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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04 2부-(2) 미국처럼 잘 살게된다 한·미FTA의 환상과 허구: 쟁점 따라 찬성·반대 들쭉날쭉
  2. 2009.03.04 2부-(2) 미국처럼 잘 살게된다 한·미FTA의 환상과 허구: “수출 아니면 죽는다”…과장·왜곡된 정부논리 (2)
  3. 2009.03.01 2부-(1) 눈먼 시장주의: 임시직·빈부격차 당연시…시장만능의 포로, 한국인 (2)
  4. 2009.03.01 2부-(1) 눈먼 시장주의:‘3중 위기’로 달리는 한국…폭주기관차에서 내려라 (2)
  5. 2009.01.18 1부-(9) 고교생부터 정치인까지…관심 폭발 (2)
  6. 2009.01.18 1부-(9) 세계경제체제의 대안은 무엇인가?: 토론회 3부 전문 (2)
  7. 2009.01.18 1부-(9) 종합토론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대안은 무엇인가: “위험관리자로서 정부역할 중요” (2)
  8. 2009.01.18 1부-(9) 종합토론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대안은 무엇인가: “약소국 참여 지역간 경제통합 급부상 전망” (2)
  9. 2009.01.18 1부-(9) 종합토론 미국 헤게모니는 끝나는가: 토론회 2부 전문
  10. 2009.01.18 1부-(9) 미국 헤게모니는 끝나는가: “미 패권 약화” 공감… 달러 영향력 놓고 격론
  11. 2009.01.18 1부-(9) 미국 헤게모니는 끝나는가: ‘미국의 역할’에 의문
  12. 2009.01.18 1부-(9) 종합토론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대안은 무엇인가: 토론회 1부 전문
  13. 2009.01.18 1부-(9) 신자유주의는 몰락할 것인가: “케인스주의도 보완책 필요” “10년이상 과도기 올수도”
  14. 2009.01.18 1부-(9) 신자유주의는 몰락할 것인가: “자본규제 시급” 한목소리
  15. 2009.01.11 1부-(8) 끝을 알 수 없다: 대공황과 현재 위기 비교
  16. 2009.01.11 1부-(8) 끝을 알 수 없다: 역사로서의 현재 -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17. 2009.01.11 1부-(8) 끝을 알 수 없다: “신자유주의 체제가 위기 원인” 41%
  18. 2009.01.11 1부-(8) 끝을 알 수 없다
  19. 2009.01.04 1부-(7) 금융위험에는 장벽이 없다: 파생상품 ‘시한폭탄’… 견제도 감시도 없었다
  20. 2009.01.04 1부-(7) 금융위기에는 장벽이 없다: ‘사기꾼 수법’과 다름없는 선진금융기법

ㆍ2부-(2) 미국처럼 잘 살게된다 한·미FTA의 환상과 허구

ㆍ3년간 한·미 FTA여론 추이
ㆍ협상타결땐 “미국에 더 유리하지만 찬성”


이주영기자


한·미 FTA 협상 공식 선언 후 지난 3년여간 표출된 여론은 일정한 패턴을 보였다. 민감한 쟁점이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되거나 지루한 밀고당기기 협상이 진행 중일 때에는 반대가 우세하거나 찬반이 팽팽했다. 그러나 협상 개시나 협상 타결 등 정부가 FTA 협상 속도를 한 단계씩 진전시키는 시점에서는 찬성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정부차원의 협상이 한·미 FTA를 기정사실화하고 수용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분석이 있다.


2006년 1월 노무현 대통령은 신년연설을 통해 갑작스레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한·미 FTA의 필요성을 처음 제기했다. 그리고 2월3일 한·미 양국은 FTA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당시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미국과의 FTA 추진 방침에 불안감이 팽배한 데다 노 대통령의 스크린쿼터 축소 발언에 반발하는 시위가 확산되면서 한·미 FTA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컸다.


하지만 한·미 FTA 1차 공식협상(2006년 6월5~9일)이 가까워지자 점차 반대 여론이 잦아들었다. 6월4일 KBS 문화연구팀 조사에서 찬성(39%)이 반대(22%)를 웃돌았다. 다만 찬반 의견을 정하지 못한 응답자가 36%에 달해, 아직은 협상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유동적인 여론이 많았다.


2차 협상(2006년 7월10~14일) 기간 실시된 SBS·리얼미터 조사(7월12일)에서는 찬성 30.4%, 반대 52.3%였다. MBC·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7월6일)에서도 반대가 더 많았다. 이런 여론에는 2차 협상을 앞두고 방영된 MBC 의 영향이 컸다. 당시 은 캐나다와 멕시코가 직면한 빈부격차 심화 등의 문제가 미국과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때문이라는 내용을 방영했고 이는 논쟁을 촉발했다. 또 정부가 미국과 FTA를 맺기 위해 쇠고기, 스크린쿼터, 자동차, 의약품 등 4대 분야에서 모종의 양보를 했다는 이른바 ‘4대 선결과제’ 논란이 부상한 것도 이 즈음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7월11일)에서는 반대가 62.1%까지 치솟았다.


반대여론이 비등해지자 청와대는 한덕수 경제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FTA 체결지원위원회를 꾸려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비판적 보도에도 적극 반박했다. 이후 3~5차 협상이 진행된 2006년 하반기까지 찬반 여론은 엎치락뒤치락했다. 8월14일 KBS·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찬성이 반대를 10%포인트가량 앞선 반면 10월26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는 반대가 더 높았다.


팽팽하던 여론은 2007년 4월2일 양국이 FTA 협상 타결을 선언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타결 직후(3일) 실시된 지상파 방송3사 조사결과 모두 찬성이 반대를 압도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4월27일)에 따르면 ‘양국간 무역확대로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므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66.2%에 달했다. 타결 직후 여론조사 때보다 찬성여론이 최대 17%포인트 많아진 것이다. 큰 피해가 예상되는 농림어업 종사자에서도 찬성이 한 달 전 조사때보다 18%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당시 여론은 협상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미국이 협상이득을 더 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찬성이 우세했다. SBS 조사에서 협상 내용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한 사람이 45.6%로 ‘만족스럽다’는 응답(35.5%)보다 많았다. 또 협상이 미국에 유리했다고 답한 사람은 53.9%에 달했고, 한국에 유리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4.2%에 불과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계층별로 각론에 대한 반대는 있어도 FTA에 원론적으로 동의하고 이미 타결된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국제질서에서 한·미 FTA가 우리보다는 미국에 유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협상 타결로 FTA가 기정사실화되었다고 인식하고, 현실을 감안할 때 FTA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란 인식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2007년 12월 대선을 거치면서 별다른 변화가 없던 여론은 2008년 봄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촛불 정국을 계기로 또 한 번 출렁거렸다.


CBS·리얼미터 조사(5월16일)에서 비준 반대가 55.4%였고, 가급적 빨리 비준해야 한다는 의견은 28.3%에 그쳤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 졸속협상 내용이 드러나고 국민적 반발이 확산되면서 잠복해온 반대여론이 목소리를 낸 것이다.


하지만 촛불이 소진되면서 반대여론은 다시 잦아들었다. 8월28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비준 찬성(44.4%)이 비준 반대(37.7%)를 앞섰고, 문화일보·디오피니언(9월9일) 조사에선 찬성이 우세한 가운데 찬반 격차가 14.2%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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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2부- (2) 미국처럼 잘 살게된다 한·미FTA의 환상과 허구


이주영기자


시기별 등락은 있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찬성 여론은 일정수준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이는 한국인이 열등감 속에서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 개방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부도 한·미 FTA의 필요성을 홍보할 때 이런 한국인의 고정관념을 적극 활용해 미국, 개방은 선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대미인식, 개방 이데올로기 자극해 찬성론 유도


정부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각종 수출품에 대한 관세장벽이 철폐되거나 낮아져 안정적인 수출시장을 확보할 수 있고 미국과의 무역과 투자 확대를 통해 국민소득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계 무역에서 FTA와 같은 지역협정 체결국 간 교역비중이 50%가 넘고,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의 26%가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FTA가 체결되면 투자·금융·법률·지적재산권 등 각종 제도와 서비스정책이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에 올라설 것이라는 ‘제도 선진화론’도 거론한다.


그러나 이런 논리만큼이나 개방 이데올로기 선전이 매우 효과적이었다. 정부는 개방과 경쟁이 피할 수 없는 시대적 대세라는 점을 중점 부각시켰다. 역사적으로 개방을 거부해 성공한 나라가 없다, 정부는 개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조선말 쇄국정책으로 근대화가 늦어지면서 민족 수난사가 이어졌던 역사를 동원해 ‘한·미 FTA=개방=발전’이라는 인식의 틀(프레임)을 만들어냈다. “그야말로 수출 길이 막히면 대책 없는 나라가 우리나라이다.”(2006.3.22 ‘특별기획-일류국가를 향하여’ 한·미 FTA 국정브리핑)


쇄국이냐, 개방이냐의 극단 논리


“구한말 우리는 도도한 세계의 조류에 애써 눈을 감고 쇄국이라는 순간적인 만족에 젖어 을사늑약이라는 치욕적인 변화를 강요당했다. 100여년 전 역사의 교훈을 잊고 또다시 변화를 강요당하겠는가 아니면 우리 손으로 우리의 미래를 능동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는가.”(2006.6.21 김현종 당시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파이낸셜뉴스 기고문)


정부는 또 한·미 FTA가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로 인정받는 것이라며, 대미종속적 성격을 은혜의 관점으로 접근했다. “미국과의 FTA가 체결되면 한·미관계는 외교, 군사, 경제 등 모든 측면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동맹관계로 발전되며, 동아시아에서의 지역경제, 전략적 구도에서 한국 비중이 그만큼 커질 것.”(2006.2 이태식 당시 주미대사, 매일경제 기고문) 이러한 논리는 한·미동맹을 중요시하는 계층의 마음을 파고드는 데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시작되자 정부·여당은 한·미 FTA의 조기 비준을 주장하기 위해 ‘경제위기 돌파론’을 내세웠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서비스시장 개방에 따른 경제 성장과 고용 증가, 비준의 불확실성 제거로 외국인투자가 늘고 우리 경제의 투명성이 높아져 실물경제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정부는 지난해 말 일간신문과 무가지에 ‘향후 10년간 연평균 최대 32억달러의 외국인투자 추가유입-세계 일류로 가는 고속도로, 한·미 자유무역협정’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


과장과 왜곡 많아


이러한 정부의 논리는 한·미 FTA 찬성 여론을 이끌어내는 데 어느 정도는 성공했지만, 과장과 왜곡의 경계를 오락가락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한·미 FTA를 개방이냐 폐쇄냐, 수출시장을 넓힐 것이냐 말 것이냐는 식의 흑백논리·이분법에 의존하고 있지만 준비된 개방이냐, 졸속 개방이냐, 불안한 수출 의존형을 지속할 것인가, 내수시장 확대 노력을 포기할 것인가라는 다른 인식의 틀은 무시하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해 11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미 FTA 협정 내용을 반대한다고 해서 개방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또 개방을 찬성한다고 해서 한·미 FTA 협정 내용을 전부 찬성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FTA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방 이데올로기는 무분별한 개방으로 외환위기가 초래되고, 미국 모델을 추종해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아이슬란드의 예를 간과한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허위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제조물품의 경우 이미 상당 부분 낮은 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한·미 FTA가 발효되더라도 미국 관세의 인하폭은 크지 않다. 추가적 수출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미 FTA 내용 중 우리 측에 가장 유리한 부분으로 꼽히는 자동차만 하더라도 당장 철폐될 미국 자동차 관세는 2.5%에 불과한 데다 미국 내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수출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


미국식의 환상에 빠져 있는 한국인


또한 정부는 ‘미국식 제도 도입=선진화’라는 논리만 강조하고 있을 뿐 새로운 제도와 서비스가 몰고올 위험성에 대해선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당장 한·미 FTA가 발효되면 현재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투기성이 강한 고위험 파생상품이 대거 들어올 수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대거 가입했던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가 가져온 피해를 목격한 상황에서 자본시장 개방에 대한 보완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통상법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한·미 FTA는 미국계 국제금융자본에 포위돼 있으며, 세계는 지금 한·미 FTA와는 매우 다른 국제금융 규제를 모색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가 진정한 개방론자가 되려면 한 입으로 한·미 FTA 추진과 새로운 국제금융규제를 같이 말하는 위선을 먼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한·미 FTA 찬성론은 개방 이데올로기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허위의식을 벗기고 나면 미국이 한국을 구원할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있는 한국인이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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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2부-(1) 눈먼 시장주의

이병훈(중앙대 교수)·강은애(중앙대 박사과정)

돈이 돈 버는 세상, 돈 없으면 몸으로 때워야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인데, 거기에 대해서 당연히 돈 가진 자가 또 더 가지고 또 더 벌고 투자도 하고. 이 사회가 투자를 해야 돈을 버는 건데, 우리로서는 가진 게 없다보니까 몸으로 투자를 하고 몸으로 때워야 되는 거지요.”

소자본으로 근근이 봉제업체를 운영해오고 있는 강재섭씨가 말했다. 건설일용직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김수택씨도 우리 사회를 ‘돈이 돈 버는 세상’으로 규정한다. 아파트 경비원인 황종수씨와 용역업체 건물청소원인 이경숙씨 역시 ‘너도 나도 없이 살던 옛날’에 비해 ‘지금은 없는 사람이 자꾸 더 없이 빈곤에서 벗어나올 수 없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음을 토로하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빈부격차는 있었지만, 지난 10여년 동안의 신자유주의시대를 거치면서, 정부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듯 부익부빈익빈의 양극화가 날로 심화되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남편을 여의고 농사일을 하며 두 자녀와 함께 살아가는 유경희씨는 TV에서 우리 사회의 부자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접하면서 “쓰고 싶어도 못쓰고 시장만 가도 벌벌 떠는” 자신의 초라한 신세를 떠올리며 “진짜 기죽죠”라고 털어 놓는다. 강재섭씨는 “전쟁이 확 일어나서 네게 내 것이 되고 내게 네 것이 되는 세상”으로 뒤바뀌었으면 할 정도로 “없는 서민을 죽어라 짜내는” 우리 사회에 대해 선명한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노숙자 된다는 압박감 속에 살아

신자유주의 구조개혁은 비정규직의 양산과 고용불안 그리고 일터 동료관계의 상실 등을 초래하면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삶의 일부로서 가장 뚜렷하게 경험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의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고광택씨는 우리 사회에서 과도하게 남용되고 있는 비정규직의 현실을 빗대어 장차 그의 자녀들이 정규직 일자리를 얻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야, 정규직 없다. 너희 때는 (정규직 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하하 지금 사회가. 저는 그래요, 애들한테, 앞으로 가면 갈수록 대한민국에 정규직은 5% 안이다.”(고광택)

“언젠가는 노숙자 될지도 모른다. 정신 차려라, 그래요. 진짜 할부 한 몇 달 밀려봐요. 차 뺏겨버리고 어쩌다보면 노숙자 되는 거예요.”(이진우)

또한 그는 주변의 비정규직들이 월 120만원의 저임금에 허덕이느라 “월급 받아서 애 하나 못 키운다고 애를 못 놓는” 현실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경숙씨와 홍순임씨는 “만날 뻑하면 자른다”는 위협 속에서 고용불안을 상시적으로 느끼면서 긴장된 삶을 이어가고 있다.

덤프트럭 지입차 주인 이진우씨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신규진입을 쉽게 허용하는 정부의 탈규제정책에 따라 업계가 포화상태에 놓여 치열한 일감 경쟁에 시달리면서 “언제 노숙자로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오현우씨 역시 전문직이라 해도 비정규직 신분 때문에 늘 직장이동을 대비해야 한다. 이처럼 고용 불안과 치열한 경쟁이 지배하는 일터에서는 더 이상 예전 같은 정겨운 동료관계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불편한 경험들

고광택씨는 지난 1998년 구조조정을 경험한 이후, 현장 동료들 사이에 “뭐든지 있을 때 최대한 벌어놓고 보자”는 인식이 팽배해졌다고 한탄한다. 이런 인식은 살아남기 위해 점차 자신과 자기 가족의 이익만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개인주의의 확산으로 이어진다. “남이야 망하든 지랄하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개인주의 때문에 일터의 동료관계가 날로 각박해지는 현실을, 비정규직인 조중호·황종수씨 역시 안타까워했다.

공기업의 중간관리자로 일하는 김한성씨는 조직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주말까지 ‘올인’하고 있는 자신의 고단한 직장생활을 토로한다. 재벌기업 정규직 사원인 최형철씨는 인사고과경쟁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행복하지 못한 직장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이민이라는 탈출구를 떠올린다. 그러나 언어 및 금전적 자원이 없다면 불가능한 ‘값비싼 도피처’인 이민은 최형철씨 자신을 비롯하여 우리 사회의 서민들에게 손쉬운 대안이 될 수 없음이 분명하다.

생산성-효율성이 지배하는 인식세계

“공산주의가 생산성이 완전 떨어지니까 몰락한 거 아니에요? 능력이 있어도 똑같이 받으니까. 이제 인간이다 보니까 능력 있는 사람들이 능력대로 대우를 못 받는 거.”(조중호)

“경제적인 시스템은 당연히 자본주의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경제 시스템에서의 효율성은 어쨌든 갖고 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전체적인 파이를 키우려면 그런 시스템을 갖고 갈 수밖에 없는 거고.”(오현우)

자동차공장 사내하청으로 일하는 조중호씨와 금융기관 전문계약직으로 종사하고 있는 오현우씨 모두 효율성과 생산성 그리고 능력주의를 기준 삼아 몰락한 공산주의에 비해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우위를 내면화하고 있다. 이는 경제적 효율성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신자유주의적 규범이 은근하게 우리 서민들의 사고방식에 깊숙하게 스며들어,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작금의 변화에 대해서조차 당연시하는 가치판단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면화된 무한 경쟁 논리

아파트 경비원인 황종수씨와 박영국씨는 최저임금제의 적용으로 인건비가 상승하게 되자, 아파트 단지에 전자경비시스템이 도입되어 상당수의 동료 경비원들이 “잘리게 되었는데도” 인건비 절감을 위해 “그럴 수밖에 없지요”라고 손쉽게 감내하고 있다. 홍순임씨는 자신이 청소용역업체에 근무하며 박봉에 시달리면서 용역업체의 경쟁을 통해 인건비 절감이 이뤄지고, 용역업체가 없어지면 실업자가 많이 생기는 문제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청-용역업체들이 “앞으로 (경제) 발전이 되려면 그런 게 있기는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기간제 교사인 최미경씨는 “엄청 경쟁”에 내몰리는 민간 회사들과 달리 “학교에는 경쟁이 없어 느슨하다”고 지적하면서, 경쟁 도입을 통해 “애들이 싫어하는 선생님은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상이 확 뒤집어 졌으면 좋겠다

강재섭씨는 “세상이 확 뒤집어졌으면 좋겠다”는 말 뒤에 허탈한 웃음을 남겼다. 그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빈익빈 부익부의 세상이라고 판단을 하면서도, 큰 아들이 ‘이 세상’에서 ‘살아남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 번듯한 직장을 구한다는 것 즉, 현재의 경쟁 속에서 밀려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일용직인 이창석씨 역시 건설일용직의 수입으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사회 불평등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만, 이를 달관하며 잊으려 하거나, 아예 ‘자연스러운 것’으로 자기 최면을 건다. 일자리 찾기가 더욱 어려운 장애여성인 장현희씨는 4대 보험에도 들기 어려운 식당주방일을 하면서 현실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나머지 “나쁜 일자리”라 해도 큰 불만은 없다고 말한다.

심각한 청년실업의 문제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고지은씨는 점차 ‘일의 목적’을 찾기 어려운 대중들의 내면을 보여준다. 자아실현으로서의 일이라기보다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일이 바로 그것이다. 고지은씨는 아르바이트로 편의점 두 곳에서 밤낮으로 일하기 때문에 몸은 고달프지만 “돈 벌면 좋잖아요”라고 말한다.

박봉에도 증권 투자하고 돈 잃고, 시장의 노예로

사회양극화가 심화될수록,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보상받는 것이 어려워진다. 고임금과 저임금이라는 일자리의 양극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 중심의 축적체제로의 변환을 주요 골자로 하는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여 개인들을 금융투자(주식, 증권 및 펀드)로 유인한다.

“증권, 그것도 거의 중독성이에요.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들어요.… 보통 때는 점심 먹고 증권회사 나가보고. 왜 나가냐 하면 뉴스도 접해보고 돌아가는 방향도 듣고…. 그래서 한 번씩 나가고. 증권회사 끝나면 거기 친구들하고 소주 한 잔하고.”(박영국)

오늘의 세계적 금융위기에서 드러나듯이 신자유주의적 경제체제는 많은 서민, 즉 개미투자자들로 하여금 금융투자로 큰 돈 벌기를 바라는 욕망의 굴레에 사로잡히게 만들고 있다. 박영국씨는 아파트 경비일로 받는 박봉의 상당수를 꼬박꼬박 증권투자에 갖다 바칠 만큼 중독되어 있다. 조중호씨와 김한성씨 그리고 최미경씨의 남편 역시 증권투자 중독의 유사 경험을 들려주고 있으며, 이경숙씨와 조중호씨는 소액이나마 펀드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모두가 주식장세에 휘둘려 결국 적잖은 손해를 보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본전 생각에 더욱 증권중독에 빠져들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무한 경쟁의 피해자도 자녀를 경쟁에 단련시켜

각종 광고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펀드상품들은 일을 통해 제대로 돈을 벌 수 없는 사람들의 유일한 희망이 된 듯하다. “노후자금이다 생각하고” 펀드를 계속 하고 있는 김한성씨는 그 좋은 예이다. 재산 불리기와 더불어 자녀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일 것이다. 이 때문에 빈부의 차를 막론하고 교육투자에 열중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보게 된다.

“너네(두 자녀)는 절대 이 길(농사)로 나서서는 안 된다고 못이 박히게 가르쳐요. 나중에 서울 가서 머리 굴리면서 펜 들고 일하든지 햇볕 뜨겁지 않게 햇빛 막아주는 데서 일하라고.”(유경희)

고단한 농촌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두 딸의 교육에 열 올리는 유경희씨나 “엄마, 아빠 꼴 나지 않도록” 자녀들의 공부를 다그치는 김수택씨, 그리고 날로 심각해지는 일자리경쟁에서 살아남게 하기 위해 자녀의 대학진학과 공무원시험 등을 일일이 챙기고 있는 조중호씨 모두가 자식들이 현재 자신들의 처지보다 발전되길 바라면서 악착같이 자녀교육에 열중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행복하게 살기? 악착같이 살아남기?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경쟁적 교육 시장에 맹렬히 뛰어드는 사람들,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이 일 해야 하는 사람들, 돈이 돈을 버는 세상에서 노후 밑천 마련을 위해 금융재테크투자에 열 올리는 사람들의 일상적 삶은 그야말로 ‘신자유주의적’이다.

살기 위해 무조건 경쟁에서 뒤처지지 말아야 하는 사회가 될 때, 우리의 삶을 짓누르는 것처럼 보이던 신자유주의는 어느새 우리의 삶 내면으로 깊숙이 들어와 자연스러운 생활규범으로 작동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경쟁논리는 수많은 서민들에게 고달픔과 불안 그리고 좌절감을 안겨주면서 동시에 그들의 삶을 지배하는 일상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전지구적 금융위기를 맞아 많은 지식인들이 신자유주의의 종말과 대안적 경제체제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지만, 우리의 서민들은 학교와 일터에서 치열한 경쟁논리에 이미 길들여져 자신의 삶을 어느 누구에게 의존할 수 없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삶의 이치를 뼈저리게 체득하며 살아가고 있다. 신자유주의에 의해 야기되는 양극화의 부조리와 사회공동체의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이 같은 현실에 가위 눌려 살아가는 우리 서민들이지만, 그들의 반응은 그저 순응하는 듯 덤덤하기만 하다.

신자유주의는 경제정책의 이념으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서민들의 일상적인 삶과 사회관계에 스며들어 그들의 생활양식이자 문화적 규범으로 강고하게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 이 기사는 17인의 일하는 사람들의 증언을 담은 <양극화시대의 일하는 사람: 환경미화원에서 변리사까지>(2008, 창비)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임을 밝혀둔다. 이름은 모두 가명이다. 다음은 구술자 명단.

황종수(남, 62세, 아파트경비원·용역)
이경숙(여, 43세, 건물청소원·용역)
박영국(남, 65세, 아파트경비원·용역)
조중호(남, 52세, 제조업·사내하청)
홍순임(여, 60세, 건물청소원·용역)
고광택(남, 45세, 제조업-대기업정규직)
최미경(여, 36세, 기간제교사)
김한성(남, 42세, 공기업·정규직)
오현우(남, 35세, 금융업·전문계약직)
이진우(남, 48세, 덤프트럭운전사)
고지은(여, 22세, 편의점·아르바이트)
최형철(남, 30세, 대기업정규직)
장현희(여, 47세, 식당노동자)
강재섭(남, 40세, 봉제업운영)
이창석(남, 51세, 건설일용직)
김수택(남, 50세, 건설일용직)
유경희(여, 42세, 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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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2부 - 1 눈먼 시장주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 교수

신자유주의라는 종교에 빠진 한국

지난해 9월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국 경제와 한국 사회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금융에서 실물로 옮겨진 ‘경제위기’는 경제를 조정하는 정치의 자율성을 축소시키는 ‘정치위기’를 강화시키는 동시에 사회통합을 훼손하고 사회해체 경향마저 가시화하는 ‘사회위기’를 낳고 있다. 이른바 ‘3중 위기’의 시대로 우리 사회가 진입하고 있다.

문제는 ‘경제 살리기’라는 열망을 배경으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전지구적으로 신자유주의 발전전략이 수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의 한국적 버전인 시장만능주의 경제 및 사회정책을 고집스레 고수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 결과 최근 우리 사회는 사회적 강자와 사회적 약자의 거리가 더욱더 멀어져가는 ‘두 국민(two nations) 사회’로 빠른 속도로 재편돼 가고 있다.





사슬 풀린 투기성 금융자본

이론적으로 신자유주의는 자유주의의 새로운 버전이다. 고전적 자유주의가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를 중시했다면, 신자유주의는 국가의 개입에 맞서는 시장에서의 자유를 특권화한다. 시장에서의 자유가 경쟁 메커니즘에 의해 보장된다는 점에서 경쟁은 신자유주의의 기본 원리이자 자본주의 생산·재생산을 담당하는 조정 원리다. 신자유주의 아래서 경쟁은 지고지순의 미덕으로 간주되며, 무한경쟁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승인된다.

역사적으로 신자유주의는 복지국가의 ‘국가의 실패’를 대신해 등장한 발전전략이다. 사회민주주의와 대비해 신자유주의는 시장 기능의 강화와 국가 역할의 축소, 곧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와 재정긴축, 그리고 국영기업의 민영화와 국내 시장의 완전개방 등을 강조한다. 국가의 과도한 개입이 낳은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시장 메커니즘을 정상화함으로써 생산과 분배의 효율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는 것이 신자유주의 논리의 핵심을 이룬다.

신자유주의를 적극 채택한 사례로는 흔히 1980년대 영국의 ‘대처리즘’과 미국의 ‘레이거노믹스’가 꼽힌다. 특히 영국의 대처 정부는 규제완화, 세금감면, 사회보장기금 삭감 등의 정책을 통해 시장의 국가개입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추진한 바 있다. 이 전략은 70년대 중반 이후 진행돼 온 포스트 포디즘(post-Fordism)이라 불리는 유연화 전략과 결합해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는 데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 왔던 것으로 보인다.

국가의 실패에 따른 ‘시장의 복권’을 부각시킨 신자유주의 전략은 90년대에 들어와 새로운 한계에 직면했다. 사회보장의 축소는 소득분배를 악화시키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고용불안 및 실업을 증대시킴으로써 신자유주의 정부들의 정치적 정당성을 결국 약화시켰다. 그 결과가 다름 아닌 미국의 클린턴 정부, 영국의 블레어 정부, 그리고 독일의 슈뢰더 정부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제3의 길’의 등장이었다.

하지만 제3의 길도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명명했듯이 일종의 ‘신자유주의 좌파’였다. 적극적 복지와 사회투자를 앞에 내걸었지만, 세계화가 강제하는 무한경쟁 속에서 시장을 전통적 사회민주주의 국가처럼 제어할 수 없었다.



더욱이 세계화의 새로운 첨병으로 금융자본은 컴퓨터 및 정보혁명에 힘입어 국경을 넘나들며, 세계경제를 영국의 경제학자 수전 스트레인지가 일찍이 예견한 ‘카지노 자본주의’로 변화시켰다. 자본주의의 ‘사슬 풀린 프로메테우스’는 다름 아닌 투기성 금융자본이었다.

종막을 고하는 ‘고뇌의 30년’

80년대부터 거품으로 일궈져 온 거대한 바벨탑 신자유주의는 결국 지난해 가을 그 내부로부터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바로 그 출발점이었다. 금융위기는 이내 실물위기로 확산됐으며, 이는 ‘신자유주의 우파’든 ‘신자유주의 좌파’든 발전전략으로서의 신자유주의를 단숨에 시험대 위에 올라서게 했다.

신자유주의 이후 과연 어떤 패러다임이 지배적이 될 것인가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할 때 프랑스의 조절이론가 로베르 브와이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자본주의 역사를 ‘영광의 30년, 고뇌의 20’년이라고 이름 지은 바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신자유주의 이후 세계 자본주의의 미래를 예견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10년의 수명을 연장한 그 ‘고뇌의 30년’이 이제 종막을 고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지난 1년간의 교조적 추종

우리 사회에서 신자유주의의 기원은 대체로 김영삼 정부의 후반기로 소급된다. 김영삼 정부는 금융실명제 실시 등 집권 초반기 경제개혁의 의욕을 선보였지만, 이내 ‘국제화’ ‘세계화’ 담론을 수용하면서 규제완화, 민영화, 시장개방을 강화하는 신경제정책으로 선회했다. 군부권위주의 정부가 추진한 발전국가의 신자유주의적 변형이라는 이러한 정책기조가 가져온 결과가 97년 외환위기였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김대중 정부의 전략은 이중적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따라 일련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경제 영역에서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제정 등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는 복지국가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했다. 김영삼 정부보다는 상대적으로 사려 깊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김대중 정부를 경유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 신자유주의는 더욱 공고화됐다.

노무현 정부의 정책기조는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 말한 바 있는 ‘좌파 신자유주의’였다.

집권 초반기 김대중 정부의 유산인 카드대란을 정리하고 장기주의적 관점에서 경제를 운용하고자 시도했지만, 결국 정책의 방점은 ‘좌파’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에 놓여졌다. ‘2만달러 시대’ 담론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강행에 이르기까지 경제정책 영역에서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를 꾸준히 강화해 나갔으며, 그것은 결국 사회 양극화의 심화로 귀결됐다.

문제는 신자유주의 발전전략에 대한 의식적, 무의식적 경고가 이뤄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를 이은 이명박 정부가 지난 1년간 신자유주의의 한국적 버전인 시장만능주의를 완성하는 데 노력을 경주해 왔다는 점이다. 규제완화, 민영화, 시장개방, 정부 역할의 축소, 그리고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에 이르는 신자유주의의 핵심 교리를 이명박 정부는 교과서처럼 따르고, 이를 위해 모든 국가 역량을 집중시켜 왔다.

경제위기가 정치·사회 위기로 확산

더욱 문제가 심각한 것은 신자유주의에도 미국식, 유럽식 등의 여러 버전이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유독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극단적으로 선호하는 편향성을 보여 왔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이 도산하고 자영업이 무너지고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사회적 약자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등의 사회 양극화가 빠른 속도로 강화되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엇보다 미국 내에서는 정작 기존 신자유주의 전략의 수정 및 변화가 모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식 모델을 일관되게 짝사랑해 온 상황은 참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시장만능주의라는 기관차가 이미 고장났는데도 그것을 고칠 생각을 하지 않고 석탄만을 더 들이붓는 형국이 현재 이명박 정부의 자화상이다. 경제위기를 조정해야 할 정부가 그릇된 방향으로 국가 운영을 조타(操舵)해 가니 ‘경제위기’는 ‘정치위기’로, 그리고 다시 ‘사회위기’로 전이되고 또 확산되고 있다. 위기 관리가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외려 정부가 그 위기를 만들고 심화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신자유주의라고 해서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의 경쟁은 개인의 선택 및 자유를 확대하고, 경쟁력 제고는 상품 및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신자유주의의 그늘이다.

신자유주의는 결국 시장 경제를 지속 불가능하게 하고 사회 양극화를 강화시키며, 무엇보다 시민사회를 황폐화시키는 동시에 인간적인 기품을 훼손시킨다.

국민 다수가 원하는 것은 ‘사회 없는 시장’으로서의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사회 있는 시장’으로서의 대안적 발전모델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신자유주의라는 폭주의 기관차에서 과감하게 뛰어내려야 할 시점에 도달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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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경·유희진기자


경향신문이 특별기획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1부를 마치며 지난 16일 개최한 ‘세계경제위기:하나의 사건, 다른 해석’ 토론회에는 고등학생부터 시민단체와 노조 활동가, 정치인, 주부, 노인에 이르기까지 무려 1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준비한 토론회 자료집은 제1회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동났고, 일부는 자리가 없어 돌아가기도 했다. 오후 1시부터 무려 6시간 동안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대부분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청중은 3부에 걸친 질문과 토론 시간에도 적극 참여, 경쟁적으로 질문하기도 했다.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토론회(자료집 보기)

제약회사 영업사원 정모씨(30)는 “자본주의 체제의 대안에 관심이 많아 직장 일을 제쳐 두고 토론회를 보러 왔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신자유주의를 유지하면서 어설프게 케인스주의를 가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명희 전국금융산업노조 정책부장은 “그동안 많이 고민했던 부분인데 정치·외교·경제적 측면에서 신자유주의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토론자 가운데 신자유주의의 강력한 옹호자가 있었더라면 좀더 치열한 논쟁이 전개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활동가인 민혁기씨(29)도 “그동안 경제위기 상황에 대해 막연하게 비관을 하고 있었는데 토론회에서 많은 분석과 전망을 함께 들으니 막연했던 생각들이 정리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인 위새봄양(19)은 “그간 입시를 준비하느라 시사를 챙기지 못했기에 어려운 내용인 줄 알면서도 찾아왔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3부 종합토론 시간을 빌려 “대개 토론회가 끝나갈 무렵이면 청중이 대부분 떠나는데 오늘은 마지막까지 남아 계셔서 아주 뜨끈뜨근하다”면서 “토론자로서 아주 기분좋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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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세계경제체제의 대안은 무엇인가?

-사회: 김호기 연세대 교수
-발제: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
-토론: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 / 장상환 경상대 교수 / 김상조 한성대 교수 / 윤창현 시립대 교수 /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 / 구춘권 영남대 교수 /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
-일시: 2009년 1월 16일
-장소: 경향신문사 5층 대회의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20년 가까이 세계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가 기로에 서게 됐다. 오늘 토론은 (경향신문이 연재중인) 신자유주의 기획의 1부를 결산하는 토론이다. 여러 선생님들 의견을 1~2부로 나눠 들어봤다. 3부 종합토론에서는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자본주의 체제의 대안은 무엇인가 토론해 보겠다. 최태욱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신자유주의의 대안은 앞서 1~2부에서 여러 선생님 지적해줬듯이 여러가지 다양한 대안이 있을 수 있다. 위기는 하나인데 해석은 여러가지가 도출되고 있고 이에 따라 다양한 대안이 나오고 있다. 여러 선생님들 평소 자신이 생각해온 대안을 말씀해달라.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토론회

 
최태욱 선생이 지역협력의 차원에서 15분 내외로 발제하시고, 윤창현·김상조·장상환·이근식 선생님 순으로 말씀해달라. 그 다음 네분 다른 선생님들 말씀을 이어 듣도록 하자.

 
 
<기조발제>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최태욱입니다. 대안 중의 하나를 단편적으로 말씀 드린다. 김호기 선생이 말씀해주셨듯 자본주의 세계체제 대안은 뭔가라는 큰 질문에 대해 발제하게 돼 조금 어색한데, 저는 여러 생각 가능한 대안중 하나를 단편적으로 말씀드리고 다른 선생님들은 생각하시는 것들을 자유롭게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저는 그냥 물꼬를 튼다는 정도로 제 생각 말씀드리겠다.

 
제가 보기엔 미국발 금융위기가 여러가지 얘기를 하게 했지만 크게 두가지가 있다고 본다. 먼저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반드시 대안은 아니구나 하는 것이 있다. 여기서 두가지 논란이 붙는다.

