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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12 [사설]우려 불식 못한 채 가동 시작하는 방폐장

경북 경주에 건설된 국내 첫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곧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그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사용전검사를 통과시켜 경주 방폐장 운영 허가를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원전 가동 37년, 방폐장 사업 시작 29년, 2005년 부지 확정 후 10년, 공사 착공 후 8년 만이다. 부지 선정과 건설 과정에서 그만큼 진통을 겪었음을 말해주는 숫자들이다. 이처럼 혹독한 산고를 겪은 경주 방폐장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이 마땅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해 우울하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안전성이다. 이번에 가동에 들어갈 1단계 10만드럼에 대한 처분 시설은 연약한 암반에다 지하수가 풍부한 곳에 동굴식으로 건설됐다. 그동안 제기됐던 안전성 논란이 여전히 불식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방폐물을 보관하는 사일로가 밀봉 후 물속에 잠기게 되고 콘크리트 균열로 인해 방사성물질이 주위 환경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게 환경단체 등의 우려였다. 그동안 5차례나 공사 설계가 변경되고 4차례 준공이 연기된 것이 그런 사정을 잘 말해준다. 활성단층 논란도 여전하다. 방폐장 운영주체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원안위는 이런 문제 제기에 분명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안전하게 설계와 시공을 마쳤으며 방사성물질 유출도 미량일 것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식이다. 이래서는 국민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

경주 방폐장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건설중인 중·저준위 방폐물 10만 드럼을 처분할 수 있는 1단계 동굴처분시설 입구 모습 (출처 : 경향DB)


게다가 법·제도마저 허술하기 이를 데 없다. 세계적으로 중·저준위 방폐장은 제도적 관리기간을 300년으로 정하고 있다. 경주 방폐장도 밀봉 후 300년간 관리해야 하는데 사실상 그런 계획이 서 있지 않을뿐더러 원안위 고시에 그에 대한 규정조차 미비하다는 지적이 그런 것이다. 원자력환경공단은 1단계 동굴방식은 폐쇄 후 100년, 2단계 천층방식은 300년 제도적 관리를 계획하고 있다고 하지만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주 방폐장의 문제는 애초 부지 선정부터 잘못된 데다 지질조건과 맞지 않는 동굴방식을 선택한 데 있다. 부지를 잘못 고른 것은 안전성보다 수용성을 우선했기 때문이다. 동굴식을 선택한 것 역시 안전성보다 주민 설득에 비중을 둔 탓이다. 공사 기간과 비용을 두 배 이상 들이고도 여전히 안전성 논란을 불식시키지 못하는 것은 외부의 문제 제기에 귀를 닫은 결과다. 지금이라도 원자력환경공단과 원안위는 경주 방폐장의 안전성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가동 여부를 다시 판단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미 만들어놓은 시설과 투입된 비용이 아깝다고 국민 안전과 신뢰를 결코 가벼이 여겨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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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