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경보나 주의보 발령이 거의 일상화되고 있다.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아토피, 비염은 물론 각종 호흡기질환도 유발하고 악화시킨다. 세계보건기구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미세먼지를 포함해 환경, 기후변화, 에너지 문제 해결이 화두인 시대에 철도는 대표적인 환경친화적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승용차와 기차(KTX)로 이동할 경우를 비교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차가 승용차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기차를 이용할 경우 소나무 12.4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기차는 환경 친화성, 대량수송, 안전성, 에너지 효율성을 고루 갖춘 교통수단이다. 많은 교통 전문가가 미래의 대안으로 철도를 첫 손에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다. 세계 각국은 친환경 녹색성장을 견인하는 철도 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제2의 철도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독일·중국·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는 대규모 철도 인프라를 건설하고, 철도 산업 발전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 코레일은 공공기관 최초로 ‘올해의 녹색상품’에 7년 연속 선정됐고, 철도 시설의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한 실내 공기질 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해 본격 시행 중이다.

한가위를 맞아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고향을 찾을 많은 시민들이 차 안에서 또는 기차 안에서 가족과 함께 환경을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보면 좋겠다.

<김동석 | 코레일 청량리열차승무사업소장>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또다시 원전안전을 위협하는 발견이 있었다. 한빛원전의 격납용기벽에서 민관합동조사단이 안전이 의심되는 69개소를 조사하여 그중 14개소에서 공극을 추가 발견한 것이다. 이전 한수원 자체 조사로 격납건물 매설판 보강재 주변에서 2017년 2개소, 2018년 6개소의 공극(8㎝ 이하)을 발견했던 것이, 이번에 조사단에 의해 깊이 20㎝ 이상의 예상보다 큰 공극 3개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격납건물 벽체 콘크리트에 공극이 존재하면 콘크리트의 지지강도가 떨어지므로 안전성능이 약화된다. 2016년 한빛 2호기에서 철판 부식에 의한 천공이 처음 확인된 이후 주민들이 요구한 확대검사에서 18㎝에 이르는 깊이의 콘크리트 공극이 확인된 바 있다.

문제는 앞으로 얼마나 더 발견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추가적인 확대점검이 불가피하므로 연말 20기 이상 원전을 가동하려던 정부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원전의 위험은 아주 낮은 확률의 것이라도 엄중하다. 민족과 국토에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년간 진행돼온 원전산업 전반에 걸친 이와 같은 은폐 문제는 안전에 정면 위배된다. 이 정권에서 추진하는 탈원전은 ‘안전’이란 토대 위에서 성립되므로 ‘안전’ 없는 ‘탈원전’은 없다. 향후 수십년에 걸친 탈원전의 과정에서 만에 하나라도 이상이 있으면 안된다.

출처:경향신문DB

하지만 현 정부가 전력투구하는 에너지전환 정책과 달리, 안전정책은 허술함이 이전 정권보다 오히려 못하다. 원안위가 장관급 대통령 직속기구에서 국무총리 소속 위원회로 변경되고 위원장은 차관급으로 격하된 상태에서 조직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원안위를 대통령 직속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원전감독법은 시행도 안되고 유령화돼 있으며 오히려 지난 정권에서 원안위의 독립성을 약화시키는 데 기여한 친원전 인사를 원자력안전기술원장에 중용하는 등, 방향성도 없고 지난 정권의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문제는 안전을 위한 정부 대응역량 불안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추진해온 ‘탈원전’이라는 이름의 개혁에는 당연히 차별화된 ‘안전체제 강화’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를 위해 개혁세력과 에너지를 결집시켜 안전대응력 강화를 강력 추진하여야 한다.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시급한 시점이다.

한편, 원전안전을 위협하는 은폐 문제는 원전비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한 현장중심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정부 내 원자력 은폐제보 및 청산센터 설치 △발전소 현장 순회감시를 위한 안전보안관 설치 △원전안전 교차감시를 위한 국회 및 지자체의 감시참여 제도화를 제안한다.

<이정윤 |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TAG 탈원전

지난달 29일 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에 대한 중간설명회가 있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에너지법과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 규정돼 있는 계획으로 향후 5년간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근간을 결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올해 말에는 그 최종안이 발표되고 확정될 예정이다. 중간발표라서 아직 많은 부분이 여백으로 남아 있지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높은 완성도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 가지 논점을 제기해 본다.

우선 눈에 띄는 건 에너지믹스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에너지기본계획이 에너지믹스라는 물량적 가이드라인을 기계적으로 내놓는 데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중간발표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에너지산업의 운영 원리를 제시한 점은 개선된 사항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정부가 어떤 원리와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을 펴 나갈 거라는 입장 제시는 지금까지의 정부 계획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제학자로서 의미 있게 지켜본 점은 원가와 사회적 비용을 반영한 에너지 가격구조를 확립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우리 에너지산업에서는 정부의 가격규제와 시장에 대한 개입이 필요 이상으로 크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9·15 순환정전 등 전력 부족사태가 나타났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 문제가 조세정책을 통해서만 교정되는 것은 아니다. 조세 이전에 이미 상당한 교차보조로 인해 왜곡된 에너지 가격체계가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고쳐나갈 수 있도록 정부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에너지 가격을 합리화하겠다는 정책목표 외에도 통합 스마트 에너지시스템을 구축하고 도매전력시장의 개선을 제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많은 전력 전문가들은 우리 도매전력시장의 정체를 문제시해 왔다. 그동안 전력산업의 규모도 커지고 민간의 참여폭도 증가했는데 도매전력시장 제도는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도매전력시장에 유연성과 실시간 변동성을 강화해 전력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자원의 합리적 배분을 유도한 점은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아쉬운 점은 에너지 가격의 합리성을 보장하고 도매전력시장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경쟁 도입, 산업구조의 개편, 그리고 민간 역할의 확대가 누락돼 있다는 것이다. 도매전력시장에서 전력 구입자는 한전 외에는 없고 이런 구조적 제약이 도매전력시장의 발전을 근본적으로 막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소비자 선택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는 제주 시범단지처럼 스마트 에너지시스템은 작동되지 않는다. 현재처럼 시장지배력이 큰 전력시장과 공기업 주도형의 지배구조는 경쟁을 제한하고 공기업을 통한 정부의 개입을 불러들일 수밖에 없다. 가격규제는 결국 산업구조와 정부 개입의 유혹에 달려 있다는 평범한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런 점에서 독립적 규제 거버넌스의 구축이 명기된 점은 반갑지만 장기 과제로 분류된 점은 이번 에너지기본계획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다른 어느 때보다 가격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고 국민들의 참여, 사업자들의 목소리, 지자체 역할의 강조 등 현장을 중시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앞으로 최종계획 발표 때까지 시장과 현장을 중시하는 정부의 입장이 보다 확실한 다짐이 되고, 보다 구체화된 발걸음으로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올여름은 참 무덥고 비도 많이 내렸다. 사람들이 만날 때마다 날씨에 대한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이렇게 더워서 어디 살겠느냐는 것이다. 나는 이번 여름을 보내면서 뭔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는데, 이번 더위가 예외적인 현상이 아닐 것 같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94년 여름 나는 군대에서 일병을 달고 있었는데 그해도 기록적인 폭염이었다. 내부반이 서쪽 건물 벽에 붙어 있어 지는 해의 열을 받아 밤새 후끈거려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다들 혀를 내둘렀지만 그걸 가지고 기후변화를 운운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올해 여름을 보내면서 사람들의 머리는 이 더위를 지구온난화와 긴밀하게 연결시키는 듯하다.

그만큼 지구온난화는 지난 십수 년간 조금씩 확실하게 진행되어 이제 피부로 인지할 수준까지 됐다는 이야기다. 내년에도 이런 더위가 올 확률이 매우 높다. 겨울은 어떤가. 제트기류가 약해져서 북극의 한풍이 한반도를 덮었던 지난겨울의 상황이 올해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름엔 지독하게 덥고 겨울엔 지독하게 춥다. 사계절이 완만하게 서로 바뀌며 순환하던 일은 까마득한 옛이야기가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지난 8월 20일 기준으로 전국 저수지의 저수율이 50% 아래로 떨어졌다. 충남에서 가장 낮은 저수율을 보인 공주시 중흥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정지윤 기자

인간은 환경에 잘 적응해왔다. 기후가 바뀌면 거기에 맞게 적응하면 된다. 군대에 제빙기를 넣어주고, 양봉하는 사람은 벌통 주변에 나무를 수십 주 더 심어 온도를 낮춰준다. 게릴라성 폭우와 폭염이 몰아치는 여름에는 야외에서 하는 행사를 대폭 줄여야 하고, 더위로부터 목숨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취약계층을 잘 살펴야 한다. 과일이나 농작물도 기후 변화에 맞게 바꿔서 심거나 물과 온도를 조절해주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에어컨 업체는 생산량을 늘리면 되고 정부는 전기료를 깎아주면 되고 정치인은 더위는 내가 해결하겠다고 공약하면 된다.

