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은 실패작이다.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여 유통을 개선하고자 하였으나,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킨 잘못된 정책이 되어 버렸다. 본래의 취지는 휴대폰을 구매할 때 소비자가 당할 수 있는 불리한 상황을 막고, 그들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판매자가 소비자의 가입유형이나 요금제, 거주지역 등을 이유로 불공평하게 보조금을 차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단통법 제정의 목적이었지만, 오히려 소비자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책정된 보조금 상한액이 단통법 시행 이전에 소비자들이 지원받았던 금액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한다던 단통법이 오히려 더 비싼 가격에 휴대폰을 구매하게 만들어 대기업의 이익만을 보장해준 셈이다.

소규모 자영업자인 휴대전화 판매점들도 단통법 이후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단통법 시행으로 충분한 보조금 지급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전국의 휴대전화 판매점이 3만개 이상이었고 관련 종사자도 30만명 이상이었는데, 이제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단말기 유통시장의 붕괴와 실업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단통법 이후 누구는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누구는 비싸게 사는 그런 불공평함이 사라지는 대신에, 국민 모두 비싸게 사는 구조로 바뀌게 된 것이다.

왜 이 법이 문제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단통법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당시에 여러 가지 판매조건을 꼼꼼히 살펴보지 못했기 때문에 남보다 비싸게 구입했던 소비자를 판매원들이 바보 고객으로 취급하는 게 아니냐고 국회의원들은 분개했다. 이 같은 ‘저관여 소비자’를 입법활동을 통해 보호하겠다고 나선 결과, 더 저렴하고 좋은 조건의 제품을 고르려고 발품을 팔던 ‘고관여 소비자’까지 모두, 바보 고객으로 만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게 되었다. 재래시장 가격과 백화점 가격이 동일하지 않다는 이유로 재래시장에서도 백화점 가격과 동일하게 판매하라고 정부가 강요하는 것과 똑같은 논리다.

시민단체 ‘컨슈머워치’ 회원들이 단통법 폐지를 위한 거리 캠페인을 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그럼에도 정부는 단통법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만 되풀이한다. 정부가 말하는 효과는 일부 구형 단말기에만 집중됐을 뿐, 소비자의 불만은 높아만 가고 ‘내수 경제살리기’에도 걸림돌만 되고 있다. 또한 지금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보완책 역시 현실과 동떨어져 있긴 마찬가지다.

시장 자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동적인데, 단순히 법으로 그때그때 따라가면서 규제할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모순이다. 또한, 신기술 휴대폰을 개발하였을 때, 소비자의 반응을 실험할 시장을 잃어버린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손실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스마트폰 테스트베드로서 가치가 높았던 이유는 IT 시장 환경 조성으로 ‘얼리어답터 소비자’의 역할이 컸었고, 이와 같은 분위기 조성에 판매 지원금 효과가 한몫을 했던 게 사실이다. 정부가 출시 15개월 이전의 단말기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보조금 상한액 규제를 하기 때문에, 출고가가 100만원에 육박하는 최신 폰은 더 이상 ‘얼리어답터 소비자’의 손쉬운 상대가 아니다. 결국 신기술 제품의 개발 주기가 느려지고 수출의 기술경쟁력도 약화될 우려마저 있다.

또한, 단말기 제조회사는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판매 보조금을 예상하여 일반폰과 고가폰의 국내 공급가를 일부러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게 책정해 운영하여 왔다. 그러나 단통법 이후, 거품 공급가는 눈감아주고 지원금만 축소했기에 단말기 제조회사와 통신회사와 같은 대기업은 팡파르를 울리고 판매 자영업자와 소비자는 독배를 마시는 결과를 초래했다. 불합리한 단통법은 소비자 보호관점에서 대대적인 방향전환이 이루어져 한다.


홍창의 | 가톨릭관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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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단통법

정부가 주민등록번호 대신 도입, 관리해온 공공 아이핀이 뚫렸다. 해커 공격으로 아이핀이 대규모로 부정 발급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온라인상의 개인식별번호인 아이핀은 민간과 공공이 각각 운영 중인데 이번에 공공 아이핀에서 대형 사고가 났다. 잇단 주민등록번호 유출과 도용 사고 방지를 위해 도입한 아이핀 시스템마저 구멍이 뚫렸으니 충격적이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최근 행자부 산하 지역정보개발원이 관리하는 공공 아이핀 시스템에서 아이핀 75만여건이 부정발급됐다. 그간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아이핀 부정발급 사건은 간혹 발생했으나 해커가 시스템에 침입해 아이핀을 대거 발급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개인정보가 보호될 수 있는지 불안하다.

공공아이핀 홈페이지 (출처 : 경향DB)


이번에 드러난 정부의 아이핀 관리 및 점검 체계의 문제점은 한둘이 아니다. 특히 초보적 해킹 방식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공공 아이핀 가입 시 거쳐야 하는 본인 인증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시스템이 오인하도록 데이터를 변조해 본인 인증 단계를 사실상 건너뛰도록 하는 ‘파라미터 위·변조’ 수법이 사용됐는데, 이는 기초적인 해킹 방식이라고 한다. 더구나 민간업체 아이핀 시스템에는 파라미터 위·변조 방지 장치가 구축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의 개인정보 보호체계가 민간보다 훨씬 못하다는 얘기다. 56시간에 걸쳐 공공 아이핀이 대규모로 부정발급되는 것을 전혀 파악 못한 보안체계도 한심하다. 또한 정부는 2007년 공공 아이핀 시스템 개발 후 매년 두 차례 취약점을 점검해왔으나 이번 사고를 막지 못했다.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숱하게 겪고도 교훈을 얻지 못한 셈이다.

