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노동, 비정규직'에 해당되는 글 286건

  1. 2017.06.16 [정동칼럼]최저임금의 딜레마
  2. 2017.06.15 [사설]노동계 최저임금위 복귀, 1만원 실현 위해 매진해야
  3. 2017.06.12 [NGO 발언대]최저임금 논의에 소상공인 처지도 살펴야
  4. 2017.06.12 [사설]집배원들의 잇단 과로사 이대로 둘 수 없다
  5. 2017.06.05 [사설]잇단 이주노동자 사망, 인권 차원서 대책 세워야
  6. 2017.05.25 [사설]노조 파괴 혐의 현대차 눈감아주다 이제 기소한 검찰
  7. 2017.05.12 [시론]‘일자리위원회’에 거는 희망
  8. 2017.05.08 [기고]대선후보들은 최저임금법을 지키고 있을까
  9. 2017.05.02 [사설]노동절에 산재로 숨진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노동자들
  10. 2017.05.02 [사설]인간다운 삶 위한 최저임금 올리면 경제도 살아난다
  11. 2017.05.02 [별별시선]4차 산업혁명 시대 ‘우울한 노동자’
  12. 2017.05.02 [사설]끝내 비정규직 내쫓은 기아차 노조의 이기주의
  13. 2017.04.17 [시론]‘상품’이 아닌 노동의 권리 찾기
  14. 2017.04.12 [기고]장애인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 많아지길
  15. 2017.03.31 [사설]비정규직 차별 없애는 아베의 노동개혁을 주목한다
  16. 2017.03.22 [사설]주당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삶의 질 높이는 계기 삼아야
  17. 2017.03.17 [시론]인턴, 은폐된 노동의 위험성
  18. 2017.03.10 대학생 노동자의 이중 정체성
  19. 2017.03.10 [사설]특성화고 현장실습의 노동 착취, 누가 묵인하고 있나
  20. 2017.03.03 [사설]임금꺾기로 청년 알바 착취한 롯데시네마를 고발한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왔다. 매년 이맘때 결정되는 최저임금은 여론의 집중적 주목을 받는 연례행사이지만 올해는 특히 더 사회적 관심이 높다. 왜냐하면 노동계에서 요구해온 시간당 1만원이라는 상징적 최저임금 목표를 언제 달성하느냐 하는 문제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 올해이기 때문이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지금 당장 시간당 1만원의 최저임금을 요구하는데, 그것은 누가 보더라도 너무 급격한 상승이므로 무리이고, 언제쯤 1만원에 도달하느냐 하는 것을 놓고 노사의 입장이 다르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올해 대선에서 최저임금도 중요한 쟁점의 하나였는데, 2020년 1만원 달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 갓 출범한 문재인 정부로서는 이 공약을 실천하는 것이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자못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현재 6470원인 시간당 최저임금을 3년 만에 1만원으로 올리려면 매년 가파른 상승이 필요한데, 지금 그렇지 않아도 장사가 안돼서 울상인 영세 자영업자들, 골목상권, 중소 상공인들로서는 울고 싶은데 뺨 맞는 격이다. 최저임금제는 1인 이상을 고용하는 모든 사업체에 적용되므로 그 적용 범위가 실로 광범위하고, 그중 압도적 다수는 중소기업, 영세 상공인들이다. 대기업은 원래 고임금이므로 최저임금제와 별 상관이 없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몇 년 전부터 소득주도성장을 주장해왔는데, 그중 중요한 부분은 최저임금 인상이다. 그런데 소득주도성장의 다른 부분으로서는 중소기업, 영세 상공인의 소득을 늘리는 것도 포함되는데, 최저임금 상승은 노동자의 소득을 증가시키지만 다른 한편 노동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 영세 상공인들의 비용을 늘림으로써 소득을 낮추게 되니 말하자면 양날의 칼인 셈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문제의 딜레마가 있다. 임금은 원래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소득이고, 기업가의 입장에서는 비용이라는 두 개의 측면을 갖는데, 이 모순적 성격이 올해에는 특히 극명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진퇴양난이다.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자니 노동자들은 웃는데, 중소 상공인들은 울상이요, 거꾸로 가면 반대 현상이 생긴다. 짚신 장수와 우산 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딜레마와 비슷하다.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최저임금은 정권의 성격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미국을 보면 공화당 대통령 아래에서는 최저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는 반면 민주당 정권하에서는 크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 나라의 체제나 이데올로기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 토마 피케티의 책 <21세기 자본>을 보면 2차대전 직후 미국의 최저임금이 프랑스보다 훨씬 높았는데 반세기가 지난 최근에는 대역전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도 보수적 정권인 김영삼·이명박 정권 때는 최저임금이 쥐꼬리만큼 오른 반면 진보적 정권인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는 많이 올랐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국제적으로 비교해서 아직 낮은 수준이므로 적극적인 인상이 바람직하다. 물론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고용에 큰 부담을 주지만 한국은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 그래서 올해 최저임금도 적극적인 인상이 요구된다. 문제는 인상의 적정 수준을 찾는 것인데, 이것은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하는 예술의 영역에 가깝다.

3년 만에 최저임금 1만원에 도달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4년 혹은 5년 만에 도달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4년 만에 도달한다면 연평균 상승률은 11.5%가 되고, 5년 만에 도달한다면 9.1%의 상승률이다. 지금까지 최저임금이 가장 빠르게 상승했던 노무현 정부 때의 연평균 상승률이 10%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4~5년 만에 1만원에 도달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지켜 3년 만에 1만원 달성을 실현한다면 최저임금 연평균 상승률은 15.6%가 되어 기업에 상당히 큰 부담을 주는 것이 사실이고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어려운 문제의 답은 둘 중 하나다. 대통령이 약속을 약간 어기는 것이 되지만 4~5년 만에 1만원 달성으로 후퇴하거나, 아니면 원래 약속을 지키되 비용 상승 압박을 크게 받게 될 중소 상공인,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해 정부가 임금보조 정책(이것도 원래 문재인 후보의 공약에 들어 있다) 또는 다른 지원책을 병행하는 것이다. 다른 지원책 중에는 카드 수수료 인하라든가 골목 상권 살리기 대책(예를 들면 성남시의 골목상권 전용 지역상품권의 발행) 같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아무튼 새 정부의 신뢰가 달린 어려운 문제를 노사공익 3자가 예술적으로 풀어내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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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한국노총과 함께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할 최저임금위원회에 복귀하기로 했다. 양대 노총의 불참으로 파행이 우려됐던 최저임금 논의가 15일 열리는 3차 전원회의부터 본격화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양대 노총은 지난해 최저임금 논의에서 시급 1만원 즉각 인상을 요구했지만 공익위원들이 시급 6470원을 전격적으로 표결에 부치자 근로자 위원직을 사퇴했다. 올해 두 차례 열린 전원회의에도 모두 불참했다. 그동안 양대 노총이 최저임금위 복귀를 망설인 것은 가구생계비의 최저임금 기준화, 공익위원 위촉방식 변경, 최저임금 위반에 대한 감독 및 처벌 강화 등에 대한 정부의 제도 개선 의지가 미흡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러스트_ 김상민 기자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지켜지려면 최저임금은 매년 15.6%씩 올라야 한다. 금액으로 따지면 올해 6470원에서 2018년 7485원, 2019년 8660원, 2020년 1만19원 수준이다. 그러나 재계는 최저임금위 논의 시작 전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강한 우려를 표명해왔다.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활력을 떨어뜨리고, 고용을 줄일 것이라며 매년 되풀이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법에 따라 오는 29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임금이다. 최저임금위의 논의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 280만명뿐 아니라 노조가 없는 90%의 사업장 노동자들의 임금 조건에도 영향을 미친다. 노동 약자들의 임금협상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늘어나 내수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호주가 올해 최저임금을 18.29호주달러로 인상하고, 미국의 뉴욕·캘리포니아 등 19개주가 최저임금을 올린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일본도 지난해 최저임금을 사상 최대폭인 24엔 인상한 822엔으로 올렸다. 최저임금 인상은 세계 각국의 시대적 과제가 된 것이다. 한국도 소득 양극화 해소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저임금 1만원 실현에 매진해야 한다. 매년 법정시한을 넘기고 ‘찔끔 인상’으로 노동계의 불만을 증폭시켰던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에는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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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최초의 시급 노동 대가는 4320원이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수습 기간을 적용한 최저임금 90%인 3890원이었다. 첫 아르바이트의 주된 업무는 피자를 만들어 포장하는 일이었다. 4년이 지난 2016년에는 숙련되어 당시 최저임금보다 470원 높은 6500원을 받았지만 필요 이상의 소비를 참아내는 삶은 3890원을 받을 때와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근로계약서를 사장님과 나누어 가질 수 있었고 의자에 한 번도 앉지 못한 바쁜 날에는 1시간의 시급을 보너스로 받을 수 있었다. 그래도 야간수당과 주휴수당까지는 챙기지 못했다.

