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환경과 에너지'에 해당되는 글 624건

  1. 2018.07.18 [기고]이제는 태양광 모듈도 재활용 시대
  2. 2018.07.18 [시론]4대강보 수문 더 열어야 한다
  3. 2018.07.12 [기고]‘라돈 침대, 경주 방폐장 처리’ 주장은 성급한 논리
  4. 2018.07.09 [기고]라돈 침대는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
  5. 2018.07.04 [기고]다시 찾아온 전기요금과 난방유 가격의 ‘역전’
  6. 2018.06.28 [기고]탈원전 시계, 여전히 느리다
  7. 2018.06.12 [기고]온실가스 감축의무, 화력발전이 책임져야
  8. 2018.06.07 [사설]한국인에 절실한 삶의 태도 ‘플라스틱 없는 하루’
  9. 2018.06.04 [기고]‘라돈침대 사태’ 재발 막으려면
  10. 2018.06.01 [기고]기후변화 대응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의 대안
  11. 2018.05.28 [기고]신재생에너지 확대 때 환경파괴 최소화해야
  12. 2018.05.25 [녹색세상]탈핵과 에너지 전환, 유감
  13. 2018.05.24 [사설]모나자이트 불안, 객관적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
  14. 2018.05.18 [녹색세상]환경에 대한 갑질을 멈출 시간
  15. 2018.05.16 [기고]위성관측으로 북극 해빙을 감시하다
  16. 2018.05.15 [사설]북핵·지진·경제침체보다 더 불안했다는 미세먼지
  17. 2018.05.11 [녹색세상]에너지전환 어디까지 왔나
  18. 2018.05.11 [사설]정부의 재활용 폐기물 대책 발표, 중요한 건 실천이다
  19. 2018.04.30 [기고]그린보트, 다음 항해를 기약하며
  20. 2018.04.27 [기고]한국형 ‘이물질 선별기술’ 서둘러야

에너지는 문명의 동력이었다. 에너지 역사는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통해 비가역적 흔적을 남긴다. 석탄은 1950년대 런던 스모그와 같은 공해 발생으로 인간에게 고통을 주었고, 석유는 대량의 원유 유출로 치유할 수 없는 해양환경오염을 일으켰다. 원자력은 치명적 안전사고와 폐기물처리라는 미완의 상흔을 남겼다.

청정에너지로 알려진 태양광발전도 시간이 지나면 폐모듈 발생이라는 흔적과 함께 재활용이라는 과제를 남긴다. 2000년 초반부터 본격 설치되기 시작한 태양광발전시설은 설비수명이 다가오면서 폐모듈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까지 발생한 태양광 폐기물의 누적 배출량은 285t이고, 2020년이면 추가로 233t이 증가한다. 최근 태풍으로 인한 산사태로 발생한 폐모듈은 우리에게 그 심각성을 알려주기에 충분했다.

태양광발전시설은 크게 모듈, 인버터, 가대 등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태양광발전의 두뇌역할을 담당하는 인버터는 수명을 다하면 주기적으로 소모품을 교체해 다시 사용하고, 태양광 시스템의 뼈대인 가대는 알루미늄이나 철골구조물로 반영구적 시설물이다. 일부에서 중금속 범벅의 오염덩어리라고 오해받고 있는 모듈도 유리(69%), 알루미늄(11%), 실리콘셀(11%), 구리(1%), 은(0.08%)으로 구성돼 약 90%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환경적으로 안전하게 처리해야 할 납(Pb) 성분은 0.1%에도 미치지 않는 아주 적은 양이 포함돼 있다. 적은 양이라고 아무렇게나 처리해도 된다는 게 아니다. 납 성분은 중금속으로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전문기관에 의해 안전하게 처리돼야 한다.

유럽, 미국 등 재생에너지 선진국은 2012년부터 태양광 모듈도 전기·전자 폐기물로 공식 지정해 재활용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미 재활용률이 80%에 이른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태양광 폐기물의 수거나 운송, 회수·분해 등 재활용에 관한 규정이 미비하다.

정부가 충북 진천에 구축하려고 하는 태양광재활용센터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기왕 센터 건설을 시작한다면 조속히 추진하여 국민들의 우려를 깨끗히 씻어 주길 바란다.

폐모듈의 재활용은 제조단가를 절반 가까이 절감하여 화석연료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그리드패리티(Grid-Parity)를 앞당길 수 있다. 또한, 태양광 폐모듈 처리는 단순한 재활용 측면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의 육성 측면에서 접근토록 한다. 기존 태양광발전소의 노후 모듈을 효율이 높은 새로운 모듈로 교체하는 리파워링 서비스(발전설비의 외형은 그대로 두고 모듈만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도 그중 하나다. 최근 태양광발전은 ICT(정보통신기술) 접목을 통해 발전설비 이상 탐지, 기상상태 모니터링, 자동세척 시스템 등 획기적인 부가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주변의 지리·기상 빅데이터를 활용해 발전량을 예측하고, 원격관리가 가능한 관리시스템 도입으로 인공지능(AI)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핵심 분야로 성장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산업은 온실가스 저감에 따른 환경개선 효과는 물론 소재부품, 전력기기, 설치산업 등 전후방의 고용과 투자유발효과가 매우 큰 성장산업이다. 미래 산업인 태양광산업을 지속가능한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권필석 |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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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보에서 녹조현상이 심해지자 그 원인에 대해 공방이 벌어졌다. 필자는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에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하였기에 녹조현상 증가 이유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 환경단체에서는 보를 만들어 물의 체류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 하고, 반박하는 편에서는 소양강댐을 예로 들면서 댐을 막아도 녹조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폈다. 수질오염 때문이지 보 건설과는 관계없다는 주장이다. 얼핏 다른 주장인 것 같지만 이 두 가지가 녹조현상의 필요조건이므로 양쪽 다 맞는다고 볼 수 있다.

가마솥 더위가 계속된 17일 대청호 상류 수역인 충북 옥천군 추소리 일대의 물이 녹색을 띠고 있다. 이곳은 해마다 장마철을 전후해 질소·인 같은 영양염류가 빗물에 씻겨 들어온 뒤 수온 상승으로 유해 남조류가 급증하면서 녹조가 짙어진다. 강윤중 기자

녹조현상이란 물에 떠서 사는 남조류 플랑크톤이 증가하는 현상인데, 흐르는 물에서는 곧바로 떠내려가기 때문에 살 수가 없고, 보와 댐이 물을 가두어야 증식할 수 있다. 그러면 소양강댐에서는 왜 녹조현상이 발생하지 않을까? 그것은 남조류가 증식하는 데 필요한 인(燐)이라는 영양소가 없기 때문이다. 인은 수중에서 조류의 성장을 촉진하는 비료 역할을 하는 성분이며 인이 없으면 조류가 살 수 없다. 그러므로 녹조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인의 농도를 줄이거나 체류시간을 줄여야 한다. 사실 인의 농도를 줄이는 것은 보가 있건 없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호수에 인이 많으면 녹조현상이 발생하는데, 보가 없는 얕은 하천에서도 하천바닥의 부착조류가 과잉증식하는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착조류는 증식하여도 물을 이용하는 데에 별로 피해가 없지만 플랑크톤이 증가하는 것은 독소를 생성하는 세포가 포함되기 때문에 매우 큰 피해로 나타난다.

녹조현상의 조류밀도는 인의 농도에 비례하므로, 지난 수년간 하수의 인 제거를 위한 투자가 없었다면 녹조현상의 밀도는 지금의 두 배가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강 하류의 인 농도는 녹조현상이 완전히 없어질 만큼 충분히 낮아지지 않았다. 우리나라 하수처리가 아직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인 농도기준은 높은 편이어서 부영양화 기준의 5배 이상이므로 처리장을 거친다 해도 녹조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농도의 인을 함유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10분의 1 정도로 낮게 처리하는 처리장도 많으므로 앞으로 이 부분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그뿐 아니라 강우 시에 하수가 넘쳐서 처리장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방류하는 양도 많고, 하수관의 누수가 발생하는 곳도 많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인의 근원인 농경지의 퇴비에 대해서는 유출을 막을 대책이 사실상 거의 없다.

