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公論)’은 ‘여럿이 의논한다’와 ‘공정하게 의논한다’는 두 가지 뜻이 있다. 깊이 생각하여 충분히 의논하는 숙의의 과정과 공평하고 올바른 조건을 모두 갖춰야 공론이라 할 수 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여부가 공론에 붙여졌다. 국내 최고의 갈등 해소 전문가들이 모였으니 숙의의 과정은 잘될 것이라 믿는다. 그런데 신고리 공론화가 과연 ‘공평하고 올바른 조건’에 있는지는 살펴봐야 한다. 몇 가지 ‘기울어진’ 사례를 보자.

건설 중단과 계속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의 조건은 공정한가. 공론화위원회는 건설 중단 대표 단체로 ‘신고리 백지화 시민행동’, 건설 계속 대표 단체로 ‘한국원자력산업회의’를 선정했다. 시민행동은 녹색연합과 녹색당 같은 환경단체와 진보정당, 풀뿌리 지역단체가 중심이다. 원자력산업회의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 등 공기업과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원전 관련 대기업이 참여한다. 인력과 조직이 공정하다고 보는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백지화 서울시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 중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신고리 5·6호기 건설 절차는 공정하였는가. 원자력계의 불문율은 ‘허가 나는 것을 기정사실로 하고 돈부터 집어넣는’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가 나기 2년 전에 두산중공업과 2조3000억원의 주기기 계약을 했다. 2015년에는 삼성물산 컨소시엄과 주설비 공사에 도장을 찍었다. 이 시점에서 원자력산업회의는 공정률 운운하며 매몰 비용을 걱정하고 있다.

원자력 관련 예산은 공정하게 집행됐는가. 국민의 전기요금으로 조성된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사용 내역을 보면 2007~2016년 원전 홍보비는 총 824억1200만원인 반면에 신재생에너지는 총 2억6700만원에 불과하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문화재단,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2012년부터 2014년 10월까지 원전 홍보 광고비로만 총 5067억원을 집행했다. 보수지와 경제지가 주요 수혜자이다. 후쿠시마 사고 발생 1년 뒤 조선일보는 ‘원전 강국 코리아’ 특집 기사를 발표했는데, 이 기사는 원자력문화재단이 5500만원에 발주하였다. 원자력계와 언론의 유착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계와 언론의 입장은 과연 공정한가. 신고리 공론화가 발표되자마자 일방적인 찬핵 공세가 이어졌다. ‘핵발전 비전문가는 정책 결정을 할 수 없다’며 공론과 숙의민주주의를 부정하였다. ‘앞으로도 원전이 재생에너지보다 경제적이다’ ‘세계 원전 2050년에 2배 이상 늘 것이다’ ‘원전 기술력 뛰어나 600조 원전 수출 장밋빛 이룰 수 있다’ ‘최근 일어난 대만 정전 사태는 탈원전 정책 실패다’ 등의 편파 보도를 넘어 잘못된 정보를 확산하였다. 원자력계 기관지가 할 법한 이야기를 주요 언론사가 보도하고, 원자력 R&D 용역을 대거 수행하는 학계의 ‘원자력 엘리트’는 건설 계속의 논리를 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때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약속하였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건설 중단과 재검토를 제안하였다. 그런데 이제, 여당은 ‘중립’에 갇혀 입을 다물고 야당은 신고리 중단을 막을 것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정치가 공정하지 않다. 신고리 공론화는 인력과 조직, 절차, 예산, 언론, 정치에 이르기까지 시작부터 기울어져 있었다. 신고리 건설 중단 단체들은 이 사실을 알고도 공론화에 참여하였다. 우리가 공론화 과정에 참여하는 이유는 신고리 건설 여부를 떠나 원자력계의 잘못된 관행과 부정을 고치고, 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다. 공론화는 공정성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윤상훈 |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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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가까운 교수 한 분이 재미난 그림 하나를 보여줬다. 이정문 화백이 1965년에 그린 “서기 2000년대 생활의 이모저모”란 제목의 그림이었다. “앞으로 35년 우리의 생활은 얼마나 달라질까”란 부제를 달고 있었다. 1965년이라면 필자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이다. 그런데 그 그림에는 태양열을 이용한 집, 전파신문(오늘날 전자신문), 컴퓨터, 전기자동차, 움직이는 도로(요즘의 무빙워크), 소형 TV 전화기(영상통화 가능한 휴대전화), 청소 도우미 로봇, 원격진료, 원격학습 등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많은 기기와 설비, 서비스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단 하나 지금과 다른 건 로켓을 타고 달나라로 수학여행 가는 상상뿐이었다.

만화가인 이정문 화백이 어떻게 그렇게나 미래를 잘 맞힌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까?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 보았다. 1941년생으로 당시 청년이었던 그는 부지런히 신문을 읽으며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앞으로 도래할 세상을 상상했다고 한다.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현실에서 자라고 있는 변화의 씨앗을 놓치지 않은 거였다.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경주 지진발생 1년을 맞아 대규모 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안전의 여신상'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앞으로 35년 뒤는 2052년이다. 어림잡아 2050년경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뀔까? 변화의 씨앗이 어디에서 자라고 있을까? 무엇보다 세계는 재생가능에너지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놓치기 어려울 정도로 분명하다. 많은 문서와 기사, 다양한 수치들이 그런 변화를 이미 입증하고 있다.

사실 미래라기보다는 이미 현실이다. 재생가능에너지는 2016년 전 세계 신규 발전 설비 용량 중 62%,신규 투자 중 63.5%에 달했다. BMW, GM,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필립스, 나이키, 월마트 등 굴지의 세계 기업들이 2025년이나 2030년까지 100% 재생가능에너지 전력을 쓰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선언 기업 수가 최근 106개로 늘었고 앞으로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적인 국제에너지기구(IEA)조차 2030년에는 재생가능에너지가 최대 전력원이 된다고 전망했다.

최근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 해상 풍력 비용이 이전에 비해 절반 정도로 떨어지면서 정부가 35년간 발전단가를 보증하며 계약한 힝크리 포인트 C원전보다 싸지자 원전 건설 계약을 재고해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 우린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그 갈림길의 지표가 바로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이다. 이미 1조5000억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이 사업을 재개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추가 건설비용 7조원에다 폐로 비용과 사용후 핵연료 처분 비용을 고려하면 더 들어갈 비용이 10조원이 넘는다. 신고리 5·6호기가 설계수명이 다하는 때는 무려 2081년과 2082년이다. 이정문 화백이 상상한 35년 만에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바뀌었다. 앞으로 64년, 65년 이후의 세상은 얼마나 더 빠르게 바뀔까? 그 사이에도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는 나라에 희망이 있을까? 싼(사실은 잘못 매겨진) 전력요금을 경쟁력으로 삼는 기업에 희망이 있을까?

게다가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단순히 원전 2기를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다.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게 원전이 입지한 지역에, 30㎞ 이내 인구가 382만명으로 가장 많은 지역에, 핵심 산업시설이 들어서 있는 울산과 부산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활성단층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건설하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과 미래세대를 배려하지 않는 무책임한 결정인 동시에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면서 더 나은 투자 기회를 닫아버리는 어리석은 결정이다.

우리는 어떤 미래를 원하는가? 미래는 저절로 오는 게 아니라 오늘 우리의 결정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우린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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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신재생에너지의 단가가 빠른 속도로 낮아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영국에서는 원전의 단가에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영국 정부는 지난 11일 실시된 입찰에서 지금 한창 건설 중인 신규 원전의 공급가격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해상풍력 건설 사업 11건을 승인했다. 그중 2022~2023년부터 운영할 해상풍력발전 사업의 경우 ㎿h(메가와트시)당 58파운드(약 8만7000원) 이하로 전력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영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건설 중인 신규 원전(힝클리 포인트 C)의 공급가격(92.50파운드)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삼척시 에너지전략실 소속 공무원들이 지난 4일 근덕면 용화리에 자리잡고 있는 삼척태양광발전소(주)의 태양광판넬을 살펴보고 있다. 최승현 기자