내가 일하던 가게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피자집이었다. 창업개설비(가맹비·교육비·인테리어비·간판비 등)부터 이따금 불쑥 내라는 광고비, 카드 수수료와 배달앱 수수료까지 나갈 돈은 한두 푼이 아니었다. 이미 계약 당시 예상했던 마진이 나지 않기 시작했는데 같은 상권에 다른 프랜차이즈 피자집 3개가 더 입점하더니 이번엔 하루 주문량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 그렇다고 가게 임대료를 낮춘다거나 가맹비를 내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엔 사람을 줄였다. 처음엔 3명이 했던 일을 1년 후엔 2명이, 또 1년 후엔 나 혼자서 하게 되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노조원들이 29일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위해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청와대 방향으로 3보1배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어쩌다 사장님과 최저임금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있다. ‘그래도 사장님은 저보다 더 많이 버시잖아요!’와 ‘나도 이번 달에는 너만큼밖에 못 벌었어!’라는 내용이었다. 점점 언성이 높아질 때 우린 직감했다. 우리 입장만 우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그 무렵 사장님은 가맹점주협의회를 만들어 낮엔 가게 일을 하고 밤에 활동을 시작했다. 나는 일하지 않는 날엔 시민운동을 했다. 그렇게 사장님과 나는 영업이 끝나면 다른 투쟁을 시작했다. ‘각개전투’라는 말 말고는 서로 외로워지는 싸움을 설명할 수 없었다.

최저임금 인상 논의에서 알바와 사장의 고통은 ‘알바 살리자고 최저임금 올릴 거면 지금 당장 최저임금도 주기 힘든 소상공인의 생계를 책임져라’는 말로 치환된다. 이는 둘 중 하나가 적자생존해야 한다는 무책임한 말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불러오는 몇십억원 손해와 이득이라는 단순한 숫자놀음도 이 난제의 해답이 될 수 없다. 높아진 임금이 내수경제 활성화를 불러올지 소상공인의 멸망을 불러올지는 그 어떤 경제학 논리로도 단언하기 힘들다. 그러니 이젠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가파른 곡선을 그리며 높아진 임대료, 그 어떤 규제도 없이 작은 상권에 난립하는 동종 업계들간의 경쟁, 그리고 납득할 수 없는 근거조항으로 징수되는 가맹비부터 헤집어 진짜 해답을 찾아가는 논의를 시작하자.

올해도 어김없이 2018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회의가 시작됐다. 최저임금 인상에 전보다 우호적인 정부가 출범했으나 작년과 똑같은 위원들이 앉아있다. 작년 협상 당시 가위바위보로 임금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사용자위원의 추태가 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드러났다. 구의역, 경산 CU에서 일하다 죽은 최저임금 노동자는 또 다른 노동자로 손쉽게 대체됐다. 노동자가 손쉬운 소모품이 되는 시대, ‘나’라는 존재의 가치를 월급으로 규정하는 시대에서 생계유지도 되지 않는 수준의 최저임금으로 시작되는 최초 노동은 일종의 낙인효과를 가져온다. 최저 인간이라는 낙인에서 벗어나 자존을 회복하는 것이 최저임금 인상의 진짜 이유 중 하나다.

민선영 | 청년참여연대 공동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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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노동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집배노동자들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경기 가평우체국 소속 용모 집배원이 우체국 휴게실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뇌출혈로 사망했다. 용 집배원은 전날 늦은 시간까지 비를 맞으며 일했고, 다음날에도 오전 6시쯤 출근해 출장준비를 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가평우체국에서는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간 집배원 3명이 잇달아 사망했다. 동료들은 인력부족과 하루 평균 11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에 따른 과로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대구달서우체국 소속 김모 집배원이 1t 화물차와 충돌해 사망했다. 당시 김 집배원은 자신의 구역이 아닌 다른 구역으로 ‘겸배’를 가다 사고를 당했다. ‘겸배’란 업무 중 결원이 발생했을 때 다른 집배원들이 배달 몫을 나눠 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 여의도우체국 집배원 홍모씨(47)가 여의도동의 한 골목에서 오토바이로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다. 박민규 기자

집배원들은 하루 2000건의 우편물과 택배를 처리하고, 시골에서는 100㎞ 넘게 오토바이로 달린다. 배달 일을 마치면 우체국으로 돌아가 다음날 배달할 우편물을 밤늦게까지 분류하는 집배원들은 과로사로 숨지는 사례가 많다. 집배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집배원 사망사고 9건 중 7건이 과로사였다. 올 들어서도 집배원 11명이 과로·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노동자운동연구소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888시간에 이른다. 일반 노동자의 2267시간보다 600시간 이상이나 많다. 민주노총·한국노총 등이 매년 선정하는 ‘최악의 살인기업’ 명단에 오르는 우정사업본부의 산업재해율은 일반 노동자의 2배가 넘는다. 일반 노동자 재해율은 0.5%인 데 반해 우정사업본부는 1.03%에 이른다. 특히 ‘토요 택배’로 집배원의 노동여건은 더욱 열악해졌다. 우정사업본부는 2014년 집배원 토요 휴무제를 실시했지만, 1년2개월 만에 토요 택배를 다시 시행했다.

집배원들의 고용 구조는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 공무원과 공무원이 아닌 정규직, 특수고용직, 간접고용 비정규직, 직접고용 비정규직 등이 있다. 그중 공무원이 아닌 정규직은 민간자본이 만든 별정우체국에서 일하는 집배원이고, 특수고용직은 ‘재택 집배원’으로 우체국으로 출근하지 않고 중간에서 우편물을 받아 배달하는 집배원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들의 장시간 노동, 상시적 위험, 불안정한 고용구조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집배원들의 ‘죽음의 행렬’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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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 양돈장 정화조 청소작업을 하던 이주노동자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노동인권 보호와 산재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 등 노동·사회 시민단체는 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들은 한 해 평균 2.8명이 정화조 질식사고로 사망했는데 올해는 벌써 4명이나 숨졌다”고 밝혔다. 이주노동자들이 100만명에 이르는데도 인권침해와 노동착취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자 부끄러운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법무부 장기구금 외국인 강제송환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주노동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이주노동자 강제송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이른바 3D 제조업체뿐 아니라 국내 농축산업에서도 외국인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구타와 욕설 등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받고 있다. 지난달 돼지축사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 4명이 사망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지난달 12일 경북 군위에 있는 양돈장에서는 정화조를 청소하던 네팔 출신 노동자 2명이 질식사했다. 네팔 노동자들은 분뇨 흡입 기계가 고장나 마스크 등 안전장비도 지급받지 못한 채 수작업으로 정화조 청소를 하다 유독가스에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27일 경기 여주시 북내면의 한 돼지축사에서는 60대 중국인과 30대 태국인 노동자가 축사에 쌓인 돼지 분뇨를 치우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농어촌지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63조에 ‘예외 노동자’로 구분돼 있어 법정 휴가나 초과근로수당은 물론이고 체불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현대판 농노’로 불리고, 노동시간은 ‘월화수목금금금’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특히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고용허가제)’은 이주노동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 사업장 변경 횟수와 기간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축산업 취업비자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은 비교적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취업도 금지돼 있다.

