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을 자주 이용하는데 며칠 전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 내가 부친 편지가 4~5일 만에 되돌아온 것이다. ‘본 우편물은 요금 부족(미납)으로 인하여 우편법시행령 제33조 1항에 의거 반송 조치하오니 보완하여 재발송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편지봉투에 호치키스로 꽉 박혀 있었다. 이런 황당한 경험을 한 이가 적지 않으리라고 본다.

필자는 우체국을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도 지난 1일부터 우편요금이 인상된다는 사실을 몰랐다. 어디에서도 우편요금 인상 안내문을 본 적이 없었다.

우편요금 인상이 우편량 감소로 우정사업본부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 따른 조치라는 것은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다. 우편요금을 인상하려면 미리 매스컴은 물론 현수막이나 안내문 부착 등 여러 경로로 충분한 홍보와 안내를 해야 하거늘 그런 과정이 없었다. 일례로 우편번호가 6자리에서 5자리로 줄어들 때 우정사업본부는 국민에게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2017 우정사업 발전방향 정책토론회'가 지난 4월6일 오전 서울 중앙우체국에서 열려 미래 지속가능한 우정사업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왼쪽부터 이삼열 연세대학교 교수,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부원장, 이준서 동국대 교수, 박용성 단국대 교수, 권상원 우정노조 노사교섭처장. 우정사업본부 제공

우정사업본부 측에 우편요금 인상에 대한 사전 고지의 절대 부족을 지적하니, 요금 인상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승인이 3월 초에 나다 보니 제대로 홍보 및 안내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짧은 기간이라도 요금 인상에 대한 홍보나 안내를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30원짜리 우표를 사기 위해 우체국에 갔다. 전에 사두었던 300원짜리 우표에 더해 인상된 요금의 우표를 붙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30원짜리 우표는 2~3일 후에 나온다고 한다. 이렇듯 기본적인 준비도 하지 않고 요금 인상을 강행하다니 어이가 없다. 우편요금이 인상된 줄도 모르고 보낸 우편물에 반송 사유 안내문을 붙여, 그 우편물을 다시 반송하는 등의 수고를 차라리 우편요금 인상을 고지하는 데 쏟았더라면 다수의 국민과 집배원이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앞으로 두 번 다시는 이처럼 국민을 짜증 나게 하는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말았으면 한다.

배연일 | 창원대 특수교육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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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