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의원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진 데 힘입은 결과였다. 그러나 막판까지 동의안 통과를 예상할 수 없는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다시 한번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운영이 얼마나 지난한지 입증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21일 오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초구의 한 건물을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새 대법원장으로서의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임명동의안 표결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 때와 다른 점은 여당이 적극 나섰다는 것이다. 김 헌재소장 후보자 표결 때는 여권이 대야 설득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야당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안이한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추미애 당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등 여권 지도부가 총출동해 야당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뒤늦게나마 여권이 야당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앞으로도 온 정성을 기울여 야당을 상대로 설명하고 설득해야 원만한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여권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인준 과정에 아쉬운 대목이 있다. 문 대통령의 대야 설득 노력이 특정 야당에 한정되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출국 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에게는 전화를 걸어 협조를 당부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 대해서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보수야당들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대통령은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다.

야 3당이 힘을 모으면 여당의 발을 꽁꽁 묶을 수 있는 구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과반수보다 더 까다로운 의결 정족수가 필요한 경우 국민의당 의원들의 지지만으로는 부족하다. 항구적인 협치의 토대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런 점에서 국민의당과의 개혁을 위한 연대도 검토할 만하다. 여권은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을 성공 모델로 삼아 여야 협력을 지속적으로 살려내야 한다. 현안이 있을 때마다 마음 졸이게 하는 국정운영으로는 시민을 안심시킬 수 없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8일 “제 발언으로 마음 상한 분이 계시다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저의 과도한 얘기로 국민의당을 불편하게 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동안 국민의당은 두 사람의 사과 없이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안 협의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에 노력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정도면 국민의당이 김 후보자 인준 절차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요구는 모두 충족됐다고 볼 수 있다. 늦게나마 국민의당 측이 인준 절차 협의에 응하겠다고 한 것은 당연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8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원 강릉 석란정 화재사고로 순직한 소방관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공은 국민의당으로 넘어왔다. 보수야당은 ‘사법부 코드 인사’ 등을 이유로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이다. 원내 40석으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찬반 당론을 정하지 않은 채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부치겠다는 입장이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인준 부결 때와 똑같은 태도다. 당시 안철수 대표는 인준 부결 직후 “국민의당은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고 했다. 그 당의 원내대표는 “그분은 법관으로서 훌륭한 분”이라며 문 대통령이 문제였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후보자는 문제가 없는데 당의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반대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논리도 명분도 없이 그저 ‘문재인 정권을 혼내주자’는 식의 정략적 발상이란 비판을 받을 만했다. “멀쩡한 학생을 퇴학시켜 놓고 ‘참 괜찮은 학생인데 문제는 그 아버지’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비유도 나왔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직을 수행하기에 부적절한 흠결이 드러난 것은 없었다. 무엇보다 사법부 독립에 뚜렷한 소신을 갖고 있고, 소장 법관들의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어 시대적 요구인 사법부 개혁의 적임자로 꼽을 만하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자 인준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3.3%로, 반대 28.7%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구보수세력의 저항 속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경쟁할 건 하면서도 촛불개혁엔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게 양당에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다. 국민의당은 이번엔 캐스팅보트를 분별력 있게 행사해야 한다. 고작 한풀이나 존재감을 위해, 정치적 이득 따위를 챙기기 위해 써서는 안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안철수 대표가 선출됐다. 득표율 51.1%로 가까스로 결선투표는 치르지 않게 됐다. 안 대표는 대표 출마 당시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사태에 대해 더 많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우려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다시 당대표로 선출된 것은 위기에 빠진 당을 살리려면 당 창업주인 안철수 중심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데 더 많은 당원들이 공감했다고 볼 수 있다. 안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광야에서 쓰러져 죽을 수 있다는 결연한 심정으로 제2 창당의 길, 단단한 대안 야당의 길에 나서겠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새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임시전국당원대표자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된 뒤 연설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연합뉴스

구원투수로 돌아온 안 대표 앞에는 만만찮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당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지금 국민의당은 원내 5개 정당 가운데 지지율 꼴찌일 정도로 시민의 신뢰를 잃은 상태다. 문재인 정부 인사 대응에서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등 주요 현안마다 일관된 노선이나 명분없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 당내 누구도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점도 실망을 안겨줬다.