정부는 고용허가제를 비롯한 반노동·반인권적 법률들을 즉각 개정하고,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호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은 ‘기회의 땅’이 아닌 ‘노동착취국’이자 ‘노동지옥’이란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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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011년 유성기업의 ‘노조 와해 공작’에 개입한 현대자동차 법인과 임직원 4명을 재판에 넘겼다. 하청업체 노조에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로 재벌을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의 행위는 불법 소지가 다분하므로 검찰의 기소는 당연하다. 그러나 검찰은 관련 범죄 증거를 확보하고도 시간을 끌다가 사건 발생 6년 만에 공소시효 만료를 사흘 앞두고 전격 기소했다. 정권이 바뀌지 않았어도 검찰이 법과 원칙대로 이 사건을 다뤘을지 의문이 든다.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유성기업은 노조 파괴로 악명 높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2011년 손을 잡고 지금껏 갖은 방법으로 노조를 탄압해왔다. 검찰이 이 같은 현대차의 비위 증거를 확보한 것은 4년여 전이다. 검찰 공소장을 보면 현대차 임직원들은 2011년 초 유성기업에 제2노조(어용노조)가 설립되자 그때부터 수시로 유성기업 사측으로부터 노조 운영 상황을 보고받았다. 현대차는 제2노조 조합원 확대 목표치까지 제시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회의실에서 유성기업·창조컨설팅 관계자들을 불러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은 검찰이 2012년 말 창조컨설팅과 유성기업을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e메일 등에 담겨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사실 확인 불가,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현대차 직원들을 불기소 처분했다.

유성기업범시민대책위 회원들이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의 공소장을 공개했다. 공소장에는 검찰이 원청회사인 현대자동차의 임직원을 노조파괴 혐의로 기소한 내용이 적시되어 있다. 박민규 기자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내고, 지난해 2월에는 새로 확보한 증거들을 모아 현대차 임직원들과 유성기업·창조컨설팅 관계자들을 검찰에 다시 고소했다. 그러나 수사가 지체되면서 지난해 3월 노조원 한광호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일어났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올 2월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검찰 구형(징역 1년)보다 높은 형량이었다.

현대차 늑장 기소와 유성기업 회장에 대한 형식적 기소는 검찰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검찰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처벌할 수 있지만 반대로 어떤 사건도 덮을 수 있다. 여기에 노조를 바라보는 공안 검사들의 비뚤어진 시각까지 더해지면 노동자들은 처벌을, 기업은 면죄부를 받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같은 시스템 개혁 외에도 노동 문제에 검찰의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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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업무 지시가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취임과 동시에 정책 실현의 구상과 의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과거 몇몇 대통령과는 다른 행보다. 대선 과정에서 내건 많은 공약들을 지키겠다고 했다. 물론 대선 공약 최우선 과제가 일자리였으나 뜻밖이었다. 그래서일까, 다소 기대를 한다. 5월10일 대통령 취임 메시지 때문이다. 대통령은 무엇보다 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일자리를 챙기고, 비정규직 문제도 해결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그간 대통령 취임사에 없었던 표현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약속을 지키는 솔직한 대통령이 되겠다”라는 문구다. 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에 비춰볼 때 앞으로 일자리위원회는 정부 일자리 정책에 대한 상시적인 점검과 평가, 기획 발굴은 물론 부처 간 정책 조정 등에 나서게 된다. 향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어떤 위상과 기능을 할지 주목된다. 아마도 대통령 공약을 국정과제로 이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비정규직 문제일 것 같다.

일러스트_ 김상민 기자

취업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이다. 중소기업 비정규직 임금은 대기업 정규직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 지난 20년간 우리에게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는 최대 관심사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던 시대마저 끝난 듯하다. 이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이분법적 고용형태는 무의미하다. 하청이나 협력업체 직원부터 독립계약자까지 매우 다층적이고 복잡한 고용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게다가 일터에서 겪는 차별과 부당한 대우는 잘 알려지지도 않고 있다.

국내 대기업 ㄱ통신사 본사 건물 사내 커피점은 들어갈 수 없다. ㄴ공공기관 정규직 샤워실은 사용하지 못한다. ㄷ물류운송업체에서는 관리자에게 허락받고 화장실을 가야 한다. 모두 간접고용 파견용역 노동자 일터의 현실이다. “쓰고 내다 버린다”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할 정도로 비정규직은 그 자체로 하나의 ‘신분’(身分)이 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새 정부 일자리위원회의 최우선 과제로 비정규직 문제를 다루면 좋겠다. 특히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는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 새 정부의 좋은 일자리는 공공과 지역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첫째, 공공부문 직접고용 비정규직 감축 의지가 필요하다. 지난 5년 동안 정부의 비정규직 개선 의지에도 공공부문에서는 규모가 줄지 않았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가운데 최소 6만5000명 정도는 무기계약 전환 대상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각 기관과 부서에서는 정부 규정과 예산 등을 핑계로 정규직 전환을 최소화했다. 중앙정부의 인력과 재정적 지원 없이 개별 기관의 의지만으로는 비정규직 감축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단 1명의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은 지자체가 30곳이 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둘째,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전환이 필요하다. 파견용역 비정규직이 공공부문에서만 11만5000명이나 된다. 주로 청소, 경비, 시설, 콜센터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같은 곳에서 적게는 2년부터 많게는 수십년째 일하기도 한다. 2년에 한번씩 바뀐 유니폼을 지급받을 때 자동적으로 고용주가 바뀐 것이다. 파견용역 간접고용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조차 안 되었다.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공공부문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전환을 권고했음에도 정부는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셋째, 지자체 민간위탁과 일자리 보조사업 비정규직 해결이다. 지자체 민간위탁은 주로 콜센터, 사회복지시설, 청소년수련관, 어린이집 등 각종 ‘위탁시설’로 240여 지자체에 2만5000개 정도 추정된다. 문제는 민간위탁 종사자의 약 15% 남짓이 비정규직임에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조사대상에서도 제외된 곳이다. 게다가 중앙과 지방의 일자리 보조사업은 더 심각하다. 일선 현장에서는 국비와 시·도비 매칭사업으로 불리는데 모두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다. 전국 지자체에 연간 4만5000명 정도 고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비정규직 해결의 실마리는 공공부문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상시·지속 업무’를 기준으로 전환기준이 충족된다면 예외 없이 전환하고, 실행가능 분야를 추진함으로써 정부의 전향적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이미 국회 청소용역과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사례를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고용불안과 처우개선만이 아니라 업무환경까지 바뀌었다. 더불어 이제는 눈치 안 보고 연차휴가도 사용하고, 산업안전 문제도 미약하지만 개선되고 있다. 특히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활동하면서 불합리한 일터의 현실에 목소리도 내기 시작했다.

대통령 일자리 공약집에는 일자리 창출(4개), 비정규직 감축 및 처우개선(4개), 노동존중 사회실현(11개) 등 총 19개 정책이 담겨 있다. 지난 10년 동안 학계와 노동계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에서 요구한 내용들이 거의 모두 녹아들어 있다. 주요 국정과제는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1만원, 청년수당, 사회안전망 확대, 노동교육 의무화, 체불임금 제로, 알바존중법, 노동이사제, 위험의 외주화 방지까지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협약 비준이나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 등 거의 모든 노동정책이 담겨 있다.

