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경보호부는 작년 7월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올 연말부터 폐플라스틱, 분류하지 않은 폐지, 폐금속 등 고체 폐기물 24종의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중국이 수입을 중단하자 폐지·폐비닐·플라스틱 가격이 폭락하면서 처리에 대혼란이 생기고 있다.

이 여파로 지난해 말 ㎏당 130원이던 폐지 가격이 몇 개월 사이 100원가량 폭락하면서 폐지 줍는 노인들은 현재 ㎏당 30원 정도를 고물상에서 받고 있다. 가격 폭락 전에도 하루종일 100㎏을 주워도 고작 1만3000원 벌이였다. 하지만 동일한 양의 폐지를 주워도 지금은 3000원밖에 안된다. 고물상 역시 어렵다. 중간 도매상 재활용업체에 넘기는 마진도 ㎏당 10~20원 사이로, 폐지가 나오는 업체에서 무상으로 수거를 의뢰해도 수거비용이 나오지 않아 수거할 수 없는 실정이다.

폐지 줍는 노인들이 함께 취급하던 폐플라스틱 용기 값도 곤두박질치면서 ㎏당 90원에서 20원으로 떨어졌고, 지금은 공짜로 고물상에 넘겨도 잘 받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폐지 줍는 노인들의 생활고는 깊어지고 있다. 영세고물상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와 계약을 맺은 재활용품 업체들이 비닐과 스티로폼 등을 거두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큰 혼란이 일었다. 다행히 환경부가 업체 지원대책을 설명하고 아파트와 수거업체 간 재계약을 독려하면서 정상 수거가 결정됐지만, 향후 정부와 지자체가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쓰레기 대란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한국환경공단 ‘관세청 재활용가능자원 가격조사의 수입통관실적기준’ 2018년 1월 자료에 따르면, OCC(기계 펄프로 만들어진 종이나 판지: 신문, 잡지와 유사한 인쇄물)는 26만194t에서 28만859t으로 전월대비 10.2%로 증가했다. 그리고 ONP(표백하지 않은 크라프트지: 판지나 물결 모양의 종이, 판지로 만든 것)는 63만325t에서 80만33t으로 전월대비 2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폐지의 가격 또한 전월대비 OCC의 경우 t당 가격은 229달러에서 234달러로 2.2% 상승하였고, ONP는 t당 170달러에서 178달러로 4.7% 상승하였다. 국내 폐지가격 폭락 및 폐지처리 포화상태와 반대로 기업은 해외수입 비중을 늘린 것이다.

중국발 폐자재 수입금지 조치로 국내 폐지가격의 폭락으로 인해 폐지 줍는 노인의 눈에 눈물이 흐르고 있다. 이 와중에도 폐지는 전월보다 높은 가격으로 더욱 많은 양이 수입되었다. 물론 자유경쟁 체제에서 수입량을 늘리는 것은 기업의 선택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국내 170만 폐지 줍는 노인의 허리는 더욱 휘어지고 있다. 바라건대 국내의 폐자원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시장경제의 자유경쟁도 좋지만 자원 하나 없는 나라에서 국내의 폐자원을 100% 우선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시장 개입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정재안 | 소상공자영업연합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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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트레킹을 위해 들렀던 아직 저개발국가인 부탄이 환경 보호를 위해 범국민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트레킹 루트 곳곳에, “자연은 모든 행복의 원천” “자연이 우리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에 속해 있다” “지구는 우리 모두를 위해 만들어졌지 우리 일부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같은 팻말들이 있었다. 심지어 산골의 초등학교도 옆 개천을 입양하여 관리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체험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배울 것이다.

무엇보다 부러웠던 것은 히말라야의 맑은 공기였다. 서울에서 겪는 미세먼지 자욱한 하늘을 떠올리면서 가슴이 답답해졌다.

사실 우리나라는 중위도 편서풍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서쪽에 있는 히말라야의 맑은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제트기류 같은 대기흐름을 타고 오게 된다. 그럼에도 서울의 공기가 나쁜 이유는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지나치게 많이 배출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대체로 바람에 의해 희석되거나 쓸려가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넘어가지만, 때로 바람이 약해져서 대기가 그대로 머무르는 경우, 특히 대기 상층에서부터 고기압이 자리 잡아 공기가 상하로 섞이는 현상을 막아버리는 경우에 문제가 심각해진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부분은 중국이 나서서 노력해줘야 한다. 중국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과학적 근거를 축적해가면서 협의해 나가야 하겠지만 단기간 내에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당장은 우리가 국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수밖에 없다. 국내적으로는 흔히 화력발전 같은 요인을 탓하지만, 미세먼지 분포 지도에서 인구와 활동이 집중되어 있는 서울 중심부가 거의 항상 나쁘게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가 생활주변에서 만들어내는 요인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함을 알 수 있다. 이 요인이 우리는 아직 데이터가 없지만 유럽에서는 30퍼센트를 넘는다고 한다.

생활주변의 미세먼지는 생활 패턴을 ‘미세먼지 저감형’으로 바꿈으로써 줄이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자가용 운행을 줄이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한다든지, 경유차를 친환경차로 바꾼다든지, 에너지 사용이나 쓰레기 배출량을 줄인다든지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전거나 대중교통 인프라, 친환경차 교체 지원, 에너지세금의 조정 등과 같은 정부 정책도 필요하겠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더 맑은 공기를 위해 어느 정도의 불편은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또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지 않으면 제대로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그러나 말은 쉽지만 실제 행동으로는 잘 연결되지 않는다. 개인 입장에서 보면 자발적 노력을 하는 데 따르는 생활의 불편함은 상당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다 함께 동참하지 않는 한, 그 효과는 거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람들이 노력해주면 내가 노력하지 않더라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으므로 먼저 나서지 않으려는 측면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이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누구도 저감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사회 전체적으로는 맑은 공기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또 다들 이를 위해 조금씩은 노력할 의도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미세먼지가 많은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게임이론에서 얘기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각 구성원의 인센티브 구조를 바꾸어 주지 않는 한 지속된다.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 저감노력을 사회의 각 구성원들과 각 부문이 다 함께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다. 아무래도 정부가 이러한 사회적 동력을 만들어 내기 쉬운 위치에 있으므로 앞장서야 할 것 같다. 우선 가정, 직장, 공장, 자영업체, 농업, 선박(벙커C유) 등 각 구성원 각 부문이 처한 위치에서 어떤 노력을 해나가야 할지 구체적인 행동 항목을 전문가들의 토의와 사회적 논의과정을 거쳐서 정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시민의 참여(예를 들어 대중교통 활용, 노후 경유차나 유해 공장 등에 대한 시민 감시, 작은 차 타기 등)가 중요한 부분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 추진과정에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하면서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 그래서 다들 동참하면 우리 모두가 좀 더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점을 꾸준히 설득하고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환경, 기후 관련 여러 단체나 NGO, 특히 각급 학교의 교사와 학생들이 기꺼이 참여해준다면 범사회적 노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우리 모두가 보다 더 맑은 공기를 누릴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정홍상 | APEC기후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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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단지와 계약한 재활용업체들이 폐비닐·스티로폼은 물론 플라스틱도 재활용품으로 분리수거하지 않겠다고 하자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단지에서는 비닐·플라스틱 등을 분리수거함에 배출하는 대신 종량제 봉투에 담도록 요구함으로써 혼선을 부추겼다. 재활용 가능 자원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환경부는 부랴부랴 48개 재활용업체와의 협의를 거쳐 폐비닐·스티로폼·플라스틱 등의 정상수거 계획을 확인했다.

