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에너지공약에서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원전 수명연장 금지, 월성1호기 폐쇄 등을 약속하였다. 이에 대해 국내 원자력계는 원자력 발전이야말로 가장 경제적이며, 탈원전의 경우 몇 배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과연 원자력은 값싼 전력원인가?

2016년도 국내 발전 정산단가는 원자력 68원/kwh(킬로와트시)로, 석탄 78~89원/kwh, 석유 110원/kwh, 가스 100원/kwh, 풍력 90원/kwh였다. 이 수치만 따지면 원자력이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원전사고가 나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현재의 원자력발전 단가는 원전사고시 배상을 계산하긴 하지만, 국내 원전에서 후쿠시마 같은 중대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원전을 관할하는 발전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최대 5000억원만 보상하고 나머지는 국가의 책임으로 돌린다.

원전사고의 피해규모를 보자. 1986년 1만㎢ 지역에서 10만명 이상의 사람들을 피난시켰던 체르노빌 사고는 약 260조원의 손해를 입혔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사고 당시 방출된 총 방사능의 약 3분의 1 이상이 남아서 체르노빌 주변 지역을 방사선 피폭시키고 있다.

방출된 방사능의 90% 이상이 태평양 쪽으로 날아갔지만 나머지 방사능으로 인해 16만명 이상의 주변지역 사람들을 피난시켜야 했던 2011년 후쿠시마 사고에 대해 일본 정부는 방사능 제거 비용으로 약 220조원을 추정하였다. 그런데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지난 3월 일본 정부의 추정치는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 제거 비용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새로운 추정치로 약 690조원을 제시한 바 있다. 후쿠시마 사고 6년이 지난 현재 일본에서 가동 중인 원전은 전체 42기 중 단 3기밖에 없으며, 8만명 이상이 여전히 피난 생활 중이다.

다행히 현재까지 발생한 적은 없지만, 체르노빌 및 후쿠시마 사고와 다른 형태의 원전 중대 사고가 있다. 바로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화재사고가 그것이다.

원자로에서 방출된 사용후핵연료는 계속해서 뜨거운 열을 방출하므로 최소 5년 이상 저장조 물속에서 식혀야 한다. 저장조 냉각 기능을 상실하게 되면 원자로에서 방출된 지 1년 이내의 뜨거운 사용후핵연료는 물 및 수증기와 반응하여 겉의 피복재가 녹으면서 화재를 일으키고 수소를 발생시켜 수소폭발까지 불러온다. 화재가 전체 사용후핵연료로 퍼지는 과정에서 사용후핵연료 속에 들어있는 세슘-137 등 고독성 방사성물질이 대량으로 누출되어 넓은 지역을 방사능 오염시킨다. 세슘-137은 체르노빌 및 후쿠시마 사고의 주된 방사성물질이다.

이러한 사고의 한 예로, 필자와 미국 프린스턴대학 연구팀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USNRC)가 공식적으로 이용하는 HYSPLIT 코드를 사용하여, 약 800t의 사용후핵연료가 담겨있는 고리3호기 저장조에 화재사고가 발생한다고 가정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 결과 국내에서 평균 9000㎢, 최대 5만4000㎢ 면적이 피난지역으로 변하고, 평균 약 500만명, 최대 약 2400만명이 피난하여야 하며, 날씨 조건에 따라서는 주변 국가에 더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작년과 올해 발표한 바 있다.

프린스턴대학 연구팀은 또한 USNRC 보고서에 근거하여 주변 30㎞ 내에 큰 도시가 없는 버지니아주 서리카운티 소재 원전의 약 800t 사용후핵연료가 보관되어 있는 저장조 화재사고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평균 약 5만6000㎢ 지역의 1000만명이 피난해야 하며, 경제적 손실은 약 2400조원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를 이달 발간된 한 학술지에 게재하였다.

지역 및 인구밀도 사정이 미국과 다른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결과와 비슷할 수는 없겠지만, 국내 원전 저장조 화재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 가능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원전 중대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는 원자력발전의 단가에 근거하여 국내 원자력이 경제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는다.

강정민 | 미 NRDC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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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정권교체의 소망이 이루어졌고, 민주주의 회복의 소원도 성취되었다. 그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일관성 있는 삶, 따뜻한 마음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당선인은 아마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부드럽게 민주주의의 회복과 정치·경제·사회의 개혁을 추진할 것이다. 그는 합리적 보수까지 모두 포용하면서 새로운 체제를 확립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고, 어쩌면 국민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퇴임하는 최초의 대통령, 퇴임 후에도 사랑받는 최초의 전직 대통령이 될 것이다.”

2012년 12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믿고 썼던 녹색세상 칼럼의 일부다. 낙선한 탓에 실리지 못했지만, 4년여 후 그가 대통령이 된 지금 한 자도 빠뜨리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이다. 정말 그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기가 끝날 때에도 박수받고, 퇴임 후에는 사랑받고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임기 말에 거의 모든 국민이 등을 돌리고, 그 결과 반민주 세력에게 정권을 내주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일러스트_ 김상민 기자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왜 반민주 세력의 득세를 막는 데 실패했을까? 참여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유시민 작가는 정권출범 초기부터 진보 지식인이 정권을 흔들어댄 것이 실패에 상당히 기여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도 그런 식으로 진보 지식인의 공격을 받게 되면 실패할 가능성이 99%라고 단언한다. 유시민 작가는 참여정부 초기의 부안 핵폐기장 건설 정책에 대한 비판도 거론하는데, 그의 분석에 따르면 이 정책을 앞장서서 비판한 필자도 참여정부 실패를 거든 셈이 된다.

돌이켜보면 부안 핵폐기장 정책으로 참여정부가 입은 상처는 진보 지식인의 공격 때문이 아니라 참여정부의 미숙함 때문이었다. 나는 이 정책은 김대중 정부가 레임덕에 빠져 경황이 없을 때 기술관료들과 원자력 산업계가 공모하여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참여정부는 별 고민 없이 이 발표를 덥석 받아 매우 ‘성실하게’ 이행하려 했다. 안면도와 굴업도 핵폐기장 계획이 엄청난 저항에 부딪혔음을 상기하면 마땅히 폐기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고려 없이 기술관료들의 보고만 듣고 핵폐기장 건설을 밀어붙이려 했을 것이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고, 정부는 수천억원을 들여 전혀 시급하지 않은 중저준위 핵폐기장을 건설하는 것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당시 원자력 산업계에서는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가 금방 넘칠 것처럼 이야기하며 핵폐기장을 조속히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4년이 지난 지금 저장수조가 넘친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주장을 사실로 포장했던 그들의 농간에 ‘반듯하게’ 정책수행을 하려 했던 참여정부가 넘어갔던 것이다. 참여정부는 다른 분야는 몰라도 과학기술 정책에서는 준비가 덜 되어 있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열흘이 지났다. 그동안 내놓은 인선과 정책은 준비가 아주 잘되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아직 내놓은 게 없기 때문에 판단하기 어렵다. 원자력발전, 사용후 핵연료 처리도 외교·안보나 경제와 마찬가지로 대단히 까다로운 문제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기술관료들의 이야기만 듣고 정책을 추진하다가 실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원자력발전을 폐기하자는 시민사회의 주장에 더 귀를 기울인 것 같다. 그러나 이 문제는 한쪽의 주장만 들어서는 풀기 어렵다. 다양한 이해 당사자를 참여시켜 협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 수립한 에너지 수급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해야만 풀리는 것이다. 핵잠수함 보유 필요성에 대한 후보 시절의 견해도 원자력 문제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 아무쪼록 문재인 정부가 원자력 같은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철저한 준비를 거쳐서 정책을 수립하여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

이필렬 방송대 교수 문화교양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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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과 머리를 맞댄다. 이를 위해 오는 27일 광화문광장에는 3000여명이 참여하는 300여개의 원탁테이블이 마련된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행사 이후 최대 규모로 시민 소통의 장이 마련되는 셈이다. 시와 자치구 공무원, 시교육청, 보건환경연구원 등 관계자들과 전문가, 언론인, 기업인,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참여한다. 하지만 주부 등 일반시민이 참가자의 대부분이 될 것이다.