그러므로 대도시의 하수가 유입되는 4대강의 하류에서 인의 농도가 녹조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악산계곡 수준으로 낮아지려면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과연 가능할 것인지 요원한 일이다. 현재로서는 물의 체류시간을 줄이는 것만이 남조류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다. 4대강보를 개방하여 수위를 낮추면 녹조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의 시뮬레이션 결과로서 예측한 바 있고 최근 보의 수위를 낮추어 조사한 결과 환경부에서도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만7000여개 저수지가 있고 그중 절반은 부영양호이고 남조류가 발생한다. 기후여건상 우리는 댐 없이는 수자원을 확보할 수 없으니 남조류가 발생한다 해서 저수한 물을 모두 방류할 수는 없다. 농업용 저수지는 상수원에 비해 남조류 위험성이 적으므로 녹조현상을 감내하고 물을 가두어 둘 수밖에 없다. 그러나 4대강의 하류는 모두 대도시의 상수원이므로 유해남조류가 발생하는지 여부가 물을 가두어 둘 것인지 방류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 당장 물을 가두어 둘 절실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방류하는 게 타당하다.

녹조현상이 심한 4대강보에서 보를 개방하고 수위를 낮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일부에서는 아까운 수자원을 왜 버리려고 하는가라는 이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는 댐과는 달리 유량에 비해 저수량이 크지 않으며 이용가능한 수자원을 증가시키지 않는다. 보는 수위를 크게 변동시키면서 물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여 취수를 편리하게 해주기 위해 만든 것이다. 가뭄이 심했던 작년의 예를 보면 보의 수위를 크게 낮추면서까지 저수한 물을 이용하지는 못하였다.

우리나라에는 4대강보 외에도 3만3000개 이상의 보가 설치되어 있다. 하천을 인간이 이용할 수자원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생물서식처로서도 인식하고 정밀한 과학적 평가를 거쳐서 불필요한 보들을 하나씩 철거하여 자연변형을 줄이는 하천생태계 복원사업을 꾸준히 추진하여야 한다.

<김범철 | 강원대 환경학과 교수·전 한국하천호수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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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3일 가정에서 사용하는 침대 매트리스에서 라돈이 다량 검출됐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후 해당 침대를 사용해온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가 쏟아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대진침대 속커버와 스펀지에 라돈과 토론을 방출하는 모나자이트가 사용된 것을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라돈 침대’ 수거명령을 내렸다. 현재 수거된 침대는 충남 천안에 있는 대진침대 본사와 충남 당진에 있는 임시야적장에 쌓여 있다. 하지만 이들 침대의 폐기를 놓고 부적절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문제가 된 침대 매트리스에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방사성물질이 아니라 자연상태의 광물인 모나자이트가 포함돼 있다. 모나자이트 내에 포함된 천연방사성핵종인 우라늄과 토륨의 방사성 붕괴 과정에서 라돈과 토론 기체가 발생되는 것이다.

우라늄과 토륨을 미량 함유한 천연 광물질은 생활주변방사선안전관리법(생방법)에 따른 원료물질(예: 모나자이트) 또는 가공제품(예: 라돈 침대)으로 관리되고 있다. 생방법에서는 천연방사성핵종을 함유한 원료물질을 취급하는 시설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공정 부산물을 처분하거나 재활용할 때 해당 물질에 포함된 방사능 농도를 낮출 수 있게 희석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수거된 매트리스는 모나자이트에 오염된 속커버와 스펀지 등의 부분과 모나자이트가 전혀 쓰이지 않은 스프링, 겉커버 등을 분리하는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따라서 수거된 라돈 침대 구성품 중에서 모나자이트 성분이 함유된 부분에 대해서는 천연방사성핵종의 수량과 농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생방법의 안전기준을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관리방안을 우선 모색하는 게 원칙이다. 물론 수거 후 분리된 천연방사성물질의 수량이나 농도가 생방법의 관리체계로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될 경우에는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규제대상은 아니지만 방사성폐기물에 준해 후속 관리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원안위의 구체적인 평가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단순히 방사선을 방출하는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천연 광물질이 함유된 침대를 방사성폐기물로 간주해 경주에 있는 처분장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논리는 천연방사성핵종에 대한 국내 법체계나 방사선 안전에 대한 기본원칙을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논리다.

그리고 경주에 있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경우 처분비용이 200ℓ짜리 1드럼당 약 1400만원에 이른다. 과거 처분부지 선정 과정의 어려움까지 고려한다면 앞으로 처분장은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향후 원안위는 주변 환경과 주민에 대한 영향을 평가해 라돈 침대 처리지침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필요가 있다. 이미 국내 법령에 반영돼 있듯 원자력발전소 운영 과정에서 발생된 인공방사성핵종이나 핵연료를 만드는 데 사용된 핵물질이 포함된 방사성폐기물과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천연방사성핵종이 포함된 물질의 관리는 원칙적으로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즉흥적으로 방사성폐기물로 간주해 관리하게 된다면 우리 생활환경에 지금까지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존재할 자연방사선에 대한 불필요한 우려와 혼란이 더욱 가중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김창락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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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편안하게 숙면을 취해야 할 침대에서 문제가 터졌다. 매일 사용하고 있는 침대 매트리스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일반 시민들은 “침대에서 왜 방사능이 나올까?” 무척 궁금할 것이다. 이는 서양식 주거문화 유입 등 아파트 생활문화와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

건강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출혈경쟁이 심한 침대 제작 업계도 여기에 ‘건강’이라는 콘셉트를 접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가 되는 대진침대는 “숙면과 건강에 좋은 음이온 발생 침대”라 홍보하면서 방사성물질이 함유된 매트리스를 생산했다. 문제는 매트리스에 쓰는 천연석재(모나자이트)를 가루로 만들어 가공하는 과정에서 라돈이라는 방사성물질이 다량 나오게 되는 것이다.

5월 28일 서울 신문로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라돈침대 피해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라돈침대’ 피해자가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정지윤 기자

따라서 침구류뿐 아니라 건강을 빙자한 생활 속 유사 제품들도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라돈은 무색·무취·무미의 가스이므로 사람의 감각기관으로는 감지가 불가능하다. 불활성기체이므로 호흡을 통해 라돈가스를 흡입하면 심각한 폐질환을 유발한다.

원자력법은 우라늄광과 토륨광 등에 대한 사용 허가와 신고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방사성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모나자이트 같은 세부 광물에 대해서는 규제 자체가 없다. 시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2011년 서울 노원구 방사능 아스팔트 사건들도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6월5일 “라돈 침대를 10년 정도 사용했다면 10만명 중 최대 2000명 폐암 사망 추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여 침대 사용자들에 대한 ‘건강영향평가’를 서둘러야 한다.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침대 공장 노동자, 방사능 원석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일했던 건설노동자, 운송과정에서 노출된 노동자들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 또 오래된 폐매트리스를 수거하여 다른 용도로 분해·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종사했던 노동자들에 대한 노출도 조사해야 한다. 서둘러 수거하다보니 미처 챙기지 못한 전국 1만8000명의 집배원 노동자들의 건강검진도 이뤄져야 한다.

라돈 침대 사태를 계기로, 대기나 수질 등 환경이 오염됐을 때 피해를 본 사람들을 지칭하는 ‘환경오염 위험인구’의 항목에 ‘유해한 생활용품 사용자’도 포함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에 유독 폐질환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곱씹어 봐야 한다. 아울러 석면 사태,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라돈 침대 사태 재발을 막으려면 환경성 질환 발생 즉시 피해자 현황을 파악하고 상담해주는 ‘생활환경 독성물질 예방센터’ 마련도 필요하다.

그리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엄청난 사태를 발생시킨 기업에 무한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종국 | 경실련 시민안전감시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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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명박 정부는 국제유가와 화석연료 가격이 치솟자 “원전 가동을 늘려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고유가를 돌파한다”는 정책을 추진했다. 국내 유류가격은 국제유가와 연동되어 있는 반면, 전기요금은 치솟는 발전연료 가격과 무관하게 정부가 통제했던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 시장을 무시한 이 조치로 인해 국내 전력 수급에 엄청난 혼란이 찾아왔다. 1차 에너지인 등유, LPG 등 난방유와 2차 에너지인 전기의 요금이 열량 대비 같아지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마치 수도요금과 생수가격이 같아진 형국이다.

