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환경과 에너지'에 해당되는 글 557건

  1. 2017.11.13 [기고]‘화학물질 중독’ 감시 체계 마련 시급
  2. 2017.11.10 [녹색세상]분단과 탈원전 ‘모순의 고리’
  3. 2017.11.03 [녹색세상]밀양·설악산·광화문의 깨달음
  4. 2017.11.01 [기고]수상태양광·해상풍력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 박차
  5. 2017.10.27 [녹색세상]‘숲가꾸기’ 사업이 놓친 것
  6. 2017.10.26 [사설]원전 수출 대박론의 허구
  7. 2017.10.20 [이원영의 생명·탈핵 실크로드]원전 해체, 지상명령이자 블루오션
  8. 2017.10.20 [녹색세상]신고리 공론화 참여 소회
  9. 2017.10.20 [사설]신고리 숙의 결과 무엇이든 탈원전의 길 계속 가야
  10. 2017.10.19 [기고]농사꾼 상식으론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마땅
  11. 2017.10.16 [기고]원자력은 ‘4차 산업혁명’과 공진화할 수 있을까
  12. 2017.10.16 [기고]신재생에너지, ‘바이오가스’도 있다
  13. 2017.10.16 [사설]끝장 토론 끝낸 원전공론화위, 숙의 민주주의 전범 세우자
  14. 2017.10.12 [녹색세상]원자력연구원의 민간 매각 검토해야
  15. 2017.10.11 [기고]국가안보 첫발은 ‘탈원전’
  16. 2017.09.29 [녹색세상]사용후핵연료가 알려주는 것
  17. 2017.09.25 [사설]잡음 나오는 신고리 공론화위, 숙의할 시간 충분한가
  18. 2017.09.22 [녹색세상]원전 단가 ‘숨겨진 비용’
  19. 2017.09.21 [이렇게]신재생에너지 인재 양성부터
  20. 2017.09.18 [NGO 발언대]시작부터 기울어진 핵발전소 공론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건강 피해자 수가 5000명을 넘었지만 우리나라 공중 보건망은 개선된 것이 없다. 속칭 햄버거병, 계란 살충제 오염, 생리대 화학물질 등 일상생활에서 소비하는 수많은 생활용품과 식료품이 초래하는 위험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계속되지만 (화학)물질 중독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는 거의 없다. 또 다른 특정 제품, 특정 화학물질로 인한 건강영향 사고는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고의 공통점을 보면 정부가 허가한 제품을 소비자가 사용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었고, 정부가 피해 위험을 먼저 알아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 개인이 알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는 위험들이다. 이들 사고는 제품 사용으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 사례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나 조직이 없는 데에서 오는 일련의 사고다.

가습기 살균제, 살충제 계란, 생리대, 휴대폰 케이스…. 생활 속에서 흔히 먹거나 쓰는 것에 유해한 독성물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속속 이어져 시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화학물질 위험은 표준적인 동물실험만으로 충분히 알아낼 수 없다. 모든 화학물질은 동물실험에서 발견하지 못한 치명적인 건강 영향을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입는다.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DDT의 암과 생식 독성, 탈리도마이드의 태아 기형은 동물실험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PHMG, PGH, CMIT, MIT에 의한 폐 손상, 천식 등도 우리나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대부분의 화학물질 독성은 해당 물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경험하지 않고는 알아낼 길이 없다.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감시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제품을 사용할 때 입은 피해사례를 모으고 감시하는 국가 조직은 물론 감시망이 없다.

미국에는 소비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 조직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있다. 이 위원회는 1990년에 가습기 사용으로 인한 호흡기 건강영향 위험을 알렸고, 가습기에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에는 소비자가 입은 작은 사고나 건강영향을 모니터링하는 56개의 물질중독센터(Poison Center)도 있다. 누구나 경제 소비 활동에서 입은 사고, 불편, 중독 경험을 자유롭게 신고할 수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실시간으로 물질중독센터의 자료를 종합, 분석하여 피해 사례의 원인 규명, 추가 확산 차단은 물론 치료에도 활용한다. 예측하지 못한 사고 등을 사용과정에서 모니터링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공중 보건망이다. OECD 모든 나라와 WHO 회원국의 50%에 달하는 나라에도 이러한 목적의 물질중독센터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물질중독을 감시하는 체계가 없다.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과학기술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위험을 직접 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했다. 이 말은 화학물질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4만종이 넘는 화학물질을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하고, 지금도 인공 화학물질이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을 것이다. 정부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화학물질이 들어있는 제품의 위험을 모두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업으로 하여금 가능하면 안전한 제품을 만들도록 억지하는 것이 화학물질이 야기하는 건강 피해 예방의 첩경이다. (화학)물질이 일으키는 건강영향 사고를 차단하고 기업으로 하여금 위험을 스스로 관리하게 할 수 있는 정부 감시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국민들이 물질중독으로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 전국에 퍼진 주요 지역 보건소와 병원을 연결하는 가칭 ‘물질중독정보센터’로 공중 보건망을 짜자. 물질중독정보센터 설립 및 신고된 피해사례 통계만으로도 기업의 악의적인 위험관리 방기를 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물실험에서 발견하지 못한 위험도 알 수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게 된다.

<박동욱 | 한국방송통신대 교수·환경보건학>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유럽에서 영국과 독일은 여러 면에서 대조되는 나라다. 산업에서 영국은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히든 챔피언’이 100개에도 못미치지만, 독일은 1300개에 달한다. 정치에서 영국은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지만, 독일은 패자도 종종 꽤 큰 몫을 가져간다. 교육에서도 영국은 엘리트 중심이지만, 독일에선 엘리트라는 말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원자력 정책에서는 두 나라가 유럽의 양극단을 대표한다. 영국은 원자력을 크게 늘리려 하지만, 독일은 없애가고 있다. 20년 후에 영국에서는 지금보다 두 배 많은 원자력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반면에 독일에서는 5년만 지나면 원전이 모두 사라진다. 영국 정부는 원자력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값이 싸다고 주장한다. 반면 독일 총리는 원전사고는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영역에 속한다고 말한다.

영국에서 원전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영국과 독일의 이러한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지 꽤나 궁금해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영국 서섹스대학 과학정책연구소의 학자들이 두 나라의 차이에 대해 탐구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여기에서 그들은 산업이나 전력수급에서 원자력발전이 차지하는 무게로 볼 때 영국이 독일보다 훨씬 가볍고, 따라서 원전 포기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은데도 원전 확대를 선택한 이유로 두 가지를 든다. 하나는 영국은 원자력의 군사적 이용에 대한 관심이 강하지만 독일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또 하나는 영국의 민주주의의 질적 수준이 독일에 비해 상당히 낮다는 것이다.

영국은 원자탄과 수소탄을 수백개 보유하고 있다. 핵추진 잠수함도 10개 이상 가지고 있고, 퇴역 핵잠수함 27개의 원자로는 해체를 기다리는 중이다. 영국의 이름난 기업들은 이들 군사적 핵기술에 깊숙이 관여되어 있다. 고급 자동차회사로 널리 알려진 롤스로이스는 핵잠수함의 원자로 관련 설계, 제작, 운영 분야에서 세계적 선도기업이다. 반면에 독일은 원자탄은 물론 핵잠수함도 없다. 원자력 산업 부문에서는 지멘스가 세계 여러 나라에 원전을 수출하며 오랫동안 시장을 주름잡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사고와 독일의 원자력 포기 결정 후에는 원자력사업에서 손을 뗀다고 선언했다. 지금은 원자력 대신 해상 풍력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은 ‘군사적 이용에 대한 강한 관심-원전 확대’ ‘군사적 이용에 대한 관심 없음-원전 포기’라는 명확하고 이해가능한 태도를 보여준다. 이에 비해 원자력발전을 없애 가겠다면서 핵잠수함을 건조하고 원전을 수출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행보는 좀처럼 이해가 안된다. 도널드 트럼프가 왔다 간 후 핵잠수함 건조는 거의 기정사실이 되었다. 한·미원자력협정도 핵잠수함 건조를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개정될 것이고, 이에 따라 20%에 달하는 고농축 우라늄 확보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20% 농축우라늄을 사용하는 원자력발전소를 품고 있는 핵잠수함을 제작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선언과도 모순이지만, 한반도 비핵화정책과도 모순이다. 20% 농축우라늄으로도 원자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탄은 우라늄 농축도가 90% 이상이어야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농축도가 높을수록 우라늄의 양이 적어질 뿐이다. 100%의 농축우라늄은 임계질량이 47.5㎏이고, 20% 농축우라늄의 임계질량은 750㎏이다. 따라서 750㎏이 두 개로 나뉘어 있다가 폭발 순간 합쳐지는 ‘건 타입(Gun Type)’ 원자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핵잠수함 제작과 탈원전이 드러내는 모순은 한반도의 분단이라는 모순에 기인한다. 10월20일 국민 다수가 탈원전을 원한다는 것이 드러났지만, 분단체제가 지속되는 한 이 같은 모순도 풀리기 어렵다. 그러므로 분단 모순의 극복 없이는 독일이 보여주는 것과 같은 진정한 탈원전은 불가능하다.