연일 미세먼지로 인해 불안과 불편을 겪어온 터라 환영한다.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으로 효과는커녕 불안만 가중됐는데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공론화 장이 생기니 반가운 일이다. 미세먼지 원인과 해결 방안, 정책 우선순위 선호도, 정부와 서울시의 역할 등이 토론 결과로 요약되고 공개된다. 뿔난 시민들의 마음이 박원순식 소통으로 열리고 미세먼지 해법이 제시되길 기대한다.

지난해 6월 정부는 미세먼지 주범으로 화력발전소를 꼽았으면서도 당진과 강릉(삼척)에 2660㎿ 규모 총 4기의 신규 화력발전소를 또다시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고등어 구이가 문제라며 불안감을 조성하더니 이제는 중국의 영향이 크다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 가운데 석탄이 차지하는 비율이 59%에 이른다는 국립환경과학원의 분석을 인용하면 정부는 고등어 탓, 중국 탓을 할 게 아니라 화력발전소를 중단하는 게 맞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7일 경기 고양 국제 꽃 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꽃 구경을 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으로 미세먼지대책 특별기구를 신설하고 임기 내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줄이겠다며 의지를 밝힌 만큼 정부 관계자도 이날 토론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한다. 실제로 정부가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 많을 것이다.

얼마 전 서울환경연합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시·도민 11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명 중 1명꼴로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콧물, 재채기, 기침 등 호흡기 질환과 안구성, 피부성 질환 등으로 불편을 겪고 불안 증세까지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꼴로 차량 2부제 등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도 답했다. 시민들은 미세먼지 피해 당사자이지만 해결에도 적극적이었다.

미세먼지 해결, 시민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날 토론회가 중요한 이유이다. 미세먼지 원인과 대책은 많이 있지만 제대로 해결된 게 없고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해 정도와 입장 차이가 크고 정부 정책도 일방통행이 많다. 시민들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소통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해와 참여를 구해야 한다. 이번이 좋은 기회다. 사전에 취합한 참여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테이블별로 토론이 진행되고 숙의 과정을 통해 전체적인 결과를 도출한다고 하니 내용도 알차다. 시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보조하는 박원순식 열린 소통으로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이세걸 |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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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엿새째인 15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일시적 가동 중단 및 폐쇄를 내용으로 하는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30년이 넘은 노후 발전소 8곳은 내달 한 달 동안 일시적으로 가동이 중단되고, 내년부터는 3~6월 4개월 동안 정례적으로 같은 조치가 시행된다. 노후 발전소 10곳은 임기 내 모두 폐쇄된다. 또 대통령이 미세먼지를 챙기는 미세먼지 대책기구가 설치된다. 새 정부가 출범 초기에 국민적 관심사인 미세먼지 문제를 주요 국가 의제로 설정하고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여준 것은 시기적절하면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전체 미세먼지가 1~2%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절감 효과가 크지 않고 대선 공약의 재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실천 가능한 대책부터 시행하겠다는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노후 발전소 가동 중단은 전력수급이나 전기요금 인상 문제와 연결된 민감한 사안이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번 조치가 국가 에너지 체계를 재편하는 쪽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미래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찾아가는 대통령’ 두 번째 방문지인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 5학년 1반의 ‘미세먼지 바로 알기 방문교실’에 참석해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누누이 강조하지만 배출원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는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대책이 불가능하다. 미세먼지 배출원은 석탄화력발전소나 경유차, 공장과 같은 국내 요인과 중국 등 국외 요인이 있지만 각각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경유차 문제나 중국발 미세먼지와 같은 난제 해결을 위해서는 배출원 분석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총괄하는 미세먼지 대책기구의 설치는 적절한 조치라 하겠다.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해양부, 외교부 등에 산재된 미세먼지 업무를 총괄하고 과학적인 자료를 생산하는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세우기 바란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조치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에 국한되지만 그 목표를 향한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미세먼지 문제는 정부와 정치권, 전문가, 시민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국가적 과제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조급해하거나 보여주기식 정책에 집착하지 말고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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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화사한 꽃과 어우러져 푸른 하늘을 만끽해야 할 봄이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실내에서는 창문도 마음대로 열지 못하는 잿빛 봄이 되었다. 이처럼 국민 건강을 해치는 미세먼지에 대한 다양한 대책과 그에 따른 정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측정, 예보, 규제 등 모든 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환경부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선후보들은 선거 과정에서 과학적 근거도 없이 경쟁적으로 국내 배출 규제의 강화를 골자로 하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쏟아 냈지만, 가능성과 효용성을 염두에 둔 대책인지 묻고 싶다.

최근의 연구결과는 미세먼지 증가와 동아시아 대기의 느려진 순환이 오염물질을 오랫동안 이 지역에 잡아 놓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배출을 규제하는 정책만으로는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을 해결할 수 없음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즉, 대기오염 문제는 단순한 규제로 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과학적 이해와 이에 근거한 저감정책의 수립만이 우왕좌왕하는 혼란을 종결할 수 있는 해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미세먼지 생성과 확산, 이동과 예보 등의 문제를 대기과학 현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대책을 세우는 컨트롤타워가 없다. 특히, 중국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원인물질의 배출량 산정과 이동은 대기과학 분야인 인공위성 원격탐사와 기상조건 변화에 대한 연구 없이는 알 수 없다. 더불어 오염물질과 함께 배출되는 온실기체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한반도 주변의 대기순환 변화를 어떻게 일으키고, 또 미세먼지 증가 현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통합적인 대기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해야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기존의 프레임을 벗지 못한 채 1차원적인 해법을 들고 있다. 그 결과, 지난 십여년간 수조원에 가까운 세금을 미세먼지 저감에 투자하고도 미세먼지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작금의 현실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미세먼지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접근이 필요하다. 새 정부는 정부조직을 바꾸어서라도 산재한 기관에서 각기 부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연구프로젝트 중심의 미세먼지 관련 연구를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 미세먼지, 기후변화, 극한기상 등의 연구를 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이 확보된 ‘대기과학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 폭염, 한파, 기후변화 문제 등의 문제를 풀 수 있기를 새 정부에 제안한다. 하루빨리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어 미세먼지에 빼앗긴 푸른 한반도의 하늘을 되찾길 기대한다.

손병주 | 한국기상학회장·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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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9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한국은 전후 수출주도로 외화를 벌어 식량·에너지·자원 등을 수입하는 구조로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실현해 왔다. 그런데 60여년간 한국을 이끌어온 수출주도형 경제발전 모델을 둘러싼 시대환경이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첫째, 수출은 구조적인 한계가 심해지고 있다. 과거 수요가 공급보다 많았던 ‘수요 > 공급’ 시대에서는 만들면 얼마든지 팔리는 수출확대 순환이 성립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너도나도 수출전선에 뛰어들면서 이제 세계시장은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은 ‘수요 < 공급’ 단계로 질적으로 바뀌면서 과잉생산 불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에 맞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같이 자국 고용을 지키기 위해 수입에 높은 관세를 매기자는 등의 보호무역 물결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출에 의한 외화획득이 구조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은 수출의존도가 지극히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

둘째, 수입금액은 장래 대폭 증가할 수 있다. 과거 한국은 전 세계의 유전·농장에서 에너지·식량을 싸게 대량으로 수입해 왔다. 그 결과 한국의 자급률은 에너지 3%, 식량 50.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 수준이며, 동시에 이 두 가지 품목이 수입대금의 최대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OECD 2050 전망’을 보면 세계 인구는 90억명으로 늘어나 향후 35년간 20억명분의 식량·에너지 추가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급 부족과 수입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이미 일부 국가는 식량파동을 경험하고 해외수출을 억제하는 경우도 있지만, 향후 세계시장의 수급변화는 자급률이 세계 최저수준인 한국에 엄청난 악재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대체로 수출이 증가하고 에너지·식량은 싸게 수입해오던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수출에 의한 외화 회득이 어려워지는 동시에 에너지·식량 수입금액은 급증할 수 있는 시대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의 악재가 심각해질 경우 당장은 모아둔 외화보유액으로 버티겠지만 얼마 못 가 외화부족으로 수입이 곤란해지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북한의 에너지·식량난에서 볼 수 있듯이 경제는 괴멸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생활과 사회유지에 필요불가결하면서 수입의존도가 높은 에너지·식량을 해외수입에서 국내생산으로 전환하는 ‘에너지·식량 수입대체산업’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자급률 향상운동 정책 수준을 넘어 산업·일자리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첫째, 에너지 수입대체산업의 대대적인 육성으로 에너지 자급자족 사회를 형성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화석에너지 빈국이지만 자연에너지 자원 부국이다. 전국 농산어촌과 도시 단위에서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자연에너지를 최대한 생산하고 이를 지역에서 상호융통하여 소비하는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의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가속적으로 보급해야 한다.