환경부가 폐비닐과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을 정상 수거하기로 수도권 지역의 재활용품 수거업체들과 협의했다고 밝힌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에 폐비닐과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이 담긴 쓰레기 봉투가 쌓여있다. 권도현 기자

이번 ‘재활용 쓰레기 대란’은 지난해 7월 중국이 고체 폐기물 24종의 수입을 중단한 것이 으뜸 요인이다. 폐기물들의 가격이 폭락하자 국내 재활용업체들도 수거를 꺼리게 됐다. 최대 폐자재 수입국인 중국의 수입중단조치는 전 세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하지만 ‘환경보전과 위생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중국의 태도에 토를 달 수는 없다. 오히려 호황일 때의 시장구조에 안주했다가 중국이라는 돌출요인에 취약점을 드러낸 정부와 지방정부, 아파트단지, 업체 등이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부터 청주와 대구 등에서 재활용품 수거 문제가 불거졌지만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또 현행법상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는 기초자치단체는 수십년간 개별 아파트단지에 맡긴 채 손놓고 있었다. 개별 아파트단지가 자체 수익을 위해 민간 재활용업체와 계약해온 수십년의 관행 때문이기도 하다. 정부는 수거업체 지원, 폐비닐·일회용컵 등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지자체 역시 쓰레기와 관련한 법적인 책임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개별 아파트단지에 넘겨준 쓰레기 처리권을 회수하든지, 아니면 각 단지의 재활용품 배출현황을 파악할 시스템을 갖추든지 양자택일해야 한다. 아파트단지들도 자체 수익에만 연연하지 말고 처리비용을 탄력적으로 분담하는 상생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주민들에게도 업체가 수거한 분리배출용품의 30~40%는 이물질 때문에 쓸 수 없고, 따라서 소각비용만 추가로 든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

2016년 전 세계에서 판매된 플라스틱병(페트병)은 4억종에 이른다. 그러나 재활용률은 단 7%였다. 그런 플라스틱병이 분해되는 데는 450년이 걸린다. 영원히 분해되지 않는 스티로폼, 유리병(100만년), 일회용 기저귀(500년) 등과 함께 ‘신(新)십장생’의 대표주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번 쓰레기 대란을 재활용 분리수거의 기본부터 다시 배우고, 아울러 플라스틱 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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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농도 미세먼지가 연일 자욱하게 깔렸다. 특히 서울과 경기 지역은 지난 25일 24시간 평균 PM-2.5 농도가 99㎍/㎥(서울), 102㎍/㎥(경기)로 2015년 관측 이래 역대 최악의 농도를 기록했다. 따뜻한 남서풍을 타고 유입된 중국발 오염물질을 남해상의 고기압이 가두면서 일어난 대기 정체 현상 때문이다.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100m도 채 안되는 미세먼지에 노출된 시민들은 불안에 휩싸였다. ‘방독면을 써야 하는 독가스 수준의 대재앙’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27일부터 미국·일본 수준으로, 예전보다 훨씬 강화된 초미세먼지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환경기준을 강화해서 시민들에게 경각심만 불어넣는 것은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

이번 고농도 현상의 주원인은 ‘중국발 미세먼지’이다. 한·중 정상 간 미세먼지 선언과 화베이(華北)·산둥(山東) 지역의 대기질 연구 등 실효성 있는 공동대책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진척이 없다. 정부는 절박감을 갖고 총력외교를 펼쳐야 한다. 그러나 ‘중국 탓’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국내 요인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중국조차도 300조원에 가까운 돈을 저감정책에 쏟아부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까지 아예 휘발유나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세먼지가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것을 안 이상 그 원흉을 그냥 둔다는 것은 그 정부의 무책임이다. 한국의 경우 노후 경유차(2.5t 이상)의 도심 진입을 막는 법을 만들었지만 부처와 시·도 간 이견, 업계의 이해 등이 얽혀 시행조차 못하고 있다. 환경부 따로, 산업부 따로, 국토교통부 따로 식의 중구난방 대책으로는 절대 미세먼지 문제를 풀 수 없다. 각 부처를 망라하는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 컨트롤타워는 미세먼지를 국가재난으로 규정한 이상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 미세먼지 저감에 큰 영향을 끼칠 민간 차량 강제 2부제 등 관련 법안들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정쟁이나 흥정의 대상일 수 없다. 27일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의 제정논의를 기대해본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미 2060년 한국의 대기오염 조기사망자가 5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시민들도 이제 자동차 친환경 등급제나 차량 강제 2부제는 물론 경유차 퇴출 같은 혁명적인 조치를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미세먼지 대책은 ‘남의 탓’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탓’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시민 호흡권을 위해서 시민 스스로도 마땅히 할 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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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지난 20일 지름 25㎛ 이하인 미세먼지(PM2.5) 환경기준을 1일 평균 35㎍/㎥, 연평균 15㎍/㎥로 강화하는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을 27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일본과 동일한 일평균 기준을 적용하게 되었다.

바뀐 미세먼지 환경기준에 맞춰 27일부터는 미세먼지 예보기준도 함께 강화된다. 이에 따라 2017년 측정치를 기준으로 할 경우 ‘나쁨’ 일수는 4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의보와 경보 기준 강화도 추진한다.

미세먼지 환경기준, 예보 기준 강화는 무엇을 의미할까? 흔히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만 맞추면 된다고 오해하는데, 미세먼지, 특히 얼마 전까지 초미세먼지라고 부르던 PM2.5는 공기 중에 약간만 있어도 건강에 해롭다. 왜냐하면 너무 작아서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에 축적되며, 배출시킬 방법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WHO의 연평균 10㎍/㎥, 일평균 25㎍/㎥도 고정된 기준이 아니다. 국가들은 그 나라의 상황에 따라 ‘목표치’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면 다시 기준을 강화한다. 결국 미세먼지 환경기준, 예보 기준 강화의 가장 큰 방점은 국가가 대기 정책을 강화하고 개선해야 할 심각성을 인정하고, 달성해 나갈 ‘목표치’를 조정하는 데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환경부 보도자료의 내용은 우려스럽다.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될 때 국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 홈페이지, 앱, 기상캐스터를 통해 강화된 기준을 전방위적으로 알리면, 국민들은 “알아서” “더 자주” 대응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국민의 건강관리를 1차적으로 우려해서였겠지만, 보건복지부라면 모를까 환경부가 말할 내용으로는 걸맞지 않다. 환경부는 홈페이지에도 명시하고 있듯이 모든 국가정책에 환경의 목소리를 내고, 대안을 제시하는 부서이다.

이번 미세먼지 기준 강화는 환경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로서 우리나라의 위상 및 국민들의 건강 위해성을 고려하여 선진국 수준의 달성 ‘목표치’를 선포한 것이다. 따라서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관련 부처는 목표치 달성을 위해 협력하고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 환경부는 이번 기준 강화가 실질적 감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 감축을 달성하도록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가 범부처 프로젝트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내놓은 지 6개월이 지났다. 한 해 중 가장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4월, 5월이 다가오고 있는데, 2022년까지 국내 배출량 30% 감축 로드맵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에 미세먼지센터는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원, 각 지자체장 모두에게 ‘옐로카드’를 보내려고 한다. 그리고 공문을 보내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정책 점검을 하려고 한다. 한눈에 보기 좋게 만들어 시민 모두에게 공개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 모두 각 지역, 부처, 위원회별로 로드맵이 있기는 한지, 잘 달성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환경기준이 선진국이라고 해서 바로 공기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환경부는 강화된 ‘목표치’ 달성을 위해 국민과 소통해 실질 감축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환경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국민참여형 정책’이다.

<지현영 |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사무국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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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원자력발전소가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것이 1978년이다. 그 이후 40년간 원전사업자와 주변 지역 주민 간의 이해와 갈등은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되고 있다. 그중에서 원전에서 나오는 법적 기준치 이하의 방사선량과 주민 건강과의 연관성에 대한 논란은 해결되지 않은 숙제처럼 남아있다.

불가피한 자연방사선 외에 추가적으로 인공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는 물론 많은 나라들이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의 권고에 따라 법적으로 선량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일반인은 연간 1m㏜(밀리시버트)를 넘지 못하게 되어있고, 특히 원전 제한구역 경계에서의 방사선량은 연간 0.25m㏜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방사선량 제한 기준은 방사선 위험에 대한 과학적 자료와 현대사회에서 일반인이 위험을 감수하는 수준을 고려하여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가 설정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100m㏜ 이하를 저선량 방사선(유엔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 정의)이라고 하는데, 저선량 방사선과 건강 사이의 관계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방사선 피폭으로 인해 암 위험의 증가가 나타났다는 연구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다는 연구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방사선 피폭과 질병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한 적이 있다. 1991년부터 2011년까지 원자력발전소 주변 주민들을 추적 관찰하여 방사선의 건강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하였으나, 방사선과 암 발병 위험도 간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실시한 그 후속연구에서는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으니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2014년 10월에는 고리원전 인근 주민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는 갑상샘암 발병에 원전의 책임이 인정된다며 원전 측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1심 판결도 있었고, 현재 2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학계와 법조계에서 연구결과와 판결에도 원전 주민의 암 발병과 원전과의 인과관계 여부는 여전히 논란 중이며, 원전 지역 주민들의 우려와 걱정 또한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이러한 국민들의 우려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역할이자,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과거 역학조사의 한계로 지적된 점들을 보완하고, 최신 연구방법론을 반영하는 등 새롭게 방사선 건강영향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에는 과거 역학조사에는 제외했던 기존 암 환자와 소아·청소년 등의 민감연령층까지 대상으로 포함한다.

