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칼럼/지금 SNS에선'에 해당되는 글 93건

  1. 2016.10.31 대통령 박근혜
  2. 2016.10.24 최순실 딸 정유라
  3. 2016.10.17 탓틸리케
  4. 2016.10.10 김제동과 국감
  5. 2016.09.26 재난도 DIY 시대
  6. 2016.09.20 ‘특별한 추석’을 보내는 법
  7. 2016.09.12 추석에티켓
  8. 2016.09.05 경찰 물대포
  9. 2016.08.29 부적격 장관 후보자
  10. 2016.08.08 이대생들의 승리
  11. 2016.08.01 김영란법
  12. 2016.07.25 레슬리 존스와 김자연
  13. 2016.07.18 포켓몬 고
  14. 2016.07.11 ‘여혐 게임’
  15. 2016.07.04 KBS 세월호 보도 통제
  16. 2016.06.20 하인리히 법칙과 박유천
  17. 2016.06.13 [지금 SNS에선]윤창중
  18. 2016.06.06 고등어
  19. 2016.05.30 생리대
  20. 2016.05.22 [지금 SNS에선]#살아남았다

일주일 만에 문구 그대로 ‘세상이 바뀌었다’. 우리가 알던 나라는 예전의 대한민국이 아니었다. 박근혜 대통령 뒤에 최순실이 있고, 그가 국정의 주요 사안을 컨트롤해왔다는 상상을 초월한 진실 앞에 국민들은 충격과 분노, 그리고 모욕감마저 느끼며 ‘혼이 비정상’이 될 지경이 됐다. 그동안 대통령이 내린 잘못된 판단과 결정에 분노하고 좌절해온 사람들은 자신이 ‘허깨비’를 상대로 싸워왔음에 허탈해했다.

“국민은 금치산자(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는 자)가 조종하는 세월호에 탄 느낌”이라는 한탄 속에 세월호 참사를, 개성공단 폐쇄를, 한·일 위안부 합의를 떠올리며 가슴 아파했다. 영화감독 박성미씨는 트위터에 “가장 아픈 사실, 2014년 4월16일, 해경이고 해군이고 모두 대통령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대통령은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는 “금치산자와의 계약은 무효다, 한·일 위안부 합의는 무효”라고 적었다.

박 대통령은 역사에 대한 상식을 바꿨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논란이 될 예정인 공무원 한국사 문제’라는 글이 올라왔다. “다음 중 가장 나중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일까? ㉠빗살무늬 토기에 식량을 보관해놨어. ㉡첨성대에서 별들을 관측할 수 있어. ㉢상평통보 덕분에 장사가 편해졌어. ㉣통치자는 모든 행위를 무속 성직자에게 허락받아야 했어.”

정치사회를 이해하는 틀도 바뀔 판이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한국 국정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정치학’ ‘법학’ ‘행정학’이 아니라 ‘무속학’을 알아야 한다”고 비꼬았다. 한 대학 커뮤니티에는 “무속신앙에는 무속신앙으로 대응해야 하는 법, ‘시굿선언’을 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책임을 묻고, 처벌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제일 경계해야 할 사람은 다 알면서 모른 척 충성하고 열매 따 먹다가 지금 비판 대열에 합류한, 여당 정치인들” “최순실한테 몰아주기 하지 말고 책임져라 새누리당”과 같은 말들이 유독 와 닿는 이유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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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2년 전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강타했다. 

정유라가 문제의 글을 올린 시기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화여대 수시모집에 합격하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던 때였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철없는 젊은이가 과거에 생각 없이 쓴 글로 치부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사람들에겐 그럴 아량과 여유가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최순실 비리 의혹으로 국민이 입은 상처가 큰데 그의 딸은 거기에 생소금을 뿌렸다. 교육부 고위 간부 나향욱의 ‘개·돼지’ 발언에 버금가는 최악의 망언이다.

돈을 뭣보다도 중시 여기는 사회에서 돈도 실력일 수 있다. 하지만 정유라가 그런 말을 해서는 안된다. 정유라가 가진 많은 돈은 정유라나 그의 어머니 최순실, 그의 외할아버지 고 최태민이 정당하게 벌어들인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나온 언론 보도를 보면 최순실의 재산은 공공의 몫을 가로채거나 다른 사람의 희생으로 쌓아올린 것일 가능성이 높다. 정유라에게 주어진 특혜나 최순실이 쥐고 있는 권력도 마찬가지이다. 그들 모녀의 피땀으로 얻은 것은 하나도 없다.

부모를 원망하라는 말도 거슬린다. 부모 잘 만난 덕에 부와 권력을 쥐게 됐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마땅하지만 정유라는 또래들을 멸시하고 세상을 조롱했다. 한 누리꾼은 “내가 부족하다고 해서 부모를 탓해야 하겠나? 부모님도 나름대로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사시는데 이건 일반 서민에 대한 모욕이다”라고 적었다. ‘닫힌 세상’에 살고 있는 정유라가 한편으로는 불쌍해 보인다. 하지만 자업자득이다. 불신과 자만심으로 가득 찬 삶이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한국 사회를 왜 ‘헬조선’으로 폄훼하느냐고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정유라와 그의 어머니 최순실의 작태를 보며 우리가 헬조선에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각인한다. 짜증나는 세상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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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틸리케’란 말이 한때 유행했다. 신이란 의미의 ‘갓(God)’과 ‘슈틸리케’가 합쳐진 이 단어는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인 울리 슈틸리케가 지난해 아시안컵 준우승과 동아시아 축구연맹컵 우승을 차지하자 팬들이 그에게 붙여준 자랑스러운 별명이다. 그런데 요즘엔 ‘탓틸리케’(남 탓하는 슈틸리케)라는 신조어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기 패배의 책임을 선수 등에게 떠넘긴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담겼다.