농산어촌의 경우 쓰고 남은 에너지를 도시에 판매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설치가격 보조 등의 제도혁신을 통해 보급을 촉진하면서, 태양광·풍력·지열·바이오에너지·연료전지 등 에너지 기기 및 소재산업 육성을 전력 지원해야 한다.

둘째, 식량 수입대체 산업 육성과 자급률의 획기적인 향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신규 취농 및 제품판로 지원의 확대에 더해 새로운 ICT농업, 유기농업 등을 비롯한 차세대형 6차 농림어업을 대대적으로 도입하여 청년들도 농림어업에 참여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정부에서는 시장원리를 중시하면서도 장래 식량 수입가격 상승에 사전 대비하는 비용이라는 관점에 서서 농림어업 보조제도를 확충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먹거리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에너지·식량 2대 수입대체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은 국민의 에너지·식량 안보를 강화하면서 특히 피폐한 농림어촌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동시에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식량의 수입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한국 경제를 내수·수출 균형의 경제체질로 전환하는 물꼬를 트는 마중물 사업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정선철 | 한신대 초빙교수·사회혁신경영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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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5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숱한 비판을 받으면서 무모하게 추진했던 4대강 사업은, 극심한 수질 악화와 수생태 훼손이라는 부정적인 영향으로 또다시 숱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제 정권교체와 함께 4대강의 재자연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재자연화(renaturalization)라는 용어는, 엄밀한 의미에서 4대강 사업 이전의 하천이 온전한 자연 상태가 아니므로 적절치 않다고 볼 수도 있다. 재자연화 대신 복원이나 회복, 또는 재생을  고려할 수도 있다.

모두 훼손된 환경을 회복한다는 의미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여기서는 편의상 재자연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다.

재자연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축조된 보의 검증 및 개선이다. 개선 방안은 첫째 가동보(수문)을 활용한 상시 개방, 둘째 보의 일부 철거 또는 전면 철거이며, 궁극적으로는 보의 전면 철거로 귀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4대강 보의 철거는 현재의 하상(하천 바닥)을 그대로 둔 채 시행해서는 안된다. 4대강 하상은 이미 사업을 통해 상당 부분(3~4m) 파헤쳐져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보 철거에 따르는 주요 영향은 유속 증대, 보 상류의 세굴·침식 및 하류의 퇴적이다.

이로 인해 지천 연결부에서는 ‘두부 침식’(시민사회에서는 역행 침식이라고 한다)이 진행된다. 4대강 하상이 파헤쳐진 상태에서 보를 철거하면 이러한 영향이 더욱 가속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내성천 백사장의 소멸일 것이다. 내성천 백사장이 유지되는 이유는 상류로부터 고운 모래가 공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류에 영주댐이 설치되어 모래의 공급은 차단된다. 여기에다 하류의 보를 철거하면 유속이 빨라지면서 그나마 남아있는 내성천 모래는 하류로 유실될 것이 뻔하다.

두 번째의 영향은 보 상류에 존재하는 교량의 침하 및 붕괴 우려이다. 예를 들어 낙동강 창녕함안보 상류의 낙동대교, 칠곡보 상류의 철도교, 구미보 상류의 고속도로 교량 등이다. 이들 교량은 보 철거에 따라 유속이 빨라지므로 교각 하부가 세굴될 우려가 있으며, 이는 교각의 침하 및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한편 지천에도 본천 하상이 세굴되므로 세굴·침식이 진행된다. 이 경우 지천의 많은 교량 붕괴가 우려되며, 지하수위 저하로 경작의 어려움, 취수 시설의 설치 위치 변경이 요구되어 유지관리상 많은 어려움이 발생된다.

따라서 4대강 보를 철거할 경우, 먼저 하상을 4대강 사업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면서 해야 할 것이다. 현재 천변에는 4대강 사업으로 준설된 대량의 토사가 쌓여 있다. 이들 토사는 다시 하천에 투입, 포설해야 한다. 다만, 투입 과정에서 발생되는 오염 확산을 막기 위한 방지막 설치와 함께 하천 서식생물에 대한 유해성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보를 철거하는 방식으로는 단기간 철거 또는 장기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철거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전자는 하천의 수위, 흐름 상태가 단기간에 바뀌므로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특히 폭파와 같은 초단기 철거는 경제성 측면에서는 유리할지 모르지만, 생태계의 급격한 훼손을 일으키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후자가 바람직하다.

철거 과정도 보를 수직 방향으로 철거하는 점저식, 수평 방향으로 철거하는 점확식이 있겠다. 이들은 각기 장단점이 있으므로 하천 여건에 따라 선택하되, 가물막이를 설치할 경우 현실적으로 점확식이 유리하다. 또한 홍수 시의 흐름을 돌리기 위한 우회수로 설치도 필수적이다.

보 철거에는 이상과 같은 기술적 검토도 중요하지만, 철거 계획 및 시공 과정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사회 및 지역 주민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 즉 사회적 합의하에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 철거 비용은 알려진 내용에 의하면 그리 많지 않다. 다만, 철거 시기를 늦추면 늦출수록 비용은 기하학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보 철거는 빠를수록 좋다. 철거는 전역에 걸쳐 하기보다는 시범대상 지역을 선정하여 철거 효과를 파악한 후, 이를 전 지역에 확대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김진홍 중앙대 교수 건설환경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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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5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두고 주요 후보 진영은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문제는 후보 간 공방이 국가를 이끌어갈 비전이나 정책이 아닌 엉뚱한 곳에서 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명색이 대선 후보라는 사람의 입에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막말과 자신들이 불과 몇 달 전에 선출한 후보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정치철새들의 행태는, 대통령과 측근들이 저지른 국정농단의 뿌리가 결국 퇴행적이고 야만적인 정치문화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상대 후보에 대한 음해와 흑색선전, 정치적 야합이 대선 판을 달굴수록 국가 비전과 국정 운영 방향을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든다. 환경 분야만 보더라도 그렇다. 미세먼지, 원전, 4대강 등 핵심 쟁점들은 다수 후보들의 공약에 포함됐지만 이들을 하나로 꿰어낼 국가 비전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장식품으로 전락했던 ‘지속가능한 발전’의 재구성 문제를 충분히 토론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을 갖게 한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논의는 지난 3월 말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한 국회의원이 “차기 정부의 국정기조를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 게 전부다. 우리 정치권의 무관심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환경문제만이 아니라 양극화, 고령화, 일자리, 복지 등 경제와 사회 분야 문제들을 동시에 풀어나갈 수 있는 길잡이로 여기는 국제사회의 태도와 대비된다.

우리나라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렇게까지 홀대받게 된 데는 이명박 정부가 내세웠던 ‘녹색성장’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상위 개념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녹색성장을 앉히는 ‘이념 쿠데타’를 일으켰다. 하지만 알려진 것처럼 녹색성장의 저작권이 이명박 정부에 있는 것은 아니다. 녹색성장이라는 용어는 2000년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처음 사용했는데, 국제사회에서 녹색성장 논의의 물꼬를 튼 것은 참여정부였다. 2005년 3월 서울에서 열렸던 아시아·태평양 환경과 개발에 관한 각료회의의 주제가 녹색성장이었다는 사실이 말해준다.

