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공론에 부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에 대한 시민정책참여단 숙의 결과가 공개됐다. 교육부가 12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큰 틀에서 기존 학생부 시스템을 유지하되 사교육 부담을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돼온 일부 항목은 손질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앞서 교육부는 학생부 신뢰도 제고방안을 ‘국민참여 정책숙려제’ 1호 안건으로 정하고 시민참여단 100명의 숙의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사교육이 개입할 여지가 많은 데다 합격기준이 모호해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이란 비판을 받아온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시민참여단은 논란이 돼온 ‘수상경력’은 현행대로 기재하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부모의 계층에 좌우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자율동아리도 기재는 하되 참여 동아리 개수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가장 논란이 돼온 ‘소논문’은 아예 학생부에서 빼고, 인적사항 중 학부모 성명·생년월일·가족변동사항도 삭제키로 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참여단 측에서도 시간에 쫓겨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있다. 전문가 자문위원회에 참여했던 전교조 등 4개 단체가 “교육부가 자신들의 시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는 등 외압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시민참여단 숙의 결과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단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첫 단추는 끼웠다고 본다. 학종은 당초 공교육을 정상화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후 대입에서 비중이 계속 높아져왔다. 상당수 학생과 학부모가 지나친 학업부담이나 경제적 배경에 따른 교육격차 등을 이유로 비판하지만, 현장에서는 고교 교육을 정상궤도로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이번 숙의절차를 시작으로, 교육당국은 학종이 당초 취지에 부합하는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또한 대학입시 정책은 학종뿐 아니라 고교 체제·수능·내신 등이 하나의 고리로 맞물려 있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대입정책을 포함한 교육정책을 공론화하는 작업은 유의미하지만, 그렇다고 교육부가 모든 책임을 공론화에 미뤄선 곤란하다. 교육당국은 공동체의 미래를 염두에 두고 교육정책의 거시적 비전을 그려내 시민에게 제시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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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