또한 이번 조사는 원전으로부터의 거리, 기상조건, 주거형태 등을 고려하여 방사선 노출 정도를 평가하는 것과 함께, 개인별 특성 반영, 빅데이터 활용 등을 통해 조사의 신뢰성을 높일 것이다.

이번 방사선 건강영향평가는 2019년까지 연구 설계 및 기반 조사 등을 거쳐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그리고 암 등 질환 발생에 장기간의 잠복기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5년 단위로 추적 조사할 예정이다.

그외에도 원안위는 방사선에 직접 노출되는 방사선작업종사자에 대해서는 이미 1단계 조사대상 모집 등 건강영향평가 기반을 구축 중이다. 또한 지역별 환경방사선 통합 DB를 구축하는 등 전국 방사선 노출 현황 조사를 통해 원전 주변 주민 건강영향평가에 활용하고자 한다.

원안위는 원전 지역 주민 등에 대한 방사선 건강영향평가의 세부계획 수립에 있어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다가오는 29일에 열리는 주민대표 간담회를 시작으로 적극 소통할 계획이다. 국민 눈높이에서 건강영향평가의 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며, 원활한 추진을 위해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

<강정민 |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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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투 운동으로 수많은 ‘권력’이 아우팅되고 있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힘깨나 쓰게 되면, 자제력 결함을 더불어 장착하게 되는 것일까? 매일 몇 건씩 터지는 사건들을 접하다 보면, 이런 위험한 생각이 절로 든다.

힘 있는 남성을 고발하는 여성들이 느끼는 공통된 감정은 분노이다. 그리고 그 분노는 무력감을 기반으로 한다. 사람이 무력감을 자체적으로 해소하기는 힘든 것 같다. 그것은 내면에 침착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몸집을 부풀리다가, 결국 거대한 분노로 분출된다. 특히 집단 무력감의 경우 예외 없이 그랬던 것 같다.

지난달 27일 추위가 물러가자 미세먼지로 뿌연 서울시내를 배경으로 등산객들이 인왕산을 오르고 있다. 이상훈 기자

미투 운동의 여파는 한 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매일 다른 지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까지 흥행한 <1987>이라는 영화는 독재 앞에 무력했던 시민들이 어떻게 폭발하게 됐는지 보여준다. 그런데 이 파급력 있는 사회적 무력감이라는 씨앗을 ‘미세먼지센터 창립식’이라는 의외의 장소에서 발견했다. 적절히 해결되지 않으면, 언젠가는 터질 활화산의 단초를 미리 해결하자는 바람으로 이를 공개한다.

‘미세먼지센터’는 환경재단이 미세먼지 해결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자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미세먼지 전문 비영리센터이다. 지난 2월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식을 열었으며, 400여명이 이 자리에 함께했다. 이날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이 ‘미세먼지에 대한 우리의 걱정’이라는 주제의 발제를 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빅데이터 전문가인 그는 미세먼지에 관한 대한민국 국민의 고민과 걱정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해냈다.

그의 분석 결과는 이러하다. 2013년 이후 증가된 공기에 대한 관심은 그 지속기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또한 관련 키워드(먼지, 미세먼지, 하늘, 환경, 수치 등)의 개수와 순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미세먼지에 대한 담론은 가장 소중한 존재인 어린 자녀와 직결되어 있었고, 부모는 자식을 어떻게 보호할지 몰라 방황한다. 결혼, 취업, 육아와 출산을 포기한 N포세대의 경우 이 모든 포기의 원인 중 하나로 미세먼지를 지목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미세먼지의 원인에 관해서는 중국, 공장과 같은 외부적 요소의 비중을 현저히 높게 보고 있었다. 이로 인해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심리는 강화되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는 무능하다 여기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의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나 선진국에 비해 한참 느슨하다고 하니 파란불을 봐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외 활동 모두에 제약을 받으면서도, 그 대처는 소극적인 방책밖에 없다. 한마디로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셈이다.

더 주목할 것은 국민감정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우리는 무섭고 힘들고 아프다. 몸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아프다. 2013년에 비해 2017년, 미세먼지와 관련하여 우울증의 언급이 22배나 증가하였다. 2015년 삼성서울병원 김도관 교수 연구팀은 1주일을 기준으로 부유 먼지(PM10)가 37.82㎍/㎥ 늘어날 때마다 국내 전체 자살률이 3.2%씩 늘어난다는 조사를 발표한 바 있는데, 빅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민과 관련한 언급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미세먼지 앞에서 사람들은 무력감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지속적으로 우리 내면에 침착되어 분노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들이 언제까지나 무력한 상태로 견디고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는 옆 나라 중국에서 강력한 정책으로 공기질이 변하고 있다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다. 언제까지 자구책으로 마스크에 의존하고, 더 비싼 제품을 사들이며, 공기질을 알려주는 앱만 들여다볼 수는 없다.

올봄 우리가 어떤 질의 숨을 쉬게 될지에 따라 커다란 파장이 예고된다. 미투 운동의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이 어쩔 수 없으니 참고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고 터질 것은 터진다. 정부는 미투 운동을 교훈 삼아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의 무력감이 확대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지현영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사무국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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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은 자연재해인가, 인공지진인가. 스위스지진학서비스는 이를 구분하기는 힘들지만 지진이 일어난 위치와 시간, 주요한 메커니즘, 인간 활동과 관련성을 통해 밝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공식 사업단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포항 지진은 지열발전소와 500m 떨어진 곳, 지하 3.2㎞에서 발생했다. 인근에 설치한 계측기에는 6차례의 전진이 관측됐다. 지열발전소와 200여m 떨어진 곳, 땅밑 4㎞ 부근으로 주입정과 생산정 사이로 추정되는 위치다.

지난해 11월15일 오후 규모 5.4의 본진은 얼었던 땅이 녹을 때 발생했다. 올해 2월11일 발생한 규모 4.6의 지진도 추위가 누그러질 무렵 일어났다. 겨울 동안 발생한 대부분의 여진도 물과 얼음의 상태 변화가 활발한 밤과 오전에 발생했다.

이기화 서울대 명예교수는 단층 지대로 물을 유입시키면 물이 윤활유 역할을 하여 단층이 쉽게 깨진다고 설명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지질조사국의 과학자들은 빙하가 녹을 때 녹은 얼음의 부피를 측정해 얼음의 감소가 지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고 밝혔다.

지열발전소에서 물을 주입할 때마다 지진이 일어났고 지난 2년간 63회의 유발 지진이 관측됐다. 본진 당시 현지 주민은 논밭에서 물이 끓으며 솟아오르는 것을 목격했다. 진앙을 중심으로 2~3㎞ 내 100여곳에서 액상화 흔적이 확인됐고 논 흙과 다른 고운 흙이 논바닥 곳곳에 나타났다. 여진이 잦아들던 추세에서 지난해 12월24일 비가 온 다음날 규모 3.5와 2.1로 재발했고 포항 지진으로 동공이 9개가 발견된 이후 40여개가 추가로 발견된 것도 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 저수지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민기복 서울대 교수는 주입 기간 동안 지진이 없었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대량의 물을 주입한 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주입하는 시기보다 닫은 상태에서 미소 지진이 자주 발생했다. 암석이 응력을 받아 균열이 발생해 체적이 증가하는 현상을 다일레이턴시라고 한다. 다일레이턴시가 발달할수록 물이 균열을 메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증대한다.

