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0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재난현장에 자원봉사자 말고 꼭 나타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정치인들입니다. 홍보용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서입니다. 화재현장에서 숨진 동료를 슬퍼하는 소방관들을 뒤에 세우고 표정 잘 나오게 사진 찍습니다. 참사현장에 가서도 실질적 도움은 주지 않고 ‘아무개 왔다가다’로 악수에 인증샷만 찍고 옵니다. 안전태세 점검을 구실로, 명절이라 병사들이 모처럼 쉬는 부대에 방문한 정치인이 예비역들의 공분을 사기도 합니다.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 있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같은 속담으로 ‘제사에는 관심 없고 젯밥에만 관심 있다’도 있지요. 정작 해야 할 일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자기의 이익에만 쏟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재(齋)는 불교에서 망자의 극락왕생을 비는 천도의식으로 제사의 제(祭)와 자주 혼동합니다. 그래서 ‘49제’로 잘못 쓰기도 하고 불교 신앙이 아님에도 49재를 지내기도 합니다.

염불(念佛)은 마음을 다해 깊이 부처를 떠올리며 경을 외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천도의식 끝나고 먹을 저 공물들 생각에 입에 염불과 군침이 공존한다면 과연 그 승려의 공염불에 극락왕생의 기원이 깃들 수나 있을까요? 제사상 앞에서 절하는 머릿속에 조상님 대신 제사 음식만 그득하게 들었다면 허울 좋게 조아리는 헛제사지요.

신심(信心) 없이 입으로만 하는 염불을 공염불이라고 합니다. 실행 없이 말만 번지르르한 것도 공염불이라 합니다. 정치인의 존재 이유는 국민을 안전하고 잘 살게 하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목적이 다른 데 있으면 정치행동은 않고 정치행보만 합니다.

결혼식은 맛있었다와 맛없었다로만 기억된다고 합니다. 축하가 아니라 얼굴도장 찍기 위해 온 거니 신랑·신부는 중요치 않지요. 몸은 그곳에 마음은 헛곳에 있으니 조문을 구실로 상갓집에서 명함 돌리며 영업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승용 | <우리말 절대지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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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