이 획기적인 입찰 결과 소식에 영국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해상풍력의 경우 약정공급가격이 2012년 이후 5년도 채 안되는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재생에너지의 기술발전과 단가하락 속도는 이처럼 상상을 초월한다. 당장 노후화한 원전을 차세대 신규 원전으로 대체하려는 영국 정부의 정책은 재검토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낙찰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생산할 전력은 2025년 완공 목표인 힝클리 포인트 C 신규 원전의 발전량(영국 전력공급량의 7% 규모)과 비슷하다. 영국 내 전문가들도 “가장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갖춘 기술발전 덕분에 더는 거스를 수 없는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도래했다”고 인정하고 있다. 영국뿐이 아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13일 “미국 내 전력망 공급용 태양에너지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줄었다”면서 “낮아진 인건비와 부품가격의 하락으로 비용감소 목표를 3년 앞당겨 달성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무리 반환경적인 정책을 펴도 신재생에너지의 도도한 흐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원전을 값싼 에너지원으로 신줏단지 모시듯 하는 국내 친원전론자들은 영국·미국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좁은 국토에 풍력·수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다는 것이 비현실적이라고 부르짖는 이들이 있다. 그렇다면 이 좁은 국토에, 그것도 인구 380만명이 사는 밀집지역에 무려 10기의 원전이 들어선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그 좁은 땅에서 10만년이나 보관해야 할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을 어디서 찾는다는 말인가. 신재생에너지를 거부할 수 있는 이유는 사라졌다. 그만큼 원전 집착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시대착오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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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대 우리 국민들이 진심으로 수용한 도덕률은 아마도 ‘한 등 끄기 운동’이 아니었을까. 한 등 끄기는 절약이라는 덕목으로서 소중한 자원이자 고상한 가치였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중화학공업을 일으키는 기적을 성취케 한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 절약은 다른 공급자원에 비하여 경제성과 잠재량의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절약은 다른 에너지원과 달리 갈등의 소지도 없고 이념적 논쟁의 여지도 없으며 오히려 가장 기술혁신적인 분야이다. 한 마디로 ‘한 등 끄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적인 슬로건이자 수급안정의 일등공신이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가정부문은 OECD 에너지사용량의 절반에 불과한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 진짜 착한 국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난 수 년 사이 절약이라는 슬로건이 사라졌다. 여름철 지속적인 폭염, 누진제 완화 등에 기인하여 에너지절약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도 풍부한 에너지의 권리를 만끽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변화는 국민복지의 증대라는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도 있지만 그간의 절약과 저소비라는 소중한 공감대가 약화되는 상황도 초래했다. 절약은 단순히 물리적인 전력수급 안정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미래 에너지믹스의 선택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이러한 논쟁은 노후 석탄발전소 운전중지,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취소, 원전 신규 건설 취소 등 신정부 에너지공약의 실천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계속 여부를 판단할 공론화는 이러한 논쟁을 더욱 촉발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대응은 파리협약 2차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제출을 전후하여 구체적인 규제로 다가올 것이다. 결국 원자력과 석탄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고 그 대체재로서의 가스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공급원 전환과 함께 에너지믹스는 수요를 줄여서 확보해야 할 자원 자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효율향상을 통한 수요관리는 발전소 추가 건설보다 훨씬 비용효과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수요관리는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기술 혁신을 촉발하며 관련 산업계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보다 나은 환경으로 개선해 나가며 그만큼 우리 사회의 갈등이 줄어들 수 있다.

절약은 가장 고전적이면서 효과적인 전력수급 안정의 자원이다. ‘한 등 끄기’ 운동을 다시 한 번 시작해보자. 다만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아끼고 줄이는 절약의 차원을 넘어 효율향상을 통한 좀 더 적극적이고 기술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강력한 기술규제를 정교한 기술혁신과 연동시키는 방법론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백색가전의 국제적인 경쟁력도 아주 오래전 효율등급제와 최저효율제라는 기술규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제는 단순 가전기기 효율화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 연계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전력인프라는 가장 보편적인 유비쿼터스 인프라이다. 우리나라의 전력망을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혁신을 달성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시대를 맞아 에너지 저소비는 명제이다. 다시 한 번 에너지 저소비를 최고의 미덕으로 되살려보자.

<김창섭 | 가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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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00㎞ 이상의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 ‘어마’는 대서양에서 관측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기록되었다. 바부다를 시작으로 쿠바를 거쳐 카리브해의 섬들에 터치다운하면서 다소 약화되기는 했지만, 생마틴섬 전체 건물의 95%에 피해를 입힌 어마의 위력을 목도한 미국 플로리다는 재빠르게 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피령을 내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4급 허리케인으로 상륙해 한 장소에 최고 1000㎜가 넘는 비를 뿌린 ‘하비’가 텍사스주 휴스턴을 강타한 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발생한 5급 허리케인이다. 9월6일부터 8일까지는 어마를 기준으로 서쪽의 ‘카티아’와 동쪽의 ‘호세’까지, 3개의 허리케인이 동시에 존재하는 희귀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그뿐 아니다. 허리케인 하비가 휴스턴을 강타하고 있을 때 남아시아에서는 몬순의 호우가 비정상적으로 쏟아져 인도와 네팔, 방글라데시에서 1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렇듯 이곳저곳 예기치 않게 출몰하는 자연재해를 두고 누군가 말했다. “지구가 무섭다.”

AP연합뉴스

허리케인, 태풍, 사이클론 등으로 불리는 열대성 저기압은 지구의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적도에서 고위도 지방으로 한꺼번에 많은 열을 이동시키는 대기의 움직임으로, 지구 시스템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의 하나이다. 그러나 연례적으로 발생하는 기상현상이 재앙으로 발달한 까닭을 추적하면 지구가 아닌 인간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3년에 걸쳐, 지구는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기록된 연평균 최고기온을 매년 갈아치웠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2016년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는 1981~2010년의 30년 평균치에 비해 0.45~0.56도 높았다. 엘니뇨의 영향이 수그러질 것이라던 올해에도 지구 곳곳에서 일간 최고기온의 경신이 잇따랐다. 대서양과 멕시코만 해역의 이례적으로 따뜻한 바닷물이 허리케인의 강력한 에너지 원천이 되는 다량의 열과 수분을 공급했다. 해수면 상승도 피해를 키웠다. 허리케인 하비에 의해 최소 230억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는 텍사스주 갤버스톤의 경우 1년에 6.6㎜ 이상 해수면이 올라차고 있다.

이러한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화석연료의 연소로부터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지목된다. 그러나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현상이 사회적 재난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그저 온실가스의 증가로 설명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재해의 규모를 천문학적으로 증대시키는 주요한 요인은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에 대비하지 않는 사회 시스템이다. 허리케인 하비를 재앙으로 만든 것은 갤버스톤을 비롯해 홍수 시 범람하는 저지대에 무분별하게 건축허가를 내 준 휴스턴시의 난개발, 지난 수십년간 크고 작은 침수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하지 않은 허술한 재난경보체계 등 구조적 문제들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해수면 상승은 남의 일이 아니다. 인천, 마산, 부산 등지에서 이미 ‘마른 침수(sunny day flooding)’가 관찰된다. 마른 침수란 비가 오지 않아도 조석 간만의 차가 큰 사리 기간 만조에 의해 바닷물이 내륙까지 들어오는 상습 침수 현상을 뜻한다. 해수면 상승으로 마른 침수를 겪는 날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은 자명하다. 조차가 큰 시기에 태풍이 발생하면 재해의 규모는 훨씬 커진다. 이미 높아진 해수면에 집중호우가 겹치면 물은 갈 곳을 잃고 차곡차곡 쌓인다. 2016년 태풍 ‘차바’가 부산에 상륙했을 당시 바닷물이 방파제를 가뿐히 넘어 주거지구로 밀려들던 장면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앞으로는 더욱 자주 목도하고 경험하게 될 것이다.

허리케인 어마로 강제대피령이 내려진 마이애미의 연안 지역은 매립으로 만들어진 인공섬들이 산재하며 과도하고 집약적인 개발이 이루어져 재해에 특별히 취약하다. 간척과 매립으로 상당한 자연해안이 완충지대 없는 인공해안선으로 대체되었을 뿐 아니라 바닷가에 바짝 닿은 수변도시 개발 계획이 도리어 늘고 있는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의 연안은 해수면 상승과 보다 강도 높고 빈번해질 연안 재해에 얼마나 대비되어 있는가. 혹은 다가올 재해의 규모를 도리어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실상 무서운 존재는 지구가 아니라 경제적 수익만을 추구하고 제도적 태만을 방치하는 사회일지 모른다. 자명한 미래를 간과하면 자연재해는 인재가 될 수밖에 없다.

<최영래 | 플로리다인터내셔널대학교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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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미세먼지 감축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6월 한 달 동안 노후 석탄발전소 중 전국 8기(충남 4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7월25일 충남지역 40개 지점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실측한 결과 지난 2년 평균치보다 15.4% 낮아졌으며(26→22㎍/㎥), 대기 모델링 결과 석탄발전소 가동중단에 따른 저감효과는 충남 전역에서 1.1% 낮아지고, 최대 영향지점에서는 3.3% 낮아졌다고 발표했다.예년과 비교해 미세먼지가 15.4% 감소했는데, 발전소 가동중단 효과만 분석하면 1.1% 감소했고, 최대 3.3% 준 곳도 있다는 사실상 개선효과가 거의 없다는 애매한 발표였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의 주요 정책이고 내년에도 가동중단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번 환경부 발표는 몇 가지 면에서 대단히 유감스럽다. 충남 지역에서 정밀하게 측정하여 믿을 만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을 것으로 믿었기에 황당하기까지 하다.