어떻게 보면 ‘일자리’로 표현되어 있으나 ‘포괄적 노동’ 정책을 다룰 것 같다. 이 때문에 새 정부에 작은 희망을 기대하는 자들이 적지 않다. 이를 위해 정부 행정조직 운영의 근본적인 변화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민간위탁 시설과 공공근로, 일자리보조사업 그리고 인턴까지 포괄하는 국가고용통계 사이트부터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노동부와 각 지자체에 지역 노동정책을 전담하는 행정조직도 설치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과제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정책들이 많이 담겨 있다. 노동시간 단축이나 감정노동과 같은 변화하는 환경을 반영한 정책부터, 기존 지자체에서 실험적으로 진행된 정책도 있다. 다만 새로운 정책 못지않게 기존의 좋은 정책을 확산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지난 3년 사이 서울과 광주 그리고 경기 성남, 서울 성북, 광주 광산구 등 몇몇 지자체에서 의미 있는 정책들이 진행된 바 있다. 새로 출범할 일자리위원회를 통해 공공부문에서부터 실효적인 대책을 기대해 본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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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5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노동자는 오늘도 싸운다. 울산, 광화문의 고공농성장에서, 여의도에서, CU 본사 앞에서, 광주교육청에서, 사회보장정보원 앞에서, 삼성 본사 앞에서 노동악법 철폐와 블랙리스트 철폐, 고용보장, 진정한 사과, 산재인정 등을 위해 싸운다. 또한 최저임금 1만원을 위해 싸운다.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싸우고, 경총에 올라가고, 단식을 하면서 최저임금 1만원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 나선 주요 후보들은 시행시기는 다르지만 모두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정작 대통령 후보들 자신은 최저임금법을 지키고 있을까.

최저임금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법률로 정한다고 헌법에 명시돼 있다. 하지만 많은 사업장들이 잘 지키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최저임금 위반 919건 중 19건(2%)만 사법처리를 하고 나머지는 시정조치에 그쳤다. 최저임금을 위반해도 사용자는 별로 처벌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용자는 온갖 편법을 통해서 최저임금법과 최저임금 인상을 피해간다. 가장 흔한 방법이 서류상 휴게시간을 늘려 유급 노동시간을 축소하는 것이다. 경비노동자들에게 근로계약서를 다시 쓰게 하면서 실제로 일하는 시간은 똑같지만 서류상으로 휴게시간을 만들어서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보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다른 경우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들어가지 않던 임금항목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들어가는 것으로 임금항목을 변경하는 것이다. 모두 노동조건이 저하되는 것이고, 노동자들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지만 고용에 있어서 약자인 노동자들은 알면서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 문제라고 느낀 것은 국가에 의한 최저임금 위반이다. 얼마 전 장애인 활동보조를 하는 노동자에게 연락이 왔다. ‘장애인과 함께 병원에 가는 시간, 병원 내에서 이동하는 시간은 노동시간으로 인정이 되지만 의사에게 진료받는 시간은 노동시간으로 인정이 되지 않기에 바우처를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5시간가량 병원에 머물러도 2시간 반 정도밖에 인정되지 않기에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이는 휴게시간을 늘려 노동시간을 줄이는 편법에 해당한다.

선거운동원 대상 최저임금법 위반은 더 명확하다. 공직선거법이 선거운동원에게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한 일당은 7만원 이하이다. 그런데 노동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실제로 하루에 10시간, 14시간 일을 하더라도 그냥 8시간이라고 치면 평일에는 최저임금(5만1760원)을 위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말은 연장노동이기에 가산임금이 적용돼야 한다. 8시간을 일한다면, 6470원×8시간×1.5(연장)=7만7640원이 된다. 휴일수당, 주휴수당 등을 고려하면 더 지급해야 한다. 주말에 대통령 후보들이 선거법의 틀에서 7만원 이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면 최저임금법을 어기는 것이다. 만약 이 최저임금을 지키게 된다면 7만원을 초과하여 지급하기 때문에 공직선거법 위반이 된다. 공직선거법 자체가 최저임금법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던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 위반에 대한 철저한 감독과 제대로 된 처벌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가가 먼저 편법이나 법 위반을 멈추고 모순된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할 것이다. 또한 휴게시간의 명확화, 노동조건 저하금지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업(선거운동) 개시 후 14일 이내에 노동자(선거운동원)를 4대보험에 가입시키도록 하고 있는데, 대통령 후보들이 이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최승현 노무사 노무법인 삶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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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의 잔칫날인 노동절에 최악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어제 오후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선박 건조 현장에서 거대한 타워크레인이 쓰러지면서 노동자 6명이 숨지고 2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상자들은 대부분 휴무일에도 일터에 나온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직원들이다. 이날 사고는 타워크레인 구조물이 노동자들이 모여 있는 휴게실과 간이 화장실에 떨어지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컸다. 공중에 수십톤짜리 무거운 쇳덩이가 움직이는 곳에 휴게실을 설치한 안전 불감증이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조선소에서는 크레인이 움직일 때 옆 크레인과 부딪치지 않도록 사이렌을 울리거나 신호수가 크레인 작동을 조절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언제까지 이런 후진국형 산재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어야 하는지 안타깝다.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1일 오후 2시50분쯤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내 선박건조장에서 타워크레인과 골리앗크레인이 충돌해 부러진 잔해물이 건조 중인 선박 바닥에 떨어져 있다. 이 사고로 노동자 6명이 숨지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한국의 산재사망사고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 15년간 산재 사망 노동자가 3만5968명이니 하루 7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한 셈이다. 산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연간 20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현장에서 산재가 은폐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피해자나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많다. 특히 근래에는 기업이 위험한 일을 외주화하면서 하청업체 비정규직이나 파견직 등 취약계층 노동자에게 산재가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망한 19세 김모씨나 고층 아파트 에어컨 실외기를 수리하다 추락사한 노동자도 모두 하청 노동자였다. 이번 사고도 삼성중공업 정규직은 노동절이라 대부분 쉬었지만 하청업체 직원들은 공기를 맞추기 위해 휴일도 없이 작업을 하다 변을 당했다.

산재공화국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산재를 막는 것이야말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기업주와 이를 방치한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현행 법체계로는 산재가 발생해도 경영자에게 형사책임을 묻기 어려워 중간관리자에게 가벼운 처벌을 내리는 데 그치고 있다. 영국과 캐나다 등은 인명 사고에 경영책임자와 기업의 형사책임을 묻는 이른바 ‘기업살인법’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위험 업무의 외주화를 금지하고, 병원 신고제 등으로 산재 은폐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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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은 노동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임금이다. 최저임금법 제1조는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시급 6470원(주 40시간 노동 시 월 135만2230원)의 현행 최저임금으로는 최소한의 삶조차 유지하기 힘들다. 월세와 식비, 교통비, 통신비 등에만 월 100만원 넘게 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가 산출한 1인 가구 월 생계비는 168만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법으로 정해진 최저임금마저 못 받는 노동자가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최저임금 미달자는 266만3000명에 이른다. 임금노동자 7명당 1명꼴로 주로 비정규직 청년·노년 노동자들이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사람은 노동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일익을 담당한다. 그러나 당장 호구를 잇기도 어려운 저임금 노동자들과 노동의 가치와 사회의 미래를 논할 수는 없다.