녹색성장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보완재가 아니라 대체재를 자임하는 순간 근본적인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녹색성장은 경제와 환경이 민주주의, 빈곤, 양극화, 평화, 복지 등 사회 문제들과 갖는 상호작용을 다루지 않는다. 녹색성장이 4대강사업, 원전 확대, 그린벨트 해제 등 ‘갈색성장’의 길을 가게 된 것도 낡은 성장장식의 유혹과 산업주의 담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성장과 환경보호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이념의 뿌리는 1980년대 초 유럽에서 제기된 생태적 근대화론에서 발견된다. 생태적 근대화는 환경 친화적인 기술혁신의 가능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에 기초하고 있다. 기술혁신을 통해 자원과 에너지의 투입을 줄이고 ‘생태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면, 환경보호는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녹색성장이든 생태적 근대화론이든 생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의 성장을 추구하는 순간, ‘기술 중심주의’라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한 사회가 혁신의 주도성을 기술에 넘겨주게 되면, 환경과 경제의 선순환은 사회의 다양한 영역으로 파급되지 못하고 산업이 주도하는 시장의 좁은 울타리에 갇히게 된다. 이는 녹색성장이 ‘사이비 담론’이라는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새 정부는 지속가능한 발전 2.0의 시대를 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녹색성장에 어른거리는 이명박 정부의 그림자 때문에 녹색 문패까지 통째로 버려서는 안된다. 경제를 사회와 환경에 굴복시키지 않으면서도 경제는 사회에 포섭되고 사회의 작동원리는 생태계의 법칙에 따르는 새로운 국가비전이 있다면, 그것에 어떤 명칭을 붙이던 우리는 좀 더 생태적 진실과 사회정의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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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미군기지 재배치 협약에 따라 용산미군기지 등 26개의 미군기지가 반환을 앞두고 있다. 반환된 기지는 평택과 대구, 2개의 중심기지로 이전·확장된다. 특히 서울 용산기지, 동두천과 의정부 미 2사단 일부가 이전되는 평택 주한미군기지의 경우 이전비용만 16조원, 기지 면적도 여의도의 5.5배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천문학적인 기지이전 비용과 오염정화 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 주한미군 주둔비용 100%를 한국이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로 며칠 전에는 “왜 우리가 사드 배치 비용을 내야 하느냐”며 10억달러 청구서를 한국에 보냈다.

녹색연합 등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5년 동안 용산미군기지 내부의 기름오염 사고는 84건이 넘었다. 미군 자체 기준으로 ‘최악의’ 유출량 3.38t 이상 7건, ‘심각한’ 유출량 400ℓ 이상 32건이 포함되었다. 그런데 환경부가 통보받은 사고는 단 5건. 주한미군은 지난 25년 동안 최악의 환경오염사고를 저지르고도 한국 정부와 서울시에 알리지 않았다. 용산미군기지 내부의 전면적인 조사 요청에도 묵묵부답이다. 2016년에도 용산미군기지 외곽 녹사평역 인근 지하수에서 1군 발암물질인 벤젠과 석유계총탄화수소가 허용기준치의 500배를 초과하였다. 단일 기지로는 가장 많은 환경사고가 이곳에서 발생했고, 지금도 기름오염 물질이 고농도로 검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용산미군기지 오염정화 비용은 대체 얼마나 들까. 서울시는 녹사평역과 캠프 킴 기름오염 사고, 단 두 건을 정화하기 위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70억원을 지출했다. 내부오염원이 처리되지 못한 상황이며, 지금도 정화비용은 늘어나고 있다. 2010년 반환된 부산 하야리아의 경우, 3억원을 예상했지만 50배 정도 늘어난 143억원이 들었다. 2013년 반환된 동두천 캠프 캐슬의 경우, 전체 면적 15만㎡의 40%가 오염되었는데 196억원의 정화 비용이 지출되었다. 국토부 용산공원추진기획단이 용산의 오염정화로 책정한 비용은 1030억원이다. 이는 환경부가 통보받은 단 5건의 오염사고에 근거한 값이다. 기지 전역에서 오염이 발생한 264만㎡ 면적의 용산미군기지는 1조원 이상의 오염정화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국방부, 외교부, 환경부가 국가 안보를 핑계로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면, 서울시가 나서야 한다. 시급히, 주한미군에게 국내법에 근거한 토양오염 정화명령을 내려야 한다. 토양환경보전법은 서울시장이 주한미군에게 오염 정화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며, “그 오염을 발생시킨 자는 그 피해를 배상하고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한미군에게 적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또한 ‘최악의’,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용산미군기지 외부지역을 대상으로 토양과 지하수 오염을 우선 조사하고 치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용산미군기지 피해를 담당할 부서를 신설하고 기지 반환과 오염 치유에 대한 서울시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할 몫이다.

주한미군은 70년 이상 한국 땅을 사용하면서 오염정화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았다. 오염 제공자가 정화 책임을 지는 ‘오염자 부담의 원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트럼프는 사드 배치 비용을 청구하기에 앞서, 오염으로 찌든 용산미군기지 정화비용 1조원을 책임져야 한다.

윤상훈 |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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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유력 대선후보들이 에너지정책 공약의 일환으로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취소 및 신규 원전 건설 금지를 제시했다. 국내 원자력계는 대안 없는 탈핵이라고 반발이 거세다. 독자들은 왜 신고리 5·6호기를 지어서는 안되는지 아래 가상 시나리오를 읽어본 뒤 판단해주시길 바란다.

신고리 5·6호기가 건설돼 운전을 개시한 2022년 여름 어느 날, 고리 2호기부터 신고리 6호기까지 같은 부지 안의 원전 9기에 짧은 시차를 두고 규모 6의 지진이 감지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내 원전에 적용된 원자로 자동정지 시스템이 원자로들을 급정지(trip)시킨다. 원자로 트립은 냉각수 계통의 압력 및 온도 변화라든지 펌프의 오동작 신호 등에 의해서도 일어난다. 이후 지진신호는 사이버공격에 의한 가짜 신호라는 것이 밝혀졌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불시 정지한 원자로는 노심특성과 안전점검 문제로 수일간 재가동을 못한다. 원전 9기의 1000만㎾ 발전용량이 일시에 사라진 고리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정전이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 국가적 대정전(blackout)에 빠진다.

원전 폭발이 가져오는 재앙과 혼란상을 실감나게 그린 영화 <판도라>의 한 장면.

2003년 8월 뉴욕 등 미국 동북부와 캐나다 일부 지역의 5000만명 이상을 3일간 암흑 속에 지내게 했던 블랙아웃에 근거해 2013년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방영한 가상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블랙아웃 첫째 날, 일부 비상전원으로 움직이는 것을 제외한, 전기로 움직이는 거의 대부분의 운송수단 및 기기들이 정지한다. 꺼진 신호등으로 인해 차량 사고가 급증하고, 도로는 심한 체증에 빠진다. 휴대폰은 곧 사용불능이 되어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생긴다. 경찰서, 소방서, 병원은 긴급 구조로 정신없다. 은행 등 금융시장도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국가적 대재앙의 시작이다. 둘째 날, 수도 및 가스 공급이 끊기고, 냉장고의 음식은 상해간다. 마트나 편의점의 생수, 라면, 부탄가스, 통조림, 휴지 등은 곧 바닥이 난다. 몇 안되는 문 연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느라 장사진이다. 사람들이 지쳐간다. 셋째 날, 단수로 먹을 물도, 화장실 변기 내릴 물도 없다. 얼마 남지 않은 마트나 편의점의 물과 식량 가격은 급등하고, 약탈과 범죄가 급증해 일부 지역에서는 폭동이 일어난다. 주변으로부터 전력 공급이 가능했던 2003년 미 동북부의 블랙아웃은 다행히 3일 만에 해결되었다. 주변 국가로부터 전력 공급을 받을 수 없는 한국의 블랙아웃은 3일 만에 해결될 수 없고, 10일까지도 갈 수 있다. 다수 원전의 불시 정지에 의한 블랙아웃은 한국을 주저앉게 만들 것이다.

이상의 시나리오는 원전 사이버공격에 대해 과거 필자가 참여한 연구과제에 근거한 내용이다.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 중 일부는 이 같은 사고 발생 가능성을 알지만 아무도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으려 한다. 원전 추가 건설 논의에서 이러한 사고 및 후쿠시마 같은 원전 중대사고 가능성을 변수에 넣는다면 원전의 비용 대비 편익 계산은 지금과는 달라지고, 원자력은 더 이상 값싼 에너지원으로 여겨질 수 없다. 국가안보 차원에서라도 신규 원전 건설 대신 전력망 개선, 원자로 폐로, 재생가능에너지 개발, 에너지효율 개선, 전력저장장치 개발 등에 힘써야 한다.