<이필렬 방송대 교수 문화교양학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공사재개’라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청와대는 활짝 웃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지혜롭고 현명한 답” “숙의민주주의의 모범” “통합과 상생의 정신”이라는 말로 화답했다. 그러나 닷새째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기원 108배를 마치고 오신 밀양 송전탑 피해 주민들은 울고 계셨다. 볕에 잔뜩 그을린 피곤한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보며, 내 머릿속은 백지장처럼 하얘져갔다.

공론화위원회의 보고서를 살펴보면서 밀양 주민들의 눈물이 떠올랐고, 깨달았다. 보고서에 ‘숫자’는 있었지만 ‘사람’이 없었다. 시민참여단에 제공된, 객관성 담보를 위해 최대한 수치화된 자료에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핵발전소로 삶이 해체된 사람들, 송전탑으로 삶이 뽑혀버린 사람들, 현장에서 피폭노동을 감내하는 하청업체의 사람들의 아픔과 애환은 숙의의 중심에 들어가지 못했다. 전력수급 전망과 전기요금 인상분은 열띤 논의 대상이 되지만, 핵발전소의 전기는 피눈물을 타고 흐른다는 아픈 진실은 매몰비용이란 거대한 숫자 앞에서 쉽게 매몰된다. 일단 짓기 시작했으니 계속 지어야 한다는 완고한 경제 논리 앞에서 희생을 강요당하고 고통을 감내해온 사람들의 아픔과 애환에 대한 공감은 감상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효율과 경쟁의 시대, 진실과 공감을 위한 자리는 줄어들고, 구석에서 숨죽여 흐느끼는 사람들은 늘어만 간다.

경제를 앞세운 개발 논리 앞에선 자연도 온전하기 힘들다. 지난 6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문화재위원회가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사업과 관련해 문화재현상변경신청을 부결 처리한 것이 잘못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문화 향유권’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지난 10월25일, 문화재위원회는 문화 향유권을 포함해 재심의를 했고, 다시 한 번 부결로 처리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문화재청이 행정심판의 기속력을 들먹이며 조건부 허가 처분을 하겠다고 나섰다. 재작년에는 국립공원을 지켜야 할 환경부가 국립공원위원회의 거수기 판결을 통해 설악산 개발에 앞장서더니, 이번에는 천연보호구역을 보존해야 할 문화재청이 문화재위원회의 부결 판결에도 불구하고 설악산을 다시 개발의 늪으로 몰아넣으려 한다.

문화재청의 입장에는 규정은 있지만, 문화재청에 걸맞은 아름다움과 생명의 경이로움에 대한 공감이 없다. 정당한 절차라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절차적 정당성은 법대로 했다고 무조건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법을 상식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할 때에만 정당성이 확보된다. 행정심판의 기속력을 들먹일수록, 문화재위원회가 안건을 다시 심의하도록 한 문화재청의 의도는 더욱 알 수 없게 된다. 법(法)의 해석과 적용은 물(水) 흐르듯(去) 자연스러워야 한다. 그러나 재작년 국립공원위원회의 결정, 지난번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판결과 이어지는 문화재청의 움직임은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다. 물의 흐름을 거스르려는 보이지 않는, 아니 차마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힘이 작용한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청산에 여념이 없는 ‘적폐’가 여기서 다시 쌓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천주교 사제인 문정현 신부님은 요즘 미 대사관 건너편 광화문광장에서 하루 종일 온몸으로 나무판에 평화를 새기신다. 전쟁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진 이 땅에 평화가 찾아오길 간절히 바라는 기도를 온몸으로 바치신다. 신부님이 새기고 계신 나무판의 글자에는 ‘사람’이 들어 있다. 국가 안보나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희생과 고통을 강요당한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짙은 공감이 배어 있다.

구원은 어디서 오는가? 힘없는 사람과 말 못하는 자연을 보듬는 것은 결국 힘센 국가가 아니라 함께 처지를 공감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밀양과 설악산과 광화문에서 새삼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가장 불행한 이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할 뿐”이라는 조그만 나라 부탄이 새삼 크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조현철 신부 녹색연합 상임대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정부는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는 정책(신재생에너지 3020)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전력생산의 1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서부발전은 발전공기업으로서 정부 정책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 3020’ 로드맵을 확정하여 개발 중이다.

그러나 걸림돌이 많다. 국토의 약 70%가 산지로 구성되어 있는 국내 현실에서는 태양광에너지 확장이 쉽지 않다. 풍력발전 역시 풍황이 우수한 곳은 대부분 생태지역 1등급이거나 백두대간이라서 설치가 어렵다.

그래서 무엇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서부발전은 우선 국토의 효율적 개발과 주민수용성 제고를 위해 지역 맞춤형 대규모 수상태양광과 해상풍력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진도군과 100㎿ 수상태양광, 완도군과 150㎿ 해상풍력 개발 MOU를 체결하는 등 여러 지자체와 신재생사업 공동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신사업개발 조직과 인력도 기존 화력발전보다 신재생에너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월 신재생사업처를 신설하였고 사업소에도 신재생개발 TF를 운영하는 등 신재생 분야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2030년까지 총 6조원 이상을 투자, 4268㎿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확보할 예정이다. 매년 약 5000억원 내외의 사업비가 예상되나 회사 내부자금으로 충분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서부발전은 본사가 위치한 충남 태안군과의 상생협력을 위해 태안발전본부 인근 이원호에 45㎿ 수상태양광을, 이원간척지에는 360㎿의 대규모 주민참여형 태양광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이원간척지의 경우 염도가 높아 벼농사가 곤란한 지역으로 태안군과 협력하여 어패류 양식을 병행한 신재생에너지파크로 조성, 태안지역의 관광 랜드마크로 개발할 계획이다.

신기후체제의 등장과 함께 저탄소·고효율 구조로의 에너지전환은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 3020은 발전공기업만의 노력으로 달성될 순 없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만 확충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분산형 전원 구축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전환과 함께 규제완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분야 R&D 확대를 통한 창의적인 에너지 신산업 창출이 절실하다. 그래야만 에너지 신산업이 새로운 국가성장 동력으로, 에너지전환은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정영철 | 한국서부발전 사장 직무대행>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단풍이 들 즈음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히지만, 올해 여름도 어김없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웠다. 우리나라 온도관측 사상 가장 뜨거웠던 해는 2016년이었다. 작년까지는 2015년이었고, 재작년까지는 2014년이었다. 아마 올해가 지나면 또 기록을 경신하지 않을까 한다. 돈을 조금 더 벌기 위해 갈수록 악화되는 폭염과 각종 기후변화는 감내해야만 하는 고통일까? 짚어봐야 할 것은 우리나라 평균온도 상승이 지구 전체 그것의 두 배나 높다는 것이며, 앞으로도 이 추이는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온도상승 억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효과적 방법은 에너지 절약인데, 사회구조적 체질개선이 요구되니 이 주장은 공허할 뿐이리라. 차선으로 온도저감과 동시에 배출된 탄소의 저장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 숲의 조성과 보호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후 지금까지 산림관리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으며, 훌륭한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숲이 차지하는 면적이 전체 국토의 60%를 훌쩍 넘고, ‘숲가꾸기’ 사업에 매년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앞서 설명한 한반도 온도의 급상승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숲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숲가꾸기’라는 이름의 사업은 대부분 큰 나무를 키우기 위한 솎아베기 사업이 차지한다. 환경적 공익과 공공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목으로 효과의 검증 없이 매년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데, 최근 국내에서 검증된 모든 결과를 종합하여 솎아베기 이후 탄소저장량의 변화를 분석한 연구결과는 자못 충격적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숲을 40% 수준으로 간벌했을 경우 이듬해에는 총 탄소저장기능이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든다. 간벌의 효과를 홍보하는 측에서는 남겨진 수목들이 훨씬 건강하고 활발하게 생장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연간 탄소저장량이 간벌하지 않은 숲과 같아지기까지 무려 38년이나 걸리며, 이때까지 줄어든 탄소저장량은 연간 흡수량의 650%나 된다. 이 감소된 저장량을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다시 37년이 필요하다는 예측이다. 즉, 75년 이후에나 조금씩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또한 남겨놓은 수목이 100살이 넘어서도 젊을 때와 같이 왕성한 생장이 지속된다고 가정해야만 하며, 작업을 위한 탄소소비활동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더해 베어진 나무의 대부분은 숲속에 남겨져 이전까지 열심히 저장한 탄소를 다시 고스란히 배출하게 되는데, 이 또한 계산에서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100년이 지나도 한번 솎아베기 한 숲은 전혀 환경적 이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숲가꾸기는 혹여 100년 이후에나 우연히 생길지도 모를 이익을 가정한 정책일까? 과연 나무나이 100년이 넘도록 왕성하게 생장하는 숲은 있는가? 사업 이후 70년 이상 온전히 보전될 숲은 있는가? 현재 제도로는 한번 간벌 후 5년이 지나면 다시 간벌사업을 할 수 있다. 대부분 숲은 70년이 지나기 훨씬 이전 또다시 간벌사업이 진행되거나 모두베기된다. 수많은 숲은 아예 다른 용도로 전환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솎아베기로 대표되는 숲가꾸기를 통한 산림관리는 고스란히 우리나라 숲의 탄소저장기능 감소로 이어졌다고 봐야만 한다. 한반도 온도상승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우리는 현재 매년 수천억원의 세금을 들여 숲의 공익적 기능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반도 온도상승을 초래하고 있고, 고스란히 사회적 약자들에 더 큰 직간접적 피해를 주고 있다. 숲가꾸기가 단지 탄소저장만을 위해 행하는 것이 아님을 항변하지만, 다른 홍보하는 효과들 또한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열대야를 참아내기 어려운, 기후변화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대다수의 소시민을 위해 숲 관련 공공정책은 새로운 시각에서 완전히 새롭게 전환되어야만 한다.