당의 정체성 확립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안 대표는 당선 직후 “실천적 중도개혁 정당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겠다. 배타적 좌측 진영이나 수구적 우측 진영에 매몰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독선과 오만을 견제하겠다고도 했다. 옳은 얘기다. 하지만 제3당으로서의 캐스팅보트는 분별력있게 행사해야 한다. 국민의당이 그간 보인 모습은 그런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되레 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가 하면 호남여론에 밀려서야 정부와 협력하는 등 중심을 잃은 행태를 드러냈던 게 사실이다.

안 대표가 목표로 삼은 다당체제를 위해서는 인물과 정책, 정치 행태 등 모든 면에서 차별성과 참신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안 대표는 ‘극중(極中)주의’에 대한 개념과 지향점을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말이 쉽지 중도를 실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안 대표가 말한 것처럼 좌측과 우측의 중간을 찾아다니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전당대회 전후 불거진 당내 갈등을 추스르고 비안(非安·비안철수)계 인사들과 화합하는 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정당·정치개혁을 위해 당 시스템을 뜯어고치는 일도 미룰 수 없다. 새 정치를 내세우면서 낡은 정치를 답습해선 시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새 활로를 찾지 못하면 국민의당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는 안 전 대표의 출마·불출마 논쟁으로 들끓고 있다. 대선에서 패한, 그것도 3등 후보가 최소한의 성찰도 없이 조기 등판하는 건 옳지 않다는 게 불출마론 요체다. 반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황에 창업주가 결자해지하는 게 책임 있는 태도라는 주장은 출마론의 핵심이다. 어느 쪽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벌거벗은 권력정치’를 보는 느낌이다. 명분의 옷을 입지 않은 채 오직 권력의 논리로만 움직이는…. ‘안철수 등판’ 논란은 호남 (결별), 더불어민주당 (연대), 제3지대 (위상), 중도보수 (통합) 등이 얽히고설킨 문제 아닌가.

이 아슬아슬한 ‘파국적 균형’(안토니오 그람시)의 시작은 안철수다. 2011년 기성정치에 균열을 내며 등장했던 새 정치, 지난해 총선 정당 지지율 2위를 이끌었던 돌풍, 그리고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사건이 몰고 온 위기 이 모두는 안철수 이름 석 자를 빼고 국민의당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안 전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반대파 의원들과 만나 “나는 완전히 바뀌었다. 새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복귀와 출마 비판에 대한 단호한 답변이다. 내겐 안철수의 지난 6년을 되짚어 봐야 하는 역설로 들렸다. 안철수의 시간은 과연 변화와 혁신의 궤적이었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여의도 당사에서 8·27 당대표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호욱 기자

2012년 18대 대선 무렵은 제3지대 기대치가 커지던 시기였다. 대선 자체가 양강 구도, 이념전으로 흐른 데다 박정희 대 노무현 대리전이라는 유훈 정치 조짐까지 보태지면서다. ‘안철수 브랜드’인 새정치는 그 틈을 비집고 제3지대를 거머쥐었다.

그해 5월30일 당시 부산대 강연에서 “정치가 과거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했다. 10년째 한쪽에선 어떤 분 자제라고 공격하고 한쪽에선 싸잡아 좌파세력이라고 공격하는 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정치 데뷔 무대에서 정치권을 ‘낡은 프레임, 낡은 체제’라고 직격하며 스스로 ‘양쪽을 다 긴장시키는 정치쇄신의 촉매’라 규정했다. 안철수의 등장으로 정치권 주류질서도 변했다. 보스 주도의 엘리트 관료집단, 민주화 세력 중심에서 벗어나 전문가 집단과 디지털 세대가 자발적으로 합류했다. 크고 작은 부침이 있었지만 적어도 20대 총선까진 ‘안철수식 새 정치’가 통했다.