이번 사고는 갈수록 진화하는 사이버 범죄에 정부가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정부는 사고 뒤 부정발급 아이핀 75만여건을 삭제하고 게임사이트에 사용된 12만여건은 사용중지 조치를 취했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취약점을 노출한 공공 아이핀 시스템의 전면 재구축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차제에 문제가 된 본인확인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하기 바란다.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으면 유출될 위험도 없다. 그러나 이 같은 실무적 대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에 한 치의 허점도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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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라임 시리즈로 유명한 제프리 디버의 소설 <블루 노웨어>에는 한 여성이 한 사이코의 범죄 타깃이 되는 장면이 나온다. 여성의 블로그에 나오는 모든 정보를 퍼즐로 맞힌 그는 술집에서 그 여성에게 먼 친척을 가장해 접근, 차로 유인·납치한 다음 섬뜩하게 말한다.

“난 너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그야말로 모든 걸 말이야.”

한 휴대폰 대리점에 일렬로 긴 줄이 서 있었다. 5000원짜리 액정화면을 무료로 갈아 끼워주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액정화면이 여기저기 긁힌 터라 바꾸려고 줄을 섰다. 그런데 액정을 갈아 끼운 젊은이가 대리점 직원이 준 종이에 개인정보를 적는 광경을 목격했다. 개인정보를 거부감 없이 얻어내는 대리점의 상술에도 놀랐지만, 그것을 알고도 아무렇지 않게 줄을 서서 5000원짜리 액정화면과 개인정보를 바꾸려고 서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자신들이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개인정보 파산을 선언하는 중이었다.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개인정보 파산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만인에게 내어주고, 자신의 가치와 존재를 쓰레기통에 내다버리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개인들은 이제까지 권리와 자유를 주장하고, 미국의 경우 국민의 절반이 반테러 조치보다 개인정보가 침해받지 않을 권리가 우선순위라고 대답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평상시 개인의 권리나 자유가 침해되는 경우를 못 견뎌하면서 1만원짜리 영화 티켓이나 주유소 티켓 한 장과 쉽게 개인정보를 바꿔버린다.

개인정보가 수십가지 경로를 통해 유통되고 부메랑이 되어 갑자기 뒤통수를 칠 경우,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가.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최근 전순옥 의원이 밝힌 자료를 기초로 서울YMCA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마트는 전국 매장에서 경품행사를 벌여 수집한 개인정보 311만2000건을 보험사에 66억6800만원에 팔았다고 한다. 롯데마트도 전국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수집한 개인정보 250만건을 보험사에 팔아 23억3000만원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이 얼마나 부도덕하고 후안무치한 짓인가.


이처럼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흘려버린 개인정보는 보험사로 들어간다. 때로는 유흥업소에 유출되기도 하고 심부름업체나 범죄집단에 유출돼서 그들의 타깃이 된다. 필자는 우연히 럭셔리 블로그로 유명한 30대 여성의 블로그에 들어가 본 적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럭셔리하고 화려한 생활을 즐기는 여성이어서 20·30대 주부들 사이에 유명한 여성이라고 한다. 그는 외국에 살고 있는 한국 여성이다. 그는 명품으로 온몸을 치장하고, 아들·남편과 함께 여행지에서 구입한 명품백과 옷, 수영복, 신발 등을 세세하게 찍어서 올려놓는다. 때로는 남편이 생일선물로 준 수억원대의 독일 차량을 인증하기도 한다.

그의 블로그에 악플을 다는 경우, 그는 “당신들이 콩나물, 두부 한 모를 사는 게 일상이듯 내가 명품을 사는 것도 나의 일상이고, 그저 나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뿐이니 거슬리면 오지 말라”고 당당하게 공지한다. 블로그를 보면 그의 남편이 하는 사업이 정말 크게 번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근데, 한쪽에서 그가 개인정보를 끊임없이 내어놓고 개인정보 파산을 선언하고 있어서 걱정스럽다.

어떤 범죄자가 행여나 그와 그의 가정을 타깃으로 무언가 계획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다.

인터넷상에서 악성 댓글을 단 일베 판사의 정체가 드러난 것은 두세 번의 구글 검색만으로 충분했다. 일베 KBS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 역시 구글링을 통해 신분이 노출됐다. 부주의하게 인터넷을 사용해도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세상이다. 물론 그들의 행동을 두둔하는 게 아니다. 스스로 개인정보를 내놓고 개인정보 파산 선언을 한다면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체득했을 것이다.

이 같은 일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개인정보를 쿠폰과 바꾸거나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과도하게 노출시키게 된다면 그것은 본인의 권리와 자유를 포기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개인정보는 개인의 소중한 자유와 인격권이다. 그 소중한 권리를 1만원짜리 주유권이나 영화 티켓 등 쿠폰과 맞바꾸면서 개인정보 침해를 외쳐서는 곤란하다. 마구잡이로 개인정보 파산을 선언한다면 그 대가와 책임은 본인 스스로 져야 한다.