수년간 수천t의 액체를 주입한 후 지진이 발생한 미국과 달리 포항은 적은 양의 물을 넣었기에 연관성을 단정지을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은 스위스 바젤 사태 이후 심부지열사업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에 경각심을 갖고 안전규정을 마련했지만 지열발전을 처음 시도한 우리나라는 아무런 규제도 없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정밀조사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열발전 측의 협력이 긴요하다.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연관성을 부인했던 넥스지오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국책사업 주관 기관의 자료 파기와 예산의 전용이 우려되는 만큼 특별 감사가 시급하다.

<이수열 | 포항장흥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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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잔치인 동계올림픽이 마지막 열기를 불태우고 있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큰 잔치를 치르는 집으로서의 자부심과 희열이 정점에 달해 있지만, 이제부터는 잔치 이후 감당해야 할 빚과 뒷수습을 냉정하게 생각해야만 할 시간이다. 60조원이 넘는 경제효과, 이 중 관광수익만 약 32조원. 관광수익만도 평창군민 1인당 7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이는 지역경제에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내려는 숫자 놀음에 불과한 것이다. 동계올림픽이 경제적 효과가 없다는 것은 이미 이전 개최지의 사후 결과에 의해 검증되었고 최근 개최지일수록 더욱 심각한 결과를 보였다. 우리만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기대는 내가 산 로또복권의 1등 당첨을 확신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많은 전문가가 만들어낸 예상이니 혹여 이 수치가 현실이 된다 치자. 그러면 과연 올림픽 전후로 발생한, 발생할 이 많은 수익은 어디로 갔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 재정자립도 20%를 겨우 넘는 강원도의 주민이라면 막대한 인프라 예산의 투입 이전에 반드시 물어야 했을 질문이다. 명백한 사실은 평창군민, 강원도민에게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1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쓰길 기대하는가? 강원도 방문 관광객은 많은 비용을 지출하겠지만, 비용의 대부분은 값비싼 교통비가 차지하게 된다. 이미 이 현상은 가장 많은 이익을 창출해야 할 올림픽 기간에도 나타나고 있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해는 공유화하는 것이 자본과 권력 결탁의 속성이다. 정의라는 말에 절대적으로 어긋나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이다. 사전에 인프라가 없는 지역에서, 올림픽이라는 짧은 이벤트는 이 결탁을 통해 절대다수 소시민의 잠재이익을 빼앗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일부 관료들이 산업자본, 금융자본과 결탁해 특권과 이익을 누리는 시대를 우리는 언제까지 용인할 것인가? 우리가 희열에 도취된 이 짧은 순간, 이미 그들은 사후 전략까지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빠르면 이번 지방선거부터, 늦어도 내년부터 강원도의 정치 관료들은 올림픽 이후 활성화되지 않는 각종 시설의 활성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또 다른 대규모 개발사업을 위한 지원과 환경파괴를 위한 각종 규제완화를 요청할 것이다. 사전에 제시했던 뻥튀기된 수치와 이미 들어간 공적비용의 과오는 당연히 자신들과는 무관한 모르는 일이 될 것이다.

올림픽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가리왕산의 복원 약속은 여지없이 무너질 것이다. 곳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자연지역의 복원은 훼손 비용의 약 10배가 들어가며,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쓴다 하더라도 기존 가치의 회복은 불가능하다. 보전의 잠재가치 측정이 불가능한 가리왕산 천연림 훼손에 2000억원이 넘는 돈을 썼으니, 제대로 된 복원을 위해서는 2조원 넘게 들여야 한다는 말이 된다. 강원도나 중앙정부는 애초부터 약속을 지킬 맘이 없었기에 올림픽 신청단계부터 시작했어야만 하는 복원과정을 진행하지 않았음은 물론 현재까지 계획조차 수립하지 않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는 이러한 복원을 진행해 본 사례조차 없다. 침체된 경제회복 명분으로 더 큰 파괴행위가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한반도 현대사에서 가장 소외된 지역은 분명 강원도일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그간의 소외가 이 시대 가장 큰 경쟁력인 깨끗한 환경과 아름다운 경관을 유지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과 함께 급격히 짧아진 시간적 거리로 그간 소외된 지역주민의 잠재자산까지도 자본에 넘겨주게 되었다. 정보가 부족한 대다수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지만 역사 속 정부는, 특히 지방정부는 권력만을 행사하려 하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 신뢰 없는 정부가 되어가고 있다. 이익은 권력을 가진 극소수가 챙기고 손해는 국민, 특히 강원도민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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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세일즈’ 방문 일정과 ‘국가적 총력 결집’ 입장이 발표됐다. 관가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설까지 나오고 있다. 위헌 논란까지 일으킨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의 이면합의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탈원전 탓에 사우디 원전 계약을 놓쳤다’는 원자력계의 공세에 떠밀린 모습이다.

UAE 원전 수출을 한번 되돌아보자. 2009년 이명박 정부의 UAE 원전 계약은 경쟁국 대비 절반 수준 덤핑가격, 국내 금융기관의 자기자본까지 바닥낸 28년간 100억달러 저리 차관, 군부대 파견과 각종 이면합의로 한국을 중동의 ‘호구’로 만들었다. 이런 터무니없는 지원은 향후 정상적 조건에 후속 원전을 수출할 경우 정당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UAE는 지난해 발표한 2050년까지 장기에너지 계획에서 추가 원전 건설이 없음을 확인했다. 결국 원전 계약을 내세워 진짜 목표였던 한국의 군사원조를 끌어낸 UAE의 전략에 정부가 철저히 놀아난 셈이다.

사우디는 벌써부터 한국 측에 UAE 원전 수준의 ‘선물’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UAE와 마찬가지로 원전 수주를 에너지 확보가 아닌 다른 목적의 활용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도도 선명하다.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는 적대관계의 시아파 맹주 이란의 우라늄 농축에 대항해 우라늄 농축으로 맞불을 놓겠다고 밝혀왔다. 원전 수주전은 우라늄 농축의 협상수단일 뿐 원전 자체가 관심사항이 아니다. 핵확산 우려를 낳는 우라늄 농축은 원자력협정을 추진하는 국가의 동의가 절대적인데, 이런 결정을 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정도다. 실제로 사우디는 이들과 물밑협상을 진행해왔다. 이 때문에 한전조차 이미 지난해 초 사우디를 포기했다.또 다른 문제는 시리아 내전 등 격화되는 수니파와 시아파 간 분쟁이다. 우라늄 농축을 추진하는 사우디의 원전 수주전에 뛰어들 경우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이란의 반발이 우려된다.

이란은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란 선수단에 대한 스마트폰 지급 금지 조치만으로도 국가적 차원에서 반발했다. 이란은 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석유 매장량 세계 4위의 나라로 이미 한국가스공사 및 국내 정유사들과 다수의 에너지 수출 계약을 체결했거나 협상 중이다. 사우디 원전 수주전은 UAE 사례처럼 빈 쭉정이 계약에 호구가 되는 문제를 넘어 중동분쟁에 휘말려 국가 에너지 수급까지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호구 계약이든, 중동분쟁이든 ‘원전만 팔면 된다’는 원자력계의 선동은 정부와 국민을 오도하고 국가경제에 큰 손실을 입힌다. ‘사우디 원전 수출에 국가 총력을 결집한다’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 설정은 그 성사 여부를 떠나 이명박 정부의 과오를 확대 재생산하게 만든다. 정부는 떼쓰는 원자력계를 어설프게 달랠 것이 아니라, 가짜뉴스에 대한 교차검증과 정부를 오도하는 세력에 대한 준엄한 조치로 국정을 바로 세워야 한다.