<홍석환 부산대 교수·조경학>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세계 최고의 원전기술이라고 알려진 ‘한국형 원전’ APR-1400이 실제로는 독자적인 수출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회조사국(CRS) 에너지 전문가인 마크 홀트 박사는 2010년과 2013년 “미국의 설계에 기반을 둔 한국형 원전은 여전히 웨스팅하우스의 라이선스 제품이라 미국의 수출규제가 적용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만일 수출이 성사되어도 미국 측에 거액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한국형 원전을 독자수출하면 원천기술을 제공한 미국 측의 소송을 야기할 수도 있다. 원전이 30년간 300조~600조원의 수출을 보장하는 ‘대박 사업’이라는 원전론자들의 주장은 터무니없이 과장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전 수출 이후 2012년까지 10기의 추가 원전 수출을 장담했다. 해마다 수십조원의 수출이 보장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8년간 수출 실적은 ‘0’이었다. ‘탈원전 정책’을 가시화한 이제 와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 운운은 어불성설이다.

원전 산업은 한국 측의 입맛대로 수출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신규 건설되는 원전의 대다수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중국·러시아 등의 물량이다. 굳이 남의 원전을 수입할 필요가 없는 나라들이다. 또 국제사회에서 원전 수출은 정치적인 거래 성격이 강하다. 가령 러시아와 천연가스 공급 문제가 걸려 있는 동구권의 경우 러시아의 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또 원전 수출을 하려면 수입국에 거액의 금융지원까지 해줘야 한다. 한국도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전 수출 때 28년 상환조건의 12조원을 지원해준다는 비공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유력한 수출대상국으로 꼽히는 영국은 21조원을 투자한 뒤 60년 운영으로 그 투자금을 회수해가는 지분인수 사업자를 원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는 문제도 이스라엘 등 다른 중동국가들의 견제를 넘어서야 가능하다. ‘한국형 원전’이 파고들 원전시장이 매우 좁다는 얘기다.

반면 신재생에너지의 국경은 없다. 무엇보다 원천기술의 이전 같은 골치 아픈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전 세계 재생에너지에 투자된 돈은 2016년 한 해 277조원에 이른다. 원자력의 8배에 해당된다.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글로벌 기업이 106개나 된다. 이 대열에 한국 기업은 없다. 더 이상 원전론자들의 근거 없는 ‘수출 대박 타령’에 발목 잡힐 시간이 없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때는 2014년 가을, 라인강 원전 밀집지역에 있는 칼스루에대학(KIT)의 젊은 연구원 마틴 브란다우어는 대형 실험실의 육중한 대문을 열고 스위치를 올렸다. 그러자 원격장치가 대형 금속체의 껍질을 얇게 벗겨내기 시작한다. “원전 해체 시 표면에 집중되어 있는 방사능을 잘 벗기면 고준위폐기물을 소량화할 수 있지요.”

주임교수인 사샤 겐테스는 이 연구실에서 기업도 공동연구와 훈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전공학 엔지니어 출신으로, 과거 대만에 가서 고속철도가 지진에 견디는 안전장치를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이처럼 독일은 안전공학 기술자가 원전 해체에서도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3년 전 지진 이야기를, 지난 7월 생명·탈핵실크로드(생명로드) 대만 순례 때 실감했다. 대만은 1999년 진도 7.6의 큰 지진으로 수천명이 희생됐고, 작년에도 진도 6.4의 지진이 발생해 14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이런 지진 때문에 대만의 탈원전 결정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올해 5월에도 진도 5.0의 큰 지진이 있었던 남부지역을 걸으면서 겐테스 교수를 떠올렸다. 우리도 지난해 진도 5.8의 경주 지진 위력을 온 국민이 체험한 터이다.

지난달 라오스에서 만난 학생들 질문에 답한 기억이 난다. “핵무기는 사람이 통제할 수 있지만, 핵발전소는 통제할 수 없다”고. ‘지진이나 테러에 속수무책’이라고. 더 이상 짓지 말고, 해체하고 폐기하는 일은 이제 지상명령이다. 그리고 엄청난 블루오션이기도 하다. 세계적 회계법인 딜로이트는 재작년에 “현재 전 세계 588개 원전 중 영구정지된 것은 150기다. 이 중 19기만 해체가 완료되었고, 2020년대 183기, 2030년대 이후 216기 등 해체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데, 해체에 소요되는 비용은 총 440조원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원전 해체 기술은 안전과 안심을 견인하는 사회적 부가가치가 큰 기술이다. 기술의 촘촘한 이행에 대한 관심은 클 수밖에 없다.

2013년 불교와 원불교가 공동주최한 ‘세계원전안전해체학회 준비세미나’에 왔던 KIT의 얀 브레머 박사는 “첫째, 완전 해체까지는 오래 걸린다. 당장 해체하는 경우와 20년 후 하는 경우 두 가지가 있는데, 둘 다 해체 후에도 핵폐기물의 보관이라는 근본 문제가 남는다. 둘째, 방사능 가득한 현장에서는 로봇공학기술이 중요하다. 셋째, 공정을 세분하고 각 단계마다 숙련 기술자의 처리작업이 진행되어야 하고 뒷받침하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

이에 지난 정부가 큰돈 들여서 원전해체센터를 설립하고자 했다. 하지만 예비타당성을 따지다가 의사결정을 제때 못하는 바람에 예산 미집행 룰에 걸려서 작년에 무산되었다. 안전 문제는 그 가치를 제대로 셈할 수 없는 법인데, 숫자를 따지는 ‘타당성’을 관료적 면피의 근거로 삼다보니 함정에 빠진 것이다.

방향부터 잘못 잡았다. 해체는 경험이 중요한데 우리는 가르칠 사람이 없다. 원전 해체와 폐기를 제대로 해 본 나라는 미국, 독일에 불과하다. 제대로 하자면 기술자를 모셔와야 한다. 그리고 가르쳐야 한다. ‘사람’이 먼저다.

국내 원자력 관련 학과는 안전과 해체 부문이 미약하다. 9개 대학 모두 전공교수도 없고 교과과정도 빈약하다. 바꾸어야 한다. KIT는 본보기 교사다. 매년 배출되는 500여명의 원전공학도는 자산이다. 원전산업 종사자 3만5000명과 관련 업종 종사자까지. 탈원전은 이들 고용구조 전환까지 포함한다.

국가 원전 해체 기본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시나리오를 세워야 노후원전에 대한 안심도 확보할 수 있다. 계획은 전후방 경제효과나 안보정책과 직결된다. 세계시장에서 통하려면 장기 프로그램이 가동되어야 한다. 반도체와 정보기술(IT)처럼.

