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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권 노동부 장관이 비정규직 고용제한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2년 안에 실직하는 것보다 비정규직일지언정 오랫동안 근무하는 것이 낫지 않으냐는 발상이다. 노동부 장관으로서 열악한 처우와 저임금도 모자라 해고 위협에 떨어야 하는 비정규직의 노동조건 개선을 숙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제도를 회피하려는 온갖 편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고용제한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는 것이 적절한 해결책일까 싶다. 특히 재계가 유사한 주장을 한 뒤 이 장관의 발언이 나와 진정성 논란도 일고 있다. 비정규직보다는 경제살리기란 명목으로 재계의 노동비용절감과 고용유연성 목소리를 반영한 방침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당장 노동계로부터 비정규직만 양산하게 되는 땜질식 처방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 방안을 포함해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만들어 연내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노동계가 반대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반발만 살 것이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지회 소속 회원들이 30일 현대차 신차 발표회가 열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불법파견 시정 및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은 경제활성화와 대기업 우선정책의 틀 속에서 이뤄진 측면이 강하다. 외환위기 때 한국경제의 목줄을 쥐었던 국제통화기금(IMF)의 고용유연화 요구에 따라 정부가 근로자파견법을 제정하면서 비정규직 확산이 시작된 것이 좋은 사례다. 아이러니하게도 2007년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비정규직을 옥죄는 계기가 됐다. 비정규직은 비정상적 고용이므로 일정 기간 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의 취지이지만 현실과 맞지 않았다.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려 노동비용을 절약하려는 기업들의 고용 패턴이 이 법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정규직 전환 부담에서 벗어나려는 기업들의 탈법과 편법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최근엔 2~3개월로 근로계약기간을 자르는 ‘쪼개기 계약’까지 등장했다.

비정규직은 정부 공식 통계로도 600만명을 넘었다. 가구당 3인 가족으로 잡으면 전체 인구의 절반가까이가 비정규직과 그 가족이라는 얘기가 된다. 비정규직 증가가 노동시장을 이중구조화하고 소득분배구조를 악화시켜 사회통합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한국 사회는 지난 20년간 고통스럽게 경험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비정규직 문제는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함께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고려해봄 직하다. 4대 보험 등 당장 비정규직에 도움이 되는 대책도 물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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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