문제는 기후 변화가 인간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저명한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너스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면 아마존 밀림이 붕괴한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쓰는 산소 중 상당히 많은 양을 생산하는 이 거대 삼림이 황폐화되면 당장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가 250PPM이나 추가로 배출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지구를 감싸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막이 좀 더 두꺼워져서 온도가 1.5도 상승하게 된다. 이는 곧 지구 온도를 4도나 상승시키는 일로 이어지고 이 단계에 접어들면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탄소와 메탄이 우후죽순으로 배출되기 시작한다.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더 늘어나 곧 5도 상승에 직면하게 된다. 이 정도가 되면 바다 심해에 저장되어 있는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대기 중으로 나와 6도 상승에 이르는 대재앙이 발생한다. 이런 시나리오와 관련하여 인간이 컨트롤할 수 있는 지구의 온도 상승은 2도 상승이 마지노선이라는 게 환경론자들의 주장이다. 그 이상이 되면 임계점을 벗어나 인간의 손으로 막을 수 없는 연쇄반응이 시작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금성이 떠오른다. 요즘 밤하늘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별 금성은 사실 지옥성이다. 금성을 감싼 두꺼운 가스층으로 인해 온실효과가 극단적으로 진행돼 내부 온도가 무려 500도를 넘는다고 한다. 지구가 이런 환경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올해 여름은 지난해 여름보다 무려 5~6도나 더 덥지 않았던가. 최근에는 북극에서 절대, 네버, 앱솔루틀리 녹을 일이 없다는 코어 빙하에 금이 쩍 하고 갔다는 뉴스도 보도되지 않았던가. 이런 상황에서 기후에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당신은 너무 야속한 사람이다.

기후윤리학자인 가디너(Stephen M. Gardiner)는 기후 변화와 관련한 원인과 결과의 분산성, 행위자의 파편성, 제도의 불충분성 때문에 기후 변화를 좋은 쪽으로 돌리려는 노력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경고한다. 기후 앞에서 인간의 도덕성은 붕괴되어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에,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에 책임을 떠넘기기 바쁘다. 내가 참고 협조하면 그게 상대방을 도와주는 일이 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도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전 지구적 대응을 막고 있다.

출판인으로서 나는 사람들의 기후 감수성을 높여주고, 기후 판단을 도와줄 책들을 계속 펴내고자 한다. 올해 <폭염 사회>라는 책을 내서 주목을 받긴 했지만 실제 판매는 기대와 달리 형편없는 수준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기후 문제를 심각한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좀 더 쇼크를 주거나 재미요소를 넣거나 하는 수밖에. 조만간 그런 책을 들고 다시 돌아오리라. 폭염의 귀환에 맞춰서.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최근 자동차가 열흘 간격으로 두 번이나 방전됐다. 지인에게 산 이 경차는 연식에 비해 상태가 꽤 좋아서 그동안 한번도 나를 속 썩인 적이 없었다. 무선키의 버튼을 누르면 항상 멀리서부터 ‘딸깍’ 하는 경쾌한 소리로 화답하던 자동차가 어느날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됐을 때 느껴지는 당혹스러움이라니. 혹시 이렇게 될까봐 시동을 끌 때는 언제나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선까지 완전히 뽑아두었는데 말이다.

어디 누전되는 곳이 있나 싶어 불안한 마음에 정비소로 끌고 갔는데 한참 동안 이리저리 살펴보던 정비사는 차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다. 배터리는 교체한 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원인일 리가 없고, 발전기 성능도 정상이었다.

“배터리 용량이 작은 차인데 처음 방전되고 난 후에 완전히 충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전력을 많이 썼으니 며칠만 세워둬도 다시 방전될 수밖에요. 에어컨 계속 트셨죠? 에어컨이 생각보다 전력을 많이 잡아 먹거든요. 게다가 블랙박스 같은 기기들도 다 켠 채 운행하셨을 테고….”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생각해보니 그랬다. 출퇴근을 대중교통으로 하다보니 자동차는 주말에만 쓰는 터라 가뜩이나 충전할 수 있는 운행시간이 길지도 않은데, 에어컨은 물론이고 앞뒤로 단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휴대폰 충전까지 전력을 그렇게 많이 썼으니.

정비사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했다. “운행을 자주 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게 어려우면 한동안은 2~3일에 한번씩 10분 동안만이라도 시동을 켜놓으시든가요. 요새 같은 날씨에 에어컨을 안 틀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전력 사용도 조금 줄이시고요.” 그러나 머리로는 알면서도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정비소에서 돌아오는 길에도 에어컨을 단 1초도 끌 수 없었다. 에어컨을 끄면 찜통이 되는 차 안에서 버틸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례없는 폭염으로 고통받은 올여름은 우리에게 한 가지 교훈을 남겼다. 이제 에어컨은 거부해야 하는 죄책감의 대상이 아니라, 일종의 생존 필수품이 됐다는 깨달음. 올여름 전국의 평균 폭염일수는 31.2일로 1994년을 넘어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열대야는 16.7일 연속 이어졌고, 공식 최고기온이 40도를 돌파하는 등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밤에도 에어컨 없이는 숨조차 쉬기 힘든 이런 극단적인 여름 더위가 앞으로는 더욱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선풍기의 더운 바람에만 의지하다 열사병으로 병원에 실려가는 노약자들을 생각하면, 저소득층의 정보접근권을 위해 보급된 저가형 스마트폰처럼 당장 보급형 에어컨 개발에라도 나서야 할 판이다.

그러나 올여름은 우리에게 교훈뿐 아니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도 남겼다. 그것은 아마도 방전된 자동차가 나에게 던진 숙제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의 배터리 용량이 한정돼 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일상에서 쓰는 전력 공급의 한계는 잘 실감이 되지 않는다. 수요가 느는 만큼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전제하에, 단지 공급을 어떻게 늘릴 것이냐 하는 선택의 문제로만 치환된다. 그러니 폭염이 기승을 부릴수록 탈원전 정책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하지만 이는 갚을 수 없는 빚을 내서라도 배터리 용량이 큰 차를 사면 방전 문제가 간단히 해결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빚을 내 지구도 더 큰 것으로 바꿀 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그럴 수가 없으니, 결국 원전은 미래 세대에 갚지 못할 빚만 지우는 셈이다. 게다가 폭염이 가속화되면 원전도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독일과 핀란드, 스웨덴 등은 올여름 일부 원전 가동을 일시 중지했다. 폭염으로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 원전의 냉각수를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여름 폭염이 나에게 남겨준 숙제는 이것이다. 에어컨 없이 살기 어려운 시대가 됐음을 받아들인다면, 나는 에어컨 대신 무엇을 포기해야 할 것인가.

요즘 정비사의 조언에 따라 오밤중에 주차장에 내려가서 자동차 시동을 걸어놓고 멍하니 앉아있다 오곤 한다. 두 번이나 방전 사태를 겪고 나니 갑자기 실내등을 켜는 데 들어가는 전력까지도 신경이 쓰인다. 효과적인 전력 사용 포트폴리오를 짜보기로 했다. 내비게이션 대신 스마트폰 앱을 쓰면 좀 나을까. 야심차게 앞뒤로 달아놓은 블랙박스는 안전한 곳에서는 가능한 꺼둬야겠다. 데일 듯이 덥지 않다면 1시간에 5분 동안만이라도 에어컨 대신 달리는 차의 창문을 열자.

올여름 폭염은 지금까지 우리가 누려온 삶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에너지는 한정돼 있는데 에어컨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전력 소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른 무언가를 줄여야만 한다. 밤에도 30도가 넘는 열대야 속에 에어컨을 틀면서, 빨래를 말리기 위해 건조기를 돌리고, 식기세척기로 설거지를 하는, 그 모든 삶의 패턴을 누리기 어려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지 모른다.

<정유진 사회부 차장>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TAG 폭염

올여름 더워도 너무 더웠다. 더위도 더위지만, 여름 내내 걱정스러웠던 것은 오존주의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혹한과 미세먼지는 그나마 반비례했지만, 폭염과 오존은 그렇지 않다. 수도권 기준으로, 폭염일의 오존 ‘나쁨’ 이상 발생 비율은 비폭염일 대비 2.3배, 오존주의보 발령 비율은 비폭염일 대비 5.5배로 나타났다. 이는 높은 기온과 강한 자외선, 공기 흐름의 정체라는 기상 조건이 오존 발생의 3박자로 딱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산화탄소나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미세먼지마저도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것에 비해, 오존은 해를 거듭할수록 현격하게 증가하고 첫 발령일도 빨라지고 있다.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는 2012년 66회에 비해 지난해 276회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첫 발령일 역시 4월로 빨라졌고, 특히 올해는 지난해(4월30일)보다 11일이나 빨리 첫 주의보가 발령됐다.

