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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1.21 [사설]대책 없는 누리과정 갈등, 박 대통령이 나서야

누리과정 국고지원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급기야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그제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야 간사와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3자가 일부 국고지원 방안에 합의했지만 새누리당 지도부가 파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합의 보도 30분 만에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우리는 그런 합의를 할 의사가 전혀 없다”며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이에 여야는 ‘합의 번복’ ‘언론플레이’라고 비난하며 맞서고 있다. 여기에 전국 시·도 교육감은 3자 합의가 관철되지 않으면 이미 편성한 어린이집 예산 집행을 유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예산 정국이 얼어붙고 누리과정 사업은 산으로 갈 참이다.

누리과정 국고지원 논란은 그간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감, 지방정부, 여야, 청와대가 한데 엉켜 전개되면서 각자의 논리와 입장이 고스란히 드러난 상태다. 그렇다면 해결 방안이 도출될 법도 한데 현실은 정반대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먹이는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자는 것에는 모두 동의한다. 다만 여권의 시·도 교육청 부담 요구와 야당과 교육청의 중앙정부 부담 요구가 첨예하게 맞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권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그간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은 여러 차례 협의를 벌이고 타협책을 모색했으나 그때마다 한 발자국도 양보하지 않는 여권의 완고한 벽에 부딪혔다.

11월 초에 나온 내년 전국 시·도교육청 누리과정 예산 편성 현황 (출처 : 경향DB)


그제의 여·야·정 합의도 고민 끝에 나온 절충안이었다. 시·도 교육청이 국고에서 지원할 것을 요구하는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 2조1000억원 중 순증액 5600억원을 중앙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 1조6000억원은 지방정부가 지방채를 발행해 조달하자는 방식이었다. 예산 심의 절차에 밝은 여야 간사와 황 장관이 절충안을 넘기면 예결위 심사에서 다시 다듬는 과정을 거쳐 예산을 편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둔 합의였다. 정치권의 관행화된 처리방식에 새누리당 지도부가 딴죽을 건 것에 다른 의도가 있지 않으냐는 의혹이 제기될 만하다. 야당은 청와대를 배후로 여기는 것 같다.

주지하다시피 누리과정 정책은 여성의 자아실현 및 잠재력 활용과 출산 장려라는 국가적 차원의 목표를 내걸고 있다. 중앙정부가 예산을 대는 것이 맞다. 박근혜 대통령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점을 강조했다. 퇴행적 감정싸움에 들어간 여야가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그렇다면 길은 하나다. 이 정책 공약으로 갈등의 원천을 제공한 박 대통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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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