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이다. 아이 교과서를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한국검인정교과서 홈페이지에 들어가 주문하려 했지만 교과서 재고가 없어 주문할 수가 없었다. 대형서점에서도 교과서 구입이 불가능한 건 마찬가지였다. 내가 처음으로 전화를 걸었던 건 올해 1월이었는데 2월 중순경이나 말일경에 구매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전화를 할 때마다 하루하루 늦어지더니 새 학기가 시작된 오늘까지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교과서를 구할 수 없어 발을 구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서울시내 초등학교 중 가장 먼저 개학을 한 은석초등학교에서 21일 학생들이 새학기 교과서를 들고 자기반으로 가고 있다. (출처 : 경향DB)


그리고 필자가 학교에 다닐 때만해도 제일 싼 책이 교과서였던 거 같은데, 요즘 교과서 가격이 한권에 1만원에 이르러 비싼 가격에 상당히 놀랐다. 교과서 가격이 부담되지 않는 적정한 가격으로 가까운 서점이나 학교 등에서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교과서를 분실하고 학기 내내 마음을 졸이는 학생이나 학부모의 마음을 당국이 헤아려줬으면 좋겠다.


임무기 | 서울 종로구 부암동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TAG 교과서

교육부는 그제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공통과목으로 신설해 국정으로 발행하는 방안을 내비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며 꼬리를 내렸다. 어제는 교과용 도서 구분 기준안 및 한국사 발행체제 개편 정책연구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우익단체와 뉴라이트 계열의 한국사 국정화 찬성론자를 대거 발표자와 토론자로 내세웠다. 지난달 26일 개최한 1차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국정화에 반대하자 찬성론자 일색으로 2차 토론회를 꾸린 셈이다.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지 못해서 안달하고 무리를 일삼는 교육부의 모습이 눈 뜨고 보기 민망할 지경이다.

비단 한국사만이 아니라 어떤 교과서든 국정으로 발행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국제사회의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임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상황이다. 교과서 국가 발행이 박정희·전두환 정권에서 독재를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수단이 됐던 어두운 역사를 다시 언급할 것도, 학생의 알권리와 교사의 학문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헌법정신에 어긋난다고 새삼 강조할 것도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교과서 국정체제를 채택한 나라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국정화가 설 땅이 어디인지 분명히 드러난다.

주요 국가 중등학교 교과서 발행체제 (출처 : 경향DB)


정부·여당과 보수진영 일각에서 제기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주장은 여권이 주도해온 이른바 ‘역사전쟁’의 결과라는 건 모두가 아는 바다. 친일·독재 미화와 숱한 표절·오류 등으로 비판받은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교육부의 기존 검정 체제와 절차마저 무시한 비호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0%나 다름없는 채택률을 보이자 나온 방안이다. 권력과 정치의 필요에 따라 정책이 좌우된다면 그것은 이념·역사전쟁의 앞잡이 내지 하수인 노릇을 하는 데 불과하다.

교육부는 1차 토론회의 결과를 받아들여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어야 한다. 그럼에도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공통과목 국정 발행으로 한국사 국정화 명분을 쌓으려고 꼼수를 부리다 망신을 당하는가 하면 토론회를 찬성론자 일색으로 구성하는 무리수로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교과서 국정화는 성공할 수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교과서가 개정되는 것은 국가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교과서 국정화 논란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고 사회적 갈등만 부추길 뿐이다. 정부·여당과 교육부는 국정화의 허황된 꿈을 하루빨리 버렸으면 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TAG 교과서

지난달 26일 교육부가 주최한 토론회를 비롯해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제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세간의 관심을 더 끈 것은 3·1운동과 관련해 유관순을 다루지 않은 교과서들이 많다는 지적이었다. 우연도, 실수도 아니라는 지적과 더불어 종북좌파 성향의 필자들이 집필한 교과서가 주로 그렇다는 논지였다. 필자가 집필자로 참여한 천재교육의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도 그 중 하나로 거론됐다.

그래서 교과서를 보며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중학교 책에서는 ‘4인의 여성독립운동가’라는 특별 코너를 한 면에 걸쳐 다루고 있는데, 유관순도 포함돼 있다. 적지 않은 분량을 할당한 것이다. 고등학교 책에서는 독립기념관에 있는 ‘3·1정신상’이란 조각물의 사진을 소단원이 시작되는 곳에 제시하고 있다. 3·1운동이 남녀노소, 신분과 지위를 불문하고 200만명 이상의 조선인이 참여한 대중적 항일운동이었음을 형상화한 조형물이기 때문이다.

역사인물과 일화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초등 교육과정을 고려할 때, 5학년 2학기용 국정 교과서에서 유관순 열사를 특화해 다루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고등학교 1학년용 교과서도 반드시 그래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고교생에게는 3·1운동의 전체상과 특징을 보여주는 내용과 구성이 더 적당하다. 그래서 천재교육의 교과서는 해외에서도 3·1운동이 전개됐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1919년 4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인자유대회의 시가행진 사진을 수록하고 있다.

그동안 언론은 교과서를 비판하면서 사실이 있다, 없다만으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오류를 반복해 왔다. 잘못을 되풀이하는 이유는 초·중·고 교육과정의 계열성과 교과서들의 편집구성을 고려하지 않은 데 큰 원인이 있다. 두 가지 사항은 교과서 분석의 최소 전제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장관조차 이를 망각한 것 같다.

26일 경기도 과천 교육원로 국사편찬위원회 앞에서 열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기자회견'에서 역사정의실천연대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 경향DB)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유관순을 언급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는 특정 언론의 주장에 동조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국정제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여론을 조성할 수 있는 호재라고 판단했을지도 모르겠다.

교육부는 자신이 주최한 토론회에서조차 확인된 다수의 검정제 여론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지금 교육부가 한국사 교육과 관련해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2016년 11월 수능에서 한국사는 필수과목이다. 올해 고교에 입학한 학생부터 해당된다. 교육부는 쉽게 출제하겠다고 공약했지만, 교사들은 수능에 맞추어 수업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중학교 수업과의 차별성이 있을지 우려한다.

한국사 수업의 부실을 걱정한다. 교육과정의 총론-각론과 해설, 그리고 한국사에만 있는 집필기준에 의해 제작된 현행 교과서는 쉬운 수능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이 체계적으로 계열화되어 있지 않은 현실은 역사과 교육과정을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여기저기서 확인된다. 가령 고등학교의 동아시아사와 한국사 교과서에서 말하는 동아시아의 공간범주가 다른데 지금도 정정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 한국사 교과서 사이에서도 통일되어 있지 않다. 또한 제3차 교육과정 이래 40여년 동안 북한사는 ‘통일정책사’와 연관 지어 설명되고 있어 교사로서는 한국현대사를 다시 설명해야 한다. 사실 이 주제는 다른 교과목에서도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다. 오히려 한국사 교육과정은 남북분단이 현대사 전반에 어떻게 내재화해 왔는가를 교육할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한다.

정부는 작년 교과서 파동의 해법으로 국정제와 편수국 부활을 제시했다. 그러나 파동의 직접적인 원인은 정부가 교육과정 개발을 게을리했고, 교과서 검정제를 잘못 운영한 데 있다. 정부의 해법은 한국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상식의 범위 안에서 다양한 사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원칙을 부정하는 접근이다.


신주백 | 연세대 HK연구교수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TAG 교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