왜 오존 관리가 잘 되지 않을까? 일단 발생원에 대한 파악이 미흡해서이다. 이론상 오존은 자동차나 공장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등이 강한 자외선과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된다. 그런데 현재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배출원 및 배출량이 불명하다. 자동차,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는 어느 정도 관리가 된다 치더라도 도장시설, 세탁소, 인쇄시설 등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서는 관리는커녕 파악조차 미흡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황사의 경우 노랗고 미세먼지의 경우 뿌옇다. 그러나 오존은 무색의 자극성 기체로, 냄새(인쇄소의 금속성 냄새)가 있다고는 하나, 유기용제 사용 시설이 아닌 공간에서는 맡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착한 오존’에만 익숙하지 ‘나쁜 오존’에는 낯설다. 착한 오존이라 함은, 대기권 밖 성층권 내 고도 25~30㎞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며, 태양에서 방출하는 해로운 자외선을 흡수하여 지표로 도달하는 것을 막아 생명체를 보호하는 오존층을 말한다. 우리는 오존층이 파괴되지 않도록 프레온 가스 배출을 자제하자는 캠페인에는 익숙하지만, 지표면의 ‘나쁜’ 오존을 없애야 하고 피해야 한다는 인식은 하지 않는다.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두 얼굴을 간과하다 보니, 오존주의보가 발령되어도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0.08ppm의 오존에 하루 8시간 노출될 경우 사망률이 3∼5% 늘어날 수 있고, 6시간 이상 노출되면 젊고 건강한 성인에게도 염증성 폐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미세먼지에 비견되는 무서운 독성가스인 셈이다. 더구나 미세먼지와 달리 기체성이라 마스크로도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오존의 배출원을 파악하고 감축하는 노력을 함에 앞서 ‘오존’의 이중성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외출을 자제시키는 것 외에도 시민들이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이를 홍보해야 한다. 환경부 매뉴얼에 따르면, 여름철에는 한낮에 주유를 피하는 것이 좋다. 뿐만 아니라 오존 노출을 피하기 위해서는, 가득 채워 주유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당장 오존 감축이 힘들지라도, 상세한 대응 매뉴얼이 시급하다.

<지현영 | 환경재단 미세먼지 센터 사무국장·변호사>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114년 만에 찾아온 폭염은 세계 기후변화에 한반도가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것도 분명해졌다. 이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독일, 미국, 중국 등 주요 경제국들이 주도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세계 에너지원 비율이 가파르게 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석탄, 원자력, 석유가 20% 이상 감소했고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는 30% 이상 증가했다. 우리는 작년에 뒤늦게 에너지전환에 합류했다. ‘탈원전, 탈석탄, 친재생’으로 요약되는 우리의 에너지전환은 세계적 추세의 일부분만 반영한 상태이다. 대표 정책인 ‘재생에너지 3020’도 세계 변화 속도보다는 늦다.

국가별로 처한 상황이 다른데 우리는 왜 세계 에너지전환을 따라야 하는가. 이제 이산화탄소(CO2) 배출과 미세먼지 같은 국제 환경규제를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작년에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은 310조원대로 커졌다. 태양광 발전 시장만 180조원이다. 작년에 설치된 발전원은 재생에너지가 157기가와트(GW)인 반면 화석에너지는 70GW에 불과했다. 태양광 발전은 98GW로 가장 많이 설치됐다. 문제는 우리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4%도 안 된다는 것이다. 당장은 경제성이 좋다는 이유로 원전과 석탄발전만 육성해왔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탈석탄, 탈원전, 탈석유’ 배경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등 환경요인도 있지만 경제성과 시장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원전은 안전규제 강화와 시장축소로 가격이 매년 10%대로 오르고 있다. 반면, 태양광 발전의 경우 기술혁신과 시장확대로 5년마다 가격이 절반으로 급락하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로 천연가스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 반면, 지금도 가스 발전소에 비해 고가인 석탄·석유 발전소는 환경규제 강화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향후 30년 이후까지 지속되어, 2050년에는 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의 60~85%가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 일본, 중국, 미국 등이 장기 로드맵을 마련해 연구개발과 시장확대에 나서는 이유다.

이러한 에너지전환에 대해 국내 일부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특히 원자력 학계가 반발하고 있다. 원전은 안전하고 청정하며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그동안만 보면 그런 측면이 있다. 하지만 활성 지진대에 위치한 과밀 원전과 핵폐기물 처리, 미래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 문제는 해결이 어렵다. 미국이 지금 원전 3기를 조기 폐쇄하는 이유는 경제성이 없어서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당장 대학의 원자력 분야 학생 지원이 급감하고 있다. 장래가 불확실해서인데, 방치해둘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전환에 따른 장기적인 원자력 인력 전환 로드맵이 필요하다. 참고로, 국내 원전 종사자 중 원자력 전공자는 8%에 불과하며 이는 인문사회 전공자 11%보다도 적다. 대책을 잘 마련하면 대학 원자력학과 문제는 해결 가능한 것이다.

미국의 탈원전 성공사례는 시사점이 많다.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사고 이후 40여 년간 신규원전 건설을 중단했지만 원전부품과 설계·운영기술은 계속 수출하고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은 원자력 발전분야를 대폭 줄이는 대신 방사선 분야를 늘리는 구조조정을 했다. 방사선 분야는 방사선 의료, 비파괴검사, 농식품 저장, 보안검색 등으로 작년 세계시장이 약 330조원에 달했다. 원전보다 훨씬 큰 시장이며, 매년 12% 이상 성장한다.

현재 국내 원자력 시장 비율은 원전 82% 대 방사선 18%로서 미국의 25% 대 75%, 일본의 54% 대 46%와 크게 대비된다. 대학의 원자력학과 자체 조정이 필요한 이유다. 원전에 치중했던 커리큘럼도 방사선 분야는 물론 미래 에너지 전망에 맞게 다양하게 개편해야 한다.

정부는 에너지전환에 따른 창의·융합형 연구개발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44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에너지전환 관련 원자력 분야 기술개발(원전 설계·운영·해체 등)에도 매년 약 700억원을 지원한다. 원자력계가 에너지전환에 앞장선다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좋은 기회다.

<임춘택 | 한국에너지기술평가 원장>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지리를 지나며 이 불볕더위를 ‘잠시 시련이다, 가혹한 대가다’라고 생각해 보았다. 끓는 물에 적셨다 꺼낸 종이처럼 옷들이 고통스럽다.” 29세의 나이에 요절한 천재 시인 기형도가 1988년 8월 &lt;짧은 여행의 기록&gt;이라는 산문에서 묘사한 한여름의 더위이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올해의 끔찍한 더위는 잠시의 시련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구를 착취해온 것에 대한 가혹한 대가임은 분명하다.

지금 화두는 기후 변화에 따른 냉난방의 복지이다. 기후정의는 기후변화가 냉난방 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문제에 대한 대응이고, 기후형평성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관한 문제이다. 기후정의를 위해서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냉난방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동시에 국민들이 고통스러운 혹서기를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한시적인 주택용 누진제 완화가 발표되었고 관련 제도의 변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냉난방 복지뿐만 아니라 폭염으로 인한 농축산물 피해와 그에 따른 파급효과도 커지고 있다. 이제는 기후변화가 초래할 문제들을 미리 예측하고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대응 정책과 함께 장기적, 철학적, 기술적 방향과 정책들을 고민해야 한다. 기후형평성의 차원에서 산업화의 혜택을 누려온 선진국과 기업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살인적 폭염은 기후형평성에 대해 설왕설래하는 것조차도 사치로 만들어 버렸다.

환경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의 영향으로 환경파괴와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으나, 친환경 행동은 아직 미미하다. 그 이유는 환경 희생을 기반으로 하는 생산과 소비 그리고 생활 방식이 가지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며 친환경 행동을 위해서는 시간, 비용 노력이 들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 장벽이 친환경 행동을 더욱 방해하기도 한다. 개인의 행동은 너무 미미해서 환경과 기후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무력감이 대표적인 심리적 장벽이다. 기후변화는 개별지역 차원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차원의 문제이다. 심리적으로 그룹의 규모가 클수록 그리고 개인의 기여가 익명일수록 개인의 노력으로 인한 변화가 적게 느껴진다. 그러니 기후변화 경감을 위한 개인의 역할이 너무나 미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무력감은 기후변화 자체를 부정하는 현상으로 전이된다.