 
하나는 신자유주의만이 아니다, 다른 유형의 자본주의나 시장경제체제가 있고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문제다라는 것이다. 한때 논의가 활발했던 자본주의의 다양성에 대한 논의가 재확산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는 당연히 한가지가 아니라 나라마다 자본주의의 유형이 있고, 크게 양분한다면 미국형인 자유시장경제체제하고, 유럽형이라고 흔히 말하는 노동시장경제체제 둘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자유시장경제는 말 그대로 시장의 자유, 기업의 자유, 자본의 자유를 강조하지만 노동시장경제체제는 형평성도 중요한 가치이며 분배도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사회나 국가에 의한 시장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어느 시장경제가 중요하느냐는 특정 사회가 정하는 문제이고, 더불어 중국이나 베트남이 추진하고 있는 사회주의시장경제를 하나의 유형으로 볼 수 있다. 그 다음에 자본주의를 넘어서 다른 체제는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도 촉발된 것 같다.

 
둘째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가 아닌 다른 방식의 세계화, 다른 방식의 글로벌 협력체제의 구축방안에 대해 논의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미국 패권체제 이후의 글로벌 경제협력 체제는 어떻게 형성될 것이며, 어떻게 운영될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이것은 애프터 헤게모니(After hegemony)라고 해서 패권체제 이후의 국제협력체제에 대해서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 활발했던 논의가 있었는데 그게 다시 다시 한번 붙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패권안정이론을 대체할만한 국제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으로서 당시 논의됐던 것이 크게 세가지가 있다. 하나는 제도론, 국제기구나 레짐(regime) 같은 것을 통해서 국제질서를 잡아가자, 국제협력을 성취해가자는 이런 얘기였다. 다른 하나는 집단지도체제, 단일패권국가가 힘들다면 둘 혹은 셋, 혹은 다섯의 집단지도체제를 만들어서 국제질서를 가져갈 수 있다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위 인터리저널리즘(inter-regionalism), 다시 말해 역제주의(域際主義)다. 국가가 유닛이 아니라 지역이 유닛이 되서 지역간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중에서 진보적인 생각을 약자제도정신이라고 한다면 가장 진보적인 것은 역제협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왜냐하면 지금도 미국의 헤게모니 이후 신브레턴우즈 체제 만들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제도론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G2(중국과 미국), G3, G5, G8 등의 얘기들이 나오는데 이것은 집단지도체제론적 대안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들을 보면 여전히 소수강대국들의 영향력이 지배하는 국제질서일 수 밖에 없다. 대다수인 약소국들은 참여 기회조차 없는 것이어서 결국은 소수 강대국에 의해 지배되는 국제질서에 불과하다. 따라서 역제협력체제로 가는 것이 대다수 약소국들의 참여가 보장되고 보다 민주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역제협력체제는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예컨대 필리핀이 집단지도체제에 속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이고 국제기구를 주도할 가능성도 없지만 필리핀이 동아시아경제공동체에 들어갈 가능성은 당연히 보장된 것이고, 동아시아경제공동체가 유럽과 북미의 경제공동체와 지역간 경제협력체제를 만들면 필리핀은 자동적으로 멤버 국가가 된다. 그래서 역제협력체제가 가장 진보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이 두가지 담론에서 향후 상정 가능한 대안체제를 꼽는다면 이런 것이다. 각 지역마다 제 나름의 자본주의유형을 가지는 지역행위자들 간의 글로벌 협력체제를 상정할 수 있다. 예컨데 미국형 자유시장경제체제, 혹은 오바마 정권 이후 조정경제체제를 추진해 나간다면 미국형 조정시장경제체제가 중심이 되는 나프타 같은 것이 있을 것이고, 유렵형 조정시장경제체제를 갖고 있는 유럽연합(EU), 남미형 조정시장경제체제 혹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를 가질 수도 있는 남미국가연합, 동아시아는 동아시아형 조정시장경제체제를 갖고 있는 아세안+3 등 이런 지역행위자들이 부상하고 이들간 역제 협력체제가 결국 글로벌 협력체제로 갈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자본주의 지역체제간의 역제협력체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간 제도수렴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고 결국은 나중에는 단일 글로벌 협력체제로 발전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단일 글로벌 협력체제가, 다양한 자본주의 지역행위자간에 만들어진 글로벌 협력체제가 어떤 자본주의, 어떤 시장경제, 혹은 그것을 넘어서는 어떤 경제체제가 될지는 현재 상황만으로는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이런 것을 상정해 볼 수 있다는 큰 그림이다. 역제협력이라는게 사실은 이미 틀은 형성돼가고 있다.

 
지역행위자를 보자면 여러분께서 다 아시겠지만 EU, 나프타, 메르코수르 같은 것은 잘 알려져 있다. 2008년 남미국가연합이 큰 지역행위자로 등장했고, 아세안, 걸프협력기구 등등 지역행위자들이 다양하게 있다. 오히려 동아시아의 지역행위자성이 부족할 수 있다.

 
그 다음에 이런 지역행위자들이 만들고 있는 역제협력체제도 이미 가시화 되고 있다. 유럽과 남미간에는 이미 95년에 지역간 협력체제가 결성됐고, 유럽과 아프리카간에는 2000년에 만들어졌고, 유럽과 동아시아간에는 느슨한 조직이긴 하지만 아셈이 있다. 역제협력체제의 태동은 가시화되고 있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이 지역행위자들 중에서 세계경제의 3대축을 이룬다고 하는 북미, 유럽, 동아시아일 것이다. 유럽은 이미 EU로 행위자성을 상당히 확보했고, 북미는 나프타로 발전해 가고 있는데 동아시아만이 아직 지역주의 제도화가 낮은 수준이다. 결국 이런 상상이 현실화될 때에 문제는 동아시아 지역주의의 정체다. 그래서 동아시아가 언제 지역행위자성을 확보해서 역제주의 관계에 의한 글로벌 협력체제 구축에 참여할 수 있겠느냐가 문제로 남게 된다.

 
다음은 미국발 금융위기와 동아시아 지역주의의 발전 전망에 관한 것이다. 태평양 수지균형 관계라는 게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경상수지적자, 즉 쌍둥이 적자를 한중일 중심의 동아시아의 수출경제가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달러화를 보유하면서 달러가치를 유지해주고 그 대신에 미국의 소비경제가 유지되면서 동아시아가 계속 수출을 하면서 서로가 균형을 유지해 간다. 이걸 태평양 수지균형관계라고 하고 경상수지만 보면 글로벌 임밸런스이겠다. 그런데 이게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깨질 가능성 있다. 2가지 가능성 때문이다.

 
일단은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그동안 동아시아가 했는데, 더 이상 달러가치 하락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 있다. 기왕에 소지하고 있던 달러 외 통화를 쓰는 경향들이 브릭스나 동아시아 신흥국가들에서 더 강화될 수 있다. 여기에다 달러화 역할의 축소를 얘기하는 신브레턴우즈가 얘기될 정도이다.

 
그 다음에 위기극복을 위해 미국이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렇게 불어난 유동성 공급의 과잉이 결국 중장기적으로 달러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동아시아 외에 다른 국가들이 달러 청산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게 계속된다면 동아시아 국가들만의 노력으로 달러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동아시아 국가들 역시 달러에서 이탈해가고 달러화 자산 매입을 중단하거나 심지어 청산도 할수 있다. 이렇게 되면 태평양 수지균형관계라는게 붕괴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달러가치는 더 하락할 것이고 미국의 적자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고, 미국의 경제력은 더 약해지고 미국의 수입이 감소되면 동아시아가 보는 미국의 중요성은 감소할 것이고 동아시아는 대안을 찾게될 것이다. 이렇게 관계가 깨져나가게 된다.

 
태평양 수지균형관계 깨질 두번째 가능성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달러 흡수 노력과 무관하게 미국 소비경제는 여전히 위축될 것이다.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위기의 장기화로 인해 그렇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아시아 국가들이 기회비용을 써가면서 달러 흡수라는 작업을 할 필요가 없고 차제에 미국을 대신할 대체 수출공간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 옳다라는 얘기다. 사실 이미 동아시아 국가들의 대미 수출부진현상은 오래전에 시작됐고 동아시아 시장이 미국 시장을 제친 것도 이미 오래 전 일이다. 그 와중에 관철되는 것이 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이미 전통적인 대역외 시장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에서 벗어나는 움직임들이다. 중국도 이미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동아시아 국가들은 달러 흡수 노력 포기하고 새로운 안정적인 수출 혹은 투자공간을 역내에 조성할 움직임을 갖게 될 것이다.

 
태평양 수지균형관계가 깨지면서 아마 3가지 영역에서 역내 국가간의 협력이 강화될 것이다. 금융통화협력이 강화될 것이고, 통상투자협력이 강화될 것이고, 경제통합의 제도화를 위한 협력이 강화될 것이다. 금융통화협력에 관한 말씀은 생략하겠다. 통상 부분은 아까 말씀드린 대안시장 확보 측면에서 동아시아를 대안시장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핵심은 동아시아 각국의 내수시장 확대, 또는 동아시아 역내 내수시장 진작에 있다. 아마도 미국의 소비경제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소비경제를 동아시아 경제에 창출하려면 중국과 동남아의 막대한 민간소비 잠재력을 활성화 시켜야 하고 그렇다면 격차 문제 해소가 키포인트다. 내부 격차문제 해소뿐 아니라 역내 국가간들간 국제 격차문제 해소도 동아시아 소비시장 확장 창출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동아시아 국가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복지 및 사회안전망 확충이 격차해소 및 내수확대를 이끌어내는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아마 동아자유무역지대가 형성된다면 대안의 수출공간 창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아시아형 시장경제체제를 어떤 유형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와 협력이다. 금융통화협력과 통상투자협력이 강화된다면 경제통합이 강화된다는 것인데 경제통합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당연히 제도수렴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어떠한 제도, 정책규범으로 이뤄진 자본주의 혹은 시장경제유형을 만들어갈 것인가가 마지막 질문이다.

 
여러가지 논의가 현재 진행중이다. 그중 제가 볼 때 합의가능한 기본원칙이 세가지 정도되는 것 같다. 첫째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보여줬듯 신자유주의나 자유시장경제체제의 여러 문제점이 이미 나타났으므로 그것은 아닐 것이고 따라서 조정시장경제체제일 것이다. 두번째는 격차문제 극복이 핵심이 되는 시장경제체제일 것이다. 마지막 세번째가 국가의 역할이 중시되는 시장경제체제다. 이런 기본원칙들이다. 예를들어 베이징 컨센서스라는 것을 중국 주도로 만들어가고 있다. 동아시아 시장경제가 자기네, 사회주의시장경제의 모델처럼 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금 서울 컨센서스라는 이름으로 여기저기 학자들이 얘기를 하고 있다. 워싱턴 컨센선스가 미국형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세계에 퍼트리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라면 그에 맞서서 미국형이 아닌 한국형이든 동아시아형이든 조정시장경제체제의 제도 디자인을 만들어내서 이것을 가지고 동아시아형 조정시장 경제체제를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서울 컨센서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연구내용들을 보면 적어도 두가지는 관측할 수 있다. 우선 사회적 합의주의에 기초한 국가 및 시장의 통제와 조정이 가능한 시장경제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동아시아형 조정시장경제체제와 합의제 민주주의를 병행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지역주의 발전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강화되고 있는데,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남미형 시장경제를 창출하자는 논의가 공동화폐 발행과 더불어 진행돼 가고 있고, 중동의 6개 회원국을 갖고 있는 GCC도 2010년 단일 통화 출범에 합의하고 움직이고 있고, 유럽이 더 강해진 것은 다 아시고 계신다. 이러한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지역별 특정 자본주의가 계속 발전해 갈 것이고, 지역별 특정자본주의 체제가 모여서 역제협력체제가 만들어질 것이다. 예를 들여 나프타는 미국형 LME 혹은 CME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고, EU는 유럽형 CME를 발전시키고, 남미국가연합은 남미형 CME 혹은 SME을 발전시키고, ASEAN+3은 동아시아형 CME 등의 지역 시장경제 체제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이 지역행위자들이 모여가면서 지역자본주의 간에 역제협력체제를 만들어가면 역제 경제통합 거치면서 지역간 제도통합 이뤄지고, 나아가 단일 글로벌 경제체제도 만들어질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이상이다.

 
 
■김호기=최태욱 교수는 자본주의체제의 다양성에 주목하면서 지역별 특정자본주의 발전과 이에 기반한 역제협력체제 강화가 현재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의 대안의 하나로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내용으로 발제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1월12일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경제학자 포함한 사회과학 시민운동가에게 2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번째가 미국발 금융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였고, 두번째는 종합토론의 주제와 연관된 것이다. 세계경제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대략 7개 정도의 설문을 주었다. 첫번째가 자본주의체제에 대한 대안체제 모색이고, 두번째가 국가개입 강화, 복지강화다. 세번째가 시장주의를 유지하되 국가의 개입을 강화하고 세계경제의 구심점을 분산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네번째는 시장우위체제를 유지하면서 세계경제의 구심점을 다극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섯번째가 미국 중심의 시장우위 체제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섯번째가 신자유주의 강화가 있었다. 마지막은 소수의견이 제시됐다.

 
최태욱 교수가 응답했는데 보니까 시장우위 체제 유지하면서 세계경제 구심점 다극화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런 의미에서 역제협력 체제 강화를 말씀하신 것 같다. 오늘 토론자 몇분도 여기에 응했는데 윤창현·김상조 교수는 시장우위체제를 유지하면서 세계경제의 구심 다극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런데 제가 1부 토론을 들어보니까 신자유주의에 대한 견해차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장상환 선생님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새로운 대안체제를 모색해야 한다고 응답해주셨다고 보도됐다. 역시 장상환 선생님 말씀도 듣도록 하겠다.

 
 
■윤창현 시립대 교수=제가 세미나에 참석해서 지금 네시간이 지났다. 굉장히 오래 앉아 있다. 앞에 앉아계신 분들도 대단하다. 존경한다. 대개 3부쯤 되면 반쯤 사라지고 10분 정도 남는데 오늘은 아주 뜨끈뜨근하다. 기분이 좋다.

 
제가 솔직히 이런 거대담론에 아직 익숙하진 않다. 그리고 하나 말씀드릴 것은 이렇게 돼야한다는 건지, 이렇게 된다는 건지 헷갈린다. 워싱턴에서 이런거 한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되겠지만, 한국 내부에서 이런 얘길 한다는 것이 이렇게 될거라는 어떤 예언적 관점인지 다지인적 관점인지 약간 논점을 잡기 힘든 측면이 있다.

 
제 개인적으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부드럽게 갈 가능성이 있겠는가 하는 것을 언급드리고 싶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수출·수입 비중을 통계를 내보니까 중국이 29%, 미국 10%, 일본 10%, 유럽 10% 해서 중국·미국·일본·유럽이 50% 정도이고 나머지 지역이 거의 50%가 되더라. 우리나라의 수출·수입도 굉장히 다변화 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발표해 주신 내용을 전제로 해서 보면 한국도 사실 어떻게 보면 동아시아를 벗어나서 전세계 국가들하고 직접적인 교류가 이뤄지는 괜찮은 모습 이뤄지는 것 같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것은 1~2부 주제도 연결돼 있지만 이런 역제협력을 전제로 한 금융통화적 질서 속에서 제일 주목이 되는 것이 G20회담이다. 4월에 열린다.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는 회의를 빨리 개최하기 위해 4월2일 런던인가에서 열린다. 그런데 얼마전 메르켈과 사르코지와 고든 브라운까지 모여서 유럽 국가들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다시 말해서 미국 주도의 체제에 대해서 유럽이 확실하게 공조를 통해서 대항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 그래서 일부러 파리에 따로 모여서 세미나 비슷한 것을 하면서 특히 사르코지와 메르켈이 선봉에 나서고 있다. 아시겠지만 그쪽에서 얘기하는 것이 신브레턴우즈 체제라고 해서 IMF를 대체할 새로운 금융감독기구를 만든다는 것이 그쪽에서 주장하는 것이고, 워싱턴 쪽에서는 IMF 플러스, 즉 IMF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돈도 더 집어넣고 힘도 더 주고 하는 두가지 안이 충돌하면서 G20회담에서 제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어떤 모습들이 나타날 것인가. 여기서 신브레턴우즈를 통해서 IMF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상당히 많은 변화가 예상될 것이고, IMF를 강화하고 자본력를 확충하는 형태로 간다면 그렇게 큰 변화가 예상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4월2일과 그 이전 상황에 많이 주목이 된다.

 
이런 논의의 배경 속에서 경제위기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라는 주제를 논의하는 것 같은데 가만히 보면 이걸 기회로 해서 각국이 자기의 영향력 또는 자기 지역 영향력 확대해가고, 미국에 쏠렸던 엄청난 힘을 이 기회를 통해서 찾아올려고 하는 것 같다. 사실은 이런 노력 제가 보기엔 안해도 된다. 그리고 아까 말했듯 부드럽게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고 현재 상태 유지하면서 좋게 좋게 나가는 것도 하나의 대안인데, 그렇게 쉽게 넘어갈려고 하지 않고 이 기회를 통해서 헤게모니를 일정부분 찾아올려는 노력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꼭 헤게모니를 찾아와야만 잘되는 것이냐, 저는 잘 모르겠다. 한마디로 국제협력체제를 강화해서 서로간의 협력을 통해서 현재 체제를 비슷하게 유지하면서도 해법이 있다고 저는 보는데, 다만 그 부분이 그냥 넘어가는 것하고 이 기회에 유럽이 미국에게 눌렸던 부분을 일정 부분 찾아오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면 국가간에 위기를 기회로 한 헤게모니 싸움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나타난 것이 IMF플러스가 좋은지 신브레턴우즈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역제간의 흐름은 제가 보기엔 IMF플러스보다는 신브레턴우즈 체제적인 측면, 각 지역이 협력해서 힘을 더 발휘하고 미국에 대항하는 블럭을 형성하고, 지역 내부에서는 꼭 달러가 아니라 공통 통화 또는 가장 우수한 통화로 결제를 하면 달러 수요는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그럴 경우에는 달러 자체가 상당 부분 비중을 상실하면서 약간의 위기적 국면이 올 수 있다. 심하게 말하면 통화전쟁이 되는데 여기 지적했던대로 러시아와 중국이 루블로 결제하기로 했다는 보도들은 사실은 아직은 첫단추에 해당하는 것인데, 이런 것들이 확산이 된다면 국제통화적 관점에선 상당한 파장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가 주도할 수는 없는 흐름이지만 이런 흐름이 성공할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면 미국의 힘이 워낙 만만한 수준이 아니고 무엇보다도 오바마 흑인 대통령을 뽑아놓으니까 사람들이 이상하게 반미감정이 사라진다고 한다. 미국이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닌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부시를 보면 왠지 짜증나는데 오바마를 보면 이상하게 웃음이 나오고 뭔가 잘된 것 같은, 그래서 반미감정이 상당부분 사그라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저게 미국이 노렸던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 있다. 저도 그런 측면 있다고 본다. 저희 학교 게시판 봐도 부시는 잡아 죽이자라고 쓰던 게, 오바마 과연 미국 살릴 것인가라고 글을 올린다. 이런 움직임이 지난해 7월 이후 어쩌면 미국의 호화그룹에서 갑자기 오바마를 지원하기 시작했는지, 유태인들이 엄청나게 오바마를 지원하기 시작했는지, 이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이 친구를 세워야 반미감정이 좀 사그라지고 미국의 헤게모니를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하나의 음모론적 생각이다. 어쨌든 신브레턴우즈냐 IMF플러스냐에서 어디로 갈 것인지 모르지만 신브레턴우즈면 좀 세질 것이고, 그걸 계기로 해서 역제간 움직임이 일반화 되면 이것도 또 하나의 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굉장히 변동성을 증대시키고 불안감을 증대시킬 요인이 될 것이므로 개인적으로는 이런 흐름을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자체가 또 하나의 통화전쟁적 측면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잘 주목을 해봐야 한다고 본다. 감사하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아까 정태인 선생님께서 발표를 하면서 저를 언급을 했는데 20년 넘게 서로 잘 알아왔는데 정태인 선생님이 제 단점을 잘 안다. 저도 정태인 선생님 단점을 잘 안다. 아까 정태인 선생님이 뭐라고 했냐면 김상조가 대안을 고민하는 것 같은데 고민해 봐야 그 머리에서 뭐가 나오겠느냐고 했다. 정확하게 저를 보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 극복 문제나 세계 자본주의 재편에 대해 제 나름대로 고민을 하고 있다.

 
두가지 측면으로 말씀드리겠다. 하나는 국제 체제의 재편이라는 측면이 있겠고, 두번째는 일국적 차원의 재편 차원이 있을 것이다. 두가지로 나눠서 생각하겠다.

 
국제 경제 체제 재편과 관련해서 본다면 2부 토론에서도 그렇고 이게 주된 논점이 된다. 금융위기 상황이다 보니까 국제 통화체제 재편, 대안을 모색하는 게 중심이 되고 결론이 되는 것 같은데 저는 이것에 관해서 세계가 어떤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다. 더 나가아서 통화체제를 비롯한 국제 자본주의의 재편에 대해 뭔가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회의하는 사람이다. 예컨대 최근 들어 G7, G20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것의 경제적 비중을 보면 G7국가는 인구비중으로는 전세계 인구의 15%인데 GDP 비중은 전세계 국가의 50%다. G20은 인구 비중으로는 50% 안팎인데 GDP는 전세계 의 90%를 차지한다. 결론적으로 G20, 20개 나라가 전세계 경제흐름의 90%를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G20이 뭐 한다고 하면 그게 경제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전세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G20 회의가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G7이든, G20이든 이 속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경제적 위상은 앞으로 끊임없이 위축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우리가 미국의 관점에서만 세계 자본주의체제의 미래를 생각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나머지 나라들도 사실은 공범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쌍둥이 적자를 통해서 전세계에 달러를 공급하고, 미국이 전세계의 수출시장으로서, 모든 나라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그런 체제를 유지해왔던 것이 미국 국민들에게만 모르핀이 된 게 아니라 사실은 전세계 국가들, 특히 중국이나 인도, 러시아와 같은 최근의 이머징 마켓들 중에서도 대국들의 성장 전략 중에도 핵심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달러 공급 체계가 다른 나라에게도 쉽게 끊지 못하는 마약과 같은 시스템으로 전세계가 돌아갔다.

 
적어도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아까 말씀하셨지만 그람시즘의 미국적 헤게모니 체제라는 게 다른 나라에 의한, 수요국들의 동의에 의해 유지되어왔던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정태인 선생이 계속해서 이야기 했던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음모론적 세계 경제 체제의 재편, 이것은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단기간 내에는 쉽게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상당한 기간 동안에는 G7이든 G20가 미국이 그동한 해왔던 경제구조 속에서 누리던 그 단맛을 계속 유지하려는 암묵적 담합 체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암묵 담합 체제는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은 저는 개인적으로 국제 통화 체제와 관련한 이상적인 체제는 역시 1944년에 케인스가 얘기했던 케인스 플랜이 가장 이상적인 플랜이라고 생각한다. 케인스가 이야기 했던 국제 통화 체제의 요소가 세가지다. 하나는 기축 통화는 어떤 한나라의 통화를 기축통화로 해서는 안된다. 새로 만들어라. 두번째는 그 기축통화를 관리하는 국제기구는 펀드가 아니라 뱅크이어야 한다. IMF도 지금 펀드다. 펀드라는 것은 회원국이 출자한 자금을 가지고 운영을 해서 문제 생긴 나라를 지원해준다. 그리고 그 펀드의 의사결정구조는 출자금에 비례해서 주어진다. 그런데 뱅크란 것은 그게 하나의 기구로서 출자금에 의존하지 않고 필요한 나라에 필요한 돈을 대주는 신용 창조 능력을 스스로 갖는 기구라는 뜻이다. 뱅크로 만든다는 게 회원국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창출하는 그 기축통화를 가지고 자기의 역할을 수행하는 국제기구다. 세번째로 지금의 IMF 체제는 수출과 수입의 불균형을 적자국이 고통속의 긴축정책을 통해 그것을 조정하는 비용을 부담하는 체제다. 미국은 예외지만. 그런데 케인스가 얘기했던 것은 이런 불균형 구조를 적자국 뿐만 아니라 흑자국도 같이 부담해서 하자는 것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국제통화체제 중에서 이것 이상 이상적인 게 없다. 문제는 이게 실현될거냐? 저는 적어도 30년 이내에는 이게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까 말했듯 지금의 달러본위 체제가 미국뿐 아니라 기반한 이머징 마켓에게도 같은 모르핀이기 때문에 케인스 구상과 같은 이상적인 체제 합의가 될 수 없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톱니바퀴와 같이 불안정성을 경험하면서 한 30년 후에나 이 논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이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이후의 대안을 모색하는 데 자꾸 세계적 차원의 질서 재편에 포커싱을 맞추는 논의는 굉장히 무의미하고 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우리가 주도할 수 없는 일이고 어차피 30년 후쯤의 일이다. 이 상황 속에서 한국과 같은 나라가 고민해야 할 것은 국제 경제 질서 재편이라든지 혹은, 아시아 경제 협력 기구 창출,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한국이 어떤 조정자 역할을 할거냐 이런 식의 고민은 거의 의미가 없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생각할 것은 일국적 차원의 세력 재편이라고 본다. 저는 이게 신자유주의 극복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국제적 차원의 질서재편은 몇몇 나라 국가 정상들이 모여서 만드는 위로부터의 재편이다. 이게 우리 마음에 들리도 없고 우리가 회의에 참가한다고 해도 우리의 의사를 반영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과거처럼 단순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일국적 차원에서의 세력관계의 재편을 어떻게 밑에서부터 이루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당면한 한국의 신자유주의 극복의 전략의 핵심으로 주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국적 차원의 개선 노력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이러한 노력에 우리의 관심과 노력을 보다 집중시키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국제 통화 질서가 어떻게 가든지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가 국가 통화 질서에서 무슨 소리를 할 수 있겠는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신자유주의라는 게 노동력과 화폐라는 자본주의 생산관계에서의 핵심 요소를 시장의 재생산에 맡기는 것인데 이것을 뒤집어 엎는, 이것도 밑으로부터 이끌어내는, 그리고 이것을 노동조합이라는 협애한 조직적 개념에서 머물 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시민사회의 힘의 결집을 통해서 정치적 변화까지 이끌어가는 것을 우리가 고민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지금 이순간 우리가 해야 할 고민이다. 우리가 콘트롤 할 수 없는 국제경제질서에 우리의 운명을 맡기는 노력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다.

 
 
■김호기=김상조 교수께서는 일국적 차원에서 아래로부터, 시민사회로부터의 새로운 신자주의의 대안을 만들어 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해 주셨다. 지금까지 설문응답 중에서 시장주의 체제 유지와 세계경제 다극화에 표를 던지신 분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이에 못지 않게 많은 비중 차지했던 것이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대안모색이었다. 그 대표적 인물이 장상환 교수이시다.

 
 
■장상환 경상대 교수=국제경제질서도 고민해야 할 부분의 하나이지만 저는 최태욱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NAFTA와 유사한 것을 동아시아에 창출하자는 것인데 EU와 달리 NAFTA는 나라간 격차 문제에 대해서 미국이 멕시코 지원한 것이 거의 없다. 자본이 이동할수록 강자에게 유리하게 되고요, 멕시코는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한미FTA에 반대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다. 동아시아의 자유무역제도도 그런 문제를 초래할 수가 있다고 생각 된다.

 
그리고 국제통화질서, AMF는 하나의 중간적인 수단인 부분도 있지만, 그러나 이것은 외환위기에는 대처할 수 있지만 공황에는 무력할 것이다. 전세계적인 외환위기라든지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에 대처하는 것은 역시 김상조 교수가 얘기했던 것처럼, 케인스가 얘기했던 세계화폐를 얘기해야 할 때라고 생각이 된다. 과거에 그것이 안됐던 것은 파운드는 힘이 약해지고 달러가 힘이 워낙 강했으니까 당시는 안됐는데, 지금은 상당히 불안정하고 다극화하고 있다. 여러 개의 화폐가 있는 것 보다는 그들의 동의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단일화폐를 만들 필요가 있고 특히 개도국 입장에서 특히 그렇다고 생각이 든다.

 
저는 그것보다는 이게 미국에서 터졌다는 거다 이게. 중심국가에서 터졌기 때문에 이걸 잘 이해하고 우리가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은 최태욱 교수도 자유시장경제라고 말했는데 주택문제도 시장으로 너희들끼리 해결하라 이것이다. 그러다보니까 금융이 굉장히 발달했다. GDP 대비 금융자산의 비중이 있는데 일본도 높다. 이게 왜 그러냐 하면 복지가 안돼 있으니까 사람들이 장래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저축을 하고 그것이 대출되면서 빚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금 미국처럼 가고 있다. 우리도 금융불안에 굉장히 취약한 나라다. 그리고 금융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 결과로 이런 사태가 빚어지게 된 것이다. 세계화라는 것이 아까 말했듯이 외환위기를 한번 겪으면서 전부 외환보유를 많이 쌓으려고 난리를 쳤는데 그게 미국에 환류돼서 미국의 과다부채를 초래했다. 결국 답이 없다는 거다.

 
대안은 역시 금융 발달을 억제를 해야하는데, 그러려면 사회복지 확충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모델은 케인스 복지국가를 복원을 하되 거기에 사회적 소유를 가미하는 방향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스웨덴 모델 플러스 사회적 소유 확대로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스웨덴 모델이 거시경제적 측면도 있고, 노사관계에서 역시 중요한 게 노동자와 사용자간의 대등한 관계다. 기업의 경영에 대해서도 노동자가 참가하는 상대적으로 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다. 복지는 북구유럽이 굉장히 발달해 있다. GDP대비 국가예산의 비중이 50%까지 된다. OECD 평균이 36%인데, 우리는 25% 밖에 안된다. 미국과 일본도 30% 밖에 안된다. 이렇게 취약하다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부 펀드에 돈을 넣는다든지 금융이 발달하는 것이고 그게 다 날라가고 있다. 그게 답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 상황이다.

 
그리고 우리가 수출에 너무 의존돼 있는데, 이런 식으로 의존도가 높으면 굉장히 취약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에너지 문제도 있고, 식량 문제도 그렇고 이런 식으로 세계 전체가 무역의존도를 확대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종합해 본다면, 방향은 복지를 계속 높이는 것이 최우선적인 과제라 생각한다.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하는데 SOC투자도 물론 하겠지만, 복지 쪽으로 가게되면 수요진작 효과 굉장히 크다. 그래서 복지를 확충해야한다고 생각이 들고, 그리고 복지를 확충하면 성장에 저해되지 않느냐 얘기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복지 확충이 안돼 있으면 자영업자나 중소기업하는 사람들이 사업하는데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사회안전망이 확보돼 있으면 이를테면 주택이나 의료가 확보돼 있으면 리스크 감당할 자세가 되는 것이고, 혁신의 의지가 높아질 수 있다. 저소득층의 경우에도 좋은 교육을 받게 되면 인적 자원의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북구 나라들이 복지가 잘 되면서도 세계적인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그래서다. 미국은 복지가 취약하더라도 일부 사람들 가지고 고급 기술자, 과학자들 양성해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미국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올바른 길이 아니다.

 
자본주의가 오랜 길을 걸어 왔다. 자유주의에서 케인스주의로, 다시 신자유주의로 가서 경제성장을 해서 트리클다운 해달라는 것이었는데 그게 결국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다.

 
그에 대한 대안은 역시 경제운영을 사적소수의 자본가에게 맡겨서는 안된다.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공황 일으키고 하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대안이 아닌 것을 점점 더 사람들이 인식하지 않겠냐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것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이냐. 저는 이렇게 생각해봤다. 조금 낭만적인 생각인지 몰라도. 사실 펀드에 돈 넣었던 사람들 부유층도 있겠지만 조그마한 재산가지고 노후대비하려고 넣었다가 반토막난 사람도 상당히 많을 거다. 그런 분들 지금 상당히 마음이 불편하다. 자기가 책임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금융기관에 당한 것 같기도 하고. 저는 이 분들이 ‘내 돈 돌리도~’ 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후에 대비해서 돈을 넣었는데, 날라갔으니 그렇다면 그 돈이 없더라도 내 노후를 대비해달라고 요구를 해야한다고 본다. 그리고 젊은 학생들이 취직을 못하고 있는데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신규실업자에 대해서도 실업보조를 한다든지 서구에서 하고 있는 복지체제를 한다든지 해야 한다. 과거 미국에서도 대공황 직후 GDP 대비 미국 정부예산이 12% 밖에 안됐다. 공황을 지나면서 21%로 거의 두배가 늘어났다. 우리나라도 대폭적인 사회복지 확충이 복지국가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안정을 가져다주는 기회가 되고 종합적 처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호기=정말 다양한 해석에 의한 다양한 대안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오랫동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이끌어 오셨고, 자유주의와 자유주의 경제학에 대해서 중후한 저작을 발표해오신 이근식 선생님의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감사합니다. 제가 자유주의를 좋아하는 것은 사람들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실행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생각이 틀릴 수 있고 탐욕스럽기 때문에, 항상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생각도 실수할 수 있고 행동도 실수할 수 있고. 그래서 저는 독선을 부리는 사람은 좀 곤란한 것 같다. 저도 저의 생각이 어디까지나 주관적이라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 비판적으로 들어달라.

 
제 생각에 신자유주의는 퇴조할 것 같다. 이번 금융위기로 시작된 금융위기와 불황으로 신자유주의는 퇴조할 것 같다. 왜냐하면 세계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게 뭐냐 하면 신자유주의라는 정책, 자유방임주의라는 것이 적어도 두가지 점에서 곤란하다는 것을 공감할 것이다. 우선 빈부의 양극화다. 지금 중산층까지 신자유주의에 등을 돌린 상황이다. 이것이 오바마 당선 배경이다. 둘째는 국제적인 자본들, 투기자본들의 투기가 너무 심해서 세계경제 전체가 카지노 판이 됐구나 하는 걸 다 같이 느낀다는 것이다. 이미 1930년대 케인스가 미국 월가카 카지노라고 비판했다. 표현을 직접적으로 카지노라고 했다.

 
그것이 이제 70년대 80년대 들어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되면서 외환시장까지 투기시장이 돼 버려 자본주의의 투기시장의 성격이 더욱 더 확대됐다. 이런 피해가 전세계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다같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금융자본이 힘은 막강하긴 하지만 이렇게 연결된 사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을 거다.

 
결국 자유방임주의가 투기의 자유화를 초래했다, 이건 더이상 불가능이다 하는 것에 대해서 다같이 공감하게 됐다. 그래서 빈부 양극화와 투기의 심화, 이 두가지는 콘트롤해야 한다는 것을 다같이 공감할 것이다. 물론 현 체제를 옹호하려는 월가의 국제금융자본들의 여러가지 로비가 있을 것이고, 또 거기에 놀아나는 경제학자들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신자유주의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습이 얼마나 퇴조할지 잘 모르겠다.

 
다만 장담컨대 신자유주의는 퇴조할 것이다. 이미 유럽은 몇년 전에 퇴조가 시작됐다. 역사적으로 보면 신자유주의라는 게 20세기 후반에 등장하는 자유방임주의인데, 이는 역사적 산물이다. 하나의 자본주의가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다. 자유방임주의는 시장의 실패, 케인스주의 등 개입주의는 정부의 실패라는 구조적 모순이 각각 있다. 어느 것 하나로 영원히 갈 수 없다.

