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를 살면서 지금까지 두 번 놀랐다. 한 번은 20년 전의 네이버 지식인. 그리고 요즘의 유튜브. 어느덧 네이버 시대는 저물고 이제는 ‘유튜브 시대’라는 얘기는 심심찮게 들었지만 이제야 그걸 제대로 실감하는 중이다.

우연히 유튜브로 ‘씽씽’을 본 것이 일주일 전. 놀라워라. 한창 때의 글램록을 연상시키는 여장 남자 둘과 여성 보컬이 분명 타령조의 민요를 부르고 있었다. 내 눈과 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신세계를 만난 듯 좋아했다. 우리나라 민요가 이렇게 펑키하고 사이키델릭하게 들릴 수 있다니…. 우리 민요가 해학과 정제미마저 갖춘 ‘솔 음악’ 혹은 월드뮤직으로 업그레이드가 된 느낌이었다. 이름하여 민요록 밴드 씽씽(Ssing Ssing)이라 불리는 6인조 밴드였는데, 유튜브에 씽씽이라고 치면 제일 먼저 나오는 15분짜리 라이브 동영상의 조회수가 이미 200만을 훌쩍 넘었다.

록밴드 ‘씽씽’(Ssing Ssing) NPR 홈페이지

내친김에 인기 동영상 카테고리에 있는 ‘저스트 절크’라는 댄스팀 동영상도 봤다. 세상에 뭐 이런 기막힌 춤이 다 있다니….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서 보고 놀라긴 했지만 이 정도인지는 몰랐다. 감탄이 절로 나오다가 어떤 부분에서는 기가 막혀 감탄사조차 잘 안 나왔다. 믿기지 않는다. 도대체 얼마나 고통스럽게 오래도록 연습했을까? 그 시간을 벌기 위해, 그 안무를 짜기 위해, 그 합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을까?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런 생각이 절로 들기에 문득 감동받고 숙연해지는 춤이라고 할까? 맞다, 한마디로 레벨이 다른 춤이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어느새 내 생활의 중심에 유튜브가 있다는 사실을. 집에 텔레비전이 없기에 언젠가부터 뉴스를, 주로 설거지를 하며, 유튜브로 듣게 된 나. 잡다한 살림의 잔기술을 대부분 유튜브에서 배우는 나. 검색, 무료 영화 감상, 영어 공부는 물론 패티 스미스나 레이먼드 카버의 오디오북을 유튜브에서 찾아 듣고 있으니 심지어 독서조차도 아이러니하게도 유튜브 동영상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유튜브는 놀랍거나 신기하거나 재미난 시청각적 오락거리만 제공하는 게 아니다. 예전에는 궁금한 게 있으면 포털사이트 검색창을 이용하거나 네이버 지식인을 찾아봤지만 지금은 검색도, 과외 공부도, 취미 생활도, 자기 계발도 유튜브로 하는 세상이 됐다.

검색시장에서 유일하게 구글을 꺾은 한국이었지만 지금은 국내 포털 중 어느 것도 유튜브에게 ‘턱도 없는’ 시대가 됐다. 유튜브의 위세가 어느 정도인가 하면, 전 세계인 4명 중 1명이 유튜브 영상을 보는 등 유튜브 이용시간은 점점 압도적으로 길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경우 네이버보다 유튜브 이용 시간이 무려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 됐다. 당연히 광고주들도 유튜브로 몰려든다. 유튜브의 동영상 광고 같은 경우 네이버와 다음을 합친 것보다 3배가량 높다. 그러다보니 ‘갓튜브(GodTube)’ ‘유튜브(YouTube) 쇼크’ 같은 말들도 생겨났다.

나만 해도 네이버를 이용하는 시간이 점점 줄고 있다. 며칠에 한 번 잠깐 사용하는 네이버 메일, 그 편리성과 포인트 누적 때문에 인터넷 쇼핑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되는 네이버 페이가 전부다. 예전에는 네이버와 함께 하루 업무를 시작하고, 무엇이든 네이버에게 물어보고, 오랫동안 네이버 블로그 페이지에 머물며 함께 놀고 먹고 공감하며 기꺼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지만 이젠 아니다. 텍스트 뉴스가 보고 싶을 때는 ‘그게 그거지만 그나마 낫다’는 생각에 다음에서 챙겨 보고, 검색은 구글·유튜브를 이용한다. ‘네이버 맛집’이라면 대놓고 불신하는 지경에 이르러 네이버 블로그 광고에 나오지 않은 식당만 골라서 다닐 정도다.