강정민 | 미국 자연자원방어위원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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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봄철이면 대한민국 전체가 미세먼지 공포에 짓눌린다. “숨 좀 제대로 쉬어보자”는 아우성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시민들의 바람을 담아 미세먼지 대책을 ‘10대 공약’에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석탄화력발전소와 노후 경유차를 줄이며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시민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점은 평가할 만하지만 그간 논의해온 대책을 취합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문제다.

미세먼지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게 화력발전소 미세먼지 저감대책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미착공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립 계획 취소와 재검토를 약속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석탄발전소 가동률을 제한하는 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화력발전소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재탕 수준이다. 또 후보 대부분은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인 경유차 축소와 친환경차 확대 방침을 내놨지만 주요한 미세먼지 발생원인 자동차나 교통정책에 대한 문제인식은 낮았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는 20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하늘이 흐리다. 한국환경공단은 출퇴근길에 나서는 시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연합뉴스

단기간에 실천할 수 없는 공약도 있다. 연간 초미세먼지(PM2.5) 환경기준을 세계보건기구(10㎍/㎥)나 선진국(8~15㎍/㎥)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이 좋은 예다. 한국의 초미세먼지 기준은 25㎍/㎥이지만 올 1분기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2.3㎛/㎥로 이미 기준을 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을 국제 수준으로 높이는 것은 무용지물이다.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도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후보들은 한·중 정상급 의제 격상(문재인), 한·중·일 정상회의체 운영(유승민), 중국과 환경외교 강화(안철수), 한·중·일 협력사무국 신설(심상정)로 풀겠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과의 협력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중국이 구체적인 오염배출원이라는 과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문제는 그 같은 연구자료가 태부족하다는 데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 무엇을 어떻게 요구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미세먼지 대책 수립에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은 대기오염 배출시설이나 배출원에 대한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미세먼지 배출원은 복잡하고, 지역이나 사안에 따라 다르다. 후보들의 대책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대부분 빠져 있다.

이처럼 대선후보들의 미세먼지 대책은 단편적이며, 국가 수준의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대선공약에 처음으로 반영한 것에 만족하는 자세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차기 대통령도 임기 중 성과를 보겠다는 조급증에 빠져서는 안된다. 후임자가 정책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는다는 자세로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실효성 있고 실천 가능한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당장 대책이 늦어지면 시민들은 건강에 위협받고 사회적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미래세대가 미세먼지로 건강을 위협받지 않도록 장기적인 대책도 추진해야 한다. 현재와 미래 모두를 고려하는 미세먼지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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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영산강 하굿둑을 다녀왔다. 4월 하순으로 막 접어든 그날 영산강은 벌써부터 녹조빛을 띠고 있었다. 사실 영산강만이 아니다. 강들이 제 빛을 잃은 지 오래, ‘4대강 살리기 사업’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우리의 4대강은 ‘死대강’이 되어버렸다. ‘보’라 불리는 댐에 강물의 흐름이 막히면서 맑은 물빛이 사라지고 연례행사로 창궐하는 녹조 탓에 초록 페인트를 뒤집어쓴 듯하다.

꼭 10년 전이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4월23일부터 예비후보등록이 있었고 며칠 뒤인 4월27일에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자의 ‘한반도 대운하 건설’ 구상에 대한 공약 검증 토론회가 MBC 100분 토론에서 열렸다. 류우익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와 정동양 한국교원대 기술교육학과 교수가 찬성 측 패널로, 홍종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와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이 반대측 패널로 참가했다(당시 소속과 직책). 비용편익분석을 통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 평가해서 사업 추진 논리를 뒷받침했던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출연을 고사했다고 한다. 어느 블로그(http://m.blog.naver.com/seyoungchoi/120040179443) 운영자는 그날의 토론을 이렇게 적고 있다. “100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로웠지만 찬성 쪽 패널들의 잦은 실수로 싱거운 시간이기도 했다.”

제대로 된 전문성과 논리로는 정당화하기 어려웠던 한반도 대운하 구상, 그 구상은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이후 2008년 5월에 시작된 광우병 촛불 민심의 반대로 폐기되는 듯하다가 그해 12월 4대강 정비사업이란 이름으로, 2009년 6월에 ‘4대강 살리기 사업’이란 이름으로 되살아났다. 2500명 이상의 교수와 전문가, 그리고 다수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4대강이 22조2000억원의 공사비를 집어삼킨 대규모 토목공사의 먹잇감이 되고 강으로서의 기능을 잃어가는 데 채 4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내내 제대로 된 문제 해결 노력을 기울이기는커녕 4대강 주변 개발사업을 승인함으로써 4대강은 계속해서 썩어갔다. 방치하기에는 녹조문제가 너무 심각하기에, 정부는 마지못해 일부 보의 수문을 개방하는 시범단계를 거쳐 올 4월부터 1년 내내 모든 보의 수문을 상시 개방하기로 했다.

4대강 사업의 실패는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그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4대강 사업은 제대로 된 경제성 분석도, 사회적 토론도 없이, 그래서 폭넓은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 없이, 당시 국회의장이었던 박희태 의원이 하고자 했던 대로, ‘전광석화’처럼 진행되었다. 4대강 사업의 씨앗이 되었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논란이 되었던 때로부터 꼭 10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으로 4대강을 회복시킬 수 있는 창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4대강 사업이야말로 청산해야 할 적폐 중의 적폐요, 그것이 촛불민심이기에.

그런데 요즘 대선 토론회에서는 4대강 문제가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거론할 필요 없이 당연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데 의견을 함께하기 때문일까? 하지만 후보들 중 1인은 4대강 사업을 앞장서 지지했을뿐더러 4대강 보에 확보된 하천수로 상습가뭄 농지에 용수를 공급한다는 명목의 또 다른 토목사업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다른 후보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위 영향을 평가한 뒤 단계적 또는 선별적으로 보를 허물고 재자연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선 이후, 바람직한 해결방안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지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대선 국면에서 우리 시민은 4대강 사업처럼 심각한 경제·사회·환경적 영향을 야기할 공약이 있지나 않은지 제대로 살펴볼 일이다. 또다시 우를 범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윤순진 | 서울대 교수·환경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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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18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내 지하수에서 1급 발암물질 벤젠이 허용기준치의 최대 162배 초과 검출됐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한·미 합의에 따라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한 3차례 조사 가운데 1차 조사 결과다. 서울시가 기지 외곽에서 측정한 벤젠의 최대 오염도인 기준치 647배 초과보다는 낮지만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용산 기지가 심각하게 오염된 사실을 확인시켜주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공개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번에 공개된 지역은 용산구청 맞은편 반경 200m 안이다. 시민단체들이 미국 정보자유법을 통해 최근 입수해 공개한 용산 미군기지 내부 유류 유출사고는 모두 84건으로, 이곳에서는 1998년 2차례, 2015년 1차례 등 3건이 발생했다. 이로 미뤄본다면 용산 기지 상당 부분이 심각하게 오염됐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서울 서소문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3일 열린 '미공개 용산 미군기지 내 84건의 환경오염 사고'와 관련한 기자설명회에서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이 유류유출사고 지도를 보며 설명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미군기지 환경오염 실태 파악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탓에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SOFA 환경정보공유 및 접근절차에 따르면 한·미 간 협의 없이 오염사고 관련 정보는 공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이번 자료 공개 과정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시민단체들은 조사 결과 공개를 요구했지만 환경부는 SOFA를 이유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소송까지 제기하자 대법원의 공개 판결이 있고서야 응했다. 미군 측과 최종 보고서에 합의하지 않았다는 그동안의 공개 반대 이유가 군색할 따름이다. 공개 과정에서는 시료 채취 장소 누락 의혹도 받았다. 시민단체가 공개하기 전까지 용산 기지 내 환경오염 사고발생건수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 또한 비난받을 만하다.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 부족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환경오염 정보의 공개는 기지 반환뿐만 아니라 시민의 건강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현재 용산을 포함해 26개 미군기지가 반환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4곳은 이미 조사를 끝내고 미군 측과 환경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부지에 대한 오염정화조치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떤 옵션이 있는지가 쟁점이다. 용산 기지 반환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미군 측과의 환경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오염 실태자료를 공개해 공론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환경부는 SOFA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미군 측이 기지 오염 정보를 공개하도록 주어진 책무를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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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피해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있을 것이므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중국도 중국발 미세먼지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함께하여야 한다. 그러나 만일 중국 정부가 중국발 미세먼지의 해결을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고 계속해서 한국에 미세먼지로 인한 손해를 발생하게 한다면 국제법적으로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먼저 참고할 만한 국제분쟁의 사례로 1941년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트레일 제련소(Trail Smelter) 사건’ 판결을 들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중재재판소는 캐나다 트레일 지역의 제련소에서 넘어온 아황산가스로 인해 미국 워싱턴주의 과수농장 등이 입은 피해를 배상할 것을 명령하였다.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은 국제법상 ‘초국경 환경피해 방지 원칙’을 적용하였다. 이 원칙에 따르면 어느 국가도 자신의 관할권 내에서의 활동으로 다른 국가 또는 자국 관할권 바깥 지역에 환경피해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트레일 제련소 사건 판결 이후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채택된 ‘인간환경에 관한 유엔회의 선언’(스톡홀름 선언)의 제21원칙과 1992년 ‘환경과 개발에 관한 리우 선언’의 제2원칙이 초국경 환경피해 방지 원칙을 선언한 바 있다.        