수도요금과 생수가격이 같아지면 어떻게 될까? 생수로 세탁기를 돌리고 설거지하는 일이 벌어진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당시 제조업체들은 각종 가열, 건조 공정에 사용되던 유류보일러를 세우고 값싼 전기로 전환하면서 고유가 상황임에도 국내 전력 수요는 오히려 급증했다. 또한 겨울에는 농어촌 지역과 화훼농가 등에서 난방유보다 싼 전기로 난방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여름에만 발생하던 전력 피크 부하가 겨울로 옮겨졌다.

이명박 정부 초기 국내 원전 이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별문제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무리한 원전 가동을 위하여 누적된 설비 균열과 결함을 무시하고 발전소 정비를 미루는 관행이 반복되었다. 한전 발전자회사들은 과거 발전소 정비를 비성수기인 겨울에 맞추었으나, 여름과 겨울 모두 피크 부하가 발생하면서 정비 시기를 찾기도 어려워졌다. 그러던 중 지난 2011년 여름이 끝나자마자 겨울피크를 대비한 정비를 위해 부리나케 다수의 원전과 화력발전소들을 세우는 과정에 이른바 ‘915정전’이 찾아왔다.

수십년 만에 겪은 정전사태에 이명박 정부는 “전력 수요예측을 잘못했다”며 모든 책임을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떠넘기고 사표까지 수리했지만, 정작 정부의 잘못된 가격통제가 전력 수급에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전무했다. 몇 년이 지나서야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과도하게 억제했던 전기요금의 인상과 민생용 유류에 대한 중과세를 잠정적으로 완화했고, 국제유가도 하락하면서 유류가격과 전기요금의 역전현상은 해소된 듯 보였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이명박 정부 시절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이번 달 들어 국내 등유가격과 가정용 전기요금이 열량 기준으로 동일한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불만을 품은 원자력계와 보수언론들은 “탈원전으로 인해 전기요금이 폭등할 것”이라며 조직적인 선동을 하고 있고, 정부·여당은 “전기요금 인상은 절대 없다”는 논리로 맞서면서 전기요금은 이명박 정부 시절처럼 통제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주로 저소득층, 산업체들에서 사용되고 있는 난방유류에는 오히려 일본보다도 높은 중과세가 부과되고 있다.

대내외 에너지수급 여건을 무시한 채 협소한 ‘원전 찬반’ 논쟁은 이명박 정부의 과오를 되풀이할 수 있다. 전기요금은 원가와 사회적 비용을 충분히 반영해 가격의 수급조절 기능을 복원시켜야 하며 산업용, 난방용 유류에 대한 터무니없이 높은 세금은 낮춰져야 한다. 이제는 전기요금 통제 정책을 부실한 보편복지의 가림막이로 사용하던 과거 정권들의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석광훈 | 녹색연합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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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탈원전 정책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는 강원 삼척, 경북 영덕 등에 계획된 신규 원전 4기를 백지화하고 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 1호기를 폐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원전 수출 타격’ ‘위험한 탈원전 질주’ 등 자극적 표현으로 이번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전체 전력생산의 2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정부의 목표 달성도 어렵다고 주장한다.

과연 이들 주장대로 탈원전은 위험하고, 한국 사회의 탈원전 속도는 너무 빠른 것이며, 원전 수출 타격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위험한 것은 탈원전이 아니라 원전 확대다. 탈원전 속도는 빠른 게 아니라 2080년까지 기다려야 할 정도로 너무 느리다. 또 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비중 20% 목표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현재 비중이나 에너지전환 비전에 비춰 보면 소심하기 그지없다. 이미 2016년 기준 OECD 국가의 평균 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비중은 20%를 초과했다.

탈원전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사용하는 것을 두고 혈세 운운하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중국·러시아 등 대자본을 보유한 국가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경쟁에 국가의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게 오히려 혈세 낭비 아닐까.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전기요금의 3.7%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말 그대로 전력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공적자금이다.

이면거래 등을 수반하는 원전 수출의 불투명한 지원에 비하면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탈원전 비용을 감당하는 게 훨씬 더 투명하고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에너지전환의 기반을 조성하기 때문에 취지상으로도 적합하다.

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에 대한 지원은 원전 수출 촉진에 비해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더 기여한다. 이것은 필자의 주관적인 바람이 아니라 현재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전환의 현장에서 입증되고 있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돈의 문제’에 앞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반한 에너지전환이 절실한 것은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탈원전에 대한 논의는 적어도 10여년 전에 진행됐어야 한다. 2000년대 초 부안에서 방사성폐기물처분장 반대 운동이 고조됐을 당시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국정감사 회의록을 살펴보면,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도 “방사성폐기물 처분을 고려하지 않은 원자력발전소 건설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때 정치인들이 책임 있게 이 문제를 다뤘더라면 사용후핵연료 처분 등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마련될 때까지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모라토리엄(이행 불능)을 선언했을 것이다.

보수 야당 일각이나 원자력 산업계 및 학계는 건설도 시작하지 않은 신규 원전의 건설 계획 백지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때가 아니다.

지금은 1978년 원전을 운영한 이래 40년 이상 원전의 ‘임시’ 저장소에 보관돼 있어 곧 포화 시점이 다가오는 사용후핵연료 처분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 마련을 위해 정치·사회·기술적 역량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김수진 고려대 BK21플러스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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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발전업계와 산업계, 환경정책 결정자들 사이의 핫이슈는 단연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이다.

2021~2030년 한국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 부담 주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논의의 핵심은 ‘해외배출권’이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일부를 해외탄소시장에서 산 배출권으로 충당하는 데 드는 비용이 연간 1조~2조원. 이 부담을 정부(국민의 세금)와 산업부문, 화력발전 업계 가운데 누가 감당할 것인가에 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문제를 푸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2009년 코펜하겐 기후협상에서 한국이 2020년까지 현재 추세 배출전망치(BAU) 30%를 줄이겠다고 세계에 공언할 때만 해도 없었던 ‘해외배출권’이라는 개념이 굳이 도입된 원인이 무엇인가를 보면 된다.

이야기는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기치로 내걸었던 이명박 정부는 한국이 온실가스 감축 비의무 국가였는데도 2020년까지의 배출량을 5억4300만t으로 설정, 국제적 찬사를 받았다. 사건은 이명박 전 대통령 퇴임일이자 박근혜 정부 첫날인 2013년 2월25일 벌어졌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건설비 규모가 약 20조원에 달하는 신규 석탄화력 7GW, 가스복합 3.2GW가 포함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6차 전기본)을 발표했다. 이 계획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미칠 영향은 막대했다. 톰슨로이터는 6차 전기본으로 인해 한국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1억t, 다시 말해 20%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2015년 파리협정 협상이 시작됐다. 신기후체제하에서는 선진국, 개도국 할 것 없이 모든 당사국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국이므로 한국도 2030년 감축 목표를 제출해야 했다. 6차 전기본대로라면 기존 목표를 준수하기란 도저히 불가능했다. 2015년 6월11일, 한국은 결국 원래 약속에서 약 1억t 늘어난 6억5000만t 내외의 4개 시나리오 중 하나를 채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로 다음날,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청와대에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한국이 최대한 야심찬 목표를 제시해달라’는 취지의 주문이었다.

이는 유명한 청와대 서별관회의로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주먹구구식으로 탄생한 게 바로 ‘해외배출권’으로 1억t을 줄이자는 안이었다. 쉽게 말해 (6차 전기본 때문에) 기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우니, 외국에서 감축 활동한 분량을 한국의 실적으로 인정받겠다는 생각이었다. 책임자는 떠났고, 여기에 드는 비용만 남았다. 국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30년까지 해외배출권 조달에 9조원 내지 18조원이 필요하다. 한국환경공단의 계산은 그 이상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 돈을 낼 것인가. 산업계와 발전업계는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비용이 발생한 경위를 보면 화력발전사업자, 특히 6차 전기본의 혜택을 입은 주체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게 상식이다. 이들 사업이 전기본에 반영될 당시에도 한국 온실가스 목표는 분명했다. 사업자들은 향후 사업 제약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쉽게 눈감아 버렸다.