최희원 | ‘해커 묵시록’ 작가·인터넷진흥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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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모바일 전시회 MWC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어제 폐막했다. MWC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가전쇼인 CES와 더불어 첨단제품 전시회의 양대산맥이다. 이번 전시회는 ‘혁신의 최전선’이라는 주제로 세계 정보기술업체 1900여곳이 새 제품과 기술들을 선보였다.

한국 입장에서 최대 관심사는 애플 아이폰6의 대항마격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6에 대한 국제적 평가였다. 삼성은 지난 한 해 전체 휴대폰 점유율에서는 세계 최고 자리를 지켰지만 고급폰 부문에서는 애플의 아이폰6,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에 밀려 위기감에 쌓여 있던 터였다. 다행히 갤럭시S6는 메탈 소재와 고화질 카메라, 유무선 충전, 모바일 결제, 사용자 편익을 대폭 개선하면서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선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LG전자도 스마트폰 없이 독자적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워치 어베인을 내놓았고, 이동통신사들은 5세대 모바일 기술인 5G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낙관하고 방심하기에는 이르다. 글로벌 관찰자들은 한국산 못지않게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혁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그간의 추격자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경쟁자 대열에 올라선 상황이다.

5일(현지시간) 폐막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해외 매체들로부터 9개의 상을 받은 ‘LG워치 어베인’과 ‘LG워치 어베인 LTE’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 : 경향DB)


ICT업계의 기술 발전과 제품의 융복합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속도도 상상을 초월한다. 단순 제품보다는 모든 것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이나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카 등이 새로운 메가 트렌드임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이제는 특정 업체가 특정 제품을 만들기보다는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 측면에서 모든 기업들은 경쟁자이자 동반자다. 결국 생존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혁신이 이뤄져야 하고, 공급자보다는 수요자 관점에 대한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 머뭇거림은 곧 도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대기업 외에도 벤처기업 90여곳이 다양한 스마트기기와 기술을 선보였다고 한다. 몇년 전만 해도 손에 꼽힐 정도의 기업만 참여했던 것에 비하면 의미 있는 진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기업들이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벤처 생태계 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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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MWC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는 100년 넘게 우승을 못 해본 구단으로 유명하다. 1908년에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지금껏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다. 1908년은 조선의 마지막 왕인 순종 2년 때다.

우승에 한 맺힌 컵스 팬들이 올해 챔피언 꿈에 부풀어 있다. 타임머신 자동차를 타고 날아간 2015년 10월21일을 그린 1989년작 영화 <백투더퓨처 2>에서 컵스가 107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뉴스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이외에도 수많은 2015년의 일상 장면을 담고 있어 올해 초에 새삼 주목을 받았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생체 인식 시스템, 3D 홀로그램 영상, 대형 벽면 TV, 화상 전화, 자동 주유 로봇, 자동 끈 묶음 운동화, 가상현실 안경 등이 나오는데 그중 실현된 것과 아닌 것을 가려보는 분석이 잇따랐다.

영화와 현실을 비교한 결과 상용화되지 않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기술이 실현된 것으로 나타났다.

벽걸이 TV와 태블릿 PC는 흔해졌고 지문 인식 기기와 로봇형 가전제품도 낯설지 않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아들 맥스가 감독한 영화 <조스 19>는 나오지 않았지만, 3D 영상은 지금 어디서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만년 하위팀 시카고 컵스의 우승만큼이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여긴, 영화 제작자 말마따나 ‘재미 삼아’ 내놓은 근 30년 후의 미래상이 예언처럼 맞아떨어졌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서적 '사물인터넷의 미래' (출처 : 경향DB)


미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영국 BBC가 최근 ‘뉴스의 미래(Future of News)’라는 보고서를 발간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8일 온라인을 통해 발표된 이 디지털 보고서는 10년 후의 시점을 내다보고 있다.

웹 문서와 함께 동영상·오디오를 곁들여 선보인 보고서는 기술·사람·스토리 등 3가지 요소의 변화상을 토대로 뉴스의 미래를 살펴본다.

먼저 기술의 변화는 사람, 기기와 시스템을 유·무선으로 잇는 인터넷 연결이 갈수록 빠르고 값싸게 널리 퍼져나간다는 것이다. 사물 인터넷(IoT)이 급속도로 확산한다는 얘기다. 휼렛패커드는 2015년 72억명인 세계 인구가 2025년 81억명으로 늘어나는 데 비해 인터넷 연결 기기 수는 2015년 250억대에서 2025년에는 1조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막대한 양의 디지털 정보가 생산되는 것은 물론이다.

BBC는 이 같은 기술 혁신으로 인해 콘텐츠가 도처에 널리게 되고,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처럼 작지만 강력한 기기로 더욱 손쉽게 소비될 수 있다고 봤다. 뉴스의 생산·유통·소비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플랫폼·기기에 따라 사용자별로 맞춤형 뉴스를 전달하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했다.

사람들도 변한다. 요즘 사람들은 모바일 폰으로 개인 금융 일을 보고 웨어러블 기기로 건강을 검진할 수 있다. 개인별 스마트 기기에 매달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그런 사람들이 미디어에 요구하는 서비스가 무엇일지 생각해봐야 한다. BBC는 ‘지역(local) 뉴스’를 첫번째 답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영국 성인의 50% 이상이 지역 뉴스에 관심이 많다고 응답한 터라 ‘우리 동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를 소상히 알려줄 수 있도록 지역 뉴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갈등 양상이 심화되는 등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국제 시민 입장의 글로벌 뉴스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기술 발전과 독자 성향 변화에 따라 뉴스 스토리를 찾아내고 기술하고 배포하는 방식도 달라진다고 했다. 예컨대 독자 참여 또는 협업 저널리즘, 데이터 저널리즘, 로봇 저널리즘, 드론 저널리즘 등 새로운 포맷이 이미 등장했다. 또 최근의 인구통계학적·기술적 변화에 따라 건강, 기술과 프라이버시, 국제 갈등 등이 향후 새로운 얘깃거리가 나올 만한 분야로 예시됐다.

