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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은 결국 ‘1여다야’ 구도로 진행될 모양이다. 영남과 수도권에서 일부 여권 성향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여권 전체의 분열은 아니다. 반면 야권에서는 나름의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세 정당이 각축하고 있다. ‘1여다야’가 수도권에서 15~20개 지역의 결과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이에 따른 여야간 의석수 차이만 30~40석에 달한다. 영남에서 무소속과 야당 후보가 지난 총선보다 많이 당선권에 진입하고 여당의 비례의석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그 차이를 15석 정도는 줄일 수 있다. 그래도 산술적으로 여당 의석수는 지난 총선 때보다 20석 정도 증가한다.

야권은 뻔한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왜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내지 못했는가? 보수세력은 꾸준히 선거연대를 정치적 야합으로 비판해왔다.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단순다수결로 당선자를 정하는 조건에서 선거연대는 정치적 야합이 아니라 정치를 활성화시키는 수단이다. 정당명부제 비례투표를 확대하거나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면 현재 방식의 선거연대는 불필요하다. 이러한 정치개혁은 거부하면서 선거연대를 야합으로 모는 것은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 이 점에서 국민의당의 연대거부론은 문제다. 야권에서 선거연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발목을 잡는 일이다. 따라서 야권 내에서는 연대를 거부하는 국민의당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상황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당장 야권의 주요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국민의당 지지도가 더 높다. 이들을 분열세력으로 몰고 야권이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겠는가? 이런 태도는 목전에 다가온 선거결과에 긍정적이지 않으며 총선 이후 야권 재편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야권연대의 동력은 2012년 대통령선거 이후 계속 약화됐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으로 야권의 결집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는 야권연대의 회광반조였다. 겉으로 세력이 커지는 것으로 보였으나 내부에서 균열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결국 작년 말에는 분당으로 이어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4.13 총선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3당 경쟁체제 정립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야권 연대에 대한 반대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밝혔다._강윤중 기자


일견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이 분당의 중요한 원인이다. 정당은 정치적 정체성을 명확히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논란이 발생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이 논란이 생산적 결과를 만들어내는가, 그렇지 못하는가가 문제다. 새정치연합 내의 정체성 논란은 정치적 경쟁세력을 비판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고 야권 결집을 위한 정치적 비전은 생산하지 못했다.

2012년의 야권연대는 막연하기는 했지만 야권연대가 체제전환을 이루어낼 수 있으리라는 열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지 선거패배를 피하기 위해 연대가 필요하다는 식의 소극적, 방어적 논리만으로 야권 내의 복잡한 상황을 극복하고 연대를 실현시킬 수 없다.

비전이 결여된 채 진행되는 연대 관련 논란은 정파갈등의 자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현재의 야권 분열에 차기 대권을 둘러싼 갈등이 내재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한국정치사에서 정당 분열은 대부분 대권 경쟁에서 비롯됐다. 2012년 총선에서 야권연대가 잘 작동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압도적인 대권후보가 없었던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먼저 파이를 키우자는 주장에 대부분이 동의할 수 있었다. 2012년 이후에는 잠재적 대권 경쟁자들의 갈등이 야당 내의 갈등을 증폭시켜왔으며 지금도 분열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경쟁상대를 압도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발상이 더민주와 국민의당에서 작동하고 있다. 야권 내에서 차기 대권을 위한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앞으로도 분열 상황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투표일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전국 차원에서 야권연대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더라도 실망하기는 이르다. 몇몇 지역의 결과라도 바꿀 수 있는 국지적 선거연대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야권 분열이 여당의 압승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2008년에는 야권이 현재처럼 분열되지 않았어도 여당이 압승했고, 88년과 96년에는 야권 분열에도 여소야대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한국정치에서는 산술적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 정치적 에너지라는 변수를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이러한 결과가 출현하더라도 이는 정당의 역량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에 의한 것이다. 현재와 같은 야권의 난맥상을 초래한 주요 정당들의 책임이 면해지지는 않는다. 분열된 야권을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는 이미 이번 총선이 야권에 제기하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 됐다.


이남주 | 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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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