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경북 김천 수도산에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나타나 큰 화제를 모았다. 지리산에서 진행되고 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사업으로 탄생한 반달가슴곰이 서식지를 벗어나 직선거리로만 무려 80㎞가 떨어진 경북 김천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이 곰은 2015년 2월에 출생하고, 그해 가을 지리산에 방사된 세 살짜리 수컷으로, 원거리 이동에도 불구하고 포획 당시 체중 56㎏의 건강한 상태였다.

이 곰은 수도산에서 발견된 지 한 달 후인 지난해 7월, 또다시 김천 수도산으로 이동했다가 포획돼 지리산에 재방사됐다. 이러한 현상은 환경부가 2004년부터 시작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등 각종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복원된 반달가슴곰이 먹이활동은 물론 자연 번식, 이동권 확보까지 생물종의 생존에 필요한 적응력을 갖춘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애기뿔소똥구리 _ 사진출처 : 경향신문 DB아카이브

 

2014년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지구의 생물종 멸종이 인류가 지구에 나타나기 이전보다 1000배가량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각종 개발과 경제 성장 과정에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한 야생 동식물이 크게 늘어났다. 국내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종수는 1989년 92종에서 2012년 246종, 2017년 12월 267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우리에게 친근하게 알려진 호랑이, 두루미, 장수하늘소, 미호종개, 광릉요강꽃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안타깝게도 서서히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환경부는 그동안 우리나라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생태계 건전성을 되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이들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대한 증식·복원사업에 주력해 왔다. 지리산 반달가슴곰, 소백산 여우, 월악산 산양, 창원 따오기 복원사업이 대표적인 예이다.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현재 47마리가 살고 있어 지속적으로 생존 가능한 최소 개체수인 50마리를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월악산 산양도 77마리가 살고 있어 100마리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을 복원하는 작업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원래의 종을 확보하여야 하고, 이를 증식시켜야 하며, 이후에는 원래의 서식지를 되살리는 일련의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때마침 경북 영양군에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올 하반기 개관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복원센터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멸종위기 야생생물 증식·복원 연구를 통해 사라져 가는 한반도의 고유생물들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되살려내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아울러 핵심종 확보, 학계나 민간 연구소 등 기존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기관과의 협업에 이르기까지 종 복원과 관련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도 하게 된다.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우리에게 친숙하였지만 지금은 사라져 가는 소똥구리, 사향노루, 스라소니, 두루미 등 총 43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대상으로 원래의 종 확보 및 종 복원 사업을 우선 추진하게 된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사라져 가던 우리나라 고유의 야생생물이 우리 곁으로 되돌아와 우리 국토의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고, 우리 후손이 살아가는 환경이 더욱 풍성하고 자연과 잘 어우러지길 기대해 본다.

<김은경 | 환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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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