환경심리의 권위자인 로버트 기포드 교수는 개인이 기후변화 경감을 위한 자신의 노력을 타인과 비교할 때, 불공평을 지각하게 되고, 이는 기후변화 경감을 위한 행동을 방해한다고 밝혔다. 지각된 불공평은 코먼스 딜레마(Commons Dilemma)라는 사회적 딜레마로 대변된다. 코먼스 딜레마는 개인의 단기적 이기심이 공동체의 장기적인 공익과 상충할 때, 많은 사람들이 사익을 추구하게 되면 공동체 전체는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지만, 타인이 공익을 위해 함께 협조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노력은 무의미한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으므로 선택에 딜레마를 갖는다는 것이다. 코먼스 딜레마는 기후변화 경감을 위한 우리의 선택적 딜레마를 대변한다. 개인의 노력이 기후변화를 경감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무력감과 코먼스 딜레마가 결합되어 다른 사람들의 협조가 없으면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기후변화를 경감시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 노력은 헛일이라는 무력감을 강화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무력감과 코먼스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작은 실천을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행동들이 습관화되고 친환경이 사회적 규범이 되어야 한다. 환경부를 비롯해서 관계기관과 지자체는 구체적인 실천 강령을 제시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특정한 행동들을 함께하는지 지속적인 설문조사 등을 통해 수치화해서 제시하고, 특정한 행동이 만들어 내는 긍정적인 결과를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소수의 완벽한 친환경활동가들보다 작은 실천을 하는 다수가 절실하다. 두려운 것은 곧 불어올 찬 바람으로 폭염이 뿜어내던 착취당한 지구의 신음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올해의 무더위를 겪으며 모두가 외면하고 싶지만 가슴속 깊이 느끼고 있는 불안과 불편한 진실은 기후변화의 가속화이다. 올해의 폭염이 재앙의 페달이 될 것인가, 아니면 더 늦기 전에 우리 행동의 변화를 이끈 축복이 될 것인가?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황금주 | 중앙대 교수 경영학부>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보도에 의하면, 연일 계속되는 이번 폭염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북아메리카, 북유럽, 아프리카 등 전 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인데, 지구온난화가 그 원인으로 지적된다고 한다. 고도 10㎞의 상층 대류권에 기압 차이로 서에서 동으로 부는 강한 바람띠(편서풍, jet stream)가 형성돼 있어 대기 순환에 기여하는데, 이 바람이 약화되어 고기압의 흐름이 정체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져서 상승기류가 활발해진 것도 고기압 발달에 기여했다고 한다. 호주의 한 대학 연구팀은 20개국 412개 지역에서 2031~2080년 열파(Heat Wave)로 인한 사망자를 예측할 수 있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어 분석했는데 2031~2080년의  열파로 인한 사망자수는 1971~2010년 대비 4배 이상 20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이산화탄소(CO2)의 배출로 온실효과(Greenhouse Effect)가 발생하여 지구표면의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지구온난화라고 불러왔는데, 최근에는 미국 과학학술지 논문에서 핫하우스 지구(Hothouse Earth)라는 개념이 소개됐다. 지구온난화가 돔(dome)이 씌워진 것 같은 현상의 임계점을 이미 넘어서서, 더 이상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더라도 지구가 온실이 되는 것을 막기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대체로 기후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만 줄이면 마치 산술적으로 온실효과도 진행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이미 일어난 현상이 지구의 안정된 질서를 깨는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있어 예측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해수면 상승이 그 실례이고, 기후변화 관측을 담당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가장 위협적인 요소로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을 경우를 든다. 빙하가 녹으면 지구 평균 해수면을 7m 이상 높이게 되고 방글라데시는 국토의 반이 잠기고, 상하이도 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태국, 메콩강 하구도 지대가 낮은 편이라 해수면 상승 시 위험하다. 폭염과 혹한, 홍수 등 극한현상은 진작부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관측돼왔다. 식량과 물부족, 기후난민, 빈곤심화 등의 사태도 기후변화의 결과로 초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에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95개 국가들이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지켜야 하는 공동의 의무를 부담하기로 했다. 그 후 기후변화에 대한 대중적 인식도 상당히 제고됐지만, 이것이 단순히 에너지 공급원인 화석연료를 줄이는 것만으로 쉽사리 해결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게 이미 나타난 사태로부터 얻어야 할 교훈이다. 지구 평균기온은 2016년 현재 1.1도 올랐고 바다도 계속 더워지고 있는데 한번 더워지면 열이 잘 식지 않기 때문에 수온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본다.

그런 가운데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기후변화는 화석연료를 사용한 산업문명이 초래한 것이어서 미국은 역사적 책임이 가장 큰 국가이지만, 실제로 기후변화의 피해는 미미한 편이다. 기후변화에서는 원인제공을 한 선진국 국가군과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 간의 불균형도 문제해결에 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위에 속하는 책임이 큰 나라다. 지구가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급변하리라는 예측을 하면서도 신속하게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데에는 구체적인 피해를 겪기 전에는 좀처럼 문제를 실감하기 어렵고 관행대로 흘러가는 게 인간의 속성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의 고통스러운 장기간의 폭염을 겪으면서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보다 절실한 각성의 계기가 주어진다면 그나마 다행일 수 있겠다.

기후변화는 산업문명의 총체적 난국이라 할 수 있다. 지구적 규모로 거대화한 물질적 성장과 혜택을 공유하기에 한 국가나 개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실천할 방법들이 마땅치 않고 효과도 미미하다는 점에서 개인으로선 속수무책에 가까운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물론 개개인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을 나누면서 적합한 생활방식을 찾아 사소한 실천이라도 해나가야 한다. 이제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절박한 생각이 든다.

기후변화는 산업문명의 시작 때부터 드리워져 있던 어두운 이면이다. 이제 포화상태의 표면을 뚫고 드러나는 놀라운 진실은 우리 스스로 공동의 집 지구를 폭행하고 망가뜨려 집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류가 지구를 파괴할 정도로 가공할 만한 힘을 부려본 경험이 이전에 없었기에 무분별한 과오로 인해 초래됐을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그 저변에는 왜곡된 문명의 관점으로 ‘이기심’이 깔려 있다. 탐욕이 인간의 속성이라 하더라도 지구와의 관계에서 배려와 신중함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간중심주의(Anthropocentrism)이다. 인간중심주의는 대체로 두 형태로 나타난다. 과오를 알게 된 상황에서도 거짓말과 조작을 동원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부인하는 경우이다. 일찍이 레이철 카슨이 <침묵의 봄>으로 화학제품의 문제를 폭로했을 때부터 산업의 이익을 누리는 측에서는 항상 그런 반응을 반복해왔고, 지금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중심주의의 근저에는 과학을 발전시켜서 자연을 지배하고 그리해서 자연으로부터 분리된 인간의 성찰능력에 대한 위대한 자부심이 놓여있다. 그러한 의식이 인권과 민주주의의 동력이기도 했다. 이제 인본주의의 가치를 나누는 사람들이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는 지점에서 다시 연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구와의 관계 재정립이 이 문명의 가장 커다란 숙제이며, 이 문제와의 상호연관성 안에서 인간과 사회의 문제들을 풀어가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아야 하는 것이다. 바다가 육지를 삼키고 하늘이 두꺼운 온실공간의 뚜껑으로 갇혀버려 산천초목이 죽어간다면, 밀폐된 지구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생존할 수 있으랴.

<강금실 | 사단법인 선 이사장>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은 기후변화에도 의미 있는 해였다. 온실효과,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같은 용어가 그해 본격적으로 대중의 뇌리에 각인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해 6월23일, 기후변화의 새 역사가 쓰였다. 40대 후반의 한 과학자가 그날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역사적인 증언을 했다. “지구온난화가 이산화탄소와 다른 온실가스에 의해 강화된다고 99% 확신할 수 있다.” 그의 증언은 이튿날 ‘지구온난화는 시작됐다’는 제목으로 뉴욕타임스 1면 머리기사를 장식했다. 기후변화가 언론에 처음 대서특필된 순간이었다. 향후 가열되는 기후변화 논쟁의 예고탄이기도 했지만. 그날의 주인공은 훗날 ‘기후변화 선지자’로 불린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 제임스 핸슨 박사였다.

당시 핸슨 박사가 말한 핵심은 세 가지였다. 첫째, 1988년은 역대 어느 해보다 더운 해라는 점이다. 둘째, 온실효과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기후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온실효과가 폭염 같은 극단적인 사태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는 2017년까지 지구의 5년 단위 평균기온이 1950~1980년보다 약 1.03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워싱턴을 비롯한 4개 도시의 극단적인 날씨 일수를 예측했다. 핸슨의 예측 결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확했다. 2017년까지 실제 기온 상승폭은 0.82도였다. 4개 도시의 극단적인 날씨 일수는 오히려 핸슨의 예측을 웃돌았다.

지난해 9월 중국 네이멍구 바우터우 쿠부치 사막의 조림지 대한항공 녹색생태원에서 임직원들이 황사 방지 희망 나무를 심기 위해 사막 능선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바우터우(중국) _ 이준헌 기자

그로부터 30년. 핸슨은 자신의 바람과 달리 예측대로 가고 있는 현실에 절망했다. 더욱이 올해 들어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가 최고기온을 갈아치울 정도로 지구는 더워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대기권 이산화탄소 농도가 410PPM을 넘어섰다. 지구온난화의 심리적 저지선이라고 불리는 400PPM을 넘어선 지 3년 만이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가 인간의 손을 떠났다는 섬뜩한 전망까지 나왔다. 8개국 13개 연구기관의 학자들은 지난 6일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지구 곳곳에서 진행 중인 기후변화가 특정한 임계점을 넘어서면 지구가 자정작용을 멈춰 온실가스 감축 등 향후 인류가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우울한 내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핸슨 박사도 회한을 드러냈다. 지난 6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로 “기후변화 이야기를 대중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만큼 분명하게 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자신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냉정했다. <여섯 번째 대멸종>을 쓴 뉴요커 기자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30년 전 핸슨의 증언을 “침울한 이정표”라고 했다. 한 과학사 연구가는 핸슨을 “비극적인 영웅”으로 묘사했다. 핸슨이 기후변화의 위험을 알린 선지자였지만 대중을 움직이는 데 실패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핸슨은 대중과의 소통에 결코 소홀하지 않았다. 그는 기후변화 반대시위 현장에서 5번이나 체포될 정도로 과학자를 넘어 시민행동가로서의 소임도 다했다.