<석광훈 | 녹색연합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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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매서운 한파가 한반도를 덮쳤다. 한강이 연일 꽁꽁 얼어붙었다. 2010년 12월 말부터 2011년 1월 말까지 한반도에 밀려든 북극의 강력 한파로 약 40일간 남한의 평균기온이 영하에 머물렀던 때와 무척 흡사하다. 지난 우면산의 악몽이 떠오른다. 올여름 집중호우라도 발생하면 예년과 달리 토사 관련 재해가 예사롭지 않을 것이라 직감된다. 2011년 여름에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는 당시 기록적인 긴 장마와 집중호우, 화강암류인 북한산 등과 달리 풍화에 약한 편마암류로서 토심이 깊은 지질구조, 산꼭대기 부근 시설물 설치에 따른 인위적인 요소가 가미되면서 비롯된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그토록 끔찍한 사고의 전조였으며 사전에 위험성을 경고한 또 다른 주요 원인에 대해선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경기도 화성 전곡항에서 주민들이 한파로 어죽은 숭어를 얼음을 깨고 건져내고 있다. 우철훈 기자

한강과 임진강의 하구에서 오랜 기간 조사를 벌인 필자는 하천 관리에서 전혀 주목하지 않았던 이상 기후변화에 따른 놀라운 현상을 발견했다.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 바로 그 즈음에 한강 하구 주변의 자유로 제방과 교각 하부에 있던 흙더미가 무너져내려 큰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그때 한강 하구에서는 우면산에서와 같은 심각한 집중호우나 수위 상승도 없었다. 그럼에도 우면산 산사태와 같은 시기에 한강 하구의 흙더미가 유실된 데 대한 원인을 조사한 결과, 2011년 초의 강력 한파와 연관성이 깊다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 겨울철이 되면 보통 땅이 언다. 문제는 삼한사온이 사라지고 올해와 같이 강력 한파가 한동안 지속되면 우면산과 같이 토심이 깊은 곳이나 자유로와 같이 강 주변을 흙으로 쌓아 올린 강둑은 깊숙한 땅속까지 얼어 부풀어 오른다. 추위가 극심할수록, 한파가 지속될수록 동결토심(凍結土深)이 깊어졌다가 해빙기에는 전부 녹아 흩트러진다. 이런 상태에서 여름철 집중호우를 만나면 깊은 땅속 부분까지 쉽게 씻겨 내리는, 토사재해에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궁극적으로 겨울철 강력 한파의 영향은 토사재해의 잠재적 위험성을 잉태한 채 여름철까지 지속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한강 하구와 같은 경우는 평상시 수위가 자유로운 이른바 자유수면(自由水面)이던 강물이 강력 한파 때는 수면 전체가 결빙해 마치 밀물 때 큰 압력을 받는 수도관과 같은 형태로 바뀐다. 이로 말미암아 밀물이 시작되면 결빙층 아래에서는 얼음이 부서질 때까지 일시적으로 압력이 평상시보다 크게 높아져 제방과 교각의 밑둥치 흙을 세게 깎아내린다. 조석간만의 차가 커 물살이 빠른 이곳은 부서진 큰 유빙이 교각부와 제방에 충돌해 2차 피해를 더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여름철 큰 홍수가 발생하면 보통과 다른 피해를 겪을 수도 있다.

여름철 토사재해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강력 한파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강력 한파의 영향이 미칠 산지나 하천에서 올 여름철 토사관련 재앙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비무환 자세로 관계기관에서는 안전진단과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삼희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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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1호기 수명연장 처분을 취소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난 지 1년이 되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한수원도 2심 소송에 피고참가인으로 참여하였다. 이후 월성 1호기 폐로를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정부가 지난해 12월 국회에 보고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전체 발전용량 중 월성 1호기를 제외하고, 올해 상반기 중 경제성 등 계속 가동에 대한 타당성을 평가하여 폐쇄 시기를 결정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경제성 평가는 이미 나와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14년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의 경제성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상당한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산정됐다. 문 대통령이 월성 1호기 폐로를 공약했던 것도 경제성이 없는 것은 물론 안전성이 크게 문제 되었기 때문이다.

출처: 경향신문DB

월성 1호기 1심 판결은 ①수명연장에 관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적법한 심의 및 의결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자로 등 수명연장을 위한 설비교체에 대한 허가가 과장 전결로 이루어졌으며, ②당시 원자력안전위원장 등 결격사유가 있어 당연퇴직하여야 하는 위원이 월성 1호기 심의, 의결에 관여하였고, ③핵발전소 수명연장을 위한 안전성 평가를 할 때 평가기준일 당시의 국내외 최신 기술기준이 모두 적용되어야 하나 월성 2·3·4호기에 적용된 R-7 등 기술기준이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안전성 평가에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경제성 평가가 아니라 법원이 판시한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의 안전성 평가 등의 위법사항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재판 과정에서 원고들이 월성 1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열람을 신청하여 지난 1월 말 허용되었으나, 그동안 적극적 정보공개를 공언했던 한수원은 열람기간도 겨우 3일에 목차만 메모할 수 있게 하고 복사·촬영을 불허하였다. 열람에 참여하였던 전문가들은 월성 1호기 수명연장에 적용한 안전설계기준이 30년 전 내용을 개정 없이 그대로 적용하였고, 기계부품규격도 1971년 규정을 적용하는 등 안전성 평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안전보조계통의 상당수가 내지진검증이 되어 있지 않아 지진이 발생하면 안전설비가 작동되지 않을 수 있어서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중수로인 월성 1호기 원자로는 20㎏짜리 핵연료 12개가 내장된 6m 길이의 두께 수㎜ 압력관 양단에 2.5m의 종단이음관이 연결된 11m 길이의 수평 배관 380개로 구성되어 있어 지진 충격에 상당히 취약한 구조이다.  더군다나 사고 시 중앙제어실이 방사선 오염을 막을 수가 없어서 운전원들이 거주할 수 없기 때문에 사고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놀라운 사실을 확인하였다.

법원의 판결로 이미 확인된 문제점을 정부가 조사해야 하는 이유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수원이 1심 판결에 불복하여 다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월성 1호기 폐로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월성 1호기 수명연장 과정의 문제점과 위법사항은 국내 다른 핵발전소에도 마찬가지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월성 1호기 수명연장 과정에서 드러난 규제의 문제점은 빙산의 일각으로 나머지 국내 핵발전소 인허가 과정과 안전규제의 위법사항에 대해 전면적으로 되돌아보게 만들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고 적폐를 청산한다는 것을 넘어, 재발방지와 사고방지라는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도 너무도 중요한 일인 것이다.

<김영희 | 변호사·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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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경북 김천 수도산에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나타나 큰 화제를 모았다. 지리산에서 진행되고 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사업으로 탄생한 반달가슴곰이 서식지를 벗어나 직선거리로만 무려 80㎞가 떨어진 경북 김천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이 곰은 2015년 2월에 출생하고, 그해 가을 지리산에 방사된 세 살짜리 수컷으로, 원거리 이동에도 불구하고 포획 당시 체중 56㎏의 건강한 상태였다.

이 곰은 수도산에서 발견된 지 한 달 후인 지난해 7월, 또다시 김천 수도산으로 이동했다가 포획돼 지리산에 재방사됐다. 이러한 현상은 환경부가 2004년부터 시작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등 각종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복원된 반달가슴곰이 먹이활동은 물론 자연 번식, 이동권 확보까지 생물종의 생존에 필요한 적응력을 갖춘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애기뿔소똥구리 _ 사진출처 : 경향신문 DB아카이브

 

2014년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지구의 생물종 멸종이 인류가 지구에 나타나기 이전보다 1000배가량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각종 개발과 경제 성장 과정에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한 야생 동식물이 크게 늘어났다. 국내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종수는 1989년 92종에서 2012년 246종, 2017년 12월 267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우리에게 친근하게 알려진 호랑이, 두루미, 장수하늘소, 미호종개, 광릉요강꽃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안타깝게도 서서히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환경부는 그동안 우리나라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생태계 건전성을 되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이들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대한 증식·복원사업에 주력해 왔다. 지리산 반달가슴곰, 소백산 여우, 월악산 산양, 창원 따오기 복원사업이 대표적인 예이다.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현재 47마리가 살고 있어 지속적으로 생존 가능한 최소 개체수인 50마리를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월악산 산양도 77마리가 살고 있어 100마리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을 복원하는 작업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원래의 종을 확보하여야 하고, 이를 증식시켜야 하며, 이후에는 원래의 서식지를 되살리는 일련의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때마침 경북 영양군에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올 하반기 개관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복원센터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멸종위기 야생생물 증식·복원 연구를 통해 사라져 가는 한반도의 고유생물들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되살려내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아울러 핵심종 확보, 학계나 민간 연구소 등 기존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기관과의 협업에 이르기까지 종 복원과 관련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도 하게 된다.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우리에게 친숙하였지만 지금은 사라져 가는 소똥구리, 사향노루, 스라소니, 두루미 등 총 43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대상으로 원래의 종 확보 및 종 복원 사업을 우선 추진하게 된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사라져 가던 우리나라 고유의 야생생물이 우리 곁으로 되돌아와 우리 국토의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고, 우리 후손이 살아가는 환경이 더욱 풍성하고 자연과 잘 어우러지길 기대해 본다.