1일 민주노총이 서울 대학로에서 연 ‘2017년 세계 노동절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재벌체제 해체, 노조 할 권리 보장’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생산과 소비, 투자가 선순환을 이뤄야 하는데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너무 떨어져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외국 정상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재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경영난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하지만 기업에서 실질적인 생산활동을 하는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이들에게만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혁신의 노력 없이 경영난을 저임금으로 해결하려는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받을 타격에 관해서는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상은 시대적 과제다. 노동계가 주장하는 최저임금 1만원(시급)은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등 대선후보들도 2020년이나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노동자 개인의 인간다운 삶뿐 아니라 사회 양극화 해소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최저임금의 과감한 인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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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ㄱ은 프로그래머다. 스마트폰 게임을 만드는 일을 한다. 어제도 새벽에 퇴근했는데 잠시 눈을 붙이고 다시 새벽에 회사로 출근했다.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가 이번주는 징검다리 휴일이 많아 하루 15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 매달려 있어야 한다. 이른바 ‘전투모드’. 그러다 보면 집이 회사인지, 회사가 집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빨갛게 충혈된 눈을 비비며 달력에 빨갛게 표시된 오늘 날짜를 본다. 근로자의날. 막내디자이너가 근로자의날에 회사가 쉬는지 팀장에게 물었다. 팀장은 딱딱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는 그런 거 없어.”

ㄴ은 베트남에서 온 이주노동자다. 휴대폰 부품을 만드는 작은 공장에서 일한다. 한 달에도 여러 새로운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부품의 종류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여러 하청업체를 거쳐 일감을 받고 있기 때문에 물량이 늘 들쭉날쭉하다. 일이 없는 날은 회사 옆 컨테이너에서 일주일 넘게 쉴 때도 있고, 일이 몰리면 주말까지 잔업과 특근을 해야 한다. 베트남에서 5월1일 노동절은 국가에서 정한 중요한 공휴일이다. 그날은 일하러 가지 않고 동료나 가족들과 함께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10년 가까이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ㄴ은 노동절에 회사를 쉬어본 적이 없다. 다른 공장 이주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노동자의 날에 왜 회사가 쉬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사장이 말했다. “이놈 빨갱이네.”

ㄷ은 오토바이 퀵서비스로 물건을 배달하는 일을 한다. 오토바이는 10년이 넘은 골동품을 타고 다니는데, 스마트폰은 화면이 큰 최신 기종으로 4개를 사용한다. 주문을 뿌려주는 중개업체마다 각각 다른 프로그램을 쓰는 데다가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빨리 좋은 주문을 받으려면 프로그램을 항상 켜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물건을 싣고 이동하는 중간에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물건을 전해주고 배달비를 받지만 수수료, 휴대폰 비용을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얼마 없다. “당신은 노동자입니까?”라는 질문에 ㄷ은 스스로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하루 10시간 열심히 일하지만 회사에서 정해준 일이 아닌 매일 콜을 받아 일하니 노동자는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고 자영업자 대우받는 것도 억울하다 했다.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 (둘) 사이 어디쯤 있지 않을까요?”

ㄹ은 음식을 배달하는 일을 한다. 학교를 다니며 학자금 대출을 갚으려고 시작했던 치킨배달이 벌써 3년이 넘었다. 똑같은 치킨매장에서 일하는데 올해부터 월급을 다른 곳에서 받는다. 아니, 정확하게는 월급이 아닌 ‘배달수당’을 받는다. 배달직원을 직접 쓰지 않고 배달대행업체로 위탁을 주었기 때문이다. 휴대폰 터치 한 번이면 주문이 가능하고, 배달원이 어디에 있는지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다. ㄹ은 ‘알바’가 아닌 유니폼을 입은 ‘라이더’가 되었으나 학자금 대출금은 줄어들지 않았다. 자영업자가 되면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기 어렵고, 다쳐도 산재로 치료받기 어렵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ㄹ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원래도 그랬어요.”

오늘은 127주년 노동절이다. 1년에 단 하루, 일하는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유급휴일이다. 그러나 하루 8시간만 일하며 “햇빛을 보고 싶고, 꽃 냄새도 맡아보고 싶다”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스마트폰 게임을 만드는 프로그래머들은 오늘도 하루에 15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고 있고, 스마트폰의 부품을 만드는 이주노동자들은 고된 일이 끝나고 공장 옆 작은 컨테이너로 돌아가야 한다. 스마트폰을 4개씩이나 오토바이에 달고 다니며 하루종일 물건을 실어 나르는 이들과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늘어나고 있는 라이더들은 스스로를 노동자라 부르지 못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인간이 발명한 가장 최첨단 기술이라는 정보기술(IT)이 발달할수록 노동권은 후퇴하고 노동자의 얼굴은 사라지고 있다.

조영관 | 이주민센터 친구 상근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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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기아차 노조가 끝내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했다. 지난 9년간 한 우산 아래 있던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노조 밖으로 내몬 것이다. 노조의 존립 근거인 ‘연대와 상생’의 원칙을 무시하고 비정규직을 내팽개친 ‘정규직 이기주의’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지난 27~28일 비정규직 노조를 분리하는 내용의 규약 개정안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해 71.7%의 찬성률로 가결시켰다. 이에 따라 기아차 노조 가입자격은 ‘기아차 내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에서 ‘기아차(주)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로 바뀐다. 비정규직은 기아차 노조에 가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2008년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1사 1노조’ 원칙에 따라 사내하청 분회를 편입시켰다. 정규직·비정규직 통합 노조로 노동계 안팎에서 ‘연대 투쟁의 상징’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기아차 노조가 사측과 합의한 사내하청 노동자의 특별채용을 놓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이 불거졌다. 법원은 1·2심에서 사내하청 노동자 4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기아차 노조는 1049명만 특별채용하기로 사측과 합의했다. 이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독자 파업을 벌였고, 기아차 노조는 ‘1사 1노조’ 유지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견을 묻는 총투표를 강행했다.

올해는 ‘민주노조 쟁취’ 30주년이자 금속노조 설립 10주년이다. 노동자들에게 큰 의미를 지닌 올해 노동절을 앞두고 비정규직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한 기아차 노조는 정규직 잇속 챙기기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는 질책을 받아 마땅하다. 사회적 책무를 외면한 ‘귀족 노조’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비판에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기아차 노조는 총투표 가결 뒤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가 “전국 노동자들에게 절망감을 안겨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는 성명을 내놓은 것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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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4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134일간이나 지속된 촛불은 시민들에게 ‘희망’과 ‘기대감’이라는 두 단어를 선물한 듯하다. 평소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자주 언급했던 사람들조차 이제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촛불의 힘은 그렇게 강했다. 실제로 변화의 목소리는 이전과 매우 다르다. 갑갑함과 억눌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단순 욕망의 분출이 아니다.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과 대안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요구하고 있다. 5월9일 이후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시민들은 그 답을 얻고자 할 것이다.

기대감이 높은 유권자들에게 기존 정당과 유력 대선 후보들은 너나없이 장밋빛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과 일자리 분야별 공약을 훑어보아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심지어 노동자 보호, 비정규직 감축, 법정노동시간 보장 등은 특정 후보를 제외하면 거의 비슷하다. 문제는 노동기본권이나 노동조합과 같은 정책과 달리 최저임금은 차이가 없다. 현재 각 대선 후보들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제시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정당 후보간 차이가 없는 몇 안 되는 정책이다. 이런 의미에서 최저임금은 “우리 사회에 어떤 임금이 필요한가에서, 무엇을 위한 임금인가?”로의 변화를 위한 근본적 물음을 던진다.

일러스트_ 김상민 기자

그렇다면 먼저 법정최저임금 6470원은 과연 ‘괜찮은’ 혹은 ‘적정한’ 임금일까. 2016년 5월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76.2%나 되는 시민들은 최저임금이 낮다고 응답했다. 예상 밖의 결과였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이해가 된다. 미국은 2020년까지 15달러(1만7000원)로, 영국은 9파운드(1만5000원)로 최저임금을 인상하자는 움직임이 있다. 독일은 2017년 8.8유로의 최저임금을 발표했다. 그간 최저임금 1만원이 시민사회단체의 요구였고, 2018년 최저임금 결정은 이제 차기 정부의 몫이 되었다.