 
16~18세기는 중상주의라는 계획주의였고, 19세기는 고전적 자유주의라는 자유방임주의였다. 그 다음 혼란기 거치다가 대충 대공황 이후부터 70년대까지는 계획주의 시대였고, 그 뒤 30년간은 자유방임주의인 신자유주의 시대였다. 신자유주의가 너무 흥분해서 많이 나간 것은 아마 소련과 동구가 무너지면서 이를 확대해석한 탓인 듯하다. 자유방임의 시장주의가 유일한 답이라고 흥분한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시장에 맡기라고 하지만, 시장에 모든 걸 맡기는 게 아니다. 구체적으로 시장을 운영하는 대재벌에게 맡기는 거다. 재벌이라는 것도 다시 보면 재벌을 운영하는 소수 소유자에게 맡길 뿐이다. 이들 역시 똑같이 인간이기 때문에 자기들 금전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술수를 부리는 게 분명하다. 왜냐, 인간은 다 그러니까. 인간은 자기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궁리를 하고 획책하는 게 모두 똑같으니까다. 세계적 금융자본가들은 자신의 이권을 유지하게 위해 이것저것 획책해온 것이 사실이다. 다만 세계경제 엉망이라 이들은 당분간 일반인으로부터 지지얻지 못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 전망해보면 향후 불황이 어느정도 갈것인가, 대공황하고 차이점이 있다. 대공황 때는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본위제에 묶여 있어서 돈을 마음대로 못풀었고, 은행 대량도산을 두눈 뻔히 뜨고 보고도 놔뒀다. 은행 대량도산하면서 대공황이 시작된 것이므로, 당시 돈을 풀었다면 대공황 안왔을 것이다. 현재는 관리통화제도니까 중앙은행들이 은행이 망하는 것을 돈을 풀어 막아줄 수가 있다. 막아줄 것이다. 30년대와 달리 신용공황은 발생 안할 것이다. 하나 분명한 것은 일반인의 금융자산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 크게 폭락함에 따라 일반인들 재산이 상당히 많이 줄었다. 이게 이전의 소비수준으로 회복되려면 꽤 걸릴 것이다. 내가 무릎팍도사도 아니고 얼마나 갈지는 모르나, 일본은 버블 꺼지면서 10년 장기 불황 갔다. 이번 것도 거기 비춰보면 5년내지 10년 안갈까 한다. 은행이 망해서가 아니라, 일반인 구매력 줄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이냐, 상식적으로 볼 때 복지국가인 수정자본주의로 회귀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복지국가형 수정자본주의로 간다는 것은 분명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가에 의한 공공복지는 상당히 확대될 것이다. 왜냐하면 중산층들의 요구를 정부가 마다할 수 없을 것이라서다. 구체적으로 보면 미국은 오바마가 공공의료보험을 어느 정도 확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의료계의 저항이 있겠지만, 이미 복지 강화가 대세가 된 것같다. 의료공공근로보험을 방치해 5000만을 의료보험 사각지대에 방치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하는 일반적 공감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어느 정도는 의료공공보험 등 복지정책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

 
둘째로 금융규제를 강화해야 되겠다. 증권사, 투자회사, 투자금융, 파생상품을 이대로 놔뒀다가는 경제가 망한다는 공감대가 자리잡았다. 금융우위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다시 강화될 게 분명하다. 또 하나는 미국의 독주에 대한 반발이 구체적으로 이미 시작돼 미국은 현상유지할 만한 힘을 발휘 못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유럽 중국 일본 등의 도전·반발에 의해 미국은 현상유지 못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제가 국제정치까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미국의 독주체제는 상당히 상처를 받을 것이고 지역국제협력이 강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뭐냐 하면, 이명박 정부는 현 체제유지를 재천명하고 있다. 미디어융합이 세계 대세라면서 지상파 문호 개방, 금산분리 완화, 순환출자 완화 등이다. 이걸 친기업정책이라고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친재벌정책이고 신자유주의 정책의 연장이다.

 
결국엔 경제현상이란 것도 힘의 싸움이다. 미국이 지금 신자유 정책을 사실상 추진해 온 것은 미국의 금융재벌이다. 미국 금융재벌의 사회적 힘, 중산층 반발과 소련 붕괴를 이용해 금융재벌들이 힘을 발휘해서 이렇게 된 것이다. 자유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세계나 일국이나 견제받지 않는 사회적 힘, 아주 큰 사회적 힘은 규제받아야 한다. 옛날엔 왕과 그 부하들이었고, 민주사회에서는 여론이라는 힘이 있다.

 
하이에크나 신자유주의자 보면 정부의 실패, 국가의 횡포를 상당히 많이 비판했다. 다만 제가 볼 때 균형감각을 잃었다고 보는 것은 재벌의 횡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현대, 20세기 후반에 와서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가장 큰 힘은 재벌이다. 미국에서나, 세계나 국내에서나 가장 큰 힘은 재벌이다. 재벌의 힘을 사회적으로 규제하지 않으면 신자유주의 하에서의 미국 꼴이 난다. 중남미나 필리핀처럼 부자들은 자기들끼리 철옹성을 짓고 자기들끼리 군대를 보유하고, 출퇴근 때 헬리콥터타고 다니고 하는 식으로 사회를 망가뜨린다.

 
우리가 바라는 자유가 과연 미국식 자본주의인가. 미국식 자본주의란이 자꾸 언급되는데 이 말 자체가 부정확하다고 본다. 미국도 변했다. 미국도 70년대까지는 초고액연봉이나 대량해고는 아주 부끄러운 일이었다. 이것을 신자유주의자들이 등장해서는 나는 몇백억을 받는 사람이라느니 하면서 효율추구 행위로 칭송하게 됐다. 이게 바로 천민자본주의다. 사실 자본주의는 원래 천민자본주의다. 원래가. 자본주의에서는 다른 개인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돈과 자기밖에 모르게 된다. 그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하면 비효율적이라고 한다.

 
19세기 영국·프랑스 등 자본주의가 지극히 천민자본주의였다. 사람의 특징이 윤리의식 있다는 것이다. 이건 사람사는 사회가 아니다, 남들 굶어죽는데 우리만 잘 살면 말이 되느냐 하고 19세기말부터 비판의식 가지게 됐다. 이런 의식 중 가장 성공한 게 루스벨트인데, 더 나아가면 2차대전 뒤 서유럽이다. 원래의 천민자본주의를 어느 정도 통제·완화시켜준 게 건강한 시민의식, 윤리의식 이런 것이다. 이걸 신자유주의가 다 망가트려놨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폐해는 뭐냐하면 천민자본주의를 부각시킨 것이다. 천민자본주의 하에 말도 안되는 비윤리적인 경제운용, 분배다. 사회적 윤리의식이나 건강한 시민의식을 말짱 다 비효율적인 것으로 몰아 노동시장 유연화니 효율성이니 경쟁력이니 이런 것만 그냥 떠들어대면서 말이다. 수백만이 병원을 못가는 미국에서 1년에 한사람이 몇백억원을 받는 게 자랑스러운 것으로 만든 게 신자유주의다. 이런 이상한, 이상한 게 아니라 전형적인 자본주의지만, 이걸 만든 게 신자유주의다. 이 신자유주의가 결국 작년에 터진 미국의 경제위기, 세계 불황, 오바마 당선을 낳았다.

 
이념이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 지식인들 특히 이념을 따지고, 이름 붙이는 걸 좋아하는 데 중요한 건 국민들 의식이다. 국민들의 건강한 상식이. 그런데 MB 정부는 몰상식하다는 거다. 4대강 사회간접자본 하는 데 수십조원 쓰겠다고 하는 게 몰상식하다. 정부가 돈 쓰는 데 우선 순위가 몰상식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 급한 게 이게 아니다. 또 이 정도 돈을 쓰면 서민층 빈민층에 효과적 혜택 돌아갈만한 그런 데에 돈을 써야지. 몇십조로 강을 파면 건설사 밖에 투자 안된다. 건설사가 고용하는 것은 중장비 기사다. 중장비 기사 몇명이나 되는가.

 
우리 지식인들 자꾸 편을 갈라 싸우면 안된다. 시장이 좋다, 정부가 좋다 하는 것은 전부 다 허깨비 싸움이다. 시장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시장 주도권 잡고 있는 소수 대자본의 소유주가 있을 뿐이다. 정부에 맡기라는 것도 그렇다. 정부란 것은 좋은 정부도 있고 나쁜 정부도 있다. 정부를 보고 맡겨야지, 아무 정부에나 맡기면 나라꼴 개판난다. 정부냐 시장이냐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둘 다 문제 많고 골칫덩어리다. 둘 중 어느게 덜 나쁘냐를 따져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따져야 할 문제다. 국영기업체 획일적으로 민영화하자 이러는 건 틀린 것이다. 기업체 하나하나 따져보고 민영화가 나은지, 국영화가 나은지 볼 일이다.

 
 
■김호기=신자유주의 문제점을 경제학적 관점뿐 아니라 인간의 성찰적 관점, 건전한 상식론의 관점에서 잘 지적해 주셨다. 3~5분으로 최태욱 선생 발표와 네분 선생님 토론에 대해 지적이나 문제제기 등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가장 멀리 계신 문우식 선생님 한 말씀 해주시기 바란다.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일단 제기된 G20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겠다. 아까 윤창현 교수가 IMF+ 하고 신브레턴우즈 말씀했는데,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신브레턴우즈 체제는 아니고 IMF+로 갈 것이다. 지금 G20 관련해서 네개의 워킹그룹이 작동중이다. 금융감독하고 투명성, 국제협력, IMF 개혁, 월드뱅크 개혁 등인데 내용을 보면 사실 금융규제상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금융규제 관련해서 BIS규제 일부 변화 있을 것은 확실하고, IMF 관련된 부분을 보면 IMF를 강화하는건데, 이건 우리에겐 상당히 위험스러운 부분이 아닐까싶다. IMF 강화되면 아까 말씀 드린대로 유동성 공급을 더 독점하게 돼 어떻게 보면 향후 우리가 영향력 발휘할 수 있는 지역협력체 형성 가능성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조금 위험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관련해 김상조 교수도 얘기했는데 저도 동의하는 건 케인스 플랜이 가장 이상적인 체제다. 그런데 멀리 케인스를 볼 것 없이 케인스 체제가 이상적으로 구현된 지역통합 체제가 유로다. 개별 통화 아닌 새로운 통화가 창출됐고, 아까 말한 대로 펀드가 아니고 뱅크고, 대칭성이 완벽히 구현된 시스템이다. 유럽통화시스템만 보면 이상적인 체제라고 해서 우리도 지역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한가지 제가 동의 못하는 것은 국제통화체제에서 우리가 뭔데, 아무 것도 못하는데, 거기 신경쓰지 말고 일국적으로 고민해야 하는것 아니냐고 했는데 감정적으론 저도 굉장히 동의한다. 그러나 약소국이 제일 영향력을 많이 발휘할 수 있는 체제라는 것은 지역협력체다. 우리가 중국하고 지금 얘기해서 어떻게 영향력 발휘하겠나. 하지만 중국과 한국 일본이 들어간 체제에서 얘기하면 우리가 일본과 같이 협력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은 지역협력체는 약소국의 영향력이 제일 발휘될 수 있는 체제다. EU 보면 약소국이 하자고 해도 독일이 동의를 안하면 할 수 없는 체제다. 지역협력체는 가장 강대국의 희생이 가장 많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일국 차원의 조류, 미국 중국에 대해서 뭘할 거냐? 할 힘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협력체가 미국에 대한 대항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로서는 우리 목소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체제다. 그러므로 일국보다는 지역차원의 대항이 맞다는 말씀을 드린다.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저는 국제질서와 관련해선 김상조 교수와 거의 의견 같이한다. 최 교수 말씀하신 지역협력체 등 논의가 대단히 다양하지만 현실의 문제에서 실질적인 자본주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기는 굉장히 제한적일 거다. 앞으로 상당기간. 그래서 세계경제 불안정성 남아 있는데, 그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거냐 하는 것은 국제체제가 아니라 결국은 한 나라의 차원에 대부분 맡겨져 있을 가능성 대단히 높다. 우리의 앞으로의 방향 이런 것을 생각해보면 첫째는 위험관리에 관한 정부역할 대단히 강화돼야 한다. 80년대까지는 발전의 리더로서 정부 역할 강조됐다면 앞으로는 위험 관리자로서 정부 역할 중요시된다. 불행하게도 사적 이익의 횡포를 막고 공익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가지 제도적 장치들이 있다. 공정위 금감원 국세청 등 많이 있다. 공익을 유지하기 위한 기관들이다. 수십년전 도입돼서 형식적으로 있지만 내실은 그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제도들은, 금융도 있고 산업도 있고 많이 있지만, 운영원리나 구체적인 미시적으로 들어가보면 규제자나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해야 하는 기관들이 거의 못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제가 보면서 발전을 만족스럽게 본 적이 거의 없다. 이런 기능들이 내실화 되는 것이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국민과 시민사회가 그에 대해 대단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두번째는 신자유주의 또 하나의 문제는 소득불평등 문제인데, 이것은 시장 만능주의에서 오는 것이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거라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의 논의는 계속해서 시장이냐 정부냐인데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시장도 그 역할이 있다. 효율성을 증진시키고 독점을 막고 하는 좋은 기능이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모두 해결해줄 수는 없다. 시장의 효율성이라는 가치 외에 다양한 가치들을 사회구성원들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예컨대 사회통합이나 연대 등 가치가 효율성 못지 않게 대단히 중요한 가치이고, 그 당연한 가치들이 공존해 나가야 한다. 그런 기초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시장 효율성, 시장만능주의 비판하는 다양한 계층과 지식인이 있는데 이 사람들이 지난 20년동안 전선에 그냥 동원되면서 아무 것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본다. 한미FTA 있으면 그것에 반대하는데 동원되고, 교과서 문제 터지면 그 반대에 동원됐다. 그걸 통해 만들어내려고 하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가치가 뭔지 만들어 내야 한다. 한미FTA 하면서 반미 문제하고 막 섞여서, 끝나고 나면 그것을 통해 만들어낸 가치가 하나도 없다. 80년대 학생운동도 마찬가지다. 민주화하는 과정에서 동원되기만 할 뿐이다. 균형을 맞춰야 할 가치, 사회통합이나 연대 등의 가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저 가치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게 아니고 교육 등 오랜 기간이 걸린다. 효율 중요하지만 형평도 중요하고, 사회통합도 중요하고 포용도 중요하고, 이런 것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질 때만 예를들어 유럽적인 모델로 가는 거다. 유럽적인 제도를 그냥 받아들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시민사회가 체감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근식 교수 말씀하신 시민의 의식이 중요하다. 그런 가치들을 구축하려고 하는 노력이 있을 때만 신자유주의 극복이 되는 것이다. 국가 개입을 늘리자는 것만으로는 극복 안된다.

 
 
■구춘권 영남대 교수=제 전공이 정치, 경제다. 미국 헤게모니가 부전공 또는 취미라고 할 수 있다. 취미로 삼은 건, 정치학자들이 아프간·이라크에서 실제 전쟁이 일어나는데 거기에 대해 논문을 쓰는 사람이 없더라. 저널리즘을 넘어선 학술적 분석이 나온 게 전혀 없더라. 정 선생님처럼 3개월만 공부해서 한 것은 아니고, 책도 쓰고 했지만 아무튼. 국가가 위험 관리자로서 역할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해도 대통령은 잘못 뽑아서 삽질만 하고 있다. 아무리 많은 얘기를 하고 국제체제 디자인하고 그런다고 해도 미국의 어마어마한 군사력 우위가 존재하고 일정한 전략 구상이 작동하고 있는 한,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 굉장히 크다. 마찬가지다. 최태욱 교수가 말씀하셨듯이 지역협력 중요하고, 동아시아에서도 자유무역 규제론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그 이후를 넘어서 예컨대 통화통합이나 이런 것은 거의 미국의 문제가 걸리게 돼 있다. 미국이 사실상 맹주다. 아마 미국은 동아시아에 철저히 분할 정책(Divide and Rule) 쓸 것이다. 중국을 데리고 놀다가 적으로 몰았다가 중국과 일본을 대치시켰다가, 이 지역의 맹주로 항상 영향력 확보하려 할텐데 여기에 대한 고려없이 지역통합 심화될 것이다 하는 주장은 대단히 학구적이고 탁상 위의 공론에 불과하다.

 
자본주의 세계체제 대안과 관련해서인데, 신자유주의와도 관련이 있다. 세계적 차원의 양극화가 너무 심각하다. 전세계 28억명이 하루에 1달러도 못가지고 산다. 전세계 약 30억명의 전재산 합친 게 전세계 최고 갑부 350명의 것과 맞먹는다. 세계 최고 4명의 부자는 전세계 6억명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 이런 어마어마한 사회적 양극화가 존재하는데 세계 평화가 올 것을 기대하는 게 환상이다. 이 양극화라는 것은 80년대 90년대 거치면서 어마어마하게 벌어진 것이다. 60년대만 해도 30억명의 GDP는 4%였는데 2000년도는 거의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양극화가 사실상 지구적 차원의 신자유주의 무엇보다 외채 위기, 금융지원 이런 부분과 관련이 있다. 이 지역은 오늘날 자본주의 체제 일부가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로부터 차단되고 봉쇄돼야하는 대상으로서 자본주의 변방에 위치되어 지도록 하는, 미국의 전략은 이 부분을 차단하고 봉쇄하는 것을 21세기 미국 전략의 핵심으로 둘 것이다. 이 지역의 발전과 평화를 어떤 방식으로 포섭하고 통합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김상조 교수가 우리를 작은 나라라고 했는데 사실 작지도 않다. GDP로 치면 세계의 2% 차지하고 있다. 전체 큰 움직임에 대해서 논의하고 그에 대해서 합의가 없으면 한미FTA 같은 것 할 수도 있다. 국민들이 그 의미를 모르면, 거기에 찬성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역시 해야된다.

 
신자유주의는 끝났다고 본다. 케인스주의가 인플레이션 대처 못해서 케인스 정책 패키지 끝났다면, 현재의 위기에 대해서 신자유주의 패키지는 전혀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규제완화 문제나 이런 것을 가지고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통화체제에서 무한정 유동성 공급만 하고 있기 때문에, 신자유주의와 다른 것이 나와야 한다. 그것이 없는 상태라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그 다음 차이메리카, 아시아와 미국의 공존기간 상당히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시됐다. 왜냐면 양쪽이 다 모르핀, 서로 도움이 되니까 하는 것이 이른바 차이메리카론이다. 이게 90년대 각광을 받았지만, 대체로 끝난 것 아니냐. 왜, 모르핀 너무 맞아서 중독이 돼가지고 질병의 증세를 무지하게 나타낸 게, 지난 10년 동안에도 지속 나왔지만, 이번에 본격적으로 위기 닥쳤기 때문이다. 많은 논리가 있지만, 김상조 교수 담합 얘기하시는데 담합은 깨진다는 게 경제학의 과거 정답인데, (김상조 교수 : 담합은 안깨진다는 게 경제학의 국제 룰이다).

 
여하튼 지금으로 봐서 여러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결국 미국이 선택할 것은 중국에 대한, 그러니까 G20에서 뭔가 합의된다는 것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여러가지 논의는 있겠지만 논의만 많을 것이다. G20 정도 되면 엄청나게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다만 중국에 대한 개별적 압력, 그리고 한국 이 정도에 대한 개별적 압력으로 갈 것이다. 답은 위안화를 절상하고 인하하고 하는 데에 있는데, 이거를 피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또 미국에서도 이게 그렇게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한 게, 중국에 수출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그렇다).

 
결국은 유동성 공급과 아시아 외환보유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다. 외환보유고 많은 이유가 바로 차이메리카 때문이다. 달러에 페그돼 있기 때문에 수요불균형에 따라 흔들려서 자꾸자꾸 쌓아 놓는 것이다. 이 부분을 역내 개발에 쓸 수 있으면 훨씬 세계경제를 위해서나, 아시아의 통화위기를 줄일 수 있는 방식이다. 아시아 채권시장 협력이라든가 통화협력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제적으로는 그게 좀 더 우리나라를 위해서 안정적인 방향이다.

 
내부적으로는 대외변동성 줄이는 데 할 수 있는 걸 다 해야겠다. 앞으로 4년 현재로선 90% 확률로 보면, 그건 뭐 대중이 없겠지만. 인계철선이라든가 미국에서 해야할 일인데 하지 않은 것들, 예를 들어 잘못된 유인책이라든가 파생상품 규제를 만드는 일을 해야하겠다. 또 하나 당장은 공적자금 들여서 빨리 빨리 금융부실을 털어내는 게 필요할 것 같고, 또 하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이 돌아가도록 해야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 돌아가는 게 현재 위기에서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러운 가장 빠른 해법이다.

 
저는 소득 재분배를 넘어 자산 재분배라는 말을 쓴다. 공동체가 자산을 소유하는 토지라든가 문화유산이라든가 이런 것들, 여러 공동체가 쓸 수 있는 기금이나 돈들이 늘어서 군 단위의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 제가 말하는 공동체는 군 단위다. 이를 통해 현재 고질적인 지역 토호의 문제까지도 해결할 수 있는 이런 방식으로 가야 한다.

 
또 하나는 공공성의 문제다. 네트워크 산업, 철도 전기 수도 우편 가스 등은 공공성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이명박 정부는 민영화해서 공공성 약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 중요한 것은 에너지 식량과 같은 안보재라고 하는데, 이 부분의 자립성 높이기 위해서 재생에너지라든가 재생가능 식량이라든지 이거 전부 풀뿌리 공동체에서 해야할 일이다. 금융이라든가 언론의 공공성도 같은 것을 강화하는 것이, 적어도 30년 대혼란기에 조금 더 안정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좀 더 편하게 된다. 대혼란이 끝난 30년 후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을 만약 중국이나 일본이 같이 할 수 있다면 훨씬 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외환보유고 줄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게 결국 아시아 내수 확대라는 것이다. 모든 나라가 내수 확대를 해야 하는, 내수전환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아시아에 굉장한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지 않는 어떤 개발의 여지가 많고, 외환보유고는 많은 도움이 된다. 그렇기에 그런 쪽으로 가는 것이 아시아를 위해서나 세계를 위해서나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호기=오랜 시간 토론회 경청해주신 청중들 몇분께 질문을 받겠다. 토론회 내용 관련해서 질문 해주시기 바란다.

 
 
<청중 질문>

 
■1. 지금 우리 앞에 가로놓인 게 한미FTA다. 한미FTA는 미국의 잘못된 신자유주의 시스템에 예속되고 종속될 수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무조건 선비준하자는 입장이다. 동아시아, 한중일 함께 FTA하는 것은 대안으로 어떤가. 윤창현 교수와 정태인 교수께 질문드리겠다.

 
■2. 일국체제와 지역협력 체제 두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불가능한 일이다. 한미동맹이 긴밀한 상황 속에서 중국과의 협력체제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유의미한가. 이해가 안된다.

 
■3. 김상조 교수께 질문 드린다. 시장과 정부의 경계선 상에서 중요한 역할 해야 하는 주체로 건강한 시민사회 말씀하셨다. 그런데 시민의 실체가 있는가, 시민사회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언론 아닌가. 현대 사회에서 여론은 언론에서 조성되는 것이지만 갈수록 언론이 한쪽으로 편중된다. 건전한 시민사회 형성이, 시민사회가 제대로 견제기능 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4. 구춘권 교수에게 질문이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경제 몰락에 따른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미국의 완충지대론 이야기하는데, 완충지대가 깨지고 있고, 전세계가 전쟁에 노출이 더 많아지는 셈이 되지 않나.

 
■5. 윤창현 교수에게 질문한다. 우리나라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편 적이 없다, 관치주의가 더 강하다고 하셨다. 어떤 근거로 말씀을 하시는 건지 설명해달라.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신자유주의 강화해 사회적 양극화가 심회된 줄 안다.

 
■6. 장상환 교수께 묻겠다. 역사적으로 성장 유지의 경제성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한국 위상도 높아지고 경제성장의 자부심도 있다. 이에 따라 국민 스스로 신자유주의를 선택한 경향이 있다고 보는데, 한국이 성장 대신 복지를 선택함에 따라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생길 수도 있지 않나. 그 불안 극복을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필요한가.

 
■7. 장상환 교수께 질문. 스웨덴 같은 나라는 세금 많이 거두기 때문에 세계 수준의 복지국가로 자리잡았다. 우리는 서민들이 이런 요구를 않고 있으니까, 대기업은 이런 서민 마음을 모른다. 어떻게 해야 복지국가를 위해 많은 세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답변)

 
■윤창현=FTA 문제는 그런 신자유주의에 편입되는 거 아니냐 하셨는데, 개인적 생각으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2400억 외환보유고 들고 있었지만 전혀 외국인들 신뢰하지 않았고, 미국하고 300억 통화스왑하니까 그제서야 외환시장 안정됐다. 스왑이 10월달 위기를 넘기는 데 가장 큰 역할 한 걸 보면, 미국이란 것의 실체가 문제다. 헤게모니라는 실체가 참 마음에 안들고, 위기를 일으킨 나라와 스왑하는데 위기가 진정되니 참으로 아이러니다. FTA도 똑같다. 헤게모니 도덕성 등등 문제가 되지만은 그러나 미국하고 FTA를 체결한 나라다 라고 하는 것 자체가 우리의 국가신인도를 올려주게 돼 있다, 상황이. 오바마가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에 아까운 것이, 좀 부시 때 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한미FTA 진행중인 것 자체도 국가 신인도를 올렸을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가정하고 있다. 이번 위기도 그 덕에 쉽게 넘길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신자유주의 제대로 해본 적 있었냐는 지적에 대해서다. 그동안 한번 보자. 금융에 얼마나 규제가 많았나. 그동안 금융쪽 분야에서 우리가 자율적인 정책인지 규제위주 정책인지 생각해보자. 물론 그게 미국같은 위기를 막는 데 도움을 줬다 아니다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지난 10년 신자유주의한다고 해서 했지만 지금와서 제대로 된 게 뭔가 있느냐. 어정쩡하게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서, 말로만 자유주의 했다. 어떤 사람들은 우회전 깜빡이 켜고 좌회전 했다지만, 어떤 사람들은 반대로 말한다. 이말 왜 나왔겠나. 헷갈리니까 나온 것이다. 처음부터 신자유주의를 하든지, 아니면 복지국가를 하든지 했어냐 하는데 시그널을 혼란스럽게 해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한 점이 있다. 그런 부분을 분명히 인정해야 하지 않나 싶다.

 
 
■김상조=간단히 말씀을 드리겠는데, 구체적인 현실에서 작은 성공의 경험을 쌓는 방식으로 운동하고 있지만 저는 원래는 근본적이다. 내가 생각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앞으로 30년 동안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2년, 5년 내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긴 기간을 설정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시민사회든 언론개혁이든 재벌개혁이든 어떤 개혁이든 간에 출발점은 우리라는 말을 깨야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일본, 미국 이런 식으로 이해관계를 집계화하는 방식부터 깨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난 자유주의자다. 우리가 우리 모두의 연대를 위해, 모두의 힘을 모으기 위해서는 너와 내가 뭐가 다르냐 하는 것부터 확인해야 한다. 너와 나의 차이를 확인하고 공동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그 이해 충돌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 것인가 보다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 해결할 수 있는 그 시스템을 만들고 난 뒤에야 우리라는 말, 단결, 연대를 말할 수 있다.

 
그런 전제가 기초돼야지만 지역협의체를 구성하는 회의석상에서 우리의 이익이 뭐다라는 것을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 없이 지역 협의체 만들자는 경우, 정부가 이야기 하는 건 우리의 이익이 아니라 소수 자본의 이익을 대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역공동체도 그런 방향으로 밖에 굴러갈 수 없을 것이다. 연대, 우리를 얘기하기 전에 너와 나의 차이 먼저 인식해야만, 이해관계 갈등 조정하는 메커니즘 찾는 데부터 우리 노력이 시작돼야만 한다. 그렇게 30년쯤 후면 뭔가 이루어질 것같다.

 
 
■장상환=우리 국민들이 사실 성장주의에 중독이 되어 있는데, 이게 미쳤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10%의 고도 성장을 앞으로 다시 하겠다는 것,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747 공약 하면서 거기에 혹했는데 현실성 없다는 것 확인하게 된 것이다. 성장을 통해서 양극화가 있든 없든 성장만 하면 하류층들도 생활이 나아지겠다는 것과 같다. 그런데 성장이 안되면 결국은 양극화를 완화하는 다른 재분배를 동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들이 이런 방향 모색하고 있고, 최근 여론조사 보면 성장보다는 서민경제 안정이 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성장과 분배에 관한 충돌 가능성이 늘 이론이 나오는데, 역사적 사실 보면 인적 자원이 우수한 스웨덴이나 이런 곳은 실업된 사람은 재훈련시켜서 그 사람들을 다시 대기업에서 훈련 비용을 들이지 않고 채용한다. 복지와 기업의 우수 인재 확보가 매치가 된다. 대기업 측면도 세금 거두고 규제강화 이런 문제는 있는데, 불황기가 닥치면 수요를 확충하는 정책이 사실은 기업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고소득층 중에서 불로소득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세금 거두어서 수요 확충하면 기업 입장에서도 판로가 늘어나는 것이다. 수요 확대 정책은 대기업들도 장점으로 여길 수 있다.

 
스웨덴 같은 경우 빨리 복지체제 이룬 것은 당시 대공황이라는 계기가 있었다. 또 인접한 소련에 사회주의 체제가 깔려 있으니까 비교가 됐고, 사민당이 재산을 몰수했던 그런 것을 제시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방어책으로 재분배에 대한 동의가 많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구춘권=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의 기묘한 연대 상기시켜드리겠다. 80년대 레이건 신냉전의 발발과 신자유주의 같이 갔고, 대처리즘, 포클랜드 전쟁 등 보면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밀접한 친화성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 마찬가지다. 미국의 이런 식의 제국전략은 신자유주의의 안보적 표현이다. 정말 신자유주의의가 지구적으로 몰락하고, 글로벌 케인시어니즘이 등장하면 지구적 차원의 원조전략, 개발전략 이런 게 등장했을 것이다. 아마 유엔버전, 그 밑에 민주화되고 협력에 기반한 지역공동체 등이 위기를 관리할 이런 시스템이 실현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겠다. 그러나 그건 굉장히 먼 미래다.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실제 북한이 미국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미국이 그렇다고 절대 중국을 주적으로 생각하지도 않는다. 미국이 주적으로 생각하는 건 주변부와 테러리즘이다.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남미 일부 이 부분을 차단하고 봉쇄하려고 한다. 북한은 아니다. 한반도에 위험이 있다면 북한이 붕괴하는 시나리오다. 북한의 붕괴 가능성이 분명 있는데, 다만 붕괴가 제대로 관리되고 통제되면서 붕괴되어야 하는데, 급작스럽게 적대적 상황에서 아무 대책없이 붕괴가 되면 어떤 돌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몰락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정태인=한미FTA, 힐러리가 다시 얘기하는 것은 자동차, 쌀, 개성공단이다. 일단 자동차는 현재의 문안도 일정 정도의 점유율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그게 안되면 관세율을 다시 세우는 스냅백 조항도 들어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요구하는 것은 미국이 일본에 압력가해서 만든 미일자동차 협정 때 수준을 요구하는 것이다. 일본 시장의 20%를 요구한 내용이다. 미국이 한미FTA 비준할 가능성 금년에 없다. NAFTA 먼저 개정한 뒤 그 다음 검토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가 재협상한다면 우리 통상교섭본부가 할 일이 없어서 그렇지만, 미국 FTA라는 것은 미국의 서비스 관련 제도가 다 그대로 옮겨놓는 것이다. 그 중에 오바마가 고친다는 게 많다. 우리나라 제일 잘못된 협상 중의 하나가 의료, 약인데, 미국의 지적재산권이 너무 강해서 약값이 비싸다. 오바마가 그것을 약화시키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면 미국 제도로 바뀌게 된다. 한미FTA는 예전의 미국의 강한 지적재산권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인데. 오바마가 물론 한국 국민 위해 바꾸는 것 아니고 미국 국민 위해 바꾸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무수히 있을 텐데, 그걸 하나하나 따져서 하는 재협상은 할 가치가 있다.

 
정부가 미국의 재협상 입장 변화에 대해 어느 정도나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사실은 현재는 폐기 원칙을 밝혀야 한다. 우리가 개정 이끌어온 것은 쇠고기 밖에 없다. 쇠고기는 1% 이거 뭐 튀어 나왔는데 다른 데는 알수 없다.

 
(김호기 교수 : 한국과 일본과 중국과 미국의 FTA는 가능할까?)

 
일본과 FTA는 비관적인 게, 일본을 별로 안좋아하니까. 중국과의 FTA도 굉장히 위험하다. NAFTA 이후 나타난 FTA 라는 게 썩 좋은 국제교류 형식은 아니다. FTA가 아닌 교류협력의 무역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만약 아시아에서 가난한 나라에 더욱 이익이 되는 협정이라면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다.

 
 
■김호기=마지막 발언기회 최태욱 교수에게 드린다. 여러분이 지적하신 부분을 묶어서 간략하게 정리해달라.

 
 
■최태욱=한마디로 제 발표와 관련해서는 현실성 있나하는 문제제기 많았다. 일단 역제주의에 기초한 대안 모색에 대해서 개념부터 낯설어하시는 것 같다.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여러분들이 보신 것같다. 추세를 잘 보시기 바란다. 지역주의라는 게 얼마나 맹렬히 일어나고 있는지, 지역간 협력체계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지, 또 이번 경제위기로 어떻게 지역경제협력체가 강화될 것인지를 잘 관찰해보시기 바란다. 우리도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이고 동아시아에서 좀 민감해야 될것이다. 이 논의는 일국차원 차원에서만이라는 한계는 아니다. 지역주의 경로를 통한 세계경제 개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영향력은 나름대로 우리가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지역협력체라는 게 항상 강자가 지배적이고 격차가 커지고 이런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의 다양성과 마찬가지로 지역협력체도 다양성이기 때문에, EU와 NAFTA 다르듯이 동아시아 지역협력체는 우리 동아시아인에 맞게 디자인해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오히려 구속명제라고 해서 강대국을 약소국들이 제도적으로 묶기도 하고, 이런 지역공동체가 유효하다. 이런 것에 우리 영향력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는가, 외교라인 활용 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현실성을 띨 수 있는 설명이라든가 대안이 될 수 있게, 고리와 고리 사이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런 메커니즘을 잘 분석해내서 설명할 수 있는 게 필요하겠구나 싶다.

 
 
■김호기=토론회를 마무리하면서 이명박 정부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두개의 역주행을 하고 있다. 정치적 수준에서는 20년간 우리가 일궈온 민주주의의 역주행이 일어났다. 오늘 우리가 다뤘던 세계경제의 역주행이 경제적 수준에서 하고 있지 않나 싶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대다수의 국가들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수정 및 대안 모색 이뤄지고 있는데, 정작 이 이명박 정부는 고집스럽고 일관되게 신자유주의 정책 강화하고 있다. 분명 이것은 정치적 수준에서의 민주주의 역주행에 정확히 짝지어지는 세계경제의 역주행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위기 문턱에 성큼 들어간 이후 이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있다. 제가 시골에 살 때 보면 제가 병에 걸리면 어머니께서 병에 대한 이야기를 동네 모든 사람들에게 얘기했다. 병을 고치는 방법 중 하나로 보다 많은 논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가 어느 길로 가야할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어떤 바람직한 경제모델을 운용해야 될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활발한 토론과 논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오늘 우리가 했던 세미나가 이런 출발점의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긴 시간 토론 참여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 말씀 드린다.

 
 
■정태인=한가지만 말씀 드리겠다. 멕시코는 미국하고 FTA 한 다음에 외환위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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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ㆍ1부-(9)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대안은 무엇인가
ㆍ“양극화 심화 속 세계질서 재편 논의는 무의미”


사회 : 김호기 연세대 교수


■ 사회(김호기 연세대 교수) = 세계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가 기로에 서게 됐다. 오늘 토론회의 제목처럼 위기는 하나인데 해석은 여러 가지가 나오고 있다. 원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만큼 다양한 대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태욱 교수의 기조발제에 대한 논평과 함께 평소 여러분이 생각해온 대안들을 말씀해달라.

■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 역제협력을 전제로 한 금융통화적 질서개편 움직임에서 제일 주목되는 것이 오는 4월에 열릴 G20회담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유럽이 확실하게 공조해 미국 주도의 체제에 대항해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신브레턴우즈 체제라고 해서 국제통화기금(IMF)을 대체할 새로운 금융감독기구를 만들자는 것이 유럽의 주장이고, 워싱턴은 ‘IMF 플러스’ 즉 IMF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돈도 더 넣고 힘도 더 주자는 생각인 것 같다. 만약 IMF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상당히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IMF를 강화하는 형태로 간다면 그렇게 큰 변화가 예상되지는 않을 것이다. (최 교수가 발제한) 역제 간 협력체제는 IMF 플러스보다는 신브레턴우즈 체제적인 측면에 주목하는 것 같은데 그럴 경우 달러가 상당 부분 비중을 상실하면서 위기적 국면이 올 수 있다. 심하게 말하면 통화전쟁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가 주도할 수는 없는 흐름이지만 이런 흐름이 성공할지는 잘 모르겠다.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토론회

■ 김상조 한성대 교수 = 통화체제를 비롯한 국제자본주의 재편에 대해 뭔가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회의적이다. 미국의 경제적 위상은 앞으로 끊임없이 위축될 것이지만 나머지 나라들도 현 세계자본주의체제의 공범이다. 미국이 쌍둥이 적자를 통해 전 세계에 달러를 공급하고, 모든 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그런 체제는 미국 국민들에게만 모르핀이 된 게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에도 쉽게 끊지 못하는 마약과 같이 되었다. 미국이 주도해온 경제구조 속에서 누리던 단맛을 계속 유지하려는 암묵적 담합 체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이후의 대안을 모색하는 데 있어서 세계적 차원의 질서 재편에 초점을 맞추는 논의는 무의미하고 위험하다. 우리가 그런 질서를 바꿀 힘도 없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한국이라는 일국적 차원에서 어떻게 밑으로부터 세력관계를 재편할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 생산관계에서 핵심요소들을 시장에 맡기는 것인데 이것을 밑으로부터 뒤집어엎는, 시민사회의 광범위한 힘의 결집을 통한 정치적 변화까지 이끌어가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 장상환 경상대 교수 = 최 교수의 의견은 나프타(NAFTA)와 유사한 것을 동아시아에 만들자는 것인데 자본은 이동할수록 강자에게 유리하게 된다. 전 세계적인 외환위기나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케인스가 제기했던 세계화폐를 얘기해야 할 때라고 본다.