<김은경 | 환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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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참으로 추웠다. 살을 에는 추위가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올겨울 한파는 바로 기후변화 탓이다.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제트기류가 약화된 탓에 북극의 찬 공기가 한국이 속한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다. 한파가 말해주듯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일, 북극곰이 사는 저기 먼 곳의 일만이 아니라, 현재 여기서 일어나는 우리 문제다. 최근 들어 부상한 심각한 환경문제는 미세먼지다. 일상에서 직접 체감하는 미세먼지는 훨씬 우려스러운 문제로 다가온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이 두 문제의 발생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화석연료다. 기후변화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주된 원인물질이고 미세먼지도 화력발전이나 차량 운행에서 상당 부분 기인하기 때문이다. 특히 석탄화력발전과 경유 연소가 주요 원인이다. 두 문제 모두 절약과 효율 향상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 재생가능에너지 이용을 늘려나가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렵다.

전기나 도시가스, 자동차 연료 형태로 에너지를 직접 소비하기도 하지만 모든 물건이나 먹거리를 만들고 수송할 때, 또 소비하고 남은 쓰레기를 처리할 때도 에너지가 필요하니 우리 삶은 에너지 소비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다른 환경문제와 달리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부 산업시설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 전체가 발생원이란 점도 닮았다. 해결을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를 포함해서 소비 규모를 줄이며 스스로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을 늘려야만 한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이 중요하다. 직접 규제도 필요하고, 사회·환경비용을 반영한 세금 부과와 시간·계절에 따라 차등을 두는 계시별 요금제 도입 등 전기요금체계 개편도 필요하며,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 조정을 위한 유류세 개편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개개인의 실천도 중요하다. 효율 높은 제품을 사용해서 서비스 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도 있지만 작은 관심과 실천만으로 바로 줄일 수 있는 에너지 소비도 적지 않다.

생활 속 사례, 하나: 요즘은 가는 곳마다 화장실에 비데용 변기가 설치되어 있기 일쑤다. 대개 변좌도 온수도 온도가 ‘고’로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비데용 변기 플러그를 사용하지 않을 때 뽑든지 절전형 스위치를 연결해서 꺼두거나, 적어도 온도를 ‘저’로 낮춘다면? 아낄 수 있는 전력이 적지 않을 것이다. 둘: 나는 직업상 회의 참석이 많다. 언제부턴가 회의와 세미나, 토론회 등에 가면 생수병에 항상 종이컵을 얹어서 내놓는다. 그렇게 해야 예의 있는 차림인 것처럼. 종이컵을 쓰더라도 두고 온 생수병에 남은 물은 모두 버리는데도. 종이컵만 줄여도 생활폐기물 발생이 확 줄 것이다. 셋: 올겨울 한파에도 불구하고, 실내 온도가 높아 여기저기서 땀을 흘릴 지경이었다. 내복을 입은 이에겐 불편을 넘어 불쾌할 정도로.

넷: 심지어 전문가들도 실천에 인색한 경우들이 있다. 기후변화나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자신은 대중교통보다 자가용 운전을 선호하고 연비 낮은 큰 차나 경유차를 모는 전문가도 있으니까. 대중교통은 누구더러 타란 건지.

어디 이뿐이랴? 지면상 다 나열하기 힘들다. 아마 독자 여러분들도 덧붙일 만한 사례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해결을 위한 비용은 지불할 생각도 없이 전기요금 정상화나 경유세 인상에 반대한다면, 낭비가 되든 말든 그냥 예전 그대로 편하고 편리하게 살기만 바란다면, 이 문제들은 누가 어떻게 풀어야 할까? 제도와 정책 모두 제대로 바뀌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 그 어느 것도 해결하기 어렵지 않을까?

<윤순진 서울대 교수 환경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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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부끄러운 고백을 하겠다. 난 내가 평소 맛있게 먹었던 한우가, 삼겹살이 당연한 줄 알았다. 먹을 줄만 알았지 축산농가들이 평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들게 가축을 키우고 고생하는 줄 몰랐다. 가격 폭락이나 축사 문제로 힘들다는 기사를 봤을 때도 별 생각이 없었다. 사회에 무관심한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랬다. 이 자리를 빌려 축산농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먼저 전한다.

평창 한우버거가 소위 ‘대박’이 났다는 기사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과연 다음 올림픽 때도, 월드컵 때도 우리 축산물이, 우리 축산물로 만든 음식들이 국민들에게 사랑받을까?

현재 상황이라면 안심할 수 없다. 현재 축산농가의 최대 화두인 미허가 축사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축산의 기반이 흔들릴 것이다.

소고기의 경우 자급률이 40% 내외를 유지하고 있으나, 앞으로 더욱 떨어져 식량안보를 위협할 것이다.

축산농가들이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에 따라 올해 3월24일까지 적법화를 하지 않는다면 미허가 축사 4만6211곳 중 20.4%를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축산을 접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정부로부터 가축분뇨법을 포함하여 26개 법률의 규제를 받는 축산업 허가 또는 등록을 완료하고, 가축분뇨처리시설을 갖춘 대다수 농가가 위헌의 소지가 많은 개정 법률에 의해 새로이 허가 대상이 된 것이다. ‘축산대란’이라는 말도, ‘축산붕괴’라는 말도 부족하지 않은 수치다. 이제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축산농가들은 지금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런 대란을 막고자 노력 중이다. 여의도에서 1만여 농가가 모여 억울함을 호소했으며, 지금도 이 추위에 환경부와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도 벌이고 있다. 이런 문제를 일으킨 근원인 가축분뇨법의 위헌 여부 심판도 지난 2일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변호사로서 필자가 보기에 가축분뇨법은 여러 문제가 있다.

먼저, 개정 법률의 배출시설에 대한 거리 제한은 기본권의 본질적 사항인데도 법률로 규정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백지위임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법률유보의 원칙 위배이다.

두 번째, 기존에 축산업을 합법적으로 영위하고 있던 농가까지 2015년 가축분뇨법 개정으로 가축분뇨법에 따른 허가·신고를 하도록 하여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했다. 법 개정의 기초가 된 정부 연구용역은 대부분 환경 관련 연구기관만 참여했으며, 직접적 이해관계자인 축산농가의 의견은 충분히 듣지도 않았고 기본권 침해가 명백함에도 충분한 설명 절차도 생략했다. 법률적인 관점으로 바라본 문제점이 이 정도니 축산농가들이 억울하지 않을 리가 없다.

입법을 포함한 국가의 모든 작용은 궁극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법률이 공익을 위하여 기본권을 부득이하게 제한할 때도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은 침해해서는 안되고 제한을 하더라도 여러 이익을 정당하게 형량하여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축산농가들의 수고로움으로 국내산 축산물을 안전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지금은 우리 헌법이, 그리고 우리 국민이 축산농가들에 응답해야 할 때이다.

<한경주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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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농도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서울시가 내놓은 무료대중교통정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나는 한 번 시행하는 데 약 50억원이 소요된다는 버스, 지하철 무료 운행 예산의 출처가 서울시의 재난관리기금이라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미세먼지 나쁨 경보가 있는 날 외출을 해본 사람은 동의할 것이다. 회색도시 서울은 우리 모두의 재난이며, 미세먼지 문제 대책은 우리 공동체의 재난대책이라는 것을.

문제는 무료대중교통정책을 교통량 감소와 효과적으로 연계시키는 것이다. 사실 이는 공공재의 역설이라는 이름으로 경제학자들이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문제이다. 미세먼지 나쁨 경보가 발령되는 그날 아침, 누가 자신의 편안한 자가용이 아니라 버스로, 지하철로 발길을 옮길 것인가? 무료대중교통정책은 공공재인 공기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개인의 아침 출근길 안락함을 하루만 양보하기를 기대하는 작은 경제적 인센티브이다.