2017년 대선 전후, 정치권은 과거와 달라졌다. 보수 진영은 초유의 분당(분화) 사태를 맞았다. 바른정당은 극단적 보수를 거부하며 자유한국당과 갈라섰다. 9년 만에 정권을 잡은 진보개혁 진영은 실용 노선을 거부감 없이 껴안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김현종·박기영 인사 등이 대표적이다. 여야 어디에서도 ‘중도를 확보하라’는 구호가 들리지 않는다. 이미 양극단을 거부한 채 각자 필요에 따라 좌우를 넘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제3 정당 처지에선 진보와 보수를 배격하는 중도적 태도로는 설 자리가 없게 됐다.

그런데 안 전 대표는 지난 3일 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라며 “다당제의 축은 국민의당이 살아야 유지되는 것”이라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나는 좌우파가 아니다”라는 근본주의적 중도주의에 빗대 ‘극중주의’를 선언했다. 지난 6년 동안 정치는 변했지만 ‘정치인 안철수’는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의 제자리걸음이 남긴 후과는 결코 작지 않다. 정치 신상품 ‘안철수 현상’은 낡았고, 국민의당은 제3 정당 가치를 잃었다. 출마 논란에 가려졌을 뿐이다. 김태일 당 혁신위원장은 이 시기를 “친안철수 세력과 호남의 파국적 균형이 깨지면서 완전한 파국으로 갈 것인지, 새로운 합의를 통해 재균형으로 수렴될 것인지, 이도저도 아닌 채 갈등만 장기화할 것인지 갈림길”이라고 진단했다.

재균형으로 수렴되려면 안철수의 목표는 탈안철수여야 할 것 같다. 국민의당이 서 있는 ‘파국적 균형’의 끝도 결국 안철수다.

정치부 구혜영 기자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정치 비평 > 기자 칼럼, 기자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호연 칼럼]사학을 망치는 ‘흉기’  (0) 2017.08.16
[기자칼럼]빚의 나라의 앨리스  (0) 2017.08.16
안철수의 길  (0) 2017.08.10
‘칼퇴근’이 먼저다  (0) 2017.07.27
밥 있어? 쌀은 있어!  (0) 2017.07.25
강기훈, 영초언니  (0) 2017.07.14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8월27일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라면서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자신이 영입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증거조작으로 구속된 다음날인 지난달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그런 그가 불과 22일 만에 자숙을 끝내고 ‘당을 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뭘 내려놓고 무슨 책임을 지었는지 알 수 없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여의도 당사에서 8·27 당대표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의 말마따나 국민의당은 당 존립에 치명상을 입었고 여론은 극도로 악화돼 있다. 당 지지율은 5개 정당 중에서 꼴찌인 4%대로 내려앉았다. 이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도 기약하기 어렵다. 이런 처지에서 국민의당 새 지도부를 뽑는 8월 전당대회는 당의 생존이 걸려있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국민의당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을 이끌었던 지도자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새 정치를 기반으로 창당된 정당이 거꾸로 구태정치의 전형을 보여줬으니 그 책임은 전적으로 당과 후보가 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국민의당에서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안 전 대표는 당을 구하기 이전에 자신의 조기 등판을 놓고 당이 들끓고 있는 현실을 돌아봐야 한다. 당내 의원 12명은 “책임정치의 실현과 당의 회생을 위해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당 원로들은 출마 강행 시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했는데 정작 당은 두 동강 날 판이다. 한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이런 코미디가 없다”고도 했다.

안 전 대표가 정치권에 등장할 때 안철수식 새 정치는 크게 각광받았다. 구태에 신물이 난 시민에게 새 정치 구호는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이제는 흔적조차 희미하다. 그가 보여준 우유부단한 태도와 말바꾸기, 모호한 정체성 때문일 것이다. 정치는 대의와 명분이 있어야 한다. 안 전 대표는 지금 나서야 할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기다리며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리더십이 들어설 수 있도록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옳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검찰이 어제 국민의당의 ‘문준용씨 취업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사건 당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이었던 김성호 전 의원과 부단장이었던 김인원 변호사를 각각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와 박지원 전 대표,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 등 윗선에 대해서는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국민의당은 이날 긴급 비대위·의총 연석회의를 열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하는 모양을 보면 이번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 같지 않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당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검찰 수사 결과가 당 자체 진상조사 결과와 같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그는 회의석상에서 “우리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말을 하면서 이번 사건이 당원 이유미씨 개인의 일탈로 확인된 것에 안도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대국민 사과 한마디 한 것으로 제보조작 전체에 대해 면죄부라도 받은 것 같은 태도다.