서울환경연합 회원들이 정부의 미세먼지 근본 대책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첫째, 환경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하여 답변받은 자료에 의하면 겨우 3개 지점을 측정한 결과로 충남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산출했다. 더구나 지난 2년 평균치 산출 시 2015년의 경우는 단 한 곳의 측정자료만 활용하였다.

둘째, 더 놀라운 것은 표본 표집이다. 농도 변화를 산출한 세 지점은 각각 천안시 성황동과 세종시 신흥동, 세종시 아름동이다. 즉 보령화력에서 멀리 떨어진(70㎞ 안팎) 곳으로 가동중단 효과를 가장 적게 받는 세 곳을 선정한 셈이다. 이 세 지점이 충남을 대표한다니. 거리별로 더 많은 지점을 선정했어야 한다.

셋째, 농도 변화 산출이 이렇게 엉성하다면 발전소 가동중단 효과를 산출해냈다는 모델링 결과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엉터리 자료를 입력했으면 엉터리 자료가 나왔을 것이므로. 비교기간에는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주는 기상 조건도 비슷하고,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도 적은 시기이며, 다른 오염원의 배출량이 크게 감소했을 리도 없으므로 15.4% 개선효과 대부분은 발전소 가동중단 효과여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예상과 달리 발전소 가동중단 효과는 1.1%에 불과하고 14.3%는 다른 요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 14.3% 감소 요인을 밝혀야겠지만 환경부는 ‘다른 오염원의 영향 감소, 국지적 기상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너무나 막연한 설명을 내놓았다. 모델링이 엉터리임을 자인한 셈이다.

환경부는 다음과 같은 보도자료를 냈어야 정직한 발표가 된다. ‘올해 6월 한 달간 충남 천안과 세종의 세 지점 미세먼지 농도 실측 결과, 지난 2년 평균치보다 15.4% 낮아졌으며,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조건이 예년과 비슷했기 때문에 미세먼지 개선효과의 상당 부분은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중단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번 발전소 가동중단과 관련하여 신뢰도가 떨어지는 연구로 ‘미세먼지가 감소했지만 발전소 가동중단 효과는 거의 없다’라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국민은 환경부가 환경 가치를 우선시하고 다른 부처들이 지속가능한 정책을 펴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길 기대한다.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 신뢰도 높은 연구는 필수이다.

<신현기 | 당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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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5일 신고리 5·6호기 공론조사가 시작되었고, 공사 재개에 대한 찬반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경제성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의 정당화에 동원되는 가장 강력한 명분이다. 그러나 경제성은 안전성을 전제로 한다. 생명을 잃는다면 돈이 소용없듯이, 안전성이 없으면 경제성도 의미가 없다. 한데 찬반 양측은 신고리 5·6호기의 안전성에 대해 입장이 정반대다. 공사 찬성 측은 한국형 3세대 원자로 APR1400을 채택한 신고리 5·6호기는 안전성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며, 특히 방사성물질의 외부 누출을 막아줄 콘크리트 격납건물은 규모 7.0의 지진에도 견디며 손상 확률은 100만년에 1번 미만이라고 주장한다. 공사 중단 측은 아무리 안전하다 해도 원전의 중대 사고는 여전히 발생 가능하며,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보듯이 그 결과는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이라고 주장한다.

8월 28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 입구에서 서생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현장 방문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어떤 주장을 따라야 할까? 먼저, 원전 사고는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렇다면, 신고리 5·6호기의 안전성 예측에 현재 운영 중인 원전의 실태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올해 초, 영광의 한빛 1·2호기, 울진의 한울 1호기, 고리 3호기의 격납건물 내벽철판에서 부식이 발견되더니, 한빛 4호기에선 무려 120여곳에서 부식이 발견되었다. 철판 두께가 60%나 줄어든 곳도 있었다. 또한 격납건물 콘크리트 외벽 58곳을 조사했더니, 57곳에서 깊이 18.7㎝, 높이 1~21㎝의 구멍이 확인되었다. 두께 6㎜의 철판과 120㎝의 콘크리트로 만든 격납건물, 보잉 707 항공기가 날아와 충돌해도 끄떡없고, 사고가 나도 방사성물질의 외부 누출을 막아준다던 최후의 방호벽에 녹이 슬고 구멍이 뚫린 것이다.

하지만 부실의 끝은 여기가 아니었다. 이번엔 한빛 4호기 증기발생기에서 길이 110㎜, 폭 40㎜의 망치형 금속물질과 길이 10.5㎜, 폭 7㎜의 계란형 금속물질 등 이물질 4개가 발견되었다. 이 쇳덩어리들은 20년간 증기발생기 속 두께 1㎜의 수많은 세관들과 충돌하며 세관에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세관의 파손은 방사성물질의 누출로 이어지는 중대 사고의 원인이다. 이 같은 원전의 현실 앞에서, 신고리 5·6호기의 안전성 주장은 민망할 뿐이다.

원전의 안전을 위협하는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은폐와 조작으로 점철된 한수원의 원전 운영 행태다. 2012년 고리 1호기 전원소실 은폐, 2013년 신월성 1·2호기와 신고리 1·2·3·4호기의 제어케이블 시험성적 자료 위조, 같은 해 한빛 2호기 증기발생기의 정비서류 조작, 2014년 신고리 1호기 재가동 전 냉각수 누출 사고 은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수원은 이번 한빛 4호기의 금속 이물질도 JTBC의 보도 후에야 시인했다. 한수원의 파행적 운영은 원전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방만하고 느슨한 감독과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

신고리 5·6호기의 안전성을 호언장담하던 원자력 전문가들은 한빛 4호기의 실태에 대해선 침묵한다. 콘크리트 방호벽 내부의 철판부식, 외벽의 구멍, 금속 이물질은 자신들의 전문 영역과 상관없다는 것인가. 그렇다 해도, 이것들 모두 원전의 안전을 치명적으로 위협한다. “사고가 난다고, 자동차나 비행기를 없애지는 않는다. 원전 사고도 마찬가지다.” 원자력 전문가들이 탈원전 주장을 반박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정말 그렇다면, 자동차와 비행기가 대도시를 오가듯,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 주변에도 원전을 짓고 가동해야 맞다. 냉각수야 바다 대신 한강, 금강, 낙동강에서 구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그들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원전 사고는 자동차나 비행기 사고와 전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원전의 현실은 원전에서 안전을 구할 수 없다고 말해준다. 원전 말고 안전! 현실이 우리에게 주는 분명하고 상식적인 가르침이다.

<조현철 신부·녹색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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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 발전에 힘입어 에너지 수급체계를 지속적으로 선진화시켜 왔다. 그렇지만 북한은 일제강점기의 전력공급체계를 아직까지 상당 부분 답습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전력난도 심각한 상황이다. 북한은 에너지 공급의 90% 이상을 수력과 석탄 발전에 의존하고 있으며, 송배전 전압이 일제강점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전력설비 역시 구 소련의 원조를 받았던 시기와 거의 비슷해 매우 후진적인 구조이다.

발전량이 국가경제의 동력이며 경제성장의 밀접한 요소임을 고려할 때, 중공업 의존도가 높은 북한의 경우 발전량 부족이 경제 악순환을 겪고 주민 삶의 질이 개선되지 못하는 핵심 원인으로 생각된다.

1994년 1차 핵실험에 의해 만들어진 ‘북·미 제네바 회담’에서 200만㎾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원전사업이 합의되어 착수된 적이 있으며, 2000년 초에는 북한이 ‘단기 50만㎾, 장기 200만㎾’ 규모의 대북 송전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이렇듯 북한은 심각한 전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남북 및 북·미 협상 테이블을 활용해 왔으나, 남북 전력 협력사업은 소규모인 10만㎾ 정도의 개성공단 전력공급에 머물러 있었고 이마저 현재는 중단된 상태이다.

남북관계가 경색과 해빙을 반복해 온 지난 70년을 돌이켜볼 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경색된 지금이 오히려 새로운 남북한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한다. 핵동결을 전제로 한 현 정부의 남북한 대화 재개 노력에 따라 남북한 전력 협력이 다시 논의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관련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북한은 협상의 대가로 최우선적으로 전력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면밀한 대비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남북한 에너지부문 통합에 대비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남북한 전력 협력은 사업 측면에서 볼 때 대북 직접 송전, 북한지역 발전소 건설 및 공동 활용, 발전연료 지원, 전력설비 공급과 인력·기술 지원 및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하게 구현될 수 있다.        

