신흥강자로 등장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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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 간 대결은 SNS에서도 단연 화제다. ‘바알못’(바둑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도 바둑TV를 보고 바둑 기사를 읽은 한 주였다. SNS에는 이 9단과 알파고에 관한 각종 ‘드립’(애드리브에서 유래된 인터넷 은어로 ‘즉흥적 발언’이라는 뜻)의 향연이 펼쳐졌다.

13일 4국에서 이 9단이 알파고에 첫 승을 거두자 ‘알파고가 분통하며 내문서를 20분간 내려쳐’ ‘이세돌이 인류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아 버릴 것’ ‘알파고-인공지능이 진 것이 아니라 알파고가 진 것’ 같은 드립이 펼쳐졌다.

이 9단을 20년 뒤 기계에 맞서 인류 최후의 전쟁을 벌이는 ‘이쎄도르’로 표현한 트윗은 3000회 넘게 리트윗됐다. 3국까지 이 9단이 3연패를 하고 있을 당시엔 알파고를 이기는 방법은 전원 스위치를 내려 전력을 끊는 것이 유일하므로 알파고의 천적은 ‘두꺼비집’이라느니, 1·2국에서 나온 알파고의 기풍이 이창호 9단과 닮아서 알파고 안에서 실제로는 이창호 9단이 바둑을 두고 있다는 식의 유머도 회자됐다.


이세돌-알파고 제2 대국._한국기원 제공

알파고에 승리 소감을 묻자 알파고가 ‘10011011…’이라고 대답했다는 가상 인터뷰도 있다. 알파고가 이진법을 구사하는 컴퓨터라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알파고 대신 바둑판 앞에서 수를 놓은 구글 딥마인드의 대만계 엔지니어 아자황이 인류의 미래라는 블랙 유머도 나왔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인간은 인공지능의 노예나 하수인이 될 것이라는 공포가 담겨 있다. 한 달 후 <알파고에게 배우는 경영전략> <청춘들, 알파고이기를 거부하라!> <알파고를 넘어서: 인문학의 무한한 가능성> 등의 책이 대형 서점에 깔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황당한 드립도 있었다. 프로기사 조훈현 9단은 새누리당에 입당하면서 “이세돌이가 져가지고 사실 충격적입니다. 그래서 바둑계를 위해서 마지막으로 일을 해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으로 입당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한술 더 떴다. “어저께는 이세돌 선수가 졌습니다만, 오늘은 조훈현 국수가 새누리당에 입당을 했기 때문에 오늘 대국에서는 반드시 이길 겁니다.” 누리꾼들은 이들의 발언에 이런 평을 남겼다.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었으면 하는 직업 1순위-정치인.”


김한솔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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