최저임금은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인간적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중요 제도 중 하나다. 최저임금은 단순히 임금 노동시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파급 범위는 우리 사회 경제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최저임금과 연동된 법률은 실업급여와 출산 및 장애인 그리고 산재보상, 특별재난지역 지원금 등 무려 16개 법안, 31개 정책과 사업에 달한다. 최근에는 지자체 생활임금 결정에도 기준이 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제도임에도 그 파급력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도 1933년 미국의 법정최저임금제도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1988년 시행 당시의 최저임금 취지와 내용이 현실 사회에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비정규직 비율이 취업자의 절반에 가깝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저임금 계층이나 임금 불평등이 미국 수준으로 심각한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최저임금보다는 많지만 일하는 사람들의 3분의 1이 겨우 시급 7000원 이하를 받고 있는 나라. 10명 중 2명은 몇 년째 최저임금도 못 받고 일하는 나라. 이게 정상적인 나라일까. 사실 1948년 만들어진 세계인권선언 항목에도 ‘생활을 할 수 있는 공정하고 유리한 보수를 받을 권리’가 명시되어 있다.

이 때문에 현재의 최저임금 인상이나 개선 논의들이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 인권을 향유할 수 있는 정도의 적정한 임금으로, 혹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제도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최저임금 논의 기준과 방식 등이 개편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최저임금 개선 목소리는 일의 성격이나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임금에서 벗어나자는 것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지명하는 공익위원 선정 방식도 헌법재판관이나 대법관 선출 방식과 유사하게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최저임금 하면 떠오르는 단상은 아르바이트라는 모호한 직업군이다. 사실 아르바이트는 좋은 일자리라기보다 법을 위반해도 괜찮다는 의미로 더 다가온다. 2015년 조사 결과 청소년 다수 고용 아르바이트 사업체에서 16.2%가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곳이 42.1%나 되었고, 이런 곳일수록 임금을 주지 않으려는 ‘꺾기’와 같은 꼼수도 있다. 저임금도 서러운데 어떤 곳은 각종 유니폼이나 비품을 자비로 구입하도록 한다. 게다가 일을 그만둘 때 다른 사람을 구하기 전까지 일을 계속하라며 임금을 미지급하는 방식으로 퇴사조차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패스트푸드업체와 같은 곳은 고온의 기름에 감자를 튀기고 뜨겁게 달궈진 그릴에서 패티를 굽는 과정에 화상과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위험은 매장 밖에도 도사리고 있다. ‘라이더’로 불리는 오토바이 배달은 매년 10.6명의 청소년의 삶을 앗아간다. 패스트푸드 배달사고는 도달률에 따라 매장의 평가점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에 목숨을 담보로 한 배달을 강제한다. 죽음을 담보로 한 ‘배달 수당’ 몇백원 때문에 10대 청소년들이 배달 알바를 찾는다는 것은 서글픈 현실이다.

그런데 지난 2016년 11월 맥도날드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불안정한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대변하는 알바노조 분회 형태다. 당시 알바노조는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맥잡(Mc job)을 굿잡(Good job)으로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맥도날드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일자리를 안전한 일자리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피자 배달 30분제, 커피전문점 주휴수당 미지급 문제, 열정페이 등 우리 사회 주요 청년 노동현실을 개선한 청년유니온과 함께 의미가 작지 않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노동조합’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고 불편하게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는 ‘노동조합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의 기본적 인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제33조)에서도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로 노동3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노동조합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노동조합의 역할은 비인간적인 작업조건 개선과 사회 변화의 주체이기도 하다.

어쩌면 차기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과 아르바이트 문제 그리고 노동기본권 향상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촛불의 답을 찾고자 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바로 ‘상품’이 아닌 노동의 권리를 찾기 위해 우리가 어떤 사회를 지향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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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택배회사 ‘미러클 쿠리어즈’는 직원 중 관리자 4명을 제외한 64명이 모두 청각장애인이다. 2009년 설립한 회사로, 전체 직원의 90% 이상이 장애인 근로자다.

설립자 드루브 라크라는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인도에 돌아온 뒤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청각장애 소년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청각장애인을 고용하기로 결심했다. 인도의 청각장애인이 800만명에 달하지만 자립도가 매우 낮고 이들에 대한 정부 지원도 미흡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그는 여러 달 동안 청각장애인의 문화를 체험하고 인도 수화를 배우며 택배회사를 창업했다.

업무 특성상 의사소통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시각적 능력이 뛰어난 청각장애인은 길을 찾는 능력이 우수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단순히 청각장애인을 위한 회사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원들이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도 앞장섰다. 오렌지색 유니폼에 ‘가능성을 배달합니다’라는 표어를 새겨 자존감을 높여준 것이다.

국내에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사업장을 만든 회사, 장애인에게 맡길 직무를 개발한 기업, 장애인이 편히 일할 수 있도록 보조공학기기와 편의시설을 마련한 기업 등 장애인과 함께 성장하며 발전을 도모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의 현실은 여전히 척박하다. 법으로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민간기업의 경우 전체 인원의 2.9% 이상을 장애인으로 채용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지키지 않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4월을 ‘장애인고용촉진강조기간’으로 정하고 장애인 고용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장애인 고용 우수사례를 나누고 장애인 고용에 기여한 이들을 포상하는 ‘장애인고용촉진대회’가 대표적이다.

올해 장애인고용촉진대회의 주제는 ‘꿈, 날개를 달다’이다. 장애인은 ‘자립’이라는 꿈의 날개를, 사업주는 ‘기업 발전’이라는 꿈의 날개를 달고 함께 도약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는 장애인 고용의 가치를 알아보고 실행에 옮긴 기업이 소개된다. ‘미러클 쿠리어즈’처럼 장애인의 가능성을 보고 그들이 가진 강점을 인정하는 기업들이다. 산업 현장에서 성실히 일하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 장애인 근로자의 사연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일할 수 있는 기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쓴 유공자들도 만나볼 수 있다. 장애인 근로자와 기업에 대한 인식이 점차 변화하듯, 장애인의 가능성과 그들의 강점을 보고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점점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박승규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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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최근 9개 노동개혁안 세부 실행계획을 제시했다. 골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을 없애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 시간외 노동 규제, 고령자 취업 촉진 등이다. 아베 신조 내각은 노동개혁안을 2019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업무와 책임, 근속연수 등에 객관적인 차이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기본급과 상여금을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 만약 차이를 둔다면 기업 측이 그 이유를 의무적으로 설명하도록 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 내용이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말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3개월 만이다. 그만큼 아베 내각이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음을 확인해준다.

아베 총리가 노동개혁에 적극적인 이유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저성장을 돌파할 수 없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2015년 10월 출범한 아베 3차 내각은 ‘1억 총활약 사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일자리 부족을 막기 위해 전체 노동자의 40%를 차지하는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양적 완화 위주의 아베노믹스로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되는 한 2050년 이후에도 인구 1억명을 유지하는 목표는 달성하기 쉽지 않다. 일본의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13년 32년 만에 처음 8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김용민의 그림마당 아베 신조 캐릭터 (출처: 경향신문DB)

한국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용노동부가 전날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서 드러난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가 단적인 사례다. 조사를 보면 상용직 1인당 월급은 433만7000원, 임시·일용직은 157만3000원이다.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276만4000원(63.8%)이나 적게 받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 차액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도 저출산·고령층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는 그 첫 단추다. 야당 대선주자들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를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는 만큼 새 정부는 여느 때보다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차기 정부는 보수정권인 아베도 하는 노동개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선심 공약으로만 그치지 않도록 실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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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0일 고용노동법안소위원회를 열어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공감대를 이뤘다. 개정안의 세부사항을 놓고 원내 교섭단체 4당의 입장이 조금씩 달라 국회 논의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대전제에는 이견이 없는 만큼 고질적인 장시간 노동 관행을 깨는 계기가 될 수 있어 평가할 만하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당 법정노동시간 40시간에 연장근로를 12시간으로 제한하면서도 연장근로와 휴일근로 개념에 대한 규정이 없다. 다만 고용노동부가 행정해석을 통해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정의함에 따라 토·일요일 8시간씩 16시간의 추가근로가 가능했다. 사실상 주당 최대 노동시간이 68시간이었던 셈이다. 국회 환노위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명시했다. 이를 어기는 사업주는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법 적용 유예기간과 연장·휴일근로 수당에 대한 할증률을 놓고 환노위 위원들 간 이견이 있어 23일 다시 논의키로 했다.

