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봉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공짜 밥을 먹기 위해서 국가에 자신의 불행을 증명해내야 하는’ 영국 복지 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후원도 마찬가지다. 대상이 국가에서 후원자 개인으로 옮겨갈 뿐이다.

지난 한 주간 국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후원’과 관련한 이슈로 설전이 오갔다. 우선 국내에선 한 아동재단 정기 후원자가 자신에게 브랜드 롱패딩을 사달라고 한 자신의 후원 아동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일이 있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한 달에 월급을 쪼개 후원하는 직장인”이라며 “후원 아동이 피아노 학원을 다니며 20만원짜리 브랜드 롱패딩을 요구해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원 아동이 자신을 만나는 것을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신을 ‘물주’ 취급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우려’를 덧붙였다.

그의 글이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이해가 된다”는 입장과 “어려운 아동이면 롱패딩도 입고 싶어 하면 안되냐”는 입장으로 나뉘어 설전을 벌였다. 트위터리안들은 “‘후원받는 주제에 20만원짜리 롱패딩을 골라?’라는 의견은 말도 안된다”며 “단지 그는 저렴한 가격에 ‘후원하는 따뜻한 나’를 구매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후원 남성을 비판했다. 한 트위터리안은 “한 달에 5만원씩 후원을 지속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 쉽지 않은 일을 한다고 후원 대상에 통제력을 가져선 안된다”(@fu**)고 말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재단은 해명문을 내놓기까지 했다. 그 논란 속에서 11살짜리 후원 아동의 존엄은 지켜지지 못했다.

영국의 팝 가수 에드 시런은 지난 7일 라이베리아의 어려운 이들을 돕는 캠페인 영상에서 난민을 대상화해 한 노르웨이 단체로부터 ‘녹슨 라디에이터 상’을 받았다. 현재 라이베리아의 상황이나 그들의 처지를 진심으로 이해하려 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불쌍한 사람’으로 그려내며 타인의 불행을 ‘가난 포르노’로 소비했다는 것이다. 한 트위터리안은 “연민의 힘은 강하지만 위험하기도 하다”며 “라이베리아는 라이베리아인들 스스로의 힘에 의해 구원돼야 한다. 필요한 것은 ‘하얀 구원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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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