온실가스 의무감축분을 고려하지 않고 신규 석탄발전소를 대거 늘리기로 결정한 산업부에도 책임은 있다. 지금이라도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산업부는 화력발전, 특히 신설 화력발전이 해외배출권 책임을 부담하도록 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정부가 해외배출권 비용을 세금을 통해 손쉽게 국민에게 전가하는 상황이다. 이는 포스코에너지, 삼성물산, SK가스 등 석탄발전소를 운영하는 몇 개의 대기업에 수십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 ‘공정한 경제체제’를 지향하는 문재인 정부가 어리석은 판단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주진 | 변호사·(사)기후솔루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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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태국 해변에서 위중한 상태로 구조된 돌고래의 배 안에 비닐봉지 80여장이 들어있었다. 비닐의 무게만 8㎏에 달했다. 배 속을 꽉 채운 비닐봉지 때문에 아무것도 먹지 못한 돌고래는 결국 폐사하고 말았다. 돌고래는 이미 구조 단계에서 비닐봉지 5장을 토해내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뿐이 아니다. 봉지를 뒤집어쓴 황새, 면봉을 꼬리로 감은 해마, 콧구멍에 빨대가 꽂혀 고통받는 바다거북이도 있다. 플라스틱이 전 세계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이 환경의날인 5일을 ‘플라스틱 없는 하루’로 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미 북태평양 하와이와 캘리포니아주 사이에는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거대한 쓰레기섬이 생겼다. 당초 예상치의 16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이다. 통제할 사이도 없이 기하급수로 커졌다는 의미다. 약 1조8000억개의 쓰레기 조각이 섬을 형성했고, 그중 99%가 플라스틱 부유물이다. 플라스틱은 전 세계적으로 1초에 2만개가 생산되고, 1년에 4800억병이 판매되며 이 중 500만~1300만t이 바다에 버려진다. 바다생물만 플라스틱의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영국에서 잡힌 생선 3분의 1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해산물을 먹는 사람들은 해마다 1만1000여개의 플라스틱 조각을 섭취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생선을 먹은 사람의 몸에 플라스틱이 축적되고 있다는 뜻이다. 인류는 지금 아주 잘게 다져진 ‘플라스틱 수프’를 먹고 있는 셈이다.

(출처:경향신문 DB)

뒤늦게나마 세계 각국이 플라스틱 남용을 금지하는 조치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프랑스는 2016년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법을 제정했고, 영국과 스위스 일부, 미국 뉴욕 등 일부, 캐나다 밴쿠버 등이 플라스틱 빨대 등의 사용금지법안을 의결했거나 추진 중이다. 한국 환경부도 지난달 플라스틱 폐기물을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는 재활용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안된다.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플라스틱의 편리함에 도취된 한국인은 인간과 생태계를 해치는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 시간은 단 20초에 불과하지만, 그 빨대가 분해되려면 무려 500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우리는 번번이 잊는다. 지금 이 순간 책상 위를 둘러보라. 일회용 커피잔과 빨대·스틱 등 플라스틱 용품이 쌓여있을 것이다. 장을 볼 때도 장바구니 대신 습관처럼 비닐봉지를 사용한다. ‘플라스틱 없는 하루’는 나 혼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건강한 생명을 위한 첫날 첫걸음이다. 플라스틱 중독 때문에 다소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걸 실천하는 일이 그리 힘든 과제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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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라돈침대 사태가 불거진 후 정부가 서둘러 종합대책을 세우겠다고 발표하며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최근 다른 침구류 제품들에서도 안전기준치를 넘어선 방사능이 측정돼 시민들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웰빙마케팅’에 편승한 업체들의 무분별한 방사성물질 남용, 방사성물질 가공업체들에 면죄부를 준 생활방사선 규제제도, 정부기관 규제인력의 절대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일본에서 시작된 ‘음이온 마케팅’이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수백배 높은 방사능 농도의 침구제품으로까지 극단화되며 지난 2007년 라돈매트 사태와 이번 라돈침대 사태로 이어졌다. 이들 매트리스에서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방사능이 나오는 주원인은 재료인 모나자이트의 토륨성분이다. 물론 우라늄도 섞여있지만 그 10배가 넘는 토륨성분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토륨은 내열 특성으로 지난 1980년대까지 북미·유럽에서 항공기엔진 합금, 가스랜턴 심지 등 각종 공산품에 사용되었으나, 방사능오염 우려가 확산되면서 1990년대에 대부분 비방사성 원료로 대체되었다. 미국에선 토륨폐기물 관리처분 규제도 강화되면서 광산업자들은 지난 1994년까지 토륨을 함유한 모든 모나자이트광산을 폐쇄했다. 그러나 인도 등 안전규제가 취약한 개도국에서는 고가의 희토류 추출을 목적으로 여전히 토륨 함유 모나자이트를 채굴하고 있다. 수입업자들을 통해 국내에 유통된 모나자이트는 이들 개도국에서 희토류를 추출한 뒤 남은 모나자이트 부산물(분말)이나, 애초 희토류가 적고 토륨성분만 많은 모나자이트(모래)인 것으로 보인다.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이하 생활방사선법) 역시 큰 문제다. 지난 2012년 이 법안을 수립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상당 부분 미국 방사성물질 관련 면허규정을 참고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규정들과 달리 가공업자에 대한 규정을 제외시키면서 문제의 침대제조업체들에 면죄부를 줬다. 물론 생활방사선법을 보완하는 일은 당장 가능하겠지만, 향후 정부대책은 걱정할 만하다.

정작 방사성물질의 가공, 유통과정을 감시할 수 있는 규제인력은 한숨 나올 만큼 빈약하기 때문이다. 원안위의 경우 생활방사선과 방사성원료 및 가공제품 담당 1명, 산하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생활방사선 측정 담당 2명, 환경부는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라돈담당 1명이 사실상 전부이다. 국무조정실이 관계부처 고위공무원들을 대거 동원해 연 기자회견이 민심 수습에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향후 정부대책을 이행할 인력, 장비, 예산을 갖추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과거 경험처럼 여론이 잠잠해지면 중단될 공산도 크다.

이 때문에 허술한 국내 규제체계가 보완될 때까지 당분간이라도 방사성물질의 수입통관 과정에서 규제를 대폭 강화해 원천부터 차단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방사성물질 안전규제가 취약한 국가들에서 수입되는 모나자이트 등 특정 천연광물들에 대해서는 수입금지를 포함한 규제강화가 시급해 보인다. 토륨처럼 세계시장에서 이미 다른 원료로 대체된 방사성물질들은 연구용이나 특수 산업용을 제외하고 제조업과 민생에 백해무익하다.

<석광훈 | 녹색연합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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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몇 년간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을 경험하면서 환경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실감했다. 나는 미세먼지의 해결이 곧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이며 기후변화를 막으려는 노력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이라는 선물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우리에게 수많은 불편함과 건강 피해,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는 미세먼지는 중국 등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것도 있지만, 국내 발전소 및 운송수단 등에 쓰이는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또한 주요 원인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아직도 석탄발전의 과감한 축소와 같은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 중에는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도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이제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달 평균 7일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다. 사람들이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날에 개당 2000~3000원짜리 일회용 미세먼지 마스크를 1개 구입한다고 했을 때, 월평균 1만4000~2만1000원을 지출하게 된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온 가족이 미세먼지 마스크를 구입한다고 하면 가구당 5만~8만원대를 쓰는 것이다. 여기에 실내 공기청정기 구입 비용까지 더한다면 공기청정기 사용 연한을 10년으로 가정했을 때 가구당 매달 적게는 1만원 이상을 추가적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이 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가구당 월평균 전기요금은 6만5000원이다. 미세먼지 마스크 구입 비용과 공기청정기 값을 합하면 가구당 전기요금에 버금가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차라리 석탄발전을 줄이고 천연가스와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대폭 늘려 전기요금이 10~20% 오르더라도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 우리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대책으로 예상되는 전기요금 인상액보다 훨씬 큰 비용을 이미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자동차와 같은 친환경자동차 기술의 개발과 보급 확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에서 수송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을 기준으로 발전부문(37%) 다음으로 많은 13%다.

따라서 자가용 차량 운행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고 전기자동차와 같은 친환경자동차 보급을 확대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 또한 줄일 수 있다.

세계에너지기구는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하는 전 세계적인 노력이 가시화되는 경우, 204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자동차 20억대 중 9억대가 전기자동차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선도해 가지 못하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과 그에 연관된 산업은 쇠락할 수밖에 없다. 즉 화석연료 퇴출을 통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정책이 곧 우리나라 경제를 지속적인 성장궤도에 있게 하는 대안인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과 같은 문제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각 이슈에 대한 관심도와 정치적 쟁점화의 정도는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기후변화 억제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는 그리 높지 못하다. 이는 미세먼지가 현실의 문제로 내가 경험하는 불편함으로 다가오는 반면, 기후변화의 문제는 미래의 문제로 나에게는 그리 큰 불편함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와 기후변화 문제를 분리하여 생각해 온 우리는 그동안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의사표현과 행동을 해왔던 것이다.