지난주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졸전 끝에 0 대 1로 패배하면서 한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탈락 위기에 놓였다. 감독과 선수들이 똘똘 뭉쳐 최선을 다했다면 승부 결과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란전에서 패배한 뒤 한국 대표팀은 스스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우리에게는 카타르의 소리아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어 이렇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는 “유소년 단계부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국 축구의 조기교육 시스템까지 거론했다. 그러자 선수들이 발끈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다 대표팀에 차출된 손흥민 선수는 “선수들도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한국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콩가루 집안이 됐다. 게도 구럭도 다 잃어버렸다.

SNS에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실망했다는 댓글이 넘쳐나고 있다. “선수 탓하는 감독은 별로라 생각한다. 선수를 선발한 것은 감독 본인 아닌가? 먼저 자신의 감독으로서 역량을 점검하는 게 옳지 않나 싶다.” “전술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감독은 선수들과의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 손흥민 선수에 대한 여론도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한 누리꾼은 “물병 그만 차고 감독님한테 또 선배들 앞에서 버릇없이 굴지 마라”고 적었다. 팬들의 신뢰를 잃은 축구대표팀의 앞날이 걱정된다. 책임감이나 겸손 등은 축구에서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을 슈틸리케 감독과 태극전사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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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을 국감장으로!”

지난주 방송인 김제동씨(42)가 난데없이 국감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그것도 국방위 국감이다. 과거 방송에서 군 복무 시절 장성들을 위한 행사에서 장군 배우자에게 ‘아주머니’라고 불렀다가 13일간 영창에 다녀왔다는 발언을 문제 삼아 ‘군의 신뢰를 실추시켰다’며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이 국감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국방부 차관 출신인 백 의원에게는 대통령이 강조하는 ‘북핵 위기’보다 김씨의 발언이 더 중요한 문제였던 모양이다. 누리꾼들은 “심각한 국방 이슈가 넘치는데 김제동의 20년 전 영창행의 진위나 따지고 있는가. 한심하다”며 국회의 ‘한가함’을 질타했다.

‘예비역 누리꾼’들의 영창에 관한 증언도 이어졌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국감 때문에 20년 전 영창 경험을 떠올린 1인’이라며 “나도 복종의무 위반으로 영창 12박13일 다녀왔다. 15일까지는 기록에 안 남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에선 “새누리당 니들이 군대를 안 가니까 대한민국 군대가 어떤지 감이 없지” “군 시절 겪은 ‘황당한 부조리’에 관한 전 국민 회고전이 시작되면 … 국방부와 새누리당은 과연 감당할 수 있겠나”라는 멘션이 인기를 끌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운전병을 사적 용무에도 활용하는가 하면 테니스병이 군인 가족에게 교습을 한다. 중령이 장군 학위논문을 대필해주는 사례는 또 어떤가”라며 군에 횡행한 비리를 비판했다.

김제동씨가 “국정감사 나오라면 나가겠다. 국회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당당하게 나오자 누리꾼들은 그를 응원했다. 새누리당은 “국감장을 연예인 공연무대로 만들 생각이 없다”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김씨의 국감 증인 채택이 해프닝으로 끝나자 많은 누리꾼들이 아쉬워했다. 누리꾼들은 “야 3당이 요구해라. 김제동 증인채택 할 테니 최순실 채택하라고” “국감장에서 그의 스웨그(자유분방한 스타일)를 허용하라”고 나섰다. “국방부와 새누리당은 북한보다 김제동을 더 무서워한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정치·사회 관련 소신 발언을 이어가는 김씨가 ‘눈엣가시’였던 새누리당은 김씨를 압박하기 위해 국감 증인 운운했지만 결국 망신만 사고 본전도 찾지 못했다.