협력 규모와 투자비 관점에서는 시범사업과 남북 경협사업, 북한 주민 지원사업 및 본격 인프라 투자사업 등이 있으며 장·단기 계획을 세워 단계별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민간 차원의 소규모 시범사업으로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여 북한 주민 생활의 안정에 기여하고, 북한의 기존 수력·화력 발전소 리모델링을 통한 남북한 경제협력 활성화와 북한 에너지 자원 개발 촉진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 협력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으며 제각기 중요성을 가지겠지만, 산업의 동력원이자 민생을 안정시키는 존재로서 전기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남북한 전력 협력을 어떻게 준비하고 실행하느냐는 미래 북한의 에너지 공급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의 회생 여부를 좌우하여 향후 통일비용을 절감시키는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전력 및 에너지 분야의 입지, 환경, 기술 개발, 인력 활용 등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나아가 남한의 기술과 자본력,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하여 동북아 에너지 허브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최근 한국·중국, 한국·일본, 한국·러시아 등 남북한을 둘러싼 동북아 에너지 연계망이 활발히 거론되고 있다. 이는 국가 간 전력망뿐만 아니라 가스, 송유 및 철도, 도로 등 모든 네트워크 연계망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동북아의 중심이므로 남북한 전력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에너지 네트워크의 허브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국제정세가 어지럽게 얽혀 있지만, 정부 당국과 관련 공기업, 민간단체가 한반도가 동북아시아 허브국가로 나갈 수 있다는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실천에 옮긴다면, 남북 긴장을 푸는 동시에 통일을 준비하며 민족의 원대한 미래를 꿈꾸는 일이 될 것이다.

<구자윤 |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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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로 ‘환경영향평가’ 제도가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토지를 포함한 환경은 공공재로서 이것을 이용해 내가 이익을 보려 하면 불특정 다수가 손해를 보게 되며, 반대로 나의 헌신으로 인한 환경 개선은 불특정 다수의 이익으로 보상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얻는 이익보다 불특정 다수가 받는 총손해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크다는 것이며, 반대로 불특정 다수가 얻는 총이익은 내가 감내해야만 하는 손해보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 이것이 유엔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핵심인 ‘생태계서비스’ 개념이기도 하다.

낙동강 페놀 방류 사건으로 특정 기업이 얻은 이익은 수많은 주민이 짊어져야 할 총손해에 비해 형편없이 미미한 것이며, 4대강 사업으로 기업이 얻은 이익에 비해 우리 국민이 평생을 두고 지불해야만 하는 손해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반대로 벌거벗은 선산을 힘들게 녹화한 비용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주변 사람들이 얻는 총이익에 비해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여기에는 또 다른 함정이 있는데, 환경을 오염시킨 악덕기업은 막대한 돈을 벌었다는 것이며, 선산을 복원한 종손은 이익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막기 위해 선진화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국민을 동등하게 존중하는 ‘정부다운 정부’가 존재하는 것이다.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참관 등을 위해 방한한 미국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왼쪽부터),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등이 지난 22일 경북 성주 사드기지를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발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개발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뜻 당연하다. 그러나 현대경제학에서 계산하지 못하는 환경비용은 고스란히 개인들이 메워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 부자에게 쥐여주는 꼴이 되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 제도는 각종 개발행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환경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만든 장치로 엄격할수록 개발과 관계없는 주변 개인의 손해는 적어진다. 국민이 고르게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책무를 지닌 대한민국 정부가 유독 자연환경 분야만큼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고 있다. 생선을 맡긴 사람은 이미 고양이가 취할 행동을 뻔히 알고 있다. 현재의 ‘환경영향평가’ 제도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준 꼴이다. 현재 이 제도는 은행이 대출 신청자에게 본인의 신용평가를 하라는 것이며, 판사가 재판을 받는 자에게 자신의 죄를 목록별로 정리해서 달라는 격이다. 은행이 파산하고 범죄자가 사회를 활보하게 되는 것이 뻔한 것 아닌가?

환경영향평가는 해당 개발과 이해관계가 없는 제3의 기관이 진행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당연한 것이 지켜지지 않는 나라가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환경영향평가를 개발하고자 하는 자가 작성하는 우스꽝스러운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승용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양은 극히 미미하여 없다고 계산하면 그만이고, 멸종위기 야생동물은 어딘지 모를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잘 살 것이라고 기술하면 그만이다.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4대강이나 케이블카, 최근 불거진 사드 부지와 같이 정부가 하고자 하는 일들 또한 이렇게 진행된다. 이미 문제가 없다는 답을 내어놓고 시작하는 것이다. 이 제도 하나만으로도 왜 우리나라가 전 세계 자연환경평가 꼴찌 수준에 맴돌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미세먼지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온난화는 지구 평균의 두 배에 육박한 것이 개인의 잘못이며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문제인가?

환경조사자료는 그 특성상 개발자가 숨기고자 하면 알아내기 매우 어렵다. 4대강 사업과 현재 진행 중인 오색케이블카 사업 등 대표적 정부 사업에서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졌다면 대다수 국민은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막대한 비용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다. 국민의 안녕과 복지를 위해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된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 날이 대한민국 ‘환경적폐’ 청산의 시작일 것이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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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지난 토요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가 배치된 성주기지에서 전자파, 소음 측정을 강행하였다. 대구지방환경청에 접수된 사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전문가 현장 확인을 위해서였다. 현장 확인 직후, 국방부는 사드 전자파는 인체 허용 기준 200분의 1에도 못 미쳐 안전하다고 발표하였다. 이로써 환경영향평가는 ‘탄력’받고, 사드 배치는 확정적인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배치에 대해 국내법에 따라 ‘절차적 정당성을 밟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절차적 정당성이란 첫째 환경영향평가는 제대로 하고, 둘째 사드 공론화는 충분히 갖는다는 것. 미국도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통령은 4기의 발사대가 비밀리에 추가 반입된 경위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회피 의혹에 대한 국방부 진상조사를 직접 지시하였다. 국민은 국가가 제안한 ‘절차적 정당성’을 믿었다.

잘 지켜지고 있을까. 아니다. 안보 논리에 밀려 절차적 민주주의는 상실된 듯하다. 대통령이 직접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라고 지시하였다. 국내에 반입된 사실이 보고되지 않아 격노했던 바로 그 발사대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중국 외교부장에게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설명하였다. 미국에도 ‘배치 이상 무’라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보내고 있다. 지금의 정부는 사드 배치는 확정된 것이지만 환경영향평가는 철저히 하겠다고 한다. 이 무슨 궤변인가. ‘선 사드 배치, 후 환경영향평가’는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한 절차상 불법이다. 환경부 장관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과 행정부 수장이 초법, 불법의 제일 앞줄에 서 있다.

국방부와 환경부가 추진 중인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그 자체로 불법이다. 지난 6월 청와대가 확인했듯이, 국방부는 미군에 공여할 부지 70만㎡를 둘로 쪼개면서 1단계 공여 부지는 33만㎡ 미만으로 지정하였다. 이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하기 위한 불법 ‘부지 쪼개기’이다. 국방부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사드 2기 불법 반입과 가동, 주변 보완공사 등 사전공사 금지를 위반하였다. 이것도 사법 처리의 대상이다.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폐기하고 사드 장비 가동을 중단, 철수한 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게 순서다. 국방부의 불법을 투명하게 조사하는 게 먼저다. 환경영향평가법은 투명한 정보 공개와 민주적 의사 수렴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그런데 사드 배치 과정의 각종 자료는 모두 한·미 2급 비밀로 묶여 있다. 공동실무단 운영결과보고서, 사드 배치 군사적 효용성 근거 자료 등은 확인할 길이 없다. 심지어 사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도 3급 군사비밀 문서로 비공개 사항이다. 이번 전자파, 소음 측정에도 거리 정보 외에는 레이더 출력과 주파수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사드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주민설명회, 공청회도 없다. 절차적 정당성의 두 번째인 ‘사드 공론화’는 어디에도 없다.

공론화의 공간을 열어야 한다. 어려운가. 그렇다면 차라리 절차적 정당성을 포기하는 게 현명하다. 국방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이 협의해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하는 게 더 낫다. 치욕의 끝을 보는 것보다 사드 환경영향평가를 포기하는 것이, 사드 공론화 방침을 철회하는 것이 덜 비참할 것이다.

윤상훈 |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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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수함’은 원자력을 이용해서 움직이는 잠수함이다. 그 속에는 원자로, 증기발생기, 압력용기, 증기터빈, 발전기, 냉각기가 들어 있다. 모두 크기만 작을 뿐 울진이나 고리 원자력 발전소에 있는 것과 똑같은 장치들이다. 그런데 방사능을 내뿜는 물질의 양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잠수함의 원자로 속에서 연료로 사용되는 핵분열 우라늄의 밀도가 육지 원자로의 10배나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원자력 잠수함은 원자력 발전소를 싣고 다니는 잠수함이라고 할 수 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사고 같은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원자력 잠수함에서도 사고가 일어날 수 있고, 실제 큰 사고가 여러번 있었다. 1985년에는 당시 소련의 블라디보스토크 근처 해군기지에 정박해 있던 잠수함에서 원자로가 폭발하여 10명이 사망하고, 49명이 방사능 피폭으로 부상당하고, 수백명이 상당량의 방사능을 피폭당하는 재난이 발생한 일이 있다. 주변 지역과 바다도 방사능에 오염되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성 폐기물이 생성되듯이 원자력 잠수함에서도 방사성 폐기물이 만들어진다. 여기에도 치명적인 방사능을 내뿜는 물질들이 가득 들어 있어 안전하게 처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리고 발전소와 마찬가지로 잠수함 속의 원자로도 사용연한이 채워지면 해체해야 하고, 방사능 덩어리이기 때문에 영구히 격리처분해야 한다.