그런데 BBC는 발생 사건을 보도하고, 독창적인 이야기를 발굴하고, 어려운 주제를 일반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저널리즘의 중심은 향후 10년 동안에도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기술 발달과 함께 사람들의 성향과 뉴스의 형식이 달라져도 정확하고 공정하며 다양한 여론을 반영해 공신력을 유지하는 저널리즘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진다고 덧붙였다.

결국 BBC가 말한 ‘미래의 뉴스’는 SF영화에나 나올 상상 초월의 물건이 아니었다. 독자가 궁금해하는 정확하고 알기 쉬운 이야기. 지금도, 미래에도 독자가 원하는 뉴스의 본질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차준철 디지털뉴스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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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대한민국은 IT 강국이라 한다. 그렇다면 IT 상상력은, IT 생활지수는 어떨까? 얼마 전 여덟살짜리 아이의 겨울 스포츠를 위해 구립 체육센터에 접수할 때의 일이다. 센터 홈페이지에서 어렵사리 회원가입을 했다. 액티브엑스는 말 할 것도 없고 개인인증을 위해 휴대폰 번호와 그 외 별의별 정보를 다 제공하고 겨우 아이디를 받았다.

하지만 아이의 축구 프로그램은 신청할 수가 없었다. 마흔 중반의 나이로는 8세 미만의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의 아이디로 신청해야 했다. 망설인 끝에 아이의 정보를 기입했지만 홈페이지는 개인인증을 위해 아이 명의의 휴대폰 번호를 요구했다. 할 수 없이 해당 업무담당자에게 전화했다. 역시나 ARS를 통해 겨우 연락이 닿았지만 휴대폰을 만들거나 공공 아이핀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뿐이었다.

이 글의 독자는 당시 내가 얼마나 분노했는지 충분히 이해하실 것이다. 직접 방문한 후 담당자에게 따졌더니 그 역시 나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위’의 지시라 어쩔 수 없단다. 누가 이런 교활하고 어리석고 참담한 정책을 내놓았는가? 아이의 체육 활동을 위해 휴대폰을 만들고 공공 아이핀을 만들게 한 것은 어떤 상상력인가? 그 어떤 온라인 서비스도 휴대폰 없이는 불가능하게 한 것은 누구의 상상력인가? 개인에게는 그렇게 많은 잠금장치를 요구하면서도 기업과 정부는 개인정보를 왜 이토록 허술히 관리하는가?

여덟살 아이의 체육활동을 위해 부모는 휴대폰을 사거나 아이의 공공 아이핀을 등록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여덟살 아이의 체육활동은 부모나 법적 보호자의 책임 아래, 그것을 보장하는 국가의 합리적인 IT 규율 아래에서 처리되어야 한다. 미성년자와 매체물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 ‘청소년보호법’의 ‘가정의 역할과 책임’(3조) 및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5조)도 이 같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IT 정책은 미성년자에게 휴대폰을 사고 공공 아이핀을 만들라고 한다. 휴대폰이나 공공 아이핀 역시 부모의 책임 하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보면 이런 정책은 옥상옥이거나 어린 미성년자를 무책임하게 온라인으로 내모는 신호일 뿐이다.


공공 아이핀(I-PIN) 홈페이지 _ 공식 홈페이지 캡쳐


지난해 필자는 약 1년간 미국에 살면서 아이디 하나로 우리 아이는 물론 조카들의 지역 스포츠 활동을 아무 문제 없이 처리한 적이 있다. 개인 아이디와 배송받을 주소, 결제카드 정보만 제공하고 전 세계 어디서든 상거래도 할 수 있었다. 액티브엑스니 휴대폰 인증이니 해서 개인을 귀찮게 굴지도 않았을뿐더러 제3자로부터 귀찮은 메시지가 오지도 않았다.

개인인증은 대한민국 주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가능해야 한다. 국민주권은 온라인 영역에서도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용자는 최소한의 정보 제공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에 대한 보안책임 역시 이용자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가 일차적으로 져야 한다. 이용자가 자신의 정보를 타인에게 노출시키지 않는 한 국가는 그의 정보를 보호해야 한다. IT 이용자의 사생활을 무례하게 침입하고서도 책임지지 않는 약탈적 상상력, 빈곤한 창의성은 IT 생활지수를 갉아먹는 원인이 되고 있다. 국민 행복, 국가 경쟁력 역시 마찬가지일 터이다.