17일 서울 서초구 누에다리에서 바라본 거리가 미세먼지에 뿌옇게 덮여 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서울과 경기의 1㎥당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는 91㎍(마이크로그램)으로, ‘매우 나쁨’(일평균 101㎍ 이상)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이날 서울·인천·경기 지역에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권도현 기자

하지만 최근 세 번에 걸친 ‘공짜 대중교통’의 교통량 감소효과는 서울시 전체 교통량의 2%가량 감소에 머물렀다. 정책의도에 비해 성과가 크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무료교통정책의 교통량 감소효과를 개선할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최근 사회 연결망에 대한 연구는 이러한 개인 인센티브에 기반을 둔 정책입안에 전혀 새로운 해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경제적 유인책을 다수 대중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배포하기보다는 개인이 속해있는 집단의 사회적 연결을 이용하여 제공하는 것이다.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당일 아침 대중교통으로 바꿔 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한 정보는 박원순 시장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가족, 친지, 직장동료, 친구들이 가지고 있다. 이들의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사회 연결망을 이용하는 정책의 요지이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경보 당일 대중교통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추첨하는 무료 복권을 1차로 카카오톡과 같은 SNS상에 배포할 수 있다. 그러고는 복권을 받은 사람들에게 그 복권을 “당신이 생각하기에 서울시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대중교통으로 바꿔 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에게 전달해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대중교통을 실제로 이용한 당사자가 복권에 당첨되는 경우 해당시민을 추천한 지인들 역시 못지않은 금액의 보상을 받기로 하면, 이러한 추천과정의 정확성은 더 높아진다. 이런 전달과정이 몇 번 반복되면 무작위 시민이 아니라, 무료대중교통을 이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민들의 사회적 연결집단이 구성된다.

관련 연구는 사회 연결망에 내재하는 정보를 이용하여 구성한 연결집단이 대중의 행동을 하나의 목표로 이끄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보건관계당국이 AIDS를 방지하기 위해 피임기구를 나누어주는 경우, 특정 당사자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이 피임기구가 가장 필요할 만한 사람에게 전달해주세요”라고 부탁하는 경우 그 효과가 배가하였다는 연구가 있다. 미국 MIT의 미디어렙에서는 인터넷상에서 필요한 특정 정보를 누가 가지고 있는지를 가장 빨리 찾아내기 위해 “가장 이 정보를 알고 있을 만할 사람을 추천해주세요”라고 부탁하고 추천인과 최종 정보제공자에게 모두 복권을 제공하여 정보탐색 속도를 현격히 단축하는 실험을 시행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사회 연결망에 기반을 둔 연결집단은 한 명의 개인은 알 수 없는 정보를 ‘대중의 지혜(wisdom of crowds)’를 활용하여 수집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인센티브를 그 개인을 추천해준 지인 혹은 두 사람이 속한 집단으로부터의 사회적 압력으로 배가시키기도 한다.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출근길 아침, 큰딸아이에게, 직장동료에게, 또는 고등학교 동창에게 받은 대중교통이용 대상자 무료 복권은 대중매체의 어떤 무작위 캠페인보다 훨씬 그 효과가 높을 것이다.

미세먼지는 특정 정치인들의 선거이슈가 아니며,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재난이다. 장기적으로는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공장과 경유차량 감소, 전기차 확대에 힘써야 할 것이다. 자동차 의무 2부제 역시 시행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마도 곧 다시 찾아올 미세먼지 경보 발령에 무료대중교통제도가 다시 시행된다면 그때는 우리 공동체에 내재해 있는 대중의 지혜를 활용해보는 것이 어떨까? 게다가 우리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정보기술(IT)과 SNS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나는 우리 사회가 그에 걸맞은 공동체 의식 역시 갖추고 있다고 믿는다. 공동체 내의 연결구조를 활용하는 적절한 정책개입이 무료대중교통정책의 교통량 감소효과를 크게 증대시켜줄지도 모른다.

<박선현 |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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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간 유럽에서 열린 작은 회의에 참석하고 왔다. 회의 시작 전 주최 측이 참가자들에게 채식, 육식, 샐러드 중 선호하는 것을 조사하여 그 결과에 따라 음식을 제공했기에, 참가자들은 따로 부탁하거나 고민하는 수고를 하지 않고도 회의 기간 내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참가자 스무명 중에서 채식을 선택한 사람은 여섯명이 넘었다. 주로 연구자나 사업가들로 특별한 철학을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도 채식 선호자가 30%나 된 것이다.

참가자들과 함께 채식 식사를 하던 중에 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의 오찬이 생각났다. 당시에 오찬이 사람들의 관심을 끈 이유는 어느 여당 의원이 ‘반찬 투정’을 했기 때문이다. 이때 관심의 초점은 ‘투정’이었지 음식이 아니었다. 밥과 국과 반찬 몇가지 정도면 특별히 흠잡을 게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투정’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대통령이 나서서 진화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나는 ‘투정’ ‘비난’ ‘진화’로 이어지는 이 장면이 어느 정도 우리 사회의 현재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때 음식에 문제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음식은 한 가지였고, 고기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참석자들 중에 채식주의자가 있었다면 밥과 나물만 먹고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에서는 아무도 이런 상황을 상상하지 않았고 배려하려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100명이 넘는 의원 중 어느 누구도 그 음식을 ‘부실’ 이상의 잘못된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들이 모두 육식주의자라 해도 우리 사회를 대변한다면 그런 생각을 하는 의원이 적어도 하나 정도는 있어야 했을 것이다.

회의에서 채식주의자에 대한 배려와 함께 또 한가지 눈에 띄었던 것은 주최 측이 회의 내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했고, 농도가 2000PPM이 넘으면 회의를 중단하고 창을 열어 환기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도 생각난 것이 있었다. 서울시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중교통 무료운행 정책이었다. 그런데 대기의 미세먼지보다 더 걱정해야 할 것은 사무실, 교실, 지하철, 작업장, 지하상가의 공기질이다. 이산화탄소, 곰팡이 포자, 화학물질 농도가 높은 이 장소들은 특히 겨울철에 창을 잘 열지 않고 건조하기 때문에 공기질이 더 나빠진다.

청와대의 음식대접과 서울시의 버스, 지하철 무료운행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아직 세심함과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끊이지 않는 재난과 사고들, 검사들에게까지 널리 퍼져있는 성추행이 모두 세심함의 부족 탓이 크고, 각종 법령과 규제가 있는데도 큰 사고가 잇달아 터지는 이유는 세밀함의 부족 때문이기도 하다. 건물 관리책임자들이 추운 겨울에 전기사용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화재와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 그리고 건물 사용자들에 대한 세심함이 있었다면, 세밀하게 건물을 살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대체로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것 이상의 관심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강력한 법령을 제정해서 적용한다고 해도 세밀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제천과 밀양에서 모두 ‘드라이비트’ 공법을 사용했다고 해서 이것을 금지하고 다른 방식으로 단열을 하도록 하면 전열기 사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미국 드라이비트 회사에서 개발하여 미국 전역에 퍼뜨린 공법을 ‘부실하게’ 적용하는 것이 문제인데, 세밀한 분석 없이 ‘거칠게’ 전면금지로 나아가면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세심함과 세밀함의 바탕이 있어야만 재난당한 분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도 나올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각 총사퇴와 정치보복 같은 엉뚱한 말만 튀어나온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세심한 배려의 마음으로 고통을 함께하려고 희생자를 찾아가 슬퍼하는 것도 ‘쇼’로만 보일 뿐이다.

<이필렬 방송대 교수 문화교양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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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학자이며 사회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은 우주의 엔트로피 증가를 경고했다. 즉 질량 보존의 법칙에 의해 우리가 항상 바꿔서 사용할 수 있는 가역적 에너지는 감소하고 불가역적 에너지가 증가하므로 결국 모든 에너지는 불가역적 에너지인 엔트로피로 가득 차게 될 거라는 것이다. 엔트로피를 쉽게 설명하면, 석유와 같은 가역적 화학에너지가 불가역적 에너지인 운동에너지로 바뀌게 되면 이는 다시 바꿔 쓸 수 있는 가역적 에너지로 전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환경오염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만 하는 주된 이유이다. 유럽연합(EU)은 2008년 이래 ‘에너지 및 기후변화 패키지’를 채택하고 ‘20-20-20’ 목표로 불리는 구체적인 에너지 계획을 수립해 세계 녹색성장을 선도해왔다. 2020년까지 유럽연합 에너지 및 기후정책 목표를 설정하여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최소 20% 감축, 에너지 효율성 20% 향상, 총에너지 소비 중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20%로 확대 등 세 가지 계량 목표를 설정했다.

