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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29 [사설]‘구름빵’에서 드러난 저작권 사각지대 창작자들

작가와 출판사 간 저작권을 둘러싼 불공정 계약의 어두운 실상이 또 확인됐다. 유명 그림책 <구름빵>이 45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음에도, 저작자는 겨우 1850만원의 저작료를 받았다고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그제 밝힌 출판계 불공정 계약 사례를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2004년 출판된 백희나 작가의 <구름빵>은 그동안 50만부 이상 팔렸다. 각종 캐릭터 상품은 물론 TV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멀티 유즈’ 콘텐츠의 성공사례로 꼽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극찬하기도 했다.

그런 원저작자가 저작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형편없는 대우를 받은 것이다. 출판계에서 신인작가와 계약을 맺을 때 관행처럼 이뤄져 온 ‘매절계약’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무명작가였던 백씨는 2003년 출판사가 요구한 대로 저작물의 장래 수익까지 모두 출판사에 넘기는 계약을 했다. 작가가 정상적으로 10%의 인세와 추가 저작료 계약을 맺었다면 3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결국 재주는 작가가 부리고 수입은 출판사만 챙긴 꼴이 됐다.

원작에서 파생된 콘텐츠인 뮤지컬 '구름빵' (출처 : 경향DB)


출판계의 불공정 계약은 어제오늘 불거진 사안이 아니다. 정부도 이를 막기 위해 영화, 방송 등 2차 콘텐츠에 대한 권리가 작가에게 있다는 걸 명시한 표준계약서를 쓰도록 권고해왔다. 하지만 스타 작가가 아닌 입장에서 표준계약서를 요구했다가는 출판의 기회조차 사라질 게 뻔하다. 따라서 공정위가 이번에 전집·단행본 분야 매출액 상위 20개 출판사들에서 불공정 약관 조항을 적발하고 시정하도록 한 것은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다. 창작자의 저작권을 빼앗는 출판계의 고질적인 ‘갑을’ 관계는 반드시 청산해야 할 악습이다. 이런 조치가 실효성이 있으려면 법적·제도적 규제보다 출판사들의 태도 변화가 우선이라고 본다. 정부·출판계·작가들이 지혜를 모아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특히 작가들의 원천 콘텐츠가 모든 문화산업의 밑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직은 무명이지만 재능이 있는 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압살하는 불공정 계약으로는 양질의 콘텐츠를 기대할 수 없다. 작가는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어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처럼 저작권 대리인 제도를 활성화하는 것도 검토해봄직하다. ‘해리 포터’ 시리즈로 1조원이 넘는 돈을 번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도 무명작가 시절 저작권 대행업체를 통해 출판계약을 했다. 저작권은 어떤 경우에도 저작자의 몫이다. 창작자가 미래의 가치까지 포함해 그 권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가 외치는 문화융성, 문화강국도 공허한 얘기로 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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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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