미국은 주택문제마저도 시장에서 너희들끼리 해결하라는 식이다. 복지가 안 돼 있으니까 사람들이 장래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저축을 하고 금융이 발달하게 된다. 한국도 미국처럼 가고 있다. 대안은 금융발달을 억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사회복지가 확충돼야 한다. 케인스적 복지국가를 복원하되 사회적 소유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오랜 길을 걸어 왔는데 결국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다. 경제운용을 소수의 자본가에게 맡겨서는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공황을 일으키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대안이 아니라는 것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 = 이번 금융위기와 불황으로 신자유주의는 퇴조할 것이다. 세계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신자유주의, 즉 자유방임주의라는 것이 적어도 두 가지 면에서 곤란하다는 것을 공감할 것이다. 우선 빈부의 양극화다. 지금 중산층까지 신자유주의에 등을 돌린 상황이다. 이것이 미국에서 오바마가 당선된 배경이다. 둘째는 국제투기자본들의 투기가 너무 심해서 세계경제 전체가 카지노 판이 됐다는 것을 다 같이 느끼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인가. 상식적으로 복지국가형 수정자본주의로의 회귀는 분명해 보인다. 국가에 의한 공공복지는 상당히 확대될 것이다. 중산층의 요구를 정부가 마다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금융규제가 강화될 것이다. 증권사·투자회사·투자금융·파생상품을 이대로 놔뒀다가는 경제가 망한다는 공감대가 자리잡았다. 그리고 미국 독주에 대한 반발이 이미 시작돼 미국은 현상유지를 할 만한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명박 정부는 현 체제유지를 재천명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의 연장이고 정확히 말하자면 친재벌정책이다. 재벌의 힘을 사회적으로 규제하지 않으면 미국 꼴이 난다. 중요한 건 국민의 건강한 상식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몰상식하다. 4대강 정비에 수십조원을 쓰겠다고 하는데 우선 순위가 몰상식하지 않나. 몇십조원을 들여 강을 파겠다는 것인데 건설사가 고용하는 중장비 기사가 몇명이나 되겠는가. 서민층·빈민층에 혜택이 돌아갈 만한 데에 돈을 써야 한다.

■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윤창현 교수가 IMF 플러스와 신브레턴우즈를 말했는데, IMF 플러스로 갈 것이다. 그런데 IMF 강화는 우리에게 상당히 위험스러운 부분이다. IMF가 강화되면 유동성 공급을 더 독점하게 돼 향후 우리가 영향력 발휘할 수 있는 지역협력체 형성 가능성이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김상조 교수가 국제통화체제를 신경쓰지 말고 일국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했는데 감정적으론 저도 그렇게 느끼지만 동의할 수는 없다. 약소국이 제일 영향력을 많이 발휘할 수 있는 체제가 지역협력체이기 때문이다.

■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세계경제의 불안정성 관리는 앞으로 상당기간 국제체제가 아니라 한 나라 차원에 맡겨질 가능성 대단히 크다. 이와 관련해 위험관리에 관한 정부의 역할이 대단히 강화돼야 한다. 80년대까지는 발전의 리더로서 정부 역할이 강조됐다면 앞으로는 위험 관리자로서 정부 역할이 중요시된다. 공정위·금감원·국세청 등 사적 이익의 횡포를 막고 공익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들이 있지만 불행하게도 규제자·견제자로서의 역할을 거의 못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소득불평등 문제는 시장 만능주의에서 오는 것이다. 물론 시장도 그 역할이 있지만 모두 해결해줄 수는 없고 사회 구성원들이 시장의 효율성 외에 다양한 가치들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시장 효율성, 시장 만능주의를 비판하는 다양한 계층과 지식인이 있는데 자신들이 주장하는 가치가 뭔지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런 가치들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있을 때만 신자유주의가 극복되는 것이다. 국가 개입을 늘리자는 것만으로는 극복이 안 된다.

■ 구춘권 영남대 교수 = 국제체제를 디자인한다 해도 미국의 어마어마한 군사력 우위가 존재하고 일정한 전략 구상이 작동하고 있는 한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미국은 동아시아에 철저히 분할지배 정책을 쓸 것이다.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지역통합이 심화될 것이라고 하는 주장은 대단히 학구적이고 탁상 공론에 불과하다. 세계적 차원의 어마어마한 사회적 양극화가 존재하는데 세계평화가 올 것을 기대하는 것은 환상이다. 전 세계 28억명이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간다. 미국은 이런 지역을 자본주의 체제로 차단하고 봉쇄하는 것을 21세기 전략의 핵심으로 둘 것이다. 이 지역을 어떤 방식으로 포섭하고 통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 = 김상조 교수가 우리를 작은 나라라고 했는데 그렇게 작지도 않다. GDP로 치면 세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의 큰 움직임에 대해서 논의하고 그에 대해서 합의를 시도해야 한다. 핵심은 유동성 공급과 아시아 외환보유액을 어떻게 할 것인가다. 동아시아에 외환보유액이 많은 이유가 바로 ‘차이메리카(중국과 미국)’ 때문이다. 이것을 역내 개발에 쓸 수 있으면 아시아 통화위기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대외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잘못된 유인책이라든가 파생상품 규제를 해야 한다. 당장은 공적자금을 들여서 빨리 금융부실을 털어내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소득 재분배를 넘어 자산 재분배가 필요하다. 군 단위의 공동체가 기금을 만들거나 해서 공동으로 토지라든가 문화유산을 소유하고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 철도·전기·수도·우편·가스 등 네트워크 산업은 공공성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대혼란이 끝난 30년 후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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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1부 - (9) 종합토론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대안은 무엇인가

발제 -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
약소국 참여 집단체제 ‘역제주의’ 강화 가능성

미국발 금융위기는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반드시 올바르지는 않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다양한 논의를 유발했다.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토론회

첫째, 자본주의의 다양성에 대한 논의이다. 자본주의는 크게 보면 시장·기업·자본의 자유를 강조하는 미국형 자유시장 경제체제, 형평성·분배라는 중요한 가치를 위해 국가의 시장 조정이 필요하다는 관점의 유럽형 노동시장 경제체제 등 둘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중 어느 것이 옳으냐 하는 선택의 문제, 또 자본주의를 넘어설 다른 체제는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이 그것이다.

둘째는 미국 주도가 아닌, 다른 방식의 글로벌 협력체제 구축 방안 논의다. 앞서 1970년대 중반~80년대 중반 ‘헤게모니 이후’ 논의와 유사하다. 당시 국제기구 등을 통해 국제질서와 국제협력을 이루자는 ‘제도론’, 단일 패권국가가 힘들다면 2~5개국의 집단지도 체제를 만들자는 ‘집단지도 체제론’ 등이 제시됐다. 최근의 신브레턴우즈 체제 주장은 제도론, G2(중국과 미국)나 G8 등 강화 주장은 집단지도 체제론적 대안이다. 약소국에는 참여 기회조차 없는 질서체제인 이들의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 ‘역제주의(域際主義·inter-regionalism)’가 있다. 국가가 아닌 지역 단위의 협력체제를 구축, 역내 약소국이라도 지역 경제공동체 활동 기회 및 향후 지역 공동체 간 경제협력 체제 구축 시 회원 자격을 보장받는다.

 

경향신문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5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세계경제위기:하나의 사건, 다양한 해석’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과 전망, 신자유주의와 미국 패권의 몰락 가능성, 세계경제체제의 대안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남호진기자

두 담론을 통해 향후 지역별 특징적 자본주의 유형을 갖춘 지역 행위자(국가) 간 글로벌 협력체제라는 대안을 도출할 수 있다. 나프타(NAFTA), 유럽연합(EU), 동아시아형 조정시장 경제체제인 아세안+3 등의 지역 행위자들이 역제 협력체제를 갖춰 글로벌 협력체제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미 95년과 2000년 각각 유럽-남미, 유럽-아프리카 지역 간 협력체제가 생기는 등 역제협력 틀이 형성 중이다. 하지만 아직 동아시아만 지역주의 제도화가 낮은 수준이다.

동아시아는 언제 역제주의 글로벌 협력체제 구축에 참여할 것인가. 동아시아는 아직까지 ‘태평양 수지균형 관계’에 묶여 있다. 미국의 쌍둥이 적자(재정·경상수지 적자)를 한·중·일 중심의 동아시아의 수출경제가 보전해주는 것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달러화를 보유해 달러 가치를 유지하고, 대신 미국 시장에 계속 수출하면서 상호 균형을 유지한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이 균형이 깨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현재 미국이 국내에 대규모로 투입한 공적자금은 과잉유동성을 유발하고 결국 달러가치 하락을 낳을 것이다. 특히 경제위기 장기화에 따라 미국 소비경제가 장기 위축될 것이란 점도 문제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대미 수출부진, 동아시아 시장 규모의 미국 시장 추월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아시아가 달러가치 유지에 힘쓸 이유를 잃으면 태평양 수지균형 관계는 붕괴한다.

그러면 자연히 역내 국가(한·중·일) 간 협력이 강화된다. 금융통화, 통상투자, 경제통합의 제도화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이다. 통상의 경우 각국 내수시장 확대는 물론, 미국만큼 거대한 소비경제를 창출하기 위해 중국·동남아의 막대한 민간소비 잠재력도 활성화해야 한다. 각국은 복지·사회안전망 확충으로 내부 격차를 해소하고, 역내 국가 간 격차문제도 해소해야 한다. 그 결과로 동아시아 자유무역지대가 형성되면 대안 수출시장이 될 수 있다.

금융통화·통상투자 협력이 강화되면 경제통합도 강화된다. 어떤 정책규범으로 시장경제를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병행된다. 여러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이지만, 미국발 경제위기의 여파에 비춰 조정시장 경제체제가 기본 원칙이 될 것이다. 격차문제 극복, 국가의 역할 중시가 바탕인 시장경제 체제가 주목받을 것이다. 중국은 ‘워싱턴 컨센서스’를 본떠, 동아시아에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전파하기 위한 ‘베이징 컨센서스’를 시도 중이다. 국내에서도 사회적 합의주의에 기초한 국가·시장의 통제, 합의제 민주주의 발전을 근간으로 한 ‘서울 컨센서스’를 주창한다.

동아시아 외부를 보면, 지역주의 발전이 강화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는 공동화폐 발행 및 남미형 시장경제 창출을, 중동 6개 회원국 모임인 GCC는 2010년 단일 통화 출범을 각각 논의 중이다. 따라서 향후 지역별 특정 자본주의 체제가 모여서 역제협력 체제가 구축될 것이다. 그러면 역제 경제통합을 거쳐 지역 간 제도통합, 나아가 단일 글로벌 경제체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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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미국 헤게모니는 끝나는가


-사회: 손호철 서강대 교수

-토론: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 / 구춘권 영남대 교수 /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
-일시: 2009년 1월 16일
-장소: 경향신문사 5층 대회의실
 

■손호철 서강대 교수(사회)=여러분이 잘 알겠습니다만 자연사·역사·세계사라는 게 흥망성쇠의 역사다. 금융이라고 하는 것도 흥망성쇠와 관련돼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페르난드 브로델이라는 독일의 학자가 금융 자본이 기승을 부리는데 ‘금융 자본은 가을이라는 증거’라는 말을 썼다. 운명이나 하나의 사이클이 망하고 있다,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결국 금융 자본이 나오고 있다는 것은 과잉 생산과 과잉 축적이 되어서 더 이상 생산적인 방향으로 투자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사이클이 끝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토론회


역사상 자본주의에서는 제노바·네덜란드·영국·미국이라는 네번의 패권 체제가 있었다. 하나의 체제가 무너질 때마다 금융 자본이 기승을 부렸고 결국 망했다. 가깝게는 20세기 초 금융 자본이라는 말을 쓴 힐퍼딩의 <파이낸스 캐피탈>이라는 책이 나오게 되는데 그게 바로 영국의 헤게모니가 망할 징후였다. 그런 의미에서 금융 자본은 그러한 사이클의 변화를 의미하는데 ‘지금이 그러한가’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방면 권위자 4명이 우리에게 좋은 가이드라인 을 줄 것이다.


논의할 내용이 4~5가지 될 것 같다. 먼저 미국 경제 헤게모니가 쇠퇴하느냐 아니냐,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 헤게모니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헤게모니라는 게 경제적 헤게모니로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경제적 헤게모니가 취약해지더라도 정치·군사 헤게모니는 어떻게 될 것인가가 논의될 수 있다. 세계 헤게모니의 변화에는 지금까지는 세계 대전이 있었다. 과연 이런 핵심에 그러한 모순이 있을 수 있을 것인지의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고 마지막으로 한국적 함의 이런 것 같다.
 

<발제>

 

■구춘권 영남대 교수=솔직히 저는 20세기 말부터 미국 헤게모니는 위기라고 떠들고 있었다. 2008년에도 미국 헤게모니 위기에 대해 짧은 글을 썼고 오늘도 적당히 ‘미국 헤게모니는 위기다’ 이런 말을 하려고 했는데 다른 발제문 보니까 경제학자들이시고 저만 정치학자인 것 같아서 ‘미국 헤게모니는 위기다’만 이야기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잡한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경제 화폐 이런 건 경제학 교수 분들이 이야기 해주실 수 있을 것 같고, 저는 헤게모니의 정치·군사적인 측면에 대해 더 중점을 두고 이야기 하겠다.


통상적으로 두 가지 측면에서 헤게모니를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정치적 현실주의의 오랜 전통에서는 헤게모니는 패권의 개념이다. 물리적인 힘에 기반한 강제력, 군사력이 헤게모니의 핵심 개념이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를 대단히 좁은 시야에 한정시키는, 즉 물리적 강제력과 군사력에 (정치를) 한정시키는 딜레마가 있기 때문에 헤게모니를 좀더 폭넓게 정의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사회, 문화, 시민사회 등과 연계시켜서 헤게모니를 정의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안토니오 그람시는 헤게모니를 ‘강제로 무장한 동의의 체계’라고 정의를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강제보다는 동의다. 동의가 어떻게 유발되느냐. 동의를 만들어내는 정치력, 지도력, 물질적 양보, 문화적 호소력 담론이 가진 설득력, 이런 게 헤게모니 형성에 결정적이라는 주장을 그람시가 제기했다.


현실주의적인 헤게모니 즉, 패권은 정치 군사적 개념이든 두번째로 이야기 한 동의적 측면에서 접근된 헤게모니든 이 두 가지 헤게모니 개념을 가지고 많은 학자들이 미국 헤게모니의 변화를 실제 역사적으로 분석하고 추적한 것이 제출되었다.


좀 더 설득력이 있는 건 후자의 개념이다. 동의가 어떻게 유발되는가와 관련된 메커니즘과 관련해서 그람시적 헤게모니 개념을 가지고 세계 질서변화를 설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로버트 콕스가 획기적인 시도를 했고, 꽤 많은 학자들이 그런 관점에서 미국 헤게모니 변화는 물론 유럽 통화 등등을 고찰하고 있다.


간략하게 초국적 헤게모니 관점에서 미국 패권이 어떻게 변했는가를 말씀드리겠다. 경제적 차원에서 미국적 경제적 헤게모니는 명백하게 하강하고 있다. 미국 경제 비중은 전세계에서 약 40%였는데 지금은 27%로 하락했다. 양적인 측면 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생산성이 (2차대전) 전후만 하더라도 독일의 4배, 일본의 8배를 가졌는데 지금은 독일과 일본에 비교해 경쟁력 없고, 물론 문화산업, IT, 금융에서는 경쟁력 있다고 평가되지만 어쨌든 양적 질적인 면에서 미국 헤게모니는 공동화되고 있다. 천문학적인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적자는 세계 경제 불안정의 진원지로 등장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 브레튼 우즈 체제가 붕괴하면서 안정적인 기축 통화로서 달러 기능은 상실했지만, 그럼에도 우월한 국제통화로서의 지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는 사실상 미국 달러 월스트리트 체제의 해체 신호를 보여준다는 논의가 존재하는데 구체적인 얘기는 시간문제로 상세히 말씀드리지 못하겠다.


두번째 문화적 차원의 헤게모니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여전히 미국은 할리우드, CNN, 타임워너 등 막강한 초국적 매체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다. 인터넷을 통해서 매체 기업의 영향력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식 생활 방식 즉, 개인의 자유와 소비를 결합시켰던 미국식 생활 방식의 매력은 현격히 감소하고 있다. 그 이유는 사회적 양극화와 관련된 문제로 보이는데 일을 해도 충분한 생계비를 벌지 못하는 빈곤층의 문제가 있고, 또 4000만~5000만으로 추산되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은 빈곤층 문제다. 미국은 유럽에 비해 남성 실업률이 1% 포인트 정도 낮을 수밖에 없는데 남성 경제 활동 인구의 1%는 감옥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상위 1%는 전체 소득의 15%를 차지하고. 0.1%가 전체 소득의 1%를 차지한다. 미국이 부자들에게는 천국일지 몰라도 빈자들에게는 열악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들이 과거에 미국이 가졌던 미국식 생활의 매력을 감소시키고 있다.


세번째, 담론의 설득력과 관련해서는 상위 대학들은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등에게는 지적 공장으로 자리 잡고 있고, 워싱턴 헤리티지나 밀턴 프리드만의 시카고 대학들이 신자유주의 담론을 생산해내는 공장이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적 담론은 미국에서만 생산하는 게 아니라 덜 노골적이지만 유럽연합 국가들에서도 담론들이 적극적으로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군사적 차원이다.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관찰이 요구된다. 사실상 미국 패권이 새롭게 조망되었던 것은 1980년대 미국 패권 하강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나오면서부터다.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많이 나오고 있는데 1990년대 다시 미국 패권에 대한 새로운 조망이 조명이 되고 있다. 사실 변한 건 없는데 미국이 가지고 있는 상황이 변화되면서다. 알려진 미국의 문제는 모두 그대로 가지고 있었는데 냉전 시대가 종식되면서 사람들이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미국의 취약한 측면을 바라봤다면 냉전 종식하면서 미국이 가진 강한 측면 군사적 측면을 다시금 새롭게 주목했다. 사실 냉전 체제는 ‘냉평화’를 의미하고 있었는데 냉전 체제 종식과 함께 냉평화 체제 역시 종식됐다. 제2차 걸프전쟁, 보스니아 내전, 유고슬라비아 공습,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전쟁이라는 극적인 폭력 수단의 동원이 일상화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냉전 체제가 과거의 갈등을 사실상 얼어붙게 했다면 냉전 체제가 종식되면서 곳곳에서 폭력들이 난무하는 현상이 등장했고 냉전 종식 이후 세계질서에 대한 두 가지 시나리오가 면밀히 연구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유엔 버전이다. 냉전 종식 이후 세계질서 중심에 유엔이 놓이고 이것을 유럽 각 국가들이 선호했고 아버지 부시 역시 어느 정도 수용했다. 과거의 제2차 걸프전쟁 등이 유엔의 결의 하에서 모든 작업이 진행됐다. 사실상 세계 질서 유엔 버전은 국민국가의 안정성과 정확성을 전제로 해야 하는데 냉전 체제가 종식되면서 세계 상당 지역에 수많은 국가에서는 안정적인 국민국가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아프리카는 물론 남미, 유라시아의 여러 지역 곳곳에서 오히려 제대로 국민 국가 체제가 작동하는 게 예외가 될 정도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유엔이 현실적으로 작동할 수 없다는 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제국 버전이다. 세계 자본주의의 가장 핵심적인 지역들, 이들 핵심적인 지역들은 미국·유럽·동아시아의 대도시를 묶는 네트워크가 발전하고 주변부에 대한 경계와 완충지대 설정하는 것, 즉 세계 자본주의 묶는 제국을 만들어내고 제국으로부터 나머지 주변지역을 격리 시키는 버전들이 구상됐다. 과거의 제국주의는 주변부를 점령하고 착취했는데 오늘날 새로운 제국은 주변부를 격리하고 배제하고 차단하려는 노력이다. 이걸 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아주 우월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게 명백해졌고, 미국이 이 버전을 추진하고 있는 게 클린턴 정부 시대 외교 정책에서 명백히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9·11이후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었다. 주변부 문제가 단순히 격리하고 차단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한 것이다. 주변부 문제가 중심부 심장을 향한 비수로 전환될 수 있다는 사실이 미국·런던·마드리드 등 세계 중심부 지역에서 일어난 테러를 통해 보여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테러리즘은 요즘 가장 심각한 안보위험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은 아마 클린턴 행정부 시기 향후 세계질서를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 구축하려는 게 목적이었다. 강제적 외교로 선회되고,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나토를 동구로 확대시키고 유엔을 주변화시킨다는 것, 이것이 클린턴의 제국버전이었다. 미국 클린턴 정부의 제국 버전 아래에서 9·11이라는 끔찍한 사태가 일어났고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은 일방적이고 훨씬 더 많은 군사적 힘으로 해결하려 했고 그것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이 추구하는 제국의 경계 설정이 석유의 지정학적 측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중심부가 직면하고 있는 안보위협과 관련해 구조적인 측면에서 오바마도 이 제국버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겠다.


제가 판단했을 때 오늘날 세계는 그람시적 의미의 헤게모니는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제국주의가 아닌 새로운 제국의 시대로 진입되고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첫번째 질문은 과연 미국은 이 제국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미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비용이 초과할 것이다. 제2차 걸프전은 전비의 80%를 독일과 일본 등이 부담했고 사담 후세인을 쿠웨이트에서 쫓아냈는데 이라크 전에서 보이듯이 이익보다 비용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는 측면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질문은 지금까지 유럽연합이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의 주니어 파트너로 머물러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머물 것인가. 유럽통합이 추진하는 정치적·군사적 통합은 유럽연합의 제국을 만들려는 것이다. 제국이라는 게 권위주의적이고 귀족적이고 독재적인 게 아니다. 민주주의적인 내용을 갖는 제국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주변으로부터의 안보 위협을 차단하고 봉쇄한다는 의미에서 제국이다. 세번째 질문은 이런 새로운 각각의 제국이 현실이라면, 동아시아는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여전히 이런 국민 국가적인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특히 중국은 어떤 대응을 할 것인가. 그리고 한국은? 이런 질문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과연 이런 시도가, 이런 시나리오가 향후 세계 평화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인가. 오늘날 지구화가 낳은 어마어마한 새로운 비대칭적 전쟁에 대한 엄청난 타격능력 즉 테러리즘, 메가 테러리즘이라고 얘기할 수 있고, 대량 살상 무기를 테러집단이 획득했을 때 나타날 여러 문제들 이런 도전들이 제국적 경계와 완충지대를 설정해서 과연 미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오히려 지구적 불평등 완화 노력을 동반하는 일련의 소통이 더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가 이런 문제제기를 해볼 수 있겠다.


초국적 헤게모니로서 미국 헤게모니는 위기에 빠진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정치적 헤게모니 문제는 이런 지형에 지금 놓여있다. 무언가 새로운 제국이 형성되고 있다는 게 제 생각이다. 그 핵심에 신자유주의가 놓여있다.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상당히 구체적인 것들을 언급하겠다. 하나는 미국경제를 장기적은 아니더라도 어떻게 볼 것이냐 생각해 봐야한다. 아마 그것이 미국의 헤게모니와 큰 관계가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미국의 통화체제 달러체제를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점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 경제와 굉장히 큰 관계있다고 생각된다. 세 번째로 미 금융위기 맞아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겠다.


먼저 첫번째 문제, 미국 경제를 어떻게 볼 것이냐.


여러 분석이 많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미국 경제의 어려움이 오랜 기간 지속될 거라 생각한다. 그 이유는 미국의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부동산 시장에 있어서 미국은 굉장히 특수한 제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부동산 담보대출은 우리와는 좀 다르다. 담보를 압류할 경우, 담보물의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채무자에 대해서 (나머지) 빚의 상환을 요구할 수가 없다. 즉 돈을 빌린 사람은 담보를 가져가라고 하면 그걸로 끝나는 그런 제도다. 경제학적으로 얘기하면 옵션가치다. 이것을 경제학적으로 계산하면, 부동산 가치가 저희 생각하는 것보다 20~30퍼센트는 더 절하가 돼야 한다. 그래서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나 금융시장이 쉽게 회복되지 않겠다. 우리의 외환위기만큼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경제는 빨리 회복될 것 같지 않다.


또 미국의 경우 부동산 연금이나 개인들의 주식시장 투자비중이 우리보다 굉장히 높다. 주식시장이 폭락했을 때, 개인 연금은 굉장히 타격을 입어서 개인 소비가 쉽게 회복이 안된다. 이런 점 고려하면 적어도 올해는 회복이 안 되지 않을까. 미국의 어려움이 오래 갈 수 있고 결과적으로 장기적으로 미 경제 헤게모니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주지 않을까 생각된다.


두번째 미 달러체제를 어찌 생각할 것인가.


오늘날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겠다. 하나는 영어, 또 하나는 달러일거다. 영어가 소위 말하는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이 동의할 거다. 그에 못지않게 달러가 큰 경쟁력인데 달러가 지난 60년간 그리고 지난 100년간 어떤 위치를 누려왔는지 살펴본 후에, 그 다음에 최근에 금융위기 이후에 어떻게 될 것인가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미 달러화의 위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첫번째하고 두번째 위기는 다르면서도 국제통화질서 측면에서 봤을 때 엄청난 충격이 온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첫번째 위기는 71년 브레튼우즈체제의 붕괴하고 관련된 것이고 또 하나는(두번째 위기는) 최근의 금융위기와 관련된 것이다.


첫번째 위기와 관련해 당시 뭐가 문제였는지 미국의 대응은 어땠는지 살펴보면 국제통화질서 문제에 시사점이 있을 것이다. 브레튼 우즈 체제의 핵심은, 금을 기본으로 한 통화체제라는 점이다. 세계경제가 확대되면서 금 자체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서 나온 것이 미국 달러만 금과 연계를 하고 다른 나라 즉 유럽 선진국와 일본은 달러에 환율을 고정시킨 제도다. 굉장히 비대칭적인 시스템이고 이 시스템을 보면은 역시 미국의 헤게모니 지배를 바로 인정을 해주는 그런 시스템이다. 그래서 그때 이 체제가 붕괴가 된 것은, 결과적으로 미국이 지출을 많이 하게 돼서다. 베트남 전쟁도 있었고, 미국은 통화를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금에 비례해 통화를 찍어내야 하는데 계속 찍어내다 보니까 그 비율을 유지 못하게 됐다. 미국이 금은 부족한 상태에서 통화를 찍어내면서 그 통화는 고정환율제도를 통해서 유럽의 선진국과 일본으로 몰려 들어가면서 미국도 유럽도 일본도 인플레가 생겨서 전세계적으로 인플레가 확산된다.


인플레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은 73년이 처음이다. 그 이유는 결국은 미국의 지나친 지출에 의한 것이고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 체제를 무너뜨리게 된 결과가 됐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거기에 불만이 쌓이면서 유럽이 브레튼우즈 체제를 벗어나게 되면서 유럽 통화 시스템을 만들고 유럽통화를 도입함으로써 소위 말하면 미국 중심의 단일 달러체제에서 달러화에서 유로화로 가는 그런 체제가 생기게 됐다. 결과적으로 잘못은 미국이 했고 그 잘못의 결과는 다른 나라들이 지게 됐다는 게 첫번째 (위기)였다.


또 하나 중요한 위기(두번째 위기)는 최근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다. 이것은 위기와 관련돼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통화를 많이 찍어낸, 통화채널에 의한 인플레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은행이 신용을 많이 공급해서 생기는 신용위기다. 최근의 금융위기는 신용위기다. 신용위기는 증권화·유동화 등을 통해서 신용이 지나치게 공급이 됐고, 그게 전세계로 다시 한번 확산돼가지고 미국에서 생긴 위기가 딴 나라로 가서 딴 나라는 위기와 관련이 없는데 영향을 받게 되는 상황을 초래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주축이 돼서 생긴 금융질서이나 미국이 거기에 대해서 책임성이 있는 건데 그 책임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체제가 붕괴가 된 것이다.


향후 어떻게 될 건가 생각을 해 볼 수 있겠다. 결국은 금융위기 이후 달러 지위 문제와 관련해서 달러체제가 유로화·위안화 등 다른 통화에 대체될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 확률은 매우 낮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지적이다. 그 이유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타당한 이유라고 생각되는데, 국제통화라는 지위가 단순히 경제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정치·군사적 이유에 의해서 많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의 정치·군사력이 많은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고 그런 점을 보면 달러의 지위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달러의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국 달러화가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국제수지 불균형이 해소가 돼야할 것이고 최근 금융위기 관련해서, 달러화가 굉장히 많이 발행됐는데 이렇게 많이 발행된 달러가 결국은 가치를 낮추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봐서는 달러화의 가치가 조금 하락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달러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 달러의 국제통화로서의 지위도 상당히 위태롭게 되지 않겠냐 생각해볼 수 있다.


세번째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할 대안과 관련된 것이다.


미국와 유럽시장에서 실물경제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은 앞서 얘기했던 이유로, 유럽은 유럽 나름대로 재정지출을 늘리기가 쉽지가 않다. 물론 최근 금융위기와 관련해 상당히 혁신적인 안이 나오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최근 불황 탈출은 동아시아 국가가 얼마나 성장하는가에 달려있다. 동아시아가 미국경제를 대체해서 세계경제의 견인차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기본적으로 동아시아 경제가 세계경제의 견인차가 되려면 한 가지 생각해야할 게 국제통화유동성이 공급되는 체제가 확립이 돼야한다. 예컨대 우리가 지출을 많이 할 경우 당장 수입이 늘어나고 수입을 늘어나면 수입을 결제하기 위해 달러를 써야하는데 그럴려면 달러를 빌리거나 안정적로 확보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지출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외환보유고를 그렇게 많아도 최근 위기에서 도움이 못된 걸 생각하면 지출을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국제유동성이 공급되는 시스템이 구축이 돼야하고 이것과 관련해 생각해 봤을 때 그러면 국제통화기금(IMF)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IMF는 대안이 안 되고, 대안이 될 수 있다면, 지역적 차원에서의 아시아 신용기구 혹은 아시아 통화 펀드 등이 대안이 될 수 있고, 대안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국제유동성을 IMF가 독점하는 체제는 상당히 잘못됐다. 국제유동성을 IMF뿐만 아니라 미국의 중앙은행에서 빌릴 수 있고, 유럽의 중앙은행에서도 빌릴 수 있고, 역내의 지역적 기구에서 빌릴 수 있으면, 즉 여러가지 다양한 채널에서 빌릴 수 있으면 그만큼 쉽게 국제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이게 저희 쪽에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나 유럽 혹은 일본이나 중국 양자 차원에서의 유동성 위기 해소를 해야 한다. 그걸 통해서 아시아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재정확대라든지 이런 것들을 가지고 위기를 극복하는 그런 체제가 성립을 해야 최근의 금융위기를 빨리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오늘 미국의 금융헤게모니가 앞으로도 계속될지, 미 헤게모니가 끝난다면 어떤 모습의 금융질서가 이뤄질지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흔히 2차대전 이후 지금까지 미국 금융헤게모니 이뤄졌다고 하는데 헤게모니의 내용을 3가지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브레턴우즈 체제 때 달러가 환율결정의 중심이 됐다. 기축통화 기능했다는 점에서 금융헤게모니의 한가지 측면이 있다. 둘째는 달러라는 게 주요국 중앙은행의 준비통화금으로 상당한 비중 차지했다. 지금도 세계 중앙은행 준비금의 65%를 차지하고, 국제무역에 있어 90%가 결제통화로 쓰이는 면이다. 셋째는 국제 금융규범 정하는 기구에서의 미국의 막대한 영향력 측면이다. 미국이 IMF에 30~50%의 출자금을 기초로 국제규범을 만드는 데 상당한 영향력 행사한다. 워싱턴컨센서스 등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하라고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것도 이런 영향력 기초로 한 것이다. 이 같은 3개 내용의 미 금융 헤게모니가 있다.


이중 첫번째 기축통화 고정환율제 하에서 환율 기초가 되는 달러는 73년 위기에서 기능을 상실했다. 준비통화로서의 기능이나 국제결제통화로서의 기능 국제금융규범형성에서의 영향력이 지금의 미 금융헤게모니의 내용이다. 미국 금융헤게모니의 기초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만들어진 브레턴우즈 체제에 의해 일종의 제도적 형태로 정착했다. 그때의 막강한 영향력 이를테면 2차대전 승전국가로서의 영향력 전세계 GDP의 40%를 차지하는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영향력, 군사적 영향력 등등을 기초를 통해서 만들어졌는데, 그중에서 경제적 기초는 60년대 말 이후 상당히 상실했다. 기축통화로서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야 할 경상수지 흑자의 틀이 60년대말 70년대 초에 무너졌다. 이런 경제적 기초는 와해된 것이다. 경제적 기초가 약화됐음에도 헤게모니 계속 유지하고 있는데 이게 의문이다.


첫째는 역사적 관성에서 탈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이펙트의 효과도 있다. 마치 어떤 사람이 컴퓨터 오퍼레이팅 시스템을 쓸 때 윈도우를 쓰면, 다른 사람도 윈도우를 써야 편리한 것처럼 교역 국가들이 달러를 관성적으로 쓴다. 이런 네트워크 이펙트가 그렇다. 상당수의 국가가 달러를 쓰면 나머지도 써야 편리하다.


둘째는 대안의 부재가 문제다. 달러 외에 다른 국제통화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파운드는 영국의 경제규모 줄면서 영향력이 축소했다. 엔이나 스위스 프랑도 달러에 대안 못됐다.


셋째는 미국과 신흥수출국 간 암묵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흥수출국은 60년대 유럽과 일본 이런 나라들이다. 미국 수출로써 성장해야했던 국가들이었다. 미국은 달러를 맘대로 찍어내서 특별한 노력 없이 발권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달러를 맘대로 찍어내서 국민들, 금융자본들의 구매력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특별한 노력 없이도. 동시에 수출국가는 가능한 달러를 고평가, 자국통화를 저평가 시키려고 했다.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 해야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암묵적 합의 혹은 윈윈게임이었다.


때문에 미국은 끊임없이 경상수지 적자를 겪었고 신흥국은 경상흑자를 냈다. 신흥국은 외환보유고의 대부분을 미국채를 산다든지 미정부 채권을 산다든지 등 다시 미국시장에 자본을 환류시켰다. 자국통화의 가치하락을 위한 것도 있지만 미국 금융시장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 크기 때문이다. 미 시장은 많은 상품을 갖고 있고 풍부한 유동성 있고, 미 금융자산들의 안정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 안정성은 미 정치 헤게모니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런 네 가지 요인 때문에 경제 기초 약화에도 불구하고 헤게모니가 유지됐다.


헤게모니 사이의 불일치는 80년대 이후 심화된다. 미국의 경제적 헤게모니 즉, 실질적 헤게모니의 기초는 빨리 잠식돼 갔다. 가장 큰 이유가 소위 냉전의 해체가 가져온 경제적 효과다. 냉전 해체의 경제적 효과는 먼저 과거 사회주의 국가, 특히 중국의 급격한 경제적인 위상 제고와 부상, 두번째는 EU 등 경제통합 이 심화된 면도 그렇다. 세번째는 금융자본주의화의 심화다. 이게 왜 냉전 해체의 결과냐면 신흥국의 흑자규모가 많아지면서 미국의 적자규모는 커지고 미국의 통화창출을 통해 유동성 과잉, 이게 다시 미국으로 들어오면서 전세계적으로 금융기법의 발전과 더불어 금융자본을 거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세가지 요인, 즉 첫 번째 거대신흥국의 부상 지역경제통합 등은 대안적 준비통화로서 부상할 여지 열었다. 그러나 세 번째는 오히려 미 헤게모니를 강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즉 약화요인과 강화요인이 동시에 작용했다.


