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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우여곡절 끝에 3년 만에 인양됐다. 미수습자들을 찾아야 하는 가족들의 고통은 또다시 시작됐는데, 공직사회에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해 11월까지 세월호 인양추진단장을 맡았던 전직 해양수산부 고위공무원이 산하 기관에 ‘낙하산’으로 내려간 것이다.

해수부는 지난 17일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새 원장에 연영진 전 해수부 해양정책실장(59)을 임명했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 뒤 ‘관피아(관료+마피아)’를 없애겠다고 법까지 제정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정작 세월호 수습을 맡은 공무원을 보란 듯 관피아로 앉힌 것이다.

해수부는 “진흥원은 안전문제나 이권과 관련된 산하 기관이 아니고, 관피아 방지법의 적용 대상도 아니라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는 본질을 비켜간 설명이다. 그간 관피아 방지법은 규제 대상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낙하산 공무원 문제가 비단 안전문제, 이권 관련 기관에서만 일어난다는 보장은 없어서다.

세월호가 참사 1091일 만에 육지로 완전 인양된 이튿날인 지난 12일 해질 녘 전남 목포신항 부두에 모로 누워 있다. 선진국들은 승객이 모두 산 사고라도 철저히 조사해 교훈으로 삼는 반면, 한국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가 백서도 못 내고 강제 해산되는 등 제대로 된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해수부는 또 연 전 실장이 해양과학 연구·개발(R&D)을 담당했고, 진흥원 산파역도 했다는 점을 들어 낙점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국민들에겐 황당한 발상으로 들릴 수 있다. 공무원이 재직 중 산하 기관을 만들고 퇴직 뒤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가. 이런 논리라면 공무원들은 퇴직 후 들어갈 기관 만들기에 더 노력할지도 모를 일이다.

연 전 실장의 임명 시점도 공교롭다. 진흥원장에 지원한 직후 이미 관피아 논란이 대두됐고, 그 뒤 탄핵 정국까지 겹치며 원장 인사는 무기한 연기됐었다. 대선도 불과 20여일 앞뒀다.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 옛 식구에게 자리를 내어줄 마지막 기회를 노린 것은 아닐까. 게다가 우여곡절 끝에 세월호까지 인양된 직후 인양추진단장을 맡던 인사라니 더 곱잖은 시선을 받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이 절망을 극복하고 거리로 나섰던 것은, 우리 사회를 바꿔보자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 전 실장의 영전 소식을 들은 미수습자 가족이나 유가족 마음은 어떨까. 해수부가 세월호 때문에 흘렸다는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었나.

박용하 | 경제부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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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