어제 발표된 검찰 수사의 내용은 국민의당 지도부가 제보 조작에 개입한 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일 뿐 당에 책임이 없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검찰이 김성호·김인원 등 두 사람을 추가 기소한 것 자체가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수사 관계자도 ‘두 사람이 문제의 제보가 허위인 줄 알면서 폭로했을 것이라는 검찰의 의심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향후 재판과정에서 새로 당 지도부의 개입이 드러날 수도 있다. 또 법적 책임이 없다 해도 당 지도부의 정치적 책임은 남아 있다.

국민의당은 오는 28일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는다. 안 전 후보가 당 대표로 출마해 쇄신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안 전 후보는 어제 대국민 사과 자리에 있었지만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당이나 안 전 후보의 인식이 이렇다면 당의 새 출발 약속은 의미가 없다. 조작된 제보를 검증도 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발표하는 것은 공당의 모습도 아니거니와 새 정치와는 더더욱 거리가 멀다. 안 전 후보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구속된 날 “원점에서부터 제 정치인생을 돌아보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약속한 것을 되새겨봐야 한다. 당 또한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쇄신하지 않는 한 시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국민의당은 3일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 취업 특혜의혹 제보를 조작한 사건이 열혈당원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관영 진상조사단장은 “박지원 전 대표나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이 사건에 관여했거나 인지했을 만한 어떠한 증거와 진술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의 부실 검증에 대해선 “증거를 조작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만든 상황에 당은 무력했다”고 했다. 한마디로 일개 평당원이 어설프게 만든 녹음 파일 하나에 당 전체가 놀아났다는 얘기다.

[김용민의 그림마당] 2017년 7월 4일 (출처: 경향신문DB)

국민의당은 대선을 나흘 앞둔 지난 5월5일 ‘문재인 후보 아들 특혜 채용 개입’이란 의혹을 긴급 발표했다. 이후 공식 회의에서는 물론 각종 유세와 토론회, 논평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이를 최대 이슈로 부각시키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상대 당 후보를 공격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국민도 속고, 당도 속았다”고 한다. 제보 폭로를 주도한 공명선거추진단의 단장, 부단장은 검사·기자 출신이다. 이들도 이런 엄청난 제보를 접한 뒤 제보자란 사람과의 접촉이나 확인 한번 거치지 않고 그냥 발표했다고 한다. 사실로 믿기지 않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공당이라 할 수 있겠는가.