이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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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도 ‘DIY(Do It Yourself·스스로 해결하라는 뜻) 시대’다.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지만 국민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에 재난 대비 시스템은 없다는 것뿐이었다.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먹통이었고, 긴급재난문자는 뒤늦게 도착했다. 지상파 방송들은 한가롭게 드라마와 예능을 내보냈다. 기상청의 지진 대응 매뉴얼은 “밤에는 장관에게 전화보고하지 않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트위터엔 “‘의전 매뉴얼’을 만들었다” “잘 자라 우리 장관…단층도 원전들도 다들 안 자는데~”라는 비판글이 올라왔다. 국민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 나섰다. 불행 중 다행으로 ‘IT 대국’에 걸맞게 국민들의 대응력은 정부를 뛰어넘었다. 국민안전처 홈페이지가 다운된 원인을 찾아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국민안전처 첫 페이지의 데이터 용량이 15.8MB, 네이버가 1.1MB, 일본 기상청은 0.18MB”라고 분석했다. 일본 기상청보다 100배 이상 속도가 느리고, 네이버보다도 느리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이미지 떡칠을 해놔서 비상 상황에서는 안 열린다. 일본 기상청은 텍스트 위주의 디자인이어서 비상 상황에서도 5~10초 기다리면 열린다”고 밝혔다. 국민안전처는 첫 지진 이후 대응책 마련에 고심했으나 강력한 여진이 발생했을 때 또다시 먹통이 되고 말았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기 마련이다. 정부 대신 지진 발생을 알려주는 ‘지진희 알림’이 만들어졌다. 이름에 ‘지진’이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지진 소식이 공유되는 인터넷 커뮤니티 ‘지진희 갤러리’에 1분에 20개 이상의 새글이 올라오면 바로 알림을 보내도록 설계됐다. 4만명이 넘게 가입한 텔레그램의 ‘지진희 알림’은 21일 지진 발생 1분 만에 소식을 전했다. 5분 만에 재난문자를 보낸 국민안전처보다 빨랐다.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진 대피요령을 공유하고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는 것을 뼛속 깊이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원전 사고라도 터지면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그래서 국민들은 한탄한다. “국민은 개·돼지니 죽어도 좋단 말인가.”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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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대명절’ 추석 연휴가 끝났다. 고향을 찾느라 운전을 몇 시간 했는지, 전을 몇 장 부쳤는지 등 ‘무용담’이 오가고, ‘명절 증후군 극복하기’ 등의 제목을 단 기사들이 온라인을 채우고 있다. 오랜만에 나누는 ‘가족의 정’이 따뜻하기도 하지만, ‘명절 노동’의 후유증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남들과 다른 ‘특별한 추석’을 보낸 사람들의 얘기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첫 번째 ‘워크숍형’. 트위터에는 한 이용자가 올린 친구 가족의 명절 풍경이 3000회 넘게 전파됐다. “당숙 어르신은 조상을 기리기 위해 치르던 제사가 이제는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며 모두 큰집이 아닌 식당에서 모이자 하셨다. 그리고 제사 대신 ○씨 가문의 뿌리와 설화를 정리한 PPT를 준비하여 발표하셨다”며 사진을 올렸는데, 그 모습이 마치 기업이나 단체에서 진행하는 워크숍 장면과 같았다. ‘왜’ 추석을 쇠는지에 대한 본질에 가장 접근한 방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두 번째 ‘차례 폐지형’. ‘명절 노동’에 시달렸던 어머니들이 부담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 차례를 폐지하거나 간소화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트위터에는 “시어머니가 내년부터 차례·제사 그만한다고 선언하셨다. 명절엔 양가 어머님들 모시고 가족 여행을 다니기로 했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이렇게 바꾸셨다. 차례는 지내되 어머니 혼자 거의 준비하시고 최대한 간단히. 자식들은 아무 때나 시간이 될 때 찾아뵙기만 하면 되죠” 등의 사례들이 올라왔다. “추석 차례상은 식구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구성했다. 부담 없었고, 식사도 즐거웠다”는 이용자도 있었다.

마지막 ‘따로 또 같이 형’.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결혼 후에도 각자 명절을 보내는 가족의 모습이 소개됐다. “우리는 명절 때 각자 원하는 곳에 있기로 했다”며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가족이 되는데 갈등과 불편함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 불편함은 가족이 되는 모두의 몫”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즐겁지만 때로는 가족 간의 불화와 갈등을 유발하기도 하는 명절모두가 즐거운 시간이 되기 위해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이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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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과 고시생, 싱글들의 연중 대표적 고난 주간인 민족 대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겪어내야만 할 기간을 목전에 둔 이들의 심리적 압박감은 미루고 미루던 번지점프 차례가 돌아온 고소공포증 환자의 좌심방·우심실과 맞먹을 것이다. 천국처럼 쉬고 지옥처럼 잔소리 들을 것이라는 뜻에서 ‘헬븐’이라는 말도 있잖은가. 일 년에 몇 번 볼까말까 데면데면한 친척 어른들은 으레 한마디씩 덕담을 빙자한 참견을 하기 때문이다. “명절에는 친척들이 꼭 개를 데리고 와요. 품종은 참견이고, 이름은 오지랖이죠. 후훗.”(한 트위터 사용자)

일단 학업 및 취업 카테고리다. “요즘 성적은 어떠니?” “이번에는 붙을 자신 있지?” “그 집 아이 ○○대 합격했다더라” “그 과는 취업이 안된다던데”…. 학업에 관한 것은 본인이 말하기 전에는 묻지 않으면 좋을 텐데, 창의력 부족한 어른들은 오랜만에 어린 친척들을 만나면 자동사고회로가 ‘공부’로 흐르나보다.

미혼남녀라면 차례상에 오른 짭쪼름한 생선마냥 공통 대화 소재가 되는 자신의 처지를 새삼 발견한다. “아직도 짝이 없니?” “지난번보다 배가 더 나왔네” “네가 다 눈이 높아서 그러는 거 아니니?” “결혼을 해야 애를 낳지”…. 인생이 무슨 게임 레벨 격파하기도 아니고, 어른들이 정해놓은 단계만 밟으라는 법도 없는 건데. 화내지 않고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응대하는 것은 명절 기간 젊은이들이 감내해야 할 감정노동인가.

그래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이 감정노동에 합당한 임금을 지급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성적 관련 발언은 회당 3만원, 입학 관련은 5만원, 결혼 관련은 10만원, 출산은 100만원…’ 이런 식이다. “굳이 참견하겠다면 돈을 준 다음에 하라”는 것이다. “명절 때 보고 싶은 어른: 돈 주는 어른”이라고도 한다.

응수로 받아치는 방법도 제시되고 있다. “은퇴준비는 되셨어요?” “사촌형님은 직장 잘 다니시죠?” “고모는 결혼생활 행복해요?”…. 괜히 덕담했다가 얼굴 붉어지는 수가 있겠다. 그래도 요즘은 각자 휴식의 시기로 명절 연휴를 보내는 가정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점차 문화가 달라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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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장비 보호를 위하여 방수시에는 펌프 회전수를 3000rpm 이하로 할 것’.

경찰의 물대포(살수차) 내부에 붙어 있던 한 장의 스티커가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이 스티커는 경찰에 실망감을 주는 몇 가지 사실들을 내포하고 있다.