2012년 봄에는 ‘내가 기후변화에 대해 반드시 외쳐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TED 강연을 했다. NASA에서 은퇴하기 1년 전에 한 이 강연 동영상은 130여만명이 봤다.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빨리 예측하고 알리고자 했던 핸슨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기업의 이해관계에 부응해온 기후변화 부정자들이나 정치인들이 문제다. 그가 회한의 소회를 밝힌 이유는 우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TED 강연 동영상에 인상적인 대목이 있다. “할아버지는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이해시키지 못했다.” 그가 손주들로부터 듣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결국 그를 ‘기후변화 전도사’로 나서게 한 건 미래세대에게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지구를 물려줄 수 없다는 절박감이었다.

핸슨의 역사적인 증언으로부터 한 세대가 지났다. 기후변화는 거대담론이다. 찬반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 핸슨 같은 선지자의 경고보다 에어컨 전기료 폭탄 문제에 우선 관심이 가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핸슨은 존재 그 자체가 희망이다. 그래서 당신이 있었기에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아직도 대처하기에 늦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어 행복하다. 핸슨은 의회 청문회장에 나오기 전날 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경기를 보면서 다음날 날릴 멋진 문구를 떠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청문회에서는 그 말을 깜빡 잊어버렸다. 청문회 뒤 기자회견에서 그가 한 말은 이렇다. “미적거릴 시간이 없다. 온실효과가 우리에게 다가왔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말해야 한다.”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효한 말이다.

<조찬제 국제·기획에디터>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서울의 한낮기온이 40도를 육박하면서 111년 만에 기상관측 역사를 새로 썼다. 

폭염은 흔히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2016년에는 최근 들어 가장 많은 212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작년에도 1574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이 가운데 1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한여름 무더위가 가히 살인적이라 할 만하다. 특히나 요즘 같은 폭염에는 고령의 노인들에게는 더 치명적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체온조절 기능이 약해져서 열사병과 같은 온열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한다. 더욱이 혼자 사는 독거노인들은 태풍이나 추위보다 무서운 것이 폭염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그래서 사회복지사들은 요즘같이 폭염이 이어지는 날이 계속되면 평소보다 더 긴장하고 바빠질 수밖에 없다.

[장도리]2018년 8월 6일 (출처:경향신문DB)

하루에도 두어 번씩 폭염경보 문자메시지가 연일 울려대고 있다. 사회복지사들은 폭염경보 문자가 오면 ‘폭염 떴다!(폭염경보가 발령됐다)’라고 해서 일제히 비상이 걸린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전화로 독거노인의 안전을 확인하고 폭염주의사항을 전달한다. 그나마 전화로 안전이 확인되면 다행이다. 수소문을 해도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에는 직접 가정방문을 해서 눈으로 확인을 해야 한다. 뙤약볕 아래에서 하루 종일 독거노인가정을 일일이 방문을 하다보면 온몸이 금방 땀으로 흠뻑 젖고 만다. 나이가 젊은 20대의 사회복지사들도 폭염에는 장사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불평불만을 하는 사회복지사는 거의 없다. 오히려 연락이 닿지 않는 독거노인의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밀려오는 불안감이 무더위보다 더 크다고 하니 한여름 사회복지사들의 일상이 측은하기까지 하다.

독거노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은 사회복지사들의 당연한 직업적 사명이다. 하지만 사회복지사들도 폭염에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나 업무시간의 대부분을 바깥에서 활동하는 요양보호사나 독거노인생활관리사들은 40~50대 여성종사자가 많다. 서비스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라는 신분의 차이가 있을 뿐 폭염 앞에서는 모두 나약한 존재에 불과하다. 약자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지만 정작 일선에서 서비스를 전달하는 자를 위한 안전장치는 우리 사회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여름만 되면 뉴스에서 용광로에서 일하는 제철소 근로자들이나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들처럼 뜨거운 열기 속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런 뉴스를 보면서 어떤 사람들은 무더위를 이겨내는 데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고, 어쩌면 모르고 지나칠 뻔한 사람들의 노고를 되새길 수도 있겠다. 소방관들의 고생이야 말할 나위 없지만, 폭염에 고생하는 또 다른 직종의 사람들에게도 시선을 줘야 한다. 건설현장 노동자, 집배원이나 택배기사, 에어컨 수리기사들이 그들이다. 그리고 사회복지사들도 있다. 그들에게 한여름 폭염의 열기는 용광로와 다를 바가 없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가 ‘무더위 휴식시간제’라는 제도를 통해 실외 노동자들의 휴식을 권고하고는 있지만, 의무가 아닐뿐더러 폭염경보가 뜨면 오히려 더 바빠지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휴식하라는 제도가 무슨 소용일까 싶다.

엊그제 뉴스에서 한 아파트 주민들이 무더위에 고생하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아이스박스에 얼음물과 음료수를 넣어 비치해두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주민들의 작은 관심 덕분에 자칫 모르고 지나칠 뻔한 택배기사들의 노고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는 택배기사나 또 사회복지사들처럼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들이 바로 존재하지만 근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투명인간들이다. 올여름 폭염만큼은 정부에서도 자연재난에 포함시켜 적극 대응에 나선다고 한다. 사태수습과 정책수립도 물론 중요하고 이들을 위한 처우개선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 투명인간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아닐까 싶다. 택배기사를 위해 아이스박스를 내놓은 아파트 주민들의 작은 배려처럼 사회적 관심의 시작은 얼음물 한 사발이면 충분하다.

<송장희 | 제주스마트복지관 총괄팀장>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최근 들어 탈원전 비판 기사와 칼럼, 사설이 부쩍 많이 쏟아졌다. 기록적 폭염이 연일 지속되면서 냉방전력 수요가 늘자 전력 수급 불안을 우려하며 이런 상황을 탈원전정책 탓으로 돌렸다. 탈원전하겠다면서 결국 전력공급이 긴박하게 필요한 순간에 원전에 기대는 건 자가당착으로, 탈원전을 재고하란다.

기사 제목을 보자: <전력수요 예상 초월하자…탈원전 정부, 원전에 SOS> <‘탈원전’ 정부, 폭염 덮치자 “원전 더 돌려라”> <전력수급 문제없다더니…허둥지둥 원전 5기 더 돌린다> <막무가내 탈원전하더니 전력 모자라자 “원전 추가 가동”> <엉터리 예측에 원전 추가 가동…그래도 ‘탈원전’인가> <폭염에 또 원전 가동률 높여야 하는 탈원전 허구성> <탈원전해도 전력대란 없다는 말 믿기 어렵다> <폭염에 원전 재가동한 정부, 민망해진 탈원전정책> <폭염 한방에 전력예비율 위태…원전 없인 감당이 안된다> <‘탈원전 부메랑’…전력수급 비상> <‘탈원전’ 열중하다 폭염에 덴 정부…결국 원전에 기댔다> 등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결국 전력수요가 늘어나니 여유 있게 전력을 공급하려면 탈원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거다. 이런 보도, 참으로 무책임하다. 탈원전이 왜 국정과제가 되었는지, 탈원전을 가져온 문제상황이 제대로 해소되었는지,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런 비판과 달리 국민 여론은 탈원전에 호의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84.6%가 탈원전·탈석탄 에너지전환정책을 지지하였다. 국민 한 사람당 월 1만5013원의 전환비용 지불 의사가 있다고도 했다.

과거에는 경제성, 그것도 사회환경비용을 도외시한 불충분한 경제성을 근거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관심을 두었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목격하고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위험에 노출된 지금 상황에서는 환경과 생명, 안전이 중심 가치가 되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해명자료와 소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산업부는 하계(7월9일~9월14일) 전력수급대책 수립과정에서 원전 가동 일정을 일부 조정했다. 이 계획에 따른 조치들임에도 다수 언론은 탈원전 정책으로 멈춰 있던 원전들을 폭염 때문에 황급히 재가동했다고 비난하였다. 모든 발전소는 최대전력수요 기간에 최대한 가동할 수 있도록 정비 일정을 조정하는 게 원칙인데도 말이다.

탈원전을 선언했다고 우리가 벌써 탈원전 상황에 들어섰는가? 그렇지 않다. 문재인 정부에서 원전 시설용량은 지속적으로 확대된다. 문 대통령 재임기간인 2022년까지 신규 원전 4기가 추가되고 2023년에도 신고리 6호기가 추가되어 불과 5년 안에 총 5기(7000㎿)가 가동에 들어간다. 발전량의 30%를 차지하는 원전을 하루아침에 줄일 수는 없다. 에너지 효율개선과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탈원전은 60년 이상에 걸친 장기 계획이다.

언론은 책임 있는 사회적 공기로서 정확하게 사실을 전달하고 여론을 선도해야 한다. 전력 수요 예측을 좀 더 여유 있게 하고 원전만이 그런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보다 현재의 전력 수요나 수요 증가가 온당한 것인지, 어디에서 얼마나 낭비되고 있는지,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를 다뤄야 한다.