검찰이 당 간부들을 줄줄이 소환하며 본격적으로 윗선 수사에 나선 날 안 전 후보와 박 전 대표는 무관하다는 진상조사 결과를 서둘러 발표한 것도 석연치 않다. 안 전 대표는 당 조사에서 “국민과 당에 정말 죄송한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게 전부다. 알았든, 몰랐든 대선후보로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시민들에게 백배 사죄해야 마땅하다. 그가 표방했던 ‘새 정치’가 이런 것이었다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박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말장난 같은 해명만 올려놓을 뿐 직접 사과는 이리저리 피하고 있다. 그는 “조작음모에 가담했다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목을 내놓겠다. 내가 관련 없다면 추 대표는 뭘 내놓을 건가”라고 반문했다.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최대 기반인 호남에서 자유한국당에도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젠 지지율이 얼마인지보다 당이 계속 존립할 수 있을지가 더 궁금할 정도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꼬리 자르기식 대처로 무너지는 당의 추락세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 증거를 조작한 사건의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은 어제도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달라며 거듭 사죄하고 진상규명 협조를 약속했다. 반성의 뜻으로 자체 진상조사단도 꾸렸다. 그러면서 김동철 원내대표는 특별검사 도입을 제안했다. “천인공노할 증거조작이 있었지만, 준용씨의 특혜 취업 의혹에 면죄부를 줄 수 없다”며 두 사안을 특검을 통해 함께 조사하자는 것이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도 ‘검찰이 정치적 의도는 버리고 있는 그대로 수사해줄 것’을 촉구했다. 증거조작에 대한 잘못은 인정하지만 국민의당만 비난을 감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제자이자 국민의당 당원인 이유미씨가 준용씨 관련 제보가 있는 것처럼 증거를 조작하고, 이를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선대본부로 넘겨 발표토록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당은 개입하지 않았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이씨는 검찰 출두 전 자신은 지시를 받고 한 일이라고 지인들에게 말했다. 만약 이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사안은 심각하다. 조직적으로 불법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누군가 그것을 은폐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전 최고위원을 조작의 지시자로 의심해 어제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자는 것은 진정성 없는 물타기에 불과하다. 증거조작과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이라는 두 사안을 뒤섞어 본질을 흐리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가 “나는 증언이 조작된 것을 몰랐으며, 안철수 전 후보도 몰랐을 것”이라고 한 것도 문제다. 안 전 후보가 이 사건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느냐는 것이 진상규명의 관건이다.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수사 방법과 방향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당의 위상을 이용해 수사상 이익을 얻으려는 태도로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안 전 후보가 창당하면서 인재영입 1호로 발탁한 사람이다. 새 정치를 한다는 게 고작 증거조작이었다면 통탄할 일이다. 정치 불신을 조장하는 것은 물론 젊은 정치 지망생들에게 정치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스럽다.

어제 김태일 당 혁신위원장이 특검 도입 주장을 비판하며 당을 향해 ‘정치적 무한책임’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의 비판대로 국민의당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귀담아듣지 않고 있다. 증거조작으로 대선판을 흔드는 것은 선거를 부정하는 반민주적 행태이자 중대범죄 행위다. 얕은수로 모면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국민의당이 지난 대선 때 제기한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선 승리에 눈이 어두워 ‘네거티브 공세’를 넘어 공당으로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될 정치공작 수준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국민의당의 행태는 충격적이고도 경악스럽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지난달 5일 국민의당은 준용씨의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 동료 증언을 근거로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관련 당시 문 대통령의 개입 의혹을 발표했으나 당시 제보된 음성 녹음파일과 카카오톡 캡처 화면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김용민의 그림마당] 2017년 6월 27일 (출처: 경향신문DB)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은 대선을 나흘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조작된 녹음이 준용씨의 특혜 취업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언이라며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당이 공개한 육성 녹음파일에는 “(준용씨가) ‘아빠(문재인 후보)가 얘기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얘기를 했던 것 같다” “걔가 뭘 알겠어. 아빠가 하란 대로 해서 했던 걸로 난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안 후보 측은 “(녹음파일 내용이) 사실이라면 문 후보가 국가기관에 불법 취업 청탁을 한 명백한 범죄행위가 된다”고 파상 공세를 취한 바 있다.

하지만 녹음파일과 카톡 캡처 화면은 국민의당 청년부위원장인 이유미씨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인물은 디자인스쿨을 다닌 적이 없는 이씨의 친척인 것으로 밝혀졌다. 녹음파일 공개 직후 민주당은 ‘가짜’라며 국민의당을 검찰에 고발했고, 국민의당은 민주당을 무고 혐의로 맞고발했다. 하지만 이씨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지난 24일 자료조작 사실을 선대위 공명선거추진단장을 지낸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에게 실토했다고 한다.