라오스 학생들에게 말했다. “시작은 우리가 하지만 마무리는 여러분 일이다. 100년 동안 해 나가야 할 일이니까.”

<이원영 수원대 교수·국토미래연구소장>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오늘은 참으로 역사적인 날이다. 지난 7월24일 출범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시민참여단의 최종 의견을 담은 대정부 권고안을 정부에 전달하고 3개월간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마치는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간 진행된 공론화 과정은 에너지정책의 역사를 새로 쓴, 민주주의의 새로운 실험이었다. 이제껏 소수의 전문가와 기술관료들에게 맡겨져 있던 원전정책 결정 과정에 일반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창을 열었다.

오리엔테이션 95.6%, 합숙토론회 98.5%란 높은 참석률은 시민참여단의 높은 사명의식과 참여의지를 보여준다. 언론은 공론조사의 ‘후폭풍’을 우려하지만, 참여자들은 숙의 과정에 상당히 만족하면서 어떤 결론이 나든 치열한 학습과 토론의 결과인 만큼 받아들이겠다고 말한다. 시민으로서의 존재 가치와 의미를 다시금 느낀 것이리라. 참여와 숙의 과정으로 민주의식도 한층 자랐다. 이 공론화 과정은 시민참여단 선발과 숙의, 공론조사를 통해 원전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한 세계 최초 사례라 세계적 관심의 대상이다.

나는 이 역사적인 사건, 역사적인 과정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9월30일에 열렸던 미래세대 토론회에서 고등학생 106명을 대상으로 건설 중단 측 전문가로 강의하고 질문에 답했다. 신고리 5·6호기는 설계수명이 무려 60년이고 사용후핵연료를 10만년 이상 관리해야 하지만 공론화 과정에서는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는 물론, 현재를 살고 있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에게조차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닫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공론화위는 미래세대 토론회를 열어 숙의 과정을 진행하고 의견을 물은 후 시민참여단에 전하기로 했다. 정확한 사실을 알고 싶다는 열망으로 학생들의 눈빛은 반짝였고 누구보다 신중하고 치열했다.

미래세대 토론회 11개 조 가운데 5개 조가 중단, 또 5개 조가 기타의견, 나머지 1개 조만 재개로, 다수가 중단을 원했다. 기타의견에도 건설 중단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핵폐기물 처리 방법이 없고 한 번의 사고로도 치명적인 인명과 재산 피해가 우려된다고 했다. 이제까지 일방적으로 제공되어 온 원전 정보는 신뢰하기 어렵고, 원전 대신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더 현명하다는 의견도 상당히 많았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위험에 위험을 더할 뿐 아니라 입지지역 주민의 건강과 재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차별을 심화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민참여단에 보여준 5분짜리 영상에는 건설 중단, 재개, 기타의견이 하나씩 소개되었다. 미래세대 의견이 시민참여단 결정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미래세대가 건설 중단을 더 원한다는 사실은 전달되지 않았다. 공론화위의 기계적 중립이 못내 안타까웠다.

이 칼럼을 쓰는 지금, 나는 시민참여단의 결정을 알지 못한다. 두렵고 겸허한 마음으로 시민참여단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는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다.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든 관계없이 말이다. 건설 중단 측은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우리의 선택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자고, 생각의 틀을 바꾸자고, 한국을 넘어 세계적 흐름을 보자고. 중단 측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원자핵공학, 경제학, 정책학 분야의 교수와 의사, 국내외 NGO 활동가, 국내외 민간연구소 연구원, 지역주민, 애널리스트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했다. 연령도 30대부터 60대에 이르렀고 여성도 여럿 있었다. 건설 재개 측이 의사 한 명 외에 대부분 원자력 학계와 업계에 소속된 원전 이해당사자들로 남자 일색이었던 것과 사뭇 달랐다. 건설 중단 측의 구성은 다양했지만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건설 중단 선택이 변화를 가져올 출발점이자 씨앗이 될 거라고. 내려진 결론과 상관없이, 공론화 그 자체가 이미 변화의 시작이다.

<윤순진 서울대 교수 환경대학원>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오늘 원전의 건설 여부를 가를 공론조사 결과를 담은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한다. 정부는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최종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공론화 과정에서 종종 혼선과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이번 권고안은 사회적인 갈등사안을 두고 전체 시민을 대표한 471명의 참여단이 숙의하고 토론한 뒤에 끌어낸 첫 번째 결과물이다. 어떤 경우든 시민참여단의 권고안은 존중되어야 한다.

이번 공론조사의 목적은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재개 여부를 가리는 것이다. 탈원전이냐, 원전 유지냐와 같이 한 나라의 원전 정책 일반을 판가름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사정이 있는 구체적인 사안을 따지는 일이다. 신고리 5·6호기의 경우 공사진척률이 29%에 이르렀고, 비용도 1조6000억원이나 투입됐기 때문에 경제논리가 더 부각될 수 있는 사안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신고리 5·6호기의 운명과 탈원전 정책은 별개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따지고 보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은 ‘너무 느린’ 정책이다. 신고리 5·6호기 문제는 차치하고 이번 정부 임기 내에 신규 가동되는 원전이 3기나 된다. 신규 원전의 용량은 고리 1호기의 7배에 이를 정도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완성되는 시점은 2019년 신규 가동 예정인 신한울 2호기의 수명이 끝나는 2079년이다. 2022~2023년 예정대로 신고리 5·6호기가 가동된다면 ‘원전 0’ 시대는 지금부터 65년이나 뒤인 2082년의 일이 된다. 현 로드맵으로도 탈원전은 요원한 이야기이다.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중단되면 원전산업이 당장 몰락할 것처럼 과장하는 원전세력의 억지주장도 문제지만 정부도 그런 오해를 불식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미 원전은 채산성도, 안전도 담보할 수 없는 사양산업이 됐다. 최근 일본 오이(大飯) 원전 1, 2호기의 폐로가 결정됐는데, 그 이유가 채산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영국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의 단가가 건설 중인 신규 원전의 60% 수준으로 떨어졌고, 미국에서도 1년 사이 태양에너지 공급가격이 30%나 급감했다. 지난해 가동 중인 원전(디아블로)의 폐쇄를 결정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전력회사 피지앤이(PG&E)는 “원자력은 미래의 역동적인 캘리포니아 전력망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미 구글, 애플, 페이스북,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은 제품생산과 판매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더 이상 싸지도, 안전하지도 않은 구시대의 산물이 된 원전산업에 발목 잡혀 있을 수 없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저는 밀양 송전탑 경과지 마을인 상동면 여수마을에 사는 61세 김영자입니다. 저는 평생 농사를 지은 농사꾼입니다. 저는 데모꾼이 아닙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저를 보고 데모꾼이라고 합니다.

저는 처음에는 서명 받는 일만 했습니다. 그런데 앞선 사람들이 물러나고 나니 어느 순간부터 제가 맨 앞에 서서 싸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우리 반대 주민 150가구는 지난 12년 사이에 두 사람이 목숨을 끊고, 수백명이 경찰서, 검찰청, 법원을 드나들고 철탑도 다 섰지만, 해야 할 일들이 있어 지금도 합의하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그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막는 일입니다.

왜냐고 물으면 저는 당당하게 대답합니다. “한국전력 사장님이 ‘신고리 5·6호기가 없으면 밀양에 765㎸ 송전탑은 필요 없다’고 했고,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더 이상 핵발전소를 지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공약과 달리 공론화로 결정하겠다고 했을 때, 우리는 답답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이미 국민들이 선택을 했는데, 또 선택을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밀양 주민들은 제일 먼저 7월6일 버스 타고 울산시청까지 가서 ‘탈핵탈송전탑 원정대’를 만들어 3개월 동안 열심히 뛰겠다고, 탈핵 사회로 가는 길에 우리 밀양 할매·할배들이 앞장서겠다고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70을 넘긴 노인들이 지난 몇 달간 전국을 다니며 정말 고생했습니다. 저도 행사 때마다 연단 위에서 말했습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다 알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이웃 나라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를 겪고 수백조원을 들여도 수습을 못하고 있는 것을 봐도 그렇고, 우리나라에 전기가 남아도는 사정을 봐도 그렇고, 대한민국이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도 아닌데, 지진대 위에 월성 고리 핵발전소들이 늘어서 있고,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10만년이나 보관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이제는 상식이 되지 않았느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신고리 5·6호기 문제가 왜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워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무식한 농사꾼이어서 다른 건 잘 모릅니다. 병원에 가니까 전문가인 의사 선생님이 병에 대한 모든 것을 제게 설명하셨습니다. 그리고 수술을 할지, 안 할지는 제가 결정을 했습니다. 그런 이치가 아닙니까.