에너지전환은 도도한 시대적 흐름이다. 지난해 세계 신규 발전설비 투자를 보면, 재생가능에너지엔 315조원, 원전엔 4조원이 투자되었다. 더군다나 사용후핵연료 문제에 대한 아무런 답도 갖지 않은 상태에서, 지진이 빈번해져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당장의 편리와 단기적 경제성을 이유로 원전을 더 짓고 에너지 소비를 더 늘리겠다는 건 경제를 망치고 미래세대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탈원전의 길, 갈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갈 것이냐가 문제다. 책임 있는 언론의 모습을 보고 싶다.

<윤순진 서울대 교수 환경대학원>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2일 아침 서울 최저기온이 30.3도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11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전날 낮 폭염의 여파가 다음날 아침까지 이어진 것이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는 서울에서 12일째 이어졌고, 이날은 최저기온이 30도를 넘은 ‘초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났다. 열대야는 부산이 16일째, 여수가 15일째, 광주와 대전은 13일째 계속되고 있다. 전국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불가마나 다름없는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폭염이 올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폭염의 근본 원인이 온난화 때문이라고 하는 만큼 이상 고온현상이 상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더위에는 누구나 고통스럽지만 옥탑방이나 지하·반지하와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버텨야 하는 취약계층이 가장 힘겹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선풍기나 에어컨 등 냉방기구를 사용해야 하지만 전기료가 무서워 제대로 켜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장애인 가정의 경우 냉방시설뿐 아니라 의료장비도 가동해야 하는데 전기료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통상 에너지에 쓰이는 비용이 소득의 10%를 넘으면 에너지 빈곤층으로 보는데, 전체의 8%에 달하는 130만가구가 이에 해당된다. 이들에 대한 정부의 여름철 전기료 지원이 2016년 검토됐으나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동안 정부의 에너지 빈곤층 지원은 겨울철에 집중돼 왔다. 냉방보다 난방 연료비 부담이 더 크다고 분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너지경제원 자료를 보면 소득 하위 10%의 여름철 에너지 비용은 14~15%에 달해 결코 적지 않다. 올 무더위 속에 온열질환 사망자는 29명에 이른다. 폭염이 재난 상황에 이르면서 전기료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누진제를 없애야 한다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겨울철에 지급해온 에너지 바우처를 내년에는 여름에도 주는 방안이라고 한다. 사상 최악의 폭염에 에너지 취약계층 대책이 전기료 지원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문제다. 그나마 여름철 바우처 제공도 당장이 아니라 내년에 시행한다니 기가 막힌다. 취약계층은 더울 때 더 덥고 추울 때 더 춥게 생활한다. 전기료 지원을 넘어 주거환경 개선을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 복지 프로그램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2018년 8월 2일자 지면기사-

‘뽁뽁이’라고 많이 알려진 포장재가 있다. 기포가 완충작용을 하기 때문에 장거리 우편물이나 소포의 포장용으로 사용된다. 부서지거나 상처가 나기 쉬운 제품을 둘둘 말면 웬만한 충격에 끄떡없다. 그래서 이삿짐을 쌀 때 필수 아이템이다. 또 단열에도 큰 효과가 있다. 겨울 창문에 붙이면 냉기를 줄일 수 있다. 다양한 쓰임새에 이를 활용한 테이프, 노끈, 단열 필름, 정전기방지 필름, 포장봉투 등을 전문적으로 파는 매장도 생겼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용 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재활용되기도 한다. 비닐 기포를 하나하나 터뜨리는 묘미에 빠질 수 있다. 생각지 않게 은근 중독성이 있다. 이런 재미를 모티브로 한 게임기도 나왔다. 용도가 어디까지 확장될지 알 수 없다.

당초 뽁뽁이는 포장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1957년 미국 발명가 앨프리드 필딩과 마크 차바네스는 기포가 있는 3차원 벽지를 만들었다. 그들은 제품명을 버블랩(당초에는 에어캡)이라고 지었다. 원래 목적인 벽지로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물건 포장용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버블랩의 첫 번째 고객은 IBM이었다. 1960년 컴퓨터 ‘IBM 1401’ 제품을 구매자들에게 배송하는 데 버블랩이 처음으로 사용됐다. 그때까지 기포가 있는 포장지를 본 소비자들은 없었다. 이후 버블랩은 기포가 있는 포장지를 모두 아우르는 말이 됐다. 1993년 필딩과 차바네스는 미 뉴저지주 ‘발명가 명예의전당’에 올랐다.

환경부는 생산자책임재활용(EPR) 품목에 세탁소 비닐, 우산용 비닐, 1회용 비닐장갑, 식품포장용랩과 뽁뽁이를 포함시키는 내용의 법령 개정안을 2일자로 입법예고 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이란 일정량 이상을 재활용하도록 생산자에게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폐기물 회수·재활용비용의 최고 1.3배를 물리는 제도다. 비닐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세탁소에서 쓰는 얇은 비닐 커버가 연간 4억장, 1회용 우산 비닐 커버도 연간 1억장이나 된다고 한다. 택배물량 증가와 물품 과대포장으로 뽁뽁이 사용도 급증하고 있다. 택배가 도착하자마나 뽁뽁이는 쓰레기통으로 간다. 한국은 1인당 플라스틱 사용이 가장 많은 나라다. 비닐 중독에서 벗어날 길을 찾을 때가 된 것 같다.

<박종성 논설위원>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폭염의 계절이 찾아올 때마다 소환되는 1994년에 나는 대학 졸업반이었다. 여름방학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다. 출근시간은 오전 7시였는데, 퇴근시간도 없고, 휴일도 없었다.

내가 맡은 일은 굉장히 다양하고 많았지만 한 단어로 요약하면 심부름이었다. 나는 해가 가장 뜨거운 시간에 녹아내리는 아스팔트 위를 뛰어다니거나 버스를 타고 돌아다녔다. 그늘도 없는 시내 한복판에 내리꽂히던 하얗고 뜨거운 햇빛이 기억난다. 그래도 더웠던 기억은 없다. 기업이라는 곳에서 일을 하는 모습을 직접 본 일은 처음이었다. 신기했고 재미있었다.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믿어서 모든 것이 연습 같았다. 나는 지나치게 열심히 일을 했기 때문에 나를 본 사람마다 정말 좋은 회사에 들어갈 거라고, 못 들어가면 우리라도 소개시켜줄 거라고 장담을 했다. 나는 그 말을 믿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그것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 취업 전문 강좌도 들으러 다녔다. 퇴근도 휴일도 없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 시간을 얻기가 쉽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갔다. 밥을 먹을 시간이 모자라서 강의실 옆에 있는 매점에서 뜨거운 라면 한 그릇을 급하게 사 먹고 수업에 들어갔는데, 면발을 호르르 삼킬 때마다 애써 외면했던 피로가 비로소 온몸에 퍼지는 기분이었지만 그마저도 좋았다.

밤에도 식지 않는 열기를 되밟아 회사로 들어가면서 나는 한 번도 덥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더우면 더울수록 오히려 전사가 되는 기분이었다. 이 정도 더위 별거 아니고, 내 앞에 찾아올 미래가 뭐든 다 맞서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작은 손 선풍기로 더위 식히는 노인 온도계가 32도를 가리킨 23일 오후 서울 시내에서 한 노인이 손 선풍기를 들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가장 크게 고통받는 사람은 노약자들, 특히 홀로 사는 빈곤층 노인과 같은 취약계층이다. 연합뉴스

그래서 내게 가장 더웠던 여름은 2000년이다. 설 지나고 며칠 만에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가 끝내 식물인간이 된 해이다. 종합병원에서도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 여름이 올 무렵 한방병원으로 옮겼다. 그 몇 달 동안 엄마가 혼자 아빠를 지켰다. 지치고 예민해진 엄마는 우리는 물론 의료진과도 싸웠다. 의사는 엄마가 화를 내면 꼭 보호자를 호출했다. 그때마다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었는데, 하루는 호출을 받고 불려 가는 길에 엄마를 봤다. 조금 전까지 의사가 놓은 침을 다 안 뽑아서 환자 몸에 남았다고 성질을 부렸다던 엄마가 노란 양은냄비 하나를 들고 가파른 언덕을 걷고 있었다. 그 언덕을 넘어 300~400m 떨어진 곳에 대형 설렁탕집이 있었다. 의식이 없으니 씹지도 못해 주사기로 음식을 공급하는 상황이었는데, 엄마는 기력 달리면 못 일어난다고 그 집에서 종종 고기 국물을 사다가 아빠에게 먹였다. 엄마가 걸어가는 길은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이었다. 양은냄비에 부딪힌 햇살이 통통 튀어올랐다. 그 빛에 눈이 찔린 기분이었다. 나는 엄마를 부르지도 못하고 그 맞은편에서 천천히 같이 걸었다. 엄마라도 우리를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싸우러 가는 길이었다. 아니, 싸우고 돌아오던 길이었나. 그 길이 어떻게 끝났는지는 모르겠다. 덥기만 무척 더웠다. 살면서 그렇게 더웠던 날이 없다.

너무 덥고, 너무 뜨거워서 급기야 가슴에 체기 같은 게 올라왔다. 더위를 먹은 거라고 했다. 더위를 먹는 게 그런 거라는 걸 그날 알았다. 그리고 또 그날 나는 알았다. 더위는 불행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재앙이라는 것을. 추위가 그러하듯 지독한 더위도 체험이나 경험이 아니라 누적된 절망,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포기에서 비롯된다. 어떤 이들에게 더위는, 그리고 추위는 계절이 지나가면 비로소 벗어나는 그런 것들이 아니다.

