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하고 비인간적이고 지나친 학대.’ 지난달 27일 한 신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법적 구금 및 인권유린에 관련하여 유엔과 국제사회가 공동조사 착수한다>는 제목의 광고가 실렸다. 그런데 광고에서 제시한 인권유린의 증거란 게 좀 우스웠다. ‘수면부족과 수갑착용으로 인한 손목 타박상, 모욕적이고 강압적인 심문.’ 특기할 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박 대통령’으로 부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심정적으로 정권교체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낸 광고라는 점을 보여준다. 광고 하단에는 로드니 딕슨이란 외국인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 있어 궁금증을 불렀다.

그런데 엊그제 미국 CNN방송의 보도로 이런 의문이 풀렸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 MH그룹’이란 곳에서 그의 인권침해 문제를 유엔 등 국제사회에 호소할 것이라는 보도였다. 방송에서 MH그룹은 박 전 대통령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서 지내는 것을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로 꼽았다. 하지만 이 주장은 박 전 대통령이 바닥 난방시설과 수세식 화장실이 구비된 방에서 지낸다는 서울구치소의 반박에 의해 즉각 허위로 드러났다. 도리어 그가 일반 재소자의 6배에 해당하는 공간에서 월 3회 구치소장 면담, MRI촬영을 비롯한 충분한 치료 등 ‘황제수용생활’을 하고 있다는 증언들이 이어졌다.

딕슨은 MH그룹이 박 전 대통령 담당 변호사로 임명한 사람이었다. 미국 내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MH그룹에 인권침해 사건 담당 변호를 의뢰하고 MH가 딕슨을 고용한 것이다. 그런데 딕슨의 경력을 보면 입이 벌어진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에 따르면 그는 세계적인 민간인 학살범과 전쟁범죄자들을 전문적으로 변호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 추산 최소 3만5000명을 학살한, 수단 내전의 장본인 오마르 알 바시르와 나치 홀로코스트 이래 최악의 학살로 악명 높은 르완다 정부가 그의 고객이었다. 그 외에도 대선 불복 시위 진압으로 1100명을 숨지게 한 케냐 정부, 세르비아 민간인 학살 의혹을 받은 라무시 하라디나이 전 코소보 총리도 변호했다. 그는, ‘악마들의 변호사’였다.

MH그룹은 리비아 독재자 차남을 변호해 석방시켰다고 자랑한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을 이들이 변호하는 인물과 동격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조호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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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