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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08 금강산에 달린 DMZ 공원·평창 성공

북한 실세 3인방의 ‘방남’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잃어버린 7년’만큼이나 풀어야 할 숙제는 산적해 있다. 이 가운데에는 중단된 지 6년을 넘긴 금강산관광도 빼놓을 수 없다. 인천 아시안게임 역시 어려운 숙제를 안겨줬다. 대회 유치 당시 인천시장이었던 안상수는 “20조원의 경제효과를 유발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결과는 2조원이 넘는 빚잔치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 응원단이 왔다면’이라고 한숨을 내쉰다. 그리곤 묻는다. 3년4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은 다를 수 있을까?

강원도 전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은 인천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대회 예산으로 모두 9조원가량이 투입될 예정인데, 이 가운데 인프라 예산이 7조원 가까이나 된다. 인천시가 큰 빚을 자초한 이유가 바로 16개의 경기장 신축에 있었다는 점에서 평창 조직위는 인프라 예산을 대폭 조정하는 것부터 검토해야 한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남북관계와 지역적인 특수성이다. 인천과 마찬가지로 강원도도 북한과 접경 지역이다. 이는 올림픽의 성공 여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푸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금강산관광 사업이 있다. 세계적인 명산인 설악산과 금강산을 관광권으로 연결하면 시너지 효과는 대단히 클 것이다.림픽의 성패는 해당 지역의 관광 자원이 얼마나 풍부한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는 금강산관광 사업재개 및 설악산과의 연계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생각해보라. 남북한의 명산이 단일 관광권으로 묶이고 도로와 철도까지 DMZ를 관통할 수 있다면, 이게 DMZ 평화공원이 아니고 뭐겠는가? 평창올림픽을 찾은 국내외 손님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설악산을 구경하고 금강산으로 가다가 내려서 DMZ 평화공원을 둘러보는 것이야말로 평창올림픽의 대박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박근혜 정부는 이미 보이는 길 앞에서 계속 주저하고 있다. 10월7일 통일부가 밝힌 입장이다. “금강산관광 재개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가 있다는 점 등에 유의해야 한다.” 쉽게 말해 금강산관광 대금이 북한의 핵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만큼 이러한 우려가 해소되어야 관광 재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금강산 소개 팜플렛의 표지 (출처 : 경향DB)


그런데 몇 가지 짚어볼 대목들이 있다. 우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및 이와 관련된 미국의 입장이다. 대북 제재를 책임지고 있는 미국 재무부의 고위 당국자는 얼마 전 이렇게 말했다. “금강산관광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끌고 가려는지가 중요하다.” 당연한 얘기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는 ‘대량 현금’의 북한 유입을 금지한다. 정부는 이 조항을 들어 금강산관광 재개에 난색을 표한다. 그러나 안보리 제재는 정상적인 상업 거래까지 금지하지 않는다. 제재 결의에 찬성했던 중국과 러시아는 이를 근거로 대북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조차도 일부 제재를 해제했다. 금강산관광 중단 역시 유엔이 요구한 것이 아니라 관광객 피격 사건에 대한 제재로 남한이 독자적으로 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제재 해제 여부는 남한 정부가 독자적으로 판단하면 된다.

두 번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과의 관련성이다. 북한에 지급됐던 관광 대금은 연간 440억원 수준이다. 그런데 정부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는데 9000억원 가까이 들어간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이 1년간 벌어들인 금강산관광 수익 모두를 로켓 발사에 쏟아부어도 5%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이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끝으로 ‘때린 주먹이 더 아픈 현실’이다.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1998년부터 중단된 2008년까지 관광 대가로 북측에 약 5000억원이 지급되었다. 그런데 관광 중단 이후 6년 동안 남측이 입은 피해는 1조3000억원 안팎이다. 기간 대비 남측의 손실 규모가 북측의 4배에 달하는 셈이다.

정부는 대안으로 관광 대가를 현금이 아니라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걸 받을 가능성도 낮고 상거래 규칙에도 어긋난다. 사정이 이렇다면 박근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금강산으로 가는 길을 열어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DMZ 평화공원의 초석을 놓아야 한다. 북핵은? 이건 6자회담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다.


정욱식 | 평화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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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