  

(출처: 경향신문DB)

그리고 국제사법재판소(ICJ)도 초국경 환경피해 방지 원칙이 국제관습법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 따라서, 중국은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국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할 국제법상의 의무가 있다.

또한, 초국경 환경피해 방지 원칙은 우리나라와 중국이 모두 당사국인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제194조 2항에도 규정되어 있다. 이 조항은 “각국은 자국의 관할권이나 통제하의 활동이 다른 국가와 그 국가의 환경에 대하여 오염으로 인한 손해를 주지 않게 수행되도록 보장하고, 또한 자국의 관할권이나 통제하의 사고나 활동으로부터 발생하는 오염이 이 협약에 따라 자국이 주권적 권리를 행사하는 지역 밖으로 확산되지 아니하도록 보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엔해양법협약은 기본적으로 해양환경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제194조 2항은 각국이 “다른 국가와 그 국가의 환경”에 대하여 손해를 주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해양환경에 대한 손해를 발생시키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와 우리나라의 환경, 즉 해양환경이나 대기환경 등에 손해를 주고 있고, 중국 정부가 미세먼지의 역외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중국 정부가 유엔해양법협약 제194조 2항을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중국이 제194조 2항 등 유엔해양법협약을 위반하고 있다면 우리나라는 중국의 협약 위반사항에 대해 어떤 수단을 활용할 수 있을까? 유엔해양법협약은 분쟁 당사국 간의 분쟁 해결을 위해 의견교환, 조정뿐만 아니라, 중재재판이나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등을 통한 분쟁 해결 수단을 규정하고 있다. 즉, 중국이 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가 요청하면 중재재판소를 설립하여 이 문제를 다룰 가능성도 남아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이 중국과의 남중국해 관련 분쟁을 유엔해양법협약상의 중재재판에 회부하여 유리한 중재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중국이 유엔해양법협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한 손해를 입증하여야 하는 과제가 있고,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도 예상할 수 있다.

2007년 우리 환경부의 한 연구보고서도 황사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에 대해 국제법상의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며 환경협약 체결 등을 통한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도 황사뿐만 아니라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을 볼 때, 중국에 대해 유엔해양법협약 등의 위반을 이유로 국제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심각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 발해만의 해양오염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환경협약을 새로 체결하는 방안을 계속하여 추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아울러 우리나라와 중국 간에 현재 적용될 수 있는 국제협약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여야 한다.    

미세먼지의 해결을 위해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김영석 |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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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30일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의 ‘원전의 질서 있는 퇴진’에 대한 필자의 반론적 소견을 밝히고자 한다.

우리 사회는 3년 전인 2014년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안산시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304명이 사망함으로써 정치적·사회적으로 엄청난 격랑을 체험했다.

지난달 23일, 사고 발생 1073일 만에 침몰된 세월호가 해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인양작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피해자 가족은 말할 나위도 없겠지만, 이것을 바라보는 제3자의 입장에서도 가슴 아픈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이와 같은 해상사고의 재발을 절대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은 침몰 위험이 상존하는 여객선 일체를 모두 질서 있게 폐기하는 것일지 모른다. 다시 말해 여객선을 전부 없애버리는 것이 해상사고의 비극을 막는 신화를 구축하는 지름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바다에서 바라 본 고리 원전 3호기(왼쪽)와 4호기 냉각재 과다 누설로 28일 일시 정지된 고리원전 4호기. 이상훈 기자

그러나 보편적 상식의 관점에서 평가할 때 여객선 운항에 따른 안전절차의 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그 절차의 준수 여부를 엄격하게 감시·감독하면서 여객선을 운항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윤 교수는 지난 3월28일 발생한 고리 원전 4호기의 원자로 냉각재 누설사고에 따른 가동 정지에 이틀이 걸린 것을 ‘늑장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자동차에 고장이 발생한 경우에도 그것을 수리하는 데 하루이틀이 걸리는 것은 다반사이며, 그 고장 원인을 찾기 위해 시동을 걸어놓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듯, 수백만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원전에서 냉각재가 누설되면 가동상태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때도 있다. 

냉각재 누설이 발생하고 가동을 중지할 때까지 이틀이 걸렸다는 단순한 사실만을 두고 늑장 대응이라 하는 것은 현장 상황을 도외시한 근거 없는 비난이라 판단된다.

편익과 위험의 공존은 인류사회의 숙명이다. 태양열, 풍력 등을 이용한 재생가능에너지들은 오직 편익만이 존재하고 환경 위험은 전무한 것일까? 아니다. 원자력 이상으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윤 교수는 지난 3월28일 국제에너지기구(IEA) 산하 재생가능에너지위원회가 ‘분산적 에너지 해결책을 통한 재생가능에너지 확장’이란 주제로 프랑스 파리에서 워크숍을 개최했다고 소개했는데, 여기에서 재생가능에너지의 순기능 이외에 역기능 내지 문제점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는지에 관해서는 전혀 소개하지 않았다.

재생가능에너지의 대표적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태양열과 풍력발전은 기후에 좌우되기 때문에 언제나 재생가능에너지의 전력생산시설에는 백업(예비)전력시설이 가동되어야 한다.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지 않으면 재생가능에너지 생산 시설은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고 백업시설에 대한 중복투자로 인해 경제성은 더욱 악화된다. 이와 같은 백업시설을 운영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도 원전에 비해 태양광발전은 6~7배, 풍력발전은 3배 이상 비싸다.

경제성만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재생가능에너지가 야기하는 환경 문제도 매우 심각하다. 또한 기술적으로 양질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주파수 대역의 균질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태양광은 날씨에, 풍력발전은 풍속에 절대적 영향을 받는 심각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재생가능에너지가 탈핵의 대안이 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부끄럽지만 우리나라의 자동차 사고 발생률은 세계 1위로 알려져 있고, 이에 따른 인명피해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자동차 사고의 대부분은 운전자 과실에 의해 야기되는 인적 실수이다. 해마다 엄청난 피해를 야기하는 자동차 사고의 위험에는 관대하고, 원전에 대해서만 가혹한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기술은 사회적 수요와 직결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가 안전성, 보안성, 경제성, 환경친화성이 원전보다 우수하다면 구태여 탈핵선언을 할 필요조차 없으며, 원전은 스스로 자취를 감출 것이다. 따라서 인위적 탈원전을 주장하기보다 시장원리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함철훈 | 한양대 공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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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내가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이자 절박한 호소이다. 나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그저 평범하게 알을 낳고 돌보며 사는 암컷 도롱뇽이다. 봄이 되면 풍매화와 함께 봄을 알리는 생물로 사람들은 나를 꼽곤 한다. 나는 날이 따뜻해졌다 싶으면 동면에서 깨어 산란을 시작한다. 나는 본디 4월 초에서 5월 말에 걸쳐 산란을 하고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의 작은 돌멩이 및 수초에 알을 붙인다. 보통 한 마리의 암컷이 100개 정도를 낳는다. 알은 3~4주 안에 부화되며 부화 직후 유생의 길이는 10~15㎜ 정도이다. 성체는 수서곤충을 먹고산다. 늘 경칩을 즈음해 신성한 알 낳기를 하곤 했는데 어느새부터인가 그 날짜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올해보다 10일이 빨랐고 올해도 2월 날이 춥지 않아 일어나서 산란을 시작했다. 알을 낳고 보면 갑자기 추운 날이 올 때도 있어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같이 사는 개구리 녀석들 중 몇몇은 나처럼 날씨를 착각하고는 활동을 시작하다 다시 찾아온 추운 날씨에 죽어버린 것도 보았다. 비통하다. 우리는 아무 죄가 없는데, 다만 순리대로 따뜻한 날 일어나서 산란을 한 것밖에 없는데…. 이런 이상한 기후를 인간들도 말 그대로 이상기후라고 부르더라.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기후가 예측할 수 없이 변하고 있다. 나의 삶 또한 매년 예측할 수 없이 변하고 있다. 여름은 너무 덥고 겨울은 춥지 않고, 그리고 여름이고 겨울이고 비가 오지를 않아 전체 강우량은 줄어들고…. 살기가 너무 어려워졌다.

