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3.12 [기고]단통법이 소비자를 울리고 있다
  2. 2014.11.10 [경향의 눈]단통법과 통피아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은 실패작이다.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여 유통을 개선하고자 하였으나,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킨 잘못된 정책이 되어 버렸다. 본래의 취지는 휴대폰을 구매할 때 소비자가 당할 수 있는 불리한 상황을 막고, 그들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판매자가 소비자의 가입유형이나 요금제, 거주지역 등을 이유로 불공평하게 보조금을 차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단통법 제정의 목적이었지만, 오히려 소비자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책정된 보조금 상한액이 단통법 시행 이전에 소비자들이 지원받았던 금액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한다던 단통법이 오히려 더 비싼 가격에 휴대폰을 구매하게 만들어 대기업의 이익만을 보장해준 셈이다.

소규모 자영업자인 휴대전화 판매점들도 단통법 이후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단통법 시행으로 충분한 보조금 지급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전국의 휴대전화 판매점이 3만개 이상이었고 관련 종사자도 30만명 이상이었는데, 이제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단말기 유통시장의 붕괴와 실업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단통법 이후 누구는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누구는 비싸게 사는 그런 불공평함이 사라지는 대신에, 국민 모두 비싸게 사는 구조로 바뀌게 된 것이다.

왜 이 법이 문제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단통법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당시에 여러 가지 판매조건을 꼼꼼히 살펴보지 못했기 때문에 남보다 비싸게 구입했던 소비자를 판매원들이 바보 고객으로 취급하는 게 아니냐고 국회의원들은 분개했다. 이 같은 ‘저관여 소비자’를 입법활동을 통해 보호하겠다고 나선 결과, 더 저렴하고 좋은 조건의 제품을 고르려고 발품을 팔던 ‘고관여 소비자’까지 모두, 바보 고객으로 만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게 되었다. 재래시장 가격과 백화점 가격이 동일하지 않다는 이유로 재래시장에서도 백화점 가격과 동일하게 판매하라고 정부가 강요하는 것과 똑같은 논리다.

시민단체 ‘컨슈머워치’ 회원들이 단통법 폐지를 위한 거리 캠페인을 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그럼에도 정부는 단통법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만 되풀이한다. 정부가 말하는 효과는 일부 구형 단말기에만 집중됐을 뿐, 소비자의 불만은 높아만 가고 ‘내수 경제살리기’에도 걸림돌만 되고 있다. 또한 지금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보완책 역시 현실과 동떨어져 있긴 마찬가지다.

시장 자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동적인데, 단순히 법으로 그때그때 따라가면서 규제할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모순이다. 또한, 신기술 휴대폰을 개발하였을 때, 소비자의 반응을 실험할 시장을 잃어버린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손실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스마트폰 테스트베드로서 가치가 높았던 이유는 IT 시장 환경 조성으로 ‘얼리어답터 소비자’의 역할이 컸었고, 이와 같은 분위기 조성에 판매 지원금 효과가 한몫을 했던 게 사실이다. 정부가 출시 15개월 이전의 단말기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보조금 상한액 규제를 하기 때문에, 출고가가 100만원에 육박하는 최신 폰은 더 이상 ‘얼리어답터 소비자’의 손쉬운 상대가 아니다. 결국 신기술 제품의 개발 주기가 느려지고 수출의 기술경쟁력도 약화될 우려마저 있다.

또한, 단말기 제조회사는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판매 보조금을 예상하여 일반폰과 고가폰의 국내 공급가를 일부러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게 책정해 운영하여 왔다. 그러나 단통법 이후, 거품 공급가는 눈감아주고 지원금만 축소했기에 단말기 제조회사와 통신회사와 같은 대기업은 팡파르를 울리고 판매 자영업자와 소비자는 독배를 마시는 결과를 초래했다. 불합리한 단통법은 소비자 보호관점에서 대대적인 방향전환이 이루어져 한다.


홍창의 | 가톨릭관동대 교수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TAG 단통법

한달 전의 일이다. 이동통신 3사와 단말기 제조업체 대표들이 정부에 불려가 ‘조인트’를 까였다. ‘군기반장’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보조금이 줄면서 ‘호갱’(호구 고객의 준말) 논란이 일자 마련된 자리다. 업체 대표들은 한마디 변명도 못한 채 혼쭐이 났다. 최 장관과 최 위원장은 “보조금을 더 태우지 않으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후 며칠이 지났다. 이번에는 정반대 상황이 연출됐다. 최근 나온 아이폰6 판매를 놓고 불법 보조금 문제가 불거졌다. 이통사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과도한 보조금을 태운 게 문제였다. 방통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본때를 보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보조금을 많이 줘도 탈이고 적게 태워도 문제다. 정부가 멀쩡한 대기업 최고경영자를 불러 조인트를 까는 현상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요지경 속 이통시장의 현주소다.

