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2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요쪽 동네에선 대부분 인도의 힌두교를 신앙하는데 아멘 대신 ‘긍게’가 화답 멘트. 긍게란 강력한 동의를 뜻하는 말로 ‘긍게 말이시’를 한번 뱉으면 되돌릴 수가 없다. 이후 밑도 끝도 없이 긴 설교를 들어야 한다. 고운 말도 석자리라고 대화 중에 긍게는 그러니까 정도껏 해야 한다. 인도나 여기나 신의 성호는 ‘시바’로 동일하다. 시바 중에도 ‘느그미’가 들어가면 대왕 시바신. 웬만한 시바신도 모두 그분 이름 앞에서 눈을 내리깔아야 한다.

교회에서도 회의하다 열불이 나면 집사님들이 시바신을 모셔버리는데, 여호와는 그때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만다. 여호와나 목사나 조용히 잠자코 있는 게 상책. 누구 입에서 ‘염병하네’ 어쩌고가 튀어나오게 되면 교회가 얼마간 영하권 날씨. 남녘에서 머무를 때 욕도 솔찬이 얻어먹고 살았다. 우리도 남들처럼 박수치고 찬송을 부르자는 집사님에게 미국에나 가서 그렇게 하라 했더니만 대번 ‘빨갱이 목사가 염병을 하네’가 돌아왔다. 같이 박수를 쳐줄 교인들도 늙어 힘 빠진 상태라 호응도 없고. 발길 끊었다가 내가 사임하자 다시 나오신다던가. 드디어 할렐루야 세상이겠다. 살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날마다가 놀렐루야인데, 할렐루야는 때에 따라 등 따시고 배부른 지배자들의 구호. 좋은 말도 분위기를 봐가면서 해야 한다. 누가 시킨다고 따라 외칠 싸구려 구호가 아니렷다.

염병에 이어 미국은 콜라병, 아니 꽐라병이 대세나 봐. 청교도들이 제멋대로 신약 구약을 떼더니만 이젠 마약에 손댔나. 청교도가 아니라 절교도. ‘절교하자!’가 그들의 입버릇 구호. 일치 연대 연합 연민 관용 배려 공동선 같은 말을 사전에서 아예 지운 개신교 근본주의자들이 깨진 콜라병을 휘두르며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포도주도 콜라도 친구랑 나눠마셔야 맛나지. 자기들만 울타리 치고 친구 필요 없이 살겠다니 한심하고 암암해라. 이러다간 그쪽도 탄핵밖에 답이 없는.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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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