2020년까지 유럽연합 에너지 분야 총투자 금액은 1조유로로 책정하였고 중점 추진 분야는 유럽 내 전력·가스 공급망 개선, 교통 및 건물 관련 에너지 효율성 향상, 에너지 절감 기술 개발, 스마트시티 조성 등이었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로 유럽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어려움을 겪었다. 각국은 긴축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종 보조금을 대폭 삭감했고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관련 민간투자도 위축됐다. 2017년 말부터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유럽연합은 지난 18일 유럽의회가 입법을 통해 유럽연합 회원국들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소비를 전체 에너지 소비의 35%까지 늘리도록 요구했다. 현재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17%다. 이번 유럽의회의 결정에 따라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두 배 이상 높여야 한다.

유럽연합은 유엔이 발행한 탄소배출권의 80%를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탄소배출권 최다 구매국이다. 또한 2050년까지 역내 총탄소배출량의 19~30%를 탄소포집 및 저장기술 방식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온실가스의 경우 2020년까지 2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는 식용작물로 생산된 바이오연료 비율을 2020년까지 전체 수송에너지의 5%로 제한하는 내용의 신재생에너지 지침 개정안을 내놓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최근 C2C 시대의 도래를 예측했다. C2C(Cradle to Cradle, 요람에서 요람까지), 이 패러다임은 사용 후 폐기물을 자연이나 산업자원으로 완전히 환원하여 폐기물을 제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C2C 인증기업이 증가하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기업들이 환경규제 대응 및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장기발전 경영방법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기업들은 폐기물 처리에 소요되는 제반비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의 활용으로 생산비 및 운영비를 절감하고,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 기업들도 시장상황을 주시하면서 진출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유망 품목은 태양광 모듈, 풍력발전 터빈용 타워플랜지, 에너지 저장시스템 등이다. 가격경쟁력은 물론 장기적 안목에서 물류창고, 현지지사 설립 등 현지 대응체계 구축을 통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이종서 | EU정책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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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누구도 피할 수 없다. 폭염, 한파, 태풍, 홍수 등 여러 심각한 재난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대기오염은 수백만 사람들의 건강과 삶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는 세계적인 문제다. 미세먼지 문제도 한국·중국 등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만의 고민거리가 아닌 전 세계적 재난이다.

매년 6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기오염과 관련된 건강 문제로 조기 사망하는 등 나쁜 공기는 건강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10명 중 9명은 오염된 공기 속에서 살고 있으며 전 세계 도시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기오염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도시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서야 한다.

해결책은 교통, 산업, 가정에서의 에너지 사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찾을 수 있다. 전 세계 여러 도시들이 교통량을 줄이는 것이 대기오염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임을 인식했다.              

파리와 런던의 경우 차량에서 사용되는 연료 종류를 관리하고, 나아가 도심에의 경유차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다른 도시의 경우 공해차량 제한지역(Low-Emission Zones)을 지정하고 평소에 차량 2부제를 실시하는 등 정책을 통해 교통량을 줄이고 있다.         

많은 수의 도시들은 시민들이 자가용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으며 매연이 없거나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버스로 교통수단을 전환하고 있다.

대기질 개선을 위해 시민들이 각자 할 수 있는 역할도 있다. 개인은 가정에서, 그리고 이동할 때 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도시 및 지방정부는 시민들이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배출량을 감축시키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기후 및 청정대기연합(CCAC)은 유엔 환경계획과 세계보건기구가 주도하는 ‘브리스 라이프(BreatheLife)’ 세계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도시의 대기오염 해결을 돕고 대기오염이 건강과 기후에 미치는 악영향을 막기 위해 개인과 도시가 실천할 수 있는 해결책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이 캠페인을 통해 이미 대기오염 방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도시들의 모범 사례를 다른 도시와 공유한다. 도시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장려하고, 모든 도시가 2030년까지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안전한 대기질 수준을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현재 이 캠페인에는 런던(영국), 오슬로(노르웨이), 워싱턴(미국), 산티아고(칠레) 등 세계 37개 주요 도시가 참여하고 있으며 총 3440만명의 시민들이 캠페인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       

서울 역시 시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만들고, 다른 도시와 함께 행동할 수 있도록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최근 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한 도시의 올바른 실천은 널리 퍼져나가면 전 세계적인 변화를 이끄는 힘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시민 건강을 우선순위에 두고 미세먼지 대책을 수립하는 노력은 의미가 있다. 각 도시의 실천이 세계의 대기질 개선 노력으로 퍼져나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헬레나 몰린 발데스 | 유엔 산하 청정대기연합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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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도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요즘처럼 ‘북극한파’나 몰아쳐야 사정이 좀 나아진다. 미세먼지가 심하니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쓰라는 일기예보를 들으면 마음이 착잡해진다. 미세먼지로 뒤범벅인 날씨에 누가 밖에 나가고 싶을까.

누구는 스모그가 평등하다고 했다지만, 스모그도 미세먼지도 평등하지 않다. 미세먼지에 대한 노출 정도는 개인 형편에 따라 달라진다. 미세먼지가 심하면 밖에 나가지 않을 수 있고, 실내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외출할 땐 승용차로 바깥과의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고 보다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아무리 미세먼지가 심해도 ‘야외활동’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스크도 없이 미세먼지에 그대로 노출된 채 일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쪽이 미세먼지에 덜 노출되는 셈인데, 에너지는 미세먼지와 직간접으로 연결된다. 미세먼지 발생에 따른 책임과 피해는 비례하지 않는다.

미세먼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충남 보령과 당진을 비롯한 석탄화력발전소 지역주민들은 발전소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로 큰 피해를 겪어 왔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대공장이나 대도시로 보내지니, 지역주민들은 애꿎은 피해자들이건만 사회적인 관심은 크지 않았다. 미세먼지가 사회 현안으로 부각된 것은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가 영향을 받고나서다. 지역에 따라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달라진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 원성과 비난이 중국으로 쏟아진다. 하지만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배출되는 이유와 그 과정에서 수혜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오염물질 배출국으로 비난을 받곤 하지만, 정작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든 것은 누구인가? 중국에서 생산한 상품으로 이익과 편익을 취하는 것은 누구인가? 우리나라도 이런 물음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국내 요인은 국외 요인 못지않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가 극성을 떨었던 지난주에 국외 요인이 국내 요인보다 컸던 날은 하루도 없었다고 진단한다. 국내의 주요 배출원은 석탄화력발전소, 자동차, 산업시설 등이니,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결국 우리 모두가 미세먼지의 발생에 책임이 있다. 우리의 생활양식 자체가 미세먼지의 발생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러니 미세먼지 대응에는 정부와 지자체 못지않게 우리 시민들의 몫이 중요하다.

미세먼지는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또는 누리고자 열망하는 풍요롭고 편리한 생활양식에 대한 깊은 반성과 거기에 따른 변화의 필요성을 일깨워준다. 개인 차량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실천이다. 그런 실천들이 많이 쌓일수록 차량2부제 같은 제도적인 대책도 힘을 받을 것이다. 물론, 포기에서 오는 불편이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 미세먼지에 책임이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인정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기꺼이 껴안아야 할 불편이다.

미세먼지로 탁해진 공기를 들이켜며, 깨끗한 공기는 사람만 필요한 게 아니라는 지극히 당연한 이치에 생각이 미친다. 그러나 공장식 축산은 이윤에 최적화된 극도로 밀집되고 폐쇄된 공간에서 가축을 사육한다. 가축들은 자신들의 배설물에서 나온 암모니아로 찌든 공기 속에서 평생을 갇혀 지낸다. 피할 곳은, 없다. 말을 못해서 그렇지, 가축들이 겪는 고통은 얼마나 지독할까. AI나 구제역이 발생하면 엄청난 수의 가축을 살처분하는 참극과 호들갑을 반복해도, 여전히 변함없는 공장식 축산은 생명보다 돈을 중시하는 잔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생명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여기다보면, 결국 인간 생명도 돈에 종속되기 마련이다. 아니, 이미 그렇게 되었다는 불길한 조짐이 나타난 지 오래다. 미세먼지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참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런 우리의 현실이다.

<조현철 신부·녹색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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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