지난 5월20일 광화문에서 그린피스, 세계자연기금, 지구의벗 등 전 세계적으로 적극 환경운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시민과 함께 2018 기후행진 행사를 했다. 지구와 우리를 지키기 위하여 지구의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 시민은 이제 적극적인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진정으로 나, 우리 가족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한 것임을 마음속에 새기면서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유승직 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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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채택된 파리기후변화협정이 2016년 11월에 발효됐다. 뒤이어 2021년부터 파리협정에 따른 ‘신기후체제’가 시작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과학적으로 예측하고자, 국가기후변화적응대책을 수립해 이행하고 있다.

나라마다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계획에 따라 전력 산업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현재 석탄, LNG, 원자력 등 화력발전소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빠르게 도모 중이다.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화석연료의 고갈에 대처하려면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또는 친환경연료 활용, 대규모 산림 조성 등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신재생에너지 합계는 1417만TOE(Ton of Oil Equivalent·석유환산톤)로 폐기물에 의한 에너지 생산량이 61.7%를 차지하며, 태양광은 전체의 7.7% 정도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총 40.6TW(테라와트·1TW는 1조와트)로 우리나라 총발전량의 7.2%를 차지하며, 이 중 폐기물은 22.8TW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56%, 태양광은 5.1TW로 13%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 중국, 미국, 일본은 이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태양광을 직접 전기로 변환시키는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다. 물론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기술개발과 시설설치에 막대한 재원을 투자하는 것 또한 포함된다. 그러나 태양광발전소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려면 넓은 부지(㎾당 12.7㎡)가 필요하다.

산림청이 공개한 자료를 보자. 토지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허가기준도 비교적 완화된 산지 태양광발전소 허가면적을 살펴보면 2010년 30㏊에서 2017년 9월 681㏊로, 7년 만에 22배로 급증했다고 한다. 과연 이에 따른 부작용은 없을까.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려면 건설부지에서 자라고 있는 수십년 된 나무를 벌채해야 한다. 당연히 자연경관 훼손, 산지파괴로 인한 산사태와 토사유출, 하류지역 침수 등과 같은 2차적인 피해도 우려된다. 따라서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부지를 선정하려면 야생동식물의 서식지 파괴나 이동통로 차단, 반사광 등 환경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저감 방안 또는 대안을 먼저 검토해야만 한다. 또한 태양광발전소 설치로 지역의 무분별한 환경훼손을 예방하기 위해 우량농지나 우수 산림지역, 야생생태지역,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 문화재 보존지역 등은 가능한 한 피하도록 하고, 저수지나 호수에 설치할 경우 환경영향을 다각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쓸모없는 땅, 매립지, 주택 지붕, 건물 벽면, 옥상, 주차장, 도로변, 활주로 주변 등은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으므로 유지관리, 설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태양광발전은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기술효율성이 낮다. 더군다나 전기 생산단가도 높은 편이라 태양광발전사업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부도가 나면 시설에 대한 안전조치 및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발전소 설치 과정에서 상품가치가 높은 나무만 굴취하거나 고사한 나무를 방치해 산림을 훼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일사량과 일조시간, 입지 타당성, 편익비용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석연료 고갈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태양광, 풍력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의 설치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아울러 설치·운영 중인 태양광발전시설에서 태양전지 파손, 변색 등으로 발생한 태양광폐패널을 파손되지 않게 회수하고, 알루미늄, 유리, 웨이퍼 등 재활용 가능 물질을 적정하게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해야만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김우일 |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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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4·27 판문점선언’의 마지막 조항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복음입니다. 하지만 완전한 ‘핵 없는 한반도’는 북한의 핵무기 폐기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완전한 비핵화’는 남한의 핵발전소도 포함해야 합니다. 핵분열로 에너지를 얻는다는 점에서 핵발전과 핵무기는 동일한 기술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재’라 부르는 방사성물질이 생성되는 것도 같습니다. 핵무기처럼 핵발전소도 폭발합니다. 핵무기는 인간의 의도에 따라, 핵발전소는 인간의 의도와 상관없이 폭발합니다. 핵발전소 사고도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재앙임을 체르노빌과 후쿠시마가 보여주었습니다. 비핵은 탈핵을 포함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탈핵을 선언했지만, 현실은 탈핵 선언에 역행하는 행태들로 가득합니다. 신고리 5·6호기는 공약 후퇴라는 비판 속에서도 건설 재개로 결정되었습니다. 적어도 현재로는, 탈핵은 60여년 이후의 미래가 되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폐쇄적이고 파행적으로 운영되었던 사업재검토위원회의 권고를 따라 고준위핵폐기물 재처리와 고속로 연구·개발 사업을 2020년까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지난 20년간 6700억원이 투입되었고, 올해 지원액만 406억원입니다. 뚜렷한 성과도 전망도 내놓지 못했고, 외국에서도 성공한 사례가 없습니다. 안전성과 경제성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고준위핵폐기물의 처분 방안을 결정한다면서, 그전에 특정한 처분 기술 연구부터 밀어붙이는 속셈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월성1호기는 2017년 2월 서울행정법원에서 수명연장허가 취소 판결을 받았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항소했습니다. 새 정부가 탈핵을 선언했어도,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월성1호기 폐쇄가 반영되었어도, 항소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핵시설에 필수적인 안전한 운영과 엄격한 감독을 실감할 수 없는 것도 여전합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방사선에 오염된 2.4㎏의 금이 사라졌고, 연구용 원자로 해체로 나온 핵폐기물이 고철로 팔려나갔습니다. 며칠 전, 고리 3·4호기 격납건물 안쪽의 철판 두께가 불량한 곳이 4235군데로 밝혀졌습니다. 한빛 1·2·4호기, 한울 1·2·3호기에서도 철판 불량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바라카 핵발전소 준공식을 계기로 정부는 원전 수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사업성을 따지기 전에, 핵발전소를 내 나라에서는 없애고 다른 나라에는 보급하겠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모순입니다. 우리나라에 해로운 것은 다른 나라에도 해롭습니다.

정부는 에너지 전환을 위해 재생에너지 비율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하려고 합니다. 기술과 경제의 측면에서 보면,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에너지 전환은 기술과 경제만이 아니라 윤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자본의 논리로 접근하면 재생에너지도 죽음의 에너지로 변합니다. 태양광 사업에는 이미 투기 조짐이 보이고, 무분별한 태양광 발전소 추진으로 산림 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의 개발 이익만 노리는 자본의 논리는 제지되어야 합니다. 윤리적인 에너지 전환은 우리의 삶에 대한 깊은 반성을 요구합니다. 어느새 우리도 소비주의의 삶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광란의 소비 세계는 모든 형태의 생명을 착취하는 세계”임을 기억해야 합니다(프란치스코 교종, &lt;찬미받으소서&gt;). 에너지 전환은 ‘나’만 생각하는 삶을 ‘너’도 생각하는 삶으로 전환하는 노력과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재생에너지는 ‘나’를 절제함으로써 ‘너’를 배려하는 돌봄의 문화와 함께 확대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에너지 전환도 자본의 논리에 지배되고 맙니다. “적은 것이 많은 것이라는 확신”을 기꺼이 받아들일 때, 나와 너, 우리와 자연이 공존하는 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질 것입니다(&lt;찬미받으소서&gt;).

<조현철 신부 녹색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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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을 유발하는 라돈의 원인 제공 물질인 모나자이트를 대진침대보다 많이 구입한 업체가 3곳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칠승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원자력위원회(원안위)에서 입수한 자료를 보면 모나자이트 수입업체 1곳이 2013~2018년 4월까지 66개 업체에 모나자이트 4만657.5㎏을 판매했다. 이 중 1만2000㎏을 구입한 1곳은 대진침대(2960㎏)보다 4배가량 많았다. 4180㎏과 3720㎏을 사들인 2곳도 대진침대의 구입량을 웃돌았다. 연도에 따라 수백~1000㎏씩을 사들인 업체도 18곳에 달했다.