지난 2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을 대상으로 서울경찰청의 물대포 시연회가 열렸다. 시연회에는 지난해 11월14일 민주노총 등이 주관한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이 칠순의 농민 백남기씨에게 조준해 쏘았던 ‘광주 10호’와 동일한 모델의 물대포가 등장했다. 문제의 스티커는 이 물대포 안에 붙어 있었다. 물대포 압력을 3000rpm 넘게 조절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이유는 장비 보호를 위해서다.

앞서 지난해 11월 백씨가 물대포에 맞고 쓰러지는 영상이 공개되자 경찰은 “물대포 최고 압력은 3000rpm, 최대 살수거리는 60m”라고 밝혔다. 물대포를 강하게 쏘고 싶어도 기술적으로 3000rpm를 넘을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부주의하게도 경찰은 스티커를 제거하지 않은 채 이번에 시연회를 열었고, 결국 경찰의 지난해 해명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물대포 담당 경찰에게는 시위대 부상 방지보다 장비 보호가 우선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경찰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미필적 고의 상해에 위증죄 추가”, “사람 목숨보다 장비를 챙기는 것 보소. 아니 사람이 아니라 개·돼지인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백남기씨는 300일이 다 되도록 깨어나지 못하고 사경을 헤매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의 물대포 사용이 적법했는지 등에 관한 조사나 수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시 경찰청장으로 시위 진압 책임자였던 강신명씨는 지난달 23일 2년의 임기를 마치며 장문의 퇴임사를 하면서도 백씨나 백씨 가족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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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왼쪽)는 경기 용인시의 93(307) 아파트에서 전세 19000만원의 헐값으로 7년을 살았다. 그사이 주변 아파트의 전셋값은 폭등했지만 김 후보자의 아파트는 예외였다. 이 아파트는 농식품부가 감독하는 농협은행에서 4000억원을 대출받은 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가운데)자 부부는 최근 38개월간 생활비로 18억원을 썼다. 조 후보자 장녀는 자격 미달에도 YG엔터테인먼트와 현대캐피탈에 인턴으로 채용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오른쪽) 아들은 중학교 재학 3년간 60시간의 봉사활동을 했는데 그중 30시간을 기획예산처에서 했다. 고위 공무원인 아버지 직장에서 금수저 봉사활동을 한 셈이다.

박근혜 정권은 도대체 왜 이런 인물들을 장관으로 골라오는 것일까. 인사 검증을 담당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제대로 일을 한 것인가. 개각을 통해 결국 박 대통령과 우 수석의 도덕적 기준이 일반 국민과 다르다는 사실만 다시 한번 확인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분노와 짜증으로 들끓었다. “서민 전세난을 이런 파렴치들이 알기나 하겠나.” “국민 10%는 한 달에 90만원으로 살고 있습니다. 조윤선 장관 후보자의 생활비는 죄악입니다.” “스펙 쌓는다고 없는 돈에 학원 다니고 자기개발 해봐야 느그 부모님 뭐하시노?’를 이길 수가 없다.” “자식의 근무 환경을 생각해서 가까운 곳에서 봉사하게 하다니 과연 환경부 장관이시네요.” “우병우 민정수석은 뭘 검증하는 겁니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거네요.”

앞서 박 대통령은 부적격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철성씨를 경찰청장에 임명했다. 이 청장은 1993년 강원지방경찰청 상황실장 때 대낮 음주운전으로 큰 교통사고를 냈지만 신분을 숨겨 징계조차 받지 않은 사실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났다. “연예인도 음주운전하고 사고내면 방송 하차하는데경찰은 오히려 진급.” “경찰청장은 음주운전을 해도 올라갈 수 있는 자리로군. 이 사람이 그나마 나으니 올린 거겠지.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 네티즌들의 한탄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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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학교와 싸워 이겼다. 지난주 이화여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단연 화제다. 그러나 고졸 직장인을 위한 평생교육은 적잖이 상처를 입었다. 교육학을 전공한 한 누리꾼은 성인들의 계속교육을 지원하고,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며, 대학의 담장을 허물어 지식을 개방하고자 하는 이 개념이 정부의 정책논리, 대학의 돈의 논리와 맞물려 이렇게 더렵혀진 모양새를 보고 있자니 얼떨떨하다고 표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8일 대학 측의 평생교육 단과대학(평단)’ 추진에 반발하는 이대생들이 본부 점거 농성을 하면서 시작됐다. 학생들의 농성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특히 캠퍼스에 1600여명의 경찰이 투입돼 학생들을 강제로 끌어내는 장면이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누리꾼은 대부분 학생들 편이었다. 그동안 대학 내 중요한 의사결정과정에서 학생들은 늘 소외됐고 농성이나 삭발, 단식으로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일부는 학벌주의가 바탕에 깔려 있다며 이대생들의 농성을 폄훼하기도 했다. 성적 낮은 학생들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고 전문대 수준인 평단에 이화여대 마크가 찍힌 학사 학위를 주는 것은 학교 이미지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비난의 화살은 정부와 대학당국을 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에 성과를 내기 위해 교육부가 당초 설립 목표로 설정했던 대학 수가 부족하자 무리하게 추가 선정에 나섰고, 이대가 정부 지원금을 받을 욕심에 학위 장사를 하려다 망신을 당한 것으로 사건이 정리되고 있다. 칼럼니스트 박권일씨는 온라인에 이렇게 적었다. “모두가 학벌을 갈망하니까 시혜적으로 학벌을 부여해주겠다는 발상은 대책도 대안도 아니다. 요컨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교육의 루트가 극도로 획일적인 것, 이게 진짜 문제다. 선망받는 직업 몇 개만 사회적 존경, 부와 명예를 철저히 독점하고 나머지 직업들은 전부 그들의 시다바리로 전락하는 사회가 바로 대한민국 아닌가. 이 문제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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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김영란(사진)’(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합헌 결정에 언론사들이 기사와 칼럼으로 광광 울음을 하자 누리꾼들은 힘 있는 자들이 부리는 엄살을 한껏 조롱했다. 부쩍 서민살이에 관심이 높아진 언론들이 3만원 미만짜리밖에 못 먹으면 식당이 죽소”, “5만원짜리 미만 선물밖에 못 받으면 한우 농가와 수산은 어찌하오”, “내수손실이 11조원이 되면 그 경제피해는 감당할 수 있소?”라고 외쳐대는 소리가 실은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 위한 위장이라고 본 것이다.

