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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가 고려 직진남으로 등극했다.” 배우 이준기의 복귀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드라마 <달의 여인-보보경심 려>를 다룬 기사다. 물론 글쓴이의 관심은 드라마가 아니라 ‘직진남’에 있다. ‘직진남’은 ‘한 사람만 바라보며 뜻을 굽히지 않고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남자’를 뜻하는 신조어다.

이 신조어가 한때의 유행어에 그칠지, 낱말로 자리 잡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신조어에 다소 거부감을 느낀다. 아무튼 ‘직진남’은 내버려 두더라도 ‘직진남’과 짝을 이룬 ‘등극’은 살짝 눈에 거슬린다. ‘직진남’과 ‘등극’은 아무리 꿰맞추려 해도 어울리지 않는 짝이기 때문이다.

‘등극’은 ‘임금의 자리’나 ‘어떤 분야에서 가장 높은 자리나 지위’에 오름을 뜻한다. ‘등극’의 뜻이 이러니 ‘직진남 등극’이라 하면 ‘직진남이란 최고의 자리나 지위에 오른다’는 의미가 된다. ‘남자’가 자리나 지위를 일컫는 말은 아닐 터. ‘직진남이 되었다’면 충분할 것을 ‘등극’ 때문에 글이 우습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연인 등극’ ‘막내 등극’도 그냥 ‘연인이 되었다’ ‘막내이다’로 쓰면 그만이다.

직업병 탓이겠지만 얼마 전 방송 진행자가 무심코 던진 ‘4위로 등극했다’란 말도 다소 귀에 거슬린다. 진행자가 ‘등극’의 뜻을 모르진 않을 텐데. 방송의 파급력을 고려하는 신중한 말글살이가 조금 아쉽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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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