그러나 결국 80년대 이후 글로벌 이코노미 파워의 쉬프트는 미국의 금융 헤게모니를 불가피하게 약화시킬 것이다. 특히 중국의 세계교역 규모 많아지면서 중국의 국제적 역할이 커질 것이다. 과거 역사적 경험을 보면 알 수 있다. 맨하탄이 세계 중심이 된 이유 역시 미국의 교역규모 팽창하면서 지금 지위를 얻은 것이다. 중국 역시 상해나 홍콩이 그런 역할을 조금씩 앞으로 할 거라고 본다. 두번째는 글로벌 임밸런스 즉, 달러의 과잉공급을 가져와 가치 하락시킬 것이고 유로의 등장은 대안적 준비통화의 등장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 경제규모가 커졌다고 해서 기축통화가 되는 게 아니다. 일본의 경제 규모가 크지만 엔화가 준비통화 기능은 못한다. 해당 국가가 가진 의지에 따라 가능여부가 결정된다. 일본과 달리 중국은 자국 통화를 국제통화로 키우려는 의지가 있다. 이를테면 홍콩 등 화교 경제권 등지에서 위안화를 쓴다거나, 한중 스왑에서 달러 스왑 아닌 위안화 스왑한 거라든지에서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위기가 국제 금융질서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성이 있다. 이번 위기는 달러의 위상을 추락시킨 미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유동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미국에 돈을 맡겨도 안정적으로 가치가 유지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큰 손상을 줄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 지위가 약화되지만 빠르게 약화할 것 같지 않다. 다극적으로 여러 통화 공존하고 달러 비중이 점진적으로 줄고, 다른 대안 없는 헤게모니 부재 시대가 올 것 같다. 헤게모니 부재시대의 고유한 불안정성이 있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이 위기가 2차대전 이후만큼 그렇게 극적으로 재규제화가 강화될거라고 생각지 않는다. 2차대전 뒤는 국제적으로 용인이 됐다. 왜냐하면 두 번의 대전과 한번의 공황이라는 쓰라린 기억 때문이다. 지금의 위기는 그때만큼 크지 않다고 본다. 지금의 위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그때만큼 크지 않다. 합의된 국제적 새로운 금융질서를 만들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 금융위기가 앞으로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그것에 대비하기 위해서 각국은 더 더 많은 준비금 모으려 할 것이고, 그것은 달러가 될 것이다. 즉 달러 수요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으로는 달러의 안정성 불확실성 높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를 더 확보해야 하는 딜레마 속에서 불안정한 국제적 금융질서가 지속될 거라고 본다.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보통 이런 토론회에서 밋밋한 얘기 하는 사람들은 진짜 전공자다. 그럴 수밖에 없다. 상황을 굉장히 잘 알기 때문이다. 더 전문가는 해법을 고민한다. 김상조 교수처럼.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 머리에선 잘 안나오니까 굉장히 불안정한 상황이, 교착상태가 오래 갈 거라고 한다. 박복영 위원도 그렇다. 밋밋하게 교착상태로 갈거다 이렇게 얘기한다. 반면 아마추어는 화끈하게 얘기한다. 제가 아마추어다. 제 전공은 산업 클러스터인데 대충 우리나라는 3개월 공부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국제금융은 2달쯤 공부했다.


제가 느끼는 것을 얘기하면 굉장히 나쁠 거다, 제 남은 생애 동안 좋은 세상은 안올거다란 생각이다. 엄청난 혼란 지속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벗어날 방법을 고민하는데 가능할까 말씀드리면, 첫번째는 미국 위기는 얼마나 더 갈거냐. 폭탄이 더 터질거다. 경기 침체되면 기업에서 문제 생기고, 기업에 보증해준 CDS라든가 파생상품은 안 터질 거냐? 미국이 지금 하는 정책은 대공황 때 배운 정책이다. 버냉키가 하고 있는 건 프리드먼 책에 다 나온다. 대공황의 가장 큰 반성은 긴축정책이 공황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그것 외에는 한 게 없다.


예컨대 미국에서 부동산과 금융이 연결된 사건은 많이 터졌다. LTCM, S&L, 엔론사건 등이다. 그때 이미 현재 지적되는 문제점 다 지적됐다. 이를테면 유인체계가 거꾸로 돼 있다. 신용평가기관은 평가를 잘해줘야 돈을 받다가 문제 터지면 한꺼번에 신용등급을 내려서 문제를 심화시킨다. 회계회사는 돈을 기업으로부터 받으니까 자꾸 평가를 좋게 해줌으로해서 분식회계 돕는다. 엔론, LTCM에서 다 나왔다. S&L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금융이 과도해지면 틀림없이 도덕적 해이 문제가 생긴다는 문제가 나왔다. 그런데 하나도 안고치고 오히려 더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해 왔다.


지금 미국경제 담당자는 버냉키다. 버냉키는 그린스펀보다 더 시장주의자다. 그린스펀은 신념은 있었는데 이론적 증명은 못했지만 버냉키는 이론적으로 다 증명했다. 이를테면 미국 소비가 아니라 아시아 저축이 문제라고 이론을 계속 만들었다. 이 버냉키가 연준 위원장이다.


클린턴 때 IT와 금융이 같이 갔다. 그때 루빈사단, 즉 가이트너, 서머스 등등이 그들이다. 실제로 금융규제 완화는 본격적으로 클린턴 때 다 일어난다. 지금 담당자들 가이트너, 서머스, 버냉키 등 기본적으로 위기수습은 해야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더 풀어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위기는 더 많이 나타날 것이다. S&L, LTCM, 엔론 등의 사태가 더 빠른 상황에서 나타날 것이다. 또 그럴만한 폭탄은 아주 많다.


두번째는 경향신문 월요일자에 제가 삼중의 위기라고 썼는데, 콘트라티에프 파동을 보면 A파동은 75년 정도까지 갔고 이후 B파동은 신자주의의 마지막에 도달했다. 지금 경제정책으로 지금 위기를 벗어날 산업체계가 있느냐? 새로운 것이 발견 안돼 혼란 지속되겠지만 현재 미국 경제담당자, 한국 경제담당자가 그것을 벗어난 방식을 생각할 수 있겠느냐. 한국 관료들은 케인스주의도 잘 모른다. 30년짜리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도 굉장히 오랜 시간 걸릴거다.


마지막이 달러 문제인데, 달러 유지될 것은 박복영 박사가 얘기한 게 대체로 90년대에 다 나온 이론들이다. 경제는 잘 나가는데 재정적자(클린턴 시대 재정적자는 대폭 줄이지만) 무역적자 문제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아주 낙관적인 견해들이 나온다. 미국이 굉장히 생산성이 높아서 여전히 둘 필요가 있겠다거나 네트워크 이펙트, 남이 많이 가입한데 가입들 하지않나. 이를테면 네이버 같은 경우다. 그래서 달러를 계속 이용할 거라고 본다든지 하는 것이다.


사실은 네트워크 이펙트가 위기를 키울 수 있다. 바뀌어야 하는데 박복경 박사는 부드럽게 바뀌는 시나리오 얘기했지만 안 바뀌고 고착돼 있다가 일거에 무너질 수 있다. 문제가 쌓여나가는데 제도가 고정되면 제도가 붕괴될 때는 아주 폭력적인 상태를 만들 수 있다.


두 번째 강력한 문제는 ‘차이메리카’ 문제다. 중국은 수출을 해서 흑자를 내면 미국 재정적자를 메꿔주고 그걸 갖고 미국이 소비하는, 90년대 이후 15년간 유지된 것이고 아시아와 미국이 결합된 형태인데 이게 과연 유지될 것이냐. 현재 미국 위기로 봐선 유지되기 힘들다. 그러면 중국이 바뀌어야 한다. 중국은 일본 한국이 했던 것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데, 쉽지 않을 거다.


세계시장이 이렇게 불균형한데 자국내 불균형이 많은 나라가 수출지향을 계속할 것인가, 그리고 미국이 이걸 용인할 것인가. 굉장히 충돌이 생길 것이다. 그래서 나오는 게 글로벌 코디네이션이다. 글로벌 코디네이션의 거의 유일한 사례가 플라자 협정이다. 80년대 중반 미국이 불황에 빠져있을 때 일본을 괴롭히는 거다. 플라자 협정은 달러를 절하시켜서 실물이 나아지려고 하면은 사실 금융적 패권이 없어지고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본이 일부 끊길 테니까 엔화 절상시키는 동시에 일본 금리를 낮춰서 이게 일본 부동산 붐과 장기불황의 시초가 됐다.


이게 유일한 글로벌 코디네이션인데 이제는 대상이 중국이다. 중국이 과연 미국말 잘 듣겠느냐. 우선 다자간 모여서 하는 건 안 될 거다.


9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이론이 많았는데 미국에서 이것에 유일하게 맞선 것이 아이켄그린과 스티글리츠 정도다. 나머지는 다 미국은 여전히 힘 있고 괜찮다고 하는 낙관론이었다.


우선 원인분석이 잘 안될 것이고 동의한다 하더라도 정책을 쓸게 많지 않다. 일본처럼 해주지 않는 한 미국이 재정적자 줄이는 방식으로 했을 때 과연 국제수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대한 기본적 지표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정책수단 선택도 쉽지 않을 것이다.


세번째는 IMF가 전혀 중립적인 중재자가 아니다. 중국은 굉장히 커나가는 경제 규모지만 IMF에선 발언권이 약하다. 미국은 압도적 발언권이 있고. IMF가 중재자 역할을 못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미국과 중국이 일대일로 맞설 것이다. 오바마 정책을 보면, 오바마의 공정무역의 정의는 미국은 생산성·경쟁력 있는데 상대국가가 규제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대국가의 노동조합환경이 국제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불공정 무역이다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얼마든지 확대가능하다. 때문에 중국과 미국의 통상마찰, 금리와 환율 마찰은 굉장히 오래 지속될 것이다. 코디네이션 안 되는 상태에서 현재상황 지속되면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나 유럽 부동산 버블이 터질 수 있는 상황이다.


굉장히 오랫동안 혼동 이뤄질 것이다. 다만 아시아는 상대적으로 성장률·생산력이 높을 가능성 높은데 아시아에서 협력이 일어난다면 국제적으로 돌파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가 동북아비서관을 해서 그쪽으로 생각 많이 해봤는데 왜냐면 외환보유고 많이 보유해봐야 2250억 달러가 아무 의미 없는 게 이론적으로는 ‘오리지널 신’이라고 해서 우리나라 돈으로 외국에서 돈을 빌릴 수 없고, 상황에 따라서는 외채가 바로 외환위기로 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있다.


만약 역내에서 역내통화에 기초한 외채발행이 가능하다면 원죄론에 의한 외환위기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다. 물론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그것에 대한 유인이 있기 때문에 아시아 채권시장 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빨리 진정될 수 있다.


치앙마이 협정이 이번에 확대되는데 치앙마이 협정이 제도화되면 대충 아시아통화기금(AMF)다. 돈 집어넣고 발언권이 제대로 된다면 된다. 다만 중국의 패권주의다. 중국 차관들을 만나봤는데 저보다 어리지만 현지 원로들의 아이들 태자당이다. 대개 미국 박사들이다. 미국을 굉장히 우습게 본다. 미국 이론을 다 알고 이론적으로도 힘으로도 꿀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패권주의를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 일본도 그게 무서워서 안했는데 일본도 AMF 반대하다가 찬성 하는 쪽으로 2000년대 들어서 들어간 것은 그쪽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는 게 유일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에서다.


한국을 부분 말하자면, 한국은 해법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이 더 돌아가야 국내에서 소비가 되는 건데, 외국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쪽으로 모든 정책을 펴고 있다. 1%를 위한 경제정책이다. 외국으로 빠져나가게 돼 있는 돈이다.


또 일본이 부동산 붐을 일으켰다가 망가져서 타개하기 위해 했던 정책을 그대로 다하려 한다. 도로 만들기, 운하 만들기다. 경인운하를 만든다고 하는데 재밌는 발상이다. 경인운하를 한다는 것은 연안해운을 한다는 건데 왜 한반도대운하로 내륙운하는 왜 또 하냐. 안되는 것들을 자꾸 삽질해서 경제를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제일 위험한 것은 강남에서 투기붐이 일어나는 것인데 재건축 규제완화 등으로 인해 만일 일어난다면 더욱 무서운 문제 될 것이다. 유지될 수 없는 거품이기 때문에 더 심각한 거품 붕괴가 있을 수 있다.


규제를 강화하기 보다는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시장은 제도 속에서 움직이는 것인데, 사람들의 삶을 안정화 하는 제도 속에서 시장을 움직이도록 하는 게 아니라 신자유주의는 제도 없앨수록 시장이 자유로울 거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경제학자들 머리 속에서는 제도를 다 없애면 물이 자유롭게 움직일 거라는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 그야말로 아마추어적 생각이다. 한국은 그중에서도 가장 큰 위기를 맞을 가능성 있다.

 

<토론>

 

■손호철=25분 정도 토론시간이 남았다. 상호간에 특별한 다른 입장들이 있어서 토론을 해야 하는 게 있는 것 같지는 않고 보충해서 이야기할 게 있는지 보겠다. 미국경제의 헤게모니의 미래, 달러 기축통화 즉 달러 헤게모니 문제, 정치 군사 문제, 한국 문제 등 4가지 정도의 큰 이슈가 있는 것 같은데 미국 경제의 헤게모니의 약화에 대해서는 다들 동의하신 것 같다. 두번째로 달러 기축통화의 문제인데 중심이 됐던 두 선생님들(문우식·박복영)이 중장기적으로는 몰라도 단기적으로는 달러 기축통화의 역할, 헤게모니에 별 변화 없다는 입장인 것인가.

 

■정태인=두 분도 어떤 방식으로는 몰라도 사실상 복수 기축통화 이렇게 이야기 한 거 아닌가. 유로와 달러가 같이 가는, ‘대체’는 아니지만 동시에 (가는 것을 의미한 것 아닌가)

 

■박복영=초단기적으로 이야기하면, 지금의 위기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은 달러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달러의 가치가 유로에 비해서 1유로에 1.5 정도인데 현재 1.3까지밖에 안되니까. 이것은 위기시에 가장 안전한 곳으로 몰려가겠다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또 하나는 미국 경제가 나빠져서 무역수지가 좋아졌다. 그래서 달러 가치가 지난 6개월 사이에 높아졌다. 이것은 대단히 단기적 현상이다. 이 위기가 끝나면 달러 가치는 분명히 하락할 것이다.


그러나 달러 가치하락과 더불어 달러 위상도 떨어지겠지만 달러의 대체상황, 이를테면 달러 비중이 65%인데 갑자기 40%될 것인지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준비통화로서 비중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는 역전시킬 수 없을 것이다. 과거보다는 좀 더 복수의 통화 체제가 좀 더 강력한 형태가 됨으로써 그것이 불안정을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우식=다른 의견은 아닌데 그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국가들이 동아시아 국가들이다. 왜냐면 전세계 외환 보유고의 반이상을 동아시아가 갖고 있는데 동아시아 국가들이 달러가 불안해서 유로화로 대체로 하자고 하면 달러가 붕괴되고 달러가 붕괴되면 동아시아 국가들에게도 좋지 않기 때문에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딜레마다. 그런 면에서 유로화로 가자는 합의도 안될 상황이다. 그렇지만 미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약화될 것 같으니 불확실한 상황이다.

 
개인적인 생각은 결과적으로 한·중·일이 상당히 역할을 해야 될 것 같은데 틀림없이 중국은 위안화를 박복영 박사도 얘기했지만 국제 통화로 좀 승격 시키려는 의도가 조금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공조가 안 될 것 같고 잘못되면 혼란스러운 체제가 올 것 이다. 이 혼란스러운 체제는 우리에게는 바람직하지는 않다. 차라리 달러 체제가 혼란 측면에서는 차라리 낫다. 거기에 대한 특별한 해답은 없지만 그게 제일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정태인=똑같은 논리 구조인데 차이메리카 논리, 즉 미국에 수출을 해야 하니까 달러로 보유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미 부실은 시작됐다. 부실은 시작됐는데 어느 나라가 먼저 달러를 바꾸느냐. 만약 아시아 모든 국가가 달러로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달러가 아닌 것으로 바꾸면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 왜냐면 달러가 뚝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카르텔 붕괴의 논리와 같다. 아까 얘기했던 네트워크 이펙트처럼, 그렇게 해서(네트워크 이펙트를 통해) 달러가 유지될 것 같지만 바로 그것 때문에 달러가 우르르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 좀더 위기가 되면 누구나 달러를 한꺼번에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부드럽게 가는 것을 생각해보는데) 어떤 이유 때문에 유지는 되지만 굉장히 불안하고 언제든 붕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붕괴를 벗어나는 방식은 아시아에서 잠정적으로 (달러를) 줄여 나가는 것이다. 유럽이 미국에 의존하는 수출주도형 국가였는데 빠져나왔고, 마찬가지로 일본도 빠져나왔다. 그런 방식으로 빠져나가는 게 파국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손호철=비관론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다. 서로들 생각은 비슷한 것 같은데 (비관론은) 미국의 하드랜딩을 전제로 한 이야기인 것 같고, (비관론의 내용은) 달러위기가 훨씬 더 심각하다고 보는 것 같다. 중국이 러시아와 무역할 때 자국화폐로 결제키로 했고, 중국이 일부 아시아 국가와 무역할 때 위안화 결제키로 했다는 점, 한국과의 (위안화) 통화스왑, 또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이 미 채권 추가구입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 산유국 7개국이 석유가격을 유로화 표시하고 있고 차베스, 이란 등이 유로화 결제를 주장하고 있는 등등(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금 미국의 대외 채무가 30%로 추정되고 있고, 2~3년 내로 5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렇게 되면 달러화 가치가 30%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이야기들을 하는데, 미국의 하드랜딩 시나리오에 따른 달러 폭락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복영=제가 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정태인 선생님이 하드랜딩 가능성을 더 높게 보시는 것 같은데 제가 생각할 땐 중국이 교역에서 국제결제통화에서 자신의 통화를 계속 사용하라고 할 순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결제통화로서 비중을 높일 수는 있겠다. 그러나 본격적인 금융자산이 위안화로 표시될 것이냐, 그것이 투자가들에게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겠느냐. 지금 국가적인 중국의 신뢰도, 금융시장 투명도와 발전정도 봤을 때 그렇게까지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금융시장은 전통적인 역사적 훈련 통해서 형성되는 것이다. 금융자산으로 자리매김 되지 않는다면 달러를 대체할 만한 게 되기는 힘들 것이다.

 
 
■문우식=하드랜딩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본다. 세계 각국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미국도 일본도 잘 알고 있고 중국도 모르지 않고 잘 알고 있다. 소위 말해서 국제 공조가 안되면 잘못하면 서로 다 어려움에 빠질 것이기 때문에 미봉책이 될 가능성이 크겠지만 어느 정도 수습이 돼서 제가 보기에는 당장은 큰 하드랜딩은 없겠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이런 위기사태를 머릿 속에 갖고 있으면 당연히 ‘미국 달러가 불안한데, 여유 있을 때 바꿔 놓자’ 이렇게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것 같지만, 단기적으로 하드랜딩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각국이 그런 것을 머릿속에 갖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만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만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정태인=G20이 만나서 뭐하겠나. 결국 미국은 일대일로 할 거다. 중국에 가다가, 만만한 게 한국이니까 (미국에 한국에게 요구하면) 한국이 받아들이겠죠.

 
 
■박복영=하드랜딩이 없다는 것은 달러의 폭락같은 게 없다는 것이다. 달러의 폭락, 달러 헤게모니의 급락이 없다는 것이고 아까 이야기 했지만 세계적인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 금융 위기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통화 위기고 하나는 신용 위기라고 할 수 있다.

 
통화 위기는 97년 우리가 겪었던 것과 비슷하다. 예를 들면 외환 보유고가 텅 비었다. 국제 결제를 할 수 있는 돈이 없다. 이게 외환 위기 혹은 통화 위기다. 이런 경우에는 IMF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 금고를 메꾸기위해서 급하게나마, 아까 두분이 이야기 했던 것, 즉 아시아 펀더멘털 펀드, 중앙은행간의 통화 스와프라든지 이런 건 통화위기 대응하는데 수단이 될 수 있는데 지금의 위기는 통화위기가 아니라 미국에서 발생된 신용 위기다.

 
금융 네트워크를 통해서 확산되는데 이걸 막을 방법은 IMF가 있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출자금 늘려서 되는 것도 아니다. AMF를 만들어서 되는 것도 아니다.

 
(해법은) 금융파생상품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는 거고 (이것이) 국제적으로 유통되면서 위험을 전파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채권 밸런스의 문제, 금융 재규제의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어야만 해결이 되는데 그런 노력이 G20을 통해서 있을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이 문제를 겪고 나서도 교훈이라는 게 극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 전에 여러가지, 지난 10여 년간 위기는 반복돼 왔고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고, 그 위기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금융 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하드랜딩이 없다는 의미는 위기가 없다는 게 아니라 달러의 폭락과 같은 하드랜딩은 없을지 모르지만 금융 시스템의 붕괴 혹은 극도의 혼란은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

 
 
■손호철=다른 주제로 넘어가자. 두가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미국의 정치·군사적인 문제에 변화가 있겠는가. 미국 헤게모니의 동요, 이런 것들이 세계평화에서 어떤 함의를 갖겠느냐 하는 것이다. 학술적인 논쟁을 많이 하고 싶지는 않지만 화두를 구춘권 선생이 제기했기 때문에 말씀드리겠다. 제국 이야기를 하셨는데 네그리와 하트가 이야기 하는 제국의 함의인 것 같은데 네그리와 하트가 미국 언론에 비판했듯이 부시 이후의 노선이라고 하는 것은 제국의 노선이 아니라 제국주의의 노선으로 돌아간 게 아닌가. 아프가니스탄 등등을 보면 낡은 제국주의 방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단순히 미국의 패권, 즉 정치 문화 군사 헤게모니 뿐만 아니라 미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동요 이런 것들이 세게평화에 갖는 함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구춘권=일단 첫번째로 제가 얘기한 제국이라는 건 하트나 네그리가 얘기했던 제국과는 다른 개념이다. 일정한 유사성은 있다. 중심부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이를 주변부의 위협으로부터 구출한다는 부분이다. 중심부의 평화를 유지하는 게 냉전체제 이후의 가장 중요한 안보 목표가 됐다 그정도 의미이지, (하트와 네그리는 다양한 시민사회의 연계 등등을 얘기하는데) 그런 측면의 연관성은 있지만 제가 지금 얘기하는 건 정치 군사적인 의미다.

 
경제 금융은 중요한 변화지만, 또 하나의 굉장히 중요한 변화는 세계질서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다. 과거의 냉전체제는 사실상 평화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많은 지역에서 갈등을 얼어붙게 했다. 극도로 예외적인 지역에서만 전쟁이 일어났다. 이게 사실상 냉전 체제가 끝나고 난 이후에 아프리카, 아프카니스탄, 중앙아시아 등 곳곳에서 갈등이 폭발했다. 그리고 그뿐만 아니라 이 갈등이 중심부로 전이되고 있다. 아마도 우리는 한반도의 특성상 사실상 섬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위험을 덜 느끼고 있지만 유럽은 그렇지 않다.

 
제가 독일에서 공부했는데 독일 친구와 얘기해보면 독일에서 기차에서 폭탄 터질 뻔다. 다행히 안터졌지만 주변 사람들이 느낀 공포는 굉장히 컸다. 오늘날 독일과 같은 나라 조차도 세계 3위의 경제 규모를 갖고 있는 독일조차도 더 이상 핵전쟁은 물론 재래식 전쟁에서도 방어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전쟁한다고 생각 않죠. 어떤 나라가 독일을 침략할 거라 생각하겠나. 주변국과 우호관계 맺고 있고 이미 안보체계가 국제화돼 있는데.

 
이들은 국가로부터 등장하는 위협은 전혀 안보적 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테러리즘이다. 많은 주변부에서 더 이상 국민국가, 즉 국가가 폭력을 독점하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등장했다.

 
왜 이렇게 됐나. 경제적 세계화와 연관이 있다. 많은 국가들이 외채 이자를 지불하고 외채 상환 문제 때문에 경제발전이 차단되고, 대부분 서구가 제시한 발전모델 수용했었는데 이 모델이 처참하게 실패하고, 많은 중동국가들이 80~90년대 성장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사회적 좌절의 문제를 낳았고 이주의 압력, 극단화된 형태로서는 종교적 근본주의,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 테러리즘, 이것이 중요한 안보위협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걸 제압할 수 있는 국가는 오늘날 미국 밖에 없다. 딜레마다. 유럽연합은 이런 부분에 대응해서 군사적·정치적 협력을 진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여전히 유럽연합에 대해서도 충분하다는 얘길 하는 거죠. 미국이 유럽연합에게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고 나토를 사실상 미국이 주도적으로 유럽연합에 개의치 않고 나토를 동족으로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라든가. 이런 여러 상황에서 미국의 정치적 헤게모니가 살아남고 있는 이런 현상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세계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까지 미국이 시도하고 있는 것은 중심부의 안전을 확보하고 이를 위해 상당부분 주변부를 차단하고 봉쇄해 경계와 완충지대를 만들어 내야하는 것이고, 그러한 목표설정이 굉장히 흥미롭게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등 석유자본에 대한 통제와 연계돼서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손호철=한국과 관련된 것 하나. 대부분 논의된 것이 아시아통화기금, 아시아신용기구와 같은 지역 협력체제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다만 중국의 패권 (견제 문제가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거론됐다. 정태인 선생님이 이런 이야기를 해주신 거 아닌가.

 
 
■정태인=미국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한국은 통화 위기가 나타나게 돼있다. 3월 위기설, 11월 위기설, 이런 게 ‘달러 빚이 외환위기의 근원이 될 것이다’ 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근본적으로 박복영 박사가 지적한 것처럼 중국도 아직 자기 돈으로 외국으로부터 빚을 얻을 순 없다.

 
그걸 아시아 차원에서 하는 것은 일본은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 있지만, 아시아들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거죠. 유럽은 전쟁의 원인이었던 것부터 (통합을) 시작해서 시작에서 금융으로 넘어가는데, 아시아에서는 거꾸로 위기 가능성이 높은 금융에서 먼저 진행될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 많이 한다.

 
아시아가 유럽 및 EU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미국의 주적이 소련이었고. 미국은 EU가 만들어지는 것은 기분 나쁘지만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도와줬다. 지금은 미국의 주적이 중국이기 때문에 미국이 도와줄 이유는 전혀 없다.

 
오히려 미국이 개입한 느슨한 체제, 이런 걸로 가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동아시아) 내부에서는 마치 프랑스와 독일처럼 중국과 일본이 그런 부분이 있다. 어쨌든 오히려 금융에서의 아시아 협력은 다시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지 않을까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미 FTA는 말도 안 된다.

 
 
■문우식=아시아 협력이라는 관점을 미국이나 유럽에 대한 대응 블럭으로서도 생각해봐야 하지만 우리나라가 일본이나 중국에서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나라와 중국 관계를 봤을 때 중국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고 양자간의 관계에서 우리는 일방적인 관계로 빠질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지역 협력체를 만들어놓으면 이 협력체를 통해서 중국에 대항할 어느 정도 여지가 있는 것이다. 지역 협력체를 통해 중국 압력을 회피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 대한 대응 세력으로서의 지역 블록이기보다는 중국과 일본에 대해서 틀을 만들어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가치가 저는 더 크다고 생각한다.

 
 
■구춘권=정태인 선생님이 미국의 주적이 중국이라고 했는데 제 요지를 캐치를 못한 것이다.

 
 
■박복영=교과서 같은 뻔한 답을 강조하고 싶은데 외부 환경이 이렇게 불안정할 때는 큰 그림도 중요하지만 미시적인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금융감독기관이 제 기능을 하도록 만든다든지, 금감원 간부가 금융 기관으로 가서 금감위 기능을 무력화 시키는 이런 부분에 대한 미시적인 개혁들을 통해서 국내에서 감시와 규제 이런 걸 제대로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는 모든 사회에서 나타내는 게 융합이 경쟁력의 새로운 원천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융합은 새로운 위기 전염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융합을 해야 할 때가 있고 안할 때가 있다. 그러니까 금융부분에서는 그런 방화벽을 설치할 수 있는 노력, 이런 미시적인 부분에서의 개혁과 주의가 필요하다. 이것들이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부터 우리가 충격을 적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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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손호철 서강대 교수)=미국 경제 헤게모니의 미래, 달러 헤게모니 문제, 정치·군사적인 문제, 한국 문제 등 4가지 큰 이슈가 있다. 미국 경제 헤게모니의 약화에 대해서는 다들 동의하시는 것 같고 달러 기축통화 문제부터 논의해보자.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토론회

■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초단기적으로는 달러 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이것은 위기시에 가장 안전한 곳으로 몰려가는 대단히 단기적 현상이다. 그러나 위기가 끝나면 달러 가치는 하락할 것이다. 그래도 달러 위상의 하락이 달러가 대체되는 상황, 이를테면 달러 비중이 현재 65%인데 갑자기 40%가 되는 쪽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그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게 동아시아 국가들이다. 전세계 외환보유액의 절반 이상을 동아시아가 갖고 있는데 달러가 불안하다고 유로화로 대체하면 달러가 붕괴한다. 그런데 달러화 붕괴는 동아시아 국가들에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것이 동아시아 국가들의 딜레마이다. 따라서 유로화로 가자는 합의가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박복영 박사도 얘기했지만 중국은 위안화를 국제통화로 승격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 이럴 경우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공조가 안돼 자칫하면 혼란스러운 체제가 올 것이다. 이 혼란스러운 체제는 우리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달러 체제가 차라리 낫다.

■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동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에 수출을 해야 하니까 달러로 보유하는 게 좋다는 생각인데 이미 부실은 시작됐다. 부실은 시작됐는데 어느 나라가 먼저 달러를 바꾸느냐? 만약 모든 아시아 국가가 달러로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데 우리만 달러가 아닌 것으로 바꾸면 우리에게 유리하다. 달러 가치가 뚝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달러가 유지될 것 같지만 바로 그것 때문에 달러가 우르르 무너질 수 있다. 미국의 위기가 더 심화되면 누구나 달러를 한꺼번에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붕괴를 벗어나는 방식은 잠정적으로 달러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유럽이 미국에 의존하는 수출주도형 국가였는데 빠져나왔고, 일본도 그렇다. 그런 방식으로 빠져나가는 게 파국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 사회=현재 미국의 순대외채무가 GDP의 30%로 추정되고 있고, 2~3년 내에 5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렇게 되면 달러화 가치가 30% 정도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미국의 하드랜딩 시나리오에 따른 달러 폭락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 박복영=정태인 선생님은 하드랜딩 가능성을 더 높게 보시는 것 같다. 중국이 교역에서 자신의 통화를 계속 사용하라고 할 순 있을 것이고, 그렇게 해서 결제통화로서의 비중을 높일 수는 있겠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금융자산이 위안화로 표시되고 투자가들에게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겠느냐. 현재 중국의 국가적 신뢰도, 금융시장의 투명도와 발전 정도를 봤을 때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다. 금융시장은 전통적인 역사적 훈련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위안화가) 금융자산으로 자리매김되지 않는다면 달러를 대체하기는 힘들 것이다.

■ 문우식=저도 하드랜딩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본다. 각국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른바 국제공조가 안되면 다 어려움에 빠질 것이기 때문에 미봉책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습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미국 달러가 불안한데, 여유 있을 때 바꿔 놓자’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것이다.

■ 박복영=세계적인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금융위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통화위기이고 다른 하나는 신용위기다. 지금의 위기는 미국에서 발생된 신용위기다. 신용위기는 금융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이 있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고, 아시아통화기금(AMF)을 만든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금융파생상품이 만들어져 국제적으로 유통되면서 위험을 전파시키지 않도록 금융 재규제가 있어야만 해결된다. G20회담을 통해 그런 노력이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따라서 달러의 폭락과 같은 하드랜딩은 없을지 모르지만 금융 시스템의 붕괴 혹은 극도의 혼란은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

■ 사회=앞서 AMF 혹은 아시아신용기구와 같은 지역협력체제를 만드는 게 필요하지만 중국의 패권 견제 때문에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왔는데 어떻게 보는가.

■ 정태인=미국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한국은 통화위기가 나타나게 돼 있다. 3월 위기설, 11월 위기설 같은 게 ‘달러 빚이 외환위기의 근원이 될 것이다’라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아시아 차원에서 대응체계를 만드는 것에 대해 일본은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그렇게 할 수 있다. 유럽(통합)은 전쟁의 원인이었던 것부터 시작해서 금융으로 넘어갔는데 아시아에서는 위험이 큰 금융에서 먼저 시작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 문우식=아시아의 협력은 미국이나 유럽에 대한 대응블록으로서도 생각해봐야 하지만 우리나라가 일본이나 중국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와 관련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중국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고 양자관계에서 우리는 일방적인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지역협력체를 만들어놓으면 이 협력체를 통해 중국에 대항할 여지가 어느 정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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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1부-(9) 미국 헤게모니는 끝나는가

송윤경기자

토론자들은 대체로 달러 가치 하락, 중국의 부상 등으로 인해 ‘미국의 헤게모니가 약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헤게모니 하강 속도와 강도에 대한 전망에서는 온도차가 느껴졌다. 서울대 문우식 교수는 “달러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달러 지위가 다른 통화로 넘어갈 확률은 낮다”고 진단했다.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도 “달러 지위가 빠르게 약화할 것 같지는 않아 헤게모니 부재시대의 불안정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미국 위기가 더 심화되면 달러를 한꺼번에 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구춘권 영남대 교수는 “(냉전 이후) 세계 자본주의의 핵심지역을 묶는 제국을 만들고 주변지역은 배제, 격리시키는” 제국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제 1 - 구춘권 영남대 교수
경제·문화적 영향력 하강…정치·군사적 측면은 복잡

경제·문화적 차원에서 미국 헤게모니는 하강하고 있다. 미 경제비중은 현격히 줄었고 생산력은 크게 떨어졌으며 금융위기로 달러의 ‘우월한 통화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문화적인 면에서도 개인의 자유와 소비를 결합시킨 미국식 생활방식의 매력은 크게 떨어졌다.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15%를 차지하는 미국은 부자들에게만 천국일 뿐이다.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토론회

하지만 정치·군사적 측면의 상황은 복잡하다. 미국의 문제는 그대로인데도 사람들은 90년대 이후 미국을 새롭게 봤다. 특히 강한 군사력에 주목했다. 냉전종식 때문이었다. 사실 냉전은 갈등을 얼어붙게 하는 ‘냉 평화’를 이끌어냈는데 이 평화가 냉전과 함께 종식됐다. 제2차 걸프전쟁, 유고슬라비아 공습 등 세계 곳곳에서 등장한 극단적 폭력이 그것이다.

냉전 이후 세계질서에 관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였다. 그 중 첫 번째가 유엔버전(유엔을 세계 중심에 두는 것)이다. 국민국가의 안정성이 전제돼야 했다. 그러나 상당지역에서 ‘실패한 국가’들이 나타나면서 작동할 수 없었다.

또 다른 시나리오인 ‘제국버전’은 세계 자본주의의 핵심지역(미국·유럽·동아시아의 대도시)을 묶는 제국을 만들고 주변지역은 배제, 격리시킨다는 내용이다. 클린턴 시절부터 미국은 미국 주도의 제국버전을 실행하고자 했다. 오바마 역시 기본적으로는 제국버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을 종합해볼 때, 오늘날 세계는 그람시가 의미한 헤게모니는 존재하지 않는 ‘제국’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과연 미국은 이 제국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유럽연합은 미국의 주니어 파트너로 머물러 있을 것인가. 동아시아 그리고 한국은 어디로 갈 것인가.

그러나 가장 중요한 질문은 ‘제국은 세계평화를 담보할 수 있을까’이다. 경계 및 완충지대 설정으로 테러리즘에 대응해 평화를 유지해낼 수 있을까. 오히려 ‘지구적 불평등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동반한 소통이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가’ 하는 문제 제기가 가능할 것이다.