원자력 사용이 위험하고 방사성 폐기물의 영구 처분이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탈원전을 선언했고 그 첫걸음으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육지에서는 탈원전을 하겠다고 하면서 바다에서 원전을 건설하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것은 육지에 지으려던 것을 규모를 줄여 바닷속으로 옮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모순도 이만저만한 모순이 아니다.

정부에서 원자력 잠수함 건조 의지를 드러내자 탈원전을 반대하는 보수진영이 크게 반색하며 기뻐하는 것 같다. 보수언론들은 원자력 잠수함 건조를 서로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것이 탈원전과 모순이고, 따라서 탈원전이 무산될 수 있다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인 것 같다. 반면에 탈원전을 찬성하는 진보진영과 진보언론은 한결같이 침묵으로 일관한다.

탈원전을 무산시키고 한반도 비핵화협정을 폐기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를 더 멀리 밀어놓을 수도 있는 대단히 중대한 사안인데도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우리 정부에서 진정으로 탈원전을 하겠다면 원자력 잠수함 건조와 탈원전의 모순을 먼저 해소해야 한다. 원자력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말은 했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건조는 어렵다고 하든지, 반대로 원자력 잠수함이 필요해서 건조계획을 추진하려 한다면 탈원전이란 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육지에 더는 원전을 건설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시행한다 정도에 머무르고,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재생가능 에너지 확대와 전기소비 감소를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 구호가 붙지 않아서 아쉽다면 에너지전환이라는 구호를 붙이고 재생가능 에너지를 앞세우면 된다.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지 않고 탈원전을 추진하더라도, 60년 이상 걸리는 이 계획의 성공 가능성은 크게 광고한다고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조용히 추진할 때 더 높아질 수 있고, 그래야 탈원전이 잘 안될 때 입게 될 상처도 줄일 수 있다. 60년이란 세월은 세대가 두 번 가까이 바뀌는 긴 시간이다. 그때쯤이면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의 아이들이 사회의 중추가 된다. 그때까지 우리 사회가 어떤 일을 겪을지 어떻게 요동칠지 모른다. 물론 미래세대를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는 일에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필렬 방송대 교수 문화교양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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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할머니들>이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말 그대로 체르노빌에서 살고 있는 할머니들에 관한 필름이다.

1986년의 원전 사고 이후, 체르노빌은 사고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30㎞ 반경까지 폐쇄지역이 되었다. 그 후 3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이 폐쇄지역에서는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고, 그 지역의 모든 것들은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는 상태이다. 물론 이 폐쇄지역도 관리는 필요한 터라 그곳에서 ‘거주’하는 근무자들이 있다. 이 근무자들에게는 모든 안전조치가 취해지는데, 그중 하나가 최대 2주 동안 연속으로 그곳에 머물지 못한다는 규정이다.

그런데, 이런 곳에 할머니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자기 집에서, 농사를 짓고, 산나물을 뜯고, 물고기를 잡고, 닭과 돼지도 길러가며.

이 할머니들은 원전 사고 당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 지역에서 소개가 되었던 사람들이다. 하루아침에 살던 곳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삶이 평탄했을 리 없다.

다큐멘터리 <체르노빌의 할머니들>

그들은 새로 이주한 지역에서 환영받지 못했고, 당연히 잘 적응하기도 힘들었다. 절망에 빠지는 사람들이 생겼고, 향수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죽어도 자기 집에서 죽어야겠다는 사람들이 생겼다. 이 할머니들은 그래서 돌아온 사람들이다. 몇십㎞를 걸어걸어, 금지구역 철조망을 억지로 넘어, 방사능으로 범벅이 된, 그러나 자기 집으로.

30년 전 사고가 날 당시에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다큐멘터리가 보여주는 체르노빌의 풍경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다. 숲과 강과 들판 중 그 어느 것도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버섯을 따고 물고기를 잡고 밭일을 하는 할머니들은 오히려 건강하고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방사능 측정기가 아무리 위협적으로 경고음을 울려도 할머니들의 삶은 보통의 삶에 비해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다큐멘터리에서는 한 할머니의 몸에 축적된 방사능을 측정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그 지수가 매우 높기는 하지만 정상범위 안에는 있다고 했다. 그 테스트를 진행했던 의료요원의 말에 의하면, 금지지역으로 돌아와 자기 집에서 살고 있는 할머니들의 수명이 강제이주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했다. 우울과 절망과 고독이 방사능보다 더 치명적이라는 소리다. 옆길로 새는 말이기는 하지만, 할머니들과 함께 자기 집으로 돌아왔던 할아버지들이 할머니들보다 다들 먼저 세상을 뜬 이유도 역시 방사능과는 상관이 없다. 할아버지들이 할머니들보다 단명한 이유는 평생을 술과 담배로 찌들어 살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연구결과가 방사능의 위험을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 이 다큐멘터리의 목적도 그런 것일 리 없다. 다큐멘터리 속 할머니들이 보여주는 것은 원전 사고가 파괴한 삶, 그리고 그들이 그 삶 속에서 누렸어야 할, 그러나 사라져버린 평화다. 대부분 80세가 넘은 할머니들은 전쟁을 겪었고, 기근을 겪었고, 혁명을 겪었던 사람들이다. 스탈린 시대를 겪었으니, 그중에는 소수민족들에게 행해졌던 강제이주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어쨌든 살아남았고, 돌아왔고, 자기 집을 짓고, 그곳에서 자식을 낳았다. 아무리 힘들거나 아무리 멀리 떠났어도 돌아갈 집이 있어서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이다. 원전 사고는 그 모든 걸 파괴했다.

최근에는 체르노빌 지역을 관광하는 상품도 있는 모양이다. 30년 동안이나 완벽하게 버려져 있던 지역을 돌아보면서 관광객들이 느낄 감정을 짐작해본다.

지나간 일에 대한 한탄도 있겠지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처럼 버려진 지구를 보는 듯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놓고 논란이 많다. 그중 경제성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원전을 유지할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가 다양한 경제적 수치로 제시된다. 나로서는 그 전문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해가 금방 되는 것은 탈원전을 할 경우 증가하게 될 전기료를 수치로 제시해놓은 경우다.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한테는 약간의 세금 증가도 무서운 게 사실이다. 전기처럼, 없어서는 살아갈 수가 없는 것에 관해서라면 더욱 그렇다. 며칠 전, 폭염에 전기가 나간 적이 있었다. 에어컨 못 켜고 선풍기 못 켤 것은 알았지만, 전기가 나가면서 가스 센서도 나가고 물 센서도 나갈 것은 알지 못했었다. 이사온 지 얼마 안된 집이기 때문이다. 밥 한 끼 해먹기 위해 휴대용 버너를 꺼내고 화장실에서 물을 길어야 했다. 그러고도 전기가 안 들어와 한전에 문의를 해보고 싶은데, 미리미리 충전해놓지 않았던 전화기에 배터리도 나가버린 상태였다. 전기라는 게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머리로는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몸으로는 그렇지 못했던 모양이다.

고작 몇시간 동안의 일인데 폭염에 숨이 막히고, 그 와중에 밥은 먹겠다고 온갖 법석을 떨고, 전화가 안되니 난데없이 고립된 기분이기까지 했다.

이 전기, 이런 전기가 안전하고, 무해하고, 경제적이기까지 바란다면 그게 욕심인가. 욕심은 아니겠으나 현실성은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다큐멘터리에서 체르노빌의 할머니 한 분이 하는 말이 있다. 방사능보다 더 무서운 건 굶주림이라고. 이 말은 단순히 경제적 빈곤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강제이주 지역에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심리적 박탈감이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 방사능보다 더 무서운 건, 사실 사라진 미래인 것이다.

탈원전이 하루아침에 결정되고, 하루아침에 시행될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에 비해 재난은 순식간에 온다. 누군가의 미래가 바뀌는 것도 순식간이다.

체르노빌의 30년, 그리고 바로 옆나라의 후쿠시마, 그 엄청난 재난의 교훈을 돌아보면, 힘겨워도 지불해야 할 비용은 있지 않을까, 그게 사소한 것이든 아니든, 미래를 위해 우리가 당연히 치러야 할 비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김인숙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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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베이징에서 화석연료 택시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전기차를 대대적으로 도입한다는 정책 발표를 했다. 그러나 이 뉴스는 북한 핵무기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묻히고 말았다.