임종수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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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아이핀

한 사내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벨소리에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상대방과 통화를 마친 그는 서둘러 인터넷뱅킹으로 누군가에게 송금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매장에서 일어나려던 그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사색이 되었다. 은행 계좌에는 얼마 전까지 있던 돈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몇백원의 잔액만 남아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요즘은 어느 장소를 가든지 휴대폰을 꺼내들면 자동으로 무선네트워크가 와서 연결해준다. 그런 맹점을 이용한 것이다. 사내에게 연결된 네트워크는 위장된 공유기였다. 예를 들어 starbucks가 그 매장의 원래 공유기였다면, starbuck7이니 하는 형식으로 위장한 공유기로 휴대폰이 접속된 것이다. 물론 매장 안에 있는 모든 손님들도 마찬가지로 해커의 위장 공유기에 연결되었을 것이다. 자동으로 무선공유기에 접속하도록 설정해둘 경우, 신호가 가장 센 네트워크와 자동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해커는 무선랜카드와 AP(Access Point)를 장착한 노트북을 이용해 매장 인터넷 무선공유기에서 흘러나오는 데이터를 모아서 사내가 인터넷뱅킹할 때 내어놓은 모든 데이터와 정보를 가로챘고, 그것을 토대로 계좌를 털어버린 것이다. 또 우리가 조심할 것은 이 같은 무선공유기에 접속했을 경우 이전에 연결했던, 우리가 머물러서 접속했던 장소의 디지털 흔적까지 모조리 송출된다는 것이다.

emart, crimson, kyobo. koroad, as though I had wings…. 개인적으로 필자의 스마트폰을 꺼내들면 이와 같은 네트워크 목록이 뜬다. crimson은 지난 가을 휴가 때 묵었던 세부의 한 리조트 이름이다. 이처럼 송출된 네트워크 목록만 훑어봐도 휴대폰 소유자의 몇개월간 국내외 행적을 포함한 개인 위치정보까지 쉽게 노출된다.

사이버범죄 조직은 프로그래머들을 고용, 바이러스를 만들기도 하고,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물건’이 될 수 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사들이기도 한다. 성능만 뛰어나면 가격 따위는 문제되지 않는다. 여기서도 시장경제가 적용되는 것이다.


조직폭력배가 유흥업소나 노점상 등에게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듯이 사이버범죄 집단 역시 성인, 마약, 도박 사이트 업주들에게 사이버공격을 막아주는 동시에 보안을 책임져주겠다며 계좌로 송금할 것을 요청한다. 이쯤 되면 오프라인의 갱단, 아니 마피아와 다를 게 없다. 그들은 때로는 의뢰를 받아 경쟁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을 퍼붓고 경쟁사이트를 마비시키기도 한다. 권총이나 기관총을 들고 목숨을 건 채 은행에 뛰어드는 수법은 그저 영화에 나오는 추억의 장면일 뿐이다. 수년 전 인터폴은 제인이라는 해커의 스위스 은행 계좌를 동결시켰는데 통장에는 미화 1490만달러가 예치돼 있었다. 하지만 그가 잡혔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누구도 그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그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바이러스 등 강력하고 치명적인 사이버무기 개발에 주력하고, 교활한 비즈니스 시스템 구축에 여념이 없다. 게다가 사이버범죄에 스턱스넷 같은 강력한 바이러스가 등장, 활용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스턱스넷은 이란 핵발전소 시스템에 침투해 오작동을 일으켜 가동을 중지시킨 바이러스다. 현실세계에서 물리적 파괴효과를 내는 데 사용된 최초의 사이버무기로 대상에 따라 선택적 공격을 한다. 보안전문가조차 가공할 만한 기능과 성능을 갖춘 스턱스넷의 출현에 혀를 내둘렀고, 수많은 헛수고를 했다.

결국 독일의 유명 보안전문가인 랄프 랭그너팀에서 6개월간 밤낮으로 매달린 끝에 진원지를 알아냈다. 프리즘을 통해 전 세계를 감청·도청 중이라고 폭로한 스노든의 조국, 미국의 작품이었다. 미국은 10여년 전부터 외국의 기간산업을 파괴할 수 있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개발해오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이스라엘, 중국, 러시아 등도 이미 각국의 개인·기업·정부 시스템 등 수백, 수천곳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 중국의 해커들도 한때는 미국의 전력 접근권까지 탈취, 미국을 한동안 패닉 상태에 빠지게 한 적이 있다.

북한의 소니 해킹 사태 이후 미국을 비롯한 국가 간 사이버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이버전을 대비한 각국의 무한경쟁체제와 더불어 물밑에서 벌어지고 있는 해커들의 치명적인 사이버범죄 전쟁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사이버범죄자들 역시 필사적으로 스턱스넷과 같은(물론 기능은 다르겠지만) 초강력 사이버무기에 매달리고 있다. 사이버범죄자들이 만일 이런 지능적인 사이버무기를 개발한다면 타인의 은행 계좌의 돈을 자신들의 계좌로 손쉽게 송금, 생활경제에 타격을 주는 혼란스러운 사태를 야기할지 모른다. 일상적인 삶이 사이버공간 안으로 들어가고, 전산화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 삶은 네트워크에 갇혀 병합되고 있다. 이미 클릭 한번으로 손쉽게 원하는 정보를 습득하는 인터넷에 젖어 얕고 가벼워진 뇌의 소유자로 전락하고 있는 디지털 인류들에게 또 다른 위기가 닥치고 있다.

현실과 경계 구분이 없는 네트워크 속에서 돈과 물질까지 ‘탈탈’ 털리게 될 위험에 처한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우리는 네트워크의 주체도 아닌 종속체로 한낱 껍데기만 남은 네트워크 인질이 될는지 모른다. 장밋빛으로만 가득 찬 것처럼 보이는 사물인터넷 사회, 다가오는 미래에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최희원 | ‘해커 묵시록’ 작가·인터넷진흥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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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하는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 2015’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끈 것은 단순한 전자제품이 아닌 융합 제품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앱과 전자제품 간 연동으로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제공하는 융합 제품들이 소개되었다. 앱과 연동하여 자신의 운동량과 뱃살 변화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벨트, 앱과 스쿠터의 연동으로 스쿠터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스쿠터 등이다. 이러한 전자제품에 내장되어 있는 핵심 기술이 센서 기술이다.