물과 뭍, 두 곳에 산다고 하여 인간들은 나를 양서류라고 부른다. 4억년보다 더 전부터 지구에서 살았고 육상생활에 최초로 적응한 척추동물이다. 지구상에 넓게 분포하여 주로 습한 곳에 서식하지만 건조지방에서도 적은 물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하고 환경의 변화로 물에 살기가 어려워졌을 때는 다리를 진화해 적응하는 그야말로 생존의 아이콘이다. 그런 내가 이제는 멸종 위험성이 가장 큰 종으로, 오염이나 기후변화 등에 민감해 환경 지표종 구실을 하고 있다. 기온의 상승, 극심한 가뭄과 길어지는 건기 등의 기후변화와 난개발로 인한 서식지의 훼손, 환경오염 등은 피부로 호흡하는 양서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970년 이후 나와 친구들은 급격히 멸종하면서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양서류를 가장 취약한 생물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나의 멸종은 연쇄적으로 다른 생물의 멸종을 가져온다. 특히 생태계 먹이사슬의 중간단계에 있는 양서류의 멸종은 생태계 먹이사슬의 파괴를 의미한다. 나는 더 이상 평범한 삶을 사는 생물이 아니게 됐다.

내가 사는 백사실계곡은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문화사적(백석동천, 사적 제462호, 명승 제36호)과 자연환경이 잘 어우러진 곳으로 서울시가 지정한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나뿐 아니라 버들치, 가재, 개구리 등 다양한 생물체들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1급수 지표종인 나는 서울시 자연환경보전조례에 의한 서울시 보호 야생동물로도 지정되어있다. 그런데 2010년 텔레비전에 방영되면서 아는 사람만 안다는 서울의 청정계곡인 이곳이 모두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탐방객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이들의 무분별한 장소사용으로 나의 삶터는 보전지역보다 관광거리가 되었고, 인근 터널 공사 등으로 서식처가 파괴되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이상기후까지. 인간들은 정말 가지가지 한다.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이제 나도 더 이상은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인간들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생존권을 외치는 것처럼 나도 뭔가를 해야 한다. 나 스스로 아무리 이상한 환경에 적응을 하려고 노력해도 기본적인 환경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나는 생존할 수 없다. 슬프지만 죽음만이 나의 위기와 이곳의 위기를 알리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것은 최후의 수단일 뿐 나아지기 위한 과정은 아니다. 나의 생존은 부단한 나의 적응과 더불어 상위포식자인 인간이 이 위기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에 따른 환경 개선을 위한 실천에 나서느냐에 달려 있다. 도롱뇽이 살 수 없는 곳은 인간도 살 수 없다. 내년 봄에 나를 다시 만나고 싶다면 내가 살 수 있게 지구온난화 등 환경 파괴를 멈춰야 한다. 나도 살고 싶다. 내 친구 버들치, 개구리, 가재와 함께 원래 우리가 주인인 곳에서 살고 싶다. 제발 나를 지켜달라.

조민정 |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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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과 4월은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만개하는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에너지 역사에서는 재난 사고가 많았던 암울한 시기다. 2011년 3월11일 일본 후쿠시마 사고, 1979년 3월28일 미국의 스리마일 섬 사고, 1986년 4월26일 구소련의 체르노빌 사고, 모두 이 기간에 일어났다. 그래서 3월과 4월이 되면 원전 사고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스리마일 섬 사고일인 지난 3월28일에는 원자로 냉각재 누설로 고리 4호기 가동이 정지되었다. 문제 발생 이틀이 지나서야 원자로를 정지시키는 늑장 대응으로 인해 불안한 마음이 커진 상태다.

지난해 9월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과 연이은 수백 차례 여진을 겪으면서 우리 국민의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은 말한다, 원자력 발전은 ‘필요악’이라고. 지금처럼 싸고 넉넉하게 전기를 쓰려면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고. 때맞춰 한국원자력학회는 주요 대선주자들이 “충분한 검토 없이 정치 논리로 탈핵을 결정”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말 원전 외에는 대안이 없는 걸까?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이 충남 서산에서 당진으로 가는 국도를 따라 걷고 있다. 이상훈 기자

그렇지 않다. 세계는 지금 재생가능에너지 시대를 빠르게 열어가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목표로 적극 행동에 나서고 있다. 세계 유수 기업들도 늦어도 2030년까지는 생산과정에 100% 재생가능 전력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이 선언에 참여하고 있는 88개 기업 중에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BMW 등 세계적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차 에너지 중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2014년 1.0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향후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목표 역시 하위권이다. 산업계도 소극적이어서 앞서 말한 88개 기업에 한국 기업은 하나도 없다. 세계 흐름에 한참 뒤처져 있다. 이제야말로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 3월28일 국제에너지기구(IEA) 산하 재생가능에너지위원회가 ‘분산적인 에너지 해결책을 통한 재생가능에너지 확장’이란 주제로 파리에서 워크숍을 개최했다. 필자는 주최 측 요청으로 서울시 에너지 전환 실험 사례인 ‘원전 하나 줄이기’를 통해 도시와 시민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논의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전력 부문은 물론 수송과 열 부문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하고 서로 통합적으로 연계할 것인가를 모색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재생가능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사업 모델이자 일자리 창출의 원천으로 접근하였다. 재생가능에너지 시대로의 이행은 더 이상 희망 사항이 아니라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라는 사실에 모든 참석자가 동의했다. 이를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사업 기회로 활용할 것인가가 관심사일 뿐이었다.

한국 사회에서도 탈핵과 재생가능에너지 시대로의 전환 논의가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 우리는 물론 미래 세대의 생명과 안전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시대적 과제가 이번 대선에 중요한 의제로 포함되었다.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다. 세계적 흐름에 부합하는 탈핵과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움직임을 무책임한 정치 행보로 폄훼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자동화가 갖는 위험성에 더해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이 실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원전에는 사고 위험이 항상 내재해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우리가 얻은 교훈은 원자력 발전의 안전하고 완벽한 통제와 관리는 신화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2030년까지 설계 수명이 종료되는 원자로가 12기인 상황에서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관리기술이 마련되지 않았기에 원전의 안전하고 질서 있는 퇴진이 어떻게 가능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탈핵의 분명한 대안으로서 재생가능에너지가 존재하기에 더욱 그렇다.