2018년의 더위는 온도계에 기록된 수치로도 이미 해마다 소환되던 1994년의 더위를 넘어섰다고 한다. 그러나 온도계에 기록된 수치만 그 더위를 넘어선 것일까. 해결되지 않는 실업과 증가하는 가계부채, 난무하는 혐오의 언어들은 어느 정도의 수치일까. 이제는 우리의 슬픔이 된 진보정치인이 언급했던 6411번 버스를 타고 하루를 시작하는 노동자들에게, 또 한 번 동료의 죽음을 맞이한 대한문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에게는 어떤 여름일까. 수은주도 기록적인데 절망마저 더 기록적인 여름은 아니어야 할 텐데, 슬프고 두려운 폭염주의보를 이미 너무 많이 듣고 말았다.

<한지혜 | 소설가>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살인적인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고 범정부 차원에서 폭염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회에 계류 중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개정할 때 이 안이 관철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폭염을 재난으로 관리하기를 주저했던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은 최근 폭염 피해가 속출하면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옳은 결정이다.

경포해수욕장의 낮과 밤…경북 경산 39.9도 23일 오후 강원도 강릉 경포해수욕장은 피서객들이 뙤약볕을 피해 발걸음을 줄여 한산했다(위 사진). 피서객들로 모래밭이 붐비던 전날 새벽 풍경과 대비된다(아래). 24절기 중 연중 가장 덥다는 ‘대서’인 이날 오전, 강릉은 아침 최저기온이 31.0도였다. 1907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높은 최저기온’이었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도 29.2도로, 역시 서울 최저기온으로는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기상청은 제10호 태풍 ‘암필’이 보내온 구름이 하늘을 덮으면서 밤사이 열이 빠져나가는 ‘복사냉각’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낮 동안 달궈진 공기가 밤에도 식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낮에도 폭염이 계속돼 기상청 무인장비 측정값으로 이날 한때 경산 하양이 39.9도까지 올라가 1942년 대구의 40도 이래 두 번째 고온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올해 폭염은 매일 기록을 경신하며 위세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8.0도까지 치솟았다. 최근 30년간 서울의 7월 기온으로는 3번째로 높다. 23일 최저기온은 29.2도로, 111년 관측 역사상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장마 직후 시작된 폭염이 열흘 넘게 계속되면서 무더위가 맹위를 떨친 1994년 7월의 폭염일수(최고기온 33도 이상인 날)를 갈아치울 태세다. 온열질환자는 1000여명에 달하고, 사망자도 10명을 넘어섰다. 더 큰 문제는 폭염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8월 초까지 현재와 같은 살인적인 더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폭염은 가까운 미래에 가장 우려되는 재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금처럼 더워지면 2050년대에는 해마다 폭염으로 165명이 숨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정부가 폭염 대책에 발 벗고 나서야 하는 이유다. 현재 폭염이 ‘자연재난’에서 빠져 있어 폭염 대처 매뉴얼도 마련돼 있지 않다.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 그렇다고 국회 입법과정만 지켜보기에는 현재 상황이 너무 엄혹하다. 정부가 부처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독거노인·농민·어린이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시스템은 더욱 강화해야 한다. 쪽방, 지하 생활자 등 에너지 빈곤층이 전력 공급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철저한 배려가 필요하다.

폭염 피해 방지를 위한 단기 대책과 함께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도 가속화해야 한다. 한국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5년 기준으로 세계 6위이며, 배출량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화석연료를 줄이고 난개발을 자제하는 등 산업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민간에서도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고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하는 등 친환경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폭염 피해는 개인 차원에서 감당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가와 국민이 노력하면 줄일 수 있다.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35도를 넘는 폭염이 연일 지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최대 전력수요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며, 다만 예비전력은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전력수급에는 차질이 없다는 설명이다. 금년 여름뿐 아니라, 우리나라 폭염 일수와 빈도는 앞으로도 증가될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 문제와 기후변화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안정적이고 깨끗한 전력공급은 국가적 과제이다. 정부의 에너지전환계획과 온실가스 감축정책의 강고한 연계 체계가 특히 중요한 시기이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수정안이 24일 국무회의를 거쳐, 25일 확정될 예정이다. 감축로드맵은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국가 배출목표와 부문별 감축률을 담고 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정책의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 금번 수정안은 문재인 정부의 원전정책, 석탄발전 규제, 재생에너지 확대, 미세먼지 대책 등을 반영해 2016년 발표되었던 기본안을 새롭게 정립한 것이다.

수정안의 골자는 2030년 배출목표를 5억3600만t으로 하고, 이를 달성키 위해 국내적으론 2030년 예상배출량의 32.5%, 산림 흡수원 및 국외감축으로 4.5%를 감축한다는 거다. 2016년 기본안과 국가 감축목표는 같지만, 국내외 감축기여분은 변화되었다. 국내 감축 부문이 상향 조정되었다(25.7%→32.5%). 친환경 정부를 표방함에도 국가 감축목표가 기존과 같게 결정된 것은 추가적인 감축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국가가 선택할 수 있는 최대 목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감축비중 증가는 모든 국내 경제주체들의 동참을 바탕으로 감축주체를 명확히 하는 취지라 할 수 있다.  

로드맵은 산업계 등 국내 각 영역의 감축비용 부담과 직접 연관된다. 따라서 로드맵의 내용적 명확성과 결정과정의 투명성, 이에 기반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은 매우 중요하다. 사회 전반에 걸쳐 사회적 소통은 이미 시대적 요구사항이다. 금번 로드맵 수정작업 과정에서도 정부의 사회적 공감대 형성 노력에 관한 요구가 두드러졌다. 단순히 정부가 정보를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일방적 소통을 넘어, 진행과정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개진되었다. 정부와 전문가들의 양방향적 소통 추구는 기존에는 보기 힘들었던 진일보된 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소통 방식과 결과는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보다 체계화된 소통체계 정착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전환부문의 불완전한 감축량, 산업부문의 감축기여 적정성, 산림흡수 감축의 모호성, 탄소포집 기술 가능성 등의 문제, 그리고 미세먼지 종합대책, 에너지기본계획, 2050 저탄소발전전략 등과의 연계 등 로드맵 수정안에는 여러 가지 쟁점과 숙제들이 아직 남아있다. 정부는 로드맵 확정안에 대해 9월까지 설명 자료를 작성하고, 12월까지 이행확보 방안 및 이행평가 계획을 마련한다는 일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전환부문의 추가 감축량은 2020년에 UN에 제출하게 될 국가감축목표 이전까지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로드맵 확정안은 시작에 불과하다. 보다 면밀히 살펴야 할 이행계획은 물론, 금년 말까지 연달아 예정된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 에너지기본계획 마련 과정에서도 국민과 함께하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해 본다.

<이상엽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기후대기연구부 연구위원>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에너지는 문명의 동력이었다. 에너지 역사는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통해 비가역적 흔적을 남긴다. 석탄은 1950년대 런던 스모그와 같은 공해 발생으로 인간에게 고통을 주었고, 석유는 대량의 원유 유출로 치유할 수 없는 해양환경오염을 일으켰다. 원자력은 치명적 안전사고와 폐기물처리라는 미완의 상흔을 남겼다.

청정에너지로 알려진 태양광발전도 시간이 지나면 폐모듈 발생이라는 흔적과 함께 재활용이라는 과제를 남긴다. 2000년 초반부터 본격 설치되기 시작한 태양광발전시설은 설비수명이 다가오면서 폐모듈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까지 발생한 태양광 폐기물의 누적 배출량은 285t이고, 2020년이면 추가로 233t이 증가한다. 최근 태풍으로 인한 산사태로 발생한 폐모듈은 우리에게 그 심각성을 알려주기에 충분했다.

태양광발전시설은 크게 모듈, 인버터, 가대 등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태양광발전의 두뇌역할을 담당하는 인버터는 수명을 다하면 주기적으로 소모품을 교체해 다시 사용하고, 태양광 시스템의 뼈대인 가대는 알루미늄이나 철골구조물로 반영구적 시설물이다. 일부에서 중금속 범벅의 오염덩어리라고 오해받고 있는 모듈도 유리(69%), 알루미늄(11%), 실리콘셀(11%), 구리(1%), 은(0.08%)으로 구성돼 약 90%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환경적으로 안전하게 처리해야 할 납(Pb) 성분은 0.1%에도 미치지 않는 아주 적은 양이 포함돼 있다. 적은 양이라고 아무렇게나 처리해도 된다는 게 아니다. 납 성분은 중금속으로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전문기관에 의해 안전하게 처리돼야 한다.

유럽, 미국 등 재생에너지 선진국은 2012년부터 태양광 모듈도 전기·전자 폐기물로 공식 지정해 재활용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미 재활용률이 80%에 이른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태양광 폐기물의 수거나 운송, 회수·분해 등 재활용에 관한 규정이 미비하다.