몇몇 기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엄혹한 조리돌림의 운명을 맞이했다. 그중 으뜸은 호텔 중식당에서도 자장면밖에 못 먹는다는 글이었다. 누리꾼들은 그럼 기자들은 취재원들에게 최고급 호텔 코스 요리를 대접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냐며 혀를 쯧쯧 찼다. “김영란법을 걱정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비싼 식당에서 더치페이할 정도의 재력은 가지신 분들 아닙니까? 자기 돈으로 드세요. 세상 무너진 것처럼 한탄 마시고.” “거지입니까? 3만원 넘는 거 못 얻어먹게 되니까 눈물이 앞을 가립니까?” 과거 대통령들의 단골집인 모 한정식집이 폐점하고 쌀국수집으로 개조 중이라는 뉴스에는 김영란법 탓에 전통 식문화가 사라질 것처럼 써놨는데 부패 없인 유지 안되는 업계라면 존재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댓글이 붙었다

1인미디어 블로거인 아이엠피터는 이렇게 분석했다. “언론인이 정치인으로 나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지도와 신뢰성도 있었겠지만, 그만큼 정치권 인사들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친분은 대부분 골프와 술자리, 식사, 선물 등을 통해 쌓아졌습니다. 한 끼에 몇만 원짜리 한정식집이나 룸살롱, 고급 와인바 등이 무너진다고 아우성을 치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어찌하겠는가. 이 불신은 지난 수십년간 언론이 기업이나 단체의 홍보 담당자들에게 빵셔틀시키면서도 스스로 부끄러운 줄 몰랐기에 외부에서 강제된 규칙인 것을. 기자들의 자업자득이며 업보로다. 현세에 덕업을 쌓아 신뢰를 회복하세. 무엇보다 10월은 많은 관계자들이 회식 없이 정시퇴근하는 가정의이 되겠구나.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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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소셜미디어(SNS)는 넥슨이 메갈리아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성우 김자연씨를 교체한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사건의 배후에는 여성 혐오를 둘러싼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에서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성우가 일자리를 잃었다면 미국에서는 흑인 여배우가 영화에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혐오의 표적이 됐다.

사건의 주인공은 미국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에 출연한 레슬리 존스(사진).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원작을 리부트한 <고스트버스터즈>4명의 남자 주인공을 모두 여성으로 바꿨다. 미국 누리꾼들은 과거의 영웅이 여성으로 바뀐 것이 탐탁지 않은 모양이다. 4명의 여배우들이 성차별, 외모 비하 발언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유일한 흑인인 존스는 표적이 돼 인종차별적 욕설에까지 시달렸다.

존스는 트위터에서 악성 댓글을 보내는 사람들을 차단하다 정도가 너무 심해지자, 자신을 향한 인신공격들을 리트윗하고 공개하며 맞섰다. 존스가 공개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성폭력, 여성혐오, 인종차별적 발언과 이미지로 가득했다. 그녀를 유인원이나 오랑우탄으로 부르고, 우리에 빠진 세 살 아이를 구하기 위해 사살된 고릴라 하람베에 비유했다.

보통 멘털로는 감당하기 힘든 악성 글에 존스는 일일이 리트윗하고 반박했지만 결국 나는 단지 영화에 출연했을 뿐이다. 당신들은 영화를 싫어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 내가 겪은 것은 정말이지 잘못된 것이다라는 글을 남기고 트위터를 떠나겠다고 했다.

트위터의 안일한 대응도 구설에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가 뒤늦게 존스에게 연락을 취했고, 혐오공격을 선동한 유명 블로거 밀로 이아노풀로스의 계정이 영구 차단됐다. 다행히 트위터 계정을 닫겠다던 존스는 다시 돌아왔다. 혐오와 폭력에 물러나야 할 것은 존스가 아니라 그 언동을 한 가해자였다.

다시, 한국이다. 넥슨의 성우는 교체됐고 이에 항의하는 웹툰 작가들의 명단이 온라인에 나돌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렇게 적었다. “넥슨, 김자연 성우, 레슬리 존스, 페미니즘 티셔츠. 이건 진짜 슬픈 현실인데 한국에서는 모든 디스토피아 SF가 다큐멘터리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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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增强現實·Augmented Reality)은 실제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덕분에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증강현실이 최근 갑자기 우리 삶에 파고들었다.

당초 한국은 포켓몬 고 게임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포켓몬 고는 구글맵을 기반으로 구동되는데 정부가 안보 문제로 구글에 지리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포켓몬 고를 개발한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도 한국판 서비스를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실수인지 고도의 전략인지 사각지대가 있었다. 강한 호기심과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누군가 게임에 접속해 강원도 속초에서 포켓몬을 낚는 데 성공했다. 그의 무용담은 지난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고, 선구자의 뒤를 이어 더 많은 사람들이 시도한 결과 속초 외 강원 동북부 지역과 울릉도, 서해 백령도 등지에서도 포켓몬 사냥이 가능하다는 게 경험적으로 확인됐다.