최근 사물인터넷(IoT)시대가 도래하면서 IoT의 핵심인 센서가 주목 받고 있다. 차세대 센서들은 지능화 수준은 높아지고 크기는 더욱 작아져 스마트카, 스마트홈,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사물과 결합해 감지된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세계 센서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1417억달러로 연평균 9.4%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고 이 중 첨단센서 비중은 현재 20%에서 2020년 49%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헬스케어다. 헬스케어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우리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센서를 활용한 관련 제품 개발에서도 가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 바이오센서가 개발되어 눈물, 땀샘, 침을 측정해 질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었으며, 구글은 현재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혈당 체크가 가능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 중에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그야말로 센서의 집합체이다. 화면에 들어있는 터치스크린 센서는 촉각을, 카메라에 들어있는 이미지 센서는 시각을, 마이크의 음성인식 센서는 청각을 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기울이거나 움직여 게임을 할 수 있는 것도 안에 들어있는 자이로 센서가 균형감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센서의 주요 생산국은 미국, 일본, 독일이고 이들 나라에서 전 세계 센서 생산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센서 시장은 스마트 제품의 출현으로 해가 갈수록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으나 생산실적은 상당히 저조하여 국내 시장의 60~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점차 수요가 늘고 있는 지능화된 고성능 센서 시장에서 아직 국산제품의 품질이 높지 못한 데다 센서 수요업체에서도 위험 부담을 감수하며 국산제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윤부근 대표가 5일(현지시간) 가전박람회 ‘CES 201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사물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다’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_ AP연합


‘CES 2015’가 사물인터넷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제 포화 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성에 비해 사물인터넷은 시작 단계여서 선점 여부에 따라 거대 산업화의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기기 가운데 사물인터넷에 연결된 것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사물이 통신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물인터넷의 핵심 요소로서 센서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사물인터넷에서의 센서는 온도, 습도, 열, 가스, 조도 등 전통적인 센서에서부터, 원격 감지, 위치, 모션, 영상 센서 등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제품들이 초소형화, 다기능화, 지능화 및 네트워크화 등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로 발전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앞으로 다양한 센서 제품들이 과거 반도체 산업 못지않은 시장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첨단 스마트센서 원천기술과 유망제품 개발을 통해 스마트센서 분야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최대영 | 유한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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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지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그 어떤 법보다도 국민들에게 미움을 받는 법이 됐다. 환영받지 못하는 단통법의 중심에는 이동통신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 문제가 놓여 있다. 초창기 사업자들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영업을 했다. 그러나 가입자가 포화상태인 최근까지도 국내 이통사들은 여전히 요금 경쟁을 피하는 대신 단말기 보조금을 통한 영업에 의존해 왔다. 올 초에는 이통사들의 영업정지 사태를 불러올 정도로 시장이 과열됐고, 일부 신규 가입자들에게만 과도한 보조금 혜택이 집중되자 이런 혜택을 보지 못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게 됐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휴대폰 가격에 자신들이 지급할 보조금을 포함시켜 단말기 가격을 부풀려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동통신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가 커지자 정부에서는 떠밀리듯 단말기 가격거품을 없애고 신규 가입자에 대한 과도한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는 대신 기존 가입자에 대해서도 요금을 인하해 모든 가입자에게 차별없이 혜택이 돌아가게 하겠다면서 단통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시행과 동시에 정부의 기대는 무너졌다.

단통법이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준 것은 단말기 가격거품을 없애기 위한 단말기 보조금 분리공시제가 단말기 제조사와 기획재정부에 의해 무력화된 것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통사들이 단통법 시행으로 부담하는 보조금이 현저히 감소했지만 그 돈을 다시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도록 하는 적절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그간 통신사 보조금을 없애거나 감소시킬 경우 그 이익이 통신사들의 요금과 서비스 경쟁을 통해 다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장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이통사들이 가져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방송통신위원회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단통법을 시행, 결국 이통사들이 요금인하 생색만 낸 채 보조금 감소로 발생하는 이익을 대부분 가져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정의당과 시민단체들이 22일 서울 서대문구 유플렉스 앞에서 보조금 분리공시제 도입 및 단말기 가격 거품 제거, 통신요금 대폭 인하 등을 요구하며 단말기 유통법 개정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정부와 시장참가자들은 서둘러 단통법 본래의 목적인 단말기 가격거품을 해소하고 통신사들이 보조금 제한으로 얻는 이득을 소비자들에게 골고루 돌려주도록 단통법과 관련 법령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 단말기 보조금 분리공시제가 당연히 시행돼야 한다. 단말기 가격을 외국보다 부풀려 파는 가격차별을 금지하는 것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단말기 보조금 제한으로 인한 혜택은 통신사가 아니라 가입자들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 그 방안으로 통신요금의 기본요금을 없애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기본요금이란 이동통신 서비스의 초기설비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 가입자들에게 부과한 것이었다. 통신사들은 이미 초기 투자비의 대부분을 회수했다. 통신사들은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기본요금을 폐지함으로써 전체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단통법이 시행된 지 불과 20여일이 지난 지금 단말기 가격거품, 독과점적인 이동통신시장 구조로 인한 폐해, 감독기관의 무능력 등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나고 있다. 국민들이 이동통신시장의 민낯을 적시할 수 있는 이 시점이 오히려 이동통신시장 개선을 위한 최적의 시기일 수 있다. 국회와 정부는 그간의 관성에 물들어 사업자의 이익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공공적 성격을 가진 이동통신 서비스를 모든 국민들이 편리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국민 입장에서 충분히 헤아려 단통법을 비롯한 관련 법령을 개정해주기 바란다.