윤순진 서울대 교수 환경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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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는 사람이 사용하고 나서 버리는 물이다. 하수는 자연계에서 고농도 오염물질로 작용한다. 하수처리시설은 이러한 물을 모아 깨끗하게 처리한 다음 하천으로 배출한다. 사람의 활동대사 물질인 노폐물, 독소물질 등을 정화하는 인체의 간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2015년 여름 행주산성 인근 신곡수중보 상류에서 녹조현상이 발생하고 물고기가 대량으로 폐사하는 일이 일어났다. 언론은 하류지역 서울시 하수처리시설에서 인 등 오염물질을 처리하지 못하고 방류한 하수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하수처리시설 방류수가 수질기준 이내로 배출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질지표를 하수도법에 규정해 관리하고 있음에도 이런 오염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하천 수질을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해 하수처리시설 방류수의 수질오염 수준을 판정하는 지표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또는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다. 이들은 미생물 또는 화학물질에 의해 소모되는 산소를 간접적으로 측정하여 유기물질을 정량한다. BOD는 측정·분석하는 데 5일이 걸려 현재 수질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COD 망간은 1시간 이내 측정이 가능하나 산화율이 30~60%로 낮아 재현성이 떨어지며, COD 크롬은 유기물질의 90% 정도 측정 가능하나 분석하는 데 3시간 걸리고 수은·크롬이 함유된 실험폐액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BOD와 COD가 안고 있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실시간 또는 30분 이내 측정이 가능한 총유기탄소(TOC)를 지표항목으로 선정하여 방류수 수질을 관리하는 추세에 있다. TOC는 유기물질을 태워 탄소의 농도를 직접 측정하므로 실제 존재하는 유기물질의 농도를 알 수 있다.

독일, 스웨덴, 미국 등에서는 상관성이 있는 경우 BOD 및 COD와 TOC 간의 비율에 따라 하·폐수처리시설 방류수에서 TOC 기준을 정하여 관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에서는 오래전부터 유기물질을 측정하는 데 COD를 방류수 수질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어 아직 TOC를 방류수 수질기준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하수처리시설에 대한 TOC 방류수 수질기준을 도입하면 이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하수처리시설에서 배출되는 방류수에서 미생물의 먹이로 작용하는 유기물질의 탄소성분을 직접 측정함으로써 기존 미생물 또는 화학물질에 의한 산소를 간접 측정하는 것보다 공공수역의 수질에 미치는 영향, 즉 존재하는 유기물질의 양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질오염 대책을 수립하고 정책적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계량적인 판단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정동환 |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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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회장인 클라우스 슈바프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본격적인 언급을 시작한 이후 거의 모든 산업에서 필수적인 키워드가 되어가고 있다. 과거 증기기관, 전기, 컴퓨터로 대변되는 3번의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시장과 산업이 만들어진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이 미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는 희망 때문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생각 이상으로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들이 실제 생활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가상현실,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3D프린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은 현재진행형으로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어 놓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융합은 개인의 생활은 물론 국가의 경제, 문화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어 놓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들은 상수도 생산·공급 체계도 자동화, 정보화, 지능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활용하여 생산·공급 과정의 수돗물 정보가 상호 소통되면서 운영자와 사용자 모두가 만족하는 스마트하고 최적화된 상수도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상수도관로에 센서를 설치하여 수질, 수압을 측정함으로써 최적의 수질과 사용하기 좋은 수압을 유지시킬 수 있으며, 정수장이나 펌프설비를 인공지능화하여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적인 생산·공급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센서에서 수집되는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수질사고를 예측하고, 단수사고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수도계량기 정보는 취약계층의 건강상태나 위험상황 관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수돗물 정보가 상호 소통되면 시민들은 단순히 수돗물을 사용하는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벗어나 생산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프로슈머’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옥스퍼드대학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현재 직업의 47%가 20년 이내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상수도 분야에서도 많은 일자리들이 로봇, 컴퓨터, 기계로 대체되면서 일부 일자리와 사업이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4차 산업혁명은 물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신개념 센서 제품,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융합한 상수도시설 운영기술, 기후변화, 자연모방, 바이오, 나노 등 다양한 기술과 연결, 융합한 새로운 개념의 물과학기술, 미래형 물산업 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다. 여기에 변화를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4차 산업혁명은 한국 물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좋은 촉매가 될 것이다.

최근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상수도의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우리나라 물산업의 일대 도약을 가져올 좋은 사례이다.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은 노후 상수도시설을 정비하고, 운영체계를 ICT 등을 도입해 개선하는 것으로 상수도관로에 설치한 센서를 통해 수질, 수량, 수압 빅데이터를 수집하여 상수도관망이 최적 운영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상수도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과거와는 다른 우수한 품질의 상수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업에 적용하는 각종 제품은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기술과 접목되어 양질의 기술선도형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먼 미래에는 버튼 하나로 가정에서 수돗물을 만들어 먹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수소와 산소를 결합하여 물을 만들고 개인의 건강과 몸상태에 맞추어 기능성 무기질을 첨가하여 마심으로써 일상적인 건강관리에 맞춤형 물을 사용하는 날이 도래할 것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차원이 다른 윤택한 세상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있지만 무서울 만큼 빠르게 세상의 방식도 바꾸어 놓을 것이다. 3월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물의 날을 맞아 4차 산업이 몰고 올 우리 물의 미래를 상상해본다. 우리가 보다 치밀하고 선제적인 전략으로 준비한다면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상수도와 물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전병성 |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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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우리 아이의 건강을 위해 마련한 가습기 살균제는 치명적이었고, 아이의 놀이공간은 화재로 유독가스를 남겼으며, 수학여행 가는 길에 배는 가라앉았고, 유치원에서 놀러 간 청소년수련원 숙박시설은 불에 타버렸다. 그리고 아이들은 생명을 잃었다. 지난달 동탄신도시 상가 화재로 불타버린 키즈 카페 ‘뽀로로 파크’는 어린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임에도 교육 및 복지시설군에 속하는 ‘노유자시설’의 소방기준을 적용받지 않았다.

아동은 신체적, 심리적, 인지적으로 발달과정에 있다. 눈높이가 낮아 시야가 제한되고, 새로운 자극을 보았을 때 시청각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려 종합적인 판단이 어렵다. 위험에 노출되었을 때는 더더욱 대처능력이 떨어지고 감정만을 따라 행동할 수 있어 위험에 매우 취약하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이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 옥시제품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옥시의 한국시장 완전 철수와 징벌제·중대재해기업처벌법 도입을 요구했다. 김영민 기자

지난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와 분야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한 ‘아동의 생활환경 안전연구’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아동들이 위협받고 있는 구체적인 상황이 드러났다. 아동들은 보행 교통사고에 가장 많이 노출되고 있는데 2015년 교통사고통계원표를 지리정보시스템(GIS)에 기반해 분석해 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7세, 주중 등교시간인 오전 8시 무렵과 하교시간인 오후 4~5시경에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교통사고 장소로는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을 벗어난 지점에서 발생하는 빈도가 높았다. 보행 교통사고 밀도에 대한 시·도별 핫스팟 분석결과에 따르면 고소득층 밀집지역은 상대적으로 교통사고 밀도가 낮았다. 실제 저소득 취약계층 아동 비율이 높은 시흥시 정왕본동 지역조사 결과에서도 교통사고 밀도가 높았고, 발생 장소 역시 어린이보호구역을 벗어난 인근 지역이었다. 저소득 취약계층 지역은 주거환경의 취약점도 함께 나타나 다양한 범죄들이 아동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전국 4~6학년 초등학생, 부모, 교사 등 4100명을 대상으로 방문 면접조사한 결과에서는 대부분 생활환경에 대해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동 안전교육에 대해 93.4%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가장 필요한 안전교육 영역으로는 응답자의 87.9%가 교통안전을 꼽았으며, 화재·화상 교육(78.5%), 놀이 중 안전사고 교육(60.1%)이 뒤를 이었다. 아동안전 교육은 안전에 대한 민감성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하므로 제도화해야 하며 위기상황 때 실천 가능하도록 실제적이어야 한다.

그동안의 아동 안전사고와 이번 연구를 비롯한 선행연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아동 안전 사각지대와 현황은 드러났다. 대상과 지역의 안전 사각지대를 어떻게 해결해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방안은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원인 분석 후 발생 가능한 원인을 차단해야 한다. 관련 법률 제정 및 개정을 통한 제도 강화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필요한 예산과 시간을 지불하고, 실제적인 인식 개선 및 예방교육을 의무화해야만 한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내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는 사회, 어른 중심의 생활환경이 아니라 아동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아동 중심의 생활환경으로 바꿔야 할 때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아동이 안전한 사회는 장애인도, 노인도, 어른도 모두 안전한 사회라는 것을.

고주애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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