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1일 국회 시정연설은 지향점이 분명했다. 심각해지는 경제, 민생 문제의 해법으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의 비전을 제시했다. 포용국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확인, 보수야당 등에서 요구해온 정책기조 전환은 하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양극화 문제 해결을 경제 분야의 급선무로 내세웠다. “불평등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점을 역대 정부도 인식해 복지를 늘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기존의 성장 방식을 답습한 경제기조를 바꾸지 않아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양극화 해결 방법으로 대증요법이 아닌 경제적 체질 개선이라는 근본 처방을 제시했다. 심화되는 불평등이 지속 가능을 위협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한다는 면에서 온당한 방향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경제기조를 바꿔가는 과정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힘겨운 분들도 생겼다”면서 “그러나 ‘함께 잘살자’는 정책기조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당장의 어려움을 피하려 “경제 불평등을 키우는 과거 방식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정책기조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장통’으로만 치부하기엔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시정연설을 마치고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과 함께 국회 본관을 나서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시정연설 때보다 경제와 민생에 집중했다. 경제와 민생의 절박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걸로 받아들인다. 실제 문 대통령은 불평등 해소에만 정책을 올인하지는 않았다. 시정연설 중 ‘경제’를 27번 언급한 문 대통령은 포용(18번)보다 ‘성장’(26번)을 더 많이 언급했다. 실제 “혁신성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공급’ 중심의 정책인 혁신성장에 대한 의지를 곳곳에서 피력했다.

무려 470조원에 달하는 ‘슈퍼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문 대통령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설파했다. 경기둔화의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재정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방향은 맞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도 재정여력이 있는 국가들은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 2년 연속 초과 세수로 인해 재정 여력도 있다. 내년 예산안에서 최대로 늘어난 부문이 ‘일자리 예산’이다. 양극화 심화와 직결되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재정의 마중물 역할을 확대하자는 취지일 터이다. 하지만 올해도 막대한 일자리 예산을 투입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벌써부터 야당이 일자리 예산 대폭 삭감을 벼르는 이유이다. 재정 투입을 통한 일자리와 함께 민간 영역에서의 일자리 창출을 일으키는 실효적 정책이 제시되어야 매머드 일자리 예산안의 당위가 더 확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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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