출처:경향신문DB

모나자이트는 혈액순환과 신진대사 촉진에 좋다는 음이온을 뿜어낸다 해서 건강보조제품의 재료로 쓰인 천연광석이다. 공기청정기와 팔찌, 목걸이, 매트, 침대, 베개, 보디크림, 마사지팩, 안대, 생리대, 속옷 등 특허제품만 18만개에 이른다. 하지만 음이온과 건강의 상관관계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공기 1㎠당 공기분자는 3000경개나 있는데 모나자이트 제품이 배출한다는 음이온은 겨우 수천~수만개로 비율상 미미한 양이다. 그러나 음이온을 선호한 대가는 혹독하다. 모나자이트에 함유된 우라늄과 토륨이 라돈 등 1군 발암물질인 방사성 기체를 내뿜는다. 방출되는 음이온의 수가 많을수록 방사능 농도도 높다는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의 보고서도 충격적이다. 예컨대 단위 면적당 음이온이 3779개로 가장 많이 나왔다는 남성팬티의 토륨농도는 25개 제품 중 3번째로 높았다. 또 토륨농도가 가장 높은 여성용 속옷의 음이온 수가 3번째로 많았다.

음이온 제품이 곧 방사능 제품이었다는 뜻이다. 물론 ‘라돈 침대’ 등 음이온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이 당장 폐암에 걸릴 것처럼 불안감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무런 통제 없이 입거나, 붙이거나, 마시거나, 바르는 다양한 제품이 음이온으로 포장되어 사람의 입과 코, 피부에 직접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 대해 원안위는 책임을 느껴야 한다. 모나자이트가 유통되고 제품으로 만들어지고 소비자가 사용하는 동안 원안위는 소극적인 SNS 홍보와 같은 안이한 대처로 일관했다. 지금부터라도 범정부 차원에서 객관적인 조사를 하고, 그에 합당한 장단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참에 생활 속 방사능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 법적, 제도적인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라는 이야기가 나와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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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반복되는 미세먼지 공포는 어김없이 온 국민을 분노케 만들었다. 이제부터는 어느 강에선가 발생할 물고기의 떼죽음이나 녹조라떼가 한동안 미디어를 달굴 것이다. 장마를 시작으로 이상기후와 폭염으로 아우성이 들릴 것이고 맘 놓고 에어컨도 못 켠다는 논리로 원전이 홍보될 것이다. 매년 겨울이면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의 가능성만으로 건강하게 살아 있는 닭과 오리가 땅속에 매장되며,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공익증진과 병충해방제를 이유로 숲속의 무수한 나무들이 잘려 방치된다. 쓰레기와 플라스틱 문제도 주기적으로 우리 사회를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다. 이 모든 주기적 상황들에 나는 피해자일 뿐이다. 언론은, 국민은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누군가에 독설을 날리며, 다른 나라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넘겨 보려 하지만 해결방법은 마땅치 않다. 이 문제들은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어 반복되지만 문제 해결의 근본적 방법인 환경인식에 대한 변화노력은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는 일로 치부된다.

1급발암물질을 내뿜는 디젤엔진, 비록 환경적 문제가 많지만 생계를 위해 트럭을 운전해야만 하는 많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정부는 경유에 세금을 덜 부과한다. 그러나 고급 수입승용차와 레저용 자동차를 보유한 사람들이 과연 대기오염을 감내하면서까지 세금혜택을 주어야만 하는 사회적 약자일까? 디젤게이트, 전 세계를 속인 회사의 재고차량 할인판매를 고대하던 사람들은 과연 사회적 약자일까? OECD국가 중 1인당 전기사용량 증가 정도가 단연 1위인 국가에서 석탄화력발전소가 만들어내는 고위험 미세먼지 문제는 과연 누가 만든 문제일까? 세계 최고의 명품브랜드 소비국민이면서도 내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농산물에 관해서는 무조건 저렴해야만 한다는 인식이 만들어낸 결과는 참담하다. 세계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제초제와 살충제를 사용하는 농산물과 GMO사료, 항생제로 길러지는 육류가 기반인 우리의 먹거리, 쌀보다 100배나 잔류허용기준치가 높은 글리포세이트 밀을 수입하면서도 안전하다는 비상식적 논리는 과연 남이 만든 문제일까? 하루에도 몇 차례 커피숍에서 1회용 플라스틱컵에 담긴 커피와 플라스틱캡슐커피를 소비하고, 플라스틱 병의 생수를 마시고, 심지어는 수돗물까지 1회용 플라스틱 병에 담아 마시면서도 쓰레기 대란은 남이 만들어낸 일로 간주한다. 1인당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 세계 2위의 국민들은 과연 쓰레기 대란의 피해자인가?

1980년 오늘, 사회적 약자들의 강렬한 투쟁과 희생으로 민주주의 안착의 거대한 디딤돌을 놓았다. 그리고 지난 1년, 이 짧은 순간 우리나라는 정치와 사회분야에서 가히 기적이라 할 만큼 믿기지 않을 변화를 겪었다. 바닥까지 추락했던 남북의 만남은 현시점에서 지구상 가장 큰 희망의 뉴스거리를 만들어내며 극적인 반전을 시작하였고, 전혀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갑질사회 또한 을의 반란이 여느 때와 다르게 힘을 얻고 있다. 새로운 변화의 시대인 지금 우리는 우리가 당연하게 누릴 수 있을 것 같은 공공재인 환경에 대해서도 변화를 시도할 때이다. 개인의 소소한 편리와 이익을 위한 오염유발 행위는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옴을 인식해야만 한다. 고농도 미세먼지로, 열대야로, 플라스틱과 GMO, 잔류농약이 함유된 음식물로, 악취 풍기는 하천으로 말이다.

이제 환경에 대한 갑질을 멈출 시간이 되었다.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누리고 살아야만 하는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쾌적한 주변 환경은 전적으로 나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쓰레기 대란을 겪은 후에라야 어렵사리 다시 시작된 쓰레기 감축정책이 예전처럼 흐지부지 사라지지 않고 더 큰 공익정책의 씨앗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광주민주화혁명과 같이 우리나라의 환경에 대한 인식과 정책이 ‘자고 일어나니 달라졌다’라고 경험하는 일도 먼 미래가 아니길 기대한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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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북극을 주목하고 있다. 과거 북극은 2m가 넘는 얼음의 두께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항로 개척이 어려웠지만, 세계 각국은 석유, 천연가스 등 다양한 천연자원의 보고인 북극을 개척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기후변화로 북극 해빙(海氷)이 줄어들면서, 북극에 새로운 항로를 개척한다는 뜻의 ‘콜드러시(Cold rush)’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전 세계가 북극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재앙이 북극 항로의 거리와 시간을 단축시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북극곰뿐만 아니라 인류에게도 더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기상청은 위성을 이용한 북극 해빙 면적과 표면 거칠기 변화 정보, 향후 해빙 전망 등을 2013년부터 북극 해빙 감시시스템(http://seaice.kma.go.kr)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1988년부터 해빙 면적을 지속적으로 관측한 결과, 북극 해빙의 면적은 2012년부터 7년 연속으로 ‘3월 평균 면적 최소’ 기록을 경신 중이다. 올해 위성이 관측한 3월 평균 해빙 면적은 1635만㎢로, 해빙 면적이 최대였던 1990년과 비교하면 248만㎢나 줄어들었다. 해빙은 지구의 평균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해류의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해빙이 줄어들면 북극에서 반사되는 햇빛보다 바다로 흡수되는 햇빛이 많아져 북극의 온도가 계속 올라간다. 이로 인해 극지방과 적도의 온도차가 줄어들어 북극의 한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중위도 지역에서는 저온현상이 지속된다.

특히 제트기류가 약해질수록 특정 지역에 발생한 고기압이 정체되어 정상적인 공기의 흐름을 막는 블로킹 현상이 강해진다. 이에 따라 봄철에 평년보다 추운 날이 많아지거나 오히려 고온이 오래 지속되는 기상이변이 나타나게 된다. 지난해 겨울에는 우리나라에 때 이른 혹한이 왔고, 올해는 3월의 평균기온이 8.1도로 평년(5.5~6.3도)보다 높고, 강수량은 110.7㎜로 평년(47.2~59.9㎜)보다 많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과거에 비해 점점 줄어드는 북극 해빙을 효율적으로 감시하는 방법은 바로 ‘기상위성’이다. 저궤도 지구관측위성은 지구와 가까운 거리인 700~900㎞의 고도를 돌면서 지구 표면을 정밀 관측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북극 해빙 감소,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의 집중 감시와 미세먼지·황사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위성관측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2022년 발사를 목표로, 저궤도 기상위성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저궤도 위성의 운영과 활용은 향후 예보 정확도를 높이고, 30년 이상 쌓아온 북극의 환경 정보와 유기적으로 연계해 북극 해빙의 변화 감시 기반을 구축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될 것이다.