포켓몬의 성지로 불리는 속초는 포켓몬 헌터들이 모여들면서 갖가지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속초가 좀비의 도시가 됐다.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거리와 항구를 배회하는 사람들을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고 표현했다. 심지어 가상 캐릭터인 포켓몬을 길러주는 신종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했다. 포켓몬 알을 부화하기 위해서는 일정 거리를 빠른 속도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를 대신해주고 수고비를 받는 것이다. 포켓몬 출현 지역을 찾아가는 당일치기 관광 상품이 나오고, 식당과 편의점 주인들은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매장에 나타난 포켓몬 모습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나르고 있다.

페이스북과 블로그에는 게임 이용 후기가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외국 사이트를 거쳐 우회적으로 게임 앱을 내려받은 사람이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학자들은 20·30대들이 왜 포켓몬 고에 열광하는지, 포켓몬 고의 경제적 효과가 얼마인지 분석하느라 바쁘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공무원들도 포켓몬 고 학습에 정신이 없다. 확실한 것은 게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증강현실이라는 미지의 세계가 성큼 다가왔다는 점일 것이다.

오창민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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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어택2’(사진)는 게임개발업체 넥슨의 자회사 넥슨지티가 이달 출시한 1인칭 슈팅게임(FPS)이다. ‘서든어택’ 12년 만의 후속작이다. 요즘 PC방을 휩쓸고 있는 블리자드사의 오버워치의 대항마가 될지 관심을 모았다. 막상 뚜껑을 열자 논란이 쏟아졌다. “사람들이 총질은 안 하고 여자 시체 구경하러 다닌다는 말이 나왔다.

먼저 서든어택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은 전투상황에 걸맞은 의상을 지급받지 못했다’. 핫팬츠에 깊게 파인 브라톱으로 주요 부위만 간신히 가린 정도다. 남성들과 같은 수준의 전투복으로 중무장한 외국의 FPS게임인 레인보우식스오버워치와 비교해보면 차이는 극명하다. 시간과 돈을 많이 들인 시네마틱 영상에서 이 헐벗은여성 캐릭터는 S라인 허리와 풍만한 가슴을 좌우로 흔들며 걸어가다 하필이면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남성들에게 습격을 받는다. 이들을 모두 물리치는 게 홍보용 영상의 줄거리지만 실제 게임에서의 상황은 다른 듯하다.

논란의 들이 게임의 사용감에 대한 평가를 압도했다. 핫팬츠를 입은 여성 캐릭터들은 다리를 벌린 자세로 죽거나, 후배위를 연상시키는 엎드린 자세로 죽거나, 유방 한쪽이 상자에 걸쳐진 채로 죽었다. 여성 캐릭터가 엉덩이에 총을 맞아 피를 흘리며 죽은 장면을 생리한다며 비웃는 사용자도 있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관련기사 베스트 댓글은 이렇다. “실사판 영상 봤을 때부터 답이 없다고 생각했지.” “얘네 게임보다 야동 더 잘 만들 듯.” 한 트위터 사용자는 서든어택2의 시네마틱 영상을 보면 몇몇 개발자의 문제라기보다 넥슨 전체의 문제라고 본다. 왜냐하면 시네마틱 홍보 영상은 비용이 제법 들어서 윗선까지 스토리 라인이랑 시안을 체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래픽이나 슈팅감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제기차기가 몰입감이나 타격감, 긴장감이 더 낫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한때 국내 걸그룹들이 성행위를 암시하는 안무를 남발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 섹시코드만 전면 부각했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다. 개연성 없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은 촌스럽다. 게임에서도 다르지 않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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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때 청와대가 KBS 보도를 통제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인 이정현 의원(사진)과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통화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두 사람 육성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빛의 속도로 퍼졌다.

이 의원의 요구는 노골적이고 집요했다. “지금은 뭉쳐가지고 이를 극복해 가야지, 공영방송까지 전부 이렇게”, “KBS가 저렇게 보도하면 해경 저 새끼들이 잘못해 가지고 이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하필이면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 KBS 국장은 읍소하다시피 했다. “솔직히 우리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 있습니까.”

3선의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당선돼 지역주의 타파 돌풍을 일으켰다. 1958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광주살레시오고와 동국대를 나온 그는 5공 세력이 만든 민주정의당에 1980년대 중반 입당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전두환 정권에 저항했던 고향 선후배·동료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였다. 2004년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에 의해 당 수석대변인으로 발탁된 뒤 박근혜의 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친박 중의 친박, 이 의원은 역시 실세였다. 비위가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홍보수석 본연의 임무라고 그를 비호했다. 소셜미디어(SNS)는 다시 한번 뒤집어졌다. “이게 홍보수석 본연의 업무라면 홍보수석직을 없애야 한다”, “본연의 업무라면 지금도 (언론 통제를) 하고 있다는 얘기인가”.