네이버는 이렇게 조금씩 사용자의 신뢰감을 잃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사이 스마트폰 시장과 함께 성장한 유튜브가 텍스트만으로는 부족했던 검색의 한계를 극복하며 새로운 황제로 등극했고. 물론 그 이면에는 유튜브의 망 사용료 면제와 조세 회피, 불공정하게 계약된 광고 시간(유튜브 5초, 네이버 15초)에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닐 것이다. 스스로 자초한 신뢰도 및 콘텐츠 질의 하락, 기득권의 정치적 영향력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 플랫폼들이 함께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유튜브 시대를 맞아 유튜브만 탓할 게 아니란 말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가 함께 전망하고 고대하던 ‘방송국 시대’가 이제 진정 도래한 것인가? 조중동보다 더 막강했던 네이버 독식 시대를 지나 한결 개인의 힘이 커진 유튜브 시대가 된 오늘에서야 난 무언가 확실히 바뀌었고 그 변화는 결코 거스를 수 없는 것임을 느끼고 있다. 시대의 변화. 그것은 비록 느리고 더뎌 잘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지만 어느덧 훌쩍 커버린 신(God)과 괴물 그 사이의 무언가와 같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김경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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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스산맥의 케이블카, 아마존강의 배, 그리고 북극의 눈썰매에서도 구글카메라는 동선을 포착하고 있다. 사막 한가운데를 걸어가는 낙타의 등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디지털지도를 작성하기 위해서 전 세계 오지에도 카메라를 들이대고 지도를 만들고 있다. “무슨 생각해?” 구글의 텅 빈 첫화면의 빈 사각 입력창을 마주하면 우리는 한없이 솔직해진다. 어떤 친구에게도 내놓을 수 없는 문제를 털어놓기도 한다. 은밀하고 궁금한 고민과 고백을 검색창에 입력한다. 구글은 이 모든 검색어를 데이터베이스에 빠짐없이 저장하고 있다. 세계인의 집단 자아저장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은 믿어도 되는 친구일까.

 

 

구글이 한번 움직이면 전 세계가 진동할 정도로 구글은 미래 세계를 만들어내는 거대한 체제가 되어가고 있다. 어떤 텍스트가 읽힐지 결정하기도 하고, 얼마나 빨리 검색될지도 그들이 결정한다. 기업의 생존을 한손에 틀어쥐고 있는 그들은 검색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 모든 산업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현재 구글만큼 돈과 기술, 권력 정보가 집중된 기업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 구글이 돈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 정보까지 수집하는 정보거머리가 되어가는 것은 실망감을 넘어 충격적이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구글에 대한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배신감마저 느끼게 한다.

구글이 사용자가 위치 서비스를 의식적으로 끈 이후에도 비밀리에 위치 데이터를 전송했다는 사실이 IT 매체 쿼츠에 의해 폭로됐다. 구글의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폰에서 사용자가 위치 서비스를 끄고 SIM 카드를 빼놓았지만 사용자의 위치 데이터가 그대로 전송되었다는 것이다. 구글은 메시지 전송 속도와 성능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지만 잠재적 보안 위험을 유발하는 기능을 의도적으로 설치한 명백한 사실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는 소비자의 등에 칼을 꼽는 행위와 다를 게 없다. 또 아이폰 웹브라우저에 불법으로 쿠키를 심어 54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 등을 무단 수집했다는 이유로 영국의 소비자단체와 송사 중이다. 2011년 한국에서도 ‘스트리트뷰’를 만들며 시민 수십만명의 통신정보를 무단 수집해놓고 발뺌하기도 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인터넷 보급률, 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은 한국 스마트폰 시장의 80%를 차지한다. 구글에 한국은 요리하기 쉬운 황금시장이다. 지난해에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한국에서 개최해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구글은 천문학적인 경제효과를 얻었다. 구글은 한국을 생태계 확장의 테스트 베드로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어떤 혜택도 보지 못하고 있다. 말로 떠드는 구글의 한국으로의 생태계 확장은 실제로 우리에게 공수표를 던져준 듯한 느낌마저 든다. 국내 스타트업에 그다지 큰 도움을 준 것도 없고 투자는 전무한 상태다. 구글은 지난해 국토지리원이 10여년간 만든 수조원의 가치를 지닌 5000분의 1 지도를 반출해가려 했다. 모바일 환경에서 위치 기반 시스템(GPS)과 지도가 결합한 데이터는 일종의 금맥이다. 구글은 오히려 반출되지 않을 경우 한국이 글로벌화는 물론 여러 측면에서 불리하게 될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논리를 내세우기도 했다. 구글의 치졸의 극치는 한국에서의 세금 문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구글이 올해 국내에서 구글플레이를 통해 지난 10월까지 올린 매출만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수료를 30%라고 할 경우 수익만 1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세금은 한국에 한 푼도 내지 않는다. 한국에서 발생한 구글 앱 마켓 수수료는 싱가포르의 구글아시아퍼시픽으로 매출이 잡히도록 해놓았다. 구글의 이런 행동을 보면 범죄자들의 조세회피 방법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한국에서 수익을 올리면서 한국 법망을 피해가려는 건 도리가 아니다.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 보호에 대한 권리나 한국 법을 무시한 채 세계를 바꾸겠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발상에서 비롯됐을까. 우리는 구글의 행동들을 목도하면서 구글에 대한 신뢰를 적지 않게 잃었다. 구글이 지금 이 순간 어디서 또 다른 일을 벌이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에서 구글 사이트에서 그리고 구글 위치추적 서비스에서 그들이 무얼 하고 있는지.