이번 공론화위원회를 보니 저쪽 보수언론이나 공사 재개를 주장하는 측은 매번 “전문가들이 전문성을 갖고 하는 이야기니 그 말을 믿고 따르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이고,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신고리 5·6호기 문제의 당사자 중 한 사람입니다. 저희들은 신고리 1호기부터 반대해왔습니다. 2012년 6월에는 신고리 5·6호기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러 서생면까지 갔다가 한수원이 고용한 것 같은 청년들과 몸이 부서져라 싸웠습니다.

10월20일 오전 10시에 어떤 결정이 날 것인지를 생각하니 가슴이 쿵쿵 뜁니다. 저희가 12년간 해온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의 승패가 이 일로 결정나는 것만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이낙연 국무총리님,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님, 국회의원님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로 대한민국의 탈핵 시대를 활짝 열어주세요.

밀양 주민들, 12년 싸움에서 비록 철탑은 다 섰지만, 신고리 5·6호기는 막아냈다는 그 자부심을 갖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데모꾼이 아니라 농사꾼으로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간곡히 호소합니다.

<김영자 밀양시 상동면 주민>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짧았던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가 막바지에 들어섰다. 경제성, 안전 문제 등 세계적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논란이 되었던 원전 문제를 불과 1~2개월 만에 참여시민들이 판단하기에는 골치 아팠을 것이다.

지난 반세기 한국은 농업, 경공업, 중화학공업, 정보통신으로 짧은 기간 끊임없이 성장동력의 변화를 추구해왔다. 만약 우리가 특정시대의 주력산업에 연연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요즘은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데, 논의에 거품도 많지만 우리 경제에 변화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이 때문에 변화라는 관점에서 닥쳐올 4차 산업혁명과 원자력이 기술적으로 궁합이 맞느냐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이 주제는 다시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정보통신기술(ICT), 미래전력망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ICT와 원자력 간 관계를 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ICT혁명을 다른 전통산업부문에 확산시키고 디지털경제의 고도화를 통한 고효율 경제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전력기술은 제약, 광학, 바이오 등 다른 기술에 비해 ICT와 상호보완성이 크고, 둘 간의 융복합 기술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원자력과 ICT는 궁합이 맞을까? 안타깝지만 이 둘은 결합하면 할수록 해킹, 사이버테러, 정전 등 사고위험이 늘어나 상극의 관계이다. 이 때문에 원자력계도 ‘피동형 설계’, 즉 정전에 대비해 ICT설비를 최소화시킨 단순화된 설계를 강조한다.

둘째, 미래전력망과 원자력의 관계는 어떨까?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최대전력회사인 피지앤이(PG&E)는 가동 중이던 원전인 디아블로의 애초 20년 수명연장계획을 포기하고 폐쇄를 결정해 국제적인 화제가 되었다. 당시 PG&E는 “원자력은 미래의 역동적인 캘리포니아 전력망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기술검토결과도 발표했다. 과거 세계 전력업계는 원자력이 공급간헐성이 큰 신재생에너지를 보완해줄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원’이라고 여겨왔는데, 그 정반대의 주장인 것이다.

PG&E는 신재생에너지가 절반을 차지하게 될 캘리포니아의 미래 전력망에서는 나머지 절반의 전원이 신재생에너지의 공급변화에 따라 신속한 출력변화가 필요한데 자유로운 출력변화가 안되는 원전은 오히려 ‘아킬레스 힐’이 된다고 검토한 것이다. 특히 태양광이 늘어날수록 낮시간대 전력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빈번해져 전력망의 균형을 맞추려면 나머지 발전기들은 신속한 출력조절, 기동정지가 가능한 기술들이어야 하고, 에너지저장기술이 추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원자력과 4차 산업혁명은 궁합이 맞지 않는다. 원자력계는 데이터센터가 늘어나 전력수요가 증가하니 원자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스마트그리드 등 약진하는 전력-ICT를 외면한 피상적 논리다. 원자력은 전력보급률과 생산성이 정비례해 성장했던 제2차 산업혁명 말기나, 중화학공업이 늦게 성장한 과거 한국의 경제성장에 기여했던 기술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다른 가치개념과 기술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석광훈 | 녹색연합 전문위원>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에너지산업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과거 산업성장을 기반에 두고,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최근의 흐름은 신재생에너지와 환경의 어울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문재인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대폭 확대하고, 저탄소 고효율의 에너지 신산업으로 구조전환을 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하여 RPS(신재생에너지 의무발전비율)의 목표를 20%로 태양광 ‘전체 신재생에너지양 대비 0.4%(2014년)→7.9%(2035년)’, 태양열 ‘4.9%(2014년)→14.1%(2035년)’, 풍력 ‘2.6%(2014년)→18.2%(2035년)’ 등을 집중적으로 증가시킬 예정이다. 그러나 주요 신재생에너지원들이 주로 전기발전에 기초를 두고 있어, 수송 연료용이나 도시가스용과 같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제한 가스 자체로 사용가능한 바이오가스는 우리가 취약한 부분이며,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생물처리를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원인 바이오가스에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바이오가스화는 음식물류 폐기물, 가축 분뇨, 하수 슬러지 등 유기성 폐기물을 메탄가스를 함유한 바이오가스로 재생산하는 기술이다. 유기성 폐기물은 직매립(2005년)과 해양 투기(2013년)가 금지돼 자연스럽게 안정적인 육상처리가 가능하다. 바이오가스는 신재생에너지 생산까지 가능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바이오가스를 정제하여 순수 메탄가스로 전환하고, 수송연료나 도시가스로 이용하면 동시에 이산화탄소까지 분리되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도 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것이다.

바이오가스에 대한 연구와 활용이 활발한 스웨덴은 우리에게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시는 대중교통 버스의 95%가 바이오연료차로 운행되고 있으며, 바이오가스 17.9%, 에탄올 30.8%, 바이오디젤 51.3%의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에 만족하지 않고 트럭과 택시에도 수송용 바이오연료를 사용할 예정이다. 스웨덴 정부는 수송용 바이오연료 사용 비율을 2016년 15%에서 2030년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바이오연료 사용률이 높은 바탕에는 정부의 정책지원이 있었다.

스웨덴은 바이오연료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이산화탄소(CO2) 배출저감기금(low emission CO2)을 운영하고 있다. 바이오가스 생산 및 이용(주유소 포함) 시설 설치 시에 20~40% 지방정부가 지원하고, 바이오연료에 이산화탄소세로 1ℓ당 2.5크로나(약 348원) 정도를 지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경우는 어떨까. 국내에서는 유기성 폐기물에만 국한하여 바이오가스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메탄가스의 생산량이 매우 적다. 심지어 이러한 시설이 2015년 현재 88개에 불과하다. 바이오가스를 활발하게 사용 중인 독일의 경우 1만여개의 시설을 보유 중인 것에 비하면 아직 기초단계일 뿐이다. 또한 국내에서는 연간(2015년) 2억8440만㎥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있는데, 대부분 시설에서는 전기를 생산한다. 수송용 가스연료를 생산하는 시설은 2곳으로, 전체 생산량의 1.9%인 471만㎥에 불과하다. 바이오가스의 고품질화를 통한 수송용 가스연료 및 도시가스 등 고부가가치 사용처로 넓히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하겠다.

