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선 마치 문재인 정부의 독단적 정책추진인 것처럼 비판하지만 사실 최저임금 인상은 대선 당시 모든 후보의 공통 공약이었고, 박근혜 정부의 최근 3년간 평균 인상률을 적용해도 2023년이면 9990원으로 인상된다. 이런 점에서 새 정부가 목표로 하는 최저임금 1만원은 지나치게 과도한 것이라 할 수 없다. 당장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부담이겠지만 비정규직과 저임금 노동이 양산된 지금 상황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진통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정책 운영의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새 정부 노동정책의 핵심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은 그 방향에서 옳다. 그러나 그와 같은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소비의 증가로 이어져 경제가 선순환하기까지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보완대책이 함께 가야 한다.

정규직 임금구조의 개편 없이 정규직 전환과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지속하기 어렵다. 자영업자의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획기적으로 경감시켜 주는 모바일 직불카드 전면 도입과 같은 실효성 있고 체감도 높은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자영업자의 가장 큰 부담인 임대료 관련 정책과 법령이 조기에 추진, 입법되지 못하고, 최저임금 인상 못지않게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경감하고 지원하려 노력한다는 새 정부의 의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은 정무적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문제도 노사관계의 측면에서만 본 아쉬움이 있다. 제빵기사가 본사직원이 될 경우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의 갑을관계에 미칠 영향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것이다.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과 일자리 창출 정책은 좋다. 그러나 공공부문 개혁이 함께 가야 한다. 공공부문이 양질의 대국민서비스와 일자리를 담보하는 것은 옳지만 존재하는 비효율과 기득권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개혁을 해야 국민의 지지가 지속된다. 공공부문이 혁신과 효율이 배제된 채 단지 안정된 직장이 되고, 그런 공공부문에 젊은 인재가 몰리는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

4차 산업혁명과 신성장 산업이 강조된다. 그러나 누차 강조하지만 우리 경제는 여전히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5대 기간산업이 중요하고, 그 비중은 향후 최소한 10년은 대체 불가다.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5대 기간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유지, 발전시키는 정책적 노력이 조화되어야 한다. 중소기업과 벤처 지원 정책과 함께 5대 기간산업을 담당하는 대기업의 역할에도 주목하는 정책적 균형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의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해야 한다. 공 따라 몰려다니는 동네축구 하듯 산업부, 중기벤처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모두 4차 산업혁명과 중소기업, 벤처에 매달려서는 안된다. 대·중소기업 상생 방안은 필요하지만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정책을 쏟아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명확한 역할 분담하에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아동수당 도입 좋다. 그러나 10만원의 아동수당이 출산율 제고에 효과가 있는지, 기존 보육지원 정책과의 통합적 고려를 통해 정책적 효과와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치매안심센터 역시, 지금도 복지기관 간 연계성 부족과 복지서비스의 분절성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분절된 서비스와 기관을 추가하는 것은 아닌지, 기존 노인복지서비스 및 기관과 연계하는 방안이 더 바람직한 것은 아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방 분권 좋다. 그러나 분권이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시켜 국가적 수준에서 복지와 삶의 질을 제고하려는 방향을 훼손하지 않게 해야 한다. 분권과 함께 자치의 확대가 고려되어야 한다. 아니면 권력이 중앙 엘리트에서 지방 엘리트로 좀 더 많이 이전되는 것뿐이다. 적폐청산 해야 한다. 적폐청산에 시한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미래 비전이 함께 가야 한다. 우리 사회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한다. 대·중소기업관계, 갑을관계, 노사관계가 모두 그렇다. 시장이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곳이라면, 정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도 조화와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

백화점식 종합대책은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사안의 여러 측면에 대한 종합적 검토, 정책의 조화와 균형은 국정 운영에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대통령의 인기와 탁월한 소통, 공감능력만이 아니라 국정운영의 성과와 정책으로 점수를 내야 하는 시점이다.

<김기식 | 더미래연구소장·전 국회의원>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