한국 노동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113시간(2015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평균 1766시간) 중 두 번째로 길다. 2113시간을 하루 법정 노동시간인 8시간으로 나누면 OECD 평균보다 두 달을 더 일하는 셈이다. 장시간을 일하면서도 시간당 노동생산성(31.6달러)은 OECD 최하위권이다. 주당 52시간 넘게 일하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두 배 이상 늘어나고, 직장인 3명 중 1명은 과로사 위험에 처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주당 노동시간이 52시간으로 단축되면 기업들은 신규 인력이 필요하게 되고, 이는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나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매출 감소와 납기 지연,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노동시간 단축에 부정적이었다. 이를 해결하려면 현행 급여체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사 간 대화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노동시간 단축 방안은 2013년부터 추진돼 왔지만 시행시기와 방법을 둘러싼 노사정 이견으로 번번이 입법이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만은 주당 노동시간 52시간 법제화를 통해 장시간 노동이 일상화된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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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기업 아르바이트 임금체불 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는 대기업 통신사 콜센터 실습생의 죽음까지 접해야 했다. 산학협력과 학생 신분이라는 이유로 자본의 이윤 사유화 앞에 노동의 권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정규 직원도 감당하지 못할 업무를 실습학생에게 거의 동일하게 맡긴 탓이다. “콜 수를 모두 채우지 못했다”며, 자괴감이 든 상태로 부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는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우리 노동시장에서는 인턴이나 실습생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소위 ‘열정페이’라는 말이 나온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턴이라는 이름으로 불명확한 고용관계를 맺고 있는 곳들은 민간과 공공부문을 가리지 않고 만연된 상태다. 인턴이나 수습 혹은 실습은 이제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심지어 지자체 민간위탁 시설은 예산부족과 일 경험이라는 미명하에 다수의 인턴이 정규직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2016년 고용노동부는 ‘인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불안정한 청년고용과 실업 문제를 일부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실습생, 수습생, 인턴 등 교육훈련을 목적으로 하는 ‘일 경험’과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자’를 구별하는 데 있다. 정부 발표로 인턴은 1일 8시간, 주 40시간 근무를 지켜야 하며, 연장·휴일·야간 근무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인턴 기간도 6개월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업무 난도가 낮은 경우 2개월을 넘겨서도 안된다. 또한 기업 내 상시 종사자 비율 10% 이상의 인턴을 모집할 수도 없도록 했다.

일러스트_ 김상민 기자

우리에게 인턴은 ‘이력서의 첫 줄’ ‘경험을 쌓는 아주 바람직한 방법’ 등 인턴십을 표현하는 흥미로운 표현들로 넘쳐난다. 요즘 학교에서도 교육과정 중 하나로 다양한 실습제도를 운영한다. 문제는 ‘직업 세계로의 입문’이라는 좋은 글귀와 학점이라는 명목으로 무보수이거나 최저임금도 안되는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이 좋아 인턴이지 노동력 착취인 셈이다. 다시 말해 법의 사각지대에 내동댕이쳐진 ‘법적 소외’ 상태 신분이다. 인턴은 노동시장에서 열정을 빌미로 저임금 노동을 정당화한다. 그래서 인턴은 조직 내 학생도, 노동자도 아닌 그림자 같은 존재다.

우리는 ‘인턴’이라는 단어가 지닌 모호성에 착목해야 한다. 수습이나 실습 혹은 훈련생 등은 인턴과 달리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노동자다. 이 때문에 모두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다. 반면 인턴은 인턴십이라는 제도에 참여한 사람이니 법률적 용어는 아니다. 열정페이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인턴십은 실질적 경험이라는 보상이 따르긴 하지만 보수가 없으므로 ‘베푸는 행위’이고, 노동력과 경험이 맞바뀌므로 ‘물물교환 행위’이며, 미래를 위해 현재의 희생을 감수하므로 ‘신용적립’이라는 비자본주의적 거래에서나 가능한 유형이다. 즉 물질세계 중심인 현 사회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인턴십이라는 제도가 노동과 교육의 본질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꿰뚫어야 한다.

반면에 투자가치가 높은 인턴십 프로그램일수록 자리 경쟁은 치열하다. 출세의 보증수표가 되는 ‘명문’ 인턴십 프로그램은 돈과 명예를 보유한 극소수 특권층 자녀들의 차지가 된 지 오래다. 우리 사회도 폼 나는 기관의 인턴은 학연과 지연이 없으면 할 수 없을 정도다. 잘나가는 국제기구에도 어깨에 힘깨나 주는 부모를 둔 자녀들이 인턴십에 더 많이 참여하고 있다. 청년실업을 고려한다면 최소한 ‘공정한 취업 기회’를 위한 모범적 인턴십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간 정부도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왔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언론에 기사화된 열정페이 사례들을 보면 노동력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점, 채용을 미끼로 부당한 근무조건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 정규직 전환과 같은 묵시적 고용관계를 약속했음에도 이행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대기업부터 지자체까지 등 인턴 다수 고용사업장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지자체 민간위탁 인턴 다수는 법률적 위반을 고려하여 단시간 일만 시키는 곳도 있다. 대표적으로 지자체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상담심리사들이다. 현행법상 주당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는 주휴수당과 사회보험 의무적용이 아님을 악용한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시간제 일자리와 관련하여 1994년 ‘동등대우 원칙’을 채택한 바 있고 사회보장제도를 권고(제182호)했지만,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 아래에서 인턴이라는 이름의 노동자들은 이들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인턴과 같은 과도기 노동의 증가는 ‘제도적 사각지대’와 ‘실질적 사각지대’의 확대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내 사회적 배제와 차별 같은 다차원적인 노동인권침해 문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같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인턴규정이 가능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수습이나 인턴 직원에게 채용 및 고용을 조건으로 일정한 성과를 요구하는 기업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 기업들도 인턴 채용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정부는 대기업 고용형태 공시현황(워크넷)에 인턴 규모를 포함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인턴 다수 사업장을 중심으로 수시근로감독을 통해 위법적 고용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일을 시켰으면 인턴에게도 최저임금 등 공정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이제라도 정부 차원에서 과도기 노동 문제의 심각성을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공유할 필요가 있다. 또 현장에서 보편적 노동인권이 향유될 수 있도록 단기적·중장기적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사실 인턴만이 아니라 모든 노동이 ‘상품’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신체의 안정과 인권이 보장받을 때 가능하다. “세상은 권리 없는 인간을 물건처럼 취급한다”는 한 법학자의 말처럼, 이제 우리의 일터에서 노동의 권리가 무엇인지 질문해야 할 시점이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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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학력 간 임금격차는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07년 고졸자의 평균 급여를 100으로 했을 때 대졸자 급여는 177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으나 8년이 지난 2015년에는 137로 감소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학벌사회의 쇠퇴를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추세는 대학진학률과 저임금 대졸 청년층의 증가세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학진학률은 2001년 70%대를 돌파했고 2008년에는 83.8%에 도달한 반면, 고졸자 평균보다 낮은 급여를 받는 대졸 청년층 비중은 2000년 15%대를 넘어서 2010년에는 23%를 기록했다.