먼저 지금껏 유기성 폐기물에만 국한되어 바이오가스화를 할 수 있었던 제재를 풀어야 할 시기가 아닐까. 폐기물이 아닌 농수산부산물, 도축폐기물, 조류(algae), 바이오작물 등으로 바이오가스화를 확대하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둘째, 바이오연료를 일정량 화석연료와 혼합하여 사용할 것을 의무화한 제도인 신재생연료 혼합의무제(RFS·Renewable Fuel Standard)에 바이오가스를 추가시키는 것이다. 셋째, 바이오연료 생산 및 이용 지원책으로 CO2배출저감기금을 조성하여 생산 및 이용 시설 설치비를 지원하고, 바이오연료에 대한 이산화탄소세를 지원하는 스웨덴 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동진 |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시민참여단 471명이 15일 2박3일간의 합숙종합토론을 마쳤다. 시민참여단은 마지막 설문조사에 응한 뒤 해산했다. 공론화위원회는 20일 시민참여단의 의견을 정리해 정부 측에 권고안을 제출한다. 설문조사 결과 어느 한쪽 의견이 표본오차를 벗어날 경우 다수 의견 쪽으로 권고안을 낼 예정이다. 그러나 ‘오차범위 이내’라면 1~4차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책적인 판단에 도움이 될 사항을 반영한 권고안을 작성한다. 이 경우 정부가 원전의 공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공론화 작업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사전준비작업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3개월 만에 결론을 내야 했기 때문에 종종 혼선과 갈등을 빚었다. 단적인 예로 원전 밀집 지역 주민들과, 원전의 사용자이자 폐기물 처리까지 감당해야 할 미래세대를 위한 가중치를 두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전문가 참여 문제와 팩트 검증 논란 등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그런 만큼 어느 한편이 불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이번 공론조사는 서툰 점도 있었지만 시도할 가치가 충분한 작업이었다. 원전이라는 첨예한 사회 갈등 사안을 이해당사자가 아닌 일반 시민의 숙의로 결정하는 첫번째 시도였다. 탈원전을 선언한 정부가 신고리 5·6호기의 공사중단 여부를 시민들에게 물어보았다는 사실 자체가 촛불정신, 즉 시민주권주의의 실험이었다. 직접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의 갈증은 참여단의 열기로 확인됐다. 참가의향을 밝힌 500명 중 478명이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고, 그중 98.5%(471명)가 합숙토론에 참여했다. 토론회를 참관한 소네 야스노리(曾根泰敎) 게이오대(慶應大) 교수는 “일본의 경우 10% 이상이 참석을 당일 취소한다”며 한국 시민참여단의 열기를 높이 평가했다. 시민참여단은 한 달 이상 신고리 5·6호기 관련 찬반 논리를 공부했고, 합숙토론에서도 10시간 이상 숙의와 토론을 거듭했다. ‘전문가의 영역’으로 치부되던 원전 문제는 모든 시민의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참여 시민들은 “세대 간 공감의 자리였다” “어깨가 무거웠지만 즐겁고 행복했다”는 등의 소감을 피력했다. 이것이 숙의 민주주의의 효과라 할 수 있다.

이번 원전 공론화위원회를 계기로 사회적 갈등을 시민들의 논의로 푸는 공론작업이 더욱 활성화되기 바란다. 공론화는 의회를 무시하는 대의 민주주의의 ‘포기’가 아니라 ‘보완’임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정부에서 만든 연구소 중에서 전자통신연구원에 이어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연구소이다. 그러나 정부에서 지원받는 돈의 액수로 따지면 단연 최고 규모이다. 전자통신연구원은 정부 지원금이 1000억원도 안되지만, 원자력연구원은 거의 5000억원에 달한다. 6000억원 남짓한 전체 예산의 80%가 정부지원금으로 충당되니, 연구원에서 쓰이는 거의 모든 돈이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전자통신연구원의 지원금 비중은 15%이다.

원자력연구원에서는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가지고 원자력과 관련된 연구는 거의 모두 손대는 것 같다. 소듐냉각고속로, 소형 스마트원자로, 수소생산용 초고온가스로, 파이로프로세싱 방식 재처리, 양성자가속기, 신개념 사고저항성 핵연료 같이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연구를 많은 돈을 들여서 수행하고 있다. 단일 연구소로는 아마 전 세계 어떤 나라의 원자력연구소보다 더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을 것이다.

원자력연구원이 이렇게 막대한 세금을 사용하면서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정부의 원자력 ‘우대정책’이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 녹색성장이란 이름아래 원자력관련 연구들을 대대적으로 지원한 탓에 원자력연구원의 예산은 급속하게 증가하여 2017년에는 전자통신연구원과 거의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러한 우대정책 때문인지 원자력연구원은 보통 사람에게는 오만하게 보이는 행동도 종종 보여왔다. 올해 초의 방사성 폐기물 무단폐기, 감시기록 조작과 누락도 이러한 오만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런 범법행위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억원 가량의 과태료와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원자력연구원은 이에 대해서도 반발하여 대형 로펌 김앤장을 앞세워 처분취소 소송을 위한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국가 기관에서 범법을 저질렀으면 달게 벌을 받고 잘못을 고쳐야 할텐데, 이렇게 적반하장인 것은 정부에서 지금까지 원자력을 최고의 에너지로 대우했고, 따라서 잘못을 저질러도 벌받는 일 없이 항상 대접을 받아온 원자력 연구원들에게 깃들어 있는 우월의식에 기인할 것이다.

사실 우리사회가 탈원전 에너지전환으로 나아가는 마당에 자세히 따져보면, 원자력연구원에서 수행하는 연구는 대부분 불필요한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차세대 원자로로 선전했던 소듐냉각고속로와 수소생산고온로 같은 것은 원자력발전소를 더는 건설하지 않기로 한 지금 개발해봐야 세금만 잔뜩 삼킨 고철덩어리가 될 뿐이다. 파이로프로세싱 재처리도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불순물 섞인 플루토늄이 연료로 투입될 고속로가 건설되지 않으면, 파이로프로세싱은 순도높은 고준위 방사성 물질만 만들어낼 뿐이다.

이렇게 불필요한 연구를, 그것도 국민들의 세금으로 수행한다면 감사의 마음을 가져도 모자랄 터인데, 잘못을 지적한 국가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는 오만하기 때문 아닌 다른 것에서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상식적으로 보면 이런 오만한 기관에 세금을 지원하는 것은 세금 낭비이다. 그리고 이런 기관을 국가소속 연구기관으로 둘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없애기는 어려우니 세금을 가능한 한 적게 지원하거나 조금도 지원하지 않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고속로, 파이로프로세싱, 수소생산 고온로, 신개념 핵연료 등의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고 탈원전 시대에도 필요한 연구만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세금을 적게 쓰는 한가지 방법일 것이다. 세금을 조금도 쓰지 않는 방법은 원자력연구원을 민간에 매각하여 스스로 연구비를 수주해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연구원은 법에 저촉되지 않고 연구비만 얻을 수 있으면 어떤 연구든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된다.

국가에서 만든 기관이 잘못을 지적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국가가 방관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참에 원자력연구원의 민간 매각을 고려해보기 바란다.

<이필렬 | 방송대 교수·문화교양학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 10월 10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지난달 3일 북한이 단행한 6차 핵실험 여파로 핵무장에 대한 국내 여론이 또다시 높아지고 있다. 6차 핵실험 이후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60%다. ‘핵에는 핵으로 대응한다’는 논리로 자유한국당이 핵무장을 촉구하는 1000만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핵무장에 부화뇌동하는 국내 원자력 전문가 몇몇과 보수언론들은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수개월 내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독자 핵무장 능력을 훼손시켜 국가안보에 심각하게 해롭다고 질타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 남북한 자멸의 길을 걷게 만들 남북한 핵무장 주장은 위험하다. 그리고 탈원전 정책은 국내 핵무장 가능성 훼손과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오히려 국가안보에 이롭다.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박한다. 북핵에 핵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상호공멸을 의미한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북한을 비핵화시켜야 한다. 그사이 기존의 한·미 재래식 전력 및 미국의 핵우산으로 북핵 저지는 충분하다. 북한이 자살의 길을 택하지 않는 한 핵무기 선제공격은 없을 것이다.

북핵 억지 차원에서 만약 우리나라가 핵무장을 한다면 일본과 대만이 핵무장을 할 것이다. 동북아 지역이 핵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냉전시대 미·소 간에는 핵미사일이 발사되어 상대국을 타격하기까지 30분 전후의 생각할 시간이 있었다. 동북아 지역에서는 그 시간이 5~10분 정도다. 날아오는 미사일이 핵미사일인지 재래식 미사일인지 구분할 능력도, 시간도 없다. 어디서 날아오는지 파악한 순간 나도 핵미사일을 그 국가로 발사해야 한다. 상호공멸로 이어진다.

또한 핵미사일 공격에 대한 경보시스템의 오동작 등에 의한 우발적인 핵전쟁 발생 가능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 예로, 1983년 구름에 반사된 햇빛을 미사일로 오인한 소련의 위성이 미군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기를 소련을 향해 발사한 것으로 잘못 해석해 미·소 간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었던 위기를 슬기롭게 방지한 스타니슬로프 페트로프의 이야기는 국내 언론에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핵무기 개발에 나선다고 가정해 보자. 당장 국내 원전을 모두 정지하고,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더라도 기존에 발생한 경수로 및 중수로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면 핵무기에 사용 가능한 플루토늄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경수로 사용후핵연료 재고 약 8000t 내 플루토늄 양은 약 80t, 현재 중수로 사용후핵연료 재고 약 7000t 내 플루토늄 양은 약 20t이다. 플루토늄 8㎏을 핵무기 1기 분량으로 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근거하면, 1만2500기의 핵무기 생산이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2080년경까지 원전 가동을 허용하고 있다. 수십년 걸리는 원전 폐기 기간 등을 고려하면, 국내 원자력 기술 및 전문 인력의 필요성은 21세기가 끝날 때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탈원전 정책으로 핵무기 만드는 원료가 모자란다거나 관련 인력이 사라질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다.

