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11.27 [사설]낙태죄 손질, 전향적으로 검토할 때다
  2. 2017.11.01 [여적]낙태죄 폐지

청와대가 형법상 낙태죄와 관련해 “현행 법제는 모든 법적 책임을 여성에게만 묻고 국가와 남성의 책임은 완전히 빠져 있다”며 “여성의 자기결정권 외에 불법 임신중절 수술 과정에서 여성의 생명권, 건강권 침해 가능성 역시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국 민정수석은 26일 시민 23만여명의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동영상 답변에서 “태아의 생명권은 소중한 권리이지만 처벌 강화 위주 정책으로 임신중절 음성화 야기, 불법 시술 양산 및 고비용 시술비 부담, 해외 원정 시술 등의 부작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낙태죄 개정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본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행 형법은 자기 낙태 및 의사 등의 낙태 시술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인공 임신중절은 모자보건법상 ‘강간에 의한 임신’이나 ‘혈족 또는 인척 간 임신’ 등 극히 예외적 사유가 인정될 때만 허용된다. 그러나 법과 현실은 동떨어져 있다. 한국의 낙태 건수는 연간 16만9000건(2010년 기준)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합법 시술은 6%에 그치고 있다. 낙태죄로 기소돼 재판받는 건수도 연간 10건 안팎에 불과하다. 외려 낙태죄는 여성을 협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지난 5월에는 헤어진 여자친구와 낙태수술 부탁을 들어준 의사를 모두 협박해 돈을 뜯고 고발한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여성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관련 법 규정도 사문화되다시피 한 낙태죄는 이제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29개국에서 ‘임신부 요청’이나 ‘사회·경제적 사유’가 있을 경우 낙태를 허용하고 있는 터다. 다만 경계할 것은 기존의 소모적 논쟁에 머물러선 안된다는 점이다. 현행 규정의 유지·폐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등 이분법적 논쟁을 넘어 ‘어떤 낙태인가’를 논의할 때다. 예컨대 임신기간을 12주, 18주, 24주 등으로 나눠 허용 여부를 달리하는 ‘기한규제’는 두 권리의 균형과 조화를 꾀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상당수 국가처럼 낙태 시술 전에 의학적·사회적 상담을 제공하고, 일종의 숙려기간을 두는 방안도 보완책으로 검토할 만하다.

낙태죄 손질과 별개로, 당장 정부가 할 일도 적지 않다. 피임 교육·지원 시스템을 강화하고, 비혼모에 대한 사회·경제적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일부 국가에서 시행 중인 ‘생부 연대책임 제도’ 도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성이 아이를 낳을지, 낳지 않을지를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일은 그 공동체에서 태어날 아이들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TAG 낙태죄

가톨릭 국가에서 낙태는 중죄(重罪)에 속한다. 낙태를 죄악시하는 폴란드 정부는 지난해 10월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경우라도 낙태할 수 없고, 이를 어기면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할 수 있는 ‘낙태금지법’ 시행을 추진했다. 그러자 여성들이 들고일어났다. 검은 옷을 입고 광장에 모여 “나의 몸에 자유를 달라” “나의 자궁은 나의 선택”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인 것이다. 폴란드 정부는 낙태금지법 시행을 포기해야만 했다. 낙태를 금지하는 국가의 여성들은 임신중절이 가능한 지역을 찾아간다. 12주 이내의 낙태만 허용하고, 의사 처방전을 받아야 ‘미프진’(자연유산 유도제)을 구입할 수 있는 미국에선 임신여성들이 평균 27㎞의 낙태여행을 한다는 통계가 있다. 북아일랜드에서는 연간 700여명의 임신여성들이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등으로 낙태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과 이스라엘, 일본, 칠레, 핀란드 등 9개국을 제외한 25개국에선 임신부의 요청에 따라 낙태가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합법적인 낙태를 여성의 기본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한국에선 낙태죄가 형법 제269조에 명시돼 있다. 임신여성이 낙태시술을 받으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모자보건법상 낙태시술은 정신장애, 전염성 질환, 성폭행·근친상간에 의한 임신 등 특수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그럼에도 낙태는 음성적으로 횡행한다. 정부 연구조사를 보면 연간 17만~20만명의 태아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낙태죄 폐지를 청원한 시민들이 한 달 만에 23만명을 넘어서면서 ‘낙태 합법화’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청와대는 청원 참여자가 30일간 20만명이 넘으면 장관이나 수석급이 공식 답변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혼 임신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것은 사회적 냉대를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혼 여성도 아이를 낳아 기를 만한 사회·경제적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면 낙태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낙태로 사라지는 생명의 절반만 구해도 연간 50만명의 출생아수를 유지할 수 있다. 낙태죄 폐지 논란을 떠나 비혼 출산과 신생아 양육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절실한 때다.

<박구재 논설위원>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