국제 언론 감시단체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6년 한국의 언론자유 순위는 세계 70위이다. 한국은 200631위에서 박근혜 정부 들어 201350, 201457, 201560위로 매년 추락하고 있다. 온라인에는 박 대통령이 20133월에 발표한 담화문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방송 장악을 할 의도가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중략) 야당은 정부가 방송을 장악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중략) 이미 수많은 소셜미디어들과 인터넷 언론이 넘치는 세상에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코미디로 치부하기엔 너무 으스스하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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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법칙’이란 게 있다. 보험회사에서 일하던 하인리히가 7만5000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해 만든 개념이다. 사망이나 중상 같은 큰 산재가 발생했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했고, 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건이 300번은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요즘 이 법칙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받고 있다. 법칙을 재조명하게 한 장본인은 한류스타 박유천씨(30·사진). 지난주 박씨는 강남의 한 유흥업소 화장실에서 여성 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소식을 접한 한 트위터 이용자가 “사건이 하나 터졌으니 평소에 저런 짓 29번 했을 것이고, 성매매는 270번 정도 했을 거라고 누가 그러더라”며 하인리히 법칙을 인용하는 글을 올렸다. 일종의 ‘드립’이었다.

‘드립’이 현실화하는 것일까. 또 다른 여성이 박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하고 나섰다. 이 여성은 지난해 12월 박씨와 술을 마시다 화장실에서 성폭행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112에 신고했다 철회한 이 여성은 “톱스타를 상대로 법적 공방을 펴는 게 두려워 고소를 하지 못했다”며 “언론 보도를 보고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하루가 지나자 세 번째, 네 번째 ‘피해자’가 등장했다. 이들도 모두 “화장실에서 박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피해자 1명이 나오자 40여명의 여성이 성폭행 피해를 공개했다)와 박씨를 비교하기도 한다.



피해자 얘기대로 박씨는 돈과 문화권력을 가진 스타다. ‘동방신기’에서 탈퇴한 뒤 대형 기획사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방송 출연 등에서 제약을 받던 박씨가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팬들의 응원 덕분이었다. 하지만 박씨는 스스로 ‘권력’이 돼 ‘폭력’을 휘둘렀다. JYJ 팬마저도 등을 돌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의 JYJ 갤러리는 “박유천이 성을 상품화하는 곳에 출입한 이상 부당함을 타파하기 위해 싸워온 팬덤이 그를 지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아직까지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박씨는 “혐의가 인정되면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혐의가 인정되면 그는 은퇴가 아니라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참고로 강간죄 형량은 3년 이상 징역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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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이다. 일주일 넘게 신문의 머리를 장식하던 남양유업 갑질기사가 순식간에 묻혔다. 고종이 1882년 미국과 통상 조약을 체결한 이후 최악의 저질 스캔들이 터진 것이다. 장본인은 윤창중. 미국 워싱턴 경찰 사건기록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던 윤창중은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순방 중이던 201357일 오후 10시쯤 백악관 근처 호텔에서 주미대사관 소속 20대 여성 인턴과 술을 마시다 그를 성추행했다. 윤창중은 또 이튿날인 8일 오전 5시쯤 인턴 직원을 호텔 방으로 오라고 한 뒤 옷을 벗은 상태로 있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았고, 대통령 등 순방단의 체면도 말이 아니었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 경질됐고, 짐도 챙기지 못한 채 숨어서 귀국했다. 윤창중이 잠수를 타고 곤혹스러운 정부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사건은 유야무야됐다.

 

하지만 사건의 공소시효(3)가 만료되자 윤창중은 기다렸다는 듯 나타났다. 그는 지난 7일 블로그를 개설하고 내 영혼의 상처-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라는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고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해 결백을 호소했다. 언론과 음해세력이 자신을 인격 살인했다고 강조했다. 때마침 비슷한 소재의 기사가 나왔다.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프랑스 현지 행사의 통역자를 모집하면서 대행업체가 용모 중요등의 내용으로 공고를 냈다는 것이다.

 

온라인이 욕설로 들끓었다. 한동안 잊혀졌던 윤창중은 네발 달린 동물의 자식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잖아도 부조리한 세상, 울고 싶은데 뺨을 맞은 격이랄까. 섬마을 23살 새내기 여교사가 학부형·주민들에게 성폭행당하고, 또 다른 23살 여성이 서울 한복판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생면부지의 남성에게 살해당한 게 엊그제 일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전화 한 통화로 수억원을 버는데, 19살 청년은 밥 한 끼 먹을 시간이 없이 컵라면을 가방에 넣고 지하철역을 전전하며 스크린도어(안전문)를 혼자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죽었다.

 

듣는 사람은 매우 기분 나쁘겠지만 욕은 카타르시스와 자기정화의 긍정적인 면을 갖고 있다. 기사에 붙은 댓글 한번 보시라. 하루하루 어려운 삶, 속으로 욕이라도 하면서 힘을 내시라.

 

<오창민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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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고등어가 누명을 쓰는 계절. 한반도의 초미세먼지가 치솟으면서 국내발이냐 중국발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때, 고등어를 센 불에 구우면 주방에서 산둥반도 공업지대 못지않은 미세먼지를 폐 한 가득 들이켤 수 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건으로 서민 밥상에서 밀려나며 절치부심했던 고등어는 다시금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고등어 몸값이 뚝뚝 떨어지고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질 때 주무부처 해양수산부는 입을 꾹 다물었다. 이에 고등어의 서러운 처지를 알게 된 이들이 살풀이굿을 해주듯이 찰진 ‘드립’으로 그 억울함을 풀기 위해 나섰던 것이다.

“세월호는 교통사고고, 미세먼지는 고등어 때문이고, 스크린도어 사고는 안전수칙 안 지켜서 일어난 사고고. 그래 완벽한 정부가 잘못하는 일이 있을 수 있나? 죄다 국민 책임이지.” “산울림 ‘어머니와 고등어’랑 루시드 폴의 ‘고등어’는 이제 수도권에서는 못 듣는 건가? 금지곡이 되나?”