<남재철 |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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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민들이 불안을 느꼈던 위험요소 중 으뜸은 미세먼지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성인 남녀 3839명을 대상으로 각종 위험에 관한 불안수준을 측정했더니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 가장 높은 3.46점(5점 만점)을 기록했다. ‘경제침체’(3.38점), ‘북핵’(3.26점), ‘고령화’(3.31점), ‘지진’(2.73점)을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4월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미세먼지 속 마라톤을 중지해야 한다는 기자회견과 함께 미세먼지 속에서 마라톤을 하다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하고있다. 연합뉴스

조사가 진행된 2017년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단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가 전쟁위기 국면에 빠졌던 해다. 게다가 2016년 경주에 이어 지난해 경북 포항에서도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하는 등 자연재해가 잇달았다. 그러나 시민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위기와 빈발하는 지진 등 자연재해보다 미세먼지를 더 심각한 위험요소로 꼽았다. 2016년 이후 미세먼지 증가현상이 나타나고, 이를 둘러싼 오염원 논쟁 등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됐다. 북핵이나 자연재해가 잠재적인 위험요소였다 해도 매일매일 숨 쉴 권리까지 위협하는 미세먼지야말로 가장 심각한 불안요인이라는 절박감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2060년 한국의 대기오염 조기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00만명당 10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치도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늘 중국 탓으로만 돌렸던 미세먼지 책임론이 1~2년의 논쟁 끝에 국내외 복합적인 요인으로 정리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아직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사회시스템도, 시민의식도 부족하다. 여전히 ‘중국발 몇%, 국내요인 몇%’ 등 숫자 타령에 품을 들이고, 마스크 착용과 외부활동 금지 등의 초보적인 대책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어린아이나 노인들에게 미세먼지가 더 위험한지, 혹은 마스크 착용에 따른 산소부족과 호흡곤란이 건강에 더 해로운지 제대로 검증해보지도 않았다. 1년에 단 며칠인 미세먼지 고농도일의 일평균 값을 낮추기보다는 연평균 값, 즉 평상시 농도를 낮추는 것이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 감소에 6~10배가량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예컨대 고농도일의 강제 차량 2부제도 단기대책으로는 쓸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평상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만드는 근본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2040년까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하겠다는 영국과 프랑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시민들도 당국의 정책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된다.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적다 하더라도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면 시민도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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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만 1년이 지났다. 문재인 정부 1년에 대해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는 극과 극을 오가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83%로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1주년 지지율 중 가장 높다. 어쩌면 일반국민은 남북정상회담 성공으로 안보불안이 현저히 줄어든 가운데 문 대통령이나 문 정부가 지금껏 보여온 국정 개혁의지의 진정성을 신뢰하면서 당장의 정책 효과에 연연하기보다 아직은 지지를 보내야 할 때라고 판단하기 때문 아닐까? 그간 누적되어온 문제를 해결하는 데 1년이란 시간은 너무 짧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 에너지정책의 주요 기조는 탈원전·탈석탄이라 불리는 원전과 석탄의 단계적 감축과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즉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이다. “에너지 전환”은 지난 대선에서 공약으로 등장, 문 정부 출범으로 주요 국정과제가 되었다. 역사상 이례적인 일이다.

서울 명동 한국YWCA회관 앞에서 3월 20일 시민들이 핵발전에 반대하는 ‘탈핵 불의 날’ 캠페인을 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YWCA 탈핵 불의 날 캠페인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위험한 불’인 핵발전을 멈추자는 캠페인으로 이날이 200회째다. 권도현 기자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대해 시민환경연구소가 학계와 시민사회의 환경·에너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5점 만점에 3.12점을 줬다. 중앙값인 3점을 살짝 넘는,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다. 같은 기준으로 실시된 예전 조사에서 박근혜 정부가 2015년엔 2.2점, 2016년에 1.48점을 받은 데 비해서는 진일보한 결과다. 에너지전환정책에 대한 지지가 높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가 지난 1월에 함께 실시한 ‘정부의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전환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 현황조사’에서는 긍정 평가 40%(매우 잘함 5%, 잘함 35%), 보통 40%, 부정 평가 20%(못함 15%, 매우 못함 5%)로, 5점 만점 환산 시 3.2점이었다. 사회 전반적인 동의를 뜻한다.

에너지 전환에 대한 사회적 지지는 에너지를 보는 일반 시민의 관점이 바뀌었음을 뜻한다. ‘경제성장을 위한 저렴한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보다 ‘안전과 생명’이 더 우선이란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전환은 길고도 고된 여정일 수밖에 없다. 우린 이제 겨우 출발선을 지났다. 문 정부 출범 후 지난 1년은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에도 사실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 조직과 인력, 심지어 예산까지 많은 부분이 에너지전환에 맞서 있다. 전환되어야 할 기존 에너지체제를 지탱하거나 확장하려고 만들었던 것이었고 전환 움직임에 반대하는 구성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기에. 원전의 단계적 감축이란 정책기조에도 불구하고 원전을 진흥하는 법과 위원회가 엄연히 존재하고 연구개발비도 여전히 엄청나다. 에너지전환을 추진하려는 지자체장들이 늘고 있지만 에너지분권을 실현하기 어렵고 지자체장들의 에너지 전환 의지도 같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국토해양부 등 부처 간 엇박자도 있어 조율과 조정이 필요하다. 사라질 일자리와 생겨날 일자리가 있고 에너지산업생태계가 변화되기에 정의로운 전환의 기획이 필요하다. 에너지 시장, 특히 전력 시장 구조개편도 필요하다. 제대로 된 사회환경비용의 내부화를 위해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 경유세 상대가격 조정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에너지협력의 가능성이 높아졌기에 한반도 전체의 에너지 전환 밑그림도 그려야 한다. 이 일을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역사적으로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던 길을 가고 있다. 이제 총론이 아니라 각론이 필요하다. 정부 혼자서는 어렵다. 최근에 전문가와 기업인, 활동가, 정치인들이 함께 모인, 에너지전환을 위한 열린 플랫폼으로 ‘에너지전환포럼’이 출범했고 ‘지역에너지전환을 위한 전국네트워크’도 출범했다. 협치의 공간을 넓히고 사회적 대화를 늘리자. 전환의 길은 만들어가야 하기에.

<윤순진 서울대 교수 환경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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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30년까지 플라스틱 발생량을 절반으로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34%에서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2020년까지 모든 음료수용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택배 등의 과다포장을 줄이고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 비닐 대신 종이봉투를 사용토록 하며,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서 텀블러 휴대자와 머그잔 사용자에게 10% 할인과 리필 혜택을 주도록 하는 등 실생활과 밀접한 내용도 포함됐다. 폐기물의 올바른 분리·배출을 위한 홍보를 강화하고, 지자체의 공공관리 강화책도 들어있다.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한 플라스틱 폐기물 조각의 모습. 사이언스지 제공

물론 업체와의 자발적 업무협약 위주 대책이 과연 현실적이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비근한 예로 전국 5만곳에 달하는 커피전문점 중 대형 프랜차이즈점은 20%도 안된다. 이런 대형매장과는 할인 및 리필 혜택과 관련된 업무협약을 맺을 수 있지만 절대 다수인 동네커피점은 사각지대로 남을 수 있다. 또한 ‘폐기물 대란의 진원지’인 공동주택 위주로 짜다보니 단독주택 관련 대책은 아무래도 부족하다. 분리배출 폐기물 중 재활용이 불가능한 이물질이 포함되는 비율은 공동주택의 경우 40% 안팎이지만 단독주택은 50~80%에 달할 만큼 더 심각하다.