단통법 시행 후 시장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가입자의 고른 보조금 혜택과 통신요금 인하를 노린 단통법 취지는 오간 데 없이 논란만 부추긴 꼴이다. 당초 예상됐던 결과다. 단통법을 뒤집어 보자. 지난 한달간 법 시행의 최대 피해자는 소비자다. 그나마 이전에는 눈치 빠른 일부 소비자들은 ‘공짜폰’ 혜택을 누려왔다. 하지만 법 시행 후 상한액을 높였는데도 보조금이 하향 평준화되면서 모든 가입자들이 봉 취급을 받고 있다. 이에 반해 최대 수혜자는 이통사와 통신 마피아들이다. 경쟁을 제한하자 줄어든 보조금은 고스란히 이통사 수익으로 떨어지게 됐다. 방통위와 미래부는 규제 권한이 더 강화돼 신바람이 났다. 소비자를 위한다는 단통법 이면에는 이런 묘한 담합구조가 숨어 있다.

담합이 가능한 것은 시장의 특수성 탓이다.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지금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5대 3대 2의 비율로 고객을 나눠 갖고 있다. 이통사는 경쟁을 피해 지금의 시장구조를 유지하는 게 최선이다. 이들의 목줄을 쥐고 있는 게 ‘통피아’다. 이통시장은 철저한 규제산업이다. 서비스 상품 가운데 정부가 요금 규제를 하는 것은 통신비가 거의 유일하다. SK텔레콤은 지금도 새 요금제를 내놓을 때면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름도 생소한 ‘비대칭 규제’라는 룰 때문이다. 시장의 50%를 장악하고 있는 SK텔레콤이 더 커지지 않도록 족쇄를 채우자는 게 기본 취지다. 초기라면 몰라도 30년 이동통신 역사를 생각하면 이런 코미디가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연 10조원이 넘는 매출의 KT와 LG유플러스가 아직도 정부의 보호대상이란 말인가.

‘아이폰6 대란’이 발샹한 2일 새벽, 소비자들이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에 길게 줄을 서 있다. (출처 : 경향DB)


과도한 규제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기업 가운데 대관(對官) 인력이 가장 많은 곳이 이통사다. SK텔레콤과 KT의 대정부 업무 인력만 60~80여명에 달한다. 매출이 10배 많은 삼성전자가 30여명 남짓한 점을 감안하면 기형적인 구조다. 이들은 ‘상전’인 통피아 주변에서 정부 통신정책을 귀동냥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게 주 업무다. 대관담당 직원들이 술 마시고 밥 사는 데 들어가는 돈은 가입자들의 통신료다.

벌써 단통법 폐지론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도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보조금 규제를 없애 시장 자율에 맡기면 문제가 해결될까. 그래봐야 단통법 시행 이전과 달라질 게 별로 없다. 시장에 밝은 5%의 ‘메뚜기족’들만 혜택을 누릴 뿐 나머지 이용자는 언제나 찬밥 신세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지금의 담합구조가 적폐의 원인이다.

호갱 논란을 없애려면 정부 규제의 틀을 손봐야 한다. 결국 통피아의 밥그릇을 깨고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하는 게 답이다. 이를 위해 제조·서비스 분리가 선행돼야 한다. 시장경제 원리에 맞게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자는 얘기다. 삼성·LG전자는 단말기를 팔고 통신 3사는 개통 업무만 전담하는 식이다. 불법 보조금 논란은 이를 뒤섞어 놓는 바람에 누가 얼마의 보조금을 태웠는지 분간이 안돼 생긴 현상이다. 이런 다음 보조금 규제를 허물어야 한다. 삼성이 단말기를 팔기 위해 얼마의 보조금을 지급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그들의 선택이다. 정부가 간섭할 일도 아니다. 대신 이통사들은 단말기 판매에서 손을 떼고 서비스·요금 경쟁으로 가입자를 끌어들이면 된다. SK텔레콤이 반값 요금제를 내놨다는 소식은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 아닌가. 그래야 가계의 통신비 부담도 줄어든다. 소비자를 위한다며 규제 권한만 강화하려는 통피아의 사탕발림이 계속되는 한 통신비 인하는 요원한 얘기다.


박문규 논설위원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일반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고]광고의 날, 광고를 광고한다  (0) 2014.11.10
[여적]열사의 부활  (0) 2014.11.10
[경향의 눈]단통법과 통피아  (0) 2014.11.10
[시론]리더십과 특권  (0) 2014.11.10
[기고]광고의 날, 광고를 광고한다  (0) 2014.11.10
[여적]열사의 부활  (0) 2014.11.10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