빽빽한 미세먼지 대기가 중국에서 한반도로 이동하는 예보 사진에는 “중국인들의 고등어와 삼겹살 사랑”이라는 제목이 붙었고, 연기를 뿜어내는 공장 굴뚝 사진에는 “고등어와 불고기 파티를 즐기는 듯하다”는 설명이 붙었다.

이재성 한국환경정보연구센터 회장은 트위터에 이렇게 적으며 애먼 고등어 잡는 정부의 무능한 낚시질을 호되게 비판하였다. “고등어는 실내공기의 문제이지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대기 중 초미세먼지와는 사안이 다른 쟁점입니다. 이 간단한 문제마저 제대로 파악 못하고 대책을 만들고 있으니 국민들이 정부 대책에 신뢰를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대기오염 원인으로 지목된 ‘생물성 연소’가 알고 보면 타는 삼겹살이나 고등어가 아니라 ‘산불’ 같은 현상을 가리킨다는 것도 확인되면서 시민들은 또다시 ‘탈문맹’과 ‘독해력’은 다른 문제임을 새삼스럽게 확인하였다. 아, 불운한 고등어여, 네가 다시 밥상의 다정한 친구로 마음 놓고 돌아올 그때는 과연 언제일지, 해방의 그날을 기다리는 시인 이육사와 같은 마음으로 손꼽아 기다린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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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가 뜨거운 키워드가 됐다. 국내 최대 생리대 생산업체인 유한킴벌리가 6월부터 가격을 8%가량 인상할 것이란 소식이 지난 23일 전해지면서다. 원재료 가격은 떨어졌는데 ‘제품 리뉴얼’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다는 것이다. 초경부터 완경까지 개당 220원짜리 생리대를 매일 6개씩 매달 5일쯤 40년간 사용한다고 치면 여성은 평생 1만4400개의 생리대를 구입하는 데 3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쓰게 되는 셈이다.

정부가 2004년 10% 면세 대상으로 지정했는데도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별다른 대체재도 없다. 여성물품이 남성물품에 비해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업계의 ‘핑크세금’ 관행이 도마에 올랐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생각해보니 소주·담뱃값은 그렇게 싸면서 생리대는 그렇게 받아먹었단 말이야? 소주값 건들면 민심이 들썩인다 어쩌고 하면서 여성건강과 직결된 생리대 가격은 그렇게 방치해왔단 말이야?”라고 성토했다.

이후 몇 가지로 논쟁이 확대됐다. ‘저소득층 여자 청소년 10만명이 생리대가 없어서 휴지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국민일보 기사가 발화점이 됐다. “생리대 살 돈이 없어서 보건실에서 얻어쓴 적이 있다” “생리대 하나로 하루를 버텼다” 같은 증언이 이어졌다. 예민한 청소년들이 선뜻 털어놓지 못했던 어려움인 것이다. 이에 누군가 빨아쓰는 천생리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천생리대는 관리, 세탁 및 보관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용자(@Galaksio)는 “저소득층 아이들은 보통 부모와 거주 및 생활 공간을 공유하게 되고 화장실 두 개짜리 집에 살지 않는 이상 누구나 부모와 욕실과 화장실은 공유하잖냐. 근데 예민한 아이들이 핏물 빼려고 담가놓은 면생리대를 부모한테 보여주고 싶겠냐”고 적었다. 청소년들을 도울 구체적 방법이 없는지 안타까워하는 사용자들이 많았다.

때마침 27일 경북 구미시가 28억원을 들여 ‘박정희 뮤지컬’을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복지 정부’의 무기력함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트위터 사용자(@cynigirl)는 “내가 낸 소득세가 생리대 지원비로 쓰인다면 아깝지 않겠다. 박정희 기념관 이딴 데 말고”라고 적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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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에게 평소 무시당했다는 이유로 지난 17일 자정 넘은 시각 서울 강남역 부근 건물의 화장실에서 한 남자가 일면식도 없는 여자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기성 언론들은 정신질환자의 일탈로 인한 ‘묻지마 범죄’ 정도로 간주했다. 심지어 ‘화장실녀’라고 피해 여성을 비하한 매체도 있었다. 사건이 묻히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우리가 사는 ‘헬조선’에서는 이보다 더한 것도 다반사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들끓었다. “5월17일 그녀는 죽었고 나는 우연히 운 좋게 살아남았다” “여성인 우리는 그 시간 그 장소에 없었기에 살아남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언니가 왜 죽어야 했는지 알 수 없어요”…. 피해자 또래 여성들이 들고일어나 ‘#살아남았다’ ‘#강남살인남’ 등의 해시태그로 이번 사건에 충격과 분노를 표출했다. 누군가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 노란색 메모지를 붙여 애도를 표시하면서 추모 열기는 부산으로 광주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뿌리 깊은 여성 차별에 더해 최근에는 ‘여혐(여성혐오)’이라는 말이 일상화할 정도로 왜곡된 성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여혐 의식은 범죄자들이 죄를 짓고도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모방 범죄를 낳는다. 실제로 강력 사건으로 희생된 여성이 남성보다 8배 많다.

한편에서는 이번 사건의 확대해석을 경계한다. 정신질환자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주장이다. 시민들의 추모 열기까지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범죄자가 정신병에 걸린 것에도 분명 사회적 맥락이 있다.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이 SNS에서 이렇게 정리했다. “필요한 것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노력이다. 여성혐오 의식이 정신병의 증상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면 그 심각성을 인정해야 한다. … ‘정신병이 범죄의 원인이냐? 아니면 여혐이 원인이냐?’ 이런 수준 낮은 논쟁은 이젠 멈춰야 한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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