국민의당은 이날 공식 사과를 했지만 대선 과정에서 자행된 조직적 공작과 조작을 덮기 위한 ‘꼬리 자르기 사과’는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검찰은 어제 이씨를 긴급체포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민주주의를 위협한 중대 범죄행위인 이번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야 한다. 또 이번 조작의 배후가 있는지, 특히 안 후보를 비롯한 선대위 책임자들이 이런 사실을 몰랐는지도 밝혀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민의당이 스스로 진상을 밝히고 정치공작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여야 대치 정국이 계속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거부로 국회 상임위원회가 이틀째 열리지 못했다. 어제는 야 3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위원회 개최로 여야 의원들 간 고성에 삿대질까지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당은 많은데 대치 정국을 풀 정당 하나 없는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가장 아쉬운 것이 국민의당의 역할이다. 국민의당은 지난주 야 3당 정책위의장 회동 뒤 추경안 반대를 선언한 이후 줄곧 대여공세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별반 차이가 없다. 보수를 표방하는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우는 것은 당리를 위한 선택으로 치부하면 그만이다. 시민들의 비판을 각오하고 여권을 흔들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계산에 따른 행동이기 때문이다. 지지기반이 달라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에 타격을 입을 일도 없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다르다. 호남지역 등 민주당과 지지기반이 겹치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을 비판해도 반사이익을 누릴 수 없다. 최근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도가 3주 내리 하락한 것이 그 증거다. 국민의당은 지지여론이 두 배나 높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도 끝까지 반대했다. 존재감도 상실하고 지지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선택이었다.

국민의당이 문재인 정부를 흔드는 일은 어렵지 않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한국당과 공조하면 계속 식물정부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망하는 길이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결코 국민의당의 반사이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여 강공 일변도의 노선을 수정하는 게 옳다. 캐스팅보트를 활용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촛불시민들이 요구한 개혁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충분히 명분있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면서 민심에 따라 사안별로 협력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어떤 정당도 과반이 안되는 다당 체제이기에 여야 간 균형추 역할을 하면서 독자생존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 이미 지나치게 여권과 대립한다는 자성론이 나온다고 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추경안 심사에 나서기로 결의한 바도 있다. 가뭄 해소를 위해서도 추경 통과는 시급하다. 촛불시민들의 명령에 맞설 게 아니라면 국민의당은 하루빨리 추경 등 민생 문제부터 협력할 준비를 하기 바란다. 바로 지금 국민의당의 지혜가 필요하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겸 상임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17일 전북 전주 유세에서 “문재인은 대북 송금 특검을 해서 우리 김대중 대통령을 완전히 골로 보냈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은 우리 전북 인사를 차별했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어야 전북 출신 인사가 차별을 안 받는다”고 했다. 증오와 분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그는 안철수 후보 포스터에 당명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왜 문재인 포스터에 부산 대통령 후보 문재인이라고 인쇄 안 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호남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이런 발언들이 호남의 반문 정서를 자극해 재미 좀 보겠다는 심산에서 나온 것이라면 참으로 치졸하고 역겨운 발상이다.

[장도리]2017년 4월 19일 (출처: 경향신문DB)

이번 대선은 과거와 달리 영호남 지역 대결 구도가 사라지고,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주던 정치 정서가 옅어지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 정치에 새로운 희망의 싹이 트였다고 할 만큼 반가운 변화다. 지역 대결 구도는 수십년간 한국 정치를 멍들이며 많은 부작용을 낳아왔다. 그래서 망국병이라고까지 부르지 않았던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망국적 지역주의의 최대 피해자로 꼽힌다. 박 대표는 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으로 누구보다 이런 폐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그가 화합과 치유에 앞장서기는커녕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으니 표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이용하는 구시대적 행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 박 대표는 2015년 민주당 2·8전당대회 때부터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문 후보를 향해 호남 홀대론으로 공격했다. 정치권에선 그때의 공격이 호남의 반문 정서를 확산시키는 주요인이 됐다고 본다. 그는 아침마다 문 후보를 상대로 ‘비판을 쏟아내며 하루를 연다’는 뜻의 ‘문모닝’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기회 있을 때마다 새 정치를 얘기하며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대립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는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대선후보 확정 직후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은 편가르기와 증오의 정치를 끝내고 밝은 미래로 가자는 그의 비전에 많은 시민들이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선대위원장이 지역주의를 부채질하는 선거전으로 일관한다면 안 후보가 아무리 긍정적 메시지를 낸다 해도 지역주의로 표를 모으는 후보란 오명을 벗을 수 없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당 경선에서 최종 75%를 얻어 19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안 후보는 지역별 경선 압승에 따른 컨벤션 효과와 자강론에 힘입어 경쟁자인 손학규·박주선 후보를 큰 차이로 누르고 낙승했다. 여세를 몰아 그는 일약 여론조사 지지율 2위로 수직상승하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안 후보는 2012년 대권에 처음 도전했으나 완주하지 못했다. 그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저 안철수, 2012년보다 100만배 강해졌다”고 했다. 안 후보는 연설 곳곳에서 꿈과 미래를 강조했다.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다. 확실히 과거보다 권력의지가 단단해진 게 느껴진다. 그러나 미래 대통령을 꿈꾸는 안 후보에겐 현재 놓인 난제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수구보수와 개혁 사이 모호한 정체성을 지적받고 있다. 보수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한 보수층은 안 후보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래선지 안 후보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와 남북 문제 등 여러 현안에서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경선에선 통했을지 모르지만 본선에선 이런 모호한 정체성으로는 양쪽 모두의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경선후보가 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19대 대선후보자 선출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마치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는 “이번 대선은 문재인 후보와의 맞대결”이라고 했다. 지금 국민의당은 39석으로 원내 3당에 불과하다. 민주당(120석)과는 비교할 수 없는 당세다. 설사 집권을 하더라도 제대로 국정운영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제3당의 한계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지, 호남당의 외연을 어떻게 확장시킬지 궁금하다.

