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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자유당은 비례대표 후보 10명을 발표했고, 당선권을 5번까지로 예상했다. 이 중 3번을 받은 이는 동성애 반대 활동을 주로 하는 단체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교육국장으로 있는 약사다. 기독자유당의 관계자는 동성애 전문 의료인인 3번 후보와 함께 4번의 후보를 이슬람 전문 변호사라고 소개하면서 원내에서 동성애와 이슬람 문제에 대해 맞서 싸울 든든한 일꾼이라고 주장했지만, 4번 후보는 이슬람 전문가가 아니라 해양법 전문가다. 3번 후보가 얼마나 동성애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외형상 드러나는 활동과 경력만 보면 그만이 이 정당의 비전을 대변할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기독자유당의 활동에서 반동성애 운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중차대한지를 단적으로 시사한다. 해당 분야의 전문적 활동가나 이론가와 잘 결합된 경우는 오직 반동성애 주제뿐이기 때문이다. 사실 기독자유당이 기대한 비례대표 당선 5석의 추정 근거도 이 정당이 적극 참여했던 반동성애 서명운동의 성과와 직결돼 있다. 수많은 개신교 목사들과 장로 등이 정당에 가담한 동기도 바로 반동성애 이슈와 관련이 있다. 요컨대 현재 개신교 정치세력화를 추동하는 가장 중요한 의제는 반동성애 문제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소한 두 가지 논점을 함께 얘기할 필요가 있다. 첫째, 왜 개신교는 반동성애 문제에 집착하는가. 그것은 개신교가 최근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동성애에 대한 적대로 치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개신교는 1990년 이전까지 초고속 성장을 구가했지만, 최근에는 마이너스 성장 상황으로 반전됐다. 이와 맞물려 사회적 호감도가 급격히 추락했다. 나아가 가장 적극적인 안티세력을 가진 종교이고, 매스미디어에서 비판 기조의 기사와 가장 많이 얽힌 종교다.

이에 대해 개신교 주류집단이 취하고 있는 대응은 뼈아픈 개혁이 아니라, ‘증오 마케팅’이다. 이것은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상투적으로 저질러 왔던 위기 대응책으로, ‘적’을 지목하고 공격함으로써 위기를 은폐하고 망각하게 하는 수법이다. 이때 ‘적’으로 지목된 대표 대상이 빨갱이, 무슬림, 동성애자다. 한데 이 중 현재 개신교가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증오 마케팅이 ‘반동성애 운동’이다.

개신교 청년들이 27일 레이디가가의 공연이 열린 서울 잠실 주경기장 일대에서 동성애 확산과 음란문화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공연을 반대하는 기도회를 열고 있다._강윤중 기자

왜 동성애자가 적으로 지목되었을까? 한국 개신교의 이슈메이커들은 대개 가장 적극적인 미국 맹신자들이다. 그들은 거의 언제나 미국 개신교 근본주의자들이 벌인 미국 사회에서의 투쟁을 모방하면서 한국 개신교의 당면과제를 해석해왔다. 1940~1950년대 이슈메이커들은 미국 교회의 반공주의를 한국화하는 데 몰두했다. 1960~1980년대 이슈메이커들은 미국 교회의 은사주의와 부흥운동을 한국의 성령운동에 덧씌웠다.

1990년대 이후의 개신교 이슈메이커들은 미국 교회 근본주의자들의 정치세력화를 모방하며 반동성애와 반이슬람을 특히 강조했다. 이 중 반동성애 이슈는 한국에서 적극적인 동맹자와 지지자를 얻었다. 많은 개신교 신자들은 ‘적’으로 지목된 동성애자에 대한 증오의 사도로 스스로를 위치시켰고, 이는 그들로 하여금 뼈아픈 교회개혁 없이 위기를 망각하게 하는 착시효과를 발휘했다.

이제 둘째 논점을 얘기할 차례다. 이러한 개신교 반동성애 운동은 얼마나 성공적일까.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는 이번 선거에서 기독자유당이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어느 때보다도 많은 목사와 장로, 엘리트교인들이 모였고, 특히 수도권의 대형교회를 이끌고 있는 영향력 있는 개신교 지도자들이 나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음에도 그들의 교인들 대다수는 이 정당에 투표하지 않았다. 다른 대안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이 당이 선택할 만한 정당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의 정보에 가장 빠른 집단인 수도권의 많은 개신교 신자들은 보수적인 사람들조차도 동성애 인권의 중요성이 트렌드임을 알고 있었기에 기독자유당을 시대착오 세력으로 본 것이다.

한데 하나 더 얘기할 것이 있다. 개신교 지도자들이 증오를 퍼뜨림으로써 자신의 위기를 망각하는 것은 퇴행적 종교행위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몰락의 위기에 있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은 악에 받쳐 분노할 대상을 찾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때 개신교 근본주의자들이 동성애자 등을 지목하고, 그들을 적대하는 행위를 조직하면서 이른바 ‘알바 데모꾼’을 동원할 때 그 유혹에 취약한 이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해서 이른바 ‘알바 데모꾼’이 등장했다. 한데 이들은 단지 ‘알바꾼’이 아니라 그 행위 속에서 증오의 사도로 주체화되곤 한다. 개신교의 증오 마케팅의 부작용은 이렇게 개신교를 퇴행시킬 뿐 아니라 사회를 위험하게도 한다.


김진호 |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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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