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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17 네팔 속담 “삶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다”

네팔 박타푸르 지진 피해지역 잔해 위에 올라섰다. 마을 전체가 완전히 파괴된 참혹한 모습에 한동안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건물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실종된 가족의 유품을 찾는 이들의 필사적인 몸부림이 지금 네팔의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망자 수가 8000여명에 달하는 네팔 대지진. 유엔 발표에 의하면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아동은 약 90만명에 이른다. 무너진 집과 파괴된 도로처럼 눈에 보이는 피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들 마음의 상처는 더욱 심각하다. 아이들이 자라서 네팔의 잃어버린 세대가 될지, 네팔의 미래를 이끄는 희망의 세대가 될지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달려 있다.

월드비전은 네팔의 미래가 되는 아이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진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10곳에 아동심리치료센터(Child Friendly Space·CFS)를 열었다. 그중 라릿푸르 아동심리치료센터에서는 현재 60여명의 아이들이 다양한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공놀이를 하고, 심리상담치료를 받으며 아이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는다.

네팔이 지금의 상처를 딛고 다시 일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긴급구호를 넘어 재건복구, 재난예방 그리고 지속적인 개발로 연결되는 긴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결코 만만치 않은 시간이다. 특히 지진 전부터 나라의 역량이 부족한 취약국가로 분류된 네팔은 많은 젊은이들이 외국에 노동자로 있는 점, 접근이 어려운 산악에 위치한 피해 마을 등이 많다는 점, 6월부터 시작되는 우기로 인한 2차 피해(수인성 질병, 산사태 등)의 우려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2010년, 21세기 최고의 재난으로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아이티. 나는 아이티 지진 직후부터 2012년까지 1년6개월 동안 현지에 파견되어 긴급구호 및 재건복구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나의 파견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티 대지진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버렸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졌다고 재난지역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월드비전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곳 아이티의 온전한 자립을 위한 재건복구 사업을 진행 중이다.

네팔 지진 발생 지역 (출처 : 경향DB)


아이티의 경우처럼 네팔이 완전히 다시 일어서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 가늠하기 어렵다.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아이티 지진이 그랬듯이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대중의 기억 속에서 네팔은 사라질 테고 네팔의 재건복구는 굉장히 외로운 싸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월드비전은 네팔 지진 피해 아동들이 희망의 세대가 되어 네팔이 다시 한번 히말라야 산맥처럼 우뚝 서는 그 ‘마지막까지’ 함께할 것이다. 나는 ‘삶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다’는 오래된 네팔의 속담을 믿는다. “삶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다.”


강도욱 | 월드비전 국제구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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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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