그리고 사실, 핵물질 생산 이외의 핵무기 제조 분야는 원자력 전공과 아무 관련이 없다. 발파공학 등 화약을 다루는 전문가가 필요한 분야이다. 원전기술이 세계적이라고 핵무기 제조를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원전은 국가안보에 있어서 급소다. 과거 북한이 김정은의 미사일 발사 관련 배경 사진에서 보여주었듯이 남한 내의 원전들은 북한 미사일의 타깃이다. 국내의 원전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을 수 없다. 북한 미사일 공격 등에 의해 격납건물 내 원자로 용기 또는 원자로 냉각장치가 손상받거나, 격납건물 옆 일반 콘크리트 건물 속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또는 저장조 냉각장치가 손상되면 핵연료에 포함된 고독성의 방사성물질이 누출되어 주변 환경으로 퍼져 나간다. 체르노빌, 후쿠시마보다 훨씬 대규모의 중대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대용량 발전의 다수 원전의 정지는 주변 지역 정전, 나아가 1주일 이상 지속되는 국가 정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탈원전이야말로 국가안보에 이롭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강정민 | 미국 자연자원방어위원회 선임연구위원>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가 순탄하지 않다. 탈원전에 대한 일부 언론의 편향·왜곡 보도,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부적절한 관여, 시민대표참여단의 지역·연령별 선발기준 논란 등으로 공정성 문제가 불거져왔다. 안전, 경제, 환경 등의 의제에 대해 건설 중단과 재개 양측이 제시하는 팽팽하게 대립되는 주장도 어려움을 더해준다. 건설 중단 측이 활성단층의 존재,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지역, 비상대피 구역 내 382만명의 지역주민을 거론하며 안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 재개 측은 세계 최고의 핵발전 기술과 안전성을 믿으라 주장한다. 점진적 에너지전환이 가능하다고 하면, 전기요금 폭탄을 각오하라고 한다. 재생에너지산업이 창출할 양질의 수많은 일자리에는 탈원전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 사태로 맞받는다.

모두가 중차대한 사안들이지만, 누구 말이 옳은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어딘가에 진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양쪽 주장 모두 예측이라, 미래가 현실이 될 때까진 입증이 불가능하다. 그때까지 양쪽 모두 자기주장을 계속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시민대표참여단도 양쪽 주장을 듣고 숙고와 토론을 하겠지만, 판단은 쉽지 않을 것이다. 기울어진 데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혼탁한 운동장에서 공론화가 진행 중이다. 이런 식의 공론화로, 신고리 5·6호기에 관한 결정의 사회적 수용성을 높일 수 있을지 우려된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는 방사능 대량누출 사고가 일어난 지 6년이 흘렀지만 그대로 방치돼 있다. 원자로의 폐연료봉 때문이다. 사람이 즉사할 정도의 강력한 방사선을 내뿜는 폐연료봉은 내부 상황 파악을 위해 투입된 로봇조차 작동불능 상태로 만들었다.  원전은 우라늄 핵분열 때 나오는 열을 사용해 물을 끓이고 여기서 생긴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 원료로 사용된 우라늄은 폐연료봉 형태로 핵폐기물이 된다. 사고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폐연료봉 1만925다발이 있었다. 이를 다 꺼낸다고 해도 영구적으로 처리할 곳이 없다.

다행히, 너무나 명백한 사안이 하나 있다. 바로 사용후핵연료다. 핵발전소 가동에는 핵연료가 필요하고, 일단 가동하면 사용후핵연료가 배출된다. 신고리 5·6호기도 마찬가지다. 사용후핵연료는 순간의 피폭으로도 치사율 100%인 치명적인 고준위핵폐기물이며, 최소 10만년 동안 세상에서 완전히 분리, 차폐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700t 이상 배출되는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부지 내의 임시저장소에 보관된다. 임시저장소의 예상 포화연도는 월성원전 2019년, 한빛 2024년, 한울 2026년, 고리 2028년이다. 사용 가능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현재 영구저장소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상 어디에도 없다. 한마디로, 대책이 없다. 이상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팩트’들이다.

‘10만년’은 인간이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이다. 현생 인류의 출현이 대략 3만~4만년 전이다. 더구나 ‘완전’한 분리와 차폐는 ‘불완전’한 인간에겐 불가능한 요구다. 사용후핵연료의 실체는 원전이 인간에게 어울리지 않는, 인간이 책임질 수 없는 설비라고 알려준다. 고준위핵폐기물이 나오는 한, 사고가 없다 해도 ‘안전한 핵발전소’는 없다. 100년도 못 사는 인간이 왜 10만년을 걱정하느냐고 타박하려는가? 하나 조금만 달리 생각해보자. 100년도 못 사는 우리가 10만년 동안이나 위험천만한 그런 쓰레기를 세상에 남겨서야 되겠는가. 게다가 이 10만년엔 우리의 현재도 포함된다. 사용후핵연료는 미래 세대만이 아니라 우리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다. “잠시 머물고 지나가는 자리에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의 삶에 영향을 끼칠 파괴와 죽음의 자국들”을 남겨서는 안된다(프란치스코 교황, <찬미받으소서>). 눈앞의 편리와 이익을 위해 미래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할 것인가? 미래 세대에 대한 무책임은 오늘 우리에 대한 무책임으로 현재화된다. 세월호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사회적 무책임의 참담한 결과다. 지금 당장 편리하자고 우리가 감당 못할 위험을 묵인하는 핵발전도 예외일 수 없다.

대안이 없다면 또 모르겠다. 하지만 탈원전으로 가는 나라들은 대안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그 대안을 구현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 윤리적이고 지혜로운 태도가 아닌가. 미래 세대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핵발전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외면하지 말자. “우리 후손들, 지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고 싶습니까?”(<찬미받으소서>)

<조현철 신부·녹색연합 상임대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운명을 결정할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의 최종설문조사가 다음달 13~15일 마지막 숙의과정인 합숙토론 끝에 실시된다. 이때 얻은 최종결과는 일주일 안에 권고안 형태로 정부 측에 제출된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았고, 도중에 10일간의 추석 휴무가 있으므로 매우 촉박하다. 설상가상으로 공론화위원회의 업무 추진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 등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예컨대 시민참여단 500명을 구성하면서 지역별·세대별 가중치를 두지 않았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즉 원전의 당사자 지역인 울산지역 시민은 시민참여단 500명 중에 단 7명(1.4%)에 그치고 있다. 부산과 경남시민을 합해도 60여명에 불과하다. 반면 원전과는 거리가 먼 서울·경기지역 시민이 절반에 이른다. 국제원자력기구가 정한 긴급보호조치 계획구역(반경 30㎞)에 살고 있는 부산·울산·경남 주민은 400만명에 육박한다. 원전 때문에 직간접적인 고통을 받아온 해당 주민들에게 무작정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렇게 안전하다면 서울·수도권에 원전을 지으라”는 주민들의 절규를 지역 이기주의의 발로로만 치부할 수 없다. 또한 시민참여단 중에는 50대 이상(45.6%)이 절반에 가까운 반면 19~39세는 32.2%에 불과하다. 원전의 설계수명은 60년 정도다. 원전을 사용하고 또 원전 폐기물을 처리해야 할 이는 기성세대가 아니다. 미래세대다. 공론화 과정에서 원전의 당사자인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균형있게 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공론화위원회의 소통 협의회 회의 과정에서도 갈등이 빚어졌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출연기관 등은 중립성을 도외시한 노골적인 친원전 홍보전을 벌였다. 이들 기관의 동원인력이 공론화위원회가 주최한 토론장에 참석하는가 하면 친원전 홍보물을 공공연하게 배포하기도 했다. 반면 반원전 시민단체들은 기계적 형평성 때문에 손발이 묶여 있다. 모처럼 시도되는 공론화 작업은 반드시 연착륙해야 한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삐걱댈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서슴없이 고치면서 진행해야 한다. 사회적 갈등을 안고 있는 사안을 두고 공동체가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는 과정이야말로 숙의민주주의의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일정에 쫓긴다면 갈등요소들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다. 시간이 촉박하다면 충분한 숙의를 위해 좀 미뤄도 좋을 것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우리나라 원자력공학 기술력이 미국에 비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한가? 미국이나 그 어떤 나라도 갖지 못한 획기적 기술을 지니고 있는가? 우리나라 원자력공학을 이끌고 있는 학자 대부분이 미국에서 공부한 것으로 보아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원자력발전 단가는 미국에 비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저렴할까?

