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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마음으로

꽃을 꺾는 마음으로

자는 아이의 고운 숨소리를 듣는 마음으로

죽은 옛 연인을 찾는 마음으로

잃어버린 길을 다시 찾은 반가운 마음으로

우리가 찾은 혁명을 마지막까지 이룩하자

 

물이 흘러가는 달이 솟아나는

평범한 대자연의 법칙을 본받아

어리석을 만치 소박하게 성취한

우리들의 혁명을

(…) - 김수영(1921~1968)

 

일러스트_ 김상민 기자

 

김수영 시인은 4·19 혁명에서 ‘사랑을 만드는 기술’(‘사랑의 변주곡’)을 배웠다고 고백했다. 소리치지 않고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혁명하는 방법, 그것이 사랑이다. 사랑의 혁명은 “시를 쓰는 마음”, “자는 아이의 고운 숨소리를 듣는 마음”에서 저절로 우러나온 것이다. 그것은 ‘물이 흘러가는 달이 솟아나는/ 평범한 대자연의 법칙’에 따른 순리이다. 사랑이 없는 정치를 사랑이 있는 정치로 바꾸려는 간절한 마음이 4·19 혁명을 이룬 동력이었다.

 

‘사랑의 마음에서 나온 자유는 여하한 행동도 방종이 아니지만, 사랑이 아닌 자유는 방종’이라고 김수영 시인은 말했다. 사랑이 있는 한 ‘역사는 아무리/ 더러운 역사라도 좋다/ 진창은 아무리 더러운 진창이라도 좋다’고도 노래했다. 탄핵 정국을 맞아 4·19 혁명을 이루어냈던 “어리석을 만치 소박”한 마음들을 생각한다. 소외된 사람들, 억울한 사람들, 우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 사랑을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없는, 수백만명의 질서 있는 촛불 집회가 조용하고 평화롭게 웅변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김기택 시인·경희사이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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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