조형수 | 변호사·참여연대 실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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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인천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땀 흘린 선수들 외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원활한 대회 개최에 기여한 이들이 많다. 그 중에 정보통신기술(ICT)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특화된 한·중·일·영의 4개국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했다. 인천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통역 서비스를 통해 간단한 대화가 가능했다. 대회 운영 요원을 위한 공식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도 적용됐다. 3만여명에 달하는 운영요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단체 채팅방에서 의사소통을 하고, 사진이나 동영상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교환도 가능했다.

이제,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국제 스포츠 대회는 첨단 ICT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벌써부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5G(5세대) 통신망이나, 지금보다 10배 빠른 기가 인터넷이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이다. 그만큼 ICT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최첨단 ICT를 도입하는 것은 국제적인 관심사이기도 하다. ICT의 발전이 단순히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의 캔자스시티의 경우, 2011년에 구글이 주도하는 기가 인터넷 구축 프로젝트인 ‘구글 파이버(Fiber)’를 유치했다. 여기에 연방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더해 적극적으로 기가 인터넷 도입을 추진한 결과, 캔자스시티로 이주하는 벤처 기업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초원지대에 자리한 인구 50만명의 작은 도시는 벤처 기업의 요람인 실리콘 밸리에 견주어, 실리콘 프레리(prairie·초원)라는 별명도 얻었다.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창출되고 도시의 국채 신용 등급이 상승하는 등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 효과를 거두었다.

유럽에서도 경제 침체를 극복할 돌파구로 첨단 ICT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11년에 1조20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연구 혁신프로젝트인 ‘호라이즌(Horizon) 2020’ 계획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차세대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ICT 분야들이 포함돼 이들 분야를 선도해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유럽연합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한편, 제조업 강국으로 알려진 독일은 ‘산업(Industrie) 4.0’을 추진하고 있다. 첨단 ICT를 적용한 스마트 공장을 구현해 유연하고 효율적인 생산방식으로 제조업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20일 오전 박근혜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출처 : 경향DB)


이처럼 국제적으로 경제침체를 극복할 돌파구이자, 장래 경제를 견인할 동력으로서 첨단 IC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사물인터넷과 ICT 융합 등 차세대 ICT 기술을 활용한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ICT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20일부터 열리고 있는 ITU 전권회의에 모이고 있다.

ITU 전권회의는 ICT 관련 최고 권위를 갖는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의사결정회의로 전 세계 193개 국가의 장관급 인사들이 참여한다. 또한 회의 기간에 다양한 ICT 전시회나 콘퍼런스 등 부대행사가 마련돼, 진정한 의미의 ICT 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부산에서 개최되는 이번 ITU 전권회의에서는 우리나라가 의장국을 맡는다. 이 전권회의에서 사물인터넷과 ICT 융합과 같은 첨단 ICT 관련 의제들을 우리가 주도해 회의를 진행한다. 이번 ITU 전권회의를 통해 우리 ICT의 위상을 제고하고, 신기술 발전과 국제적으로 조화로운 ICT 확산을 위한 협력 방안들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설정선 |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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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가전업체들의 각축장인 가전박람회(IFA) 2014가 막을 내렸다. 올해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스마트홈’이었다. 삼성은 ‘미래의 집을 현실로’라는 주제로 스마트홈을 제시했고, LG ‘홈챗’이라는 기술을 공개했다. 또한 가전시장의 전통적 강자였던 파나소닉과 밀레뿐만 아니라 여러 중국 업체들 또한 일제히 새로운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시했다. 이쯤 되면 스마트홈이라는 미래의 신성장동력으로 전 세계의 모든 가전업체들이 뛰어드는 상황으로 볼 수 있겠다. 이러한 스마트홈에 대해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고령자를 위한 스마트홈’이라는 주제로 지난 2년여를 넘게 연구하면서 느낀 점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스마트홈은 주거환경에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국민의 편익과 복지증진, 안전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인간 중심적인 스마트 라이프 환경이라고 한다. ‘융합’, ‘인간 중심적’ 그리고 ‘스마트 라이프’가 주요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

융합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때 물리적 거주 공간인 집과 정보통신기술이 조화롭게 어울려 삶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집은 재산 형성의 수단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으며 주거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부족하다. 따라서 집의 자산 가치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변화에는 우리 사회가 매우 인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제공되고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는 대부분 집의 가치가 높아 보이도록 하기 위한 신기술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즉 집과 정보통신기술의 제대로 된 ‘융합’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건설업체들에 스마트홈이란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광고 수단에 불과했으며, 실질적인 인간 중심적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전무한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인간’이 중심에 놓여 있지 않은 스마트홈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신기술로 무장한 이 거주공간을 낯설고 불편하게 느낄 뿐이었다.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14(4월)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스마트홈 서비스를 모델이 시연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스마트홈의 성공을 위해서는 서비스들이 진짜로 ‘스마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라이프를 파악해 인간 행동과의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암묵적으로 서비스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제공되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들을 보면 고객에게 스마트하게 서비스하려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스마트하게 써주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즉 스마트홈 서비스에서 ‘스마트’가 매우 부족해 보인다.

