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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정치민주연합의 사정이 말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인사참사, 세월호 사건, 측근 비선라인 문제, 성완종 사건 등 온갖 악재가 꼬리를 무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상대로 한 선거에서 계속 패배하고 있으니 말이다. 4·29 재·보선 패배는 문재인 대표의 책임이 크다고 하겠지만 과연 문 대표에게 모든 책임을 지울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만큼 문제의 뿌리가 간단치 않다.

문제는 작년 6월 지방선거부터였다. 6·2 지방선거는 야당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던 선거였다. 하지만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합당명분인 기초단체 무공천에 집착하느라고 선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기초단체장 후보를 급하게 공천하다 보니 여당이 현직인 단체장을 이길 수 있는 후보를 거의 내보내지 못했다. 광주광역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하자 이에 반발한 현직 시장과 중진 의원이 탈당해서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단일화를 해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본선에서 경쟁하는 진풍경마저 연출했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은 선거 경험이 많고 지명도가 높은 다선 의원들을 대거 차출해서 광역단체장 후보로 내보냈다.

작년 7·30 재·보선에서는 동작을 파동이 전국적으로 나쁜 영향을 주었고, 호남에서의 안일한 공천이 유권자들을 분노케 해서 ‘이정현 당선’이란 이변을 초래했다. 이번 4·29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천도 잘못했을 뿐더러 선거전략도 없었고 선거운동도 잘 못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난맥상 등 국정 이슈가 선거에서 제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지역밀착형 후보를 내세웠고 선거운동도 이미지 위주로 했다. 재·보선은 투표율이 낮은 데다 통합진보당 해산에 따른 재·보선이라서 진보당과 선거연대를 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명분도 썩 좋지 않았으니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보다 비장했어야만 했다.

그래서인지 알 수 없지만 문재인 대표는 홀로 선거운동을 하다시피 했다. 지명도가 떨어지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은 자체적으로 뉴스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문 대표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발로 뛰는 유세에 몰두했다. 문 대표는 성완종 사면 문제에서 스텝이 꼬여서 성완종 사건이란 호재를 적절하게 살리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선거에서 맥을 못 추는 가장 큰 원인은 불안한 리더십인데, 리더십 문제의 뿌리는 역시 계파 갈등이라고 하겠다. 당 대표 등 지도부라고 하더라도 계파를 의식해서 소신 있는 결정을 하지 못하거나 또는 자기 계파를 고려한 독단적 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선거운동에서 팀 플레이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역시 계파 갈등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곤란한 지경에 처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돌파구가 자기 혁신과 변화임은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 전통적으로 야당은 새 인물 영입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가져왔지만, 지금과 같이 계파가 지배하는 구조하에선 누구도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수 없다. 계파 갈등이 존재하는 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새 인물을 영입하기 어려울 것이며, 지금과 같은 인재풀로는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이 모두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당 대표는 있어도 당의 지도력은 찾아보기 어려운 리더십 공백 현상도 심각하다. 치열한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대표가 선거 패배로 침몰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앞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패배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습관마저 있는 것 같은데, 거기에 편리하게 이용되는 논리가 ‘프레임’이다. 진보진영 학자나 논객들이 지난 몇 년 간 즐겨 썼던 용어가 ‘프레임’일 것이다. 용어의 본산지인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회자됐던 ‘프레임’을 통해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 그리고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의 패배를 설명하는 경향마저 있다. 하지만 한국의 보수는 ‘프레임’을 설정해 상대방을 올무로 엮는 그런 정교한 집단이 아니다. 오히려 야권이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진보’라는 프레임에 스스로 갇혀 있기 때문에 그 같은 효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 박근혜 정권에 비판적인 20~30대가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 이유도 이들은 야당이 빠져있는 프레임적 가치에 감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야권은 이제 수평적 정권 교체를 가져오고 진보 집권을 실현했던 두 전직 대통령을 역사 속으로 보내고 새 가치와 새 리더십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의 거대한 실패와 박근혜 정권의 난맥상은 이제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수권자세를 보여주지 못하는 야권이다. 이번 재·보선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술적 실패뿐 아니라 야권의 총체적 한계를 노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과연 쇄신의 길로 갈 수 있을지, 아니면 야권 분열을 촉진해서 ‘소수 보수 정권’ 수립에 일조하게 될지, 그것이 문제다.


이상돈 | 중앙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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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