<!--imgtbl_start_1--><table border=0 cellspacing=2 cellpadding=2 align=RIGHT width=200><tr><td><!--imgsrc_start_1--><img src=http://img.khan.co.kr/news/2017/08/07/l_2017080801000860200071111.jpg width=200 hspace=1 vspace=1><!--imgsrc_end_1--></td></tr><tr><td><font style=font-size:9pt;line-height:130% color=616588><!--cap_start_1--><!--cap_end_1--></font></td></tr></table><!--imgtbl_end_1-->한국과학기술원(KAIST) 행정동 앞에 수년간 쓸쓸하게 서 있던 전기차 1대가 생각난다. 한국은 아직도 전기차 전면 도입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국인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관계를 걱정하는 동안, 중국은 2020년까지 재생가능 에너지 3600억달러 투자를 공표하고, 태양에너지·풍력 발전 및 개발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달려가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스마트폰 생산과 자동차 수출만 늘리면 경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 경제·기술 분야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그야말로 기념비적이다. 한국이 이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 안이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미디어 또한 솔직하지 못하며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일단 역사적 시각에서 지금의 경제 전환을 살펴보자. 역사적으로, 대영제국에 무역대국의 자리를 물려주기 전만 해도 경제 규모나 수준에서 가장 앞섰던 국가는 중국이었다. 중국의 번영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주효했던 요소는 대규모 식량의 효율적 생산이었다. 1830년대 이전만 해도 각국이 활용 가능했던 에너지는 사람과 동물의 육체노동뿐이었다. 다시 말해, 광합성으로 전환된 태양에너지는 식량의 농업적 생산을 통해서만 얻어낼 수 있었다.

중국은 장기적 농업정책에서도 크게 앞서 있었다. 전국적 수리(水理) 관개(灌漑) 제도 확충과 노련한 운용 정책은 그중에서도 최고였다. 그러나 19세기 영국(을 선두로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석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제가 시작됐다. 석탄은 목재나 육체노동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제공했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가동시켰다. 중국의 에너지 시스템은 경쟁 상대가 되지 않았다. 석탄으로 얻은 화력이 군수산업에 도입되면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은 아편전쟁에서 능욕을 당하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대영제국의 석탄경제 또한 영원할 수는 없었다. 20세기 초반 석탄보다 훨씬 효율적인 또 다른 화석연료, 석유가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이때 석유 기반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기민하게 인프라 건설에 나선 국가가 미국이다. 미국은 초반부터 석유경제를 수용했다. 제도적 유연성을 갖추고 있었고, 영국만큼 석탄경제에 몰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미국은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며 신(新) 글로벌경제의 중심에 자리잡았다.

그러나 게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중국이 태양에너지와 풍력 효율성 제고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잘만 활용하면 ‘화석연료 제로’ 경제도 가능한 기술이다. 재생가능 에너지 혁신은 19세기 전 세계를 발칵 뒤집은 영국과 독일의 증기기관 혁신과 맞먹는 잠재력을 가진다.

이대로만 진행된다면 중국은 값비싼 화석연료를 전혀 수입할 필요 없는 신(新) 에너지 패러다임을 장악할 수 있다. 석유 확보를 위해 뼈아픈 전쟁을 치를 필요가 사라지는 건 물론이다. 중국은 태양에너지 및 풍력 기술을 장악하고 생산을 통제하며, 직전의 역사적 이동과 동일한 글로벌경제의 근본적 전환을 이루어낼 것이다. 이에 동참하고자 독일 또한 재생에너지에 전력 투자하기 시작했다.

한국이 석유 기반 경제구조를 깨지 못하고, 경제를 바라보는 방식에 있어서도 근본적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중동과 미국의 오일머니 중독에서 벗어나겠단 의지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럼 19세기 중국, 20세기 대영제국과 마찬가지로 ‘한물간’ 경제구조에 갇혀 다른 국가와 함께 쇠락의 길을 걸을 것이다. 신(新) 에너지 패러다임을 위해서는 깊고 강력한 변화가 필요하다. 오로지 수출을 통해 선진국 반열에 오르겠다는 꿈에서 깨어나 한국 경제의 근간을 냉철히 분석할 때다.

이만열 |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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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법적, 사회적, 도의적 책임과 상관없이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참사의 재발방지와 제대로 된 수습의 가장 큰 역할은 정부에 있다. 참사가 발생하기까지, 그리고 참사가 발생한 이후 수습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 중 여러 지점에서 국가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였다. 이들 중 특히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국가가 이미 운영하고 있던 두 제도, 즉 화학물질관리와 심사등록에 대한 제도 그리고 환경분쟁 조정제도가 방기하였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예방 및 그 수습에 대한 국가책임은 지금에라도 반드시 묻고 지나가야 한다.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가장 많이 쓰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제조와 관련하여 1996년 (주)유공이 제출한 신규물질 등록 신청에 대해 1997년 환경부는 “유독물에 해당 안됨”이라는 화학물질심사결과를 통보하였다. 구체적으로 화학물질에 대한 독성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단지 고분자물질이라는 점에 근거해 크로마토그래프 분석결과와 비점, 용해도, 분자량 1000 이하의 함량, 수평균분자량, 그리고 잔류단량체 함량 자료에 근거하여 위험물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시 말해 분자량이 크면 세포독성을 일으키지 않아 위험하지 않다는 일반적인 기준을 따랐다는 것이다.

5월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관계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습기 살균제 참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그러나 이는 당시 화학물질관리제도를 갖춘 국가들이 적용하고 있던 고분자물질 관리 및 허가 기준과 괘를 달리하는 판단이었다. 특히 1995년 개정된 미국 유해물질관리법상의 고분자물질 유해성심사 면제 기준인 저위험 고분자물질(PLC) 규정과도 맞지 않는 기준이었다. 즉 1995년 미국의 PLC 규정은, PHMG와 같이 용해도가 높으면서 물에 녹아 양이온을 띠면, 고분자물질이더라도 높은 세포독성 가능성 때문에 심사면제에서 제외토록 한 규정이었으나, 1997년 당시 환경부의 판단은 이를 고려하지 못한 잘못된 판단이었다.

한편 피해의 수습은 그 완벽함에 따라 크게 배상, 보상, 구제로 나누어지며, 일단 정부가 먼저 수습을 하고, 그 책임자를 찾는 경우 구상을 받아낼 수도 있다. 여기서 환경피해의 배상을 위한 사법제도가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분쟁조정과 같이 배상이나 보상이 아닌 구제 수준의 행정적 조치가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환경피해는 그 입증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점, 그리고 피해 입증의 사법적 판단 이전이더라도, 환경피해의 경우 그 광범위함이나 비가역성 등에 비추어 원인판단에 따라 우선적으로 그 피해를 시급히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등에서 사법적 판단과 별도의 행정적 관리 필요성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8월9일부터 시행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은 피해에 대해 국가 자신의 책임은 전혀 없으며, 단지 회사와 소비자 간의 문제라는 입장에서, 모든 구제조치는 회사로부터 구상해야 한다는 행정적 단서를 달아, 결과적으로 구제의 범위를 인과관계가 확실한 배상대상만으로 축소시킨 제도이다. 정부는 병원비와 일부 장례비 등 최소한의 비용만을 지원하면서 그 비용마저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로부터 확실히 받아낼 수 있는 피해대상만을 한정함으로써 제대로 된 구제가 아니라 사실상 부분배상을 국가가 대리하는 제도에 불과한 것이다. 즉 피해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폐손상 판정의 28%에 불과한 1·2단계만 구제대상으로 하고 나머지 72%는 구제에서 배제해 버린 것이다.

전문가위원회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구상이 전제되어 있는 국가 지원대상에 가습기 살균제 노출로 인한 천식 피해를 포함시킬 수 없다는 일부 환경부 관계자들의 주장 또한 정부가 담당해야 하는 역할을 단지 사법처리상의 환경피해인정 전단계로만 국한시키려는 매우 부적절한 판단이다. 지금이라도 구상이 전제되지 않은 구제가 되도록 피해구제 특별법의 규정을 개정하여, 3단계(가능성 있음) 환자들을 포함하여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의 가능성이 폭넓게 제대로 구제되는 제도를 시행하여야 한다. 국민 생명과 안전의 보호는 최소한의 국가 책임이다.