안 후보는 새 정치를 표방하며 ‘안철수 현상’을 불러일으켰지만 시민들이 바라는 새 정치를 실천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 결과 20대 지지율은 11%, 30대는 13%에 불과했다. 문 후보의 20대(40%), 30대(44%) 지지율 3분의 1도 안된다. 정치 입문 당시 열성적이었던 20~30대 민심 이반은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기 때문일 것이다. 한때 그를 돕던 주변 인물들이 상당수 떠난 것도 포용력 부족 때문이 아닌지 의심받고 있다.

그동안 안 후보는 누구를 반대하기 위한 정치공학적 연대에 일관되게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박지원 대표 등 당내 일각에선 연대론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며 엇갈린 행보를 걷고 있다. 그래서 안 후보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의당이란 얘기마저 나온다. 안 후보는 이런 의문에 대해 단순히 문재인 후보의 대항마 수준이 아니라 그보다 더 나은 대안이란 점을 보여줘야 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감정싸움이 위험수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급기야 “박지원 원내대표는 총리 사심이 있다” “문재인 전 대표 측에서 박지원 총리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박 원내대표가 거절했다”며 진실공방을 벌이기에 이르렀다.

국민의당 박 원내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전 대표 측 인사가 저의 지인을 통해 제가 총리 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한 칼에 딱 잘랐다”고 썼다. 촛불정국 와중에 민주당 문 전 대표 측이 총리 자리를 제안했지만 거절했다는 취지다. 문 전 대표 대변인 격인 김경수 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왼쪽)가 1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정국 수습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권호욱 기자

박 원내대표 주장은 문 전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노영민 전 의원의 당원 상대 강연 내용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노 전 의원은 지난 2일 충북지역 당원을 상대로 한 비공개 강연에서 “박지원 대표 본인이 꿈이 있다. 총리를 하고 싶어 하잖아”라며 “이 국면에서 그거 안 해주니까 저 난리를 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지난달 14일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비판한 것은 ‘총리 사심’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기 대선을 앞둔 두 야당이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촛불혁명 성과를 사유화하려 이전투구를 벌이는 일이다. 촛불민심 꽁무니를 따라가기 급급했던 야당들이 마치 전리품이나 되는 양 총리 자리 문제를 입에 올리며 정쟁하는 건, 그 진위를 떠나 지켜보기 민망하다.

촛불은 박근혜 대통령뿐 아니라 그런 흉물스러운 정부를 배태한 구체제 전체를 향해 타오르고 있다.

야당들도 구체제 일부임은 물론이다. 일신하지 않으면 함께 촛불민심에 쓸려내려 갈 수 있다.

정제혁 | 정치부 jhjung@kyunghya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