그렇지만 정부가 생산부터 유통과 소비, 배출과 수거, 그리고 재활용까지 전 단계에 직접 개입한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과거 정부가 업계부담 등을 앞세워 대거 후퇴시킨 폐기물 정책을 제자리로 돌리고, 나아가 ‘2030년까지 50% 감축한다’고 못 박아 선언한 것이기 때문이다. 폐기물을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로 규정하고 이를 줄이는 것을 국가적인 목표로 삼겠다고 앞장서 공약한 셈이다. 이번에는 큰 틀을 짠 만큼 향후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덧붙여 중앙정부가 놓치기 쉬운 틈새를 메워주는 지자체의 자체 로드맵도 마련되어야 한다. 또 정부나 지자체의 노력과 규제만으로 플라스틱 남용을 줄일 수는 없다. 재활용 불가능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소비자 의식이 강화돼야 한다. 겉보기에 번듯한 포장과 편리한 일회용품은 인류의 적임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코카콜라와 맥도널드 등 유수 기업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거냐”는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의 끈질긴 압력에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100% 재활용 재질용기를 사용하겠다고 앞다퉈 선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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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어느 봄날, 국내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그린보트가 닻을 올렸다. 그동안 환경재단은 일본의 피스보트와 공동으로 10회에 걸쳐 1100명의 한·일 승객을 ‘피스&그린보트’에 태워왔다. 올해부터는 환경재단 단독으로 1600여명을 태운 ‘그린보트’ 항해를 시작했으나 그동안 일본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던 ‘평화’ 부분을 놓지 않았다. 평화란 결국 현 세대가 후손들에게 어떤 환경을 물려줄 것인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한 끝에 이뤄지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 여정에서 들른 기항지는 총 세 곳이다. 조선사람 ‘카레이스키’가 거주하는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윤봉길 의사가 생애 마지막을 보낸 일본 가나자와, 마지막으로 유엔인간정주계획(UN-HABITAT)과 함께 지속가능한 도시(폐기물 관리 분야)로 주목받는 후쿠오카. 이같이 환경재단이 준비한 크루즈 여행은 일반적인 관광 패키지 상품과는 다르다. 그린보트는 문화적인 접근 방식과 전문성을 통해 환경과 평화의 가치를 알리고자 노력한다. 그래서 기항지뿐만 아니라 더 건강한, 더 즐거운, 더 새로운 지구라는 주제에 맞춰 각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하고 6박7일간 다채로운 강연을 망망대해에서 제공한다. 승객은 객실로 배달되는 빽빽한 강연 시간표에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할지 행복한 고민에 싸인다.

그린보트에서 주어진 업무 특성상, 다국적 출신 선원들과 줄곧 소통해왔다. 이들은 그동안 카지노와 엔터테인먼트 공연 열기가 가득했던 공간이 승객들이 노트에 필기하고 토론하는 교육의 장으로 바뀐 것에 대해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눈물을 흘리는 승객을 보며 이게 무슨 일인지 물어왔다.

그린보트는 대한민국의 아픔으로 남게 된 4·16 세월호 참사를 바다 위에서 기억하고자 했다. 2018년은 그 후 네 번째의 봄을 맞이했고, 승객들은 낭독회와 추모 콘서트를 통해 바다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을 추모했다. 많은 사람들이 먹먹해하며, 배에서 육지로 동시대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린보트는 양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서울 1000여개의 학교 중 환경교육을 하는 곳은 단 한 곳밖에 없다. 현 교육이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은 시민단체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고, 그린보트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환경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그 취지에 공감한 기업들이 사회적 공헌 차원에서 어린 새싹들을 재정적으로 후원했다. 또한 기업은 임직원을 인솔교사로 파견 보내 임직원과 학생 간에 멘토링이 이뤄졌다. 이 같은 사회공헌 활동의 확산은 지속돼야 한다.

그린보트는 질적으로도 성장해야 한다. 그린보트란 공간에서 음식 낭비 행위에 대해 그 어떤 대응도 하지 못한 점은 차치하더라도, 대형 크루즈에서 환경 가치를 설파하는 모순된 상황과 그에 대한 비판은 앞으로 그린보트가 안고 가며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다. 단독으로 시작한 그린보트가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그럼에도 탑승객들은 시민단체인 환경재단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간 대형 사업으로 입지를 굳혀온 환경재단은 시간이 흘러도 시민단체의 본질을 잃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주영 | 환경재단 선임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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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말부터 발생한 재활용품 수거 거부 사태, 일명 ‘폐비닐 대란’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재활용’에 대한 언급이 보통 1일 500건에서 지난 4일에는 4211건으로 급상승했다. 관련 게시글은 충격, 부담, 혼란 등이 대부분이었다.

환경부가 회수선별 및 재활용 사업자들을 만나 폐비닐 등 수거 거부의 급한 불을 껐지만 일부 아파트단지와 재활용업체는 타협점을 찾지 못해 지자체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동안 이물질이 혼입된 폐비닐을 비용을 들여 재활용한 업체들이 판로도 줄어들고,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경기 고양시에 있는 한 재활용 쓰레기 선별업체에서 직원들이 수거 차량에서 쏟아져 컨베이어벨트로 넘어오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골라내고 있다. 이상훈 기자

폐기물은 쓰레기와 자원이라는 양면성을 가진다. 매립장에 그냥 묻으면 쓰레기이지만, 재활용할 경우 좋은 자원으로 재탄생한다.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폐기물 발생량 1억5000만t 중 매립되는 것은 1278만t, 소각되는 것은 880만t이다.

그러나 매립지 평균 수명이 10년밖에 남지 않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매립지 용량을 확보하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매립지를 새로 건설하거나, 매립지로 들어가는 폐기물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이다. 새로운 매립장 확보는 님비(NIMBY) 현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지속가능한 쓰레기 관리를 위해서는 매립 대상을 줄여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협소한 국토여건과 주민 반발에 따른 매립부지 확보난 등으로 소각시설 확대 정책을 추진해왔다. 근래 들어와서는 폐자원 에너지화 정책도 추진해왔다. 일부 지자체는 종량제 봉투에서 회수한 필름류를 대상으로 고형연료(SRF) 사업도 시행했지만, 고형연료 발전시설 설치에 대한 민원 발생과 수요처 미확보, 고비용 등으로 오히려 지자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주민들이 보기에는 폐비닐이 주성분인 고형연료가 소각장에서 태우는 쓰레기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결국 고형연료의 품질이 문제였다.

생활계 폐기물은 분리수거된 것 중 물질재활용에서 제외된 저급 폐비닐이 대부분이지만, 사업장계 폐기물은 사업장에서 배출된 폐기물 중 폐플라스틱, 폐섬유, 폐고무, 기타 가연성 폐기물로 가공된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품질이 조악한 편이다.

폐자원 에너지화 촉진시책으로 생활계와 사업장계가 구분 없이 사용된 것이 고형연료에 대한 이미지를 악화시켰다. 물질재활용 혹은 고형연료로 사용하려 해도 배출 단계에서 깨끗하게 분리배출을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비용이다. 기존 폐기물 재활용시설들은 플랜트 사업 위주로 보통 수백억원의 설치비가 투입되어 정부의 재정 부담을 초래하였다.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선진국의 폐기물 재활용기술을 도입하여 운영하였으나,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아 고비용을 들여 운영하고 있는 실태이다. 하루빨리 저비용·고효율의 이물질 선별기술 및 재활용시스템이 개발·보급되어야 한다.

정부는 국내 폐기물 형상에 맞는 새로운 이물질 선별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R&D 사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인구 100만명, 50만명, 30만명, 10만명, 5만명 도시 등 지역별 상황에 맞는 한국형 재활용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필자는 선별 후 이물질 때문에 쓰레기로 버려야 했던 재활용 잔재물을 고품질 자원으로 선별하는 한국형 전처리선별시설이 업계에서 개발돼 시범 설치 운영되고 있는 현장을 둘러보았다. 이물질이 혼입된 폐비닐이 새로운 선별기술을 통해 수분과 이물질을 털어내어 물질재활용업체의 고품질 원료로 납품되고 있었다. 덕분에 회수선별 사업자는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된 잔재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물질재활용업체는 고품질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아파트 폐비닐 대란은 긴급대책으로 해결되겠지만 중장기적 대책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신중하게 세워야 한다. 소비자, 생산자, 재활용 사업자, 지자체와 정부가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쓰레기 발생부터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의 허리를 튼튼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최주섭 자원순환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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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