발제 2 - 문우식 서울대 교수
美 자력갱생 힘든상황…동아시아 성장이 대안

먼저 미국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미 경제의 어려움은 오랜 기간 지속되리라고 본다. 먼저 부동산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압류한 담보물의 가치가 대출금액보다 낮더라도 추가적으로 빚 상환을 요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부동산담보대출 채권의 실제가치가 20~30% 정도 평가절하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미국은 부동산 연금이나 개인들의 주식시장 투자비중이 굉장히 높다.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개인연금이 타격을 입어 개인 소비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두 번째로, 미 달러체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달러의 위기는 71년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잘못은 미국이 했는데 그 결과는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부담했다는 점이 두 위기의 공통점이다.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 전, 미국은 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통화를 찍어내 인플레이션을 겪었고, 이 인플레이션은 고정환율제를 통해 유럽·일본 등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이것이 첫번째 위기다. 최근의 금융위기는 신용위기다. 증권화·유동화를 통해서 신용이 지나치게 공급돼 이를 통해 미국의 위기와 직접 관련이 없는 국가들이 영향을 받게 됐다. 미국이 주축이 돼 생긴 금융질서하에서 미국이 자신의 책임을 지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그러나 달러 지위가 유로화·위안화 등 다른 통화로 넘어갈 확률은 매우 낮다. 국제통화 지위는 경제력뿐 아니라 정치·군사적 이유에 의해 많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위기와 관련해 달러를 많이 찍어냈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가치가 하락하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러 국제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도 상당히 위태롭게 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할 대안은 무엇일까. 미국과 유럽의 실물경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관건은 동아시아 국가의 성장이다. 다만 동아시아 경제가 세계경제의 견인차가 되려면 국제통화 유동성 공급 체제가 필요하다. 현재 국제유동성을 독점하고 있는 IMF는 그 대안이 될 수 없다. 지역적 차원의 아시아 신용기구 등 국제유동성 확보에 관한 다양한 채널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발제 3 - 박복영 대외경제硏 연구위원
美 영향력 지속 이유, 달러에 대한 중독 탓

현재 미국 금융 헤게모니의 핵심은 두 가지다. 달러가 주요국 중앙은행의 준비통화금(현재 세계 중앙은행 준비금의 65%) 및 국제무역 결제통화(EU 역내교역을 제외하면 90%)로 쓰인다는 점, 국제 금융규범을 만드는 기구에서 미국이 막대한 영향력(IMF에 대한 30~50%의 출자금)을 지닌다는 점이 그것이다. 미국 금융 헤게모니가 형성될 당시 미국은 전 세계 GDP의 40%를 차지하는 막강한 경제적 영향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무너졌다. 그럼에도 헤게모니가 유지되는 이유는 뭘까.

먼저 역사적 관성을 들 수 있다. 상당수가 달러를 쓰면 나머지도 달러를 써야 편안한 상황, 즉 네트워크 효과가 그것이다. 둘째로 대안통화의 부재 문제가 있다. 셋째로는 미국과 신흥수출국 간 암묵적 합의를 들 수 있다. 신흥수출국(60년대 유럽과 일본)은 미국 수출로써 성장해야 했고 이때 미국은 달러를 맘대로 찍어내 국민들 및 금융자본들의 구매력으로 이용했다. 신흥수출국은 수출경쟁력 때문에 가능한 한 달러를 고평가해 자국 통화를 저평가하려 했다.

전반적으로 80년대 이후 ‘경제적 파워의 이동’은 미 금융 헤게모니를 약화시켜 왔다. 특히 중국의 교역규모가 커지면서 홍콩과 상하이가 맨해튼처럼 성장할 것이다. 일본과 달리 중국은 일부 무역에서 위안화를 쓰는 등 자국 통화를 국제통화로 키우려는 의지가 있다.

이번 위기는 ‘미국에 돈을 맡겨도 안정적으로 가치가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달러 지위가 빠르게 약화할 것 같지 않아 헤게모니 부재시대의 불안정성이 예상된다. 또 이번 위기는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위기만큼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재규제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이는 금융위기가 앞으로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것에 대비하고자 각국은 더 많은 준비금을 모으려 할 것이고, 그것은 달러가 될 것이다. 달러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그럼에도 달러를 더 확보해야 한다는 딜레마가 예상된다.
 

발제 4 -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
美·中 통상마찰 가능성…아시아의 협력이 돌파구

앞으로 엄청난 혼란이 지속될 것 같다. 먼저 미국 위기가 심화될 여지가 충분하다. 이미 미국에서는 LTCM, S&L위기, 엔론사건 등 부동산 및 금융 관련 사건이 많이 터졌고 지금 나온 문제점(신용평가회사의 문제, 도덕적 해이의 문제)들이 이미 다 나왔지만 고치지 못했다. 오히려 규제 완화를 택했다가 지금에 이르렀다.

게다가 클린턴 정부 시절 금융 규제 완화를 본격적으로 진행한 가이트너, 서머스 등 이른바 루빈사단과 시장주의자인 벤 버냉키가 현재 미국의 경제를 맡고 있다. 이들은 위기수습은 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규제를 더 풀려고 할 것이다. 두번째로 콘트라티에프 파동을 보면, 75년 정도까지 진행됐던 A파동에 이어 B파동이 마지막에 도달했다. 마지막으로 달러의 문제다. 상당수가 사용하면 나머지도 따라서 사용한다는 ‘네트워크 이펙트’는 달러의 지위를 유지시켜 줄 수 있지만 반대로 구조가 일거에 무너지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차이메리카’, 즉 중국이 수출을 해서 흑자를 내고 그것으로 미국 재정적자를 메워주면, 그것을 가지고 미국이 소비하는 구조가 과연 계속 이어질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현 위기로 봐선 유지되기 힘들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생길 텐데, 그래서 ‘글로벌 코디네이션’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 역시 큰 성과가 없을 것이다. 불황에 빠져 있던 미국이 일본 엔화를 절상시키고 일본 금리를 낮추게 한 플라자 협정이 ‘글로벌 코디네이션’의 유일한 사례였다. 중국이 일본처럼 미국 말을 잘 들을 것인지 의문이다. 결국 미국과 중국이 1 대 1로 맞서게 되고 통상 마찰, 금리 및 환율 마찰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오랜 혼란이 예상되지만 아시아 국가끼리 협력을 한다면 국제적으로 돌파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나라 돈으로 외국에서 돈을 빌릴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잠재적인 외환위기 위험을 안고 있다.

만약 역내에서 역내통화에 기초한 외채 발행이 가능하다면 외환위기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다. 치앙마이 협정이 이번에 확대되는데 이것이 제도화되면 아시아통화기금(AMF)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중국의 패권주의를 견제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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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1부 금융위기로 신자유주의는 몰락할 것인가

-사회: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
-토론: 장상환 경상대 교수 / 김상조 한성대 교수 /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일시: 2009년 1월 16일
-장소: 경향신문사 5층 대회의실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사회)=오늘 1부 토론의 주제는 작년 겨울부터 시작된 미국과 전세계의 경제 위기가 의미하는게 ‘신자유주의 몰락의 시작인가 아닌가’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토론회

오늘 토론방법은 각 토론자들께서 자기 생각 발표한 후 서로 자유토론을 진행할 것이고, 끝으로 시간이 남으면 청중 질문도 받고 그에 대한 답변도 드리겠다. 오늘 토론자들을 소개해드리겠다. 장상환 경상대 교수님. 한성대 김상조 교수님. 시립대 윤창현 교수님. KDI 임원혁 박사님이다. 워낙 광범위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신자유주의가 이번 기회로 퇴조로 가는가 아닌가에 집중해서 발표를 해주시면 고맙겠다.
 
<발제>
 
■장상환 경상대 교수=우리나라가 세계 금융 위기에 처해서 우리 국민들이 너무나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 노후에 대비해서 주식 펀드에 가입한 분들이 의외로 큰 피해 입어서 노후가 불안해졌고, 대학을 졸업한 졸업생들이 일자리 얻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또한 우리나라에 일자리 얻으러 들어온 이주 노동자들부터 먼저 일자리 잃게 되는 쓰나미 같은 상황을 맞이했다.

오늘 이 토론회는 그 동안 우리가 세계 대세를 따라만 왔는데 이게 올바른 길이었는지 다시 한번 되짚어 보고 새로운 길이 있다면 어떤 길로 갈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귀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오늘 주제가 ‘금융 위기가 신자유주의를 몰락시킨 것으로 생각할 것인가’ 이건데. 저는 이 것을 결론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신자유주의라는 것은 1970년대 중반, 스태그플래이션에 대응해서 나타났다. 그 이전-스태그플래이션이 오기 전에는 대공황 이후부터 케인스주의 복지국가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었다. 케인스주의 시스템의 핵심은 자본활동이 너무 방만하게 이루어지면 위기가 닥친다는 것을 교훈으로 해서 자본 활동을 규제하는 한편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사회복지를 통해 약자 보호하는 것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케인스주의가 황금기를 거치는 동안은 무사했는데 스태그 플레이션이 왔다. 스태그 플레이션의 근본적인 이유는 이윤율의 하락. 기업의 수익률 악화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진단된다.

그래서 규제 완화를 통해서 기업가들의 수익을 개선해주고 산업자본과 금융 자본간의 분리를 규제해놨던 것도 풀었다. 또 금융 산업 내에서도 다른 규제를 풀어서 빅뱅이라는 사태 일으키고 파생상품이 나오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바로 신자유주의다. 결과적으로 신자유주의가 서브프라임 부실로 위기를 초래했다. 신자유주의적인 규제완화와 모순이 이 위기 결과를 초래했다. 대공황과 같은 상황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경제는 공황이라는 사태는 피할 수가 없다. 경제 순환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인데 그 강도가 너무 심해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 20년대 대공황이 그랬고 이번에 그에 버금가는 사태가 됐는데 그 이유는 자본 때문이다. 자본 중에서도 대기업들의 힘이 커지면 커질 수록 과잉 생산이 누적돼서 이게 공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금융 활동이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질수록 이 것이 경기를 과열시키고 침체될 때는 자본 회수 때문에 냉각을 가속화시키는 이런 작용을 한다.

또한 빈부격차가 심할 수록 공황의 강도가 심해지는데 자료를 보면 1929년 대공황 직전인 1927년쯤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였다. 그 뒤로 많이 세금을 거두고 재분배 강화해서 점차 그 비중이 내려가서 4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말까지는 30~35%수준으로 내려왔다. 이 것을 대압축 시대라고 한다. 그 뒤로 신자유주의 규제완화 결과로 상위계층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올라가서 2006년 기준 50%라는 대공황 수준으로 다시 되돌아갔다. 스톡옵션 등을 이용해 고위 임원들이 많은 소득을 가져가고 부동산과 주식시장에서 벌인 캐피털 게임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그 동안 미국의 주택 가격은 상당히 안정됐다. 그런데 1990년대 말부터 오르기 시작해서, 1998년부터 2006년도까지 실질가격이 80%올랐다. 그 사이에 임대료는 4%올랐는데 주택 가격은 매년 5~6%씩 올랐다. 이렇게 생겼던 거품이 꺼졌던 게 이번 경제 위기의 본질이다.

왜 이런 거품이 일어나서 꺼지게 됐느냐를 보면 제일 먼저 지적할 수 있는게 글로벌 불균형의 문제다. 미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와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상수지 흑자로 뚜렷하게 대비되는 국가간·지역간의 대외 불균형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지속적인 무역 흑자를 기록해 달러 보유액이 크게 증가했고, 미국은 부시 행정부하에서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됐다. 미국이 한해 적자액이 7390달러를 기록하면서 세계 달러외화 보유고는 2001년 2조 달러에서 2008년 7조 달러로 급증했고, 중국은 경상수지 흑자를 국내 총생산 11%에 달해 2008년 2조 달러의 외환보유고가 쌓였다.

그럼 왜 이렇게 동아시아 국가들에 외환 보유고가 늘어났나. 미국의 경상 수지 적자가 한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아시아 국가들이 1998년 외환 위기 겪으면서 외환보유고가 적으면 경제 주권을 침해당한다는 뼈아픈 경험을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 과도하게 축적했기 때문에 그렇다. 자본 이동이 격하게 일어나다 보니까 방어용이라고 만든 것이다. 이 것도 규제 완화 신자유주의가 만든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주택금융 팽창을 초래한 원인을 보면 글로벌 불균형으로 인해 동아시아 쪽으로 흘러들어간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흘러들어오게 하기 위해서 주택 담보 대출자금을 끌어들인다. 이 것을 위해 촉진한 요소로 작용한 게 미국의 금융제도 변화다. 한마디로 규제 완화다.

1933년도에 만든 글래스 스티걸법이 1999년도에 폐지되고 금융 감독 등 규제가 느슨하게 되고, 파생금융 상품이 막 만들어지고, 헤지펀드 규모도 알 수 없었다. 은행 같은 곳에서도 장부 외에 거래 단위 만들고, 다 아시다시피 모기지를 기반으로 한 CDO만들고 파생상품 만들어서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달러 자금이 다시 자금이 미국으로 들어오게 만들었다. 이게 결국 리스크를 키우고 주택금융 팽창을 야기했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로 미국 정부의 저금리 정책이 하나가 그 원인인데 2001년도에 경기가 나빠지니까 그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 낮췄는데 경기 회복 후에도 안올렸다. 거기에 물가 안정, 고용 확대, 자산 가격의 안정 이것까지 다 하다보니까 주식 가격 떠받치기 위해서 금리를 낮추었고 이게 거품을 초래했다. 그린스펀이 이 것에 대해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마지막으로 중요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미국의 소득 분배가 불평등 해지면서 저소득층 주거 문제가 심각해졌다. 그러면 미 정부가 이 사람들에 대해 주택 보조금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돈을 빌려서 집을 사라고 했다. 저소득층 사람들한테 자금 제공해서 집을 살 수 있도록 한 것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인데 이 것이 문제를 확산시켰다. 복지가 후퇴를 한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주거보조금을 주는 형식이 아니라 저소득층한테 돈을 빌려줘서 집을 사게 한 게 사고를 일으켰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지금까지 신자주유주의나 거대담론 얘기는 안하려고 노력해왔다. 잘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구체적 성과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의도적으로 안하려 했는데 오늘 잘 모르는 얘기를 하게 됐다. 경향신문이 이 기획 시리즈로 신자유주의 문제에 대해 굉장히 많은 얘기를 했기 때문에 통계 이론 다 생략하고 아이디어만 간략하게 얘기하겠다.

신자유주의가 근본적 오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하다보니 한가지 떠오른 게 대학원 시절 읽은 맑스의 자본론이다. 자본론의 첫부분에서 맑스가 가장 강조한 것은 자본주의에서 존재하는 두가지 특수 상품이다. 그 두가지는 다 아시아시피 노동력과 화폐다. 이 두가지의 특수상품이 어떻게 자본주의에서 재생산되고 하나의 생산양식 체제를 형성하게 되는가. 설명하는 것이 자본론의 주된 내용이다.

여기에서 중요하게 봐야할 것은 노동력과 화폐도 자본주의에서는 시장에서 교환되는 상품이긴 하지만 다른 일반 상품과는 다른 특수성을 갖고 있다.

그 특수성이란 다 아시니까 생략하겠지만 노동력은 사고 팔 수 없는 것이다. 즉, 인간의 활동을 교환의 대상으로 삼는 과정에서 평등한 인간관계라는 요소 때문에 자유로운 부등가 교환이 이루어질 수 없는 그 상황 속에서 잉여가치라는 부등가 교환이 어떻게 이루어지게 했느냐 이게 문제가 됐고. 화폐라는 것은, 모든 가치를 측정함으로써 인간의 모든 인센트브와 모티베이션이 모두 화페의 축적으로 이루어지는, 물신주의를 설명하는 것이 맑스의 핵심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 상품의 특수성이 뭐냐하면 다른 상품과는 달리 그 재생산이 시장에 완전히 맡겨질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하는게 아닌가. 즉 그 것은 자본주의라는 생산 체제를 유지하는 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에 노동력과 화폐의 재생산은 어떤 의미에서든 사회적으로 관리되어야할 특수상품이다는게 맑스의 관점이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근본적 오류는 특수상품의 특수성을 망각하고 그냥 상품으로 생각하고 시장 교환 대상으로 여겨 그 재생산을 전적으로 시장에 일임해버린 ‘시장만능주의’가 신자유주의의 가장 근본적인 오류였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1980년대 이래의 노동시장 유연화, 화폐를 다루는 금융산업에 일어난 대대적인 규제완화로 나타나고. 여러가지 광기와 폭력성의 문제가 바로 신자유주의의 근본적인 오류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즉 신자유주의 가장 본질적 문제는 바로 노동력과 화페의 재생산 문제를 시장에 일임하는, 시장 만능주의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신자유주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자본주의 생산관계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노동력과 화폐를 어떤 의미에서든 사회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시장에 맡기는 체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자유주의는 분명 쇠퇴할 것인데 그러나 쇠퇴라고 해서 그것이 바로 몰락으로 이어지고, 그 것을 대체모델인 대안 모델이 바로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암중모색기가 진행이 될 것이고 그 과정에는 신자유주의를 포함한 다양한 대안 모델의 치열한 서바이벌이 진행이 될 것이며 그 암중모색기 동안에는 우리 모두는 내일을 알 수 없는 불안정한 삶 속에서 살아가야하는 시대가 될 거라 생각한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움직이는 기제를 보면 한쪽에는 시장이라는 메커니즘이 있고 또 한쪽에는 국가라는 메커니즘이 있다. 과거에 신자유주의가 이 경제운영 메커니즘의 중심축을 시장 쪽으로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경우였고, 그것이 노동력과 화폐를 통해 나타났다면 이 것의 한계가 나타난 현시점에서는 그 추를 다시 한번 국가쪽으로 움직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서 지속 가능한 메커니즘으로 정착될 것이냐 하는 것은 전혀 선언적으로 정리될 문제가 아니다.

쇠퇴하기 시작한 신자유주의를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냐에 대해 생각하는데, 이것은 신자유주의 이전에 있었던 케인스주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케인스주의에는 세가지 핵심이 있었다.

하나는 대공황기의 확장적인 재정·금융정책을 쓰는 우파적 케인시안으로 불리는 게 있었고

두번째는 포디즘이라고 불리는 일국적 차원에서의 계급 타협의 모델이다. 이 두가지가 케인스의 핵심이다. 물론 여기에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정책이었던 금융의 규제 사회보장정책과 노동시장에 대한 개혁 등등과 같은 일국 차원에서 독점자본 등 금융 자본의 힘을 제어하고 노동과 대중의 힘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사회와 새로운 계약 뉴딜을 맺는게 이것이 좌파 케인시안이라고 할 수 있다.

세번째는 IMF 구성에 관한 것. 지금의 IMF체제와 달리 케인스가 구상했던 것의 핵심은 지금은 어차피 국제거래에서 적자국과 흑자국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적자국 만이 그 비용 부담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케인스구상은 국제적인 불균형을 고려해 적자를 흑자국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국제적 협조주의가 케인스주의의 세번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와 같은 케인스의 세가지 의미 중에서 지금 글로벌 위기에서 세계 각국이 추구하고 있는 전략들은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어디까지 갈 것인가 평가를 해보면 물론 전세계적으로 첫번째의 확장적 재정정책 쓴다는 건 확실해 보이는데, 이것이 자칫 잘못하면 엄청난 재정적자 초래한다. 과잉 유동성 공급을 통해 제3차 쇼크를 발생위험 내포하고 있고, 위기가 진정된다 할지라도 안정적 체제로 작동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세번째 국제적 협조의 재구축. IMF 체제의 재편이라는 문제는 굉장히 많이 문제제기가 되었지만 이것은 문제제기 이상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미국 헤게모니가 약해진다고 하더라도 미국 헤게모니를 대체할 만한 대체 헤게모니가 나타나지 않는 한 국제 통화체제를 포함한 국제질서의 재구축이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남은 것은 신자유주의 이후의 대안을 모색할 때 대안적 관건은 케인스주의의 두번째 문제다. 계급 타협의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재구축할 것이냐에 달려 있고. 독점자본 중에서도 금융자본의 힘을 어떻게 재규제하고, 사회보장제도나 노동시장 유연화를 거치면서 붕괴되었던 중산층을 재건하기 위한 사회노동정책의 재구축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냐에 달려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비관적 전망이 내 생각이고. 그렇기 때문에 불안정한 과도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아까 말씀드린 것과 같이 시장과 국가 라는 양축 사이에서 시계추가 이쪽 극단에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틀림 없지만 이 시계추를 어떤 방향으로 어디까지 끌고 가는 것을 누가 결정하느냐. 여기에서 내가 우려하는 바는 국가가 문제 해결해줄 거다 생각하는 것이다. 기 생각도 잘못된 인식이다. 시장이 모든 문제 해결해줄 수 없는 것처럼 국가도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역사적 자본주의의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와 시장의 역할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관건인데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시장도 아니고 국가도 아니고 바로 시민사회의 건강성일 것이다. 노동조합만이 아니라 보다 큰 시민사회의 힘이 문제 해결의 키를 갖고 있을 것인데. 그런 점에서 보면 한국사회의 미래는 더더욱 비관적이다. 한국자본주의는 국가자본주의에서 신자유주의로 곧바로 건너뛰었기 때문에 우리는 서구사회가 경험했던 자유주의의 소명과 케인스주의의 반혁명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런 상태에서 한국의 시민사회는 시장의 역할과 국가의 역할을 지금부터 재정의해야 하는 과제까지 안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신자유주의 이후 한국 자본주의의 재구축은 암중모색이고 굉장히 불안정한 체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김상조 교수께서 모두 지적했듯이 저도 거대담론에 대해선 잘얘기 안해왔고 어색한 측면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 터지면서 많은 비판과 지적 하는것 보면서 저 나름은 수긍하는 측면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죄송하지만 너무 호들갑을 떠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동차가 시속 300km로 가다가 사고 났는데 사고 난 것 보면서 자동차 탈 것 아니구나, 또는 길이 왜 반듯하냐 길이 구불구불했으면 300km로 못갔을텐데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다.

물론 사고 나는 것은 나쁜 것인데 나쁜 것의 원인을 따져보는 것에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번째는 운전자 과실이다. 그 다음은 속도계가 없더라. 속도계가 있었으면 벌금 매기면 됐는데. 교통경찰관은 왜 다 자고 있냐. 길은 왜 반듯하냐. 자동차를 왜 시속 300km 속도가 나게 만들었냐 이런 것들이 있다.

길이나 자동차는 시스템의 문제고, 사고난 운전자는 사람이나 제도의 문제다. 시스템이의 문제냐, 본질적인 한계냐, 300km 안 밟고 100km 밟았으면 사고 안났을텐데. 300㎞ 밟아서 무너진 거 아니냐.

300㎞ 달리다가 사고난 운전자가 미국이라고 한다면. 그 것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다 알고 계시는 문제다.

1929년 대공황이라고 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있었고 1929년 10월24일 주가 폭락하더니 4년만에 주가가 10분의 1이 됐다. 실업률 25%가 됐고 소득은 반이 됐다. 경상소득이 100에서 50으로 갔다.

그때도 시스템 문제가 제기 됐다. 아까 김교수 말한대로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루스벨트의 뉴딜과 케인스의 수정자본주의론이다. 시장이라는 기제를 통해서 움직이던 자본주의가 국가 내지 정부가 들어오면서 상당부분 안정 찾은 것이 1932년이다. 1937~1938년 되면서 조금씩 나아지다가 다시 어려워지더니 세계2차대전 터지면서 거대한 전쟁 물자 생산과 공급과잉설비가 정리가 되면서 1942년쯤 실업률이 완전고용 상태 됐다. 13년 만에 자본주의 체제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일부 사람들은 그 거대한 쇼크가 왔을 때 국가의 역할이 뭐냐. 2차대전이 살리지 않았냐. 이렇게 이야기하는 측면도 있었다. 뉴딜과 세계 2차대전. 세계 2차대전 승리를 발판으로 미국이 군수물자 생산 엄청나게 해서 금을 모아들이기 시작하는데 전세계 금의 72% 모아들인다. 이 금을 배경으로 달러를 금으로 바꿔준다고 해서 브레턴 우즈 체제를 만들었다.

미국의 화폐인 달러를 미국은 혼자 찍는데 전세계가 같이쓰니까 기축통화 지위에 올라갔다. 그래서 세계 2차대전 이후로 자본주의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미국 경제는 수퍼파워 되는 계기가 됐다.

1960년대 월남전을 하면서 미국이 650억불을 혼자 쓴다. 달러를 너무 찍어서 금으로 바꿔주지 못하니까 각국이 ‘이제 끝났구나’ 불안을 느껴서 달러를 투매한다. 1971년 닉슨대통령이 금태환 정지 선언하면서 달러를 금으로 안바꿔준다고 했다. 그래서 정부가 어떻게 하냐 했는데 결국은 고정 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해나갔다. 달러의 헤게모니가 그래서 유지가 됐는데 그 때가 충격이었다.

시스템이 작동을 하다가 충격이 찾아 오는데 그 충격이 오면 ‘아 이 시스템 끝난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2차대전 이후 경험을 보면 그런 쇼크들이 자본주의 시스템 내에서 정부와 시장의 관계와 국가간 협약을 맺어 상쇄시키고 협조하고, 힘의 논리, 묵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면서 제자리 돌아오는 복원력이 존재한다.

복원력이 작동하는 모습과 미국이라는 헤게모니가 어떻게 될거냐, 정부와 시장의 관계에서 예를들어 정부가 제로라면 극단의 자유방임이고 정부가 100이라면 극단적 사회주의. 케인스주의는 정부가 한 50쯤. 신자유주의는 30 정도 자유주의는 10정도 된다면 정부 비중이 30에서 50에서 60으로 됐다가 다시 위기 진전되고 여러상황이 제자리 찾으면 정부 비중은 줄어들지 않겠냐. 왜냐면 시장은 힘이 있다. 시장은 자율적으로 움직이려는 속성있고, 정부 영향력을 배제하려는 속성이 있다.

시장과 정부는 협조하기도 하지만 갈등적 요소 있다. 미국 위기는 시장의 힘이 커져가고 정부힘 줄어드는 과정에서 생겼다면 정부 힘이 다시 세질텐데 정부가 100으로 갈거냐. 그러지는 않을거다. 시장의 신축성과 복원력이 있기 때문에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그러면, 신자유주의를 어떻게 볼거냐. 정부비중이 30이면 신자유주의고 50이면 케인스 주의인데, 그러면 케인스주의는 자본주의 아니냐, 그렇게 볼 수는 없다. 케인스주의도 수정자본주의다. 어떻게 보면 시장 무시하는 게 아니라 시장과 정부의 상대적인 크기 그 것이 조정이 된 상태에서 자본주의의 위기를 넘긴다.

협의의 신자유주의를 정부비중 30으로 본다면 50정도까지는 갈거지만 좀 더 크게 본다면 40, 50가도 결국은 시장이 존재한다. 시장이 없어지는게 아니고, 그 역할이 시장이 정부에 의해 조정될 것이다.

미국이 얼마냐 심할 정도로 간접·직접 금융을 썼느냐. 메릴린치 오닐이 CEO 되고 나서 비지니스가 주택담보 대출이 너무 잘되니까 주택담보대출 회사를 하나 사서 그리고 그 회사가 대출 준 것을 증권화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 회사의 2인자, 3인자 자르면서까지 이 회사 인수를 해서 모기지 대출 하고 과도하게 증권화 했다. 알겠지만 메릴린치는 최근 BOA에 인수됐다.

정부 위기 오는 과정에서 미국에 어떤 일이 일어났나를 보면 오버를 많이 했고 분명히 지적돼야 한다. 그담에 어떻게 될거냐. 시장 붕괴될거냐. 그렇게 보지 않는다. 올해 전세계 성장률이 2.2%다. 대공황때는 4년만에 마이너스 50%였다. 실업률은 우리가 4~5%. 그리고 아프리카는 5%성장할 것이다. 솔직한 얘기로 위기 와서 힘들고 어렵고 해서 복잡한 문제 많아서 복잡한 사고들이 있지만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공황하고는 상대가 안된다. 대공황도 헤쳐온 자본주의 시스템이라면 이 위기도 특유의 복원력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

-너무 지나친 낙관일지 모르지만. 분명히 신자유주의의 시장실패는 인정한다. 시장이 문제가 많고 실패가 잦고 특히 금융시장은 시장실패가 잦은 분야다. 쏠림이 있고 도덕적 해이 등 굉장히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시장실패가 나타날때 정부가 빨리 들어가서 규제와 감독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금융시장 없어질거냐. 그렇지 않다. 시장과 정부의 상대적 역할의 팽창과 축소를 통해서 자본주의 복원력 작동할 가능성 높다는 점에서 이번 위기를 도로의 문제, 자동차의 문제라는 본질적 지적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교만한 운전자가 거대한 대형사고를 냈는데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시장과 정부의 역할이 조정되면서 회복되는 과정이 지속되지 않을까 한다.
 
■임원혁 KDI 연구위원=신자유주의의 개념-역사-성과-전망 넷으로 나누어 발표하겠다. 신자유주의의 개념-문제점을 정의해야 한다.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어떻게 다르냐를 보자.

자유주의는 전제권력으로부터 인간을 해방하는, 단순히 자본만이 아니라 인간을 해방하는 게 깔려 있다. 신자유주의의 기저에 깔려 있는 건 정부로부터 자본을 해방시키는 것이다. 정부가 꼭 전제권력일 필요도 없고 심지어 민주 정부라 하더라도 정부로부터 자본을 해방시키자는 게 기본이다. 거기서부터 시작을 하면 결국은 신자유주의라는 것이 실제 구현된 바는 대공황과 2차 대전 이후 형성된 복지 국가를 해체하는 일련의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규제완화라든가 논쟁적 조세 정책을 해체한다든가 특히 금융 시장에 있어서도 규제를 완화 시키고 노조를 약화 시킨다. 공급자 위주의 경제학을 주창하면서 부자 감세를 해주면 그 해법이 결국은 서민들에게도 전파가 될 것이다. 이런 이론을 펼쳤다.

이 중에서도 핵심적인 것은 금융 세계화라고 본다. 결국은 자본이 정부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기 위해서는 일국차원이 아니라 전세계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금융 시장은 실물시장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 군중 효과도 작용하고 시스템 리스크도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 필요성이 상당히 있다.

그런데 정부로부터의 자본 해방이라는 큰 기저에 깔린 사상을 바탕으로 해서 실물 뿐 아니라 자본 시장에도 규제 완화를 해야 한다는 사상이 깔려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무역의 세계화라든지 실물 경제 쪽의 자유화를 주창하는 바그와트 같은 교수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금융 시장의 세계화는 좀 규제 완화 되면 다른 차원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쨌든 이런 게 신자유주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를 보면 그 직접 기반은 1930~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하이에크 같은 사람의 정부 개입에 대해 반대입장을 취했는데 이게 전체주의 뿐 아니라 민주 정부라 하더라도 정부 개입은 문제다고 했고 하이에크가 계속 주장 했던 건 정부가 아무리 서민을 살리겠다고 해도 정부의 한계나 부패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결국 계획이 시장이 이길 수 없다는 논지를 폈다.

심지어 하이에크는 민주 정부, 투명한 정치 절차를 거쳐서 정부 개입이 정당화된다고 해도 그 것도 문제라는 입장을 펼쳤는데 정부 개입이 결국 예종의 길로 연결될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하이에크의 이런 입장은 기본적으로 반 민주적인 입장이 깔려 있었고 극단주의적인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40~50년대에는 하이에크가 큰 영향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2차대전 이후에 여러 선진 경제들의 경제 정책 기조가 되었던 사상은 케인스주의에 오히려 가까웠고 그 성과가 상당했다. 하이에크는 정부 개입을 아주 부정시 했는데 미국을 비롯해 여러 서유럽 국가들이 사민주의에 가까운 복지 국가 체제를 형성하고 경제 성과를 냈다. 이 성과가 상당히 뛰어났다. 미국은 48~73년까지 생산성이 매년 2.8%로 늘어났고 누진적 조세 체계와 노조 친화 정책들이 역할을 했다고 해석을 한다. 최근에 폴크루그만이 책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대압축 현상이 일어나서 미국에 중산층이 견고하게 형성되고 상당한 경제 성과를 이뤘다. 1948~1973년 이 때를 보면 하이에크가 더 영향 미치고 이런 게 없을 것 같은데 이와 같은 복지 사회의 성공이 사실은 결국 쇠퇴로 연결된다. 이미 1940년에 지적 나왔듯이 완전 고용 상태가 되고 노조가 강력한 상태에서 무리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과도한 복지 요구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노조의 정당성과 힘을 약화시키고 결국은 대다수 중산층도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생겼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나면서 과도한 복지 부분에 대해 유권자들이 식상하게 된다. 물론 이 유권자들이 의료보험 이런 걸 싫어했다는 건 아닌데 가난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복지 혜택 받아서 벤츠 몰고 다니고 이런 에피소드들이 생겼다. 1970년대 이와 같은 불만이 늘어나면서 마가릿 대처나 레이건 같은 사람이 결국은 아주 정치적으로 세련된 어쩌면 효과적인 기법 사용한다. 핵심은 개인적인 자유와 자유 기업과 같은 것을 인종주의라든가 이런 부분과 엮어서 결국 민주 국가에서 자본이 소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중산층에 어필해서 선거를 통해 신자유주의 정책을 구현하게 된다. 그리고 1970년대 하이에크 주장들이 힘을 받게 되는 것인데. 정치적으로 신자유주의가 떠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따져보면 1970년 이후에 워싱턴 컨센서스 이름 하에 개도국에 대한 정책 자금이 효과적이었나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개도국에 대한 이 부분은 재미있는 것이 워싱턴 컨센서스를 받아들였던 나라보다는 동아시아의 한국이나 중국, 시장 메커니즘과 정부 개입을 적절히 혼합한 나라들이 더 큰 성과를 이뤘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재미있는 것이 신자유주의가 계속 힘을 받으면서 결국 생산성은 늘어날 지 몰라도 소득 분배가 악화되고,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부시 행정부 때 생산성은 연간 2.5%씩 늘어나는데 중산층의 소득은 같은 기간 동안 2000달러가 오히려 줄어든다. 이렇게 되다보니까 사실 성과라는 측면에서 보면 개도국 내에서도 워싱턴 컨센서스가 우리한테 가져다준 것이 무엇이냐 하는 반론이 제기되고 미국 내에서도 중산층의 위치가 흔들리면서 다시 진보적인 정치가 복귀가 되고 이게 2008년 오바마 승리와 연결된다고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가 쇠퇴할 것이냐. 이렇게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 국제 금융 위기, 세계위기를 보면 몇가지 요소가 혼합돼있다.

결국 우리가 80년대 이후부터 1990~2000년대 지나면서 겪었던 외환 위기의 핵심은 기축 통화가 있는 나라와 기축 통화가 없는 나라가 상당히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다. 기축 통화가 있는 나라는 외환 위기를 원천적으로 겪을 이유가 없고 채무의 문제가 생긴다면 돈을 더 찍어내면 된다. 그러나 기축 통화가 없는 나라는 이와 같은 여건이 없기 때문에 금융의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더 국제 자본의 흐름이 빨라진다면 결국 외환 보유고 더 확충하든가 아니면 무제한 통화 스왑 체계가 들어가든가 이럴 수밖에 없다. 근데 외환 보유고라는 것이 과거에 금융 세계화가 진전되지 않았을 때는 수입액의 3개월 분을 확보하면 별 문제 없을 것이다 했는데 자본 시장이 개방 되면서 훨씬 더 국제 자본의 흐름이 커지게 된다. 그러면 외환 보유고 액수도 훨씬 커져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환율 정책에 있어서 유연성은 상당히 사라지고 고환율을 유지하면서 경상수지 흑자를 계속 내서 외환 보유고를 쌓아야 한다. 그러면 기축 통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는 기축 통화를 안가지고 있는 나라들이 수입을 그만큼 덜하는 거니까 자기네 나라들 경제를 어느 정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보이더라도 부양을 해야 한다는 거고 그 과정에서 자산 거품 가능성이 생긴다. 그 것이 금융 세계화와 연결되면서 자꾸 금융 위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기축 통화국과 비기축 통화국간의 불공정성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느냐 생각해보면 예전처럼 금본위제 한다든지 생각할 수 있는데 금 배분이 공평하게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마치 우리가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듯이 일정 수준의 외환을 정해놓고 각국의 경제 규모에 맞춰서 정해놓고 그 것을 거래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면 선진국 뿐 아니라 개도국도 거시경제 안정성을 확보해야 되는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데 이 것은 신자유주의 떠나서 현실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이미 기축통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이 것을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결국은 세계 금융 위기 이후의 국제 통화 재편이라든지 이런 이야기가 전개 됨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해법을 안보인다. 신자유주의 차원을 넘어 자국의 이해 따지면 기축 통화 가진 나라는 기축 통화 가지고 하겠다는 게 되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신자유주의가 본질적으로는 민주정부든 아니든 정부로부터 자본을 해방시키는 것이고 그 와 같은 수요는 상당히 있기 때문에 정치 경제적인 측면에서 아무리 신자유주의 폐해가 드러난다고 해도 자본의 입장에서는 계속 국가를 견제할 입장이 되고 민주 정치 체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유권자들이 본인들의 계급적 이해에 충실하게 투표를 하는 보장이 없다. 과거에 보면 사회적 가치라든가 여론 조작 이런 것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앞으로 신자유주의가 금융 위기로 인해 쇠퇴할 것이다 이렇게 보기엔 어려울 것 같다.
 