국내 기업들과 정부는 10여년 전부터 스마트홈을 포함한 유시티 사업을 진행해왔으며, 그 결과 어느덧 버스정류장에서 자연스럽게 예상 버스 대기시간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홈에서는 아직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앞서나간다고 했던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은 ‘IFA 2014’에서 보았듯이 전 세계의 기업들이 이제는 거의 대등하게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다시 한번 ‘융합’, ‘인간 중심적’ 그리고 ‘스마트’에 대한 진지한 고민 속에서 고객 중심적으로 스마트홈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독일 밀레의 스마트홈 시작 동기가 고령자들의 스마트라이프의 변화라고 언급했듯이, 고객의 삶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그 최종적 승패가 결정될 것 같다.


지용구 | 연세대 교수·정보산업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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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인간의 조작 없이 정보를 주고받게끔 하는 시스템을 사물인터넷 또는 만물인터넷이라 일컫는다고 한다. 처음에 사물인터넷의 정의를 접했을 때는 솔직히 말해 무슨 뜻인지 의미가 잘 와닿지 않았다. 도대체 전자동화(automation)라는 의미 이상의 것이 사물인터넷에 있는가라는 의문과 함께 언어의 유희라는 나름의 섣부른 판정까지 내리기도 했다.

사물들이 인터넷을 하면 앞으로 인터넷을 사물들에 판매한다는 것인가. 즉 시장의 주체가 인간이 아닌 사물들이란 것인가. 공학적 마인드가 부족해서인가도 생각해 보았지만 나름 인간과 과학의 본질에 대해 탐구한 지 어언 20년에 접어든 중견학자가 이해를 못하는 것이라면 그 명칭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아니면 인터넷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 코드가 달라서일까.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뒤진 사물인터넷 정의 글귀를 한 단어 한 단어 곱씹어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물인터넷의 실체는 없다는 것이다. 테크놀로지 진화의 역사를 살펴보면 제아무리 발전된 기술이라 할지라도 선형적 발전을 거쳐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테크놀로지의 원형을 추적해 들어가면 현 단계의 발명품은 반드시 그 전조 내지 모태를 품고 발전되어 왔다는 것이다. 자동차가 그렇고, 세탁기가 그렇고, 냉장고가 그렇다. 모터와 프레온가스라는 촉매제가 있어서 발명이 가능해졌을지라도 필자가 보기에 이들 발명품은 그다지 혁명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만큼은 달랐다. 소통의 관점에서 보자면 혹자는 구텐베르크에 의해 이룩된 인쇄술이 종이 매체를 낳았고, 그것이 점차 전자화된 것이 인터넷이라고 ‘격하’시킬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이 인간 사회에 던진 충격적 여파는 너무나도 크다는 것을 누구나 공감하기에 그러한 주장은 곧 설득력을 잃는다.

인터넷이 혁명적인 이유를 좀 다른 각도에서 보고자 한다. 인터넷이 앞서 말한 자동차·세탁기·냉장고와 다른 이유는, 전자가 소프트웨어 기반이고 후자가 하드웨어의 대명사들이라는 구분을 떠나서라도, 전형적인 인간 주도형의 테크놀로지라는 점이다. 물론 요즈음의 자동차는 소프트웨어적 기술 없이는 작동이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분명한 것은 인간 주도형의 과학적 산물은 아니라는 데서 인터넷과 운명을 달리한다. 아마도 수년 내에 우리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는 자동차가 대중화되리라 전망한다. 이같이 전자동화된 자동차가 사물인터넷의 결과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우선 앞서기도 하는 이유이다.

SK텔레콤이 전북 고창군 한 민물장어 양식장에 구축한 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 양식장’ 시스템을 양식장 관리자들이 시연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앞서 말한 인간 주도형의 테크놀로지를 달리 표현하면 소비자 주도형의 테크놀로지다. 인터넷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진화하는 이유를 필자는 바로 이 점에서 찾는다. 인터넷의 주도권은 언제나 소비자에게 있었다. 소비자가 이용하고, 소통하고, 창조하는 무한공간이 바로 인터넷인 것이다. 인터넷이 무궁무진한 편리와 찰나의 속도를 가능하게 한 점에서는 다른 하드웨어적 기술과 다름이 없지만 인터넷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소비자였던 것이다. 사물이 이러한 인터넷의 주체가 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아마도 쉽사리 이해를 못했던 이유는 소비자들이 소외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지 싶다.

센서가 부착되어 사물들 간에 정보가 교환된다는 것을 두고 사물인터넷으로 포장하는 것은 마케팅의 일환일 뿐 테크놀로지의 진정성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위해 테크놀로지를 발전시키고 있는지의 철학적 고민이 필요하다. 무조건 앞선 편리와 속도를 위해 기술을 발전시키기보다는, 그간 호응을 받았던 테크놀로지는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닌 ‘인간을 위한 기술’로 존재해왔다는 철학을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각인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창조하는 공간인 인터넷을 자동화 시스템을 포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휴머니즘이 결합된 IT라는 철학이 부족한 데서 기인한 오류이지 싶다.


김민하 | 성균관대 교수·신문방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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