구글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이제 구글은 흔히 하는 말로 구글신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고, 계속되는 세계 각국 법원들의 벌금 처분을 받아도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길을 가고 있다. 어쨌든 구글이 세계를 작동시키는 시스템들을 계속 추구해나가고 있고, 우리에게 새로운 신화를 선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들은 마술 같은 힘으로 지구 전체를 가르며 우뚝 서 있다. 그리고 구글이 드리운 그림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해지고 있다. 구글은 우리에게 거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슬프게도 어두운 그림자도 짙어간다. 지금이라도 구글은 기술과 알고리즘과 데이터들이 상식과 진실을 향한 쪽으로 방향을 바꾸도록 키를 돌려보지 않겠는가.

<최희원 인터넷진흥원 수석연구위원·<해커묵시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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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고’라는 게임을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못하게 되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지도 데이터를 구글에 제공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불허 결정을 내렸다. 안보 위험이 있을 수 있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쉬운 결정이다. 운전을 하거나, 주차를 하면서 ‘사이드미러가 꼭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해본 운전자들이 많을 것이다. 옆으로 튀어나온 사이드미러를 없애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은 이미 많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사이드미러 설치가 의무이고, 반드시 거울을 써야 한다는 규제 때문에 다른 기술의 적용이 불가능하였다. 이와 같이 해묵은 법규와 규제는 너무 많아서 나열하기도 힘들다.

새로운 산업도 법규와 규제로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다. 핀테크 분야도 규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핀테크는 다른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때문에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투자자가 같은 회사에 1년에 500만원 이상 투자하지 못한다. 크라우드펀딩법이 크라우드펀딩의 족쇄가 된 것이다. 은행을 통하지 않고, 돈을 빌리거나 빌려줄 수 있는 P2P대출업은 기존 대부업과 성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대부업으로 묶여버렸다. 정보통신(IT) 기업인 핀테크 회사가 대부업자가 된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금융위원회는 P2P대출에 대한 일반 투자자의 투자 한도를 1000만원으로 제한하는 또 다른 규제를 만들었다.

온라인 거래의 미래로 불리는 ‘블록체인’ 기술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감독 및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규제하고 있다. 블록체인이 기존 시스템에 비해 보안성이 훨씬 높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법규를 이유로 도입하지 않고 있다. 공유경제의 대명사로 불리는 우버도 운수사업법에 걸려 있다.

물론 정부 당국은 표면적으로는 규제 개혁을 외치고 있다. 사이드미러 없는 자동차는 빠르면 내년부터 주행이 허용될 것이고, 블록체인도 금융권에서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버는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지만, 출퇴근 카풀 서비스를 하는 ‘풀러스’와 ‘럭시’ 등이 생겼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변화의 속도가 상상 이상이다. 급속하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 발맞추어 법규와 규제가 빠르게 변하지 않는다면,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전문가들은 할 수 있는 것을 제한하는 포지티브 규제에서 해서는 안 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도록 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이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법규와 규제에 대한 혁신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

박병규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 대학원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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