정부가 충북 진천에 구축하려고 하는 태양광재활용센터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기왕 센터 건설을 시작한다면 조속히 추진하여 국민들의 우려를 깨끗히 씻어 주길 바란다.

폐모듈의 재활용은 제조단가를 절반 가까이 절감하여 화석연료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그리드패리티(Grid-Parity)를 앞당길 수 있다. 또한, 태양광 폐모듈 처리는 단순한 재활용 측면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의 육성 측면에서 접근토록 한다. 기존 태양광발전소의 노후 모듈을 효율이 높은 새로운 모듈로 교체하는 리파워링 서비스(발전설비의 외형은 그대로 두고 모듈만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도 그중 하나다. 최근 태양광발전은 ICT(정보통신기술) 접목을 통해 발전설비 이상 탐지, 기상상태 모니터링, 자동세척 시스템 등 획기적인 부가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주변의 지리·기상 빅데이터를 활용해 발전량을 예측하고, 원격관리가 가능한 관리시스템 도입으로 인공지능(AI)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핵심 분야로 성장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산업은 온실가스 저감에 따른 환경개선 효과는 물론 소재부품, 전력기기, 설치산업 등 전후방의 고용과 투자유발효과가 매우 큰 성장산업이다. 미래 산업인 태양광산업을 지속가능한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권필석 |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부소장>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몇 해 전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보에서 녹조현상이 심해지자 그 원인에 대해 공방이 벌어졌다. 필자는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에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하였기에 녹조현상 증가 이유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 환경단체에서는 보를 만들어 물의 체류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 하고, 반박하는 편에서는 소양강댐을 예로 들면서 댐을 막아도 녹조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폈다. 수질오염 때문이지 보 건설과는 관계없다는 주장이다. 얼핏 다른 주장인 것 같지만 이 두 가지가 녹조현상의 필요조건이므로 양쪽 다 맞는다고 볼 수 있다.

가마솥 더위가 계속된 17일 대청호 상류 수역인 충북 옥천군 추소리 일대의 물이 녹색을 띠고 있다. 이곳은 해마다 장마철을 전후해 질소·인 같은 영양염류가 빗물에 씻겨 들어온 뒤 수온 상승으로 유해 남조류가 급증하면서 녹조가 짙어진다. 강윤중 기자

녹조현상이란 물에 떠서 사는 남조류 플랑크톤이 증가하는 현상인데, 흐르는 물에서는 곧바로 떠내려가기 때문에 살 수가 없고, 보와 댐이 물을 가두어야 증식할 수 있다. 그러면 소양강댐에서는 왜 녹조현상이 발생하지 않을까? 그것은 남조류가 증식하는 데 필요한 인(燐)이라는 영양소가 없기 때문이다. 인은 수중에서 조류의 성장을 촉진하는 비료 역할을 하는 성분이며 인이 없으면 조류가 살 수 없다. 그러므로 녹조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인의 농도를 줄이거나 체류시간을 줄여야 한다. 사실 인의 농도를 줄이는 것은 보가 있건 없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호수에 인이 많으면 녹조현상이 발생하는데, 보가 없는 얕은 하천에서도 하천바닥의 부착조류가 과잉증식하는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착조류는 증식하여도 물을 이용하는 데에 별로 피해가 없지만 플랑크톤이 증가하는 것은 독소를 생성하는 세포가 포함되기 때문에 매우 큰 피해로 나타난다.

녹조현상의 조류밀도는 인의 농도에 비례하므로, 지난 수년간 하수의 인 제거를 위한 투자가 없었다면 녹조현상의 밀도는 지금의 두 배가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강 하류의 인 농도는 녹조현상이 완전히 없어질 만큼 충분히 낮아지지 않았다. 우리나라 하수처리가 아직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인 농도기준은 높은 편이어서 부영양화 기준의 5배 이상이므로 처리장을 거친다 해도 녹조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농도의 인을 함유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10분의 1 정도로 낮게 처리하는 처리장도 많으므로 앞으로 이 부분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그뿐 아니라 강우 시에 하수가 넘쳐서 처리장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방류하는 양도 많고, 하수관의 누수가 발생하는 곳도 많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인의 근원인 농경지의 퇴비에 대해서는 유출을 막을 대책이 사실상 거의 없다.

그러므로 대도시의 하수가 유입되는 4대강의 하류에서 인의 농도가 녹조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악산계곡 수준으로 낮아지려면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과연 가능할 것인지 요원한 일이다. 현재로서는 물의 체류시간을 줄이는 것만이 남조류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다. 4대강보를 개방하여 수위를 낮추면 녹조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의 시뮬레이션 결과로서 예측한 바 있고 최근 보의 수위를 낮추어 조사한 결과 환경부에서도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만7000여개 저수지가 있고 그중 절반은 부영양호이고 남조류가 발생한다. 기후여건상 우리는 댐 없이는 수자원을 확보할 수 없으니 남조류가 발생한다 해서 저수한 물을 모두 방류할 수는 없다. 농업용 저수지는 상수원에 비해 남조류 위험성이 적으므로 녹조현상을 감내하고 물을 가두어 둘 수밖에 없다. 그러나 4대강의 하류는 모두 대도시의 상수원이므로 유해남조류가 발생하는지 여부가 물을 가두어 둘 것인지 방류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 당장 물을 가두어 둘 절실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방류하는 게 타당하다.

녹조현상이 심한 4대강보에서 보를 개방하고 수위를 낮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일부에서는 아까운 수자원을 왜 버리려고 하는가라는 이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는 댐과는 달리 유량에 비해 저수량이 크지 않으며 이용가능한 수자원을 증가시키지 않는다. 보는 수위를 크게 변동시키면서 물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여 취수를 편리하게 해주기 위해 만든 것이다. 가뭄이 심했던 작년의 예를 보면 보의 수위를 크게 낮추면서까지 저수한 물을 이용하지는 못하였다.

우리나라에는 4대강보 외에도 3만3000개 이상의 보가 설치되어 있다. 하천을 인간이 이용할 수자원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생물서식처로서도 인식하고 정밀한 과학적 평가를 거쳐서 불필요한 보들을 하나씩 철거하여 자연변형을 줄이는 하천생태계 복원사업을 꾸준히 추진하여야 한다.

<김범철 | 강원대 환경학과 교수·전 한국하천호수학회장>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지난 5월3일 가정에서 사용하는 침대 매트리스에서 라돈이 다량 검출됐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후 해당 침대를 사용해온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가 쏟아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대진침대 속커버와 스펀지에 라돈과 토론을 방출하는 모나자이트가 사용된 것을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라돈 침대’ 수거명령을 내렸다. 현재 수거된 침대는 충남 천안에 있는 대진침대 본사와 충남 당진에 있는 임시야적장에 쌓여 있다. 하지만 이들 침대의 폐기를 놓고 부적절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문제가 된 침대 매트리스에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방사성물질이 아니라 자연상태의 광물인 모나자이트가 포함돼 있다. 모나자이트 내에 포함된 천연방사성핵종인 우라늄과 토륨의 방사성 붕괴 과정에서 라돈과 토론 기체가 발생되는 것이다.

우라늄과 토륨을 미량 함유한 천연 광물질은 생활주변방사선안전관리법(생방법)에 따른 원료물질(예: 모나자이트) 또는 가공제품(예: 라돈 침대)으로 관리되고 있다. 생방법에서는 천연방사성핵종을 함유한 원료물질을 취급하는 시설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공정 부산물을 처분하거나 재활용할 때 해당 물질에 포함된 방사능 농도를 낮출 수 있게 희석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수거된 매트리스는 모나자이트에 오염된 속커버와 스펀지 등의 부분과 모나자이트가 전혀 쓰이지 않은 스프링, 겉커버 등을 분리하는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따라서 수거된 라돈 침대 구성품 중에서 모나자이트 성분이 함유된 부분에 대해서는 천연방사성핵종의 수량과 농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생방법의 안전기준을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관리방안을 우선 모색하는 게 원칙이다. 물론 수거 후 분리된 천연방사성물질의 수량이나 농도가 생방법의 관리체계로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될 경우에는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규제대상은 아니지만 방사성폐기물에 준해 후속 관리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원안위의 구체적인 평가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단순히 방사선을 방출하는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천연 광물질이 함유된 침대를 방사성폐기물로 간주해 경주에 있는 처분장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논리는 천연방사성핵종에 대한 국내 법체계나 방사선 안전에 대한 기본원칙을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논리다.

그리고 경주에 있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경우 처분비용이 200ℓ짜리 1드럼당 약 1400만원에 이른다. 과거 처분부지 선정 과정의 어려움까지 고려한다면 앞으로 처분장은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향후 원안위는 주변 환경과 주민에 대한 영향을 평가해 라돈 침대 처리지침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필요가 있다. 이미 국내 법령에 반영돼 있듯 원자력발전소 운영 과정에서 발생된 인공방사성핵종이나 핵연료를 만드는 데 사용된 핵물질이 포함된 방사성폐기물과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천연방사성핵종이 포함된 물질의 관리는 원칙적으로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즉흥적으로 방사성폐기물로 간주해 관리하게 된다면 우리 생활환경에 지금까지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존재할 자연방사선에 대한 불필요한 우려와 혼란이 더욱 가중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김창락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