<토론>

■이근식=각 발표자들한테 일단 5분씩 더 주고 질문 기회를 드리겠다. 그러고나서 질문에 대한 답변 시간을 토론자들에게 더 드리겠다. 시간이 남으면 청중들로부터의 질문과 답변도 받겠다.
 
■장상환=신자유주의의 한계가 드러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대체할 만한 대안이라는 게 뚜렷하지 않고 신자유주의를 유지하려고 하는 힘이 워낙 강해서 쉽게 다른 것으로 바뀌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생각이 많은 걸로 드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금융 위기가 진행이 됐는데 올 해 들어와서는 사실 실물 위기가 본격화 되서 생활의 악화를 겪게 되는 과정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이 1997년도 외환 위기를 겪고 회복하는 V자 구조가 아니라 장기화 될 조짐이 있다. 그러면 국민들의 생활이 변화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케인스주의적인 방향으로 분명히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자유주의 한계 때문에 과거의 정부 중심의 정책을 더 강화해서 경제를 안정시키고고 사회 양극화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그런 움직임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을 통해 드러났다. 부자들의 감세 이런 것의 정세를 돌려 중산층과 서민들을 보호하는 쪽으로 정책 노선을 바꿨다. 부실 채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채권자 보호하는 구조에서 채무자 사회 약자들을 보호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바뀌고 있다. 그러면 케인스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케인스주의론을 갖다 놨을 때 케인스주의의 한계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케인스주의가 1960년대까지 황금기를 유지하다가 스태그플레이션 초래해서 기업의 수익률 악화에 대해서도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임금과 물가를 연동시켜서 하려다보니까 노동자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주도권을 신자유주의에 넘겼다.

그런데 경기 변동을 초래하고, 또 공황까지 가는 그 원동력은 기업의 의사결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의사결정이 경기 침체를 일으키는 원동력인 건 분명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케인스주의를 넘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한 두가지 생각이 있다.

한가지는 금융 문제다. 금융 부분은 특수한 분야인데 너무 사적 자본가들의 힘에 의해 맡겨져 있다. 금융은 공공성이 있다. 은행에서 돈을 고객들에게 빌려서 투자했는데 잘 안되서 빌린 것을 못갚게 되면, 은행 주도로 했는데도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예금자 보호를 위해 정부가 책임지게 된다. 그런데도 금융기관을 사적 자본가에게 맡길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나온다. 금융기관의 공공소유화가 필요하다. 일시적으로 위기 시에 공적자금 투입해서 지분 확보해서 국유화 하는 일시적인 조치가 아니라 장기적인 조치로서 취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것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금융 기업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대기업 총수 지배하에 있어서 중소기업에 부당 하도 이런 것을 통해서 기업 경영을 압박하고 그 것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부담으로 오는 구조다. 이게 양극화 결국은 경제적 순환, 불황을 초래한다. 일반 기업의 의사결정과 지배 구조도 총수의 뜻에 맡겨두는 게 아니라 어떻게 사회적 통제를 할 것인가. 노동자들의 경영 참여 이런 것을 통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료라든지 교육, 주택 이런 부분의 탈 시장화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게 많이 앞으로 이야기 나올 수 있는 부분인데 가계 지출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교육 10% 주택이 20~30%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것이 미국 같은 경우는 시장에 맡기다 보니까 엄청난 자산 가격 거품이 발생하게 돼 금융 위기로 갔다. 독일의 경우와 같이 주거 보존비 같은 것을 통한 탈 시장화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아이디어라든지 문제 제기는 약한 편이다. 그러나 이 것이 지속이 되면 논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의제가 ’케인스로 복귀하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 하는 의견도 있는데 그게 아니라 지금까지의 경험이 있으니까 케인스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것을 넘어가서 경제 위기, 실물 위기 이런 재발을 막기 위해서 어떤 것이 필요하냐 이게 제기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김상조=신자유주의 이후의 새로운 경제모델을 우리가 생각할 것과 주의점과 관련해 두가지 사례 말씀드리고 윤창현 교수님께 질문드리겠다.

제가 금융 전공하고 있는데 신자유주의 문제를 주로 금융 문제에 포커싱을 해서 주로 말씀들을 하신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 등 위기의 진앙지를 금융산업에 두고 있기 때문에 금융산업에 대한 재규제와 위기 극복 및 새로운 경제모델을 구축하는데 핵심이 될거라고 생각해서 많이 말씀 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우리가 간단하게 얘기하고 결론내어서 합의할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두가지 사례 말씀드리겠다. 첫번째는 흔히 루스벨트의 뉴딜적 개혁으로 금융개혁을 얘기 많이한다. 1932년 말에 루스벨트가 대통령에 당선되서 1933년과 1934년 2년동안 미국의 오늘날 금융산업, 자본시장의 주요한 프레임워크가 이때 만들어졌다. 특히 자본시장과 관련해서 많이 만들어졌는데 1933년에 증권법과 1934년에 증권거래법 등이 만들어졌고. 우리가 아는 것처럼 미국의 증권거래 위원회가 그때 만들어졌다. 그 역사를 잠깐 설명해드리면 처음에 당시 루스벨트 자신과 그 추종자들은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감독기구를 어떻게 만들려고 했냐면 FTC 공정거래위원회가 있다. 공정 거래 위원회는 이미 만들어져 있었는데 루스벨트의 애초 생각은 이 공정거래 위원회에 자본시장 규제기능까지 같이 주려고 했다. 그랬다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시장규제기구가 됐을 것이다.FTC에게 부여하려고 했던 자본시장 규제 방식은행위에 대한 직접적 규제방식이다. 뭐 하지 마라 이런 식으로. 지금 은행에 대한 규제 비슷한 것을 자본시장에도 하려했다. 이게 처음 구상이었고 설득력이 있었다. 1929년에 주가 폭락하고 1932년, 1933년 2년 동안 은행 3분의 1이 망했다. 그래서 이게 당시 강력한지지 받다가 다 틀어졌다. 결과적으로 결국 FTC와 SEC를 별개로 만들었다. SEC규제방식은 직접적 행위 규제 방식이 아니라 공시 등 효율적 시장가설에 근거해서 시장에 정보를 많이 주면 시장은 저절로 작동한다는 1930년대 우리가 알고 있는 신자유주의 같은 생각 위에서 SEC 규제 방식이 만들어진 것이다. 2년동안 분위기 급변했던 것이다.

우리가 작년에 금융 위기가 커졌으니까 지금은 금융산업에 대해 직접적으로 규제해야 하고 헤지펀드도 다 등록시키고, 뭐뭐도 하지 못하고 토빈세 등등 얘기한다. 하지만 2년쯤 지나면 언제 얘기했냐이런 식으로 분위기 돌아갈 것이다. 그만큼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방식이나 이해관계는 상상하는 것 이상의 강한 힘을 갖고 있다.

두번째는 최근에 와서 이 위기를 일으킨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1999년에 만들어진 금융지주회사법이다. 기존에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같이 못했는데, 지주회사 방식으로 같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법이다. 이것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요원인으로 생각하는 데 이건 착각이다. 유럽에서는 은행이 투자은행, 증권회사 역할을 100년 200년전 부터 같이 하고 있었다. 유럽에서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업무가 인 하우스로 같이 한다. 미국은 루스벨트 때의 규제로 못하게 하던 것을 1999년에 비로소 같이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그 것도 유럽과 같이 인 하우스, 하나의 금융 기관이 하나의 창구에서 하는 게 아니라 지주회사 방식으로 분리된 자회사 방식으로 만들어준 것이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함께 하도록 만들어준 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원인이다 하면 유럽은 오래전에 거덜났어야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금융 규제를 어떤 방식으로 하냐, 법을 어떻게 해야 하냐 이런 게 예정된 결과를 만들어낸 게 결코 아니다.

왜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그런 식으로까지 갔는데 유럽의 유니버셜 뱅크(두가지 업무를 동시에 하는 은행)들은 그 일을 하지 못했느냐.

그 이유는 좋은 의미의 금융규제 뿐만 아니라 노동력의 재생산과 화폐의 재생산과 관련해 어떤 사회적 컨센서스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문제를 규정짓는다. 사회적 합의가 금융 산업 하나하나의 규제에 그 지배 방향과 결과를 본질적으로 규정하는 문제라는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즉 전체의 방향과 함게 하나하나 제도의 설계를 어떻게 매치시킬 것이냐를 정확하게 고민해야한다. 그런 고민 없이 이게 문제니까 이 것을 규제하자 이런 식으로 하면 도입할 때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 가져온다.

윤창현 교수에게 질문드리고 싶다.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노동력 및 화폐의 재생산과 같이 사회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를 각 개인에게 맡긴 것이 신자유주의 문제다. 노동력 재생산도 네가 네 책임 하에 시장에서 해결하라 이런 식으로 사회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를 각 개인의 책임 하에 만들어가는 구조다. 그 것을 뒤집는 것이 우리가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자 라는 컨센서스를 만들어내는 게 신자유주의 해결의 근본이라고 보는데 우리는 국가자본주의에서 신자유주의로 바로 건너뛰었다. 전제적 폭력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는 구자유주의의 혁명도 경험하지 못했고 구자유주의가 가져온 시장의 실패에 대해 보완을 하고자 했던 케인스의 반혁명도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는 국가와 시장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 한국 사회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어떻게 신자유주의를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아까 윤교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미국은 300킬로까지 가다가 사고 냈는데 우리는 70 80 도 못간다. 미국은 속도를 제한하고 우리는 지금의 속도 더 올리는 게 균형이라 말씀. 그런데 한국의 시민사회에서 국가 역할과 시장 역할을 제어하는 사회적 합의가 없다는 면에서 미국보다 더 위험한 사회를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있고, 여기서 기본적인 베이스 없는 상태에서 지금의 우리 속도 제한인 80키로를 200키로로 올리면 한국은 붕괴될 것이다라는 우려가 있다. 지금 당장 미국 속도 300키로와 80키로를 비교하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도로의 상황과 교통경찰에 대한 믿음 생각한다면, 단순히 속도 올려야한다는 주장은 위험하지 않나 질문 드리고 싶어.
 
■윤창현=예를 들면 가계와 기업이 있다. 실물시장에서는 기업이 물건 만들고 가계가 돈 내고 사고, 노동 시장에서 가계가 노동 공급하고 기업이 노동을 수요한다. 금융시장에선 가계가 남는 돈을 금융기관에 넣어주면 그 돈이 금융 기관 통해 기업으로 간다. 결국 가계와 기업이 노동시장, 실물시장, 금융시장에서 만난다. 그런데 여기에 정부가 들어오면 정부가 시장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까.

모든 은행을 정부가 소유하고 모든 자본 시장에 존재하는 것을 정부가 운영하는 식으로 한다면 금융시장이 없어질거냐. 저는 그렇게 안본다. 정부가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정말로 대체하는거냐, 아니다. 운영주체를 공공적 주체로 바꾸는 것이다. 시장 메커니즘은 여전히 국유화된 은행에 우리가 돈을 예금하면 국유화된 은행에 은행원들이 있어서 기업들 잘 골라서 대출해준다.

노동시장을 정부가 대체할 수 있느냐. 어렵다. 실물시장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모든 상품 생산하고 판매한다면 실물시장 사라질 것인가. 여전히 공장에 일하는 사람은 국민들이고 경영자가 정부에서 파견됐을 뿐이고 여전히 시장이 남아있고, 가격이 남아있을 것이다. 제가 말씀드린 것은 시장과 정부의 역할에서 정부가 시장 대체한다는 것이 정부의 역할을 시스템은 놔두고서 경영 내지 운영하는 주체가 국가쪽에 가까운 운영구조나 지분구조 경영구조를 만든다는거지 시장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거다.

예를 들어 정부가 은행을 국유화 했다? 가만 보면 정부가 돈주고 은행주식 산거다. 그리고 몇가지 요구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은행은 대주주인 정부의 어떤 역할이나 주문, 여러 요구들을 받아들인다. 국유화했다고 해서 은행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간거냐. 은행은 그대로 있는거다. 부분국유화 하면서 무지하게 침튀기는 분들 있는데 가만 보면 정부가 국민에게 받는 세금 가지고 은행 주식 좀 갖고 돈을 넣어준거다. 그러면서 은행은 돌아간다. 어떻게 미국이 은행 국유화 할 수 있냐고 하는데 좀 오버하는 것 같다. 나중에 정부가 은행 주식 팔수도 있다. 지금의 현상이 정부로의 쏠림 굉장히 일어나는 것 같지만 정부는 물주 비슷한 역할 하면서 위기를 극복할 시간 주면서 시간 지나면 다시 주식 팔아서 세금 회수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신자유주의 이런 얘길 하는 것이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한 것처럼 호들갑 떠는게 아닌가 한다.

김상조 교수님 질문 감사하다. 국가자본주의에서 신자유주의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 정부가 얼마나 신자유주의 했냐. 지금도 보면 민간이 정부에 굽신굽신 하고 새로운 상품 도입하려면 몇개월 사정해야 도장하나 찍어주고 하는 시대다. 저녁 사주고, 술사줘야 하고 그런 시대인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신자유주의 한것처럼 보여도 정부 역할이나 금융시스템 작동하는 것 보면 굉장히 세다. 미국 가서 제일 놀란게 동사무소 구청 없더라. 제가 시카고에 살았었는데. 시청하나 달랑 있더라. 어떻게 호적등본 어디서 떼나 했더니 호적도 없고, 어떻게 이런 나라 돌아갈 수 있냐고 했더니 잘 돌아가더라. 물론 최근에 문제가 생기긴 했지만.

우리나라 엄청난 규제와 행정시스템 돌아가면서 신자유주의로 돌아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보면 정부 역할이나 기능 얼마나 줄었냐. 아직도 멀었다. 정부가 개입하고 정부 역할 보면 미국하고 비교할 수 없다. 우리나라 정부 역할 얼마나 줄었냐. 결론적으로 안줄었다고 본다. 조금 더 줄여도 괜찮다고 본다. 다만 아무데나 막 줄이라는 이야기 아니다. 강화할 데는 강화하고 규제할 데는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상태에서 우리나라는 아직도 정부 힘이 막강하고 심하게 작동해서 시장이 위축돼있거나 민간이 힘들어지는 영역들이 분명히 있다. 그런 데를 골라서 선별적으로 규제를 줄여주고 강화할 데는 강화하고 이런 부분을 섞어서 이야기 하면 국가 자본 주의에서 신자유주의로 확 뛰어서 생긴 문제점을 보와할 수 있다고 본다.

두번째로 우리나라가 신자유주의를 제대로 하긴 했냐 이 부분을 잘 생각할 필요가 있고, 신자유주의가 DJ, 노무현 정부 때 했다고 하는데. 정부가 시도 했다고 볼 수는 있지만 강도가 셌다고 보지는 않고 그게 효과적이었는지, 제대로 된 신자유주의 하긴 했는지 그건 아니었다고 보고 시늉만 했다고 생각한다. IMF가 시켜서 조금 하긴 했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보면 정부가 여전히 모든 활동에 깊숙한 개입 하고 있다.
 
■임원혁=아까 말씀 드린 것 보충해서 설명 드리고 싶다. 민주 정부가 어떻게 자본을 제어하는가. 일국 차원과 세계 차원으로 나눠보면 좀 얘기가 다르다.

일국 차원에서 보면, 민주정치 체제는 1인1표로 돌아가고 자본주의는 1원 1표 체제로 돌아가는데. 민주 정부가 어떻게 자본 제어하는가가 문제가 될 것이다.

과거 뉴딜 때 보면 정부가 조세·노동·복지 정책 가지고 한 것이다. 그 기반이 된 것은 이른바 뉴딜 정치연합이다. 그 정치 연합을 보면 남부의 민주당 전통 지지층 있고, 남북전쟁 때 패배한 남부 지지자들이 있었고, 중서부 노동자가 여기에 추가된다. 또 동북부 지식인들 합쳐져 정치연합 코얼리션을 결성한다. 잘 뜯어보면 남부 지지층은 인종주의적, 이런 부정적 측면 있긴 하지만, 미국 평균에 비해 잘 못사는 곳이란 특징이 있다. 그래서 조세·노동·복지 관련한 뉴딜 지지를 했다. 중서부 노동자도 마찬가지였다. 동북부의 지식인들은 케인지언 파비언 등 이런 차원의 이념적 지지를 했다.

지금 오바마 정부 보면, 미국은 이전 2007년과 2008년 사이에 생산성은 늘었지만 중산층의 소득은 감소한 측면을 안고 있다. 의료보험 관련 등 불안정성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불안 요인들이 중산층으로 하여금 민주당을 지지하게 했다.

하지만 다른점은 뉴딜 때처럼 견고한 정치연합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1930년대처럼 견고한 정치 연합을 만드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는데 1930년대와 다른 것은 세계적인 차원에서 시장 통합이 진행돼왔기 때문에 일국에서의 계층 타협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적인 차원에서는 무정부 상태이고, 아까 이야기 했듯 기축 통화를 보유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에서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고, 자본 입장에서도 계속 위협을 할 수 있는 것이 법인세 높다든가, 복지 정책이 과도하다고 보인다든가 하면 공장 옮긴다는 등 실질적인 위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부분들을 견제하면서 나온 것은 이른바 바닥으로의 경제를 막고 노동여건 저하를 막기 위해 국제적 블루라운드 한다든가 이런 것 있는데, 냉정히 보면 이런 시도들이 초국가적 정부에 의해 이뤄지는 게 아니라 개별국가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진행된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민주정부 차원에서 제어하기엔 상당히 어려울 것 같고 단지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금융 세계화라든가 이런 폐해가 아주 클 경우에 따라서 기업 부분에서도 일정 부분 복지 정책을 받아들이고 규제 받아들일 요인이 있기 때문에 그 정도 차원에서 타협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장상환=전세계적인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윤교수님께서는 신자유주의가 늘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좀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선진국의 경우에는 복지 국가를 거쳐서 국가가 상당히 탈시장화된 부분을 운용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정리해고를 하더라도 그 분들이 해고된 다음 어느 정도 돈을 받을 수 있게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거의 그런 경우가 없다. 노동시장이 유연화 되면서 양극화·비정규직 확대 등 그 격차가 심해졌다. 그리고 국민들이 여기에 대해 극단적 반응을 보이게 되면서 대학에서는 스펙을 늘리려고 난리를 치고, 펀드 열풍도 노후에 대비해서 시장에서 벌인 머니 게임. 혹은 발버둥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목표하는 것을 달성하게 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신자유주의 도입도 늦었지만 여러가지 그 완충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이 됐기 때문에 극단적인 모순이 나타나게 됐다.

거기에 대한 대안 마련을 심도있게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냐, 시장이냐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 개발 독재 시대 때 국가의 역할은 노동 억압하고 자본 육성하는 게 기본인데 현재는 국가와 시장의 역할을 이야기하는데 있어 시장을 규제하는 게 국가인가 이게 혼동돼있다. 노동을 억압하고 자본을 육성하는 게 약화되지 않고, 거기에 자본의 힘마저 너무나 커져버렸다. 선진국의 국가 역할은 자본을 규제하고 노동을 보호하는 것이 더 큰 비율을 차지한다. 그런데 우리는 워낙 정부의 비중이 워낙 작고, 복지라든지 이런 노동 보호 이런 게 약하기 때문에 이 것을 강화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이 걸 하는게 중요하다.
 
■김상조=사실은 케인스주의에서 신자유주의로 넘어가는 그 시기는 매우 짧았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부흥은 60년대 말부터 징후가 나왔다. 베트남 전쟁이 진행되면서 재정 적자가 달러에 대한 신뢰 무너뜨리고 68년의 사회 운동 속에서 대중들의 저항이 있었다. 협의의 포디즘이라고 부르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에 대한 노동자들의 저항이 60년대 말부터 나왔다. 케인스주의가 붕괴되고 신자유주의가 지속 가능한 것으로 자리 잡았다라고 하는 것은 대처·레이건 이후거나 아니면 사회주의 막을 내린 90년대 이후라고 평가할 수 있다.

케인스주의 쇠퇴로부터 신자유주의 모델이 작동하기까지는 10년부터 20년까지의 과도기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신자유주의와는 다른 자본주의 모습을 보게 되려면 10년 이상의 과도기가 필요한 것 아닌가.

신자유주의 성립 과정을 보게 된다면 하이에크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 복원을 위한 사회운동이 있었고 밀턴 프리드먼의 정책 통화 프로그램이 그를 뒷받침하고 그 것을 현실 정치로 전환하면서 대중들의 힘을 끌고 왔던 레이건, 대처가 나타났다. 이 세가지가 맞아 떨어지면서 신자유주의가 작동이 됐다. 우리가 신자유주의 한계 다 인정하고 있지만 새로운게 나오기 위해서는 사상과, 그 것을 뒷받침 하는 정책 프로그램, 대중들에게 설파하면서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동원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것들이 형성이 되는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지금과 같은 이런 불안정한 기간이 상당기간 계속되면서 암중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윤창현=임원혁 박사는 자유주의를 정치적 측면에서 표현했는데 그러면 경제적인 자유주의는 어떻게 묘사를 할 수 있을까요.
 
■임원혁=경제적 자유부분은 사실 우리만 하더라도 전제권력이 워낙 셌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진입규제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훨씬 더 크다는 면에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근식=제가 그 문제 전공이다. 잠시 말씀드리겠다. 두가지만 말씀드리겠다. 첫번째 신자유주의는 뭐냐라는 것. 두번째는 경제적 자유주의와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역사적으로 보면 19세기 초로 돌아간 자유방임주의였다. 그 내용은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자유주의 둘다 실현된 형태로 나타났다.

정치적 자유주의는 쉽게 말하면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국가 권력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운동이다.

경제적 자유주의는 장사하는 자유다. 그 이야기가 왜 나왔냐면 이전에 우리나라의 관치경제처럼 유럽도 경제개혁 많이 했다. 대자본에 특혜를 주고. 중소기업에게는 특혜 배제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그러다보니 중소기업들이 거기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중소기업들이 시민혁명이 끝나고 나서 규제 철폐해라 했다. 대기업에게만 유리하니까. 그 사람들이 주장한 게 자유 방임주의고 그 것을 경제적 자유주의라고 하는데, 그 후에 정치적 자유주의는 본질적인 위협을 받은 적이 없다. 왜냐면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니까. 그러나 경제적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은 19세기 말 영국에서부터 끊임없이 있어왔다. 왜냐면 경제적 자유주의라는 게 결국 자유방임경제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경제의 병폐 중 두가지가 제일 중요한데 하나는 빈부격차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공황이다. 그 두가지가 자꾸 나타나니까 빈부격차에 대해서는 노동자와 양심자들이 빈부격차가 야만적이다 비판하고. 그 다음에 불황이 계속 오니까 이건 모든 사람이 괴로웠다.

19세기 말부터 정치적 자유주의는 그대로 유지하지만 경제적 자유주의는 정부가 개입하는 게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19세기 말부터 나타나다가 완전히 정리된 게 케인스때다. 2차대전 이후부터는 다 복지국가 형태로 나아간다. 민주주의는 그대로 계속 하면서 정치적 자유주의는 유지하지만, 자유방임의 자본주의 경제는 빈부격차 불황 때문에 불안하니까 똑똑하고 훌륭한 정부가 개입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자. 그래서 등장한 게 복지 국가다. 이게 2차대전 이후에 본격화되서 70년대 중반 석유파동 때까지 잘 굴러갔다.

그런데 70년대 중반에 석유가가 4배 이렇게 오르니까 스태그 플레이션이 왔고,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고 특히 미국에서 그랬는데 중산층이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반감이 생겼다. 우리들이 낸 세금으로 일 안하는 흑인들을 도와주는구나. 이게 인종문제와 결합해서 미국에서 복지국가, 적극적인 소득 재분배 정책에 대한 반감이 인종문제 결합하며 널리 퍼졌는데 사실 유럽에 비하면 미국의 복지제도는 반도 안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미국 특유의 개인주의 전통 때문에 복지 제도에 대한 반감이 생겨서 나온데 신자유주의다. 바로 ’스미스로 돌아가자‘는 것. 19세기의 자유 방임주의로 돌아가자. 그래서 돌아갔다.

돌아갔더니 빈부격차와 불황이라는 문제가 다시 드러나는 거다. 자유방임의 자본주의 경제. 즉 경제적 자유에 입각한 이런 정책은 빈부격차와 불황 발생 초래하니까 이 것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퍼질거다. 그러나 이게 어떤 방식으로 자리 잡을 지는 모르는데 이 건 반드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새로운 개인주의가 어떤 형태로 정착이 될 지 이 것은 시간이 걸리는데 제가 보기엔 미국이 서부 유럽쪽으로 더 가까이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미국을 그대로 두면 중남미 꼴 난다. 지금 이렇게 빈부격차 확대되고 중산층 무너지면 사회 통합 깨지고, 이미 미국 인구의 0.7프로가 감옥에 있는데. 범죄는 계속 늘고. 그러면 미국 사람들도 이래선 안되겠구나. 그래서 아마 유럽식의 복지 제도를 더 도입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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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순기자


■ 장상환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 = 흔히 ‘신자유주의가 유지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우선 케인스주의적 방향이 드러나고 있다. 문제는 케인스주의 한계다. 케인스주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했다. 기업의 수익률 악화에 대처 못하고, 임금과 물가를 연동시키려다 노동자 반발을 샀다. 그것을 넘어 경제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그 무엇이 필요하다. 금융이든 일반 기업이든 너무 사적 자본가들의 힘에 맡겨져 있다. 금융 기관의 공공소유화, 일반 기업 노조의 경영참여 등으로 기업의 의사결정을 통제해야 한다.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토론회

■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 신자유주의를 논할 때 주로 금융 문제에 초점을 두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루스벨트는 집권 초기 2년간 오늘날 미국의 금융산업, 자본시장의 주요한 구조를 만들었다. 이른바 뉴딜적 금융개혁이다. 당초 루스벨트는 공정거래위원회(FTC)에 강력한 자본시장 규제 기능까지 같이 주려고 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별개로 두는 쪽으로 틀었다. SEC는 신자유주의적 가설에 근거한 간접규제로 일관한다. 고작 2년 만에 기조가 바뀐 것이다. 윤창현 교수는 미국은 속도를 제한하고 우리는 속도를 올려야 균형이라고 했다. 노동력 및 화폐의 재생산 등 사회적으로 해결할 문제를 개인에게 맡긴 게 신자유주의의 문제다. 우리는 국가자본주의에서 신자유주의로 바로 건너 뛰었다. 한국의 시민사회에서 국가와 시장을 제어할 사회적 합의도 조성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당장 속도를 비교할 게 아니라 도로 상황과 교통경찰에 대한 신뢰 구축이 우선 아닌가.

■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 시장경제는 결국 가계와 기업이 노동시장, 실물시장, 금융시장에서 만난다. 여기에 정부가 들어오면 정부가 시장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까. 정부가 시장을 대체한다는 것이 정말로 대체하는 것이냐, 아니다. 단지 운영주체만 공공적 주체로 바뀌는 것이다. 국유화된 은행이 있다고 금융시장, 간접금융 시스템이 없어지지 않는다. 정부가 은행을 국유화했다면 정부가 혈세로 은행주식 좀 가진 뒤 돈을 대준 것뿐이다. 김상조 교수는 국가자본주의에서 신자유주의로 바뀌었다고 했는데, 우리 정부가 신자유주의를 제대로 한 적 없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신자유주의를 했다고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때문에 조금 시늉만 했다. 정부 역할을 더 줄여도 된다. 다만 마구 줄이는 게 아니라 규제할 곳은 해야 한다.

■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 민주 정부가 어떻게 자본을 제어하는가. 과거 뉴딜 때 보면 이른바 노동자·지식인 등 뉴딜 정치연합을 통해 정부가 조세·노동·복지 정책을 썼다. 이번도 2007~2008년 미국의 생산성은 늘었지만 중산층 소득이 감소한 점 등에 따라 중산층으로 하여금 민주당을 지지하게 한 면이 있다. 하지만 이번은 1930년대와 달리 세계적 차원에서 시장통합이 진행됐기 때문에 일국에서의 계층 타협이 쉽지 않다. 민주정부 차원에서 자본을 제어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 장상환 = 윤 교수 주장은 극단적이라는 생각이다. 선진국의 경우 복지국가를 거쳤기 때문에 국가가 상당히 탈시장화된 부분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노동시장이 유연화되면서 격차가 심해졌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목표 달성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 신자유주의가 완충장치 없는 상태로 진행돼 극단적 모순이 나타났다. 우리는 자본의 힘이 너무 커졌다. 선진국의 국가 역할은 자본을 규제하고 노동을 보호하는 것이 더 크다.

■ 김상조 = 케인스주의 이후 신자유주의 부흥 징후는 60년대 말부터 나왔지만 신자유주의가 공고화된 것은 대처·레이건 이후나 사회주의가 몰락한 90년대 이후로 평가된다. 케인스주의 쇠퇴로부터 신자유주의 모델 작동까지는 10~20년 과도기가 있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와는 다른 자본주의 모습을 보게 되려면 10년 이상의 과도기가 필요할 것 같다. 신자유주의 성립 과정을 보면 하이에크 중심의 자유주의 복원 운동이 있었고, 프리드먼의 정책 통화 프로그램이 뒷받침했으며, 이를 레이건·대처가 현실 정치로 전환했다. 신자유주의 극복 대안도 이런 세가지 토대가 있어야 된다.

■ 윤창현 = 임원혁 위원은 신자유주의를 정부로부터의 자본 해방으로 표현했는데, 자유주의를 정치적으로 평가한 것 같다. 자유주의의 경제적 자유 측면은 어떻게 묘사할 수 있는가.

■ 임원혁 = 경제적 자유는 사실 우리만 하더라도 전제권력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진입규제 등이 매우 강했다. 이에 대한 자유라 할 수 있다.

■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 = 19세기 초 경제적 자유란 장사하는 자유다. 전제왕권의 대기업 위주 중상주의에 대한 반발이다. 배제당한 중소기업들이 혁명 뒤 규제 철폐를 요구하며 자유방임주의를 외쳤다. 자유방임주의는 빈부격차와 공황이란 두 가지 병폐를 낳는다. 이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다 2차대전 뒤 케인스주의 복지국가가 대안으로 자리잡았지만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았다. 개인주의 성향 미국 중산층은 사회보장제도에 반감을 가졌고 신자유주의를 지향했다. 하지만 자유방임으로 돌아갔더니 다시 빈부격차와 불황이 생겼다. 미국은 사회통합을 유지하기 위해서 유럽식의 복지제도를 더 도입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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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1부 - (9) 신자유주의는 몰락할 것인가


유희진기자

‘신자유주의는 몰락한 것인가’를 주제로 한 1부 토론에서 토론자들은 미국 금융 시장은 과도한 자유를 누렸고 적절한 규제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장상환 경상대 교수는 “지금 위기는 신자유주의가 빚어낸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퇴조의 길을 갈 것”이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신자유주의 쇠퇴는 분명하지만 신자유주의를 포함한 다양한 대안 모델들이 싸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금의 위기로 정부의 비중이 잠시 더 커지긴 하겠지만 경제가 회복되면 결국 다시 시장은 자신의 힘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드러난다고 해도 정부로부터 자본을 해방시키려는 움직임이 크기 때문에 신자유주의가 쇠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발제 1 - 장상환 경상대 교수
빈부차 클수록 공황 심각…규제완화 지속 어려울 것

금융 위기에서 시작된 경제 위기로 국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노후에 대비해 펀드에 가입한 분들이 피해를 보고,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기 어려워졌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현재의 위기는 신자유주의 퇴조의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토론회

신자유주의는 1970년 나타났던 경기침체 속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항하기 위해 등장했다.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가들의 수익을 개선해주고, 금융 산업 내에서도 규제를 풀어 비정상적인 파생상품이 나오는 환경을 만든 게 신자유주의다. 규제 완화가 빚어낸 모순들이 지금의 대공황과 같은 상황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대공황 이후 케인스주의 시스템이 등장했던 배경도 자본활동이 너무 방만하게 이루어지면 위기가 닥친다는 교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본활동을 규제하고 사회복지제도를 통해 노동자와 약자를 보호했다.

자본주의경제 체제에서 경제 순환 때문에 나타나는 침체기는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그 강도가 너무 심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빈부격차가 심해질수록 공황의 강도가 심해지는데 1929년 대공황 직전인 1927년쯤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였다. 그 뒤로 세금을 많이 거두고 재분배를 강화해서 194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말까지 30~35% 수준을 유지했다. 그런데 규제 완화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가 도입되면서 상위 계층의 부는 점차 늘어났고 2006년쯤에는 대공황 때의 수준인 50%로 되돌아갔다. 스톡옵션 등을 통해 고위 임원들은 많은 소득을 가져갔고, 그들은 또한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서도 게임을 펼치며 부를 늘려갔다.

이렇게 미국 내에서 소득 분배가 점점 불평등해지면서 불거진 문제가 저소득층들의 주거 문제다. 이들에게 미국 정부가 어떻게 했나. 주택 보조금 제도라는 복지 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는데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집을 사라고 했다. 이게 바로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이고, 이번 전 세계 경제 위기의 주요한 요인이 됐다. 결국 ‘복지의 후퇴’가 이 같은 문제를 야기한 것이다.


발제 2 - 김상조 한성대 교수
국가와 시장의 역할 배분…시민사회 건강성이 관건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보면 자본주의에 존재하는 두 가지 특수 상품이 나온다. 바로 화폐와 노동력이다. 이 두 가지가 자본주의 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는거나 다름없기 때문에 마르크스는 이것을 사회적으로 관리되어야 할 특수상품으로 보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근본적 오류는 특수상품의 특수성을 망각하고 단순한 시장교환 대상으로만 취급했다는 데 있다. 이 특수상품의 재생산을 전적으로 시장에 일임해버린 게 바로 ‘시장만능주의’이다. 1980년대 이래 노동시장 유연화, 화폐를 다루는 금융산업에 일어난 대대적 규제 완화는 그를 증명한다. 자본주의 생산관계의 핵심인 노동력과 화폐를 사회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시장에 맡기는 체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신자유주의는 분명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러나 ‘쇠퇴’가 바로 ‘몰락’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당히 오랜 기간 대안 모델을 탐색하는 암중모색기가 진행이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신자유주의를 포함한 다양한 대안 모델들이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내일을 알 수 없는 불안정한 삶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움직이는 기제는 시장과 국가다. 신자유주의는 중심축을 시장 쪽으로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경우인데 그 한계가 나타난 현시점에서는 무게추가 다시 한번 국가 쪽으로 움직일 것이다. 또한 신자유주의 이전에 있었던 케인스주의를 되돌아봐야 한다. 금융 자본의 힘을 재규제하고,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고, 노동시장 유연화를 거치면서 붕괴됐던 중산층을 재건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냐가 문제가 된다. 그러나 시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는 것처럼 국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생각도 잘못됐다. 국가와 시장의 역할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인데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시민사회의 건강성이다. 그러나 한국자본주의는 국가자본주의에서 곧바로 신자유주의로 건너뛰었기 때문에 한국의 시민사회는 시장과 국가의 역할에 대해서 명확히 모른다. 그 역할을 지금부터 재정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신자유주의 이후의 한국 자본주의 재구축 과정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발제 3 -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정부 비중 확대되겠지만… 시장 자율적인 복원 가능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많은 비판과 지적들이 나왔다. 수긍하는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호들갑스러운 부분도 있다. 1929년 대공황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시스템의 문제가 제기됐다. 그때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이고 케인스의 수정자본주의였다. 정부가 개입하면서 1932년 안정을 찾다가 다시 어려워지는 듯하더니 세계 2차대전 터지면서 전쟁 물자 생산과 공급과잉 설비가 정리되면서 경제가 완전히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거대한 충격이 왔을 때 국가의 역할이 뭐였냐. 실질적으로 세계 2차대전이 살린 것 아니냐’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시스템이 작동을 하다가 충격을 받는 때가 있는데 그 상황이 오면사람들은 “이제 이 시스템은 끝난 것 아니냐”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세계 2차대전 이후의 경험을 보면 그런 문제들은 자본주의 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특유의 복원력으로 해결해나간다. 정부와 시장이 적절한 관계를 맺어 문제들을 해결하고, 국가 간의 협력 등을 통해 제 모습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의 비중이 0이라면 극단적 자유방임이다. 정부가 100이면 극단적 사회주의다. 케인스주의는 정부의 비중이 약 50 정도이고, 신자유주의는 30, 자유주의가 10이라고 본다. 지금은 위기 상황이니까 정부 비중이 30에서 50~60으로 갈 확률이 높다. 다시 위기가 진정되고 여러 상황이 제자리로 돌아가면 정부 비중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시장은 힘이 있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려는 속성이 있다. 또한 정부 영향력을 배제하려는 속성이 있다.