미국 태양광기업인 퍼스트솔라는 이미 2013년에 미국 내 신규 원자력발전소 전기판매 단가의 23% 수준으로 전기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미국 정부는 2016년 에너지 전망보고서에서 가격경쟁력이 없는, 너무 비싼 원자력발전의 미래 단가(미래에 기술이 발전할 것을 예상한)를 계산조차 하지 않았다. 태양광 기술은 더욱 발전하여 미국 내 기업이 공급하는 태양광 에너지 단가는 올해 1분기에 2016년 대비 최대 30%까지 낮추었다. 기업이 손해 보고 팔 리는 없다. 이러한 흐름과는 달리 원자력발전은 지속적으로 숨겨진 비용들이 추가되면서 단가가 상승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원자력발전 단가에서 간과하고 있는 발전소 해체 비용은 가히 상상 이상이다. 미국이 계산한 원자력발전소 1기의 해체 비용은 영국이 사용하는 총 전력을 위한 태양광발전 설비 건설비용을 초과하고 있다. 사고에 대비한 보험조차 들 수 없는 가장 더러운 에너지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소 해체 비용은 향후 누가 지불할 것인가? 이익을 본 사람들이 지불할 리 만무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 스티글러가 1971년에 제시한 규제 포획이론은 공공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정부가 규제를 받는 집단에 오히려 포획당해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규제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기업이나 특정 집단이 로비를 통해 공익에 반하는 규제나 정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의 손해를 유도하고 이익은 특정 기업 또는 집단에 돌아가도록 만드는 구조이다. 몇 년간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생각하면 쉽다. 공익을 위해 비싸게 팔지 못하게 하면 되는 간단한 방법을 버리고 각종 복잡한 관계들을 설정하면서 싸게 팔지 못하게 법을 만들었다. 복잡하게 접근했기에 다양한 이견은 있을 수 있겠으나, 이 법이 공익에 크게 기여하지 못함은 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사 영업이익의 대폭 증가라는 결과로 증명된다.

기업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공익을 외면하는 정부의 대처는 유난히 환경분야에서 많이 나타난다. 정확하게 계산하거나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공익이 무시되기 때문이다. 불특정 다수가 자신의 손해를 인식하고 공익을 위한 로비나 소송을 진행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이들의 이익을 한 곳에서 흡수하는 특정 기업은 막대한 로비자금을 쉽게 들일 수 있기 때문에 이미 공정해야 할 바닥은 심하게 기울어져 있는 것이다. 손해를 보는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되는 정보 또한 대부분 이들의 관리에 놓여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누군가의 오염물질 배출로 인해 주변 사람이 죽음에 이르렀더라도 현대과학으로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어렵다. 가습기 살균제가 그렇고 석면 지붕이 그렇다. 원전 주변의 방사능 유출 또한 그러하다. 청정한 지리산자락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려 사망해도 인근에 건설된 아스콘공장이 원인이라는 증명은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설사 관계가 어느 정도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들의 죽음이나 고통을 보상받거나 오염유발자의 처벌은 요원하다. 십 수명의 생명가치가 공장의 이익과 비교될 수 있을까?

원자력발전으로 인한 위험요인은 위의 사례와 비견될 수준의 피해가 아니라 재앙 그 자체이다. 특정 집단을 위해 국민이 누려야 할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 공급원을 방해하는 정책은 지난 정부로 막을 내려야만 한다. 우리나라의 친환경 기술력은 원자력발전을 유지해야만 할 만큼 후진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최근 정부에서는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중단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 가동 중단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을 20% 이상 달성하겠다는 ‘신재생3020 이행계획’ 추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외 전문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현재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체 발전량의 4.8%로 미국 13.8%, 독일 27.5%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를 위하여 우선 신재생에너지 분야 전문인력을 집중적으로 양성하여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에서도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시장 성장과 활용 전망이 높은 분야를 선정하여 교육과 훈련을 통한 인재 양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자재 설계, 핵심 부품의 국산화, EPC, O&M 등 전문기술과 설비운영의 노하우는 단기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신재생3020 이행계획’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140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는 사업인 만큼 설비 구축 초기에 필요한 기술 개발이나 기자재의 국산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제도적,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개별 요소 기술들에 대한 집중적인 R&D 지원을 확대하고, 민간부문에서 선뜻 나서기 어려운 영역은 공공부문에서 우선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상현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생>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공론(公論)’은 ‘여럿이 의논한다’와 ‘공정하게 의논한다’는 두 가지 뜻이 있다. 깊이 생각하여 충분히 의논하는 숙의의 과정과 공평하고 올바른 조건을 모두 갖춰야 공론이라 할 수 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여부가 공론에 붙여졌다. 국내 최고의 갈등 해소 전문가들이 모였으니 숙의의 과정은 잘될 것이라 믿는다. 그런데 신고리 공론화가 과연 ‘공평하고 올바른 조건’에 있는지는 살펴봐야 한다. 몇 가지 ‘기울어진’ 사례를 보자.

건설 중단과 계속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의 조건은 공정한가. 공론화위원회는 건설 중단 대표 단체로 ‘신고리 백지화 시민행동’, 건설 계속 대표 단체로 ‘한국원자력산업회의’를 선정했다. 시민행동은 녹색연합과 녹색당 같은 환경단체와 진보정당, 풀뿌리 지역단체가 중심이다. 원자력산업회의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 등 공기업과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원전 관련 대기업이 참여한다. 인력과 조직이 공정하다고 보는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백지화 서울시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 중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신고리 5·6호기 건설 절차는 공정하였는가. 원자력계의 불문율은 ‘허가 나는 것을 기정사실로 하고 돈부터 집어넣는’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가 나기 2년 전에 두산중공업과 2조3000억원의 주기기 계약을 했다. 2015년에는 삼성물산 컨소시엄과 주설비 공사에 도장을 찍었다. 이 시점에서 원자력산업회의는 공정률 운운하며 매몰 비용을 걱정하고 있다.

원자력 관련 예산은 공정하게 집행됐는가. 국민의 전기요금으로 조성된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사용 내역을 보면 2007~2016년 원전 홍보비는 총 824억1200만원인 반면에 신재생에너지는 총 2억6700만원에 불과하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문화재단,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2012년부터 2014년 10월까지 원전 홍보 광고비로만 총 5067억원을 집행했다. 보수지와 경제지가 주요 수혜자이다. 후쿠시마 사고 발생 1년 뒤 조선일보는 ‘원전 강국 코리아’ 특집 기사를 발표했는데, 이 기사는 원자력문화재단이 5500만원에 발주하였다. 원자력계와 언론의 유착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계와 언론의 입장은 과연 공정한가. 신고리 공론화가 발표되자마자 일방적인 찬핵 공세가 이어졌다. ‘핵발전 비전문가는 정책 결정을 할 수 없다’며 공론과 숙의민주주의를 부정하였다. ‘앞으로도 원전이 재생에너지보다 경제적이다’ ‘세계 원전 2050년에 2배 이상 늘 것이다’ ‘원전 기술력 뛰어나 600조 원전 수출 장밋빛 이룰 수 있다’ ‘최근 일어난 대만 정전 사태는 탈원전 정책 실패다’ 등의 편파 보도를 넘어 잘못된 정보를 확산하였다. 원자력계 기관지가 할 법한 이야기를 주요 언론사가 보도하고, 원자력 R&D 용역을 대거 수행하는 학계의 ‘원자력 엘리트’는 건설 계속의 논리를 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때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약속하였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건설 중단과 재검토를 제안하였다. 그런데 이제, 여당은 ‘중립’에 갇혀 입을 다물고 야당은 신고리 중단을 막을 것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정치가 공정하지 않다. 신고리 공론화는 인력과 조직, 절차, 예산, 언론, 정치에 이르기까지 시작부터 기울어져 있었다. 신고리 건설 중단 단체들은 이 사실을 알고도 공론화에 참여하였다. 우리가 공론화 과정에 참여하는 이유는 신고리 건설 여부를 떠나 원자력계의 잘못된 관행과 부정을 고치고, 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다. 공론화는 공정성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윤상훈 | 녹색연합 사무처장>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