백도명 |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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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하고, 신고리 5·6호기의 공사중단 여부를 공론조사로 결정할 방침을 세우자 원전세력이 똘똘 뭉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수십년간 독점했던 ‘전문가의 식견’을 앞세워 한국 원전의 기술력과 경제성이 세계최고라는 등의 원전지상주의를 원전지식이 부족한 시민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계의 핵심학맥인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출신이자 한국수력원자력에서도 13년간 근무했던 박종운 교수(동국대)의 ‘원전 비판’이 눈에 띈다. 원자력계는 “세상에 이런 마피아가 없다”는 박 교수의 자아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박종운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가 지난달 31일 동국대 경주캠퍼스 연구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 교수는 “좁은 한국 땅에서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을 확보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도 원전을 더 지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김창길 기자

박 교수는 “가뜩이나 원전밀집도가 높은 부산·울산·경주 인근에 또다시 신고리 5·6호기를 짓겠다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월성원전 주변엔 150만명, 고리원전 인근엔 400만명이 거주한다. 한국의 원전위험도는 주변인구가 17만명에 불과했던 후쿠시마와 비교할 때 40배나 더 위험한 것으로 평가된다. 원전세력은 한국의 원전이 안전하다고 호언장담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3차례의 사고도 모두 원전 선진국에서 발생했다. 스리마일 사고는 노동자의 실수, 체르노빌은 과학자의 실험, 후쿠시마는 자연재해로 일어났다. 수십수백만 시민의 생명을 전문가의 보증만으로 보장할 수는 없다. 이런 위험 때문에 원전은 온실가스를 덜 배출한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청정에너지’로 공인받지 못한다. 무엇보다 원전세력은 사용후 핵연료 처리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 사용후 핵연료의 방사능이 자연수치로 떨어지는 데는 10만년이 걸린다. 국토가 광활한 미국에서조차 주민 반발 때문에 폐기물 처리장소를 마련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좁은 땅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다는 말인가. ‘화장실 없는 아파트’의 뒤처리를 후손들에게 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당장의 편의를 위해 미래세대에 폭탄을 돌릴 수는 없다.

연일 폭염이 밀려왔지만 지난 7월 발전 설비예비율이 34%에 달한다는 자료가 나왔다. 공급과잉으로 전력이 남아돈다는 뜻이다. 또한 2014년 주민투표 끝에 ‘탈원전’을 선언한 강원 삼척시는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떠올랐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허가를 받았거나 허가신청을 한 업체가 172곳에 이른다. 예정 발전용량(1916㎿)은 원전 1기의 발전용량(1000~1500㎿)을 훌쩍 뛰어넘는다. 한국은 이제 ‘원전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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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3일 그동안 논란이 됐던 역할과 결론 도출 방법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공론화위원회는 원전 공사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가 아닌 독립적 자문기구로 규정했다. 따라서 위원회는 공론화 과정을 관리해 도출된 결론을 정부에 권고하고,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공사 중단 또는 재개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시민배심원단 명칭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시민대표 참여단(시민참여단)’으로 바꿨다. 국민의 의견 수렴 방법은 숙의 여론조사 형태인 공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3개월 시한의 공론화위원회가 출범 열흘 만에 답을 내놓은 것은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그동안 공론화위의 역할과 결론 도출 방법을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졌다. 공론화위가 지난달 27일 브리핑에서 공론조사와 배심제라는 다른 결론 도출방식을 두고 명확히 정리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법적인 최종 결정은 정부가 내린다”고 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 같은 논란은 공론화위에 대한 불신을 낳았고, 이 때문에 위원회 활동이 사실상 중단되기도 했다. 이번 발표를 계기로 최소한 공론화위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은 끝나야 할 것이다.

3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3층 브리핑룸에서 신고리 공론화위원회 김지형 위원장(붉은계열 넥타이)과 이희진 대변인(단발머리 여성), 이윤석 부대변인(노랑계열 넥타이)이 제 3차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회 회의 결과 발표를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오른쪽)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공론화위 회의 결과를 브리핑한 뒤 퇴장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제 공론화위가 해야 할 일은 공론조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설계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공론화를 위한 시민참여형 조사는 약 2만명을 대상으로 1차 여론조사 후 최종 350명 내외의 시민참여단을 모집한 뒤 숙의 과정을 거친 다음 최종 조사 순으로 진행된다. 공론화위가 정부에 넘길 최종 권고안에는 건설 중단·재개 의견 비율과 찬반 선택에 대한 다양한 의견, 토론과정에 대한 쟁점과 다양한 대안 등이 담기게 된다. 그 과정이 복잡한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찬반 비율의 편차와 그것에 대한 평가와 분석 등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신고리 5·6호기 원전 인근에 사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주민들의 시민참여단 참여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 1차 여론조사 결과를 공론조사가 벌어지는 기간 동안 공표할 것인지 등이다. 하나하나가 또 다른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사안이다.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운명을 결정할 ‘로드맵’이 완성된 만큼 누구나 따를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일이 중요하다. 공론화위원회는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부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개입을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공론화 과정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일이다. 공론조사의 정당성 확보는 물론 결과에 대한 시비를 없애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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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4일 발족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에 대한 논란과 관심이 뜨겁다. 8월1일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와 핵공학 관련 교수 등은 법적 절차를 문제 삼아 공론화위 활동중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같은 날, 공론화 추진방안에 대한 공개토론회가 한국갈등학회 주최로 열리는 등 공론화 과정의 설계와 관리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었다.

공론화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 중의 하나가 중립성이다. 공론화위 위원은 “중립적인 인사”(국무총리훈령 제690호 제3조2항)여야 한다. 7월31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당정협의를 통해 탈핵 정책으로 “전력 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고, 전기요금 폭탄도 절대 없다”고 주장하자, 핵발전 찬성 측은 정부의 발언이 공론화 과정의 중립성에 영향을 미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공론화 과정의 중립은 어떤 것인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가만히 있는 것이 중립인가? 찬반 양측이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공론화라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핵발전 관련 정보는 정부와 생산자인 한수원이 일방적으로 제공해왔다. 당연히 핵발전에 유리한 정보일 수밖에 없다. 원전은 깨끗하고 안전하고 경제적이라는 ‘원전 신화’가 탄생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최근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논의가 시작되자, ‘전기요금 폭탄’과 ‘전력 수급 심각한 차질’ 등의 자극적인 보도가 일부 언론을 통해 연일 쏟아져 나왔다.

공론화위는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중립적으로 공론화 과정을 설계, 관리해야 한다. “고통 앞에 중립은 없습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종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자신의 특별한 관심을 이렇게 설명했다. 고통에 대한 방관이나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그것은 무관심 또는 가해자를 편드는 것이다. 불균형 앞에서도 중립은 없다. 불균형 상태를 방치하는 기계적 중립은 중립성을 훼손한다. 중립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맥락에서, 공론화위의 중립성은 시민들의 숙의에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제공할 것을 요청한다. “국민 이해도 제고”(훈령 제2조3항)라는 공론화위의 기능도 같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론화 과정에 필요한 신고리 5·6호기 관련 정보에는 공학적, 경제적 문제와 함께 인간학적, 윤리적, 사회적, 정치적 문제가 포함된다. 자연의 불확실성과 인간 실존의 한계로 핵발전사고의 가능성은 상존한다. 사고가 나면, 아무도 책임질 수 없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교훈이다. 공사 현장에 걸린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지역주민 생계를 보장하는 유일한 대책”이라고 쓴 현수막은 핵발전소 지역주민의 삶이 어떻게 변할지 보여준다. 결국, 핵발전소에 예속된, 피폐해진 삶만이 남는다. 아무도 원치 않는 핵발전소 내의 피폭노동은 하청노동자들의 몫이다. “정규직은 사고 현장에 오지 않는다.” 어느 하청노동자의 말이 아직도 아프다. 핵발전소와 송전탑은 쌍둥이다. 밀양과 청도는 송전탑 지역주민의 삶이 어떻게 파괴되는지 생생히 보여주었다. 핵발전소의 가동으로 사용후핵연료가 쌓여간다. 최소 10만년을 보관해야 하는 이 고준위핵폐기물은 오롯이 미래 세대의 부담이다. 누가 핵발전의 안전성을 판단해야 하는가? 예측불가능성이 필연적으로 내재된 현실은 공학적 계산으로 얻은 수치보다 언제나 크다. 결국, 안전성 판단은 공학자들의 계산이 아니라 시민들의 선택의 문제로 귀결된다.

공론화위는 핵발전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하고, 시민들의 숙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책무를 지고 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의민주주의 한계를 촛불과 광장의 참여로 극복한 체험을 간직하고 있다. 그 여세를 몰아 이번에는 숙의 형태의 참여로 에너지 민주주의 시대를 활짝 열자. 관건은 평평한 공론화장의 확보에 있다. 공론화위의 ‘중립’을 기대한다.