금융 위기가 오는 과정에서 미국에는 분명 비정상적인 부분이 있었고 이것은 반드시 지적돼야 한다. 그러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시장은 붕괴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현재 위기가 복잡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대공황하고는 비교가 안된다. 대공황도 헤쳐온 자본주의 시스템이라면 이 위기도 결국 특유의 복원력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시장과 정부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조정되면서 회복되는 과정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발제 4 - 임원혁 KDI 연구위원
신자유주의 폐해 있어도…자본은 지속적 국가견제

신자유주의는 세계 2차대전 이후 형성된 복지국가를 해체했던 일련의 정책으로 구현됐다. 규제를 완화하고, 특히 금융 정책에서의 규제를 없애고 노조를 약화시켰다.

세계 2차대전 이후 여러 선진 경제국들의 정책 기조가 되었던 것은 케인스주의에 가까웠고 성과도 상당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서유럽 국가들은 사민주의에 가까운 복지 국가체제를 형성하고 경제를 발전시켰다. 미국은 1948년부터 1973년에 이르기까지 매년 2.8% 성장을 이뤘다. 노조 친화 정책과 누진적 조세 체계가 그 역할을 했다. 중산층도 견고하게 형성됐다. 그러나 결국 복지 사회의 성공은 쇠퇴로 연결됐다. 노조가 과도한 복지를 요구하면서 정당성과 힘을 잃었고, 대다수 중산층도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됐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나면서 유권자들은 과도한 복지 혜택에 대해 식상함을 느꼈다. 물론 유권자들이 의료보험과 같은 혜택을 싫어한 건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복지혜택으로 벤츠 몰고 다닌다’는 에피소드들이 생기면서 반감이 생긴 것이다. 이때 대처와 레이건이 나타나 “민주 국가에서 자본은 소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정치적으로 세련되고 효과적으로 포장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신자유주의를 전파했다.

재미있는 것은 신자유주의가 계속 힘을 발휘하면 생산성은 늘었는지 몰라도 소득 분배는 악화된다는 점이다. 부시 행정부가 대표적이다. 생산성은 연간 2.5%씩 늘어나는데 중산층의 소득은 같은 기간 2000달러가 줄었다. 미국 내에서 중산층이 흔들리면서 다시 진보 정치가 복귀되고 2008년 오바마의 승리로 연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가 쇠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복잡한 국제·정치적인 이유가 많지만 신자유주의는 본질적으로 정부로부터 자본을 해방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수요는 상당하다. 정치·경제적인 측면에서 신자유주의 폐해가 드러난다고 해도 자본은 계속 국가를 견제할 여건이 되고, 민주정치 체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유권자들이 본인들의 계급적 이해에 충실하게 투표를 한다는 보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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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친부자 정책따른 소득분배 악화
ㆍ1920년대말 美상황 그대로 재현


홍종학|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최근의 미국발 경제위기를 이해하기 위해선 미국의 소득분배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상위 10%가 가져가는 소득의 비중은 1910년대 후반 40%였으나 1920년대 후반에 들어 45% 근처에 이르렀고, 1928년에는 더욱 악화돼 50%에 근접한 뒤 대공황을 맞았다. 2차 대전 이후 이 수치는 35% 수준을 유지했으나 80년대 레이건 행정부 이후 지속적으로 나빠져 마침내 2006년 50%를 넘어섰다. 마치 상위 10%가 소득의 절반을 가져가는 현상이 경제위기의 척도가 되는 양 두 번의 역사적 경험에서 모두 경제위기가 초래되었다.






소득분배 악화는 세계화의 급속한 진전 등 경제환경의 변화에도 영향을 받았지만 정부 정책이 핵심적 요인이었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시작된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은 2000년대 부시 행정부의 친기업·친부자 정책으로 이어졌다. 이는 1920년대 재무부 장관이었던 멜론과 상무부 장관을 거쳐 대통령을 역임한 후버가 추진한 정책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러한 정책은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측면도 있으나 정부가 부자의 소득이 늘어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를 내세워 부자와 대기업만을 위한 정책을 편 탓에 위기를 증폭시켰다. 1920년대에는 대량생산이 효율성을 좌우하게 되자 시설 확충 경쟁이 일었고, 이는 주기적인 경기침체를 가져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후버는 기업연합회를 통해 가격과 생산을 조절하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대규모 기업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만 심화되었고 높은 수익을 올리는 기업집단들의 과잉투자는 계속됐다. 80년대 미국은 제조업의 경쟁력 상실로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규제완화 정책을 폈고 그 결과 금융산업의 비중이 커졌다. 그러나 비대해진 금융산업은 계속 규제완화를 요구했고 이것이 금융건전성 감독을 훼손하게 되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보면 소득분배 악화는 결국 소비여력을 축소시킨다. 부유층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외형적으로 경제는 성장하지만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이 줄어들면서 경제전체의 수요기반이 축소된다. 이러한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구조조정 대신 문제를 피상적으로 해결하려는 정책은 거품을 조장하게 되는데, 그 결과 주식 거품과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며 경제위기를 촉발했다.


대공황과 현재의 경제위기에는 차이점도 있다. 1920년대 당시 경제학은 경제위기를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반면 이번에는 수년 전부터 많은 경제학자들이 미국 경제구조의 취약성을 지적했음에도 시장과 정책당국은 철저히 묵살해왔다. 이것은 경제의 안정을 바라는 국민경제의 요구에 반하는 정치·경제학적 장치가 작동했음을 의미한다. 경제위기는 기득권 세력의 몰락을 가져와 이러한 장치를 정지시킬 수 있는 체제전환을 가능케 한다. 대공황 당시 루스벨트 행정부의 뉴딜정책이 구조의 전환을 가져왔고, 이번에도 그런 체제 전환의 성공 여부가 위기 극복의 최종 시험대가 될 것이다.


더욱 중요한 차이점은 1930년대 미국은 세계 산업의 중심이었지만, 현재 미국은 대부분의 제조업에서 경쟁력을 상실했다. 전자나 자동차 등 제조업의 취약성을 보완해 온 금융산업이 무너짐에 따라 미국의 성장동력은 심각하게 훼손됐다. 이러한 미국의 구조적 문제는 필연적으로 국제적 갈등을 초래한다. 새롭게 세계 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중국을 포함해 여타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국제적 공조를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갈등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1930년대에는 경쟁력을 갖춘 미국이 자국의 이익만 챙기다 결국 파시즘이 발호했고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을 맞기도 했다.


경제위기가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책 대응의 효과를 주목해 보아야 한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1930년대와는 달리 무제한적인 재정·금융정책을 집행하고 있는데 그 성공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앞서 지적한 미국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 없이 재정·금융정책만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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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산업순환상의 위기·지배 이데올로기의 위기·패권국가의 위기


정태인|경제평론가·전 국민경제 대통령비서관



“현재의 위기는 약 10년마다 오는 산업순환상의 위기에, 시장만능론이라는 30년짜리 지배 이데올로기의 위기, 그리고 100년에 한 번쯤 오는 패권국가의 위기가 겹쳐진 것이다.”(경향신문 2008년 12월3일자 경제칼럼) 말하자면 ‘3중의 위기’인 셈인데 1929년 즈음의 대공황기가 이에 해당하는 유일한 역사적 사건이었을 만큼(물론 패권국가 위기의 위치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지만) 우리는 지금 좀처럼 체험하기 힘든 역사의 고비에 서 있다.




‘3중의 위기’

그림에서 보듯이 우리는 1945년 이후 대체로 10년마다 찾아오는 6번째 산업순환상의 위기를 맞고 있다. 금융스캔들만 봐도 80년대 말에 터진 블랙먼데이(주가대폭락)와 저축대부조합(S&L)사건, 90년대 말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사태, 2001년의 엔론사태가 있었고 이런 문제들이 그때 그때 미봉되다가 급기야 수습 불능의 시스템 위기로 발전한 것이 이번의 위기이다.

60~70년 주기의 콘드라티에프 파동으로 본다면 45년부터 70년께까지의 호황(A국면)에 이어 그 이후 전개된 하강(B국면)의 마지막 단계에 우리는 서 있다. A국면은 주지하다시피 포드주의·복지국가·케인스주의가 일궈낸 ‘자본주의의 황금기’였다. 오랜 호황과 재정확대정책이 불러온 인플레이션, 달러본위제에 따른 미국의 경상수지 악화는 결국 71년 닉슨의 금태환 정지 선언과 73년의 오일쇼크로 이어져 ‘영광의 30년’은 끝을 맺었다. 공화당 후보 닉슨이 “우리는 모두 케인시언”이라고 선언한 바로 그때 케인스주의는 이미 막을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어 레이건과 대처가 등장하면서 금융자본 우위의 신자유주의 시대가 열렸다. 이 흐름은 라틴 아메리카 외채위기를 겪으면서 90년대 초에 감세와 민영화, 그리고 규제완화라는, IMF-미 재무부-월스트리트 3각동맹의 ‘워싱턴 컨센서스’로 정식화되었다. 80년대부터 2007년까지 미국은 평균 2.9%의 경제성장을 거뒀는데(50~60년대에는 평균 4.25%) 성장의 과실은 주로 최상위 계급에 집중되었다. 69년도 말 53%를 넘어섰던 노동분배율은 클린턴 집권 8년 동안 잠깐 반등했던 것을 제외하곤 줄곧 떨어져서 현재 4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상층의 금융자본은 결국 부동산·주식거품을 최대한 부풀리는 ‘허구의 성장’을 꾀할 수밖에 없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말 그대로 30년간 우리를 지배한 시장만능의 논리와 신자유주의는 이론적으로도, 실제로도 허구였다.

미국의 부족한 민간소비와 정부지출을 메운 것은 외채와 전쟁이었고 이것은 곧 세 번째의 장기 위기를 불러왔다. 월러스틴, 아리기 등의 세계체제론자들에 따르면 미국의 패권이 발흥한 것은 1873년께이며 패권이 확립된 것은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였다. 이후 70년대 말까지 안정적이던 미국의 헤게모니가 쇠퇴하고 있다는 것은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다.

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90년대 IT붐에 입각한 이른바 ‘신경제’는 미국을 슈퍼파워로 부활시킨 듯했지만 이후 금융화의 급진전과 이라크전은 결국 미국을 좀처럼 헤어날 수 없는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



과연 우리는 어디로?

가장 쉬워 보이는 10년짜리 위기의 탈출도 만만치 않다. 폴 크루그먼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경험에 비춰 볼 때 2년간 2조달러 이상의 재정을 쏟아붓고 그 이후로도 마이너스 이자율 상황을 상당 기간 지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루비니의 말대로 지금 미국 정부는 ‘최후의 대부자’인 동시에 또한 ‘최후의 소비자’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미 경상수지적자와 재정적자가 모두 GDP의 6%에 이른 파산상태의 미국경제가 이런 대규모 지출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과연 오바마는 이미 여러번의 금융스캔들이 드러낸 잘못된 유인구조와 부적절한 규제체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칠 수 있을까? 예컨대 회계법인은 기업의 분식회계를 도울 유인을 가지고 있고 신용평가회사는 실제보다 높은 평가를 내렸다가 문제가 생기면 한꺼번에 등급을 내려 위기를 촉진하며 경영자들 역시 단기 이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제도, 그리고 ‘그램-리치-브릴리 법’을 비롯해서 투자은행과 파생상품의 규제를 포기하게 만든 수많은 제도를 바로잡고 연방은행에 시스템 위기의 관리라는 광범위한 목표를 수행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을 묶어 지주회사로 편입시키면 오히려 위기가 확대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비책은 마련하고 있을까? 서브프라임 모기지보다 훨씬 규모가 큰 CDS·회사채·자동차채권 등에서도 앞으로 1~2년 내에 추가로 문제가 터질 가능성이 농후한데, 과연 현재의 금융 대책만으로 문제가 해결될까? 스티글리츠의 비유대로 수혈을 아무리 해도 뇌출혈 환자가 건강해질 수는 없는 법이다.

근본적으로 월스트리트는 위기의 진원인 동시에, 세계의 자본을 불러들여 부채를 보전하며 또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황금거위’인데 오바마가 여기에 과연 칼을 댈 수 있을까? 스티글리츠나 크루그먼이 아닌, 서머스와 가이트너를 백악관과 재무부에 포진시킨 것은 이 모든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글로벌 불균형 해결이 난제

더 큰 난제는 현재의 글로벌 불균형과 국제통화체제이다. 45년에서 71년까지는 금태환을 전제로 하는 달러 페그제로 이른바 ‘트릴레마’(자유로운 자본이동·고정환율제·독립적인 금융정책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을 선택할 수 없다) 가운데 자유로운 자본이동을 포기한 것이었고, 70년대 중반부터는 셋 중 고정환율제를 포기한 체제로 서로 다르지만 달러가 기축통화임에는 변함이 없다.

두 체제 모두 강한 달러를 배경으로 A국면에는 유럽의 수출주도성장을, B국면에는 일본과 아시아 닉스(NICs), 그리고 이어서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의 수출주도성장을 부추겼다. 모든 기축통화국가는 강한 통화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국제질서 유지의 비용을 국제수지 악화라는 형태로 치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미국의 경상수지가 적자를 넘어 80년대 이래 점점 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데 있다. 앞으로 미국이 금리를 올리든, 아니면 인플레이션으로 대응하든 아시아 국가들이 대외지불준비금(외환보유)을 달러로 보유할 유인은 점점 약해질 것이다. 이번의 금융위기는 이런 상황에 최후의 일격을 날린 셈이다.

이른바 ‘포스트 브레턴우즈’ 체제는 아마도 과거 유럽통화체제(EMS)의 복합바스켓 제도일테지만 이것이 공식 제도가 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아이켄그린이 예측하는 대로 달러와 유로가 사실상 복수의 기축통화로 기능하다 여기에 아시아 통화(위안이나 엔 또는 아쿠(ACU))가 추가되는 정도가 현실적인 경로가 아닐까?


어느 경우든 미국의 달러 패권은 무너진다. 미국의 군사력은 여전히 압도적 우위를 자랑하지만 이라크전에서 보듯이 한 나라를 완전히 제압하기에도 역부족이다. 현재의 10년짜리 위기가 파국까지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앞으로 꽤 오랫동안 우리는 지극히 불안정한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기존 패권은 무너지고 있지만 신흥 패권은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태, 신자유주의는 무너졌지만 새로운 축적의 원리는 발견되지 않은 상태가 바로 그것이다.


미국은 어떤 선택을 할까? 아마도 80년대 중반의 플라자협정, 그리고 미일반도체협정을 떠올리며 만만한 나라에 비용을 치르게 하는 단기 해법을 선택할 것이다. 다만 이제 그 상대가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사실이 미국의 고민일테고 훨씬 만만한 상대로 한국이 자동차 등에서 먼저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목숨을 건 환율전쟁, 금리전쟁, 통상마찰, 심지어 군사적 전쟁…. 그 한복판에 한반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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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금융위기 원인과 대안…국내 전문가 51명 설문


장관순기자

경향신문이 전문가 51명을 대상으로 금융위기의 원인을 물은 결과,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이란 답변이 가장 많았다. 위기의 대안으로는 “시장 우위 구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신자유주의 체제 문제, 정책의 실패, 자본주의 자체의 한계 순으로 응답했다. ‘신자유주의적 금융자유화에 따른 시장의 자기붕괴’라고 밝힌 응답자가 21명(41.17%)으로 가장 많았다. 이 응답자는 주로 이병천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 등 비판적 학자, 시민운동가들이었다.


다음으로는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과잉, 부실한 금융감독 체계 등 정책의 실패’라고 답한 이가 14명(27.45%)이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 등 주로 시장 자유주의자들과 경제연구소 관계 자로부터 나왔다.


또 ‘생산관계 모순 등 자본주의 자체의 본질적 한계’란 응답도 7명이었다. 대부분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의 견해였다. ‘신자유주의의 오류와 정책실패의 복합’이란 응답은 4명이었다. ‘방만한 통화정책과 정부의 지나친 시장개입’이 문제라는 지적(1명)도 있었다. 이밖에 “자본주의나 신자유주의가 아닌 로마 제국처럼 수없이 명멸해간 많은 왕조와 같다”(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등 4명의 기타 의견이 있었다.


‘향후 세계 경제가 추구할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는 ‘시장 우위 체제에 대한 개선’을 제시한 의견과 ‘시장 우위 체제 유지’ 의견이 22명(43.13%)씩 나뉘었다. 비판적 학자들과 시민운동가들이 주로 정부와 시민의 시장 개입 강화 등 체제 개선을 주문했고, 시장 자유주의자들과 경제연구소 관계자들이 주로 시장을 중시하는 답변을 내놨다.


체제 개선 의견으로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대안 체제 모색’이란 답변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정부 개입 강화, 복지 강화 및 자본 자유화 후퇴’란 답변이 10명으로 나타났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이미 유럽에서 제약사의 생산 계획에 시민이 참여하는 등 비사회주의 형태의 참여계획경제가 대안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체제 유지 의견으로는 ‘시장 우위 체제를 유지하면서 세계 경제 구심점 다극화’라는 응답이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시장 우위 하에서 정부 개입 강화 및 세계 경제 구심점 분산’이란 응답이 ‘미국 중심의 시장 우위 체제 지속’이란 보수적 응답과 함께 각각 3명씩으로 조사됐다. 신자유주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도 1명 있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최소한 미국 중심의 브레턴우즈 체제를 넘어설 대안이 있어야 한다”(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국내 차원에서는 제조업과 중소기업 중심의 생산기반이 강화되고, 노동배제적 생산체제를 재편해야 한다”(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등이 제시됐다.


설문에는 경제·경영학자 21명, 비경제 분야 학자 13명, 경제연구소 관계자 11명, 시민운동가 6명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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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최악위기”엔 공감… 언제 끝날지는 진단 못해

조찬제기자


1. 금융위기의 심각성

전문가들은 미국발 금융위기를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 위기로 평가하는 데 별 이견이 없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번 위기는 대공황과 닮은 점이 많다”고 밝혔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와 미국 경기진단을 총괄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 전 의장인 마틴 펠트스타인 미 하버드대 교수도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고 진단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저금리 정책을 펴 글로벌 금융위기를 배태한 장본인으로 불리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은 “한 세기에 한 번 있을 정도의 사건”으로 평가했다. 그린스펀은 앞서 지난해 3월 금융위기를 예고할 때만 해도 “2차 대전 이후 최대 금융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1987년 8월부터 2006년 1월까지 ‘세계 경제대통령’으로 군림해온 그린스펀의 이 같은 평가는 생각보다 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유엔 사무총장 특별보좌역을 맡고 있는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번 위기를 “1970년대 이후 최대 위기”로 진단했다.



2. 시장 규제의 실패냐, 신자유주의 몰락이냐

금융위기가 단순히 시장을 좀 규제하면 해결될 일인지, 아니면 시장 만능의 신자유주의 몰락인지, 더 나아가 자본주의 체제의 종말을 예고하는지에 관해서는 엇갈렸다.

2년전 금융위기를 예언한 누리엘 루비니 미 뉴욕대 교수, <역사의 종말>을 쓴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신자유주의의 몰락이라기보다 시장 규제의 실패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루비니는 자본주의나 시장경제의 종말로 보지 않고 “시장 스스로 자기 규제를 할 수 없는 현저한 시장의 실패”로 규정했다. 후쿠야마는 미국 주식회사의 종말로 본다. 그는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로 미국은 ‘자본주의 비전’과 ‘민주주의 신장’이라는 두 가지 국가 브랜드가 손상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폴 크루그먼은 “시장 만능주의가 빚은 재앙”으로 진단했다. 그는 미국 금융체제는 붕괴하지 않을 것이지만 불황은 오랫동안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의 몰락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노엄 촘스키 미 매사추세츠공대 교수는 “시장 만능주의가 낳은 금융자유화 시대의 종말”로 보고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의 신자유주의 확산 전략인 ‘워싱턴 컨센서스’는 대부분 서구에서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맹신이 현재의 위기를 불러왔다면서 “시장과 국가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회주의 잡지 ‘먼슬리 리뷰’ 편집인인 존 벨라미 포스터 미 오리건대 교수는 “신자유주의의 종말이며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개입의 시대가 왔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장하준 교수도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의 붕괴”라고 지적했다. 진보적 지식인인 월든 벨로 필리핀대 교수는 위기의 원인이 “지배적인 신자유주의와 자유무역주의 태도가 정부의 규제를 불가능하게 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이자 <더 쇼크 독트린>의 저자인 나오미 클라인은 “월스트리트의 위기는 신자유주의에 있어 베를린 장벽의 붕괴가 공산주의 종식을 가져온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금융 다음 붕괴 대상은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라고 내다봤다.

세계 반미 전선의 선봉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금융위기를 계기로 자본주의가 종말로 가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이 말은 ‘정치적 레토릭’의 성격이 크다. 자본주의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촘스키 교수에 따르면 현 체제는 국가의 개입이 활발한 ‘국가 자본주의(state capitalism)’다. 따라서 그는 “금융기관의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국가 자본주의의 핵심 기관은 기본적으로 변하지도 영향을 받지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3. 미국의 헤게모니는 퇴조할 것인가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의 헤게모니가 약화되기는 하지만, 다른 헤게모니에 의해 대체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진단이다.

스키는 미국의 헤게모니가 상실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등 국제적으로 신자유주의 질서는 무너진다 하더라도 세계 최대의 자체 시장을 가지고 있는 경제력, 나머지 국가들의 국방비를 합한 것과 견줄 수 있는 가장 강하고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군사력, 세계 곳곳에 있는 군사 기지 등을 감안하면 미국의 헤게모니는 쉽게 무너질 수 없다고 진단한다.

촘스키는 대신 지난 35년 동안 형성된 3극 체제 가운데 중국·일본·한국 중심의 동북아 센터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리오 패니치 캐나다 요크대 교수도 G20 정상회의가 워싱턴에서 열린 점, 모든 사람들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지도력에 기대를 걸고 있는 점을 들어 여전히 미국이 세계 자본주의의 중심국가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파워에 대한 글을 써온 미 월간지 ‘애틀랜틱’ 기자 로버트 캐플란은 미국의 헤게모니 퇴조 관련 논의는 과장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영제국의 해군력이 1890년대부터 쇠퇴했지만 대영제국은 반세기 동안 2차례의 세계대전으로부터 세계를 구할 만큼 강대국으로 남았다는 점, 1857~58년 인도의 세포이 반란 사건을 계기로 인도가 영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지만 영국의 인도 지배는 한 세기가 지나도록 계속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캐플란은 미국이 다른 국가와 연합하는 방법으로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매뉴얼 월러스틴 예일대 교수도 “주요 패권국가들은 각자가 충분할 정도의 파워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서로 타협을 통해 최상의 조합을 모색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가 무너지고 다극체제가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4. 아무도 위기의 끝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위기는 어디까지 갈 것이며, 어디에서 언제 끝날 것인가. 위기의 지속 기간에 대해 짧게는 올해 상반기까지, 길게는 4~5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금융위기 초기에 “이르면 2009년 초 바닥을 친 뒤 상반기 중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올해 초 열린 미 경제학회 연례회의에서는 “오는 2010년까지 주식시장 약세와 부동산 시장 붕괴가 지속될 것”이라며 예전에 비해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FRB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제 갓 시작된 침체는 갈수록 길어지고 깊어질 것”이라면서 “2010년 1·4분기에도 경기부양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금융 통화부문 전문가인 배리 아이켄그린 버클리대 교수는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2010년에라도 전 세계가 경기침체가 끝나고 회복세로 돌아서면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마틴 펠트스타인 교수는 “최소 1년이 더 지나야 회복이 시작될 것”으로 진단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각 정부가 취하는 대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최소한 18개월 동안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러스틴 교수는 경기침체가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4~5년 안에 헤어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그 끝을 알고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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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금융위험에는 장벽이 없다-허술한 방어벽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이번 미국의 금융위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극단적인 저금리정책으로 과잉유동성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 부동산 거품이 광범위하게 형성된 것이 위기의 기본적인 배경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단기금융수익성에 혈안이 된 미국 투자은행들의 CEO들이 높은 차입비율에 기대어 위험천만한 파생상품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시적인 개별 기업이나 국가 차원에서 이런 행태에 대해 제대로 견제와 감시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일반 상업은행에 적용되는 레버리지(차입) 비율보다 두 배 이상 높은 30 대 1의 높은 레버리지를 이용했다. 과연 이들은 이렇게 높은 레버리지를 이용하여 무엇을 했던 것일까?


이들은 부동산담보대출채권을 증권화하여 새롭게 만든 부동산담보부증권(RMBS), 이 부동산담보부증권에 여러 가지 다른 채권(학자금대출·기업대출·카드론·자동차할부대출 등)을 혼합하여 리스크와 수익의 조합을 기준으로 조성한 다양한 형태의 부채담보부증권(CDO), 그리고 CDO 등의 디폴트 리스크(부도위험)에 대비하여 일정한 보험료를 지불하면 원금을 보전해 주는 보증보험계약의 일종인 신용부도스와프(CDS) 등의 거래에 뛰어들어 고수익을 추구했다.

그 결과 특히 위험이 아주 높은 신용부도스와프(CDS) 거래가 크게 성행했다. 2007년 2·4분기에 무려 62조1732억달러에 달했던 명목상의 CDS 계약 잔액이 2000년에는 아예 제로였던데서 알 수 있듯이 CDS는 지난 8~9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오죽했으면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이 신용파생상품을 가리켜 지난 10년 동안 가장 중요한 금융혁신이라고 했을까.


하지만 이렇게 급팽창하는 CDS 시장에 여러 가지 문제가 내재해 있었다. 우선 증권거래 규제를 총괄하고 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크리스토퍼 콕스 위원장이 2008년 10월23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공청회에서 한 증언이 문제의 핵심을 잘 말해 준다.

콕스 위원장은 CDS 시장에는 규제감독기관이 없고 시장형 금융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정보공시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나아가 그는 CDS 거래에서는 현물증권을 보유할 필요가 없어 CDS 거래가 일종의 공매도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라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점들을 근거로 콕스 위원장은 CDS에 대한 규제권한을 SEC에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의회에 요구했다.

지난 몇 년간 베어스턴스, 리먼브라더스와 같은 투자은행들은 CDO를 판매함과 동시에 CDO의 디폴트 리스크에 대한 보험 상품인 CDS를 동시에 판매했다. CDO의 디폴트 리스크를 우려한 투자가들은 리먼브라더스로부터 CDO를 매입함과 동시에 리먼에 이에 대한 보험료인 CDS프리미엄을 지불했다. 문제는 CDO의 디폴트 리스크가 빈발하면 CDS를 판매했던 투자은행이나 AIG 같은 보험회사들에 대해 CDS 계약이행요구가 쇄도하게 될 때 이에 응할 수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CDS 판매자인 투자은행이나 보험회사들에 대해 보증에 필요한 준비금규제가 전혀 없어 CDS 판매자가 보증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CDS 거래의 대부분이 장외거래여서 일단 커다란 디폴트 리스크나 거대 중개업자가 파산되면 결제 및 청산에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9월처럼 주요 거대 CDS 판매자인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고 AIG의 부실이 커져 ‘계약 상대방의 리스크’가 커지면, 결제 및 청산 리스크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이 계약 상대의 리스크에 더 민감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지난해 9월 말 CDS 스프레드가 급속히 상승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신용파생상품에 대한 규제가 이렇게 허술해진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1990년대 이후 파생상품거래량이 크게 증가하여 그 위험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그린스펀 FRB, 로버트 루빈 전 재무부 장관, 레빗 증권거래위원장 등은 오히려 파생상품거래에 대한 공적 규제를 완화했다. 당시 FRB의 한 이사가 그런스펀 주도의 파생상품 규제완화에 대해 여러 차례 반대와 이견을 제출했지만 그린스펀은 그의 충고와 제안을 철저하게 무시했다. 당시 상품선물거래위원장만 CDS 거래에 대한 공적 규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린스펀과 루빈에 밀려 이렇다할 만한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런 역학 구도에서 나온 파생상품거래에 대한 대폭적인 규제완화법이 바로 ‘2000년 상품선물현대화법’이다.

실제 이 법의 제정으로 CDS와 같은 고위험 신용파생상품이 아무런 규제 없이 거래될 수 있게 되었다. 애시당초 이 법은 업계의 자율규제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최근까지 드러난 것처럼 단기고수익창출이 지상의 목표인 업계에서 자율규제가 제대로 작동할 리 만무했다.

지난해 9월 말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은행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결과적으로 리먼브라더스를 제외한 4대 투자은행에 대한 규제감독권한이 모두 FRB로 이양됐다. 이로써 금융감독기관으로서 FRB의 지위가 이전보다 더 공고해졌다.


문제는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은행지주회사에 편입된 증권자회사에 대한 규제감독권한은 여전히 SEC에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 때문에 향후 미국의 금융감독체제가 얼마나 잘 작동할 수 있을지는 FRB와 SEC가 얼마나 서로 긴밀한 협조 관계하에서 거대 금융기관들을 효율적으로 감독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금융위기에서 무기력하고 초라한 위상을 여실히 드러낸 SEC가 어떻게 자신의 위상을 재정립할 것인지가 아주 중요하다. 우선 SEC가 CDS 거래에 대한 규제권한을 확보할 수 있을지, CDS 거래의 중앙결제기관을 창설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SEC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통합하여 증권·파생상품거래업무와 행위규제의 책임당국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바로 이 문제가 버락 오바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SEC의 역사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주어질 수 있을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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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후불제 인수방식·사모펀드·공매도가 ‘문제’

서의동기자


#2005년 5월27일 금융감독위원회 제9차 정례회의는 주목할 만한 결정을 내렸다. 당시 여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었던 리딩투자증권의 브릿지증권에 대한 합병을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금융기관의 인수·합병이 금융감독당국에 의해 허가되지 않은 첫 사례였다. 리딩투자증권은 그해 2월 브릿지증권 지분 86.9%를 1310억원에 사들이기로 브릿지증권의 대주주인 BIH(브릿지 인베스트먼트 라부안 홀딩스)와도 계약을 맺었다. 리딩은 계약금 20억원만 먼저 받은 뒤 187억원은 인수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리고 나머지 1103억원은 브릿지 증권을 사들인 뒤 이 증권사가 보유한 자산을 팔아 갚기로 계약했다. 자기 밑천의 65.5배나 되는 금융기관을 단돈 20억원을 투자해서 사들이겠다는 무모한 시도였다.



# ‘프리티 우먼’이란 할리우드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인 에드워드(리처드 기어 분)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하는 기업 사냥꾼으로 등장한다. 그는 자산이 탄탄한 제조업체를 인수한 뒤 갈기갈기 조각내 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 그에게 기업을 뺏기게 된 한 기업체의 사장은 이렇게 호소한다. “나에게는 기업을 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기업이 산산조각이 나면 직원들은 어떻게 하느냐, 그리고 지역 경제는 어떻게 하느냐.” 냉정한 에드워드의 대답은 간단하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첨단금융기법인가, 사기인가

브릿지증권 합병 시도와 리처드 기어가 구사한 M&A 기법은 후불제 인수방식(LBO·Leveraged Buy Out)으로 불리는 ‘선진금융기법’이다. 인수대상 기업이 가진 부동산이나 주식, 보유현금을 담보로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려 인수하는 방식이다.

지렛대(레버리지)를 이용해 작은 힘으로 큰 물건을 들어올리듯이 LBO는 외부에서 돈을 빌려와 그 돈을 지렛대로 덩치가 큰 상대기업을 사들이는 전략이다. 인수한 뒤에는 사들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해 돈을 갚는 경우가 보통이다. 이 전략은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 크게 확산된 뒤 전세계 기업 M&A 시장에서 일반화되고 있다.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을 연상케 하는 기법이다. 89년 KKR라고 하는 M&A 전문회사는 담배회사인 레이놀스-나비스코를 250억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KKR는 인수대금 가운데 190억달러를 레이놀스-나비스코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렸다. KKR는 나비스코를 사들인 뒤 60억달러짜리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갚았다.

LBO는 90년대 기업도산이 늘어나면서 한때 위축됐으나 2000년 이후 저금리 기조하에서 다시 성장하기 시작해 2006년에는 7000억달러 규모에 이르고 있다. 전세계 M&A에서 사모펀드 LBO에 의한 기업 인수·합병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 17%에 달할 정도로 보편화되고 있다.



노동불안 심화

LBO는 실적을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고 기업가치를 높여 경제성장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반면, 사모펀드의 LBO는 인수대상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량해고 등으로 고용불안을 조성하고 우량기업까지 위협하는 부작용도 크다.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조성된 사모펀드의 특성상 투자대상 기업의 장기적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기보다는 단기에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만 주목한다. 자금을 투자해서 공장을 짓고 종업원을 고용, 상품을 만들어 실적을 내는 전통적 방식의 기업경영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노동과 기술개발로 생산성을 높이기보다 ‘땀을 흘리지 않는’ 금융기법으로 주주가치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노동의 가치를 좀먹는 것이다. 사모펀드가 가령 제조업체를 인수했다면, 부동산 등 알짜 자산을 잘라 팔아버리고 청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게다가 기업인수 초기 과정에서 비용절감을 위해 대규모 감원을 하고 복지혜택을 축소하면서 노사분쟁을 초래한다. 인수 대상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여유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쓰거나 배당금 증액에 사용하느라 투자축소, 경쟁력 약화를 감수해야 한다.



멀쩡한 기업 사들여 공중분해

브릿지 증권을 인수했던 BIH는 98년 대유증권을 인수한 뒤 2000년 일은증권을 다시 인수해 두 회사를 브릿지증권으로 합병했다. BIH는 외환위기 이후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은 99년 대유증권이 839억원의 흑자를 내자 BIH는 주식액면가의 70%인 주당 700원의 초 고배당을 통해 204억원을 빼내갔다. 이후 자사주 매입과 유상감자(자본금을 줄여 주주가 나눠갖는 것), 사옥매각을 통해 증권사를 껍데기만 남겼다. 마지막으로 LBO라는 방식으로 증권사 매각을 시도하려다 금융감독당국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당시 합병건을 심사했던 금융감독원 박권추 팀장은 “통상적인 LBO와 달리 브릿지의 경우 제3의 자금원이 없었고, 대주주에서 돈을 빌려서 상환하는 구조라는 점 등이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당시 브릿지증권 매각 반대를 주도했던 골든브릿지증권 강승균 노조위원장은 “매각이라기보다는 사실상 회사를 청산하겠다는 것이 당시 대주주인 BIH의 의도였다”고 말했다.



사기수법 닮은 공매도

올해 주식시장이 출렁였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 돈을 지속적으로 빼내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공매도’라는 투자기법 탓도 컸다. 일반적으로 주식투자는 주식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 차액을 벌어들이는 방식이다. 반면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생각될 때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가격이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서 갚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주가가 100원일 때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100주를 빌려 팔았다고 치자. 1만원의 돈이 손에 들어온다. 그런데 주가가 하락해 주당 80원이 됐다. 주식을 빌려준 증권사에는 주식으로 갚는다. 투자자는 시세와 상관없이 100주만 갚으면 된다. 그러므로 8000원으로 80원짜리 주식 100주를 사서 갚는다. 2000원을 벌게 되는 셈이다. 이런 수익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공매도가 성행하면 기업가치와 무관한 주가가 형성된다.

국내 대표적인 기업들이 지난해 7월 이후 주가가 하락을 면치 못했던 것도 이런 공매도 탓이다. LG전자는 올 3·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4.85%나 증가했는데도 주가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주가가 23.5%나 떨어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기업이고 환율급등으로 수출경쟁력까지 향상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가 몰렸지만 공매도로 결국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공매도가 성행할 당시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성공시키기 위해 주식을 산 뒤 증권가에 괴담을 유포시켜 해당 기업의 주가를 더욱 떨어뜨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공매도의 폐해가 전세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면서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 공매도 규제가 확산됐고 한국 정부도 지난해 9월 뒤늦게 공매도 개선방안을 내놨다. 금융경제연구소 채지윤 연구원은 “공매도는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는 위험천만한 투자”라며 “첨단투자기법으로 포장돼 있지만 실제로는 사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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