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섭씨를 찾습니다, 후쿠오카 왕복 항공권을 드립니다.” 작가 김민섭씨(35)가 경향신문과 페이스북에 올린 이 글이 놀라운 일을 만들어냈다. 누리꾼들은 1000개 이상의 댓글로 답했고, “SNS에서 볼 수 없던 감동과 연대, 희망을 느꼈다”고 극찬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달 27일 김씨는 저가항공사의 일본 후쿠오카행 10만원짜리 ‘땡처리’ 표를 구했으나 갈 수 없게 되자, 환불을 하려 했다. 하지만 취소 환급금이 2만원 정도뿐이라는 걸 알게 되자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싶어졌다고 했다. 항공사는 “(여권 영문) 이름만 같으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김민섭 찾기’가 시작됐다.

누리꾼들은 즉각 반응했다. 자신이 ‘김민섭’이 아님에도 즐거워했다. 박모씨는 페이스북 댓글에서 “추워지는 겨울, 훈훈한 이벤트다. 김민섭씨가 꼭 나타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민섭씨’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어떤 김민섭’씨는 “여권도, 시간도, 돈도 없다”며 안타까워했고, ‘다른 김민섭씨’는 “여권 이름 알파벳이 ‘seob’이라 다르다”며 좌절했다.

한 누리꾼은 “아무리 땡처리 표라지만 취소한다고 2만원만 환불해주는 것은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항공사를 탓하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3일 만에 드디어 ‘김민섭씨’가 나타났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는 그는 졸업전시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느라 가고 싶은 여행을 모두 포기하고 있던 휴학생 김민섭씨(25)였다.

누리꾼들은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숙박비를 내주고 싶다’ ‘후쿠오카 교통 패스를 주고 싶다’는 사람들도 나왔다. 백모씨는 “조롱·말꼬리잡기가 가득해 소모적인 SNS의 세계에서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을 훈훈하게 바라본다”고 평가했다. 신모씨는 “(자기 것을) 기꺼이 내어놓은 마음이 불러일으킨 소소한 연대에 마음이 포근해짐을 느꼈다. 티켓 너머의 울림을 기억하려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을 흐뭇하게 한 이 ‘연대’는 이제 김씨의 ‘디자인 재능’을 사는 ‘스토리펀딩’ 형태로 다시 시작되고 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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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