조현철 신부·녹색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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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27일 공론조사의 로드맵을 발표했다. 8월 중 시민 2만명 내외를 대상으로 1차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중 350명을 선발해 공론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공론화위원회는 그동안 정부가 밝혀온 공론수렴과 의사결정 절차와는 다른 설명으로 혼선을 초래했다. 공론화위원회는 “공사를 재개할지, 안 할지 조사대상자들이 찬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것이 논란을 일으키자 부랴부랴 “찬반 결론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억측을 낳았다. 이는 지난 24일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을 그대로 정책에 수용할 것”이라고 밝힌 정부의 설명과는 배치된다. 일각에서는 공론화위원회가 민감한 사안인 원전 중단의 찬반을 결정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서울환경연합 탈핵자전거 원정대원들이 원전 신고리 5ㆍ6호기 백지화를 촉구하며 출발하고 있다. 이들은 9월26일까지 자전거를 타고 서울시내를 돌며 탈핵 선전전을 펼칠 예정이다. 서성일 기자

그러나 이날의 혼선은 정부가 자초했다는 비판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정부는 애초부터 공론화 작업을 추진하면서 시민배심원제와 공론조사의 개념을 혼동하는 우를 범했다. 사실 시민배심원제와 공론조사는 사회적인 갈등관리 기법의 차원에서 완전히 다른 시민참여형 숙의의 실천방법이다. 시민배심원제는 법원의 국민참여재판처럼 판결의 성향이 강하지만, 공론조사는 참여진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권자인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날 공론화위원회가 “공론조사는 찬반 의사 결정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시민배심원제와 공론조사의 용어를 혼용하면서 개념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도 처음부터 이런 문제점을 알았다. 그렇지만 정부가 전통적인 공론조사의 방식에서 벗어나 ‘공론조사 결과-정책 반영’이라는 혁명적인 민의수렴 방식을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좋게 해석했다. 그러나 공론화위원회가 ‘찬반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공론조사의 원칙을 천명함으로써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공론조사는 한국 사회가 처음 시도하는 숙의 민주주의다. 시민의 손으로 미래세대의 안전 문제를 심도 있게 토론하는 소중한 기회이다. 하지만 원전 백지화는 찬반 양론이 각축하는 갈등 사안임을 잊어선 안된다. 시행착오가 잦아지면 자칫 원전 안전이라는 대의명분을 잃을 수도 있다. 정부는 혼선이 계속되지 않도록 고민해야 한다. 특히 혼선을 빌미 삼아 공론화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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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미국 전력회사 PG&E사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불거진 안전성 논란 끝에 2016년 6월 캘리포니아주의 마지막 원전인 ‘디아블로 캐니언’(이하 디아블로) 1·2호기의 애초 계획된 20년 수명연장을 포기하고 2025년 폐쇄를 결정했다. 

또한 원전의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 효율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사례는 국내 공론화 방식과 차이가 있으나, 현재 국내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화에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준다.

먼저 지진과 원전 안전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다. 사실 디아블로는 지진으로 인한 건물 충격의 지표인 지반가속도 0.75g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정되어, 세계 최고의 내진설계를 자랑하던 원전이다. 이는 신고리 5·6호기 내진설계(0.3g)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건설비용도 현재 가치로 14조6000억원으로, 신고리 5·6호기 건설비(8조6000억원)의 두 배 가깝게 소요되었다. 그럼에도 캘리포니아 시민사회에는 디아블로 주변에서 단층대들이 발견된 만큼 지진으로 인한 사고 위험과 해양환경 피해를 완벽히 방지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이러한 우려는 원전 폐쇄 결정의 주요 배경이 되었다.

둘째로 전력회사의 전향적인 자세와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들 수 있다. 디아블로의 안전성 논란이 수년째 지속되자 PG&E사는 환경단체, 노조, 지역 주민을 동등한 파트너로 초청해 수명연장 여부에 대해 공동의 결정을 했다. 

논의 결과도 원전 폐쇄를 넘어 향후 에너지 대안 수립 방식, 노조와 주민들에 대한 보상 방식을 포괄하는 등 이른바 ‘질서 있는 폐지(orderly phase-out)’가 강조된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줬다.

셋째, 명망가와 대학교수들은 공론화 과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최근 청와대에 원전 추진 요구서한을 보낸 미국 환경단체 ‘환경진보’와 30여명의 대학교수들은 디아블로 사례에서도 지난해 1월 PG&E사, 캘리포니아 주정부 등에 디아블로 수명연장 요구서한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어느 기관도 이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이해당사자인 PG&E사와 노조조차 원전 폐쇄 방안에 합의했다. 국내 원자력계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이 ‘미국 환경단체’는 정작 미국의 원전 공론화 과정에서 아무런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우리는 과거 압축 경제성장을 하면서 대형 건설사업의 의사결정권을 정부, 국책연구소, 소수 대학교수들에게 부여해왔고 이를 당연시해왔다. 최근 국내 원자력 전공교수들이 신고리 공론화 방침에 대해 “비전문가인 시민들이 원전 추진 여부를 결정해선 안된다”는 성명을 낸 것도 이런 결정 방식에 익숙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지난 정권에서 천문학적 예산이 낭비된 ‘4대강’ ‘아라뱃길’ 사업 등을 국책연구소들조차 연구용역 발주자의 입맛에 따라 숫자까지 바꿔가며 합리화시켜준 사례들을 목도했다. 국민들에게 전문가랍시고 ‘호통’치는 원자력과 교수들은 신뢰할 만한 집단이라기보다는 업계의 ‘용역일꾼들’로 비칠 수밖에 없다.

원자력계가 공론화로 인한 공사 일시 중단조차 예산 낭비라고 공격하면서 3개월이라는 매우 짧은 공론화 기간이 설정되었다. 

그러나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사업에서 진정한 주인은 납세자인 만큼 그 어떤 이해당사자도 원전 공론화 자체를 거부할 명분을 갖지 못한다.

원자력계는 공론화 ‘흔들기’를 자제하고 공론조사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합리적인 행동일 것이다.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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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해결 국면으로 들어갔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다시 환경보전 논란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설악산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71호) 내 케이블카 건설과 관련해 ‘문화향유권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며 문화재위원회의 거부 결정이 잘못되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결정문에는 설악산의 ‘문화향유’ 정도가 제시되지 않아 과연 현재 설악산의 ‘문화향유’ 정도가 어느 수준일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설악산 케이블카의 예정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어미 산양과 새끼 산양. 박그림 제공

다음은 속초문화원의 설악산 소개글이다.

“설악산의 웅장한 절경은 어느 모로 보나 남한 제1의 명산으로 일찍이 1965년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전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극진한 보호를 받아오고 있는 보호지역이며, 1982년도 유네스코로부터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전 세계가 주시하는 보호구역이 되고 있다.”

이런 자부심 높은 설악산에도 아픔은 있다. 1995년 우리나라는 ‘국격’을 생각하여 이 “대한민국 최고의 명산”을 세계유산으로 등록하려 하였다. 그런데, 참 민망하게도, 세계유산으로 등록되면 규제가 강화되고, 관광객이 감소할 것을 우려한 지역민의 반대로 등록에 실패하였다. 이 사건이 우리나라 자연환경보전 정책에 시사하는 바는 매우 컸으나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변화는 없는 듯하며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이후 각종 개발로 설악산의 문화향유는 급격히 성장하게 되었으며, 2016년에는 총 365만명이 설악산을 ‘직접’ 향유하였다. 과연 매일 1만명씩 관광객이 찾아오는 설악산의 문화향유권은 어느 수준일까?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보호지역 중 하나로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미국 옐로스톤국립공원과 비교해보자. 옐로스톤국립공원의 직접 향유를 위한 입장객은 최근 10년 간 연평균 약 350만명이며, 2016년에는 426만명을 기록했다. 연간 300만명 초반을 유지하던 관광객이 국립공원청 역사 100년을 기념(미국 공원청은 1916년 설립되었다)한 대대적 홍보로 2014년과 2015년 각각 전년도에 비해 50만명이 증가하여 400만명을 넘어서게 된다. 일시적 현상으로 보임에도 급격한 이용객 증가로 인한 자연환경 훼손을 우려하여 2015년에 20%의 입장료 인상(현재 입장료는 차량 1대당 한화 약 3만4000원)을 단행하여 관광객 제한을 유도하였다. 언뜻 보면, 현 설악산 입장객은 문화향유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옐로스톤국립공원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숫자는 밀도를 계산하지 않은 결과로 이를 고려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설악산국립공원의 면적은 398㎢로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큰 보호지역 중 하나인데, 1㎢당 연간 관광객 수는 약 9200명에 달한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설악산의 22배가 넘는 9000㎢에 육박하는데, 유난히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 2016년에도 1㎢당 연간 관광객 수는 고작 474명에 불과하다.

미국은 설악산의 20분의 1도 되지 않는 관광객 밀도를 우려하여 입장료를 과감하게 올리는 반면, “대한민국 최고의 명산”으로 “극진하게 보호하는” 설악산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보호지역에 비해 단위면적당 20배나 많은 관광객이 찾음에도 문화향유 권리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혹자는 우리나라와 미국을 단순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논리를 여기에도 들이댈 것이다. 그러나 명심하자. 미국의 동물이나 한국의 동물이나 국토의 면적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울러 동일 관점에서 해당 국가의 특수성을 배제한 채 외국에는 케이블카가 많다는 논리를 펴는 주장은 하지말길 바란다. 케이블카의 건설 당위성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국가인 스위스에도 최소한 국립공원만큼은 케이블카를 건설하지 않는다.

문화재위원회의 결정논리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논리 중 어느 쪽이 보다 합리적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뻔한 것이다. 행심위의 결정은 자신들을 제외한 국가의 모든 전문위원회가 필요없다고 얘기하는 오만으로 비춰진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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