따라서 이런 설명이 가능해 보인다. 많은 학생들이 고임금을 기대하고 대학에 입학했으나, 그들이 사회에 진출할 무렵에는 대학 졸업자가 너무 많이 배출되어 오히려 학력 간 임금격차가 급감했다고 말이다. 그런데 그게 다일까? 이 시기 대학생의 부모들이 베이비붐 세대였다는 사실에 주목해 보자. 단순화하자면, 베이비붐 세대 상당수는 1970년대 초반 이후 고도성장의 흐름을 타고 도시로 이동했다. 그들 중 일부는 대학을 졸업한 후 수도권 신도시나 광역시 신시가지에서 화이트칼라 중산층으로 편입하는 데 성공했고, 고등교육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나머지는 또래 대졸자들의 인생 항로를 지켜보며 못 배운 한을 자식에겐 넘겨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그들이 대학 진학을 앞둔 자녀들과 함께 당도한 21세기는 사교육 열풍과 등록금 인상과 학자금 대출의 시대였다. 그들의 자녀 교육 전략은 경제력과 정보력에 따라 계층별로 뚜렷이 분화되었다. 화이트칼라 중산층들은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아이의 체력”이라는 명문대 입학 조건을 충족시키며 불철주야 사교육 현장을 누볐을 것이고, 중산층 내 하위 집단은 가계의 출혈을 감수하면서 화이트칼라 중산층의 전략을 모방하기에 급급했을 것이며, 중산층 내 상위 집단 일부는 ‘기러기 가족’이라는 새로운 가족 형태를 완성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흐름이 최고조에 달하던 2010년대 초반, 동남권 공업벨트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회사 측에 신규 채용 시 정년퇴직자와 장기근속자의 자녀를 우선 채용할 것을 요구했던 것도 주목해볼 만하다. 이들 노동자 상당수는 1970년대에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공고에 진학하거나 직업훈련원에 입소한 후, 빈곤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숙련 노동자로 거듭났던 베이비붐 세대였다. 그들은 노동자로서 거의 유일하게 중산층 진입에 성공한 집단이었다.

혹시 이들의 자녀 우선 채용 요구는 대학생 자녀가 저임금 노동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한 결과였던 것은 아닐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당한 동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곁에서 지켜본 이들에게 추락의 공포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었다. ‘귀족노조’라는 보수언론의 비판은 이 공포에 비하면 차라리 견딜 만한 것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시기에 저소득층의 자녀 교육 전략은 위의 집단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사회복지학자 신명호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저소득층 부모일수록 자녀가 “서열이 낮은 이름 없는 대학”에 진학해도 크게 개의치 않고 “적성을 살려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확신”하곤 했다. 그들에게는 “어떤 대학인가보다 대학을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했다.

결과적으로 계층별 전략은 진화를 거듭하며 대학 서열 체계를 더욱 강화했고, 그 강화의 증가분은 재학생 부모의 경제력에서 파생된 것이었다. 저소득층의 자녀들은 이 경쟁 과정에서 소외되었다. 사실 도시 곳곳에서 그들을 발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국가장학금 제도에 아슬아슬하게 기대선 채로 학업을 지속하면서도 최저시급의 서비스 노동자로 매주 20시간 이상 일하고 있으니까. 즉 그들은 대학생이면서 노동자라는 이중의 정체성으로 2017년의 “헬조선”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계층세습과 관련된 대학교육의 해법 마련을 위해서라면 목소리 큰 중산층보다는 이들의 현실을 먼저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박해천 동양대 교수 디자인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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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옛 공업고) 재학 중 현장실습을 나간 김모군은 공장에서 ‘고삐리’로 불렸다. 하루 12시간 일했지만 월급은 수당을 합쳐 100만원이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김군은 학교에 찾아가 담임 교사에게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지만 담임은 “다른 회사도 다 똑같아, 참고 다녀”라고 말했다. 지난 9일자 경향신문에 소개된 김군의 사연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장실습 과정에서 교육을 빙자한 노동 착취를 하지만 교사의 가르침은 무기력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6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중 사망한 19세 청년 노동자도 김군과 똑같은 교육을 학교에서 받았을 것이다. 쥐꼬리만 한 월급에 따뜻한 밥 한 끼 제때 먹지 못하고 가방에 컵라면을 넣고 다닐 정도로 업무가 과중했지만 그는 묵묵히 참고 일하다 결국 숨졌다. 지난 1월 전주에서는 통신사 콜센터 현장실습을 하던 고교 3학년 여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학생이 일한 부서는 고객들의 상품 해지를 막는 곳으로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각해 3년 전에도 자살자가 발생했다.

특성화고 취업률이 지난 6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대학 안 가도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정부가 고졸 취업을 늘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결과다. 그러나 특성화고 학생들의 반인권적 노동 조건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 교육이 문제다. 대통령 임기가 5년이고 국회의원 임기가 4년이라는 것은 달달 외우게 하면서도 헌법에 함께 명시된 노동인권은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엊그제 고용노동부와 교육부가 합동으로 마련한 ‘일반계고 비진학자 취업지원 서비스 강화방안’만 봐도 그렇다. 일반계고 졸업자 직업교육 대상자를 지난해 6000명에서 올해 1만4000명으로 2배 이상 늘리는 내용이 핵심인데 이들을 위한 노동인권 교육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든, 대학에 진학하든 90% 이상은 노동자로 살아간다. 헌법은 근로조건의 기준이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하고, 연소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국가는 최저임금제를 시행해야 하고, 노동자는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사용자와 교섭을 벌이고 파업을 할 수도 있다. 학교는 이런 것부터 가르쳐 학생들이 스스로 노동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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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이 2일 롯데시네마가 ‘임금꺾기’ ‘쪼개기 근로계약’ 등을 통해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임금을 가로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 임금 84억원을 체불해 물의를 일으킨 이랜드 외식사업부와 똑같은 방식으로 임금 가로채기를 일삼았다는 것이다. 알바노조가 아르바이트 노동자 7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롯데시네마의 행태는 고약하기 짝이 없다.

롯데시네마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을 15분 또는 30분 단위로 산정하는 ‘임금꺾기’ 수법을 썼다. 임금꺾기란 근로시간을 15분 단위로 산정할 경우 15분을 채워야 임금으로 인정하고, 14분을 일하면 임금을 주지 않는 방식이다. 또 관람객이 적으면 강제로 퇴근시키고 조퇴처리를 했다. 유니폼을 갈아입는 등 업무 준비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 1년이 아닌 10개월 단위로 쪼개기 계약을 하기도 했다.

알바노조 조합원들이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본사 앞에서 롯데시네마의 아르바이트생 상대 임금꺾기와 근무시간 임의 단축 실태를 밝히는 기자회견후 공문을 본사에 접수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임금꺾기는 명백한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들이 일한 시간에 맞게 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시장점유율 2위 업체로 전국에 100여개의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대기업이 부당한 근로계약과 임금체불로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울리는 것은 비양심적인 위법행위다. 알바노조는 “롯데시네마뿐만 아니라 메가박스, CGV 등에서 일하는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근로여건도 열악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부 대기업의 ‘열정 페이’ 강요 행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임금 갑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긴 했다. 하지만 롯데시네마와 이랜드 외식사업부의 사례처럼 임금꺾기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대기업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임금을 가로채 이익을 챙기고 있다니 할 말을 잃게 한다.

지난해 말 청년실업률은 9.8%로 1999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침체 여파로 고용사정이 나빠지면서 수많은 청년들이 단시간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대기업이 불법과 꼼수로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임금을 가로채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노동부는 즉각 롯데시네마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해야 한다. 체불임금과 부당 근로계약은 즉시 시정하고, 책임자는 엄중 처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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